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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집의 지붕(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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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자연을 찾아나서는 일이 잦아진다. 도시생활에 지친 심신을 맑은 공기와 푸르름으로 맞아주는 자연의 너그러움 때문일 것이다. 차창에 비치는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가끔 우리의 시선을 멈추게 하는 것은, 자연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전원주택들이다. 그 중에서도 통나무주택은 부드럽고도 중량감 있는 중후한 신사 같은 멋스러움으로 다가온다. 요란스럽지 않은 단아한 모습과 지붕선이 만드는 스카이라인(Sky Line ; 하늘과 맞닿은 것처럼 보이는 윤곽선)은 주변 산세와 어우러져 보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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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집은 그 구조적 특징에서도 그러하지만 전체적으로 품위 있는 부드러움이 있다. 이로 인하여 복잡한 지붕이 어울리기 어려운 특징이 목조주택이나 스틸하우스와의 또 다른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지붕을 형성하는 구조는 기본적으로 경사면을 따라 서까래(Rafter)를 배열하는 방법과 지붕의 길이 방향으로 장선을 깔아 놓는 것처럼 가로로 배열하여 몇 곳을 세로 방향으로 잡아주는(Post & Beam) 방법이 있다. 그리고 삼각구조의 트러스(Truss)공법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물론 경우에 따라 이런 방법들이 혼용되거나 변형되어 적절하게 응용되기도 한다.

우리의 전통 한옥을 살펴보면, 집의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둥근 원목을 사용하여 서까래를 천장으로 노출시키는 것이 기본적이다. 또한 사찰이나 궁궐처럼 규모가 큰 건물들은 2중 서까래를 사용하여, 처마와 추녀의 선과 구조를 아름답게 만드는 고난도의 기술과 미적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가운데 서까래에 관하여 전해 내려오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옛날 어느 목수가 잠시 착각을 하여 다듬어 놓은 서까래를 계산된 길이보다 짧게 자르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서까래의 길이가 짧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대부분의 서까래가 잘린 후였다. 고민과 실의에 빠진 목수는 순간 귀중한 영감을 얻어 겹쳐서 길이를 길게 하는 방법을 고안해 낸 것이다.

목수는 조심스럽게 그 방법을 시도하였고, 그 결과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아름다운 처마를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한옥은 지붕이 모든 건축 공정과 비용의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전통적으로 지붕에 유난히 관심을 집중하였던 것 같다.

지금의 지붕은 과거의 방법과는 기술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서까래 위에 엄청난 양의 흙과 기와를 얹기 때문에 서까래를 매우 촘촘하게 배열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의 지붕은 빗물을 막아주는 방수의 기능 외에 외관을 아름답게 만드는 표면재료, 그리고 보온을 위한 단열층 등으로 기능적으로 분리된 건식공법이 사용되고 있다. 더욱이 요즈음 많이 쓰이는 아스팔트싱글이나 금속기와 같은 경우는 중량이 매우 가벼워 지붕구조를 만드는데 서까래의 간격을 보다 넓히는 등 매우 유리하게 적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통나무집은 서까래가 노출되는 구조를 하고 있다. 통나무집 특유의 힘과 구조적인 멋스러움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서까래의 선택과 배열은 무척 중요하다.

서까래는 앞에서 언급한 지붕의 중량 외에도 몇 가지 고려해야 할 것들이 있다.

첫째, 겨울에 적설량이 많은 지역은 그 지역의 최대 적설량 기록을 고려해야 한다. 적설량은 그 자체의 무게도 있지만,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일수록 지붕 위의 눈이 오랫동안 녹지 않고 쌓여 있어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둘째, 용마루에서 시작된 서까래가 처마까지 길이나 혹은 중간에 받쳐주는 힘이 되는 곳까지의 거리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셋째, 시각적인 안정감이 고려되어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서까래의 굵기나 배열 간격, 보강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기본적으로 가로 세로 각각 7cm×15cm 굵기의 목재를 사용하여, 서까래의 받침이 없는 공간 길이로 5m 이내로 설정하고, 서까래의 간격을 60cm∼80cm범위를 기본으로 삼고 있다.

이는 서울 강원 지역의 최대 적설량과 지붕의 경사 30° 범위, 오지기와의 하중을 충분히 고려한 것이다.

20×10²=2000 10×20 =4000 ≤ 3000

여러 종류의 목재가 서까래로 사용되지만, 서까래로 사용되는 목재는 밀도가 치밀하고 단단한 추운지방에서 자란 목재가 좋다. 같은 규격이라도 강도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뭇결이 아름다우면 시각적인 믿음을 줄 수 있어서 더욱 좋다.

서까래의 공간 길이를 너무 길게 잡으면 목재 자체의 중량 때문에 차츰 처지는 현상이 심해지므로 유의해야 한다. 또한 시각적으로도 너무 간격이 넓거나, 혹은 목재의 선정이 미흡하면 불신감이 생기고 통나무집에서 느낄 수 있는 튼튼한 구조적 안정감이 반감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수공식 통나무주택은 대부분 지붕 경사를 형성하는 서까래 대신 가로 방향으로 중간보가 되는 장선으로 벽체와 같은 원목을 배치하여 Post & Beam 기법이 응용되고 있다. 이때 위쪽으로부터 아래쪽의 간격은 1m 이상인 경우가 많다. 굵은 원목의 힘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삼각구조의 Truss는 가는 나무를 구조 역학으로 잘 결합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튼튼한 구조적 힘을 갖는 Truss를 몇 개의 장선으로 연결함으로써 지붕의 골격을 완성할 수 있다. 이는 목조주택이나 스틸하우스에 많이 채용되는 공법이다.

이 경우 천장의 구조가 감추어지고 일반 아파트처럼 평면 천장을 만들게 되어 천장 위에 단열을 하고 그 삼각 공간에 전선관 같은 배선을 둘 수가 있다. 이때는 반드시 양쪽으로 환기구를 설치하여 온살효과에 대비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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