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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브하우스에 관심 있는 이라면 이태구, 서충원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패시브하우스를 국내 도입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핵심 브레인이다. 최근 이들의 합작품인 1.4ℓ에너지 절약주택이 완성돼 찾아가 봤다. 서충원 대표는 용인 쌍둥이 주택에 이어 새로운 시도를 접목하며 패시브하우스 콘셉트의 주택을 꾸준히 짓고 있으며 조만간 제로에너지하우스도 실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박지혜 기자 사진 백희정 기자 취재협조 ㈜세린에너피아 서충원 대표 02-512-0023 세명대학교 이태구 교수 043-649-1324

 

 

 

두가구가 벽을 접한 형태의 주택인 '땅콩집'이 한창 상한가를 올릴 무렵 김승준(41세) 씨 가족의 에너지 절약형 주택은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연간 단위면적당 1.5ℓ이하의 난방 기름이 소요되는 패시브하우스를 목표로 지어진 김씨의 주택은 첫설계 당시 땅콩집, 즉 듀플렉스로 계획됐다. 설계를 담당한 세명대학교 이태구 교수(건축공학과)에 따르면 듀플렉스는 두 가구가 한 벽면을 접하므로 단독으로 세워진 경우보다 외기 영향을 덜 받아 에너지 효율 면에서 더 낫다. 그러나 건축주는 추후 대지에 대한 권리관계 등을 고려하고 아파트를 벗어나 독립된 주택에서 거주하고자 하는 희망으로 전원주택을 짓는 것이기에, 형태는 똑같이 짓되 간격을 두고 세우기로 했다.

 

 

 

건축정보
· 위 치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동백동 향린동산 내
· 대지면적 : 412.5㎡(125.0평)
· 연 면 적 : 158.4㎡(48.0평)
· 건축형태 : 복층 철근콘크리트 구조
·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 외 벽 재 : 무기질 도료
· 내 벽 재 : 황토 미장 위 수성 페인트
· 바 닥 재: 마루
· 창 호 재 : 독일 레하우 삼중유리 창호(열관류율 1.2W/㎡K)
· 난방형태 : 연료전지
· 지붕/외벽/바닥 열관류율 : 0.15~0.18W/㎡K
· 난방에너지 수요 : 14㎾h/(㎡ · yr)
· 패시브하우스 콘셉트 설계 : 세명대학교 이태구 교수
· 시 공 : ㈜ 세린에너피아

 

 

 



 

 

 

용인 패시브하우스 프로젝트는 제천 에너지 절약 주택을 설계한 세명대 이태구 교수가 패시브하우스 콘셉트적용 및 설계를 맡고 횡성1.3ℓ주택을 시공한 ㈜세린에너피아 서충원대표가 시공을 맡았다.
패시브하우스 독일 인증 계산 도구인 PHPP를 통해 계산한 결과 두 동의 용인 주택은 난방에너지 수요 14㎾h/(㎡ · yr), 즉 연간 단위면적당 난방에너지 요구량이 1.4ℓ로 독일 패시브하우스 인증 기준을 충족한다. 그러나 난방에너지 수요와 더불어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1차에너지 수요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이 교수는 "주택의 1차에너지 요구량을 계산하기 위해 조명기구, 냉장고, 텔레비전, 에어컨 등 모든 가전제품의 에너지 소비량을 계산해야 하는데 현재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전제품들로는 패시브하우스 기준에 맞추기 어려운게 현실"이라며 "LED 조명기구 등 최신 고효율 가전제품을 건축주에게 권하기는 하지만 건축주 입장에선 기존 제품을 폐기할 수도 없고 건축주 취향이므로 설계자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패시브하우스가 어느 정도 정착된 독일 등 유럽에서는 고효율 가전제품이 표준화돼 있고 비용을 더 들여 저에너지 주택을 건축하는 건축주에게 정부 및 지자체에서 저리융자 등 금전적 혜택으로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절약 정신 가르치는 패시브하우스
서울에서 개척교회목사로 있는 김승준씨는 '어떻게 하면 삶이 보다 자유로워질까'라는 진지한 고민끝에 분당 아파트를 팔고 전원으로 가자는 결론을 내렸다. ' 그럼, 어떤 집을 지을까'하는 의문을 품던 중 텔레비전에서 독일 생태마을을 보고 그는 답을 얻었다. 환경을 덜 오염시키는 '뜻있는 집을 짓자'고.
김씨는 웹서핑을 통해 패시브하우스에 일가견이 있는 이태구교수와 서충원대표를 만나게 됐다.
"아파트 거주자 대부분 꿈은 전원주택이지요. 하지만 쉽게 전원으로 못 오는 이유는 연료비와 방범 문제가 커요. 그런데 패시브하우스로 지으면 연료비가 대폭 절감되니 꿈을 앞당겨 주지요."

 

 

 



 

 

 

김씨는 또한 건축비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크게 높지않다고 말한다. 본인의 경우 아파트를 팔면 부지 구입과 건축공사를 하고도 돈이 남는다고. 부지 매입에 약 2억 1,500만 원, 건축비 약 2억 3,500만 원, 모두 4억 5,000만 원 정도 들었다. 일반 전원주택 짓는 데도 이 정도 비용이 드는 것을 고려하면 에너지 고효율 주택을 짓는 것 치고 큰 비용은 아니다. 그리고 여기에 김 씨의 절약 정신도 한 몫 했다.
김씨는 전원주택마련 비용을 최대한 절약하려고 했다. 첫째, 단지내 부지를 찾았다. 단지는 이미 대지전용 절차 및 진입로 공사, 전력 · 통신 · 수도 등 각종 시설 인입 절차가 완료된 상태로 시간과 노력, 비용을 한결 단축시킨다. 둘째, 김 씨에게 다소 부담스러웠던 825.0㎡(250평) 부지를 다른 건축주와 412.5㎡(125평)씩 분할했다. 셋째, 옆 필지와 건축공사를 동시에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김 씨는 5,000만 원 정도 절약했다. 넷째, 공사를 직영으로 진행했다. 다섯째, 자재 손실 및 부실공사 등 비용 추가로 이어지는 부분이 생기지 않도록 공사기간 동안 현장을 꼼꼼하게 체크했다. 김 씨는 문서자료와 현장을 통해 패시브하우스에 대해 공부했고 현장에서 설계한 대로 건축 재료를 쓰는지도 확인할 정도로 완성도 높은 집짓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패시브하우스는 생활 자체를 '패시브'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패시브하우스 자체가 에너지를 절약해주지만 그와 동시에 절약정신이 몸에 배어 에너지 뿐아니라 생활 모든 면에서 절약을 실천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김 씨는 "패시브하우스는 최소한의 생활비가 들게 한다"고 말한다. 그는 비용 문제로 패시브하우스 콘셉트의 주택 건축을 주저하는 예비 건축주들에게 조언하기를, 건축비가 많이 들더라도 추후 '적립되는 다양한 혜택'을 고려하면 초기 투자비가 큰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건축비를 절감하는 방법은 찾아보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떻게 지어졌나
용인 쌍둥이 주택은 단열재 및 거푸집 기능을 동시에 하는 독일 이조라스트 단열블록을 사용한 철근콘크리트 구조다. 단열블록(내부 두께 65㎜, 외부 두께 180㎜) 조적 후 양단열재 사이 200㎜ 폭에 철근 배근 및 콘크리트 타설했다. 패시브하우스 구현을 위해 독일에서는 이조라스트 단열블록에 직경 13㎜의 레미콘 골재를 사용하지만 국내는 23~25㎜골재를 주로 생산하기에 13㎜골재를 소량주문하려면 그 만큼 비용이 많이 든다. 설계자 이태구 교수가 상한선 19㎜를 제시해 어렵사리 적절한 레미콘을 주문할 수 있었다.
시공을 담당한 서충원 대표는 "국내 주택 건축 현장에서 종종 무시되는 공종이 기초 단열"이라며 "패시브하우스를 구현하려면 기초 단열은 벽과 지붕 단열 못지않게 중요하고 충분한 단열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용인주택 기초판 아래는 물론 사방 650㎜ 높이까지 압출법 보온판으로 감싼 형태로 세심하게 시공했다. 매트 콘크리트 기초판 아래 압출법 보온판 125㎜를 두 겹 시공하고, 기초 위에 40㎜ 비드법 보온판(네오폴)을 시공한 후 난방배관, 모르타르 시공했다.
패시브하우스에서 고단열 자재 적용과 함께 중시하는 것이 바로 기밀 시공이다. 벽과 천장에 창호 및 배관 등의 모든 개구부와 틈을 밀폐용 자재를 사용해 기밀 조치해야 한다. 서 대표는 "기초 단열도 다른부분과 마찬가지로 틈이 발생하지 않도록 단열재 전용테이프로 기밀하게 시공해야 하는데 기초부분은 무시되기 일쑤"라며 "단열재를 깔기만 하고 밀폐 시공은 안 하는 현장도 많다"고 지적했다. 당장은 괜찮아도 작은 틈을 통해 단열재 설치가 아예 무의미해지거나 몇년 후 단열재기능이 저하된다는 설명이다.

 

 

 

 

 

 

지붕은 2″×10″서까래 사이 유리섬유 단열재 R-19 두 겹, 2″×4″장선에 단열재 R-11을 교차 시공해
목재 열교를 줄이고자 했다. 단열재 시공 후 가변형 투습지를 밀폐용 실리콘과 테이프를 사용해 기밀 시공했다. 서 대표는 "단열재 적용에 있어 방수 · 투습 · 밀폐 시공을 소홀히 하면 아무리 고단열재를 시공해도 그 기능이 5년도 못가서 제로에 가까워 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지어진 에너지 절약 주택에 적용한 폐열회수 환기 시스템을 보면 한 공간에 급기와 배기를 설치
한다. 그러나 김승준씨 주택은 거실과 침실에는 외부 맑은 공기를 공급하는 급기를, 현관과 욕실에는 오염된 공기를 외부로 빼내는 배기를 설치했다. 실별 용도에 적합하게 급 · 배기를 나눠 설치했는데 바닥면적이 넓지 않으므로 전체를 하나의 공간으로 본 것이다.
서대표는 "드물게 한부지내에 쌍둥이 건축을 진행함으로써 물류, 자재구입, 장비사용, 인력의 효율적인 이용 등 여러면에서 가시적인 경비절감을 이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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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 요구량이 패시브하우스 기준 충족하는 용인 쌍둥이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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