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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독일 다름슈타트에서 출발해 전 세계 4만 동 이상 세워진 에너지 절약형 건축 패시브하우스를 기후와 주거문화가 전혀 다른 한국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 대안으로 제천 농어촌 표준 그린홈 테스트베드가 세워졌다. 우리나라의 풍토/기후/관습/주거문화/자재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에너지 성능과 지속 가능성, 한국인 정서에 맞는 건강성 등을 고려해 완성했다.

박지혜 기자 사진 황예함 기자 취재협조 및 테스트베드DB 세명대학교 건축공학과 이태구 교수 043-649-1324

 

 

 

유럽의 에너지 절약 건축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 조건에 맞춰 지은 집이라면 이번 여름처럼 35℃를 웃도는 한여름에 냉방을 가동하지 않고도 실내온도 25℃ 안팎을 유지하며 쾌적하게 지낼 수 있다. 패시브하우스는 기본적으로 단열과 기밀 성능을 높여 건물 내외부 공기(열) 이동을 최소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연환기를 한다면 우리나라 특유의 여름철 더운 공기는 물론 끈적끈적한 습기를 실내로 끌어들이는데 패시브하우스의 환기장치를 통한 강제환기는 이런 외부 공기의 영향을 덜 받도록 한다. 환기장치의 효율을 더욱 높이기 위해 더러 지열을 이용한다. 지상 온도에 비해 여름에는 낮고 겨울에는 높은 온도를 유지하는 지중 공기의 특징을 이용해 외부 기온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실내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일명 '농어촌 그린홈(에너지 절약 주택)'표준 개발을 위한 테스트베드Test Bed는 바로 이런 원리를 적용해 지었다. 충북 제천시 신월동에 세운 테스트베드를 방문한 8월 2일 외부온도(지붕 위)는 34℃, 실내 벽에 부착된 실내온도는 27℃를 가리킨다. 낮은 온도가 아님에도 실내에 들어서면 외기에 상대적으로 서늘한 느낌을 준다. 사람이 사용하지 않은 집이라 실내온도가 다소 높은 편이며 주기적으로 환기장치를 작동시키면 25℃ 정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건물은 지중 쿨튜브 시스템을 설치해 폐열회수 환기장치와 연동되도록 하고 한여름 20℃를 유지하는 지중 공기의 도움으로 실내온도가 높아지는 것을 막는다. 쿨튜브 시스템은 건물 외벽에 부착된 센서의 온도 감지를 통해 외기 5℃ 이하 20℃ 이상일 때 작동한다.
제천 테스트베드는 계속 모니터링 중으로 습도 50~60%, CO2 농도 200~300로 나타나 거주공간으로서 쾌적한 실내공기를 유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제천 테스트베드는 국내 표준 주택에 비해 난방에너지를 90% 이상 절약하는 건물이다. 유럽 패시브하우스 계획 도구인 PHPP를 이용한 에너지 분석 결과 연간 난방에너지 요구량 13㎾h/㎡, 1차에너지 요구량 110㎾h/㎡으로 패시브하우스 인증 조건을 충족한다(단, 기밀테스트 전임).

 

 

 

 



 

 

 

 

한국형 패시브하우스 농어촌 보급을 위한 첫 단추
건축면적 84.12㎡(25.44평), 다락 39.08㎡(11.82평)의 단층 제천 테스트베드는 패시브하우스 구현을 위해 어떤 점을 유념해 설계와 건축공사를 했는지 살펴보자.
세명대 이태구 교수는 "인건비 절약, 공기 단축, 한 번 시공으로 양단열 효과 등 경제성 확보에 유리한 네오폴 단열블록(380㎜)으로 벽체를 세웠으며 단열블록을 적용한 설계로 선형열교가 발생하는 부위에 대한 상세설계를 실시해 검토했다"며 "에너지 절감뿐 아니라 지속 가능성, 건강성을 고려한 건축물로 생태 재료를 최대한 적용했으며 주요 마감재로 천연 재료인 모노쿠시 컬러 모르타르와 황토 미장을 적용했다"고 설명한다.
남측면 최적의 열 획득을 위한 설계(PHPP를 통한 설계 검토)를 고려해 남측 창호 비율을 남측 벽의 40% 정도로 하고 주 사용 공간인 거실의 남향 배치와 장방형의 평면을 계획했다. 그리고 채광을 위한 북사면 창호를 최적화 설계했다.
배관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보일러실을 기준으로 욕실, 다용도실, 주방을 최적화해 조닝Zoning 계획하고 천장 고를 높인 거실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경량 목구조 경사지붕을 활용해 다락을 만들었다.

 

 



* 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PHPP를 통한 난방에너지 성능 검토
패시브하우스 계획 도구인 'PHPP 2007'은 기본적으로 독일의 표준 기후를
배경 데이터로 건물의 에너지 성능을 계산하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기후조건과 맞지 않아 PHPP에서 인정하는 기후 데이터 산출 프로그램인
'METEONORM 6.1'을 사용해 얻은 충주 지역의 기후 데이터를 적용했다.
PHPP 2007의 기후 데이터 취급 방법은 월간계산법(Monthly Method)과
연간계산법(Annual Method) 두 가지가 있다. 농어촌 표준 그린홈
테스트베드 설계 시에는 유럽 표준인 'DIN EN ISO 13790'의 월간계산법을
적용했다. 거주 인원 4명, 실내온도 20℃ 기준으로 설정했다. 건축물의
부피는 단열 외피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406㎥이고 TFA(Treated Floor Area)는
82.38㎡. 분석 결과 난방요구량은 대부분 겨울인 12월에서 2월 사이에 발생하고,
7~8월에는 열손실이 마이너스로 나타나 냉방부하가 발생.

 

 

이 교수는 "제천 테스트베드는 농어촌 표준 그린홈 모델로 여기에 적용한 재료와 기술을 그대로 그린홈 건축 시 적용할 수 있으며 경제성 분석을 통해 대체 재료와 방법으로 변경,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덧붙여 "에너지 절약 주택이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패시브하우스 수준의 건축에 업계는 표준 주택 대비 건축비 상승 20% 정도로 보고 있다. 모든 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건축주와 시공자가 떠안아야 하며 비용이 부담스러워 망설이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더 많다. 결국 비용 부담이 에너지 절약 주택 보급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셈인데 이런 현실은 2017년부터 신축 건축물을 패시브하우스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정부 선언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이 교수는 에너지 절약 주택의 공사비 70%를 융자 지원하는 독일을 예로 들며 국민주택기금에서 지원, 취득세와 등록세 50% 수준으로 감면, 자재 수급의 원활화 등이 에너지 절약 주택 보급의 활성화를 위한 지원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언급한다. 이에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강조한다.
또한 그는 "현재 분양 위주의 주택 시장은 수요자와 건물 성능 및 유지관리에 초점을 맞추도록 변화해야 한다"며 "지자체는 정부 지원을 받는 농어촌주택 대규모 개량 사업에도 정부의 녹색정책 방향과 상관없이 에너지 절약 주택을 꺼린다. 가령 평당 300만 원에 지을 수 있는데 500만 원에 지을 필요성을 못 느끼는데 농촌이라는 지역 특징으로 큰 기대효과가 없으며 혜택이 없기 때문"이라고 언급한다. 자재 생산 및 공급에도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패시브하우스 구현을 위한 창호 제품은 국내산은 성능을 충족시키기 어려워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기밀테이프도 마찬가지로 패시브하우스 건축에 수입 자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자재의 국산화 및 대량 공급 여건이 마련돼 자재 가격만 하락해도 패시브하우스에 드는 건축비 상승을 20%에서 5%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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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브하우스] 난방에너지 90% 절감하는 농어촌 표준 그린홈, 1.3리터 패시브하우스* 성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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