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세미나 정리

한국 목조건축의 내일


--------------------------------------------------------------------------------
지금까지의 우리의 건설업계는 건축기술공법의 일변도와 고학력의 노동력을 이용해 왔으나 이젠 건설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각종체제를 유입시켜야 한다. 과거 생산성의 차이에 관계없이 같은 인건비의 지불이 점차 연봉제라는 새로운 기법으로 변하면서 그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새로운 재료의 개발 및 기술공법의 연구와 보급이 동시에 시도되어야 한다.
--------------------------------------------------------------------------------

목조주택의 발자취

지금은 아침이 밝아 오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밝은 아침을 맞이하러 찾아가야 할 때이다. 바로 2천년대의 새로운 세기를 우리는 힘들고 어려운 경제여건 아래에서 보냈었고 다시 맞이하게 되었다. 이 새로운 역사의 한 장에서 이제 우리의 주택은 지난 세기의 성장 위주의 정치적, 경제적 정책과 함께 “디자인”과 “통계적 공급”이라는 가면을 쓴 겉치레와 허영으로 도시 공간을 확대화해 오면서 불행하게도 세계 어느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건축의 형태 위주로 군림하게 되었으나 그 속의 질적인 생활을 위한 관리나 운영이 무시된 주택문화를 유린해 오면서 그 중요성을 잊어버리고 있다.

1999년, 건축의 해를 맞이한 우리 건축인들은 대도시의 상업용 고층 빌딩, 거대한 관공서 건물, 각종 대형센타, 대단지 아파트 건설등에 모든 시간과 정열을 쏟으며 그들의 자부심을 갖고 지금까지 왔다. 물론 좁은 국토에 급속히 성장해 온 경제 상황에서 탈 농촌을 지향해 온 인구를 수용하기 위한 무한한 도시의 확장이 불가피해지면서 고층 아파트 건축으로 도시환경을 파괴해 왔어야만 했다. 그러면서 막상 우리가 매일 매일 생활하고 있는 집은 적당히 넓은 공간만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부합하여 설계되고 건축되어지고 있다.

집은 작은 규모의 공동체가 이룬 한 사회이다. 그 속에서 경제가 이루어지며 교육이 실행되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우리의 삶의 가치인 건강과 정신문화를 배양시키는 가장 기본적인 근거지인 것이다. 그런데 그 집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 속에서는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고 단순한 형태의 공간만을 짓고 있지 않은가? 학교 교육 외에 집에서 이루어져야 할 교육을 학원에서, 가족들끼리 식사와 함께 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은 길거리의 음식점에서…

이것은 분명히 우리 건축인에게도 그 책임이 있는 것이다. 집에 대한 건축인들의 관심이나 노력이 너무 도외시된 상태에 지금까지 집을 지어서 분양하여 소득을 얻는 사업가에 의해서만 모든 과정이 실행되어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건축설계에서 가장 기본적이며 가장 힘들고 섬세하며 많은 생각을 요구하는 것이 집 설계이다. 어쩌면 건축가로서는 의무교육이며 또한 필수과목일지도 모른다. 외국의 경우 고등교육을 받은 보통 시민들도 기본적인 집의 구상이나 각 개인의 생활환경에 따른 조건들이 분명하다. 그것은 바로 소비자의 집에 대한 요구와 색깔이 분명하며 그 만큼 삶을 위한 생활공간으로서 집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1980년대 초반에 무역회사나 외국을 자주 방문하게 된 기업인들의 개인적 선호도에서 시작한 목조주택의 건축은 각 지역에서 부분적으로 시도되기 시작하면서 1986년도에 충남 대덕단지에 카나다 임산물협회가 일부재료와 기술을 지원하고(현대건설이 주최가 되어) 시공한 소규모 시범단지는 그 자체의 건축적 의미를 상실한 단순한 목조건축이라는 구조체에 집중된 가장 실패한 시범 모델이 되었다.

그로 인한 각 정부기관 뿐만 아니라 일반 건설업계에서도 목조건축에 대한 인식도가 부정적인 면으로 변하면서 시장성 확보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1987년 그 당시 주택공사에서 설계한 콘크리트 구조 28평형의 표준 연립주택 도면을 주한 대사관의 요청에 의해 목구조 형태로 바꾸면서 두 구조의 공사비 비교를 한 적이 있었다. 단순한 구조적 변형뿐 아니라 전기, 설비 등의 기술적 비교까지 고려하였으나 그 당시 한국의 목조건축 기술능력으로서는 완전한 검토를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목구조가 약 25% 정도의 비싼 구조인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오늘의 경제와 목조주택의 전망

정부의 통계 자료에 따른 보고에 의하면 우리는 지금 IMF의 깊은 계곡의 골에서는 벗어났다고 한다. 그러나 그 골을 완전히 벗어나서 전면에 거대하게 버티고 있는 높은 암반을 등반하여 안정된 평지까지 다다르기에는 많은 시간을 요한다. 그래서 정부는 각 분야에서 고통 중에서도 안정을 찾기 위하여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우리의 종합 건설업계뿐만 아니라, 설계사무소, 소규모 주택 건설업체까지 공용인의 축소 및 노임의 절감 등의 단편적인 조정이 아닌 기술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지금은 건축기술의 고정관념적 아집에서 탈피하여 필수적으로 외국의 새로운 건축기술이 접목되어져야 한다.

이는 곧 주거건축만이 아닌 모든 분야에서 재고가 되어야 하며 현재 급속히 홍보나 기술지원이 되고 있는 경량목조나 스틸 하우스의 보급은 그 자체가 수요에 대한 결과가 아니고 지금까지 유지해 온 건축방식에 대한 새로운 도전으로 변혁의 일부가 태동된 것이다.

지금까지의 우리의 건설업계는 건축기술공법의 일변도와 고학력의 노동력을 이용해 왔으나 이젠 건설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각종체제를 유입시켜야 한다. 과거 생산성의 차이에 관계없이 같은 인건비의 지불이 점차 연봉제라는 새로운 기법으로 변하면서 그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새로운 재료의 개발 및 기술공법의 연구와 보급이 동시에 시도되어야 한다.

경기침체로 인한 주요 공공건물, 대형아파트단지, 고층사무실 건축 및 상가건물들의 건설중지로 인한 건설회사의 당면과제는 IMF 첫해의 1998년을 벗어난 지금 건설회사의 수익면보다 유지를 위한 임시 변동책으로 주택단지 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SE 건설의 직원용 단지 200채 실시계획, HD 건설 및 PR 주택의 몇 백 세대 계획은 바로 이러한 현상의 시작이라고 판단된다.

한국의 주거문화 성장의 특성은 대기업 건설회사나 정부차원의 주택공급이 시작되면서부터 그 하부로 옮겨져 왔다. 60년대에서 70년대 초반까지 우리의 주거 공급체는 최소한의 공공개입을 통해 민간토지를 제공해 온 토지구획정리사업에 의한 주택개발사업이었다.

1970년대 초에 시작한 한강 주변지역에 따라 개발되기 시작한 아파트 건설은 강북에서 한강을 넘어 강남지역을 점령하면서 현대식 중산층이 등장하게 되었다. 구획과 무분별한 건축의 수준에 의해 또 하나의 커다란 도시의 사생아를 남겨놓았다. 벌써 강남의 일부지역의 25년 된 아파트가 철거되고 있고 그곳에 다시 38층의 복합빌딩이 건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소규모의 주택개발업체가 추진해 온 목조주택이 수입의존에 의한 재료 공급이 되어오면서도 그 소규모에 의해 국산재료의 대체 및 생산이 부진해왔다. 그러나 대건설회사의 대규모 주택개발이 시도되기 시작하면서 각종 자재의 대량수요에 따른 새로운 재료의 국산화와 국내기술진의 질적 향상이 병행되어 목조주택의 공사비 절감이 따르게 될 것이다.

국가의 전반적인 경기가 부양됨에 따라 발생하는 인건비 증가에 따라서 현 기존 건축공법의 인건비에 대한 공사비 비중이 높아지면서 인건비의 절감을 요구하는 건설의 새 공법 및 재료개발을 필요로 하는 건축기술의 과감한 혁신이 요구된다. 어느 시점에서는 목조주택의 건축이 철근콘크리트나 조적조의 건축보다 훨씬 경제적인 공사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건식공법의 경량목조구조는 공사기간 단축의 가장 큰 장점에 의하여 공사비가 절감되면서 우리의 내일의 주거문화에 큰 기술개발과 분담이 되리라 믿는다. 건축분야에서도 이제 벤쳐(VENTURE)사업화가 되어야 한다. 그냥 계속 반복하다 멈추어버린 시계는 그 멈추어버린 시간만큼은 인위적으로 그 바늘침을 옮겨주어야 다시 정확한 시각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결 론

나무는 공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땅속의 수분과 태양열의 에너지와 함께 필요한 영양분을 생성하여 성장하게 된다. 따라서 지구상의 나무의 성장은 바로 인간생활 주위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유일한 요소인 것이다.

그러나 나무도 하나의 생명체로서 그 성장이 둔화되는 노화상태에서는 이산화탄소의 흡수 능력도 퇴화됨으로 지구상의 모든 나무들은 일정기간 소모하고 다시 새로운 나무를 심어 인간의 존속과 함께 병행된 생명의 순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전 국토의 70% 이상이 산으로 형성된 우리나라는 현재 25∼30년 정도의 나무를 앞으로 10∼15년 이후 노화되기 전의 산업용 용재로 사용하여야 하는 대체가 요구된다.

바로 연구, 생산 보급되는 공학목재(Engineered Wood)의 기술 보급과 생산시설의 확장으로 선진국에서 활발히 건축용 산업용재로 사용하게 될 때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산림의 가치는 환경보호의 측면과 함께 목재자원의 재 생산성에 대한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목재가 다른 어느 건축재료와 비교해 볼 때 재활용 및 폐기에 의한 환경문제에 대해 최소 부담과 지속적인 자원공급이 가능하다는 중요한 요점 등으로 가장 이상적인 건축재료의 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미래의 목조건축의 새로운 방향은 주거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와 우리나라 목재에 의한 공학목재(Engineered Wood)의 생산으로 목조에 관한 건축 분야의 새로운 페러다임으로 모색되기를 기대한다.田

■ 본 글은 지난 10월14일 국민대학교 목조건축 디자인센터에서 열린 『목조주택의 오늘』 세미나 내용을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한국 목조건축의 내일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