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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개최된 한 건축 관련 전시회에 산림조합중앙회 목재유통센터(이하 유통센터)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국산 목재만으로 만든 소형 이동식 주택을 선보인 유통센터 부스에는 하루 종일 관심을 보이는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고 결국 주택은 일반인에게 판매됐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국산 목재 대국민 홍보에 나선 유통센터 관계자는 흐뭇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시장에서도 이제 '충분히 먹히겠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요즘 유통센터는 분주하다. 건축 시장 불황으로 고전을 거듭하는 다른 관련 업체와는 달리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센터 내 공장 기계들은 하루 종일 작동음을 낸다. 목재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유통센터를 찾았다.

 

글 홍정기 기자 사진 서상신 기자

취재협조 산림조합중앙회 목재유통센터1588-1398 www.woodkorea.or.kr

 

 

 

 

 

작스레 떨어진 기온에 강풍까지 불면서 체감 온도가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갔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제 봄이 오겠구나 싶었지만 겨울은 아직 우리를 붙들고 있다. 요즘 건축 시장이 딱 이렇다. 따스한 봄볕을 받을 날이 오겠거니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냉담하다. 방문에 앞서 걱정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건축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 더군다나 목재 시장 90% 이상을 수입품이 차지하는 마당에 유통센터가 분주한 모습을 보일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우려는 기우였음을 깨닫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유통센터 입구에 크기를 나눠 빼곡히 놓여진 원목이 제일 먼저 손님을 맞는다.

 

 

 

 

 

'요즘 같은 불경기 괜찮을까' 우려는 기우였다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상거리 124-11번지에 위치한 유통센터는 지난 1997년 사업비 168억 9,400만 원을 들여 총 175,978㎡ 부지 중 59,600㎡에 조성됐다. 여기에는 관리동 외에 9개 동이 들어섰고 목재를 재단하는 프리컷(K2)기계 외에 16종 70점의 기계 장비가 마련됐다. 이곳에서 소요되는 원목 양은 연간 30,000㎥ 규모. 이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로 과히 국산 목재의 메카라 해도 손색없을 정도다.

 

안내를 맡은 유통센터 박진규 대리는 "매년 10% 이상 성장을 지속하면서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화된 상태"라면서 "몇 년간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시장에서 국산 목재를 더욱 자주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리 말에 의하면 이곳을 찾는 이들은 업체 관계자들도 있지만 대부분이 일반 소비자들이라고 하는데 이유는 개인이나 업체를 불문하고 동일한 가격에 목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방문한 날에도 한 전원주택 조경 업체 관계자가 국산 목재를 이용해 시설물을 꾸미고 싶다며 상담을 하고 있었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박 대리는 "북미 목재에 비해 내구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화려하고 아름답기 때문에 국산 목재를 찾는 이들이 많다. 가격 부담을 지고라도 국산 목재를 사용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러한 부분은 앞으로 우리가 해결 해야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목재유통센터 기대효과효율적인 측면 ㅣ 국산재의 효율적인 이용을 촉진하고 200만 산주의 소득 향상을 꾀함은 물론, 국산재의 국부(부가가치)창출과 수입 대체효과에 기여함으로써 임업 및 임산물 가공의 활성화를 촉진함.

경제적인 측면ㅣ 국산재가 가지고 있는 특성, 문제점 등을 이해 보완하면서 생산 및 제품의 기술적 노하우를 축적, 보급하여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이바지함.

기술적인 측면ㅣ 국산 목재가 시장 형성 단계로 초창기 산업화를 유도하기 위해 국고 보조로 설립/운영되었으나, 자력화 노력으로 외국 재와의 경쟁 우위 요인을 발견하고 국산재 경쟁력을 확보하여 국산 목재 수요를 촉진하고 임산물 가공업 발전에 기여함.

자료 : 목재유통센터

 

 

 

 

 


빼곡히 쌓인 목재,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공장

 

 

 

유통센터에 들어온 원목은 분류→재단→건조→가공을 거쳐 목재로 거듭난다. 유통센터 입구에 빼곡히 놓인 원목은 국산 목재 수요가 그만큼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이곳에서 크기에 따라 분류 작업이 진행된다. 소나무, 잣나무, 낙엽송, 삼나무, 편백나무가 주요 품목으로 품목별, 크기별로 용도가 나뉘어 분류된다. 나무의 옥석이 가려지는 것인데 처음에는 기계로 크기를 재분류하는 작업을 거쳤으나 지금은 사람이 직접 그 일을 수행한다고.

이유에 대해 박진규 대리는 "기계보다 전문가가 눈으로 확인하고 분류하는 게 시간적으로도 단축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이렇게 분류된 원목은 목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껍질을 벗기고 일정한 크기로 잘리는 재단 과정을 거친다. 기계 라인을 거친 나무는 비로소 속살을 드러내고 잘려나간 부산물은 펠릿 라인으로 보내져 펠릿 제조에 쓰인다. 조금이라도 버려지는 부분이 없다.

용도에 맞게 재단된 목재가 이제 가장 중요한 건조 과정을 거칠 차례다. 건조가 잘못되면 나무 특성상 뒤틀리거나 휘거나 하는 일이 발생해 건축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유통센터에서도 건조 기술을 익히는데 상당한 연구와 노력이 있었다고 한다. 그 결과 적용하게 된 것이 고온 습식 방법. 여러 개로 나뉜 건물 1층 높이 컨테이너 박스에서 건조가 진행되는데 낙엽송 기준으로 보통 1주일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온도는 기술적인 사항이라 공개하기 어렵다.

박 대리는 "가장 좋은 방식으로 알려진 목재 건조 기술이 고주파를 이용하는 것인데 이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잘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이 진공 건조 기술을 적용한다. 그러나 이것도 목재 특성을 살펴 어떤 것이 나을지 판단해야 한다. 우리나라 낙엽송은 여러 시험을 거친 결과 진공보다 고온 습식으로 건조했을 때 더 좋은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이 방식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가공은 프리컷(Pre-cut) 기계가 맡는다. 컴퓨터에 치수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정확하게 입력된 크기만큼 가공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 프리컷 장비를 들여놓은 곳은 단 3곳뿐이다. 그중에서도 유통센터 내에 설치된 것처럼 모든 크기로 가공이 가능한 것은 2대. 구입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경쟁력 충분해 목재 시장 공략 강화

 

유통센터에서는 현재 구조재, 내외벽 마감재, 몰딩, 루버, 계단재, 덱(Deck)재, 방부목, 집성 판재 등 전원주택 건축에 필요한 모든 목재를 공급한다. 자체 규격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지만 소비자가 원하면 주문형 제품도 가능하다. 개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이유도 프리컷 기계를 통하면 원하는 크기, 모양을 얼마든지 생산해 낼 수 있어서다. 유통센터 홈페이지 www.woodkorea.or.kr에 제품별 규격이 상세히 나와 있다.

한편 이 곳을 찾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분석해 본 결과 이전에는 규격화된 2×4, 2×6 등 경량 목구조에 쓰일 목재 수요가 많았으나 이제는 기둥 보 방식의 이전 한옥 형태에 쓰인 목재 형태를 원하는 이들이 늘었다고 한다.

"서구식 경량 목구조가 대표하던 전원주택 목조 주택 시장이 변화하기 시작한 게 아닌가 싶다. 일본식 목조 주택 공법이 속속 소개되는 영향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우리 정서에 맞는 방식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게 박진규 대리의 분석이다. 유통센터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주요 취급 품목인 낙엽송은 전문 목수들 사이에서도 대패질이나 도끼질이 힘든 나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강한 내구성을 자랑하기에 북미산 목재보다 전통 목구조 방식에 적합하다.

올해부터 '한나모'라는 자체 브랜드로 본격적인 목재 시장 공략에 나선 유통센터. 12년간 쌓은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낙엽송으로 대표되는 국산 목재가 충분히 수입 목재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판단이 섰다. 박 대리는 "다양한 방법의 홍보를 통해 국산 목재 우수성을 알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면서 "많은 소비자가 국산 목재를 접해보면 수입품에서 느끼지 못한 우리 고유의 목재 매력에 빠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유통센터가 주목하는 신산업으로 떠오른 '펠릿'

 

작년 준공에 들어간 유통센터 내 펠릿 공장이 지난 1월 완공하면서 펠릿 생산이 한창이다. 현 정부가 제시한 '저탄소 녹색성장'이란 테마와도 정확히 맞아떨어지기에 벌써부터 정부는 이곳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찾은 것을 비롯해 장관 방문까지 예정돼 있어 유통센터에서도 펠릿에 각별한 애정을 보내고 있는 상황.

유통센터 강대재 본부장은 인터뷰에서 "오래전부터 이 분야에 연구 개발을 해온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진 실정이다. 앞으로 관건은 펠릿 가격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있다"면서 "이러기 위해서는 국가적 지원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유통센터 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검증 절차를 거치는 과정"이라고 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펠릿은 유통센터 목재 재단, 가공 공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전량 활용해 생산하고 있으며 자체 브랜드를 달고 20㎏, 1ton 단위로 포장돼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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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목재 메카 여주 목재유통센터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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