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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지어진 집은 수명이 얼마나 돼요?"
"목구조는 난방비가 많이 들지 않나요?"
"겨울에는 외풍 때문에 춥진 않나요?"
베른하우스의 듀플렉스 홈*인'투가든 하우스Two Garden House'두 번째 오픈하우스 행사를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다. 조적구조의 집에 익숙한 풍토에 비추어보면 당연한 질문이다. 목구조에 대한 정보도 다른 구조에 비해 쉽게 접하기 힘들다.
집의 수명은 단순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부실 공사만 아니라면 목조 건축물은 구조적으로 백 년 정도는 문제없을 만큼의 수명을 보장한다. 하지만 급 · 배수시설, 냉 · 난방 혹은 전기 계통 설비의 경우 백 년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집을 설계할 때는 냉난방, 전기, 배관 등 문제가 생기기 쉬운 부분의 수리나 교체가 용이하도록 지어져야 한다. 공간의 구성과 배치도 집의 수명에 영향을 끼친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족구성원의 변화가 생겨 숫자가 늘기도 줄기도 하기 때문이다. 융통성 있는 공간구성을 기본으로 특수하거나 지나치게 눈에 띄는 것이 아닌 보편적이며 합리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공간 계획 말고도 중요한 조건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집의 모양이다. 유행에 치중해 지은 집의 수명은 길어봐야 10년이고, 10년 이상 건재한대도 그 집에 대한 평판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정말로 새로 지은 집에서 오래도록 살 생각이 있다면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보다는 다른 것에 시선을 맞추어야 한다.
어떤 재료를 선택하는지도 중요한 포인트다. 옛 사람들처럼 쌀겨를 넣은 주머니나 자투리 천으로 바닥과 기둥을 매일매일 윤이 나도록 닦는 것은 더 이상 힘들지 모른다. 간단한 손질만으로도 그 효과가 드러나는 소재로 지은 집은 사는 사람에게 편리함과 쾌적함을 선사하고, 또한 어딘가 모르게 예스러운 정취마저 풍긴다. 이런 감정이 쌓여 오래도록 그 집에서 살고 싶은 애정이 생겨나는 것 아닐까.
집을 건축할 때 이런 몇 가지 문제들을 조금만 고민해 본다면 좀 더 애정이 가고 오래 살 수있는 집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집의 수명은 건축물의 형태에 달려 있는 게 아니라 사는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을지 모른다.

 

 

 

 

 

편집자 주. 듀플렉스 홈Duplex Home; 두 가구의 한쪽 벽이 접한 형태의 주택. 일명 땅콩주택.

 

 

 

정기웅 님은 현 베른하우스 디자이너로 재직 중이며, 8년여의 프랑스 체류를 바탕으로 프로방스 주택의 한국적 재해석을 통한 주택 보급에 힘쓰고 있다. 파리 시립건축학교(ENSAA)를 졸업하고 파리국립건축학교(ENSA La Villette) 친환경 건축 석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파리 건축기사협회의 공식회원으로 Paris-Bagnolet 공동주택 외 다수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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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웅의 전원주택 스케치] 이 집은 수명이 얼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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