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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전원으로 이주하고 있다. 그 이유도 수많은 사람들의 개성만큼 제 각각이다. 건축주 김덕우 목사(이하 건축주) 역시 전원을 찾게 된 사연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가슴에 품었던 전원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 때문이다. 서울이 고향인 건축주가 어렸을 적 경기도 광주 친구집에서 방학을 보냈던 추억은 오랫동안 가슴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하와이에서 목회활동을 하던 곳도 사람들로 붐비는 도시교회가 아니라 한적한 시골교회였다.

귀국한 후에도 시끌벅적한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만 목회활동을 했다. 울산에서 청원군 남일면으로 그리고 지금의 청주로 옮겨다니면서 전원에서의 목회활동만 고집했다.

아름다운 만남 건축주와 시공사
건축주는 충북 청원군 남일면에 처음으로 A.L.C공법으로 전원주택을 지었다. 하지만 기초공사만 마친 뒤 시공사가 사라져 버렸다. 당시 충분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토지였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지식이 부족한 탓해 그마저 받지 못했다.

그 시초가 잘못된 시공사를 선정하면서 비롯된 일이다. 그것이 계기가 돼 부지 매입에서 시공까지 일련의 일들을 일일이 직접 관여하게 됐다.

그렇게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건축에 대한 정보가 쌓여만 갔다. 그 후 청원군 집의 구매자가 나타나 그 집을 팔고 현재의 청주시 월오동으로 토지를 구매하고 목조주택을 지었다.

건축주는 예전의 뼈아픈 경험 때문에 시공사 선정에 신경을 많이 썼다. 전원주택잡지들을 유심히 보고 직접 문의하고 시공 현장을 둘러보고… 그렇게 해서 만난 시공사가 원주시에 소재한 ‘하얀울타리목조주택(대표 강 건)’이다.

시공사 선정이 끝난 뒤에도 건축주는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 일일이 챙겼다. 먼저 설계를 할 때 건축주의 부인이 참여를 했다. 내부 설계는 생활의 중심을 잘 알고 살림을 하는 사람 위주로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는 건축주의 생각에서였다.

그리고 골조에서 마감재까지 그리고 정원 꾸미기 등등의 모든 일을 시공사와 상담하면서 하나하나 완성시켰다.

이미 전원주택을 시공한 경험이 있는 건축주는 동네주민들과의 관계에도 상당한 신경을 썼다. 담장 밖으로 나온 감나무 가지를 상하지 않게 하려고 언덕 골목길로 손수레를 끌어 자재를 날랐다. 물론 차가 충분히 올라갈 수 있는 골목길이었다.

웬만한 건축회사라면 시공기간 줄이기에 급급해 감나무 한 그루 상하는 것쯤은 생각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얀울타리목조주택에서도 건축주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가 잘 정착하도록 건축 시 최선을 다해 배려했다.

집만 짓고 나 몰라라 하는 시공사보다는 건축주가 새로운 곳에서 잘 적응하도록 하는 것 역시 시공사가 해야 할 중요한 의무인 것이다.

목조주택이 갖는 장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단열성이 높다는 것이다. 목재 10센티미터 두께의 단열성은 콘크리트 1미터 두께와 같다. 그렇다 보니 낮에는 보일러를 틀어놓지 않아도 온 집안에 훈훈한 기운이 감돈다.

채광창이 넓어서 한낮의 열을 그대로 집안에 담아두고 그 보온성은 저녁 늦게까지 이어진다. 자연스레 난방비가 적게 들기 마련이다. 그렇다 보니 건축주가 오히려 시공사에게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좋은 집을 지어주었다고.

생활 중심의 이동
시골집의 대부분은 대청마루가 있다. 그리고 현대식 건물에는 거실이 있다. 대청마루와 거실은 집안에서 가족들의 대화가 주로 이루어지는 장소라는 점에서 일치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대로 넘어오면서 이런 경계가 무너졌다.

가족들의 대화 장소라는 소중한 의미보다는 공간을 넓게 실용적으로 쓰기 위해 거실면적을 줄이고 방의 크기를 넓히는 데만 신경을 쏟았던 탓도 있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거실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한다. 그만큼 생활이나 마음이 여유로워졌다는 반증이다.

또한 여기에는 폐쇄적이었던 집들이 개방적으로 변하면서 손님맞이 장소에 대한 배려도 담고 있다.

대부분의 집들은 실내를 공동으로 쓰는 공용공간과 개인적인 독립공간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만큼 개인생활을 존중하면서 공용공간을 넓고 편안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건축주 역시 이런 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여 거실을 최대한 넓게 꾸미고 주방은 동선에 맞게 설계를 했다. 불필요한 공간을 줄이는 대신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을 더 넓혀 실용적으로 꾸민 것이다.

시골은 즐겁다
건축주는 ‘월간 전원주택라이프’의 애독자다. 특히 시골에 관련된 기사들을 즐겨 읽는다. 시골에서 사는 것이 즐거운 만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책을 읽음으로써 생각의 공유지대를 갖기 때문이다.

시골에서 생활하는 것의 발단은 아름다운 기억에서 출발을 했다. 직접 시골생활을 하다 보면 대부분의 이주자들은 처음에 많은 어려움을 겪곤 한다. 텃밭에 씨앗만 뿌려도 채소가 잘 자라고, 정원은 항상 푸르른 녹색 빛을 잃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상은 얼마나 많은 손이 가는가. 하나 하나 직접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무리해서 텃밭을 일구거나 성급한 맘에 잘 적응하지 못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시골생활에 지쳐간다.

건축주는 집 뒤편에 텃밭을 직접 꾸미고 거기에서 나온 채소를 가족들이 나누어 먹는다. 그 채소를 먹으면서 아들·딸들은 채소를 정성스럽게 키워서 저녁상에 올리는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갖는다. 단순히 텃밭의 채소를 가꾸는 것이 부식비를 줄이는 것이 아닌 가족의 사랑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시골에서 산다는 것은 불편한 일이 아니다. 다만 그 속에 감추어진 즐거움을 찾아내는 사람만이 시골은 즐겁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田

■ 글·사진 박 일 기자

■ 건축정보
·위 치 : 청주시 상당구 월오동
·건축형태 : 2층 목조주택
·부지면적 : 340평
·건축면적 : 70평
·실내구조 : 거실, 방4, 주방, 욕실3
·외벽마감 : 시멘트사이딩
·내벽마감 : 석고보드 + 벽지
·바닥마감 : 데코우드
·창 호 재 : 동아 시스템창호
·지붕마감 : 2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공사기간 : 2001년 8월30∼2001년 11월7일
·건축비용 : 평당 300만 원

■ 설 계 : 기신건축설계사무소(043-276-7939)
■ 시 공 : 하얀울타리목조주택(033-744-1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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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의 연속, 청주 70평 2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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