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열심히 배우고 일하는 시간이 삶의 대부분인 시절을 지나 일손을 놓고 얼마 지나지 않으면 몸에 고장 신호가 오기 시작하고 고단한 삶의 대가치곤 너무나 짧은 휴식년 같은 노년생활. 그래도 옛날에는 손주의 재롱, 젊은이들로부터의 존경 그리고 자식의 정성어린 봉양을 받을 수 있었지만 요즘엔 의학 발달로 생명은 연장되고 핵가족이라는 가족문화의 변화속에서 노년생활은 그리 달갑지 않다. 젊은시절 한때 고생하면 된다는 시대는 지나가버렸다. 퇴직 후에도 자신의 삶을 스스로 짊어져야 하니 노후를 위해 퇴직금을 추슬러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 되고 있다. 판교신도시 375.82㎡(114평) 점포 주택을 올린 이 부부도 그 좋은 예다.

최길찬<건축사/시공기술사>

 

 

 


 

 

 

 

부동산 불패신화는 깨지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의 핏속을 뜨겁게 흐르는 것이 있다면 부동산 투자 노하우다. 아마도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부동산 투자 컨설턴트와 공인중개사가 가장 많기도 하고 국민들 대부분은 어디를 가더라도 부동산 컨설팅을 해줄 능력이 충분할 것이다. 다만, 불행하게 그런 고수들이 득실거리는 나라에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능력을 잘 발휘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신데 그 성공 여부는 용기와 판단의 문제가 더 클 것이다.
건축주(52세, 신동아건설 토목현장 소장)와 부인(50세)은 부동산에 대한 안목은 깊은 편이 아니나 7년 후 남편 퇴직과 함께 새롭게 시작될 삶을 대비해 부동산 계획을 세우고 실천에 옮기는 판단력과 용기가 있는 분들이다.
건축주는 딸이 대학 3학년(교육학, 기숙사생활)이고 아들도 기계공학을 전공하는 대학 4학년생이라 자녀를 위해 몇 년은 더 뒷바라지해야 한다. 남편은 지방 토목 현장 근무 중이어서 일반적으로 점포주택 건축 시 3층은 주인세대로 계획하는 경우와 달리 2층 2세대와 3층 1세대 모두 임대 목적으로 건축계획을 했다. 물론 1층 상가도 임대가 목적이다.

 

 

 

 

건축계획을 하면서 건설 엔지니어인 건축주의 안목으로 외관은 나름대로 특색 있는 클래식풍을 주장했고 내부는 부인이 많은 부분 의견을 냈다. 설계 및 시공을 책임진 필자의 생각이나 일반적인 논리로 보면 3층 주인세대를 몇 년간 임대를 주기로 했기에 그저 수수하게 마감을 하고 주인이 입주할 때 멋지게 만들기를 권유했다. 그런데 이분들은 그 의견에 반대했다.
"세입자도 좋은 환경에서 살아야 할 권리가 있고 또 그렇게 배려하는 것은 임차인의 도리가 아닐까요?"그 일례로 주방 싱크대도 웬만한 고급 단독주택에 사용하는 천연대리석을 사용했다. 사실 건축비를 넉넉히 가지고 계신 분들도 아니었기에 몇 번이고 다른 자재를 제안했지만 결국 건축주 의견대로 고급사양으로 마감하게 됐다.

 

 

루자호텔을 연상케 한 건축주의 배려
건축물이 완공되고 2층과 3층은 무리 없이 임대를 놓을 수 있었지만 현재 부동산 경기나 건축물이 코너에서 한 번 접어 들어간 곳에 위치하기에 1층 상가 임대는 당분간 포기했다. 본지의 글을 쓰기로 하고 방문한 날 3개 점포로 구획된 1층의 한 곳에서 무슨 공사를 하고 있기에 건축주께 전화를 했더니 의류매장으로 임대가 나갔고 세입자가 인테리어 공사중이라 했다.
그저 순수한 마음에 돈이 좀 더 들더라도 세입자를 위해 뭔가 더 해주려는 고운 마음씨 덕분에 1층도 임대가 순조롭게 나가는 것이란 생각이 언뜻들었다.

 

 

 

 

 

비교가 될지 모르겠지만, 2010년 6월 11일 한 일간지에 실린 루자호텔(Home Inn 如家) 기사 내용을 예로 들고 싶다. 루자호텔은 중국 프랜차이즈 기업 중 하나로'홈인 방식'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으며 쑨지안(46세) 회장은 90%의 숙박률을 마지노선으로 1년 숙박률 95%에 도전하고 있다. 2002년 설립돼 1년 만에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키고 체인점이 무려 700개가 넘는 글로벌 호텔 브랜드다. 3무無(사우나, 가라오케, 벨보이가 없음)의 저가 호텔이지만 고객 지향적인 서비스로 팁이나 인터넷사용료도 없으며 방마다 비치된 칫솔, 물컵, 수건 등은 2가지 색으로 준비해 투숙한 두 사람이 혼돈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 상호인 루자[如家]에서 보는 바와 같이'내 집과 같다'를 모토로 내걸고 있다. 내용으로 보면 성공 요인이 대단히 획기적인 아이디어도 아니지만 자신과 기업의 이익보다 고객을 중심에 두고 실천에 옮기는 배려와 용기가 있는 리더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한다.
분당의 작은 아파트를 매매해 뭉칫돈도 아닌 노후자금으로 긴 세월을 이겨 나가기 위해선 남보다 먼저 자신들을 생각하기 급급할 터였다. 그럼에도 남을 위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임대인이 고객이라는 생각으로 비용을 감수하고 최선을 다하는 건축주 부부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 건축주 부부처럼 투자에 있어 마음 편하게 접근한다면 오히려 어려운 실물경기에도 긴 세월의 노후를 준비하는 데 부담을 덜 수 있을 것 같다.

 

 

수익성 분석
대지 구입 비용과 건축공사 비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1층 월임대료 120만 원을 전세금으로 환산하면 1층 점포 면적 중 1/3만 임대가 된 현재 시점으로도 건축비용은 모두 환수됐다. 건축주는 기존 아파트를 처분한 금액으로 대지 구입을 했다. 만약 노후를 염려해 아파트를 그대로 소유하고 있었다면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 상황에서 아파트로 인한 소득은 발생하지 않으면서 고정지출 발생은 물론 끊임없이 아파트에 신경 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
판교신도시의 공사가 완료되고 시장이 활성화 돼 남은 점포 임대가 마무리되면 전세보증금 2억 이상에 월수입 300만 원 이상은 추가로 보장 받을 수 있다. 단순히 계산해 보자. 전세보증금을 제외하고 월수익300만 원에 남은 삶의 연수(30~50년)를 곱한다면 꽤 성공적인 노후준비가 아닐까 생각한다.

 

 

 

 

 

 

 

 

최길찬은 건축사이자 시공기술사로 종합 건축 회사 ㈜신영종합건설, 전원주택 시공 전문 ㈜하이랜드건설, 설계 전문 신영건축사사무소의 대표를 맡고 있다. 2004년 7월부터 2006년 8월까지 KBS-1TV 6시내고향 <백년가약> 프로젝트의 건축사 및 시공사로 제작에 참여한 바 있다. 주요 수상 내용으로는 강구조 작품상 주택부문설계 은상, 건설기술교육원장 표창, 보건복지부장관 감사패 등이 있으며 사단법인 한국패시브건축협회 회원사로 패시브 건축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031-712-0494 cafe.daum.net/greenhousing www.syhiland.com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최길찬의 집 이야기 5] 노후 경제생활 백서 점포주택 세 번째 - 한 걸음 돌아가면 손해 본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