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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건축 세미나

건축미의 뿌리, 목조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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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세워진 공간은 한국의 전통적 공간이다. 나무. 다시 말해서 한국의 건축역사는 오로지 목조구조로만 건축된 독특하고 고유한 한국전통양식으로 이어오다 19세기에 이르러 서구문물이 밀려들면서 조적구조인 석조, 벽돌조로 건축되면서 지금에 이르러서는 목구조건물은 멸종되어졌으며, 문화재로 지정된 역사적 유산으로 보존된 것이 잔존되어 있을 뿐이다. 한국인은 선천적으로 나무로 엮어진 공간에서 나무의 촉감을 느끼면서 살아온 민족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나무의 촉감을 사랑하는 국민성이 있다. 그리고 나무로 엮어진 구조를 아름답게 느끼며 나무기둥과 지붕이 견고하게 결합된 이음구조를 마치 생물체의 골격을 연상케 하도록 아름답고 정교하게 축조하는 기술은 한국전통건축미의 핵심이기도 하다. 또한 국토의 70%가 산과 나무로 조성된 수려한 자연환경과 아름답게 순화되도록 발전되어온 공간은 내부공간과 외부자연경관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도록 개폐를 자유롭게 하는 구조이며, 자연경관과 맥을 이어가며 발달한 지붕조형은 모두 나무로 만들어진 구조이다. 이는 한국인이면 누구나 한국의 고유음식과 한국의 고유한 가락에 본능적으로 희로애락을 감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무, 목구조 건축은 한국전통공간의 모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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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축의 아름다움

아름다움을 느끼며 감동을 받으면 ‘멋’있다라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한국전통건축의 ‘멋’은 목조로 건축된 조형과 공간에서 다양하게 느껴볼 수 있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건축의 아름다움은 하중을 떠받치는 지지점이 긴장감 있게 안정감을 느낄 때이다’라고 했다. 한국전통건축의 목구조는 부재가 서로 이어지는 절점에서 기교의 멋을 느낄 수 있다.

기둥과 보가 만나는 공포, 두공의 목공술은 마치 현대 첨단산업의 기술상품과 같은 개념이다. 뿐만 아니라 섯가래의 배열과 지붕의 형태는 한국고유의 산수풍경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는 나무기둥 사이로 개방된 벽으로 자연채광과 외부자연경관의 조망은 동양건축만의 건축미이다.

인체와 접촉되는 목재는 마루바닥이며 대청마루의 나무표면 촉감과 나무 무늬결로 인지되는 생활경험은 나무질감을 친근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는 나무판자로 벽체를 폐쇄하며 나무질감에 친숙함을 이어온 서구건축에 반해 한국목조건축은 나무기둥과 지붕을 지지하는 보가 결합하는 이음의 구성을 보며 시각적 ‘멋’을 느끼며 굵은 기둥과 보의 탄력있는 나무 섬유질 무늬의 역동감을 느끼는 표면문양을 연관지어 보게된다. 이는 한국건축의 ‘멋’을 공감하는 한국인의 잠재적 특성이다.

기둥을 세우는 것은 일정한 간격을 반복하는 거리에 세우게 된다. 그리고 기둥의 높이를 일정하게 하여 보를 얹게 되어 공간의 구성을 이루고 높이와 넓이를 보여준다. 이렇게 일정간격을 유지하는 형태는 서로 비례를 이용하게 된다.

여기에 여러 개의 기둥이 나열되는 모습에서 아름다운 ‘멋’을 느끼게 된다. 점진법(climax gradation)이라든가 황금비 등으로 목구조는 음악의 리듬처럼 시각적 비례로 아름다움을 표출한다.

서양의 목조건축

한국의 전통건축은 목구조로 이어온 가구식 건축조형공간인데 반해 서양건축은 돌과 벽돌로 쌓아 올린 조적조 건축양식이다. 따라서 벽체로 폐쇄된 공간이 되며 고의적으로 벽체에 구멍을 뚫어서 창과 문을 만들어야 한다. 서양의 목구조 역시 목재로 벽체를 폐쇄하는 형식으로 발전되어진 것이다.

동양은 농경사회로 정착되어진 곳에서 오래 지속되는 역사로 만들어진 건축양식이므로 내외공간이 관류되는 목구조가 발달된 데 반해서 서양은 수렵생활에서 목축 낙농생활로 인해서 건축구조양식도 약탈분쟁을 방어하는 보호적 견고한 구조로 발달하면서 벽구조는 폐쇄적 개념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이어온 서양건축의 전통양식으로 현대화 된 목조주택은 양산화를 위해 꾸준히 연구 개발하여 2×4의 기본단위의 목재를 손쉽게 조립 축조 할 수 있도록 하여 저렴한 건축공사비와 전통적으로 부드러운 촉감의 목재로 이루어진 공간과 환경에서 생활하는 주택보급이 활발하게 발전되고 있으며, 바로 이 물결이 한국에도 일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므로 4천년의 한국전통목조건축은 멸종되어지고 살아진 뒤에 서양식 목조건축의 기술과 목재를 수입하게 된 것은 마치 한국음식의 주식인 쌀밥과 김치가 살아지고 빵과 고기로 만든 햄버거로 뒤바뀌는 거와 같다는 생각이다.

여기서 우리는 잊혀진 목구조 기술을 다시 배우고 익혀서 우리의 고유한 문화로 다시 이어지면서 현대와 미래건축문화로 거듭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한국 목조건축의 재현과 미래

해방과 6.25 동란의 격동과 혼란의 사회적 시련을 겪으면서 건축법규도 방화구조, 내화구조의 조례를 강력하게 시행하면서 목조건축은 이 땅에서 발을 붙일 수 없게 되었다.

더구나 겨울난방을 산의 나무를 베어서 땔감으로 사용하는 온돌 아궁이 구조로 인하여 전 국토는 헐벗게 되어 건축용 목재는 고갈되어져서 더욱더 목조건축은 완전히 살아지게 된 것이다.

나는 대학의 건축학도시절 거의 벽돌쌓기와 콘크리트 철골에 관해서 교육을 받았다. 그렇지만 대학생 때 미군부대에서 버려진 합판 목재의 폐자재로 설계작업서재를 마당구석에 별채를 직접 만들었는데 이것이 나의 건축설계작품 1호이며 목조건축이었다.

군 제대하여 재한 미국 설계사무소 트랜스아시아에서 미국 목조건축설계를 경험하면서 그래픽 스탠다드의 목조상세를 깊이 터득하였으나 한국에는 적용하는 기회가 없었다.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 목조 한옥에서 자라서 한국전통건축의 모양과 구조를 본능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셈이다.

순수 한국전통건축을 설계했던 것은 강릉 오죽헌의 박물관, 인천시청의 공관이며, 현대건축으로는 한양골프장의 클럽하우스를 목조산장 형식으로 설계하였다. 그러나 철거되어 콘크리트 구조로 개축되어 현존되었다.

한국은행 본점은 철골, 석조 건물이지만 한국전통건축의 목구조의 기본개념을 추상하였으며, 최근의 포스코 센타와 코오롱 본사도 철골, 파이프 구조를 마치 목재로 추상화하여 가구식 구조 기본개념을 설계했으며 특히, 파이프재료가 서로 이어지는 결합부분을 노출시켜 이를 역동감있는 ‘멋’으로 감지할 수 있게 구성하였다.

이제까지 건축설계를 하면서 언제나 전통적 목구조의 기본으로부터 일어나는 이미지로 설계를 전개하였다고 회상된다. 그래서 앞으로 전개될 미래건축 또한 목구조 기본개념에서 이어지는 건축조형과 공간을 첨단 과학기술의 영향으로 발전되어 더욱 황홀하고 감동적 ‘멋’을 느끼며 친근한 촉감의 건축이 출현될 것이다. 세계 건축의 추세가 목조건축의 재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일본은 지진에 적응하는 전통적 목조건축을 서양목조건축의 첨단기술과 접목시키는 연구개발이 활발하며 유럽의 불란서는 목재로 자유로운 조형과 공간을 창출하며 독일은 목조술의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한 디테일의 목조건축이 뛰어나며 미국은 합리성을 추구한 건축이 발전되고 있으며 주택건설의 90%는 목구조이며 기본목재는 2×4이다.

세계 건축계의 발전과 병행하여 목구조 건축은 목재로 엮어진 돔구조의 대형 공간이 설계되며, 목재 부재가 철골부재로 대체되면서 동양전통건축으로서 고층건물인탑파 건축개념이 초고층 건축으로 더욱 발전될 것이다.

이를 한국 고유한 환경과 문화를 바탕으로 창출된 미래건축을 연구, 개발하는 것이 가장 흥미를 느끼며 옛 조상이 4천년동안 이룩한 한국전통건축의 맥을 미래 첨단건축으로 다시 이어나가는 것이다.田

글 원정수(인하대 건축공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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