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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 전 런던 남동쪽 주택가 브롬리로 이사 온 Freda 씨가 오랫동안 꿈꿔 온 정원 가꾸기를 시작한 것은 8년 전이다. 그 후 한이라도 풀 듯 디자인부터 가든 관련 모든 일을 스스로 처리하며 열정을 아낌없이 쏟아 부었다. 정원은 마치 그녀의 노고에 보답이라도 하듯 여러 단체를 통해 아름다운 후정으로 선정돼 많은 이의 발걸음을 움직이게 하고 있다.

글 · 사진 서상신 영국통신원 seobbio@naver.com 자료참고 Freda's Garden www.fredasgarden.co.uk

 

 

 

예쁘지 않은 구석이 없는 내 자식처럼 정원사에게 가든이란 자식과 같이 사랑스러운 존재다. 정원취재의뢰에 답하는 그들의 태도에서 이를 볼 수 있다. '어디 볼만한 것이 없을 텐데'에서 부터 '사진에 담을 것이 못 된다'며 난색을 하지만 과한 칭찬을 받은 사람처럼 대답에서 웃음이 묻어난다. 남 보기에 어떠한지 모르지만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서일 것이다. 정원에 대한 애정으로 웹페이지까지 개설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Freda Davis 씨 역시 가든을 소개하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가든을 가꾸기 시작한 지는 10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완성도와 구성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세 공간에 숨은 매력
그녀가 이곳, Bromley에 살기 시작한 것은 32년 전으로 당시 집 주변에는 조그만 정원하나 없는 무성한 숲뿐이었다. 그곳에 있던 쓰레기를 치우는 데만 32개의 큰 컨테이너가 필요했을 정도였는데 정원 조성에 무엇보다 큰 문제는 토질이었다. 돌처럼 강한 토양에는 식물을 심기 어렵기에 질이 좋은 흙을 채우고 다졌다. 그 후 그녀는 서둘러 가든을 위한 스케치를 시작했다. 각 구역이 어떻게 보일지 여러 번의 스케치를 거듭했고 그에 따라 바닥을 포장했다. 주택의 뒤와 좌측에 걸쳐 위치한 가든은 세 공간으로 나뉜다.

 

 



 

 

비밀스러운 첫 번째 화원
첫 번째 공간은 주택 현관 복도와 연결되는 온실과 주변 공간이다. 정원으로 가는 통로이기도 한 온실은 어두운 실내와 비교되는 환한 빛으로 가득하다. 잔디와 바위 정원 그리고 시크릿 가든으로 구성돼있다. 단정하게 정돈된 잔디와 곳곳에 놓인 주인 내외가 생일이나 기념일 때 선물 받은 것들로 하나하나 추억이 깃든 소품들은 온실에서 바라볼 때 여유로운 풍경을 만든다. 포인트는 시크릿 가든이다.
자칫 지나칠 수도 있는 모퉁이에 Freda 씨는 시크릿 가든을 만들었는데 무성한 풀 속에 고독하게 앉아 있는 헤라클래스 동상을 따 헤라클래스 가든이라고도 부른다. 더욱 가까이 보고자 문을 열어보려고 했으나 잠겨 있어 까닭을 물으니 "비밀스러운 곳이니까요.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그런 장소 말이지요"라고 말한다.

 

 









 

 

새소리 물소리 가득한 세 번째 정원
세 번째 정원은 Freda 씨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그녀는 정오경에 가든을 방문한 기자에게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후에 해가 드는 곳이기에 오전에는 그 빛을 발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다소 어두운 편이었으나 가장 선호하는 이유가 있다. 중심에 긴 원형의 식물 컬렉션이 있는데 중심에 위치한 큰 바위로 흐르는 물에 종종 새들이 날아와 휴식을 취하고 바위는 알록달록 물든 꽃들과 낮은 풀 울타리로 감싸 하나의 큰 덩어리를 이룬다. 오전에 빛이 들지 않아 일조량이 적은 이곳에는 그늘에서 잘 자라는 식물을 심었다. 마지막 공간에는 바위 정원 뒤로 마련한 또 하나의 시크릿 가든인 아치형 철문과 화문으로 공간을 구획했다. 문과 마주 놓인 벤치는 붉은 조명과 함께 색다른 사색의 공간이 된다.

 

 



 

 

정원 가꾸기로 사회 활동까지
전체적인 콘셉트에 대해 Freda 씨는 빅토리안 스타일을 따랐다고 설명했다. 이는 주택 역사와 관계가 깊다. 1886년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건축한 주택에 맞게 정원을 조성한 것이다. 올해 들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자 여러 가지 시도를 한 결과 이탈리아풍을 가미했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가든을 여성 혼자의 힘으로 일구었다는 점이다. 그녀는 정원 만드는 즐거움에 대해 "나는 변화시키는 것을 좋아하기에 가든 꾸미는 일이 좋아요. 그 변화를 내가 만들 수 있다는 점 때문이죠"라고 말했다.
하나의 가든을 완성해 가면서 그녀는 창조하는 즐거움 이상 무언가를 얻게 됐다. 7년 전 아름다운 가든을 선정하는 대회에 참가했을 때 심사위원 중 한 사람이 그녀에게 가든을 자선단체에 오픈할 것을 권유했고 이를 받아들인 그녀는 해마다 티, 핼러윈, 크리스마스 파티 등 각종 행사를 가든에서 주최하고 엽서와 열쇠고리 등을 판매한 수익금(지금까지 50,000파운드 이상)을 NSPCC(the National Society for the Prevention of Cruelty to Children)을 비롯한 자선 단체에 기부했다. 뿐만 아니라 London Garden Society에서는 후정 부분에서 강력한 추천을 받기도 했고 2010년에는 Kent Life가 주관하는 올해의 가든(Garden of the year)에서 Runner Up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매해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기에 늘 현재 진행형인 그녀는 현재 또 하나의 가든 대회를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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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가꾸는 즐거움 브롬리Bromley Freda’s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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