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시골에 내려와 전원주택을 짓는 이들은 한옥 정자는 아니라도 원두막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손자 손녀들을 위한 공간일 수도 있겠고 인생을 되돌아보는 자신만의 장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 손으로 무엇인가를 만들 수 있을 때 더 늙기 전에 원두막을 만들어 보자. 단순히 말하면 원두막은 주변에서 벌목한 목재로 만든 비를 피할 수 있는 초소 형태라 보면 된다. 그러나 근래 원두막은 본연의 기능인 감시하는 초소 역할보다 시골 살이에 운치를 더해주는 정자 기능으로 발전됐기에 맘먹었을 때 제대로 짓는 것이 좋다.

이동일 사진 전원주택라이프DB

 

 

 

밑그림
밥상이든 술상이든 상을 가운데 놓고 둘러앉을 수 있는 폭과 길이면 된다. 소형은 가로 9자(2m 70㎝), 세로 7자(2m 10㎝) 정도로 해 긴 쪽으로 중간 샛기둥을 하나 더 세우는데 면적은 1.7평 정도다. 조금 넉넉하게 만들고자 한다면 가로 12자(3m 60㎝), 세로 9자(2m 70㎝) 정도(약 3.0평)로 한다. 11에서 12자 기둥을 세우고 마루를 지표면에서 4자 또는 6자 높이에 위치시키면 아래 공간은 농기구 보관 장소로, 마루는 정자로 활용할 수 있다. 지하수를 파 저수조 물탱크 보관소 등을 만들어야 할 때는 하단부를 노출해 매립하고 그곳을 평상 형태로 제작하면 아이들을 위한 또 하나의 공간이 탄생된다. 지붕은 처마를 받치는 목재(도리)를 사방으로 고정하고 용마루 지붕 목재(종도리)는 경사(25~30˚)를 고려해 세운 후 원형이나 사각 서까래를 건다. 서까래 위에 방수합판을 놓고 그 위에 방수시트를 깐 후 취향에 따라 아스팔트 슁글이나 볏짚, 참나무를 쪼갠 너와 등으로 마감한다.

 

 

자재 준비
우선 자연 그대로의 목재를 껍질만 벗겨 원형 그대로 사용할 것인지, 제재소에서 사각 목재로 가공한 것을 사용할 건인지, 건조 방부 처리된 구조재를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벌목한 자연 그대로 나무나 제재한 목재나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 목재가 트고 벌어지는 현상이 있다는 점을 염두 한다. 건조와 방부 처리 가공된 목재는 규격화돼 있고 변형이 잘 일어나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비용이 높다는 게 단점이다. 보통 소나무나 잣나무, 낙엽송 등을 사용한다.
1) 구조재 : 기둥과 기둥을 연결하는 목재(보와 도리)가 필요하다. 12자×9자 원두막이라면 기둥 6개, 마루를 받치는 중간 도리와 보 6개, 처마 도리 6개, 대공 3개(약 3자 길이)와 이를 세울 수 있는 용도의 목재 1개, 종도리(용마루 목재) 2개가 필요하다. 목재 굵기는 5치(15㎝)에서 6치(18㎝) 정도면 적당하다(기둥은 2단 형태일 경우 10자 또는 12자를 사용한다. 10자 또는 12자 기둥 6개, 7자 도리 8개, 9 또는 10자 보 6개, 종도리 7자 2개, 대공 등 예비 목재 9자 2개를 준비한다).
2) 서까래 : 30㎝에서 40㎝ 간격으로 10~12㎝ 굵기 원형 서까래나 사각 서까래를 준비한다(30㎝ 간격일 경우 9자에서 10자 길이 서까래 28개 정도가 필요하다).

 



 

3) 마루 및 난간, 계단재 : 2×4인치 각재를 중간 도리와 보에 보강하고 합판으로 마감하는 방식과 쪽마루 형태 마루로 까는 방식이 있다. 쪽마루 형태 마루로 할 경우 반드시 마루 하단부에 목재상을 걸어 보강해 줘야 처짐을 방지할 수 있다. 12자 길이 2×4인치 27개가 마루로 사용되고 마루 보강 목재와 계단재는 2×6인치 목재를 쓴다. 12자 길이 5~6개가 있어야 한다. 난간을 만들기 위한 9자 길이 2×4인치 12개, 2×2인치 12개도 필요하다.

 

 

4) 지붕 마감, 지붕재 : 서까래를 연결하고 두께감을 살리도록 평고대 역할을 하는 2×4인치 목재 9자 4개, 4자×8자 합판 약 8장이 필요하다. 방수시트는 1롤이 약 3.0평을 덮을 수 있으므로 지붕 평수를 계산해 준비한다. 아스팔트 슁글은 바닥용 마루 슁글 모양을 내는 것까지 7.0~8.0평 분량이 들어간다.

 

 

원두막 짓기 순서
1) 기둥자리 만들기 : 우선 원두막 지을 장소에 대한 평탄 작업을 진행한다. 땅바닥에 밀가루 등으로 외곽선을 그린 후 기둥 자리를 폭과 깊이 약 1자 정도로 구덩이를 파고 잔돌과 시멘트 모래를 배합한 모르타르로 콘크리트 기초를 한다. 기둥자리면에 판판한 주춧돌 역할을 할 수 있는 돌이 있다면 기초 대신 주추를 사용해도 괜찮다. 단, 기둥이 고정되도록 기초나 주추에 약 10㎝ 깊이로 구멍을 뚫어 철근 토막이나 앙카를 사용하면 안정감을 높일 수 있다.
2) 뼈대 만들기 : 기초에 기둥을 세우는 과정이다. 기둥을 세울 때는 짜 맞춤을 위해 임시로 고정하는데 2×4인치 목재를 기둥 중간과 땅에 빗 경사로 설치한다. 기둥을 연결하는 도리와 보 홈을 사각 목재로 띠장처럼 기둥 밖에 대고 못으로 고정하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이때 처마 도리는 기둥 윗부분에 그대로 못으로 고정해야 처마를 받치는 힘을 낼 수 있다. 제대로 짓는다면 마루가 앉히는 중간 도리와 보에 암수 홈을 따 끼어 맞춘 후 안쪽에서 꺾쇠로 고정한다. 서까래를 받치는 기둥 위에 얹혀지는 목재(도리)는 한옥 사괘맞춤처럼 보 머리가 약 1자 정도 밖으로 나오도록 끌로 따 맞추면 원두막 멋도 살리고 짜임도 튼튼해진다. 만약 이것이 어렵다면 기둥 안쪽으로 사각 목재 토막을 한 겹 더 대 이중으로 고정한다.
3) 서까래 걸기와 지붕 만들기 : 12자 정도 높은 기둥에 경사지붕을 만드는 작업이라 발판(PT아시바 등)을 놓고 안전하게 작업한다. 경사지붕을 만들기 위해 세로폭 가운데 지점 보 위로 대공을 세운다. 지붕 경사 각을 고려해 높낮이를 눈으로 확인하고 대공 길이를 정한 후 종도리(용마루 목재)를 대공에 고정한다. 그리고 종도리와 처마도리에 서까래를 양쪽에서 건다. 서까래는 30~45㎝ 간격으로 고정한다. 껍질만 벗긴 원형 서까래라면 높낮이가 달라 합판 고정이 쉽지 않기에 합판 조각으로 고이면서 고정한다. 서까래 위를 바로 합판으로 마감하면 얇아 보이므로 2×4인치 각재를 평고대처럼 서까래 연결용 부재로 건 후 그 위에 합판을 박으면 처마 끝이 약간 들어 올려져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처마 안쪽에서 보면 합판이 약간 뜨게 보인다.
4) 지붕 마감 : 방수시트를 깔고 아스팔트 슁글로 마감하는 것이 가장 간단하다. 그러나 초가를 올리고자 한다면 방수시트를 깐 후 모양만 초가로 내는 것이 좋다. 볏짚을 촘촘히 엮어 두께감은 살리고 용마루를 틀어 얹으면 더욱 운치를 살릴 수 있다. 잣나무나 참나무를 도끼로 쪼개 방수시트 위에 얹는 너와 지붕도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5) 마루, 난간, 계단 만들기 : 손쉬운 방법은 마루를 받치는 보와 도리를 2×6인치 각재로 보강한 후 합판을 박고 장판을 까는 것이다. 마루를 놓고자 한다면 2×6인치 정도 튼튼한 목재로 보와 도리 사이를 보강해주고 그 위에 가로 2자 길이 2×4인치 목재를 깔면 된다. 마루용(덱Deck용) 자재들은 시중에서 구하기 쉽다. 이때 마루목재와 목재 사이는 화투장 하나 정도를 끼우고 고정해 줘야 장마철 목재 팽창으로 인한 변형을 방지할 수 있다. 2층 형태 원두막이기에 난간이 필요하다. 원형 기둥은 기둥과 기둥 사이에 샛기둥을 세운 후 원형 목재로 띠장을 돌린다. 사각기둥 원두막 아래위는 2×4인치 목재로 하고 세로로 서는 난간대는 2×2인치 사각 목재로 틀을 짜 기둥과 기둥 사이에 고정한다. 계단은 자연 원목 그대로 사다리 형태로 만들거나 2×6인치 또는 2×10인치 넓은 목재를 이용한 사각형으로 제작한다.

 

※ 다음 호에서는 마지막으로 '연못 만들기'에 대해 알아본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이동일의 황토집 바로 짓기 16] 추억도 살리고 운치도 살리는 내 손으로 원두막 만들기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