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편집자문위원 칼럼

“자연으로의 회귀는 우리의 삶을 성찰하는 유일한 기회”

미국 국민들 사이에 존경받고 있는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대부분 작품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상적인 자연의 모습들을 그리고 있다. 눈, 황혼의 낙조, 새, 나무, 오솔길, 바람, 파도, 별들은 그가 즐겨 그리는 자연의 조각들이다. 그를 흔히 ‘자연의 시인’ 혹은 ‘농부 시인’이라 부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그저 평범한 자연의 모습들에서 자연의 미묘하고 신비스런 아름다움, 자연과의 진실, 인간의 자연과의 일치, 양자 사이에 미묘한 교감 그리고 자연 속에서 일하는 인간의 흐뭇함과 즐거움 등이 그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들이다.
그의 시는 인간과 자연의 교감, 자연 세계에서의 인간의 위치에 깊은 관심을 보였으며, 그 교감에 의해 인간과 자연의 독립, 그러면서도 동시에 각각의 것들이 상호 보완적인 실체임을 보여주었다. 특히 ‘눈 내리는 밤 숲가에 서서’라는 시를 통해 자연과의 교감에서 파악되는 인간의 본능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렇듯 프로스트 전원시의 자양분이 돼준 것은 그가 일생을 보낸 미국 메사추세츠, 뉴햄프셔 등 뉴잉글랜드의 아름다운 전원일 것이다.

프로스트와 비슷한 경우로 영국의 대표적 자연시인 윌리암 워즈워드도 아름다운 경치로 이름난 영국 호수지방에서 태어나서 평생을 그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살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사람과 꽃과 새와 무지개와 그 모든 허다한 인간사를 노래부르다가 다시 유구한 자연 속으로 묵묵히 돌아갔다.

섬진강 시인으로 잘 알려진 김용택 시인도 섬진강가에서 나고 자라 섬진강 곁에만 있기를 고집 하는 시인이었다. ‘나는 떠나지 못한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향해 고향을 지켜야한다고 말할 수도 없다’고 시인은 말했다. 그의 시중 ‘아름다운집 그 집’에서 ‘아버님이 지으셨고, 동네사람들이 도우고 형제들이 살았고, 그 집을 지은 아버지는 그 집 큰 방에서 숨을 거두고, 아름다운 작은 집, 그 흙집에서 나는 지금 산다’고 하였다.

이렇듯 시인들은 지배하지 않고 정복하지 않고 또 소유하지 않고 오히려 바라보는 것, 수락하는 것, 주는 것, 읽는 것, 가질 수 없음을 즐거워하는 것들을 즐거워하고 있다.

이들 시인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이다. 이들이 자연의 웅장함과 단절된 도심 한복판에서 나고 자랐다면 아마도 대자연의 섭리에는 좀 더 가까이 가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인간 본능을 자극하는 자연과의 교감에 대한 명작들도 남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최근 들어 전원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모든 문화적인 혜택을 뒤로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전원에 대한 동경을 끊임없이 갈구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그곳이 우리 마음 속 깊은 곳에 잠재된 고향이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 속에서만이 우리의 삶을 성찰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우리는 알고 있는 것이다.

■ 송윤근 (토지평가사·공인감정사)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자연으로의 회귀는 우리의 삶을 성찰하는 유일한 기회”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