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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36세) 씨는 매일 빠트리지 않고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커피점에 들르는 일. 그는 왜 매일, 일정한 시각에, 커피점에 들르는 걸까. 가장 구수한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아니다. 바로 원두커피를 내리고 난 뒤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를 수거하기 위해서다.
"스타벅스 네 곳에서 수거하는 커피 찌꺼기는 하루 40~50㎏ 됩니다. 보통 커피 한 잔을 만들 때 약 10g의 커피 찌꺼기가 발생하지요. 수거한 커피 찌꺼기는 우리가 개발한 상품인 버섯 재배 세트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환경과 먹을거리 문제를 다루는 ㈜꼬마농부를 설립한 이현수 씨는 누구나 쉽게 버섯을 재배하고 따 먹을 수 있는 버섯 재배 세트를 개발, ' 버섯친구'라는 브랜드로 상품화했다. 무엇보다 이 상품이 조명 받는 까닭은 생태계 파괴를 막는 데 일조하기 때문. 커피 찌꺼기를 그냥 매립할 경우 토양과 미생물에 피해를 줘 생태계 파괴의 원인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 양질의 토양을 만들어 식물을 잘 자라게 하는 지렁이는 버려진 커피 찌꺼기에 함유된 카페인을 먹어 흥분하고 스트레스를 받아 건강하게 자라지 못하고 '임무'를 제대로 할 수 없으며, 카페인이 함유된 흙에서 자란 풀을 먹은 젖소는 젖의 양이 줄어든다고 한다. 그러나 버섯의 배양토로 커피 찌꺼기를 사용하면 버섯이 카페인을 흡수하고 카페인 대신 풍부한 질소를 배출해 양질의 퇴비를 만들어준다.
이 씨는 또한 '버섯친구'는 집에서 버섯을 키워 바로 따 먹는 자연산으로 싱싱하고 향과 식감이 좋다고 설명한다. "시중에 유통되는 느타리버섯에 비해 갓이 큰데 이 갓에 영양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요. 기존 농가에서는 유통 중 갓이 부스러지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갓을 작게 하는 대신 대를 길게 개량한 품종을 생산하며, 유통 중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 밀봉해 식감과 향이 다소 떨어집니다."
아내와 함께 친환경 재활용 상점 '아름다운 가게'에 근무하던 이 씨는 귀촌 후 할 수 있는 일을 물색하던 중 국외에서 커피 찌꺼기로 버섯 키우는 사례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사업화하게 됐다. 서울에 살며 주말농장을 해본 경험과 버섯 농가에서 받은 교육 등을 바탕으로, 지난해 4월부터 3개월간 버섯 종균 배양 실험을 추진했다. 그 결과 11월 시제품을 완성, 12월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버섯친구'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800g 9,0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버섯 재배 세트는 구입 후 1개월 이내 버섯이 나오고 패키지에 제공되는 스프레이로 물을 수시로 주기만 하면 된다. 외풍이 있고 20도 이하의 기후에서 버섯이 잘 자라며 아파트의 경우 베란다에서 키우기 적합하다.
버섯을 직접 손쉽게 키우고 자연산 버섯을 먹을 수 있으며 이러한 과정이 자연을 살리는 일이기도 해 '버섯친구'는 교육 기관을 중심으로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파급되고 있다. 요즘 원두커피 소비가 많아짐에 따라 카페나 일반 가정에서도 커피 찌꺼기를 이용한 버섯 재배 방법 문의도 잇따른다. 이에 꼬마농부 측은 D.I.Y. 교육도 계획 중이다.
꼬마농부 측은 버섯 배양 후의 커피 찌꺼기를 한 번 더 활용하는 폐배지 퇴비 상품화를 연구 중이며, 커피 찌꺼기 수거 매장 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가며 느타리버섯 외에 다른 과채류 재배 상품화도 계획 중이다. 꼬마농부의 계획이 착착 진행돼 더욱 더 나은 생태 환경을 기대해본다.

 

 

 

 

 

 

박지혜 기자 사진 황예함 기자 취재협조 ㈜꼬마농부 010-3028-5950 www.0farmers.com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주엽사거리점 031-913-8206 www.istarbuck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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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찌꺼기로 버섯을 키우면 지구가 건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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