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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문답으로 풀어보는 패시브하우스 설계

이 글은 패시브하우스를 구상하는 건축주를 위해 가급적 쉽게 서술했다. 최근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는 몇몇 패시브하우스에 대한 오해와 오류를 바로잡는 내용에 초점을 맞췄다. ‘패시브하우스란 무엇인가?’라는 글은 이제 더는 우리나라에선 유효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패시브하우스의 ‘정의’, ‘요소 기술’, ‘조건’ 등에 관한 내용은 건너뛰고, 실질적 내용을 설명하고자 노력했다. 패시브하우스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공법을 사용한 건축물이 아니고, 오히려 기존 건축물에서 제기해 온 각종 온도 차로 말미암은 하자와 에너지 손실 그리고 나쁜 실내 공기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결정체다. 모쪼록 이 글을 패시브하우스를 떠나 더 나은 주거 환경을 갈망하는 건축주를 위한 내용으로 이해해 줬으면 한다.

내단열 vs 외단열 | 구조체를 중심으로 단열재의 위치에 따라 내·외단열로 구분한다. 내단열은 현재 우리나라 공동주택에서 주로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저렴한 공사비를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겨울철 실내 습도가 높은 주거 시설에서 내단열은 결로와 곰팡이가 발생할 위험성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 공동주택은 건설사들이 다년간 자체 보유한 노하우를 십분 활용해 그 위험성을 많이 줄였다. 그러나 이 방법을 단독주택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이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여러 채를 동시에 짓는 공동주택은 표준화된 공법으로 다량 시공하기에 까다로운 시공 방법도 비교적 저렴한 공사비로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한 집 한 집 짓는 단독주택에 공동주택의 시공 방법을 적용하려 한다면, 현재의 가격에 제대로 시공하는 시공사를 찾기란 불가능하다. 단독주택에 외단열을 권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제는 식상한 그림이지만, 이를 통해 왜 내단열이 결로와 곰팡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지 알 수 있다. 옆의 <그림1>처럼 내단열은 구조체의 실내 측 온도가 영하까지 내려가 단열재를 통과한 습기가 구조체를 만나면 결로를 유발한다.

 

외단열재로 열 반사 단열재 사용은 | ㈔한국패시브건축협회 홈페이지(www.phiko.kr)를 보면 ‘열 반사 단열재’에 관한 많은 양의 글이 있으므로, 여기에선 기술적인 부분에 관한 설명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서 생략한다. 다만, 조금 정성적인 접근이지만 열 반사 단열재 회사에서 얘기하듯 5㎜ 두께 열 반사 단열재에서 80㎜ 단열재 성능이 나온다고 한다면, 아마도 전 세계 단열재 시장은 이미 오래전에 열 반사 단열재가 석권했을 것이다. 특히, 합리성을 추구하는 독일 등 유럽 시장에서 거의 같은 가격으로 두께를 1/10 이상 감소시키는 단열재가 있음에도,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상식에 맞지 않는다.
※유럽의 열 반사 단열재 시장 점유율은 거의 0%에 가까워 통계치조차 잡히지 않는다. 그러므로 외단열재로 열 반사 단열재의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특히, 습기가 투과돼야 하는 목구조와 같은 경량 건식 공법엔 구조체 손상 등 치명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내단열재로 적합한 단열재는 | 옆의 <사진1>처럼 내단열로 시공할 때 실내의 습기가 단열재를 통과해 구조체와 만나게 하면 안 된다. 마찬가지로 투습이 되는 단열재를 내단열재로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흔히 스티로폼이라 부르는 비드법 단열재 역시 적게나마 투습이 되는 소재이다. 불가피하게 내단열을 할 경우 압출법 보온판처럼 투습이 거의 되지 않는 단열재를 권장한다.

실크벽지를 사용하면 방습에 유리한가 | 실크벽지의 올바른 표현은 ‘PVC 벽지’이다. 소재 특성상 투습이 되지 않는다. 그러면 이를 방습제로 보아도 무방한가 하면 그렇지 않다. 방습이 되는 소재와 방습을 목적으로 시공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수증기는 그 특성상 확산하는 성질이 있다. 즉, 아주 작은 틈새로도 많은 양의 수증기가 쉽게 빠져나간다. 그러므로 PVC 벽지는 비록 방습이 될지 몰라도 방습층을 제대로 형성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
벽지 뒷면에 생기는 곰팡이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에 부작용이 더 많다. 실내에서 곰팡이내가 난 후 PVC 벽지를 뜯어보면, 이미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곰팡이를 확인할 수 있다. 비록 오염이 적고, 아름다운 색상을 구현하는 장점이 있지만, 내단열을 적용한 주택에 PVC 벽지는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 패시브하우스는 기본적으로 외단열을 사용하기에 결로나 곰팡이로부터 자유롭지만, 실내 마감은 친환경 페인트 또는 합지 벽지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경량 목구조와 경량 철골조의 단열재 선택 | 경량 구조는 스터드Stud라는 샛기둥 사이에 단열재를 채워 넣는 방식으로 집을 구현한다. 현재는 글라스울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그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밀도가 너무 낮은 제품을 사용하기에 단열재의 처짐 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처짐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옆 단열재의 밀도가 낮아 채워 넣을 때 스터드 사이를 다 메꾸지 못한다는 데 있다. 즉,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그림2>과 같다. 왼쪽 그림이 법적으로 원하는 것이고 대부분 건축주가 예측하는 것이지만, 실제는 오른쪽 그림처럼 채워질 수밖에 없다. 솜사탕 같은 단열재를 사람의 힘으로 밀어 넣다 보니, 이를 완전히 채우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패시브하우스 여부를 떠나 경량 구조의 단열재로 고밀도 글라스울(16㎏/㎥ 이상) 또는 셀룰로스 단열재나 이제 곧 우리나라에서 생산될 멜라닌 폼 단열재를 사용해야 정상적인 단열(두께에 따른 기대 성능)을 만족하게 할 수 있다.

창문은 무조건 작아야 하는가 | 패시브하우스에서 많이 받는 질문이 창문의 크기이다. 사실 열적 성능은 벽체에 비해 많이 떨어지기에 창문의 크기는 작을수록 좋다. 반면, 남향의 창문은 그러하지 않다. 남향의 잃는 것도 있지만, 태양열로 인해 얻는 것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옆의 <그림3>는 남향의 창문일 경우 성능과 크기를 비교한 그래프(출처: PHI)이다. 그림에서 나타나듯 남향 창문의 경우 복층 유리는 클수록 손실이 크지만, 삼중 유리나 복층이더라도 로이Low-E 유리를 사용하면 크기에 별로 제약을 받지 않으며, 패시브하우스가 요구하는 성능의 유리는 커질수록 에너지 저감에 유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패시브하우스에서 남향 유리는 클수록 좋으므로 면적의 제약은 없다. 다만, 북향의 창호 면적은 작을수록 좋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지만, 동·서향의 창호 면적은 언제나 애매하다. 단적으로 얘기하자면 커도 큰 상관은 없으나, 어느 정도 한계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서향의 창문은 여름에 맹렬하게 쏟아지는 태양열로 인해 집을 덥게 만드는 주범이 될 수 있기에 북향과 마찬가지로 작게 계획하는 게 옳다.
 

환기 장치 없는 패시브하우스는 안되나 | 이 역시 많은 설명을 요구하나, 간단히 얘기하자면 패시브하우스를 떠나 신축하는 모든 주택에 반드시 환기 장치가 들어가야 한다. 이유는 옆의 <그림4>(출처:PHI)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림은 실제 일반 주택에서 이틀간 창문을 통해 환기했을 때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 것이다. 사람이 움직이는 낮(창문을 열 수 있는) 동안은 쾌적한 범위인 1300ppm 내에서 움직이지만, 잠자는 야간에는 무려 2500ppm 가까이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잘 때 몇 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서 창문을 열어 환기한  후 다시 자지 않는다면, 현대 주택에서 취침 시간에 호흡 때문에 자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처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다음은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른 인체 영향을 정리한 표이다.

아파트 등 최근 신축한 주택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은 이유가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 때문이다. 시골집에서 살면 건강해지는 것을 느끼는 이유는(물론 다른 여러 가지 변수가 있지만) 틈새 바람이 많아 창문을 닫아도 자연 환기량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겨울엔 고통스러울 정도로 춥다. 옆의 <사진2>은 우리나라 어느 시골집의 기밀성을 시험한 결과다. 기밀성을 시험하면, 틈새 바람의 양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데, 이 주택은 틈새를 통한 환기량이 0.85회/시간으로 계산됐다. 우리나라 법적 환기량이 0.7회/시간이므로, 이를 보면 시골집은 창과 문을 꼭꼭 닫아도 법적으로 정한 환기량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정도로 허술하게 집을 만들지 않는다면 일반 주택도 환기 장치가 꼭 필요하므로, 이보다 기밀성을 강화한 패시브하우스는 당연히 환기 장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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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몇 가지 문답 형식으로 패시브하우스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의문점을 풀어 보았다. 패시브하우스 또는 조금이라도 따듯하고 건강한 주택을 원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田




“겨울철 실내 습도가 높은 주거 시설에서 내단열은 결로와 곰팡이가 발생할 위험성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
“외단열재로 열 반사 단열재의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투습이 되는 단열재를 내단열재로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패시브하우스는 기본적으로 외단열을 사용하기에 결로나 곰팡이로부터 자유롭지만, 실내 마감은 친환경 페인트 또는 합지 벽지를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경량 구조의 단열재는 고밀도 글라스울(16㎏/㎥ 이상) 또는 셀룰로스 단열재나 이제 곧 우리나라에서 생산될 멜라닌 폼 단열재를 사용해야 정상적인 단열(두께에 따른 기대 성능)을 만족하게 할 수 있다”
“패시브하우스에서 남향 유리는 클수록 좋으므로 유리 면적의 제약은 없다. 다만, 북향의 창호 면적은 작을수록 좋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지만, 동·서향의 창호 면적은 언제나 애매하다”
“허술하게 집을 만들지 않는다면 일반 주택도 환기 장치가 꼭 필요하며, 이보다 기밀성을 강화한 패시브하우스는 환기 장치가 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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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브하우스 속으로2]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문답으로 풀어보는 패시브하우스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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