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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장에서 파시브하우스 디자인 연구소 주최로 패시브하우스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패시브하우스 창시자 볼프강 파이스트 박사가 화상 강연으로 참여하고 국내외 7명의 발제자와 100여 명이 국제회의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대회는 성공리에 치러졌다. 지난해 국내에도 PHI 인증 패시브하우스가 나오는 등 에너지절약 주택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달아오른 가운데 패시브하우스 보급의 당면 과제와 당위성을 다시금 환기시키는 자리였다. 행사 스케치와 함께 일본과 영국 그리고 국내 패시브하우스 최근 사례를 소개한다.

박지혜 기자 사진 홍정기 기자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

단열재를 이용해 건물 단열을 높이면서 기밀하게 시공, 최대한 에너지 손실을 줄이며 환기장치로 쾌적한 실내공기를 유지하는 건축물. 기준은, 연간 난방에너지 수요가 ㎡당 15㎾h 이하, 냉·난방, 급탕, 전기 등 연간 1차에너지 수요가 ㎡당 120㎾h 이하. 문을 닫은 상태에서 기밀도 측정 시 공기가 새어 나가는 양이 50파스칼압력에서 실내공기부피의 60% 이하. www.passiv.de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 발표와 함께 일부 관심자들에 의해 조용히 연구되던 패시브하우스는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건설사들은 패시브하우스의 본고장 독일로 건너가 지식을 습득해 오고 있으며 전원주택시장 역시 친환경 주택에 신념 있는 몇몇 업체들이 이 새로운 건축 패러다임에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매해 개최예정인 이 대회를 통해 패시브하우스보급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서두를 연 파시브하우스 디자인연구소 이필렬소장은 "패시브하우스는 에너지를 대단히 효율적으로 소비하는 건축물로 난방에너지를 10분의 1 줄이고, 1차에너지를 4분의 1 감소 가능하며 건축환경을 선진국형으로 바꾸는 가장 좋은 콘셉트"라 언급했다. 패시브하우스 건축비용에 대해 이소장은 패시브하우스 보편화에 진입하는 유럽의 경우 일반 건축비의 5% 정도 높을 뿐으로 본인이 직접 설계하고 시공감독한 양평 주택을 통해 보면 3.3㎡(평)당 400만 원 이하에 패시브하우스 건축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재생가능에너지등 과도한 설비로 건축비를 상당히 올리면서 까지 에너지효율주택을 짓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도 했다.

 

 

 

건축의 주류로 흘러가는 세계의 패시브하우스
1991년 독일 다름슈타트에 최초의 패시브하우스를 짓고 1996년 패시브하우스 연구소(PHI)를 설립한 볼프강 파이스트 소장은 "20년간 패시브하우스는 유럽에서 전세계로 퍼져 나가 아일랜드 헝가리 영국 스페인 불가리아 이탈리아에도 세워지고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인도 한국 일본에도 세워지고 있다"며 "20년간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스위스 등지 패시브하우스를 모니터한 결과 난방에너지가 기존 건물에 비해 10분의 1 정도로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한 "패시브하우스는 열 손실을 최대한 낮추고 쾌적함을 높이는 건축으로 누구나 취향에 맞는 형태로 지어 사용할 수 있으며 꼭 인증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다.

 

 

 



 

 

 

파이스트 박사와 오랜 기간 패시브하우스를 연구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학 라이너 플루거 연구교수는 "패시브하우스에서는 실내 쾌적한 습도를 유지하도록 시스템을 장착해야 한다"며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 습도는 12g/㎏ 이상인데 한국의 경우 여름 12g/㎏를 넘어가므로 제습 장치가 요구되며 해마다 냉방과 제습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습도 조절 기능이 있는 점토 내장재나 전통 구들난방사용도 제습에 유익하다"면서 "한국은 겨울에도 일조량이 우수하므로 태양을 이용한 시스템을 활용하면 좋다"고 덧붙였다.
독일 영국 등 유럽과 아프리카 남부지역에서 건축활동을 해오고 있는 영국 옥스퍼드 패시브건축 디터얀다우쉬 대표는 "이제 영국은 패시브하우스가 보편적 건축방식으로 진입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얀다우쉬 대표는 6년간 패시브하우스 실현에 공들인 경험을 발판으로 지난해 PHI 인증교육과정을 시작해 패시브하우스 인력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 패시브하우스로 더욱 주목받고 있는 조적 방식의 벽체 시스템인 단열블록은 독일 이소라스트 제품이 1998년 독일 최초 PHI 벽 시스템인증을 받았다. 35년 전부터 생산된 이소라스트 단열블록은 75㎝씩 조적 후 콘크리트 타설하며 벽체를 세우는 방식으로 신제품 출시 당시 U값 0.3을 달성했고 현재 주택에 많이 사용하는 단열블록은 폭 370㎜ U값 0.13, 430㎜ U값 0.10이다. 울리히 호프만 부사장은 "2만 채 정도 이소라스트 단열블록으로 시공했으며 독일에서 10층 건물에도 적용된 바있다"고 밝혔다.

 

 

 

한국, 패시브하우스를 향한 꾸준한 도전
굴지의 국내 건설사들과 건자재 공급 업체들이 컨퍼런스에 참석한 가운데 단연 국내 패시브하우스 사례에 관심이 모아졌다. PHI 인증 국내1호 패시브하우스를 설계한 에이드건축사사무소 이영종 소장은 인천 청라지구 아파트단지 내 단층 철근콘크리트 건물인 노인정 건축에 반영한 패시브하우스 콘셉트를 소개했다. 또한 2008년 '0.8리터 주택'으로 화제를 모았던 선이건설 장우혁 대표는 PHI 인증 절차는 밟지 않았으나 패시브 건축 요소를 적용한 2009년 동탄 점포주택, 2010년 파주 목조주택과 능동 다가구주택을 소개했다. 오스트리아 수입 프리패브 목구조를 적용한 파주 주택은 겨울에 난방을 거의 가동하지 않아도 26℃를 유지할 정도라며 패시브하우스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듭 강조했다.
장 대표는 단열블록 공법과 콘크리트 양생 후 단열재 설치 방법 각각의 장단점을 테스트 중이며 밀폐 테이프와 열교환기의 수입산과 국산 제품을 건축물에 적용하면서 장단점을 모니터하고 있다.
패시브하우스 건축은 특히 초기 상세설계와 현장 감독의 역할이 중요하다. 세명대 건축공학과 이태구 교수는 제천 주택에 패시브 개념을 적용하면서 이를 실감했다. 또한 기밀 시공 경험자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단열블록 벽체를 적용한 이 교수는 바닥과 벽체 면이 평평하게 시공되지 않으면 단열블록 벽체 틈 발생으로 이중 시공이 불가피하다며 이는 건물 밀폐에 부정적 요인을 초래하고 비용을 상승시킨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밀 시공 경험이 없는 작업자는 밀폐 테이프를 하나 바르는 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창호 기술자는 수십 년 경력을 믿고 패시브 개념을 수용하지 않은 채 자기식대로 시공하려는 것도 현재 국내 건축 현장에 패시브 적용 시 일어나는 문제라 밝혔다.
몇몇 강연자들을 통해 공통적으로 지적된 내용으로, 건축주와 건축가 그리고 시공자가 패시브하우스 계획 초기부터 정보를 공유하고 패시브하우스라는 하나의 지향점을 가지고 꾸준한 네트워크를 유지하면 비용과 시간은 더욱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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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세계는 지금 ‘패시브’하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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