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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이야기
유기농 무농약 사과 농원 애플뜰 
우호헌·문효선 부부

유기농 무농약 사과만을 재배해 온 애플뜰 우호헌·문효선 부부. 먹을거리에 대한 가심비價心比를 중시하는 요즘 부부가 재배한 애플뜰 사과가 인기다. 깐깐하기로 소문난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인 ‘한살림’에도 6년간 공급하고 있을 정도다. 욕심을 버리고 자급자족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귀농한 후 시종일관 고집스럽게 유기농 무농약 사과만 재배해 온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글 사진 이상현 기자
 
집을 중심으로 과수원이 둘러싸고 있다. 한 쪽에는 유기농 체험을 겸한 텃밭을 둬 식재료들은 최대한 자급자족한다.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는 계절, 탐스러운 열매가 매달렸던 사과나무마다 눈꽃이 소복소복 쌓여 있다. 경북 영주시 봉현면 소백로에 자리한 우호헌(52)·문효선(50) 부부가 경영하는 유기농 사과 농원 ‘애플뜰’의 풍경이다. 부부는 10년 전,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제과점을 하다가 영주로 귀농했다고 한다.

“저희는 교육계통 등에서 일하다 IMF 이후 경기 일산에서 10년 간 제과점을 했는데, 프렌차이즈 빵집이 상권을 점점 좁혀오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어요. 노동력이 많이 들고 강도는 센데 최저임금도 주기 어려웠으니까요. 그래서 대안을 찾다가 ‘귀농’을 우리의 도착지로 정한 거예요. 당시 오래전부터 ‘시골기차’ 사이트를 통해 시골에 대한 정보도 얻고 사람도 만났는데, 그것이 귀농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부부는 딱히 어떤 작물을 재배할지 정하지도 않은 채 오지 위주로 작은 농지만 찾아다녔다. 사과나무도 이곳에 와서 생전 처음 봤다고 한다.

“책에서 본 소백산 달박골이란 오지마을을 찾아 나섰다가 이곳을 알게 된 거예요. 길을 잃어 부동산에 들렀는데, 그곳에서 ‘귀농을 하느냐’며 이 과수원을 소개해줬어요. 그때만 해도 사과나무를 본 적이 없기에 나무에 사과가 주렁주렁 매달린 게 신기했어요. 주위에서 농사 중에 사과가 제일 어렵다는 만류에도 2,500평의 과수원을 구입했지요. 당시 땅을 구입하는 데에 1억이 좀 넘었고, 일부를 전용해 집을 짓고 농자재 등을 사는 데에 1억 5,000만 원 정도 들었으니 모두 합쳐 대략 2억 5,000만 원으로 사과농원을 시작한 거예요.”

애플뜰은 2,500평 과수원이 현재 5,000평으로 늘어났으며, 종이 계란판과 볏짚, 황토로 부부가 손수 지은 아담한 황토집도 경량 목조를 덧대 규모가 커졌다. 여기에 돔형 황토 게스트룸과 ALC 벽돌로 만든 저온 창고까지 더해졌다. 부부가 ‘계란판 공법 황토집’이라 부르는 본채를 증축한 것은 베이커리 공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베이커리 공방은 유기농 무농약으로 재배한 사과와 우호헌 씨의 제빵·제과 기술이 접목되는 공간이다.

우호헌·문효선 부부가 직접 재배한 사과에 제빵 기술을 접목해 운영하는 베이커리 공방
공방에서 바라본 과수원

부부가 재배한 사과는 현재 깐깐하기로 소문난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인 ‘한살림’에 공급되고 있다. 시종일관 고집스럽게 유기농 무농약 사과만 재배해 온 부부의 노력이 도시의 소비자들과 연결된 것이다.

“사과 농사 초기에 유기농 무농약으로 사과를 재배하겠다고 하자 농업기술센터에서 노동력 대비 수익성이 떨어져서 안 된다고 했어요. 지금은 친환경 쪽으로 바뀌고 있지만, 그때만 해도 단품종 대량 생산 위주였으니까요. 하지만 저희는 모든 걸 내려놓고 시골에서 자급자족하며 살려고 귀농했기에 유기농 무농약 사과 재배만 고집했어요. 당연히 생산량이 적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것을 지인들에게 택배로 보내주니 다들 반응이 좋았어요. 여기에 힘을 얻어 촌스럽게나마 블로그를 만들었더니 사과를 사고 싶다고 연락하는 분들이 늘어났어요. 그러한 과정을 거쳐 1.5kg 봉지에 사과를 담아서 한살림에 납품하는 거예요.”

요즘 먹을거리일수록 가성비보다는 비록 가격은 비싸더라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가심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엄격한 현장 실사를 거쳐 한살림에 납품하는 유기농 무농약 애플뜰 사과가 빛을 보고 있는 이유다. 부부는 지난해 사과 농사는 형편이 없었다고 한다.

“비도 많이 온 데다 기온이 높다 보니 못 보던 벌레까지 늘어나 피해가 컸어요. 수천 평의 과수원에서 매출이 3천~4천만 원 사이였으니까요. 도시에서의 수익과 농촌에서 수익은 다르기에 그 돈으로도 여유롭지는 않지만 살 만한 정도는 돼요. 직접 농사지어 먹고, 가끔 물물교환도 하면서요. 물물교환? 그보다 인정이 맞겠죠. 저희가 무엇을 바라서 보낸 것이 아닌데, 상대방이 답례로 무언가를 보내주니까요. 그것이 시골 인심이고 정이지요.”


온 가족이 함께 지은 황토집. 계란판과 황토를 이용해 지었기 때문에 부부는 ‘계란판 공법 황토집’이라 부른다.
돔 형태로 황토를 사용해 지은 게스트 하우스

부부는 귀농 후 삶이 더 즐거워졌다고 한다.

“저희는 귀농하고부터 도시에서처럼 무언가에 쫓기듯 아등바등 살지 않아요. 계절에 맞춰 농사지으면서 자급자족하는 삶,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지요. 인간 본연에는 경작의 즐거움이 있다고 하잖아요. 또한, 오늘같이 눈이 많이 온 날에는 밖에 나가지 않으면 되고요. 여기에선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이 좋아요.”

부부는 귀농 희망자에게 욕심을 비우고 자급자족하겠다는 마음으로 시골기차를 타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부에선 농촌의 공동화를 우려해 화려한 수식어를 붙여 도시인에게 귀농 청사진을 제시하잖아요. 그것만 믿고 귀농했다가는 이도 저도 못하고 겉돌기 쉽지요. 물론 성공한 사람도 더러 있지만, 정말 농부가 되려면 도시에서 이만큼 벌었으니, 귀농해서도 그 정도는 벌어야겠는 생각은 버려야 해요. 또한, 농부뿐만 아니라 목수도 되고 조경가도 되고 … 모든 것을 스스로 관장하겠다는 마음가짐도 중요하고요.”

애플뜰
주소 경북 영주시 봉현면 소백로 1000번길 2-29
규모 1만 평(2,500평 임대) 주요 작물 유기농 무농약 사과
귀농자금 약 2억 5천만 원(2008년)
연 매출액 4천만 원(2017년)
문의 010-3290-4404 blog.daum.net/doyeonfami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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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2월호 특집] 귀농 이야기 유기농 무농약 사과 농원 애플뜰 우호헌·문효선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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