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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패시브하우스여야 하는가!
패시브하우스의 가치는 무엇인가

CONTENTS

01 왜 패시브하우스여야 하는가!
02 독일 패시브하우스 vs 한국 패시브하우스
03 환기! 이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
04 단열재만 두꺼우면 된다? 그럼 열교는?
05 햇빛을 활용한 선택향과 창 그리고 차양에 답이 있다!
06 기밀우습게보면 큰 코 다친다.
07 신재생에너지와 제로에너지
08 패시브하우스 제대로 지어보자!


석유의 발견은 현대 문명의 역사와 같이한다. 불과 100여년 만에 수천 년간 더디게 발전해온 인간의 문명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그러나 더 이상 석유에만 의존할 수 없게 돼 인류는 새로운 에너지 자원과 에너지 절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더욱 절실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9년부터 주택의 단계적 에너지 절감 정책을 실행하며 2025년에는 에너지 사용 제로에 도전했다. 올해 서울시가 성북구 지역에 제로에너지빌딩 타운 건설을 발표하며 공동주택 에너지 절감 정책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반면, 단독주택 시장은 다소 느리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여기에 오래전부터 에너지 절감 문제에 관심을 두고 목소리를 높여온 협회가 있다. 협회 관계자가 앞으로 8회에 걸쳐 패시브하우스가 무엇인지, 시공에서 중요하게 다뤄야 할 것과 패시브하우스가 나아갈 길에 관하여 간략하면서 쉬운 설명으로 다룰 예정이다. 그 첫 회로 이번호에 왜 패시브하우스여야 하는가!’를 준비했다.


| 조민구 이사 ()한국패시브건축협회 사무국장
사진제공
 ()한국패시브건축협회 www.phiko.kr

쾌적하고 안전을 위한 주거 공간
웹상에서 건축의 정의를 찾아보았다. 두산백과에 눈에 띄는 구절이 있어 옮겨본다.
건축의 본질은 쾌적하고도 안전한 생활의 영위를 위한 기술적인 전개와 함께, 공간 자체가 예술적인 감흥을 가진 창조성의 의미가 있다.”
이 문장이 건축의 모든 것을 말해 주고 있지는 않지만, 건축(이하 으로 표현)이 가지는 본질적인 기능을 잘 설명하고 있다고 본다. 여기에서 필자는 쾌적하고도 안전한 생활의 영위를 위한 기술적인 전개라는 구절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것은 패시브하우스가 정확히 지향하는 바이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삶을 오롯이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만드는 건축가와 건축주의 과정이다.
쾌적하고도 안전한 생활의 영위를 위한 기술적인 전개를 쉽게 풀어보면 건축의 본질적인 기능에 관한 이야기이다.
집은 무너지지 않아야 하고, 외부의 각종 위험과 기후로부터 보호되어야 하며,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패시브하우스는 많은 양의 에너지를 줄여줄 뿐만 아니라 최상의 쾌적한 실내 공간을 제공할 수 있도록 계획된다. 그러한 바탕 위에 우리는 행복한 삶을 우리가 꿈꾸는 대로 만들어 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진정 본래의 집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진 1] 창 주변에 열교가 심한 주택
[사진 2] 창 주변에 열교가 심한 주택을 열화상촬영한 사진


집 튼튼하면 최고?

제대로 된 집을 짓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대로 짓는다는 것을 알기 이전에 올바르게 짓지 못한 집에서 어떠한 현상들이 발생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진은 우리가 지금까지 흔히 보아왔고 지금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대표적인 하자 사례이다.
첫 번째로 외벽의 단열재가 빠져 열교 현상이 심해진 사례이다.
[사진2]에서 밝은색일수록 내부 열기가 외부로 새는 것인데, 성능이 낮은 창으로부터 새는 열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창 상부에도 잘못된 벽돌 시공에 의해 단열재가 빠져 많은 양의 열이 새고 있는 모습이다.

두 번째는 이러한 열교로 실내에 결로와 곰팡이가 발생한 사례이다.

*열교: 건축물의 어느 한 부분에 단열이 약화되거나 끊김으로써 다른 곳보다 열 손실이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사진 2]에서 보듯 열교는 열(에너지)의 손실뿐만 아니라, 인체와 구조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결로와 곰팡이를 유발한다. 패시브하우스는 설계단계부터 이러한 열교를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 이것이 비단 패시브하우스에만 적용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패시브하우스가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모든 집에서 발생하면 안 되는 문제이다.

[사진 3] 창 하부의 열교와 누수에 의한 하자
[사진 4] 창 상하부와 벽 모서리의 열교에 의한 하자
[사진 5 ] 외측 OSB 위 열반사단열재를 제거한 모습
[사진 6] 외측 OSB가 습기에 의해 썩은 모습

세 번째는 자재의 잘못된 시공에 의한 하자이다.
[사진 5] 주택은 경량철골조주택이다. 다른 유형의 구법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이러한 경량의 조립식 구조에서 습기처리는 매우 중요하다. 집은 습기와의 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집을 시공한 시공자는 건축주가 더욱 따뜻한 집에 살게 해주려고 노력했겠지만, 습기에 대한 기본적인 건축의 물리적인 지식 부족으로 오히려 독이 돼버린 사례이다.
겨울철 습기는 일반적으로 따스한 실내에서 외부로 향한다. 따라서 경량철골조나 경량목구조는 실내 측에 방습층을, 실외 측엔 투습층을 만들어 습기에 의한 하자를 예방하는 게 기본 원칙이다. 그런데 이 집은 외측에 완전 불투습체인 열반사단열재로 시공해 벽체 내부로 침입한 습기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했다. 결국 열반사단열재 안쪽에 습기가 축적되어 결로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이 때문에 OSB가 젖고 곰팡이까지 피면서 구조적인 손상으로 이어졌다. 곰팡이는 거주자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지만, 그 이전에 주택 구조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혀 거주자의 안전까지 위협한다.

[사진 7] 부실시공에 의한 하자 1
[사진 8] 부실시공에 의한 하자 2

네 번째는 부실시공에 의한 하자사례이다.
[사진 7][사진 8] 모두 잘못된 시공방식에 의한 하자이다. 외단열 미장마감공법으로 공사했으나 모두 떨어져 나갔다. 접착제 면적 부족, 패스너 시공 누락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사진 8]은 더욱 문제가 많다. 근본적인 원인으로 바탕 면을 처리하지 않고, 기존 페인트가 칠해진 면에 그대로 접착한 것이다. 골조와 접착제가 붙어야 하는데, 페인트와 접착제가 붙은 꼴이니, 풍압에 페인트가 떨어져 나가면서 결국 모든 단열 면이 떨어진 결과를 초래했다.

위에서 몇 가지 대표적인 하자 사례를 살펴보았다. 이 외에도 하자 사례는 무수히 많다. 모두 건축의 물리적인 이해 부족, 재료의 잘못된 사용, 올바르지 못한 설계와 시공 등으로 발생한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은 집이 자연스럽게 가지는 덕목이 아니라 집의 본래 기능을 훼손한 것이다. 패시브하우스는 그 모든 것을 설계단계에서부터 시공까지 검토하고 시뮬레이션하며 실측과 검증을 거친 집이다.

기왕 지을 거면 제대로 짓자
패시브하우스 건축비용은 다른 건축물보다 많이 든다. 하지만 결코 비싸다고 볼 수 없다. 패시브하우스가 많은 양의 에너지를 줄이는 것만 이유가 아니다. 설계자와 시공자가 정직하게 정성을 다해 제대로 설계하고 시공하며 양질의 자재를 사용한다. 그러므로 하자가 없고 안전하며,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인간중심의 건축을 하기 때문이다. 집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의 행복과 쾌적한 삶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것이 패시브하우스의 가치라 생각한다.그렇다면 자신의 집을 바라는 모든 사람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게 패시브하우스인가? 여기에 라고 선뜻 답하기는 어렵다.
사람들은 현재의 삶과 미래를 향한 꿈,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을 원할 것이다. 패시브하우스는 그러한 집을 만들어가는 수많은 건축공법 가운데 한 수단일 뿐이다. 건강하고 행복한 집을 만들어 갈 토대를 제공할 뿐이다. 꼭 패시브하우스가 아니면 어떤가! 추우면 옷을 조금 더 껴입으면 된다. 집이라면 가장 최우선으로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건강을 해쳐서는 안 된다.
한국패시브건축협회는 그 명칭처럼 패시브하우스를 지향한다. 하지만 그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협회는 건축주가 좋은 집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설계자와 시공자가 양심으로 제대로 설계하고 시공하는 풍토를 이 땅에 정착하는 게 진정으로 지향하는 바이다. 이는 꼭 패시브하우스에만 적용되는 게 아님을 명심하자. 모든 집은 그래야만 한다는 것이 첫 칼럼에서 필자가 독자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이다.

문의 서울 강남구 역삼동 732-21 델타빌딩 6
T 070-7601-1368 E-mail chomg03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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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브하우스] 01. 왜 패시브하우스여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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