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등 건축물의 외피外皮(Envelope)란 거실 또는 거실 외부 공간을 둘러싼 벽, 지붕, 바닥, 창과 문 등 외기에 직접 면하는 부위다. 거실은〈건축법〉에서 건축물 안에서 거주(단위 세대 내 욕실, 화장실, 현관 포함), 집무, 작업, 집회, 오락, 기타 이와 유사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방을 일컬으며,〈건축물에너지절약설계기준〉에선 거실이 아닌 냉방 또는 난방 공간도 포함한다. 외피는 전원주택의 실외와 실내 환경을 분리하는 층이고, 기후 변화로부터 실내를 보호하는 층이며, 실내의 열, 공기, 습기 흐름을 조절하는 층이다. 이정현 듀폰코리아㈜ 건축산업소재사업부 부장은 외피 설계의 4대 요소로 ▲지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구조적 완벽성'▲열전달을 최소화하기 위한 '온도 제어'▲결로를 최소화하기 위한 '습기 제어'▲열전달과 결로를 최소화하기 위한 '공기 제어'를 꼽는다. 외피는 에너지(열, 소리, 빛 등)와 유체(공기, 습기 등)의 흐름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이 가운데 열, 공기, 습기는 전원주택의 생애 주기(Life Cycle)는 물론 무엇보다 거주자의 쾌적성과 건강성을 좌우하기에 반드시 제어해야 할 요소다. 그러면 열, 공기, 습기의 흐름은 전원주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이를 제어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 본 기사는 듀폰코리아㈜에서 2012년 11월 7일 개최한 '기밀과 결로 방지를 통한 에너지 고효율 건축 솔루션'세미나를 기초로 했음을 밝힌다.
글 윤홍로 기자
'열熱' 전달의 주범-전도, 대류
전도란 물질의 이동 없이 고온의 분자에서 저온의 분자로 열전달이 이뤄지는 것이다. 전도는 열전도 저항성(Thermal Resistance: R-value)이 높은 단열재로 차단한다. 주택의 외피 자재, 치장재, 마감재는 대부분 열전도 저항성이 낮기에 별도의 단열재가 필요하다. 정지 상태의 공기는 열전도 저항성이 매우 우수한 재료다. 공기를 이용한 단열재가 바로 섬유상 다공질로 공기를 포집하는 파이버Fiber다. 폴리에틸렌, 폴리스티렌 등은 물질 그 자체가 단열재는 아니다.
발포(Form) 공정을 통해 정지 상태의 공기층을 지녀야만 비로소 발포성 폴리에틸렌, 발포성 폴리스티렌 등의 이름을 단 단열재로 탄생한다. ※ 단열재로 잘 알려진 스티로폼은 상품명이며 원명은 발포성 폴리스티렌(EPS: Expandable Polystyrene) 수지다.
대류란 유체(기체, 액체)의 흐름에 의한 열전달로, 뜨거운 기체는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기체는 아래로 내려오면서 열전달이 이뤄진다. 대류는 기밀로 차단하는데 재료나 시공의 정확성에 의존하기에 제어하기 어렵다. 한국패시브건축협회에서도 기밀은 패시브 건축물에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인자 중 하나라고 한다. "독일PHI(passiv.de)에서 기준으로 삼는 패시브하우스의 기밀 조건은 '50㎩ ≤ 0.6회/h'다. 50㎩(파스칼)이란 주택 내·외부 공기의 압력 차이를 뜻하며 여름철 태풍 초기 바람의 세기인 풍속 8~9m/s에 해당한다. 즉, 평상시보다 상당히 강한 압력이 외부에 걸릴 때 주택 내부로 들어오는 틈새 바람의 양이 시간당 실내체적의 0.6회정도 만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현실에 비춰 볼 때 상당히 강한 기밀을 요구한다." 복사란 고온의 물체 표면에서 저온의 물체 표면을 통한 열전달이다. 재료 표면의 특성에 따라 복사율은 다르며 저방사성 표면을 가진 물질로 차단한다.
전원주택에서 열전달은 전도(약 55%), 대류(약 40%), 복사(약 5%) 순으로 일어난다. 따라서 열전달의 약 95%를 차지하는 전도와 대류만 잡으면 에너지 고효율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다. 보온병은 단열이 가장 완벽한 형태다. 안팎 두 개의 층으로 이뤄진 진공 상태로, 그 사이에선 전도와 대류는 이뤄지지 않으며 복사에 의한 열전달을 최소화하기 위해 글라스 표면에 저방사성 알루미늄으로 코팅한다. 흔히 말하는 로-이Low-E 유리가 바로 표면에 저방사성 처리를 한 제품이다. 즉, 전원주택을 보온병 형태로 만들어 창과 문을 내고 전열 교환기를 갖추면 '패시브하우스'가 되고, 여기에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도입해 전기를 자체생산하면 '에너지 플러스 하우스'가 된다.
'공기空氣' 흐름의 주범-침기, 누기
공기의 흐름엔 외부 공기가 실내로 들어오는 '침기浸氣'와 실내 공기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누기漏氣'가 있다. 전원주택에서 침기와 누기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바닥, 벽체, 천장이다. 침기와 누기는 내·외부의 압력차에 의해 발생하며 이동하는 통로는 다공질, 틈, 갈라짐(Crack) 등 이다.
침기와 누기는 열 손실을 포함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기에 세밀한 기밀 시공으로 차단해야 한다. 공기의 흐름에 의한 열 손실 메커니즘은 침기·누기 발생 ⇒ 외력에 의한 대류 ⇒ 자연 대류 ⇒ 단열재 내부 공기 흐름 ⇒ 단열재 주변 틈을 통한 공기흐름이다.
단열재 내부에서 어떻게 공기의 흐름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래프>는 '단열재 열전도 저항값에 미치는 공기 흐름의 영향'이다. 가로축은 단열재의 열전도 저항값이고 세로축은 풍속이며, ①은 방풍용 하우스 랩House Wrap과 함께 설치한 단열재고②는 방풍용 하우스 랩 없이 설치한 단열재다. ①과 ②의 열전도 저항값의 저하를 보면, 그 차이가 상당하다. 풍속이 14mph일 때 열전도 저항값이 ①은 10% 정도, ②는 70% 정도 떨어진다. 즉, 방풍용 하우스 랩의 설치 여부에 따라 단열재의 열전도 저항값은 최대 60% 정도 차이가 난다. 따라서 전원주택에서 공기의 흐름을 막으려면,〈 그림〉 '하우스랩 시공위치'와 같이 반드시 단열재와 함께 방풍용 하우스랩을 시공해야 한다. ※ mph(miles per hour): 속도의 단위. 한 시간 동안 움직인 거리를 마일 단위로 표시한 것.
'습기濕氣' 흐름의 주범-확산, 대류
습기는 확산과 공기의 흐름(대류)으로 이동한다. 확산은 틈새를 통해 밀도(농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분자 운동이다. 확산보다 더 무서운 것이 결로를 일으키는 대류다. 모든 공기는 습기를 품고 있기에 침기와 누기로 말미암아 공기가 흐를 때 습기도 함께 이동한다. 결국, 내·외부 온도 차로 발생한 결로는 단열재를 적셔 열전도 저항값을 떨어뜨려 열 손실을 일으킨다. 이 때 두꺼운 단열재일수록 열전도 저항값은 더 떨어진다. 실험자료를 보면 두께 125㎜ 단열재는 60% 이상 열전도 저항값을 잃는데, 그 이유는 단열재 속 공기가 물로 치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축물에서 습기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습기와 물의 관계는 매우 밀접하며 전원주택에서 발생하는 물 대부분의 문제는 빗물에 의한다. 빗물은 중력, 모세관 현상, 바람, 압력차에 의해 침투한다. 빗물이 외장재만 적시면 큰 문제가 안 되지만, 단열재를 적시면 열전도 저항값을 떨어뜨려 열 손실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구조재에도 치명적이다. 따라서 외부의 빗물과 습기가 단열재 속으로 스며들지 않도록 방수·방습용 하우스 랩을 시공해야 한다. 이상적인 전원주택 외피 구조는 단열재 안쪽에 기밀·방습용 하우스 랩을 설치하고 바깥쪽에 투습·방수용 하우스 랩을 설치해 습기를 제어하는 것이다.
기밀·방습용 하우스 랩은 수증기압이 높은 부위에 설치한다. 난방하는 추운 지역은 실외보다 실내가 수증기압(습기)이 높기에 습기가 안에서 밖으로 흐른다. 이러한 지역에선 기밀·방습용 하우스 랩을 외피 안쪽에 설치해 단열재를 보호한다. 반대로 냉방하는 더운 지역은 실내보다 실외가 수증기압이 높기에 기밀·방습용 하우스 랩을 외피바깥쪽에 설치해 단열재를 보호한다.
사시사철 난방만 하거나 냉방만 하면 문제없는데 우리나라는 여름과 겨울이 확연하기에 방습(겨울)과 투습(여름) 기능을 모두 갖춘 하우스 랩이 필요하다. 바로 내력벽 안쪽에서 물과 공기는 막으면서 습기를 배출하는 가변형투습·방습지인 듀폰DuPont™의 'AirGuardⓇ Smart'다.
AirGuardⓇ Smart는 상대 습도에 따라 투습 저항(Sd)값이 변하면서 투습과 방습 기능을 발휘한다. 상대 습도가 낮은 겨울엔 높은 투습 저항값을 유지해 내부의 습기가 단열재 쪽으로 진행하는 것을 차단해 결로를 방지하고, 상대 습도가 높은 여름엔 낮은 투습 저항값을 유지해 외부의 습기가 단열재에 머물지 않고 내부로 진행하도록 함으로써 역결로를 방지한다. 투습 저항값의 범위가 전 세계 동종 제품 중 매우 넓고 인장 강도, 인열 강도 등 내구성도 강해 시공 중 기능층 손상을 방지한다. ※ 투습 저항(Sd)값: 투습 저항을 공기층 두께로 환산한 값이며, 높을수록 습기의 투과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