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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브 하우스, 3ℓ하우스, 그린홈, 제로에너지하우스, 솔라하우스, 슈퍼-E 하우스…. 이렇게 많다. 이 모두 '저탄소 녹색성장'이 수면 위로 떠오른 빙산이 된 지금 스폿라이트를 받고 있는 에너지 절약형 주택의 명칭들이다. 정부 산하 기관을 비롯해 지구의 미래 환경을 걱정하는 민간 단체 심지어 일반 개인까지도 어떻게 하면 보다 나은 에너지 소비 주거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해 몰두한다. 이제 첫걸음을 뗀 국내 에너지 절약형 주택의 대표 사례를 정리해봤다.

정리 박지혜 기자



1991년 독일 다름슈타트(Darmstadt)에 최초의 패시브 하우스(Passiv Haus)가 들어섰다는데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 주택 시장에서 에너지 절약을 고려한 설계는 뒤늦게 진행되고 있다. 재생가능에너지를 연구하는 시민단체 에너지전환의 자료에 따르면 2006년까지 독일에는 6000여 동, 같은 해 오스트리아에는 1600여 동의 패시브 하우스가 보급됐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패시브 하우스에 근접하는 에너지 절약형 주택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희귀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그렇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같은 연구기관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에너지 절약형 주택의 모델을 제시해 왔으며 에너지관리공단 역시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발맞춰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을 추진하는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절약형 주택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간에서도 주택 설계 시 에너지 절감에 대한 각성과 적용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데 최근 신축한 파주시 신남리 3.8ℓ하우스나 강원도 홍천군 살둔제로에너지하우스가 패시브 하우스에 근접하는 에너지 절약형 주택의 대표 사례로 꼽히며 우림목재인터내셔널이 캐나다 공법과 자재, 기술자를 도입해 2007년 말 완공한 슈퍼-E 모델하우스도 있다. 시민단체 에너지전환이 충남 홍성군 홍동면에 지난해 초 건축한 시범 패시브 하우스 역시 세인의 관심을 모은다.
3.3㎡(평)당 450만 원 건축비로 에너지를 기존 대비 90% 이상 절약하는 살둔제로에너지하우스는 일반인이 스스로 연구하고 노력한 산물이라는 점에서 세상을 한 번 놀래고, 대체 에너지 설비와 고성능 자재 장착 위주로 고 비용을 유도하는 기존 방식에 비하면 실용적이고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한 번 더 놀랜다.
1980년대 초 전원생활을 시작한 살둔제로에너지하우스 개발자 이대철 씨는 산골짜기 추운 겨울을 대비하기 위한 제로 에너지 하우스를 연구하게 됐고 ▲건축비가 일반 주택과 같고 ▲집주인이 직접 시공 가능하고 ▲주자재의 표준화가 용이해야 한다는 데 중심을 뒀다.
파주 3.8ℓ하우스 에너지 기계 설비 자문을 담당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윤용상 박사는 "국내에서 처음 있는 시도이기에 연간 난방에너지 소비량이 ㎡당 3.8ℓ에 그쳤지만 점차 발전된 기술과 시공 노하우로 1.5ℓ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또 저에너지친환경공동주택연구단 측은 주택에 에너지 절감 기술에다 태양열을 이용해 난방이 가능한 급탕 시스템과 태양광을 이용한 전기 발전 시스템, 냉난방 지열시스템, 빗물 재활용 시설 등을 갖추면 이론적으로 제로 에너지 하우스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파주3.8ℓ 하우스




에너지 절약형 건물로 민간주택용으로는 처음이라 알려진 경기도 파주시 신남리 3.8ℓ하우스는 연간 난방에너지 소비량이 1㎡당 3.8ℓ이다. 일반 공동주택에 비해 무려 80% 절감된 수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윤용상 박사의 에너지 기계 설비 자문을 받아 설계됐다.
바닥면적 387.2㎡(117.3평)의 복층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벽체 안쪽 콘크리트와 바깥쪽 치장 벽돌사이에 단열재를 넣어 열손실을 최소화했다. 창틀은 적벽돌과 단열재 위에 앉혀 근본적으로 열교(Heat Bridge)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창호는 기밀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독일식 시스템창호를 선택하고 Low-E 3중 유리, 목재 창틀, 단열 간봉 및 안전 필름으로 코팅된 Tilt & Turn 방식과 일부 Tilt & Turn & Sliding의 고단열 창호 제품을 설치했다. 창호 외부로 덧문을 달아 여름철에는 태양열이 실내로 바로 유입되는 것을 막고 겨울철에는 복사열에 의한 열 손실을 방지한다. 외부공기가 가장 많이 유입되는 현관문은 미국 에너지 효율등급 인증제도에서 1등급을 획득한 고기밀 · 고단열 성능 제품을 사용했으며 문과 벽체의 틈새는 고무 패킹 처리해 바람이 유입되는 통로를 최대한 차단했다. 폐열 회수형 환기 장치를 설치하고,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해 낮 시간에 열을 집적, 축열탱크에 저장 후 급탕 · 난방 에너지를 공급한다.
건축주는 초기 비용이 증가했고 공사기간도 2년으로 연장됐지만 여름에 에어컨 없이 살고 겨울에 기온이 많이 내려가는 날에만 1~2시간 난방하면 하루 종일 온기가 유지된다고 했다.


시범 패시브 하우스 _ 에너지전환






충남 홍성군 홍동면에 지어진 시민단체 에너지전환(대표 윤순진 서울대 교수)이 사무실과 교육실로 사용하는 시범 패시브 하우스. 건축기간 2008년 1월 30일 ~ 2월 12일, 바닥면적 24㎡(7.3평)에 건설비 1,293만 원. 건설비 상세 항목으로 자재비 953만 원(창호 203만 원, 시트테이프 130만 원), 인건비 287만 원, 운송비 : 53만 원이다. 전문 건축 인부 없이 단체 회원들이 틈틈이 도와 완성했다.
단열재 두께가 보통(5~10㎜)보다 6배(30㎜) 두꺼운 슈퍼 단열재를 써 기존보다 에너지가 70% 정도 절감된다. 단열재 · 방습재 · 합판을 11겹으로 만들고 이중창과 현관문도 공기 하나 빠져 나가지 않게 밀폐에 신경 썼다. 지붕에는 태양광 발전 시설이 설치돼 있다. 겨울 바깥 기온이 영하 5℃일 때 실내온도 영상 13℃를 가리키며 실내에 60W짜리 백열전구 두 개만 켜도 실내온도는 15℃로 올라갔다.


제로에너지 솔라하우스 _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바닥면적 262.0㎡(79.4평), 난방면적 138.6㎡(42.0평)의 복층 주택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백남춘 박사 주도하에 개발된 '제로에너지 솔라하우스'는 건물 일체형 태양전지와 옥탑 태양열 온수기, 풍력, 연료전지, 지열 등을 활용해 건물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당하는데 현재 80%에 달하는 에너지자급률을 보인다. 2010년 에너지 자급률 100%를 달성을 내다본다.
외벽은 두께를 늘리고 양단열을 적용하는 등 기존보다 대폭 개선한 슈퍼 단열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이때 단열 두께 증가 시 발생할 수 있는 열교 부분에 각종 열교 방지 디테일을 적용했다. 슈퍼 단열적용은 이를 사용하지 않은 주택과 비교 시 약 49% 개선 효과를 보이고 흔히 시공되는 이중창을 슈퍼 윈도우로 교체할 경우 약 15%의 에너지를 절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대한의 단열 효과를 보기 위해 창과 문의 개수와 크기를 줄이고 공기와 습기 차단막을 설치했으며 벽과 천장, 벽과 바닥 모서리 등의 접합 부분을 최대한 밀봉시켰다. 또 배관용 슬리브, 전기콘센트 등 설비 부분에도 외부로부터 바람이 통하지 않도록 했다.
남향으로 터를 잡고 24㎡ 면적에 일체형 태양광 집열판을 달았다. 태양열 축열조 외에 보조 열원으로 1000ℓ용량의 고온축열조(하절기는 냉축열조 역할)를 달았는데 이는 태양열 시스템의 효율 저하를 막기 위함이다.


슈퍼-E 하우스 _ 우림목재인터내셔널


캐나다 슈퍼-E(Super-E) 프로그램에 따라 주택의 에너지 효율성과 단열성을 높이며 쾌적한 실내공간이 되도록 설계된 Super-E 하우스.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건물 외피단열치를 높이며 기밀 석고보드 공법을 사용해 벽체를 잘 밀폐하고 에너지 손실이 많이 발생하는 창문에는 고성능 제품을 사용한다. 단순히 고성능 설비를 설치하는 것뿐 아니라 절전형 조명기구와 가전제품, 절수형 위생설비 등 주택의 각 요소에서 에너지 절약 효과를 내도록 한다. 그럼으로써 Super-E 프로그램을 적용하지 않은 주택보다 약 40%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다는 통계가 있다.
바닥면적 209.1㎡(63.4평) 복층 경량 목구조의 주택으로 양단열 공법을 채택, 외부는 캐나다 아이시닌의 폴리이소시아누레이트(Icynene Polyisocyanurate) 보드(경질 단열재), 내부는 순간 양생이 가능한 폴리이소시아누레이트 폼(Foam)으로 현장 작업했다. 아이스박스처럼 집 전체를 감싸고 있는 폴리이소시아누레이트 폼은 정밀한 단열 효과를 내는 고급 자재로 틈새바람을 거의 완벽하게 막아주고 실내에 곰팡이나 세균의 서식을 방지한다. 또 열손실 우려가 큰 창호의 경우는 불활성 기체를 충진하고 내부 유리면에 금속 코팅을 해 단열 및 방음 효과가 뛰어난 로우이(Low-E) 창을 적용했다. 폐열 회수형 환기 장치를 설치했고 냉 · 난방은 지붕 위에 설치한 태양열 전지로 지하에 있는 보일러 물을 끓여 각 방의 라디에이터로 따듯한 물을 전달하는 복사난방을 취한다. 냉방 역시 대체에너지 사용으로 집 주변에 심정을 파고 여기서 나오는 차가운 지하수를 지하로 유입해 이것을 이용한 냉방 시스템을 취한다.


살둔제로에너지하우스 _ 이대철

 




강원도 홍천군 내면 율전리 내린천 변 살둔마을에 위치한 살둔제로에너지하우스. 바닥면적 157.9㎡(47.7평)에 층고가 4.8m. 남향으로 좌향을 잡고 동서 방향으로 길게 앉혀 동짓날을 기준으로 햇살이 집 안 구석구석 들도록 잡았다.
벽체 구조는 스티로폼(23.5㎜) 양쪽에 구조용 합판인 O.S.B.(11.1㎜)를 폴리우레탄 접착제로 붙인 SIPS(Structural Insulated Panels)를 적용했다. 스티로폼에는 흑연 가루를 첨가해 동일 밀도의 것보다 단열성을 25% 정도 더 높였다. 보통 사용하는 인슐레이션은 R-19 또는 R-30인 반면 SIPS는 그보다 훨씬 높은 R-60(R; 열 전달을 방해하는 재료의 능력을 나타내는 값).
바닥은 기초 위에 단열재인 슈퍼 R 알루미늄, 스티로폼(150㎜), 엑셀 파이프, 시멘트 모르타르, 현무암(20㎜)순으로 마감했다. 창문은 시스템 창호로 바닥 면적의 10%밖에 안 된다. 자연광을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방향별로 창문 면적을 달리해, 남쪽이 바닥면적의 14%, 동쪽이 2% 이하, 서쪽이 5%, 태양열을 받아들이지 않는 북쪽 창은 2%이다. 태양열 도입을 위해 천창을 거실에 2개, 부엌에 1개, 서재에 1개, 방에 1개 설치했다. 실내 축열 기능과 일사日射가 없는 저녁 시간을 위해 덧문을 달았다. 덧문은 컬러 강판 사이에 75㎜ 폴리우레탄을 넣은 것.
폐열 회수형 환기 장치(HRV)에 의해 실내 공기 질을 신선하게 유지하고 외부로 새는 열을 재활용한다. 난방은 바닥 난방이 아닌 공기만 데우는 형태. 난방 장치는 페치카가 유일한데, 목재 20㎏을 때면 48시간 복사열이 방출된다. 페치카는 일반 벽난로보다 땔감이 1/8 정도 소요되고 내부 온도가 1200℃까지 올라가는데 겨울철 외부 온도가 5.9℃를 가리킬 때 실내 온도가 22.8℃를 유지하고 내벽(황토벽돌)과 바닥은 24℃였다.


그린홈 시범주택 엿보기
태양광, 태양열, 지열, 수소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와 더불어 고기밀 단열 창호, 단열재, LED 조명 등 고효율 에너지 설비가 설치돼 있는 에너지관리공단의 그린홈 시범주택. 그린홈은 주거시설에 신재생에너지 시설 등을 설치, 에너지 비용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 미래형 주거 모델이다. 단열재로 난방비 80% 절감 가능한 인슈블럭 공법을 적용, 1㎡당 연료 1.5ℓ로 1년 난방을 가능케 한다. 기계식 강제 환기를 통해 실내 공기질을 유지하고 폐열 회수 장치를 설치, 난방 부하를 줄인다. 건물에서 조명으로 사용되는 전력량이 전체 전력량의 20%인만큼 초절전형 LED를 사용해 조명 부하를 줄인다. 화장실에는 물 양을 조절하는 절수형 양변기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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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샐 틈 바람 샐 틈 없는 에너지 절약형 주택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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