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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건축주에게 주택 설계를 의뢰받은 두 명의 건축가는 이내 깊은 고민에 빠졌다. ‘34.53㎡(10.44평) 규모의 협소한 대지에 과연 주택을 지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도 ‘건축주가 살지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앞섰다. 주택의 규모는 26.4㎡(8.0평) 남짓한 자신의 스튜디오에 딱 맞을 정도로 작았다. “실제 주택 크기의 테이핑 작업을 통해 ‘이런 작은 집에 정말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죠. ‘몽당夢堂주택’이 탄생하기까지 수많은 설계 모델이 필요했어요. 규모가 워낙 협소한 데다 종로구 서촌은 건축 규제가 까다로워 자재 선택도 한정됐죠. 우리뿐만 아니라 건축주의 노력도 대단했어요. 번역 일을 하는 건축주 또한 20권이 넘는 건축 잡지와 일본 책을 직접 번역해 우리에게 건네줄 정도로 열성적으로 임했죠.” 치열한 고민과 노력 끝에 지난해 8월, 주로 일본 사례로만 등장하던 협소주택이 서울시 종로구 누하동에 모습을 드러냈다. “나이가 들수록 비워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협소주택이 없기에 다른 사람에게도 이런 집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건축주의 의견을 반영한 49.12㎡(14.85평) 몽당주택을 완성한 것이다.
정리 홍예지 기자 자료 제공 AnL스튜디오 010-4903-1775 www.anlstudio.com 



AnLstudio는 도시(Urban Design), 건축(Architecture), 인테리어(Interior)와 같은 공간 디자인부터 인터액티브미디어를 이용한 여러 가지 새로운 테크놀로지Technology를 공간에 구현하며, 공간 내부의 단순한 프로그래밍이 아닌 새로운 프로그램과 그의 스토리텔링에까지 작업하고 실험하는 스튜디오다. 2008년에 안기현 씨와 이민수 씨가 공동 설립하여 2011년 신민재 소장을 파트너로 영입하여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2009년 1월 인천 송도시에 인천대교 전망대(제목: 오션스코프)를 디자인해 성공적으로 완공했고, 이는 독일에서 주최하는 레드닷 어워드Red dot award에서 한국인 최초로 건축/인테리어 분야 최고상인 Best of the best을 수상한 바 있다. 최근에는 종로 누하동에 극소주택 몽당과 낙원아파트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비당을 완공했다.



서울시 종로구 서촌, 누하동에 위치한 ‘몽당夢堂주택’ 대지는 대략 길이 6m, 폭 5.5m 정도의 33.0㎡(10.0평) 남짓한 비좁은 땅이다. 건축 한계선과 일조권 보장을 위한 사선 제한의 법 규정을 고려해 대지에 구축 가능한 최대 부피의 건축물을 단독주택 용도로 디자인했다. 그로 인해 1층 바닥 면적은 가로 약 4m에 세로 5.5m, 2층과 3층은 가로 길이가 2.5m로 줄어들었다.

공간적 제약으로 수직으로 쌓은 3개의 방(1층 거실/주방, 2층 침실, 3층 욕실/서재) 개념으로 제안했고, 더불어 정원(1층), 1층과 2층으로 동시에 열려 있는 수납공간, 테라스, 비정형 창 그리고 하늘을 향한 천창을 통해 모든 공간을 시각, 청각으로 연결했다. 또한, 폭이 작고 긴 창으로 보이는 한옥 지붕과 인왕산의 풍경, 건물 내 어디서든 인지 가능한 원형 계단과 빛을 유입하는 사선 창이 시선을 한 곳에 머물지 않게 해 공간을 넓고 크게 인지하도록 했다. 특히 1층과 2층 사이에 위치한 수납공간은 1층 천장과 2층 바닥을 연결해 공간의 재미와 함께 시각, 청각, 후각을 공유하도록 디자인했다. 인왕산을 바라보며 사색을 즐기고 싶은 건축주의 열망을 담아 3층엔 큰 창과 욕조, 옥상으로 올라가는 천창을 배치했다.

외관은 묵직하고 단단한 바위산의 한 조각을 따온 것처럼 대지를 둘러싼 풍경에 자연스럽게 융화되도록 디자인했다. 몽당이란 이름은 단순히 몽당연필같이 작은 것도 연상할 수 있지만, 건축주가 꿈꾼 집, 혹은 집을 꿈꾼 것에 대한 의미며 단순히 기능적인 편리함과 크기가 연상하는 부의 가치만을 중요시하는 현시대의 주거 형태에 새로운 꿈을 불어넣고 싶었던 건축가의 바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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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주거 형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꿈으로 지은 AnL스튜디오, 49.12㎡(14.85평) 몽당夢堂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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