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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집의 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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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집의 기초는 현실적으로 두 가지 면에서 관심을 가지게된다. 하나는 '어떤 방법이 통나무집에 적합한가'라는 것과, 다른 하나는 '별도의 기초방법이 마련되어야 하는가'의 여부다. 통나무집은 원목의 굵기나 부자재의 사용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공식의 무거운 목재를 제외한다면 일반적으로 콘크리트 건물의 20~30%의 정도의 하중에 불과하다. 따라서 특별히 소홀히 된 기초를 제외하고는 기초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는 일은 드물다. 통나무집의 기초는 크게 우리 한옥을 짓는 방법처럼 주춧돌을 사용하는 방법과 콘크리트 기초를 하는 방법으로 나뉘고, 가끔은 지형에 따라 이 두 가지를 혼용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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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집의 기초는 현실적으로 두 가지 면에서 관심을 가지게된다. 하나는 '어떤 방법이 통나무집에 적합한가'라는 것과, 다른 하나는 '별도의 기초방법이 마련되어야 하는가'의 여부다.

전통적으로 집터를 다지는 일은 좋은 날을 택해 대지의 신에게 고하여(地神祭) 잔치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기둥 세울 자리를 잡아 큰 나무둥걸로 땅을 다졌고 이렇게 다짐을 한 땅위에 주춧돌을 놓고 다시 그 위로 기둥을 세워 집을 짓게 되는 것이다.

얼마 전 경주에서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발견이 있었다. 박 혁거세(朴 赫居世) 탄생 설화의 현장인 나정(蘿井)으로 추측되는 우물터 유구와 사당으로 짐작되는 주춧돌이 발견돼 2천년전 역사의 향기를 느끼게 하였다.

신라의 시조가 되신 박 혁거세의 탄생 설화는 나정에서 시작된다. 나정에서 말의 울음소리가 나서 사람들이 이상히 여겨 가보니 빛을 발하는 커다란 알을 백마가 지키고 있었다. 이 상서로운 서광이 비치는 알에서 태어나 '빛나는, 밝은이'라는 뜻의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으며, 그 음과 뜻을 따라 박 혁거세(朴 赫居世)로 기록된 것이다.

신라에서는 나정에 사당을 짓고 매년 박혁거세를 기리는 추모의 제를 올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이번에 발견된 사당의 주춧돌은 2000여년 전, 신라 건축물의 기초라는 점에서 감개가 무량하다.

일본의 경우는 다짐을 한 땅위에 주춧돌을 놓고 그 위에 기둥을 세우는 우리의 혁신기술의 전파를 통해 그때까지 구덩이를 파서 나무를 세우고 이것으로 다시 기둥을 삼아 집을 짓던 방법에서 탈피, 제대로 된 집을 지을 수 있는 건축의 획기적인 전기를 맞이한 바 있다.

불과 몇 년이면 밑둥이 썩어버리던 기둥이 수 십년, 수 백년을 견디게 되어, 비로소 사찰과 궁궐 같은 큰 건물이 지어질 수 있어 권력의 구조가 규모를 갖추게되고, 사회는 문명의 길에 접어들 수 있게된 것이다.

기초공법의 작은 차이가 국가의 운명을 바꾸는 초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오늘날 고층아파트나 대형 건물들의 벽에 금이 가거나 균열이 심하여 위험에 처해있다는 보도를 많이 본다. 어떤 경우는 기초에서 비롯된 문제일 수도 있다.

통나무집은 원목의 굵기나 부자재의 사용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공식의 무거운 목재를 제외한다면 일반적으로 콘크리트 건물의 20~30%의 정도의 하중에 불과하다. 따라서 특별히 소홀히 된 기초를 제외하고는 기초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는 일은 드물다.

통나무집의 기초는 크게 우리 한옥을 짓는 방법처럼 주춧돌을 사용하는 방법과 콘크리트 기초를 하는 방법으로 나뉘고, 가끔은 지형에 따라 이 두 가지를 혼용하는 경우도 있다.

주춧돌

통나무집은 주춧돌로도 충분한 기초가 되는 물성과 구조를 갖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형태의 기초는 서구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주춧돌을 이용하는 통나무집은 주춧돌 사이에 굵은 나무 장선을 걸치고 그 위에 나무널을 깐다.

이때 굵은 장선과 나무널은 방부목을 사용하면 콘크리트 기초를 사용한 것 보다 훨씬 긴 수명을 기대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나무널 위에 단열을 하고 난방시설을 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온돌식 바닥난방에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과 콘크리트기초가 튼튼하다는 생각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보급이 없는 편이다.

하지만 방갈로 같은 작은 건물에 적용한다면, 필요에 따라 쉽게 이동시킬 수 있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

통기초

통나무집을 위한 콘크리트 기초의 경우 벽체의 선을 따라 콘크리트기초를 만드는 줄기초와, 건축면적 전부를 하나의 콘크리트 판으로 만드는 이른바 통기초가 많이 쓰인다.

전원주택으로서 통나무주택은 대부분 신고제의 범주에 속하는 규모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간이설계에 의해서 집을 짓고 있다.

때문에 별도의 구조계산에 의한 기초설계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많은 비용을 들이는 별도의 토목설계가 없는 작은 규모의 전원주택은 대체로 경험적 기준으로 기초를 만들게 된다.

통나무집의 가장 큰 특징의 하나는 기둥을 사용하는 한옥 같은 건물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통나무집은 기본적으로 별도의 기둥 없이 벽체 전체가 상부구조(2층 혹은 지붕)의 무게를 받게되는 이른바 내력(耐力)벽이 된다.

따라서 일반적인 소형 통나무주택의 구성이라면 기초공사를 할 때 별도의 무게(荷重)가 고려된 기초가 있을 필요는 없다. 정상적인 가공을 거친, 제대로 된 통나무집이라면 벽체와 벽체가 서로 결합되어 커다란 결체조직(結滯組織)을 이루어 내진구조를 이루기 때문에, 콘크리트 기초의 경우 커다란 판상(板狀)의 이른바 통콘크리트도 훌륭한 방법이다.

통콘크리트는 외벽과 표면마감 콘크리트를 일체화시킨 것으로 표면콘크리트를 줄기초 때보다 두텁게 하게되며 외벽선 가까이 갈수록 보다 두텁게 형성된다.

통콘크리트의 내부 단면을 보면 기초의 모든 외각에서 기초의 중심을 향해 아치(Arch)구조를 형성하게된다. 건축과 토목에서 아치(Arch)는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오래된 건축물의 잔재 속에서도 끝까지 남아있는 반달이나 초승달 같은 아치구조물을 간혹 볼 수 있다.

구조역학으로서의 계산은 여기서 다룰 영역은 아니나, 교각의 간격을 넓히면서도 교량을 튼튼하게 하는 것은 교량 설계의 기본이고, 건물의 기둥을 줄여 공간을 크게 하는 것 역시 아치구조의 다리효과(Bridge effect)로 불리는 공법의 덕분이다.

줄기초

그러나 건물의 규모가 크거나 지형상 경사지인 경우 통기초 보다는 줄기초를 해야한다.
줄기초는 벽체의 선을 따라 콘크리트나 시멘트, 벽돌 등으로 일정한 높이를 만들어 기초를 형성하게되고 구획된 빈 공간을 흙으로 되메우기를 하여 표면의 높이를 고르고 그 위에 마감 콘크리트를 얇게 펴게된다.

통나무집의 경우 기초의 작은 균열로도 치명적인 위험을 유발시킬 수 있는 콘크리트 건물과 달리 직접적으로 건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안전성이 탁월하다.

그러나 경사지의 기초는 기본적으로 지반이 취약한 낮은 쪽으로 거대한 바위처럼 미끄러질 수 있다는 가상을 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아이젠으로 빙벽을 찍듯이 줄기초를 땅 속으로 굳건히 자리시켜 미끄러짐에 대한 저항성을 높여야하기 때문에 줄기초를 깊이 묻어야한다.

반지하

여건이 허락된다면 경사지에는 반지하 공간이 효과적일 수 있다. 지하 혹은 반지하 구조를 만드는 것은 경사가 심한 곳의 기반으로서 가장 훌륭할 뿐만 아니라 공간이용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초를 높이는 경향이 심한 편이다. 무턱대고 높인 기초는 기초 아래 부분의 공간손실도 그만큼 커지고 시각적인 정원의 크기도 줄어든다. 경사지의 경우는 지형상 더욱 그러하다. 이럴 경우에는 아예 경사면에 적당한 반지하의 공간구상을 해 보길 권한다.

반지하의 공간은 주거용공간에서부터 개인사업인 SOHO(Small
Office Home Office)에 적합한 사무실이나 독립된 아뜨리에, 혹은 차고나 다용도실 같은 공간으로 이용될 수 있다.

물론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가 있지만 높은 축대를 쌓고 조경으로 장식하는데 드는 비용과 건물의 범위를 반지하 공간까지 확대하는 실리는 예산을 세울 때 고려해 볼 가치가 있다.

우리나라처럼 산지가 대부분인 스위스에서 필자가 시공한 많은 스위스의 통나무주택은 뒷부분은 지하가 되고 전면은 열린 공간이 되는 반지하 공간으로 설계되어 공간의 활용과 지형을 고려한 실용성이 조화를 이루는 지혜를 엿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같은 산지지형에서는 전원주택지로 경사지를 만나기 쉬운데, 경사지에 자리하게 되는 통나무집은 그 땅의 형태를 살리기에 따라 보다 자연스럽고, 보다 유용한 전원주택으로 만들어 질 수 있다.

전원주택, 나와 내 가족을 위한 선택은 나의 지성과 안목을 드러낸다. 자연 친화적인 소재와 모습으로 자연 지형에 조화된 모습을 연출할 것인가, 아니면 도시주택 혹은 화려하게 장식된 주택을 보란 듯이 자연에 심을 것인가는 나의 선택이 된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조화의 아름다움은 언제 어디서나 사랑으로 자리매김 하게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자연과 함께라면. 田

글 정인화(발미스코리아 통나무주택 대표 054-975-1240)
www.valmi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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