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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빵 향이 가득한
경주 고향집
고향집은 배려가 넘치는 집이다. 남편은 아내를 위해 집을 짓기로 했고, 아내는 남편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싶어 했다.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기 위한 집이 아니라, 서로의 공간을 내어주려고 집을 계획했다.

양인성 소장 
자료제공 아틀리에 로우크리에이터스 

HOUSE PLAN
건축면적 84.99㎡(25.70평)
연면적 
134.91㎡(40.81평)
주택 109.92㎡(33.25평)
별채(베이커리, 사랑방) 24.99㎡(7.56평)
최고높이 6.8m(가중평균지표 기준)
공법 철근콘크리트조
지붕재 콘크리트 누름
외벽재 STUCCO 외단열 시스템
창호재 72㎜ 알루미늄 3중창호
내벽재 백색 도장
바닥재 강마루
수전 등 욕실기기 아메리칸 스탠다드
현관 단열 강화도어
가구 현장 제작
설계 atelier LOW CREATORs
설계자 양인성


PLANNING
<단독주택>
침실 2개
화장실 2개
층수 지상 2층
<별채>
베이커리, 사랑방

#이야기
따뜻한 감성이 담긴 편지가 왔다.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집을 짓고 싶어 하는 남편, 책을 준비하는 남편을 위해 공간을 내어주려는 아내 그리고 사랑하는 부모와 함께 사는 딸이 있는 가족의 이야기다.

“남편은 책 집필을 준비 중이고 저는 빵 굽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빵 굽기를 좋아하는 저를 위해 남편이 집을 짓자고 했어요. 고향 경주에 볕이 좋아 메주 널기에 좋은 작은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오래된 집이라 수리 끝에 결국 허물게 되었습니다. 이곳에 가족을 위한 집을 짓고 싶습니다.”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부부, 딸, 아들(출가)이 살 수 있는 작고 아담한 집
·방 2개에 예쁜 딸의 방, 서재를 겸한 부부의 방
·작업도 하고 지인들과 식사할 수 있는 공간
·벽난로가 있는 집
·햇볕이 잘 드는 커다란 창

#공간구성
가족의 꿈을 담은 편지를 읽으며 조심스레 선을 정리했다. 무엇보다 편지에서 나의 관심을 끈 내용은 서로에 대한 부부의 배려였다. 아내는 남편을 위해, 남편은 아내를 위해 서로 필요한 공간을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베이커리 취미를 가진 아내는 친구들과 이웃과 나누거나 판매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친구를 좋아하는 남편은 늘 집 안에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러한 요구사항을 한 공간에 담기위해 크기가 다른 상자 두 개를 연결한 형태를 생각했다. 작은 상자는 아내 취미와 사람들을 만나는 공간, 큰 상자는 가족을 위한 삶의 공간으로 프로그램을 나누고 각 공간에 실을 배치한 뒤 모서리와 모서리를 연결했다.

베이커리 공간은 약 7평으로 판매와 만남의 장소로 구성했다. 이 공간은 평소엔 빵집 가게로 사용하다가 남편 손님이 방문할 땐 사랑방 역할을 하도록 필요에 따라 언제든 공간을 여닫을 수 있도록 가변적인 공간으로 계획했다.

넓게 구성한 현관은 커다란 창을 내 주변 풍광을 담아내도록 배치했다. 단순히 신을 신고 벗는 장소가 아니라 사람을 맞이하는 장소이자 외부 작업을 집 안에서도 하도록 발코니 개념으로 생각한 것이다. 현관은 또, 베이커리 공간과 연결해 손님을 맞이하거나 이야기 나누고 쉬는데도 불편함이 없도록 구성했다. 신발장도 낮게 설치해 연로하거나 어린 아이들이 편리하게 사용하게 만들었다.

주거 공간은 1층을 공유 공간, 2층을 사적 공간으로 나눴다. 1층은 공간감이 들도록 일체형으로 구성하고 가구를 통해 영역을 구분했다. 주방/식당은 ‘ㄱ’자로 배치해 동선을 줄이면서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구조로 계획했다. 식당과 현관을 구분하기 위해 설치한 수납장은 막힌 느낌과 함께 열린 느낌까지 동시에 주는 장치다. 이 수납장에 부부의 추억이 담긴 사진이나 물건을 진열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온전히 가족을 위한 공간인 2층은 남편을 위한 아내의 배려가 담긴 곳이기도 하다. 안방에 아내 요구대로 책 집필을 계획 중인 남편을 위해 작은 서재를 마련하고, 서재 코너에 창을 내 빛과 풍경을 끌어들이게 했다. 또, 복도에 있는 계단 난간을 책장으로 만들어 책을 좋아하는 남편이 언제 어디서나 책과 함께 지내도록 구성했다. 드레스룸은 침실로 들어오는 길목에 두어 외출 후 자연스럽게 옷을 갈아입도록 만들고, 창가에 작은 파우더룸을 마련해 편의성도 고려했다.

집은 “인문학으로 짓는다”라는 말이 있다. 집을 원하는 이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라는 뜻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집을 설계하는 일을 하면 할수록 어려움을 느낀다. 매번 클라이언트의 삶을 충분히 이해했는지, 설계 결과물에 문제는 없는지 의구심이 든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따뜻한 마음을 잘 담아 기능적으로 충족시키면서 미학적으로도 만족할 집을 계획하고 싶은 욕심이 들기도 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따뜻한 이야기가 담긴 집을 계획하면서, 내 마음도 덩달아 따뜻해졌다. 사연을 보내준 가족에게 포근함이 가득한 예쁜 집이 되기를 바라본다.
사연을 보내주세요.
집 짓는 과정은 건축주와 건축가가 함께 만드는 느린 여행입니다. 집에 대한 생각(규모, 위치, 방 개수, 기능)과 바라는 삶의 모습을 간략하게 적어 보내주세요. 사연을 토대로 로우크리에이터스가 생각하는 집을 전원주택라이프 지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LOW CREATORs로 문의하세요.
사연신청 설문 형식 https://url.kr/jide16 메일 lowcreators@gmail.com

양인성(아틀리에 로우크리에이터스atelier LOW CREATORs 대표)
단독주택, 아파트 인테리어 등 주거환경을 중심으로 건축설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다양한 클라이언트 요구사항을 조율하면서 함께 공간을 그려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집을 짓고 사는 모습에 관심이 많아 오랜 시간을 두고 예비 건축주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편안한 집을 위한 건축문화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070-8833-3162 lowcreators@gmail.com www.lowcreato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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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URE DESIGN] 고소한 빵 향이 가득한 경주 고향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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