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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노키아, 인텔, 필립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콘텐츠 상호 호환에 관한 국제 인증인 DLNA를 받은 제품을 출시했고 애플 웹 사이트에서는 아이폰으로 제어 가능한 홈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하고 있다. Microsoft社는 2007년 개인의료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HealthValut'을 선보인 데 이어 American Well, 하와이의료서비스협회와 함께 하와이에서 홈헬스케어 서비스인 'Online Care'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발 빠른 기업은 스마트 그리드로 변모하는 등 스마트홈을 둘러싼 국외업체들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으며 기술력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홍일선 선임연구원 www.lgeri.com

 

 

 

 

스마트홈이란 TV, 냉장고, 세탁기 등 집 안 다양한 기기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돼 지능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집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은 95%에 이르고 TV 옆에는 VOD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셋톱박스가 일상화되고 있다. 휴대폰과 노트북은 블루투스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홈오토메이션이 가능한 집에서는 웹을 통해 방안 조명을 켜고 끌 수 있다. 과거 프린트와 컴퓨터가 연결되고 두 대 컴퓨터가 하나의 인터넷 선을 공유하던 시대를 지나 개별기기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되기 시작한 것이다.

 

 

 

소니, 노키아, 인텔, 필립스 국제 인증 받기 시작
스마트홈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 중 하나는 기기 간 연결, 웹과의 연결을 보장하는 통신 인프라가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초고속 인터넷, PLC, Wifi, Zigbee, Z-wave 등 다양한 통신서비스가 등장하고 기술 가격은 하락했다. 이와 동시에 제품 성능이 개선되면서 집 안에서 통신이 가능한 기기가 늘고 있다. 또한 개별 기기들이 다양한 통신 방식을 채용하면서 기기 간 연결이 유연해지고 있다. 컴퓨터에서는 초고속 인터넷을 위한 이더넷, 근거리 무선통신이 가능한 Wifi와 블루투스가 가능하며 스마트폰에서는 무선통신망인 3G와 Wifi를 실현한다. 소비자가 필요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기기를 연결할 수 있게 된 것이 다.

 

 

정보 연결을 지원하는 스마트홈
#1 간만에 쉬게 된 김 대리는 그동안 못 봤던 영화를 볼 생각이다. 스마트폰으로 TV를 켜니 표준형인지 맞춤형인지 선택하라는 메시지가 뜬다. 맞춤형을 선택하자 미리 등록했던 채널과 최신뉴스, 이메일, 미니 게임, 유튜브, 친구 Facebook 등 다양한 위젯이 TV와 스마트폰에 동시에 나타난다. 영화 채널을 살펴보니 지난주에 개봉한 영화가 업데이트됐다. 극장에서 보고 싶지만 오늘은 집에서 편하게 보자는 생각에 잠깐 고민하다가 스마트폰으로 결제하고 영화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한참 영화를 보고 있는데 부모님이 아파트 현관을 지나고 있다는 알림 메시지가 뜬다. 거실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에 노트북을 켜고 영화 이어보기를 선택하니 TV로 보던 영화가 노트북 화면에 옮겨온다. 스마트폰에서 홈오토메이션 기능을 켜고 홈시어터 모드를 해제하니 거실에 조명이 켜지고 블라인드가 자동으로 걷힌다. 주방에서는 드럼 세탁기가 무음 모드에서 표준 모드로 전환하면서 빠르게 돌기 시작한다.

 

 

게다가 생활가전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대체되고 통신까지 해결되면서 스마트홈 구현이 용이해지고 있다. 일례로 카메라가 탑재된 도어 록이 집 열쇠를 대체하면서 부재중 방문자확인이 가능해졌고 온도 조절기가 디지털화를 거쳐 홈오토메이션과 연동되기 시작했다. 이제는 전통 생활가전인 TV, 세탁기, 냉장고에도 통신이 가능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조만간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은 기기보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가 더 많아질 수도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기기 간 컨텐츠 호환도 쉬워지고 있다.
소니, 노키아, 인텔, 필립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콘텐츠 상호호환에 관한 국제 인증인 DLNA(Digital Living Network Alliance)를 받은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DLNA란 브랜드간, 기기 간 원활한 호환을 위해 2003년 6월 발족했던 DHWG(Digital Home Working Group)가 명칭을 바꾼 것으로 현재 245개 이상의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ABI Research에 따르면 2008년 기준 DLNA 인증 제품은 2억 개 이상 판매됐으며 2012년에는 3억 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에는 DLNA 인증기기 간 컨텐츠 공유가 원할하도록 파일을 변환시켜주는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가전 업체 터치스크린 채용하기 시작
스마트홈에서 콘텐츠 연결은 통합 플랫폼 등장, 제품 디자인 변화, 콘텐츠 조합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조로 이어질 전망이다. 애플 앱스토어처럼 도서, 영화, 음악 등 풍부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컴퓨터, 휴대폰, MP3와 같은 다양한 단말기기의 콘텐츠 사용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통합 플랫폼은 단순한 콘텐츠 호환을 넘어 소비자가 겪을 수 있는 불편을 미연에 방지하고 구매한 콘텐츠를 여러 기기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콘텐츠 소비 방식을 단순화한다. 편리한 사용자경험을 통해 소비자를 중독 시키는 것이다.
iPhone Home Controller, Smart Home 등 애플 웹 사이트에서는 아이폰으로 제어 가능한 홈오토메이션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제품에 구애받지 않고 소비자가 필요할 때 콘텐츠를 직접 선택하고 조합한다. 콘텐츠는 생활가전까지 확장한다. 컴퓨터, 스마트폰처럼 세탁기,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에서도 기본 OS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추가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면 소비자는 필요에 따라 사용 매뉴얼, 고장 진단 및 해결 방법뿐만 아니라 음식 조리법, 날씨 정보, 세탁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웹에서 다운받게 될 것이다.
이처럼 생활가전 기능과 정보의 확장을 위해 일부 가전 업체는 터치스크린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10에서 신생기업 Touch Revolution社는 안드로이드OS를 기반으로 Wifi가 가능한 생활가전용 터치스크린 'Nimble'을 선보였다.

 

 

 

Microsoft, 개인의료정보 관리 'HealthValut' 출시
세계적인 고령화로 가족 건강과 안전 역시 스마트홈에서 주목받는 영역이다. UN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총 인구 중 11%가 65세 이상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 10년 후에는 총인구의 15.4%가 65세 이상이 된다. 일본, 유럽, 미국 등에서는 이미 고령 인구 비중이 각각 22.6%, 16.5%, 13%에 이르며 2020년에는 28.5%, 19%, 16.1%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게다가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가족 보살핌을 기대하기 힘들어 졌다.
국가 역시 고령화로 늘어가는 의료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무엇보다 고령 인구 중에서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지킬 만한 경제력을 갖춘 사람이 늘고 있다.
가정용 의료 장비는 비전문가가 사용할 수 있도록 다루기 쉽고 오류가 적어야 하며 실제 생활에서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손목시계, 티셔츠, 몸에 부착할 수 있는 패치 등 다양한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아울러 USB, 무선 통신을 통해 가정용 의료 장비와 의료 시스템 간의 연동이 가능해지면서 편의성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개별 의료기기가 수집한 정보를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도 등장하고 있다. 홈헬스케어는 의사 도움을 받아 집에서 건강 상태를 꾸준히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주목한 Microsoft社는 2007년 개인의료 정보를 관리하는 'HealthValut'을 출시했다. 지난해 1월부터 AmericanWell, 하와이의료서비스협회(Hawaii Med-icalService Association)와 함께 하와이에서 홈헬스케어 서비스인 'Online Care'를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웹캠, 전화로 의사와 상담하고 필요한 경우 처방전 발급도 가능하다. 실제 의료기관 Cleveland Clinic과 공통으로 진행한 시범 사업에서는 당뇨, 고혈압 환자의 병원 방문을 줄이고 심장병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 시점을 알려주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쾌적하고 안전한 삶을 위해 다양한 센서와 시스템이 활용되기 시작했다. 최근 시몬스와 파나소닉이 개발한 'Restino'는 편안한 수면을 위해 센서로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해 수면 상태를 파악하고 이에 맞춰 조명, 음악, 공조가 자동으로 제어되는 토털 수면 솔루션이다.
수면을 유도할 때는 점차 조명이 어두워지고 조용한 음악이 나오지만 아침에는 시간에 맞춰 점차 밝아지는 방식이다. 또한 필립스는 갓난아기를 지켜줄 수 있는 베이비 모니터를 출시했다. 부모가 잠시 떨어져 있더라도 아기 숨소리를 듣거나 음성을 전할 수 있는 기기로 방 안 온도, 습도도 측정할 수 있다. 한편 미국 Missouri 대학은 고령 인구 생활 공동체인 TigerPlace와 함께 위험감지시스템을 연구 중이다. 베개, 출입문, 주방, 냉장고 등에 붙여둔 센서를 통해 낙상과 같은 문제를 파악하고 신속하게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다.

 

 

건강한 삶을 지원하는 스마트홈
#2 얼마 전 HomeHealth사 의료 멤버십 서비스에 가입한 김 사장은 오후에 가정용 의료기기라고 표시된 택배를 받았다. 상자를 열어보니 고화질 웹캠과 몸에 붙일 수 있는 조그만 패치가 담겨있다. 웹캠을 인터넷이 가능한 TV에 연결했더니 HomeHealth사 애플리케이션이 TV와 휴대폰에 동시에 설치되면서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유쾌하게 자신이 담당 스태프라 소개한 남자가 나타나 몇 가지 질문을 한 뒤 패치를 몸에 붙여보라고 한다. 김 사장이 패치를 몸에 붙이자 심박 수, 심전도, 폐활량, 혈압, 혈당량 등 다양한 정보가 담긴 그래프가 실시간으로 화면에 뜬다. 잠시 후 남자가 그래프 패턴 분석 결과 큰 문제가 없지만 정부 의료시스템 검색 결과 당뇨 병력이 있는 만큼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한다. 전문의와 짧은 원격 상담이 끝나자 딸에게서 검사받느라 고생했다는 문자가 와 있다. 문득 지금까지 병원을 찾을 때면 한 시간도 넘게 기다린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다. 멤버십으로 기기를 렌털한 덕에 비용 측면에서도 훨씬 경제적이다.

 

 

다만 센서나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할 경우 시스템 보안 및 사생활 보호가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실제로 센서 오작동을 파악하기 위해 집에 카메라를 함께 설치한 경우 어떤 응답자는안전한 삶을 보장받는 것은 맞지만 생활이 감시당하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에 따라 찍은 정보에서 사용자 동작 정보를 따로 추출해 자동으로 이상 행동을 파악하는 새로운 기법이 등장했다.

 

 

 

발 빠른 기업 홈네트워크에서 스마트 그리드 업체로 변신
스마트 그리드 등장은 에너지 관리 시스템의 시장 창출을 앞당기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개별 기기 전기 사용량을 확인하면 자연스럽게 에너지 절감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실시간 수요에 따라 전기요금이 달라질 경우 소비자가 터무니없는 가격에 전기를 사용하는 것을 막거나 다른 사람이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는 저렴하게 전기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전기차 도입, 신재생 에너지 매매에 개별 소비자가 참여하게 되면 복잡한 시스템을 관리할 수 있는 에너지 관리 시스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한 실시간 검침, 홈오토메이션과 연계된 에너지 관리시스템,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에너지 절감 방안 도출이 중요하다. 구글 'Power Meter'는 15분마다 전기 사용량을 보여줌으로써 자발적인 에너지 절감을 유도한다. 인텔은 유사한 개념의 홈 대시보드 콘셉(Home Dashboard Concept)을 선보였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Hohm'은 사용자가 우편번호, 집 규모, 건축 연도를 입력하면 평균 에너지 사용량을 비교해 절감 방안을 제시한다.

 

 

환경 친화적 삶을 도와주는 스마트홈
#3 이 차장은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프리미엄형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쓰던 실속형은 실시간 모니터링만 가능했지만 프리미엄형은 홈오토메이션과 연계돼 요금이 상승하면 전기 사용량을 조절해 주기 때문이다. 이 차장이 프리미엄형을 설치하고 웹에 저장된 과거 에너지 사용량 자료를 다운받자 냉난방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편이란 분석과 함께 향후 온도 조정 폭을 5도로 설정하겠다는 메시지가 나온다. 이 차장이 최근 구입한 전기차를 전용 플러그에 꼽자 현재 전기차 배터리 충전 수준 80%, 현재 전기 요금이 ㎾당 구매요금 390원, 판매요금 370원이란 메시지와 요금 그래프가 나타난다. 과거 추이를 보니 대략 2시간 후에는 전기 요금이 ㎾당 70원 이하로 내려갈 것 같다. 표준 옵션에서 구매요금 100원, 판매요금 250원으로 설정했더니 자동으로 전기 사용원이 전력 회사에서 전기차로 바뀌었다. 세부 옵션으로 최소 전기차 배터리 충전량을 50%로 설정하고 옵션 창을 닫았다. 이제 이 차장네 집에서도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스스로 전기요금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홈오토메이션과 연계된 에너지 관리 시스템도 등장할 전망이다. 실시간으로 사용량을 확인하는 것을 넘어 직접 사용량을 제어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발 빠른 기업은 홈네트워크 업체에서 스마트그리드 업체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미국 Control社가 대표적인 사례다. 네덜란드에서는 전력 회사 Nuon과 함께 IBM, CISCO 등이 500가구를 대상으로 인터넷과 핸드폰으로 냉난방을 조절하는 등 홈오토메이션과 연계된 에너지관리시스템을 실증하고 있는데 Arnhem에서 진행한 테스트를 통해 전기 9%, 가스 14%를 절감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지난해 12월부터 파나소닉은 덴마크 전력회사인 SEAS-NVE와 함께 'Lifinity Home Energy Management System'을 검증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에너지 관리 시스템도 등장했다. 일본 NEDO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추진한 BeHomeS(Behavior-Based Home Monitoring and Energysaving System) 프로젝트는 거주자 행동을 추정해 불필요한 조명과 냉난방을 끄고 필요한 온수 양을 예측해 에너지를 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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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가치 기준이 달라지고 라이프스타일이 변하면서 스마트홈은 상상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연결을 지향하는 삶의 방식, 고령화, 삶의 질에 대한 기대, 환경에 대한 의식 제고에 따라 스마트홈에서는 이를 반영한 새로운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소비자 니즈가 구체화되면서 먼 미래에나 필요할 것으로 여겨졌던 서비스가 벌써 주목받게 된 것이다. 다만 아직은 기술 구현이 어려워, 가격이 비싸서, 법제도 미비 등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상용화가 늦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스마트홈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분명하고 기술적 문제들도 해소되고 있는 만큼 스마트홈은 머지않은 미래에 삶을 좌우하는 또 하나의 트렌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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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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