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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로우 에너지 하우스Low Energy House,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 에너지 플러스 하우스Energy Plus House 등 에너지 고효율 주택이 화두다.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이들 용어는 건축 분야에선 유행어처럼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린다. 에너지 고효율 주택은 단열, 기밀, 환기 세 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값비싼 에너지원으로 데운 실내 온기가 외부로 새지 않게 잡으려면 단열이 필요하고, 아무리 단열을 잘하더라도 바늘구멍이 생기기 마련이며 그곳으로 황소바람인 침기浸氣와 누기漏氣가 드나들기에 기밀이 필요하고, 기밀을 잘하면 공기의 질이 나빠지기에 환기(전열 교환기)가 필요하다. 한편, 에너지고효율주택에서 간과해선 안될 것이 있다. '에너지고효율= 돈또는 CO2 절감'도 중요하지만, 이는 거주자의 쾌적성과 건강성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윤홍로 기자

 

 

 

단열이란 열이 흐르는 물체의 열전도 저항을 크게 해 열의 흐름을 적게 하는 것이며, 전원주택 등 건축물에서 단열이란 외벽, 지붕, 바닥 등 외피의 열관류율은 작게 하는 것이다. 고단열을 위해 외피의 두께를 두껍게 하면 연관류율은 작아지지만 설계상, 비용상 제약이 따른다. 열관류율이 작은 단열재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다(102쪽 단열재 종류 참조).
단열이 필요한 이유는 ▲건강과 위생 측면에선 쾌적한 실내 환경 조성이고 ▲에너지 절약 측면에선 열 손실 방지이고 ▲설비 측면에선 유체의 동결 방지 등이다. 이를 위한 단열 공법은 단열재를 벽체의 어느 부위에 설치하느냐에 따라 내단열, 중단열, 외단열로 구분한다. 전문가들은 "실 · 내외 온도가 일정한 정상 열류 상태에선 단열재의 위치와 관계없이 성능은 같지만, 내외 온도가 수시로 변하는 실제 상황에선 구조체의 축열 성능 등에 의해 단열재를 어디에 시공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고 한다.

 

 







 

 

내단열 공법: 단열재를 외피 안쪽에 설치해 집성 보드 또는 집성 보드와 석고보드로 마감하는 방법으로 시공이 간편하며 공사비가 저렴하다. 반면 기둥, 보, 슬래브 끝 부분 등에 단열이 끊기는 부위가 생기고, 내부결로가 발생하기 쉬워 결로방지보완공사가 필요하다.
중단열 공법: 벽돌과 벽돌 사이에 스톤 울, 글라스 울, 발포 폴리스티렌 등을 설치하거나 폴리우레아 폼 등을 충진하고, 실내 측에 시멘트 모르타르나 집성 보드로 마감한다. 시공비가 저렴하지만 기둥, 보, 슬래브 끝 부분과 단열재 이음부에 단열이 끊기는 부위가 생기고, 외부로 열손실이 많으며, 내부에 결로가 발생할 수 있다.
외단열 공법: 단열재를 벽체 바깥쪽에 설치해 벽과 바닥, 벽과 벽, 벽과 천장 또는 슬래브의 접합부 등 단열재가 끊기는 부위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외부로 열 손실을 줄이며 내부 결로와 표면 결로 방지에 유리하다. 외단열은 보통 구조체, 단열재, 보강 메쉬Mesh, 마감재로 구성한다. 단열재와 구조체는 습식의 경우 시멘트 또는 아크릴계 접착제로, 건식의 경우 긴결재 등을 이용해 기계적으로 고정한다.

 

열전도 부위 차단| 벽, 바닥, 지붕 등 외피에 불연속 단열 부위가 생기면 열적으로 매우 취약하다. 열이 고온 부분에서 저온 부분으로 물체를 따라 이동하는 열전도 부위다. 열전도 현상을 잡으려면 무엇보다 고밀도 단열재를 사용해 시공에 철저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벽체 모서리 부분, 외벽과 내벽 접합부, 벽체와 바닥 접합부, 벽체와 천장 접합부 등은 벽체와 달리 2차원 또는 3차원 열류가 발생해 실내표면온도분포는 특별한 형태를 띤다"면서, " 이 부분은 동절기 온도강하로 결로가 발생하는 부위이므로 빈틈없이 단열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창호 프레임 단열 시공| 창호에서 중요한 것이 유리가 갖는 햇빛 투과율인 g값이다. 패시브하우스는 g값이 0.5 이상이어야 하지만, 기존 고효율 에너지 주택에 사용해 온 창호는 0.5g에서 0.3g 사이이거나 0.3g 이하가 대부분이다. 물론 창호 선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창호 프레임시공이다. 창호 프레임을 단열재로 감싸고 기밀 테이프로 마감하면 창호를 통한 열 손실 10%를 줄여 단열성능을 높일 수 있다.

 

웜 루프Warm Roof 적용| 경량 목구조 지붕에서 대개 2″×8″또는 2″×10″장선을 사용하지만, 이것만으론 열관류율 값을 확보하기 어렵다. 패시브하우스에서 2″×12″에 2″×6″장선을 더 얹어 전체적으로 두께를 45㎝ 정도로 만드는 이유다. 여기에 글라스 울 단열재로 시공하면 열관류율 값은 0.8W/㎡K(패시브하우스 지붕 열관류율 0.11W/㎡K)정도 나온다. 고용규 삼진에너홈㈜ 대표는 "일반 주택도 패시브하우스와 마찬가지로 벽체보다 지붕 단열을 보강하는 것이 투자대비 에너지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이다"면서, "콜드루프보다 웜루프가 지붕단열에 효과적이며, 저밀도 글라스 울 단열재는 반듯하고 촘촘하게 시공하기 어려우므로 고밀도 글라스 울 단열재가 유리하다"고 권한다.

 

 

불편한 진실 하나 - 하이브리드 인슐레이션 월
경량 목구조나 스틸하우스는 일반적으로 샛기둥(Stud) 사이에 무기질 단열재인 글라스 울을 채운 후 바깥쪽에 O.S.B, 방습 · 방수 · 방풍용 하우스 랩House Wrap, 마감재 순으로 시공한다. 그런데 요즘 단열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바깥쪽에 별도로 유기질 EPS, XPS, 우레탄 보드 등으로 외단열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일명 무기질과 유기질 단열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인슐레이션 월Hybrid Insulation Wall이다. 이러한 공법은 습기가 글라스 울(투습층)을 통과한 후 투습 저항성이 높은 EPS, XPS, 우레탄 보드 등을 만나면, 그 사이에서 결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나라에선 이러한 공법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현재 드레인에이지 매트Drainage Mat, 메탈 라스Metal Lath, 각상 목재 등으로 무기질 단열재와 유기질 단열재 사이에 공기층을 만들어 습기를 배출하는 공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시공 방식은 공기工期가 늘어나고 자재비와 인건비도 많이 든다. 일례로 60평형 주택에 각상을 사용하면 200만 원 정도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또한, 외단열재내측에 공기층을 두면, 그곳으로 찬 공기가흐르기에(대류현상) 열 손실이 발생한다. 한겨울 오리털 파커 안쪽으로 찬 공기가 들어와 체온을 빼앗는 것과 같은 이치다. 즉, 외단열은 훌륭한 단열시스템임에도 공기층으로 말미암아 효과를 반감시키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인슐레이션 월 공법의 문제점을 해결한 것이 듀폰DuPont™의'TyvekⓇ DrainWrapⓇ'이다. O.S.B 위에 기존 하우스 랩 대신 독특한 수직 주름을 가진 TyvekⓇ DrainWrapⓇ으로 시공하면 O.S.B와 외단열재 간 공기층을 최소화해 대류에 의한 열 손실을 거의 막고, 습기와 결로수를 배출해 구조재를 보호하고, 각상이 필요 없어 총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다. 시공은 TyvekⓇ DrainWrapⓇ의 주름이 수직 방향이 되도록 펼치고, 수평 오버 랩은 최소 100㎜, 수직 오버 랩은 최소 150㎜를 유지하며, 양면테이프로 오버 랩 부위 안팎을 밀봉한다. 그리고 TyvekⓇ DrainWrapⓇ 위에 외단열재전용 화스너를 사용해 고정하면 된다.

 

 

불편한 진실 둘 - 태커로 시공한 하우스 랩
기밀에 문제가 생기면 외부에서 들어오는 침기浸氣와 내부에서 빠져나가는 누기漏氣에 의해 습기가 구조체 내부로 침투한다. 예를 들어 실내 온도가 20℃이고 습도가 50%이며 실외 온도가 0℃이고 습도가 80%일 때 1㎜의 틈이 발생하면, 그곳으로 하루 360g의 습기가 빠져나가면서 문제를 일으킨다. 바로 대류에 의한 습기의 이동이다.4인 가족이 하루에 호흡만으로도 물 16리터를 만들어낸다. 그 16리터의 물은 어디로 갈까. 대류를 포함한 여러 가지 요소에 의해 모두 단열재 속으로 스며든다. 그 만큼 외피의 실내면 기밀시공은 매우 중요하다.
1㎜ 틈새로 하루 360g의 습기가 빠져나감에도 일부 현장에서 방습용 하우스 랩을 시공할 때 태커Tacker를 사용하곤 한다. 태커 구멍이 1㎜는 안 되더라도 그 구멍이 한두 개가 아니기에 그렇게 시공한 방습용 하우 랩은 의미가 없어진다. 따라서 양면테이프로 방습용 하우스 랩의 오버 랩 부위 안팎을 밀봉하고 태커가 아닌 버팀목으로 고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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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 건축물인 피라미드는 에너지 낭비는 없지만 환기(환경)는 나쁘다. 반면, 개방 건축물인 한옥은 환기는 좋지만 에너지 손실이 크다. 이들 과거 건축물은 에너지와 환경이 양립할 수 없다. 하지만 현대 건축물은 에너지와 환경을 양립하게 한다. 외피를 폐쇄하는 기밀 기술과 환기(전열 교환기) 기술의 접목 때문이다. 에너지 소모량을 줄이기 위해 고단열과 고기밀로 외피를 폐쇄하되, 전열 교환기로 그 안에서 습기, 열기, 공기로 말미암아 곰팡이가 슬고 구조체가 썩지않게 한다."
이진오 위더스측정시스템㈜ 대표가 11월 7일 열린 듀폰 신제품 론칭 세미나에서'기밀 시공과 측정'이란 주제로 발표한 내용 중 일부다. 에너지 고효율 주택 하면, 에너지(=돈) 절감을 먼저 떠올리는데, 그보단 거주자의 쾌적성과 건강성이 우선이다. 돈은 잃으면 벌면 되지만, 건강은 잃으면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일부 현장에서 고단열을 위해 인증받지 않은 화재에 취약한 유기질 단열재를 외단열이 아닌 내단열 재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안전성을 등한시한 채 살림집이 아닌 죽임집을 짓는다면 에너지 절감, 쾌적성, 환경성이 무슨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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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열, 기밀, 결로 방지 프로젝트 ⑤] 쾌적성, 건강성의 바로미터 단열 - 바늘구멍 막아야 황소바람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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