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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프린터로 지은 집에서 산다?

이세돌 바둑기사가 인공지능인 ‘알파고’에 패하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아무리 컴퓨터가 발전한다고 해도 인간을 따라잡지는 못할 것이라는 그간의 고정관념은 이제 의심받고 있으며 기계가 결국 인간의 많은 부분을 대체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이 모든 예측에는 기계에 의해 기존 인간 사회가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과 희망이 뒤섞여 있다. 실제로 세계경제포럼(WEF)은 ‘직업의 미래’ 보고서를 통해 인공지능, 로보틱스, 바이오테크놀로지 등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200만 개의 일자리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대신, 일자리 710만 개 가량이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딱히 체감되지는 않는 게 사실이다. 아직은 많은 산업현장에서 중요한 자원이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more faster and more precise’를 외치며 기술개발에 힘 쏟고 있다. 특히 노동집약적인 성향이 강한 건축계에서 이러한 기술접목 움직임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술개발은 언젠가 건축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리 김수진
사진 MX3D
www.mx3d.com  WINSUN www.yhbm.com  3dprintcanalhouse www.3dprintcanalhouse.com

세계 최초로 중국에서 지어진 3D프린터 하우스
 
중국, 세계 최초 3D프린터 하우스 선 봬
2000년대 후반부터 언론에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던 3D프린팅 기술은 몇 년 전부터 현실세계에 접목되기 시작하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생산과 유통 과정 없이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직접 생산 가능하게 될 것으로 시선을 끌고 있는 3D프린팅 기술은 현재 제조업과 의학 분야에서 도드라진 성과를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건축계에서도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 기술을 가장 발 빠르게 시장에 접목하고 있는 국가는 바로 중국. 중국은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3D프린터를 이용해 집을 짓는데 성공하면서 세계인의 시선을 끌었다. 중국 상하이 소재 설계회사인 상하이윈쑨장식설계엔지니어링은 3D프린터기를 이용해 당시 상하이 칭푸구에 200㎡ 크기의 집을 10가구를 건설했다. 집 짓는데는 만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그 다음해인 2015년 윈쑨은 3D프린터로 제작한 총 면적 1,100㎡의 6층 규모의 실제 거주용 빌라도 공개했다. 빌라 한 동의 가격은 우리 돈 1억 7천만 원으로 10동의 사전주문을 받았으며 이집트 정부와 단층집 2만 채 공급계약을 맺는 성과도 이뤄냈다. 또한 두바이에 세계최초로 3D프린팅 빌딩도 지을 계획이다. 업체 측은 “3D프린트기를 이용하면 주택 건설에 들어가는 재료의 60%를 절약할 수 있고 건설시간도 기존보다 30% 밖에 들지 않고 노동력은 80% 이상 줄어들어 저소득 계층에도 주택 보급이 가능하다”며 “프린트 재료도 콘크리트나 유리섬유, 모래뿐만 아니라 건축 폐기물까지 활용할 수 있어 차세대 미래형 건축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체는 향후 3D프린터로만 만든 마을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산업발전에는 중국정부의 대규모 지원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이다. 중국정부는 지난 1991년부터 3D프린팅 산업을 연구하기 시작해, 2000년 후에는 북경청화대학, 서안교통대학 등과의 협업으로 집중적으로 기술개발에 나섰으며, 지난해 초에는 <국가적층가공제조산업발전 추진계획(2015~2016)>을 발표해 국가발전 전략사업으로 지정하고 4천 위안을 지원하기도 했다. 

네덜란드의 3M3D에서 개발한 3D프린터 전용 로봇
네덜란드의 카마마커
철골 다리도 3D프린터로 만든다
유럽에서는 보다 실험적인 기술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다. 현재 네덜란드에서는 3D프린터를 이용한 커날 하우스canal house 공사가 한 창이다. 초대형 3D프린터로 지난 2014년부터 제작 중인 이 건물은 암스테르담 운하를 따라 위치하도록 건설되고 있다. 건설에 사용되는 3D프린터의 이름은 KamerMarker(카머마커)로 방 만드는 기계라는 뜻이다. 높이 6m의 대형 프린터로 지난 2013년 처음 등장해 현재까지 몇 차례 업그레이드하며 날로 발전된 기술력을 자랑한다. 건축 방법은 일반적인 건축에서 필요한 상층부의 컨트롤 룸 설치가 필요없다. 그저 3D프린터로 골격을 만들고 조립하면 된다. 카머마커의 속도도 첫 선보였을 때보다 2배 이상 빨라졌다는 평이다. 
아예 큰 프린터를 제작해 건축하는 곳도 있다. 이탈리아의 WASP(World’s Advanced Saving Project)는 12m에 달하는 3D프린터 빅 델타Big Delta를 선보이며 시선을 끌었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모래나 진흙을 가리고 집을 지을 수 있어 친환경요소뿐만 아니라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을 구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철골 구조물 건축을 위한 3D프린터도 등장해 주목을 끈다. 네덜란드 MX3D 회사가 개발한 이 프린터는 로봇 팔에 3D프린터를 부착해 원하는 철골구조물을 제작한다. 현재 암스테르담에서 철골다리를 재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러한 3D프린터의 건축계 진출이 아직은 비현실적 요소가 많다는 주장도 있다. 안전성부분에 대한 충분한 검증과 소비자 공감대가 부족하고, 프린터 구입 등 초기비용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건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날씨, 주변환경 등의 변수가 많아 실용성 측면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비용 절감, 빠른 건축 등의 획기적인 기술 혁신이 가능할 것이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데에 이견이 없다. 전문가들은 “심각해지는 주택난을 저렴하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고, 다양한 건축기술로의 발전을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와 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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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내일은 프린터로 지은 집에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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