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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의 지혜 깃 든 우리의 살림집 ‘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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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집을 짓기 위해서는 지면과 닿는 부분에 습기가 올라오지 못하도록 큰 돌로 한 겹씩 쌓은 후 흙과 돌을 이용하여 벽체를 만든다. 벽체가 완성되면 벽체를 이용하여 보와 도리를 걸치고 보 위에 대공(동자기둥)을 세워 상량을 하고 서까래를 걸쳐 지붕을 만들어 산자를 엮은 후 이엉을 엮어 덮는다. 지붕이 완성되고 내부 벽체와 문, 방구들, 부엌 등을 만들면 오두막집 혹은 세 칸 토막집 한 채가 완성된다. 목조 초가는 담집보다 집짓기가 다소 복잡한데 먼저 기둥 세울 자리에 주추(초석)를 놓는다. 초석이 놓이게 되면 기둥을 세우는데 기둥 세우기(入柱)는 기둥머리로부터 보와 맞춤을 위해 만든 장부인 기둥새를 빼고 기둥 길이를 똑같이 맞춰 상기둥을 중심으로 뒷기둥, 오른쪽 기둥, 왼쪽기둥 순서로 세워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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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는 대체적으로 집의 구조가 간단하기 때문에 특별한 설계와 건축 기술이 필요치 않고, 산에서 나무를 베어다가 도끼로 대충 다듬어 지을 수 있는데, 크게 담집과 목조집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담집을 지을 경우에는 전면을 제외한 삼면 또는 사방(방문틀 자리는 제외)을 돌과 흙을 이용하여 차곡차곡 쌓아 올린 후 지붕의 하중을 담에 의존하여 짓게 된다. 주로 산간지대에 사는 아주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의 노동력만으로 지을 수 있는 집이다.

담집에는 짚(거섶)을 잘게 썰어 진흙으로 반죽한 흙덩이와 호박돌을 한 겹씩 쌓아올려 지은 토담집, 돌이 귀한 지역에서 순 흙으로만 쌓아올려 지은 둑집, 그리고 바람이 세고 돌이 많이 나는 곳에서는 돌로만 벽체를 쌓은 다음 내벽을 흙으로 막아 지은 돌담집 등이 있다.

이와 같은 담집들은 구조적으로 담을 높이 쌓을 수 없으므로 집 높이가 보편적으로 낮게 지어진 반면, 단열이 잘되므로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초가 가운데 가장 많이 지어진 집의 구조는 목조 초가, 즉 뼈대집이다. 뼈대집은 기둥을 사면에 세우고 보와 도리를 걸친 다음 지붕의 하중을 이곳에 의존하여 지은 집을 말한다.

담집과 목조초가

집을 짓기 위해선 먼저 터 닦기를 해야 한다. 터 닦기는 양지바른 곳에 터를 잡은 후 괭이나 삽 등으로 땅을 고르고 달구질을 하여 땅을 단단하게 다지는 것으로 끝이 난다.

우선 담집을 짓기 위해서는 지면과 닿는 부분에 습기가 올라오지 못하도록 큰 돌로 한 겹씩 쌓은 후 흙과 돌을 이용하여 벽체를 만든다.

벽체가 완성되면 벽체를 이용하여 보와 도리를 걸치고 보 위에 대공(동자기둥)을 세워 상량을 하고 서까래를 걸쳐 지붕을 만들어 산자를 엮은 후 이엉을 엮어 덮는다.

지붕이 완성되고 내부 벽체와 문, 방구들, 부엌 등을 만들면 오두막집 혹은 세 칸 토막집 한 채가 완성된다. 목조 초가는 담집보다 집짓기가 다소 복잡한데 먼저 기둥 세울 자리에 주추(초석)를 놓는다.

초석이 놓이게 되면 기둥을 세우는데 기둥 세우기(入柱)는 기둥머리로부터 보와 맞춤을 위해 만든 장부인 기둥새를 빼고 기둥 길이를 똑같이 맞춰 상기둥을 중심으로 뒷기둥, 오른쪽 기둥, 왼쪽기둥 순서로 세워 나간다.

기둥을 세우고 나면 기둥머리를 맞추고 지붕의 하중을 지탱하는 보와 도리가 얹혀지고 지붕틀을 만들게 된다.

그 다음에 서까래를 걸쳐 고정시키며 서까래를 얹고 나면 너시래(외대) 또는 산자를 엮어 알매(반죽한 흙)를 얹는데, 이때 알매를 얹은 집을 알매집이라고 하고 알매를 얹지 않은 집을 건새집이라고 부른다.

지붕 모양

초가 지붕의 물매(경사도)는 볏짚 지붕일 경우에는 보통 45~60도이며 샛집 지붕은 60~65도 정도의 경사각을 이룬다. 지붕(일자형집)의 종류는 맞배지붕과 우진각지붕, 상투지붕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맞배지붕은 지붕의 평면이 두 개의 긴 네모꼴로 이어져서 왈(曰)자 모양으로 측면에서 볼 때는 ‘ㅅ’자 모양이 되며 이와 같은 지붕을 일명 박공지붕이라고도 부른다.

맞배지붕을 더 정확히 말하며 세마루지붕이라고 하는데 밑에서 올려다보면 서까래가 노출된 것이 마치 배 밑창을 보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또 우진각지붕은 지붕의 평면이 사면으로 구성되어 앞뒤 두 면은 사다리꼴이 되고 좌우면은 삼각형 모양이 된다.

처마끝은 같은 높이로 가지런히 집을 휘감아 돌므로 비바람에 대한 노출이 적으며 용마루는 다른 형태보다 짧아지기 때문에 격식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초가에서 가장 많이 지어진 지붕의 형태이다.

이어서 상투지붕은 본채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지붕모양으로 헛간채, 뒷간, 잿간 등 지붕구조가 단순한 건축물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지붕으로 서부지방에서 많이 사용하는 지붕 기술이다.

그리고 학각지붕은 배지붕과 우진각지붕이 합쳐진 모양의 지붕으로 구조와 방식은 복잡하지만 외간미가 좋아 기와집에서 흔히 쓰는 지붕이다.

이엉의 종류

초가 지붕을 이는 방법에는 비늘이엉법과 사슬이엉법의 두 가지가 있다. 비늘이엉은 그 모양이 물고기의 비늘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배집 등에 주로 사용되며 짚의 뿌리쪽을 한 뼘 정도 밖으로 내어서 엮는 방법이다.

길게 엮은 날개 두 장을 이엉 꼬챙이로 꿰어 올린 다음 지붕의 앞뒤를 덮고 남은 부분으로 좌우 양쪽의 벽을 가릴 수 있다. 비늘이엉은 같은 분량의 짚으로 엮어도 수냉이 쪽이 두껍고 튼튼하기 때문에 수명은 사슬이엉보다 오래간다.

그러나 빗물이 잘 흐르지 않는 단점도 있다. 사슬이엉은 짚 뿌리 쪽이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덮는 방법이며, 볏짚을 일정한 양(量)으로 엮은 수십 장의 마름(둥글게 말아놓은 이엉)을 지붕 위로 올린 뒤 멍석을 펴듯 펴나가며 덮는 방법이다.

이엉은 처마끝 부분에만 부리쪽이 밑으로 오도록 깔고 다음에는 이와 반대로 하여 덮어 나간다. 사슬이엉으로 이으면 지붕의 표면이 매끈하여 빗물이 잘 타고 내린다.

따라서 서부 지방에서 비늘이엉을 사용한 집이 가끔 발견되며 중남부 지방에서는 사슬이엉을 사용한 집을 많이 볼 수 있다.

비늘이엉은 사슬이엉보다 두 배 정도의 두께로 덮기 때문에 집안의 온기를 보존하는 데에 유리하고, 수명도 오래가므로 추운 북부 지방에서는 주로 비늘이엉으로 지붕을 덮는다.

이엉 줄매기

이엉을 얹고 용마름을 덮고 나면 이엉이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새끼줄로 매는데 이것을 ‘고삿 맨다’라고 한다.

이 때 안으로 들어가는 고삿을 속고삿이라고 하고, 밖으로 드러나는 고삿을 겉고삿이라고 부른다.

고삿 매기는 지방에 따라 조금씩 묶는 방법이 다르지만 보통 가로로는 여러 가닥의 새끼를 매고, 세로로는 몇 가닥만 묶는다.

중남부 지방의 고삿 매기는 긴 네모꼴인 일자매기를 많이 사용하며, 서부 지방에서는 일자매기와 함께 마름모매기를 하며 사선매기를 한 지붕도 가끔씩 볼 수 있다.

또 바람이 심하게 부는 제주도나 동해안 일부 지역에서는 새끼를 정방형으로 촘촘히 묶어야 한다.

전국적으로 가장 흔히 사용하는 고삿 매기의 순서는 지붕의 가로(긴쪽)로 여러 가닥의 새끼줄을 치는데 이것을 장매(누른 새끼)라고 한다.

장매를 치고 나면 세로(짧은쪽)로 3~5가닥의 자른 매를 쳐서 장매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얽어 묶어야 한다. 이 때 새끼의 끝 부분은 서까래(연목)에 단단히 잡아당겨 묶는다.

특히 영남 내륙지방이나 남서해안 일부지역에서는 처마끝 이엉이 바람에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긴 눌림대(연침대)를 올리고 지붕을 뚫어 새끼를 끼워 넣어 서까래에 고정시킨다.

벽체의 마감

집의 뼈대와 지붕의 이엉을 덮고 나면 내부 마감공사를 시작한다. 내부시설은 제일 먼저 벽체를 만들고 기둥과 기둥사이에는 인방을 설치한다(인방은 상인방, 중인방, 하인방이 있다). 인방이 끼워지면 토벽을 만들기 위해 각 인방 사이에 약 20cm 간격으로 힘살대(나무지주)를 박는다.

지주대를 세우고 나면 가로로 외대를 엮으며, 외대는 보통 반으로 쪼갠 대나무나 싸리나무, 가는 소나무 등을 칡넝쿨이나 새끼를 이용하여 지주대에 촘촘히 엮는다.

외대를 엮고 나면 짚을 잘게 썰어 넣어 반죽한 흙을 안쪽 벽과 바깥벽에 맞벽을 치는데 이를 ‘초새 바르기’라고 한다. 초새를 바른 후 벽이 굳어지면 다시 재새 바르기로 마감한다.

재새는 초새와 달리 짚을 썰어 넣지 않고 부드러운 황토흙을 가는 얼기미(채)에 쳐서 모래나 마사토와 반반씩 섞은 다음 물과 반죽하여 벽면을 매끈하게 덧붙여 바른다. 벽을 만든 다음에는 구들을 놓게 된다.

구들 놓기

구들은 대개 봉당 뜰에서 한자 정도 높이로 잡는데 먼저 불목(아궁이 입구에서 방안까지 한자 정도 깊이 파인 골)을 파낸 다음 아궁이(부석)입구 양편에 고임돌(굄돌)을 세우고 고임돌 위에는 커다란 이맛돌을 올려놓고 불목 위에는 두껍고 넓적한 돌을 덮는다.

그런 다음 불목 안쪽으로 불길이 들어가는 방고래를 만드는데 고래놓는 방식은 골고래로 만든 골구들과 허튼고래로 놓은 벌구들이 있다. 골고래는 일반적으로 두개의 아궁이에 다섯 개의 골을 만드는데 고돌(구들장을 받치기 위해 고래 양쪽으로 낮게 쌓은 담)을 쌓아 고래를 만든 다음 이 위에 구들 돌을 얹어 가는 방식이며, 허튼고래는 구들 바닥면을 불목쪽에서 위목(방안)쪽으로 비스듬히 경사지게 만들어 고돌을 괴어 그 위에 구들돌을 얹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고래는 또 아궁이가 시설된 방에만 만들어져 굴뚝으로 연결되는 당고래와 두 개 이상의 방으로 불길이 지나도록 구들을 놓은 내고래가 있다.

구들돌이 다 놓이게 되면 구들장 사이의 틈새를 주먹돌로 메운 뒤 볏짚을 썰어 넣고 반죽한 찰흙으로 작은 구멍이 보이지 않도록 채워 넣는다.

그런 다음 그 위에 마른 흙으로 부토를 깔고 밟아 다진 후 부드러운 찰흙을 반죽하여 재새(미새)를 하면 방구들 놓기가 끝난다.

구들 놓기가 마감되면 마루 귀틀을 만들어 청널을 깔아 마루를 만들고 천장에는 반자(천장을 평평하게 만든 방의 상부 구조)를 설치한다. 그리고 나서 방문을 달게 된다.

문짝 달기와 마무리

방문은 하방과 중방 또는 상방 사이에 문설주를 세우고 그 사이에 문틀을 끼워 넣고 문지도리(돌쩍)를 달면 된다. 우리나라 초가의 방문은 집의 형태와 지역에 따라 외여닫이문 쌍여닫이문으로 구분된다.

또 부속 문으로는 큰문 옆에 붙여 밖을 내다볼 수 있게 여닫이로 만든 작은 뙤창문(호령창), 통풍과 채광을 위해 조그맣게 만든 바래기 창문, 창은 여닫지 못하며 채광만을 위해 만들어진 봉창, 부엌의 통풍을 위해 창살만을 달아 만든 살창, 오두막집 부엌에 매다는 거적문과 목조 초가에 많이 사용하는 널판으로 만든 판문 등을 단다.

구들과 마루, 창문들을 만들고 나면 도배를 한다. 도배가 끝 나면 집의 내외부 공사는 마무리되며, 마지막으로 처마 물 떨어지는 자리(지시랑)를 따라 그 안 쪽으로 한자에서 석자 높이까지 축담(기단)을 쌓으며 이어서 집의 경계를 따라 담장을 쌓는데, 담장에는 돌담, 토담, 둑담 등이 있다.

담장 쌓기가 완성된 후 사립짝(나뭇가지를 엮어서 만든 문짝)을 만들어 달면 초가가 한 채 완성된다.田

■ 글 윤원태/ 사진 류재청

■ 글쓴이 윤원태는 현재 한국전통초가연구소(052-263-3007) 소장으로 있으며 경성대학 교수로도 재직하고 있다.
97년 초가연구논문을 발표해 황희문화상 문호부문 대상과 충헌문화상 사진부문 대상을 차지했고 한국의 전통가옥의 보존과 보급, 발전에 힘쓰고 있다.
‘황토집에서 건강하게 삽시다’ 등 황토집 및 초가 등 전통가옥과 관련한 다양한 저서가 있다.

■ 이 글에 실린 사진들은 모두 충남 아산에 있는 외암리 민속마을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이 마을은 1988년 전통건조물 보존지구 제2호로 지정되었고 이 보다 앞선 1978년엔 충청남도 민속마을로 지정되었습니다.
마을 안에는 5백여년 전부터 형성된 충청 지방 고유의 전통양식의 반가(양반의 집)를 중심으로 아담한 돌담이 둘러쳐진 초가 등이 여러채 있으며 이중 상당수는 현재도 사람이 살고 있는 살림집입니다.
찾아가는 길은 아산(온양)시내에서 유구방면 39번 도로를 이용, 5~6km 정도 가면 왼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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