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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무는 뽕나무예요. 나뭇잎이 갈라진 모양이 서로 다른데 그 이유는 아래 잎에도 충분히 햇빛이 닿길 바라는 나무의 배려 때문이에요."
무섭게 내리치던 비는 온데간데없이 조금은 무덥게 느껴지는 날, 참새 소리가 어우러진 성북생태공원에서 숲 해설가이자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김민숙(45세)씨가 뽕나무 잎에 대해 설명 중이다. 갑자기 한 아이가 "선생님, 꼭 제 손바닥 같아요"하며 나뭇잎에 손을 갖다 대고 환하게 웃어 보인다.

 

아이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것이 목표
개운산 자락에 아담하게 자리 잡은 자연생태교실은 성북구에서 운영하는 생태체험관으로, 2009년 문을 연 북한산 생태교실에 이어 올 2월에 개장한 두 번째 체험관이다. 여기서 진행하는 모든 체험은 자체 인터넷 카페를 통해 일반인들의 자율적인 신청으로 이뤄지는데 체험의 종류가 다양해 인기가 높다. 각종 곤충들에 대해 알아보는 곤충교실부터 천연 제품 만들기, 나뭇잎 도감 만들기, 천연염색 등 아이가 직접 참여할 수 있어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김민숙 씨는"자연의 마음을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연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해 수업에서 사용하는 나뭇가지 하나도 허투루 꺾는 법이 없다. 그런 모습이 아이들 마음에 가 닿기라도 한 듯 매주 생태체험관에 출근 도장을 찍는 가린이(5세)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자신의 나뭇잎 도감에 자발적으로 은행 열매를 붙이고는 시종일관 엄마와 눈을 맞추며 방긋거린다.

 

 



 

 

수업 중에 늘 화기애애한 분위기만 연출되는 것은 아니다. 자연에 대해 사뭇 진지한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태도 때문인데 아이들은 자신의 나뭇잎 도감을 팔 안에 가두고 준비된 자료와 선생님의 설명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열성적인 수업 태도를 보여준다.
아이들 못지않게 학부모들의 관심도 높다. 그간 쉽게 알 수 없었던 나무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너 나 할 것 없이 "아∼"하는 탄성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것은 물론, 설명이 끝나자마자 나무의 이름을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보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지인의 소개로 체험에 참여하게 됐다는 은평구 안암동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신청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줄을 서야 될 지경"이라며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고 아이들이 이곳에 오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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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자연을 선물하는 숲 해설가 김민숙 씨는 "자연 그대로를 알아가는 것이 중요한데 어떤 성과물을 바라는 모습을 볼 때는 좀 안타깝기도 해요. 하지만 아이들에게 자연을 가르치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라며 "앞으로 더 많은 아이들이 체험관을 통해 자연을 알아갈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성북생태체험관에서 운영하는 각종 생태체험은 성북구민은 물론 서울 주민 누구든 신청할 수 있고 참가비는 1인당 천 원이다.

 

 

 

 

 

 

 

 

글·사진 황예함 기자 취재협조 성북생태체험관 02-920-2949 cafe.naver.com/sbgreensh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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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배우는 자연, 성북 생태체험관 “나뭇잎도감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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