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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쟁이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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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서 건조 보관된 5~10년 된 창호 목재를 제작 현장에 내 보낼 때는 자식을 시집 보내는 마음이다. 오랜 세월에 외부 쪽이 검어진 목재가 대패로 다듬어 원래 색깔이 나올 때 면 세상이 밝아지는 이런 마음은 쟁이가 아니면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가능하면 목재 원목의 상하는 구분해서 쓰는 것이 좋으며 양지쪽의 목재는 외부 창호에 음지쪽의 목재는 내부쪽에 그리고 두꺼운 창호는 강질재, 엷은 창호는 연질로 하면 최고의 창호를 만들 수 있다. 오랜 경험이 있어야만 손 감각만으로도 어느 정도 목재의 강연질을 가려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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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의 재료의 선택에 있어서 목재 선택은 가장 중요한 첫 단계이다. 외형으로 곧고 매끄럽게 자란 목재를 창호 재료로 쓰기까지는 여러 가지 단계가 거쳐진다.

이런 단계를 거쳐야 되기에 문쟁이 정신이 확실치 않으면 작업 과정을 생략하고 제작으로 들어가 불량 창호가 생기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런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현장에서 내가 직접 연구하며 노력하는 과정에서 터득한 방법과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자 한다.

창호용 목재 고르기
우선 목재 고르는 법은 나무 외부가 곧게 자라고 뒤틀리지 않은 목재로 밑둥지의 나이테가 고르고, 송진이 적게 나오는 것이 좋다. 또 가운데 심쪽으로 원형금이 생기돼, 가운데쪽으로 중심쪽에 가장 적게 난 원목이어야 하며 가운에서 바깥쪽으로 직선으로 갈라진 원목은 피해야 한다.

원목을 제재해 보면 톱날이 물려서 잘 않나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목재는 변형이 생길 확률이 큰 목재이며 톱날이 자연스럽게 나가는 목재가 질 좋은 목재인 것이다.

원목의 선택이 끝났으면 원목을 네 등분으로 쪼개어 곧은 결이 넓은 면으로 보이게 널로 제재해서 목재와 목재 사이에 3~4cm 고임목을 사용해 비바람을 맞힌다. 약 1년 정도 노천에 방치후 함수율 30% 정도가 되면 다시 건조장에서 건조시켜 10% 이내 목재를 만든다.

이 것을 다시 창고로 옮겨 1년 정도 지나 선별해서 곧은 것은 울거미로 쓰고, 틀어진 목재는 살대로 이용하면 훌륭한 창호를 만들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자면 넓은 장소가 필요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며, 유통 비용이 많이 소요되므로 실제 생각하기는 어렵지만 문화재 창호를 남기자면 감수해야 된다.

그러나 이런 목재를 가지고 있는 내게 창호 제작 부탁은 극히 소수이며 무시되기에 쟁이로서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니다. 이런 과정이 빨리 정착되지 않으면 좋은 목재 구하기가 어려운 시대에 후대에 남겨질 창호는 많지 않으며 계속 보수가 이어질 것 같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몇 십년 된 목재를 가지고 있다가 문화재 보수가 생기면 이런 때 이런 목재를 사용하기를 제일로 여긴다고 한다.

이런 과정의 목재를 보고 현장에서 사용하고 싶어하면서도 현실이 따라주지 못하는 사정을 들을 때 문쟁이의 마음은 무겁다. 개인이 연구하는 것을 어느 누가 알아주기는 어렵겠지만 관심만 가져준다면 더 큰 발전이 기대된다.

용도에 따른 목재의 상태
우리 집에서 건조 보관된 5~10년 된 창호 목재를 제작 현장에 내 보낼 때는 자식을 시집 보내는 마음이이다. 오랜 세월에 외부 쪽이 검어진 목재가 대패로 다듬어 원래 색깔이 나올 때 면 세상이 밝아지는 이런 마음은 쟁이가 아니면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가능하면 목재 원목의 상하는 구분해서 쓰는 것이 좋으며 양지쪽의 목재는 외부 창호에 음지쪽의 목재는 내부쪽에 그리고 두꺼운 창호는 강질재, 엷은 창호는 연질로하면 최고의 창호를 만들 수 있다.

오랜 경험이 있어야만 손 감각만으로도 어느 정도 목재의 강연질을 가려낼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원목 절단시 밑둥지의 칠 색깔로 구분해도 어느 정도 가능한 일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창호 목재는 이런 과정 없어 손기술이 뛰어나도 제작과 관계없이 하자가 생긴다.

궁궐, 사찰, 한옥에서도 목재의 상태를 고려해 사용해야 한다. 같은 재료라도 나무 나이테와 질을 구분해 사용하면 실패가 적다.

궁궐문은 설치한 뒤 사용이 적으므로 목재선이 약간 굵은 것이 유리하고 사찰은 실내 온도를 높이하고 생활하기 때문에 연질에 나이테가 작은 것이 좋으며, 일반 한옥에는 그 집의 문귀틀에 따라 다르지만 가볍고 나이테가 중간 정도 되는 것이 좋다.

목재는 마름질 과정에서 세분화해서 써야 되는데 비용과 시간이 추가되므로 전문 쟁이만 가능하다. 하단 궁판목은 자연물결무늬의 한재가 적합하다.

자연 풍화에 많이 노출되는 외부에는 약간의 산옹이 부분으로 창호 울거미에 쓰여진다면 먼 훗날에 더 멋있는 창호로 남게 될 것이다.

문쟁이의 자세
문은 집의 얼굴이다. 어느 집이든 처마 곡선과 문이 훌륭하게 설치되었다면 외형적으로 아름다운 집으로 본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서면 문울거미 규격이며, 문코며, 살대 맞춤의 기술이 제대로 안되었으면 실망이 크다.

이런 기술상의 문제는 현재 문화재 창호를 해체 보수해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이 또한 어려운 문제다. 이 쟁이는 통도사 금강계단 문 보수며, 지방에 유명 사찰문, 궁궐문을 오랫동안 살펴서 장ㆍ단점을 현대문에 접목하고 있다.

옛날 순수 수공만의 기술과 현재 약간의 기계의존 기능은 차이가 있겠지만 지금도 옛것 지키는 것을 제일로 여긴다. 우리가 반성해야 할 것은 전국적으로 너무나 흡사한 창호가 제작되고 있다는 것, 각 지방색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옛날 것을 살펴보면 문살대가 지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 쟁이는 이런 문제를 일찍 생각하여 지방별로 다르게 제작하고 있는데 이런 작은 기술적 문제는 전문인만이 알 수 있다.

대표적인 빗살창 맞춤의 삼각쓸음법 통도사법당문이나 내소사 꽃살문 육모원형 맞춤이나 경복궁 창덕궁의 육모살대, 금속 원형 고정못, 창살대 제작법은 우리가 대표적인 기능으로 알고 연구하고 있다.

지금 전국적으로 변형된 기법의 살대 맞춤 유형이 상용되는데 정통기법을 논하는 사람이 없다. 이런 문제는 하루 빨리 시정했으면 좋겠다.

이 쟁이는 이런 문제로 중국, 일본, 인도, 네팔, 티벳, 히말라야 산중까지 찾아가 여러 해를 헤매고 다니면서 어느 정도 공통점과 장ㆍ단점을 정리하고 있다.

호용 목재의 관리
제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보이는 부분에 맞춤기법이 정확해야 된다. 특히 상하 밑부분 안보이는 곳이 중요한데 이런 부분에 틈새가 생기면 방충에 약하므로 방충, 방부제 처리에 절대 주의를 요하며 접착제 기능이 약하다.

접착제도 일반 접착제는 습도에 약하므로 옛 찹쌀접착법이나 연구소에서 지정된 접착법을 꼭 사용해야 된다. 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귀가 벌어지는 것은 이런 점을 적용 안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점검해서 관리해 주는 것도 문창호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이다. 목재창호는 습도에 약하므로 동절기나 하절기를 지나서는 꼭 잠가주어야 약간의 변형이 생겨도 제자리로 돌아간다.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지만 이 정도만 관리시 참작해도 창호 기능은 손색이 없을 것이다.


■ 글 심용식(성심예공원 원장 02-715-3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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