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삼대三代가 함께 사는 주택 01

1인 가구가 급증하는 요즘, 반대로 3세대 이상이 함께 거주하는 대가족도 늘어나고 있다. 치솟는 부동산 가격과 육아문제, 장기불황 때문에 젊은 부부들이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경우가 많아진 것. 또한, 질 높은 삶의 해답을 대가족에서 찾는 경우도 그 속에 포함된다. 그렇다면 가족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집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합리적인 개인주의와 전통적인 가족 중심적 사고방식이 서로 부딪치지 않으면서도 함께 즐겁게 살 수 있는 집의 요건에 대해 알아봤다.

백홍기·김수진

취재협조
KDDH건축사 사무소 
T 02-2051-1677  W www.kddh.kr
엔디하임  
T 1544-6455  W www.ndhaim.co.kr
이에스건축이앤지 
(주)푸름에이앤디 
T 02-549-6610 W www.purumin.com

참고자료
<수도권거주 50대 중년층의 3대 동거주택에 대한 의식변화>,대한건축학회, 최정신, 2004
<국내 단독주택의 공적·사적공간 구성에 관한 유형학적 연구>, 대한건축학회, 양천규·이동배, 2004
<가족형태에 따른 일본단독주택 공간구성의 특징>, 한국주거학회, 이정미, 2012
<1980년대 이후 한국 단독주택 공간 형태 변화 연구>, 한국실내디자인학회, 이선민·허범팔, 2012
<3대 가족형 주택의 공간구성 특성 및 유형에 대한 연구>, 대한건축학회논문집, 김형언·이동훈, 2014
<3대 가족형 복층아파트의 계획 기준에 관한 연구>, 한국생활환경학회지, 김형언, 2014
<농촌지역 단독주택의 가족구성원의 변화에 따른 내부공간의 변화에 대한 고찰>, 한국주거학회, 서태교 외 2명, 2015
<고령자를 고려한 실내 환경 센서 구성 체계에 관한 연구>, 한국주거학회, 최화경·박성준, 2016

다시 주목받는 삼대 주택 
“떨어져 살다 같이 살게 되면 남보다 못한 사이된다” 부모님과 함께 살 집을 짓겠다고 결심한 최 씨 부부에게 들려온 말이다. 2살, 5살 두 아들을 둔 부부는 치솟는 전세값과 육아 문제, 아버지의 건강 문제 해결에 고심하다 부모님과 함께 살아야겠다는 결론에 다달았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 ‘십 수년을 떨어져 지내다 함께 살게 되면 분명 갈등이 생긴다’, ‘육아가 문제라면 차라리 육아 도우미 고용 시간을 늘려라’는 등 걱정 뿐이었다. 하지만, 최 씨 부부는 흔들리지 않았다. 이들은 “십 수 년 전만해도 삼대가 함께 사는 가족이 대세 아니었냐”며 “갈등 원인을 미리 찾아 해결하고 서로 간 프라이버시를 지켜줄 수 있는 집을 지으면 문제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이들처럼 부모님과 함께 살 집을 짓는 젊은 부부들이 속속 눈에 띈다. 흥미롭게도 증가 추세라는 1인 가구와 상반되는 3대 거주 형태 또한 늘어나고 있는 것. 경제·환경적 등 다양한 요소로 인해 다시 뭉치고 있는 이들을 위한 주택은 과연 어떠한 모습이어야 할까? 실용적이면서도 가족 모두가 행복한 삼대 가구를 위한 주택에 대해 알아봤다.


얼마 전 조기 종영 발표한 SBS 주말극 ‘그래, 그런 거야’는 방영 초기부터 현실성이 떨어지는 드라마라는 비판을 받았다. 극의 중심이 되는 가족 형태가 바로 대가족이라는 것이 주원인이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시작으로 중년 부부, 아들 내외 등이 한 집에 모여 사는 모습이 연출됐는데, 2016년 현재, 다소 비현실적인 설정이라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이 때문인지 드라마는 방영 내내 예상보다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불과 25년 전 같은 작가가 집필한 MBC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방영 당시, 지금과는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대가족이 한집에 살면서 겪는 각종 에피소드를 담은 이 드라마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한동안 국민 드라마 호칭까지 얻었다.
그렇다면 지난 25년간 우리 사회에서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기에 드라마 하나에도 이러한 상반된 반응이 나타난 걸까. 전문가들은 사회 변화적 측면에서 가족 형태를 봤을 때, 그 변화가 극심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가족 형태는 상당히 극적으로 변화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80년에는 부부와 자녀 중심의 2세대 가구가 69.1%를 기록했으며, 뒤를 이어 조부모와 그 부부, 자녀가 함께 거주하는 3대 가구가 24.3%를 차지했었다. 3대 가구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것. 하지만 1990년 2세대 가구(71.0%)가 늘어난 반면, 3대 가구는 18.7%로 줄어들었다. 이후 3대 가구 비율은 2000년에는 13.6%로 크게 감소했으며, 최근에는 도시에서 3대 가구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와 더불어 65세 이상 노인의 거주형태에서도 자녀 없이 독신 혹은 부부만 거주하는 비율은 1980년도 19.5%에 불과했지만, 2000년도에는 50.9%로 크게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가족 변화는 급격한 도시화와 이촌향도離村向都가 주원인으로 손꼽힌다. 1차 경제산업사회에서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므로 모든 가족이 같은 집이나 마을에서 함께 거주하는 형태를 보인다. 실제로 농업 중심으로 발전한 우리나라는 수천년 간 대가족 형태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진행된 급격한 산업화는 젊은이들을 도시로 끌어들였고, 이로 인한 기존 가족 형태가 붕괴했다는 것이다.
또한, 아파트 주거형태의 발달도 가족 형태 변화를 이끌었다. 도시로 몰려든 사람들의 주거난을 해결하기 위해 건설된 아파트는 사실, 핵가족이 거주하기 최적화된 주거형태로 지어졌다. 애초부터 조부모가 함께 거주할 공간이 부족했던 것. 아파트 공간은 자연스레 조부모 세대와 자녀 부부 세대의 非동거 형태를 끌어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3대를 위한 아파트도 잠깐 등장하긴 했다. 1985년 서울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와 1988년 서울 상계지구의 주택공사 아파트 19단지에 3대 동거형 아파트가 분양된 것. 목동 아파트의 경우, 중상류층 3대 가구를 대상으로 개발됐는데 현관을 중심으로 좌우로 자녀 부부 세대와 노부모 세대의 공간을 분리해 프라이버시를 지켰다. 하지만 노부모 세대 공간을 일반 침실 공간으로 개조하는 등 실제로는 3대 거주를 위한 주택의 역할은 미미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구체적인 선행 조사도 시행되지 않았었다. 이 밖에도 1997년 IMF 외환위기와 최근 장기불황으로 인한 가족 붕괴도 3대 가구 감소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8월호 특집] 삼대三代가 함께 사는 주택 01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