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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주택 시스템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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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무역 전시장에서 열린 지난 서울주택전시회(Homdex)에서 캐나다 주택공사는 캐나다 주택 시스템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어 우림 통나무 학교에서는 이론과 실습을 겸한 워크숍을 열었다.
그들이 창안한 건전주택(Helathy Housing) 이론을 바탕으로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많은 관람객이 참가한 가운데 물리학의 기초이론에 근거하여 효율적 단열과 공기/증기막의 중요성, 풍압에 의해서 빗물이 외벽체로 침투하는 것을 방지하는 레인 스크린(rain screen)의 설치 등이 자세히 설명됐다. 또 캐나다 주택공사 드레럽씨와 슈워트씨의 진행으로 열린 워크숍에서는 평면이 5m x 4m인 소형 주택의 실제 시공돼 캐나다 주택 시스템의 시공방법이 참가자들에게 생생하게 전해졌다.
한편, 이번 세미나 및 워크숍 전과정의 통역은 우림 통나무 건축학교 유재완 교장이 맡았는데, 그가 간추린 캐나다 주택공사의 설명과 이번 행사의 진행과정 및 세미나의 주요 내용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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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주택공사

캐나다 주택공사(Canada Mortgage and Housing Corporation -CMHC)는 지난 반세기 동안 캐나다 국민들이 좋은 환경의 주택에 살도록 만드는데 많은 기여를 한 캐나다 연방정부의 기관이다.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주택구입 자금을 대출 받을 때 보증을 서주고, 저소득층에게도 주택마련의 기회를 주고, 주택산업의 기술발전과 연구를 지원하며, 인쇄매체 뿐만 아니라 전자출판을 통해서 소비자와 건설업계에 주택에 관한 객관적이며 양질의 정보를 제공한다.

신설 부서인 캐나다 주택 수출센터는 캐나다 주택건설업체와 건축자재 생산 및 수출업체의 해외진출을 지원한다. 캐나다 건축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다른 나라에 기술을 제공하고 공유함으로써 주택관련 산업의 교역을 확대하는 것이 주요한 업무이다.

이론에 밝은 강사와 실무경험이 많은 기술자들로 구성된 국제 기술훈련 팀 도 운영하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미국, 영국, 일본, 러시아, 폴란드, 칠레 등 여러 나라에서 캐나다 주택의 시공기술을 알리는 활동을 해 왔다.

캐나다 주택공사가 발행한 캐나다 목조주택 건축과 캐나다 목조주택 용어집은 캐나다에서 건축분야의 베스트 셀러로 작년에 필자가 그 책들을 번역했으며 금년 중에 출판될 예정이다.

목조주택 세미나

지난 3월 23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무역 전시장에서 열린 서울 주택 전시회(Homdex)에 캐나다 주택공사는 수출 자문역인 라단 아마자데(Ladan Amazadeh)씨와 이로미 아미트(Iromi Amit)씨를 비롯한 4명을 파견하고, 12개의 주택관련 업체들을 참여 시켰다.

그리고 전시회 중에 3월 25일과 27일에는 각각 5시간에 걸쳐서 캐나다 주택공사가 창안한 건전주택(Helathy Housing) 이론을 바탕으로 캐나다 주택 시스템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강사는 20년 이상 주택 건설업에 종사했고, 캐나다의 R-2000첨단주택 기술개발에 참여했으며, 국제 기술훈련 팀장과 건축자재 및 서비스 부장을 맡고 있는 올리버 드레럽(Oliver Drerup)씨와 브리티쉬 콜럼비아주의 슈스왑(Shuswap)지역 캐나다 목공기술자 협회의 지부장이며, 20년의 기술 경력을 가지고 있는 레스 슈워트(Les Shuert)씨가 맡았는데, 이 날 세미나 장에는 캐나다 목조주택에 관심 있는 많은 참가자들로 성황을 이루었다.

건전주택이란

캐나다 사람들은 하루의 95%를 건물 내에서 생활한다. 구체적인 통계가 없어서 알 수 없지만 한국 사람들도 거의 비슷한 정도로 건물 내에서 생활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건물은 유해가스를 배출해서 실내공기를 오염시키는 건축자재를 사용하지 않고, 기계식 열회수 환기장치(heat recovery ventilator HRV)를 한다.

또 에너지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실내의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며, 수질이 좋은 음료수를 공급받고, 실내로 햇빛이 잘 들어오도록 채광에 신경을 써서 집을 짓는 것은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것들을 모두 고려해 지은 주택이 건전주택이다.

건전주택의 다섯 가지 요소

이러한 건전주택을 구성하는 요소는 거주자의 건강, 높은 에너지 효율, 자원의 효율적 사용, 자연환경의 보호, 구입과 유지관리의 저렴성 등으로 이 다섯 가지의 요소를 만족해야 만이 건전주택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주택은 에너지 효율이 높아야 한다. 그런데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단열이다. 얼마나 단열에 신경을 쓰느냐에 따라 에너지 효율은 결정지어진다.

따라서 건전주택은 단열이 잘된 주택이라 할 수 있고, 건전주택 건축에 있어서 높은 에너지 효율을 낼 수 있는 단열기술의 습득은 꼭 필요하다.대부분의 국토가 매우 추운 캐나다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주택에 관한 세계첨단 기술개발에 힘써 왔다.

실지로 현재 수많은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따라서 해외로부터 수입하는 비싼 에너지에 의존하는 한국은 캐나다의 에너지 절약형 건축기술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자원의 효율적 사용은 자재의 선택과 직결된다. 주택을 신축할 때에 어떠한 자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자원의 재활용 및 공사 폐기물의 양 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서는 재생, 재활용 혹은 재사용이 가능한 건축자재와 내구성이 좋은 자재를 선택해야 한다. 이것이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공사 중에 발생하는 폐기물을 최소화하며, 자원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자연환경의 보호는 인류의 과제이며, 주택건축에서도 예외일 수는 없다. 건전주택은 환경보호 차원에서 환경에 피해를 주면서 제조하는 건축자재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또 연소하면서 가스와 부산물을 적게 배출하는 설비를 갖추고 공사를 해야 하며, 주택에서 배출되는 하수와 오수를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의 생태계를 보호하며, 주변환경에 맞는 주택이라야 한다.

마지막으로 건전주택은 구입가격이 저렴하고 장기적으로 유지관리 비용이 적게 들어야 한다. 그래서 저소득층이나 은퇴한 노인들도 적은 비용을 가지고 집을 장만해서 살 수 있어야 건전주택이다. 따라서 내구성이 높고, 미래에 재단장을 하거나 재사용하기 쉽도록 집을 짓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건전주택의 이론을 바탕으로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물리학의 기초이론에 근거하여 효율적 단열과 공기/증기막(air /vapor barrier)의 중요성, 풍압에 의해서 빗물이 외벽체로 침투하는 것을 방지하는 레인 스크린(rain screen)의 설치 등이 자세히 설명됐다.

공기/증기막의 중요성

한국의 목조주택 시공자들은 공기/증기막을 설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조리할 때, 목욕할 때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주택 내부에서는 많은 양의 습기가 발생되고, 이 습기는 실내의 더운 공기의 압력에 의해서 수증기 상태로 외부로 배출된다.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에서 실험을 통해 측정한 결과를 보면, 난방을 하는 계절에 2cm x 2cm 크기의 구멍을 통해서 백출되는 물의 양이 무려 30리터(1.5리터 생수병 20개)에 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공기에 포함된 습기가 벽 혹은 천장을 통해서 빠져나가는 양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으며, 이 따뜻한 공기 속에 들어있는 습기가 단열재 속에서 찬 공기와 만나게 되면 결로가 발생한다.추운 겨울철에는 결로가 얼어서 얼음이 되고, 따뜻해지면 녹아서 물이 되는 것이다.

젖은 단열재는 단열효과가 저하되며, 앞에서와 같은 과정이 반복되며 생성된 습기는 내장재는 물론이며, 구조체까지도 훼손시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습기가 외부로 배출되지 않도록 공기/증기막으로 실내를 잘 밀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레인스크린 역할 및 설치방법

또한, 레인 스크린은 벽체를 보호하는 좋은 방법이다. 비바람이 쳐서 빗물이 사이딩 사이의 구멍을 통해서 혹은 모세관 현상으로 침투해서 벽체에 닿게 되면 벽체와 사이딩에 손상을 입힐 가능성이 높다.

특히 사이딩의 칠이 잘 벗겨지며, 목재 사이딩의 경우에는 수명이 단축된다. 따라서 사이딩과 벽체 사이로 빗물이 침투하는 것을 방지하고, 통풍이 되게 함으로써 습기를 제거해야 하는데 이때 레인 스크린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레인 스크린을 설치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하우스 랩(house wrap)으로 덮은 벽체 위에 수직으로 띠장을 붙여서 벽체를 구획하고, 그 띠장 위에 사이딩을 부착하는 것이다.

이 구획 내에는 양(+)압력이 유지되어서 비바람의 압력에 의해서 빗물이 벽체에 도달하지 못하고 침투한 빗물은 사이딩의 뒷면을 따라서 아래로 흘러내린다. 이 때 빗물은 벽체의 하단으로 배수가 되도록 하고 벌레의 침입을 방지하는 방충망을 설치한다.

목조주택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볼 때, 시스템을 사슬(chain)에 비유한다면 사슬의 마디 하나 하나가 모두 강해야 사슬 전체가 강해지는 것과 같이 목조주택도 구성 요소들이 모두 잘 시공되어야 주택이 시스템으로서의 작용과 역할을 잘 할 수 있다.

세미나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한국에서 시공하고 있는 목조건축의 기술적 문제점을 질문하고 해결책을 듣는 시간을 가졌는데, 대부분의 질문은 목조주택의 구조체 시공보다는 마감방법에 관한 것이었으며, 특히 강사들은 한국의 숨을 쉬는 집의 허구성을 에너지 절약과 자연보호 측면에서 설명했다.

목조건축 워크숍

이어, 캐나다 주택공사는 우림 통나무 학교와 함께 지난달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우림 통나무 건축학교 실습장에서 목조건축 워크숍을 열었다. 드레럽 씨와 슈워트 씨가 진행했으며, 평면이 5m x 4m인 소형 주택에 이소시아누레이트(isocyanurate) 폼을 사용하여 단열시공을 했다.

내장마감은 캐나다의 표준 자재를 사용했고, 외벽은 적삼목 베벨 사이딩(bevel siding), 지붕은 아스팔트 슁글로 마감했는데, 비록 작은 주택이지만 참가자들이 캐나다인 강사들과 함께 단열과 방음에 많은 신경을 쓴 주택을 지었다.

이번 워크숍은 캐나다 주택 시스템의 시공방법을 이론과 실습을 통해 참가자들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캐나다 주택공사측은 한국 목조건축의 발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캐나다의 목조건축 기술과 자재를 소개하고, 교역의 확대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田

■ 글 유재완(우림 통나무 건축학교 교장 031-531-9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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