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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주택에도 에너지 절약 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에 위치한 297.0㎡(90.0평) 3층 철근콘크리트 주택은 외형에서부터 적잖은 비용이 들어간 고급 주택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시원시원한 대형 창을 해가 드는 남쪽으로 보기 좋게 배치한 이 주택 건축주는 정우이앤씨라는 건축회사를 운영하는 정우호 씨. 건축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고급 주택일수록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여러 시스템을 동원하는 추세"라며 "자신도 이 집을 짓고 관리비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글 · 사진 홍정기 기자 취재협조 ㈜SPV 031-932-3240 www.spv.co.kr



대부분 주택은 완공이 되고서야 태양광 장비를 설치한다. 그러다 보니 어떨 때는 지붕 경사각이 나오지 않아 추가 비용을 들여 받침대를 놓기도 하고 심지어는 경사각뿐만 아니라 설치 면적도 부족해 태양광 장비를 지상에 설치하기도 한다. 물론 지상에 놓는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나 전문가들은 그래도 태양광 관련 설비는 하늘과 가까운 곳에 놓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태양광 설비 전문 업체 ㈜SPV 변광수 과장은 "태양광 장비를 고려해 설계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면서 "해가 가장 잘 드는 위치, 각도를 측정해 지붕 위치를 잡고 경사도를 정하면 효율도 높아지고 안전성 면에서도 우수해진다"고 말했다.


설계에 태양광 설비를 반영해 최적 위치를 잡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297.0㎡(90.0평) 3층 철근콘크리트 주택 건축주 정우호 씨는 처음부터 에너지 절약형 주택을 짓겠다고 맘먹고 나섰다.
660.0㎡(200.0평) 부지를 안은 주택 생김새가 색다르다. 동서보다 남북으로 약간 긴 형태의 부지에 주택은 남쪽으로 대문과 현관을 내고 북서쪽 모서리에 물려 앉혔다. 좌향을 보면 거실을 중심으로 주택은 분명 동쪽을 보고 있지만 지붕은 남쪽을 본다. 태양광 설비를 고려한 결과다. 정우호 씨가 "업체에서 3㎾ 용량이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더 나오는 것 같다"고 느끼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건축회사를 운영하는 그는 친구에게 설계를 의뢰할 당시 설계도상에 보인 주택 지붕은 일반적인 경사형이 아닌 굴곡을 이루는 특이한 모습이었다. 이를 가지고 태양광 장비 설치를 맡은 SPV와 의논한 결과 지붕 형태를 변경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을 받고는 지금의 경사형으로 수정한 것이다.
변광수 과장은 "이렇게 설계에 태양광 장비가 반영되면 여러 이점이 뒤따른다. 시공 과정에서 태양광 배선을 전기 배선과 함께 묻을 수 있어 주택 외부가 보다 깔끔해지고 건축주가 보기 좋고 안전한 곳에 계량기를 달 수 있다. 그래서 하자가 적어 AS 등으로 추가 지불되는 비용도 막을 수 있다"고 전했다.

 





90평 월 전기료가 6만 원대

3층 규모 주택이지만 주로 사용하는 공간은 지하를 제외한 가족 공용 공간이 모인 1층과 사적 공간이 배치된 2층이다. 거실과 주방/식당, 욕실이 놓인 1층의 경우 현관에서 거실을 잇는 복도 그리고 거실에서 정면으로 크게 낸 창이 보인다. 이렇게 큼직한 창만을 사용해 마감하면 아무래도 에너지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건축주는 이를 기밀성이 우수한 고단열 자재를 사용해 보완했다. 모든 유리는 Low-E 코팅 이중 유리를 쓰고 창틀은 '단열 알루미늄'으로 마감해 단열 성능을 강화한 것이다. 고기동 주택에 사용된 '단열 알루미늄'창호재는 요즘 에너지 절약형 주택 보급에 힘입어 아파트에서도 인기를 끄는 제품.
이 외에 거실과 복도가 마주하는 곳 역시 이중 유리로 제작된 중문을 달아 불필요한 에너지 이동을 막은 것도 눈여겨볼 사항이다. 시야는 가리지 않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유리 중문이다.

 



건축주 정우호 씨는 정우이앤씨라는 건축 회사를 운영하는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 전원주택보다도 심지주택이나 상업용 건축물을 주로 지어왔다"는 그는 요즘 "고급 주택일수록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여러 시스템을 동원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보기 좋은 마감재나 인테리어에 돈을 들이는 시대는 지나고 약간의 비용 지불이 있더라도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첨단 자재에 신경 쓰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그 역시 고기동 주택을 짓고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했다. 이전 주택에서 40만 원 가까이 나오던 전기료가 6~7만 원대로 떨어졌다. 또 각방 온도 조절 시스템을 달고 주택 단열 성능을 개선한 뒤 가스(보일러), 전기를 포함한 관리비가 전체 200만 원이 넘던 것이 1/3에도 못 미치는 60만 원으로 줄었다.
그는 "여름에는 보일러 사용이 줄어 이보다 더 적게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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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에너지 절약형 주택에서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율은 절대적이다. 태양광 설비를 빼놓고는 에너지 절약을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에너지 절약과 태양광 설비는 한몸처럼 움직인다. 고기동 주택만 놓고 보더라도 태양광 집열판을 달았더니 297.0㎡(90.0평)규모 주택 전기료가 한 달 평균 6~7만 원에 불과했다. 그런데 정부는 예산이 부족하다며 지원 폭을 대거 줄이는 개정안을 내놨다<우측박스기사참조>. ' 저탄소 녹색 성장'을 외치는 정부에게 관련 업계종사자들이 묻는다. " 과연 의지나있는 것이냐?"

 

 

 

거꾸로 가는 태양광 정책…관련 업계 불만 팽배


저탄소 녹색성장을 외치는 정부에서 오히려 태양광 발전 시장을 축소시키는 정책을 내놓아 관련 업체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 무분별하게 업체들을 끌어들일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모두 망하라는 것이냐"는 격양된 목소리까지 들린다.
지식경제부는 4월 29일 '발전 차액 연간 한계용량', '3개월 공사기한', '선착순 접수자 우선 선정', '2010, 2011 선정용량의 2009년 준공'등의 내용을 담은 '신재생에너지 이용 발전전력의 기준가격 지침'을 개정 고시했다.
이에 따르면 태양광 설치를 2011년까지 발전차액 총 한계용량 500㎿ 중 잔여분 200㎿에 대해 올해 50㎿, 2010년 70㎿, 2011년 80㎿로 한정하고 사업자는 발전차액지원이 개시되는 시기와 무관하게 무조건 선정시점으로부터 3개월 내에 준공해야 한다.
정부는 "발전차액지원 예산부족", " 태양광발전소 난립", " 국외 제품 국내시장 잠식"등의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들은 "정책 실패를 시장에 떠넘기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국태양광발전업협동조합은 6월 성명서를 통해 "발전차액지원 예산부족 문제는 작년 5월 14일 고시발표 이후 9월 말까지 이른바 Grace Period를 설정해 불과 4개월 만에 200㎿이상 발전차액지원용량을 소진케 하는 등 정부의 잘못된 예측에 따른 정책 실패 부산물이며 2009년도 예산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지식경제부의 무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조합은 "2008년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소에 사용된 국산 제품 규모가 21.8%에 불과해 국외 제품들만 배불리고 있다지만 사실 이 21.8%가 2008년 당시 국내 생산 기업이 공급할 수 있는 총량과 동일하다"면서 지원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확대해 기술력을 높임으로써 국내 생산능력을 올려야 한다고 맞섰다.
향후 조합은 "이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태양광 관련 업체들의 줄도산이 예상된다"며 "지식경제부의 '대통령과 반대로 가는 청개구리 행정', '오락가락 술 취한 행정'때문에 입은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 사진 홍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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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절약 주택] 설계부터 태양광 설비를 반영한 용인 3층 철근콘크리트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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