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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는 세레나데를 부르며 연인이 문을 열고 내다보기를 기다리는 낭만적인 공간이다. 반면 타인이 사생활을 엿볼 것 같은 불안한 공간이기도 하다. 전원주택을 지을 때 염려하는 부분 중 하나가 '보안'이다. 창호를 선택할 때는 집에 어울리는 모양 못지 않게 보안 기능까지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잘 지은 집의 창문에 쇠창살을 붙여 미관을 해친 경우를 종종 본다. 요즈음에는 보안 기능을 갖춘 우수한 창호들이 개발되면서 이것을 사용한 주택들이 늘고 있다.

■ 글 싣는 순서
·통나무주택의 욕실과 화장실
·통나무주택의 주방과 구성
·펜션, 카페, 전원주택
·통나무주택의 창호 선택
·통나무주택의 계단
·통나무주택 2층의 특징
·통나무주택의 가치
·통나무주택과 사우나
·통나무주택의 벽난로
·통나무주택의 인테리어
·통나무주택의 전기와 설비

사랑의 집짓기 행사와 평양 방문 등으로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퇴임 후 통나무집에서 살고 있다.

집은 우리가 입는 옷과 같아서 그 사람의 취향과 인격을 담고 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돈을 많이 들여서 각자 개성에 맞춰 인테리어를 하는 것도 같은 의미일 것이다.

또한 집은 그 사람의 행동이나 생활 환경에도 영향을 끼친다. 같은 사람임에도 제복과 정장 혹은 자유로운 옷을 입었을 때의 행동이 달라진다.

이와 마찬가지로 집도 가족 구성원의 정서와 인격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에 '어떤 소재로 어떻게 집을 짓는가' 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요즈음 황토집이나 통나무집이 새롭게 인식되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그 집의 기본 소재에 따라 부자재나 여타 구성 요소들까지 한데 어우러지면서 전체적인 조화로움과 일체감을 갖는다.

통나무집에서 창호 선택도 마찬가지다. 흔히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 때문에 영국인들은 장중하고 멋진 창호를 갖추는 것을 건축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여긴다.

창호를 선택할 때 크게 '외관'과 '기능성'을 살핀다. 필자는 이 두 가지를 고루 갖춘 원목창호를 추천한다. 값이 비싼 게 흠이지만 고전적인 멋스러움과 해를 거듭하면서 깊이를 더하는 좋은 소재이기 때문이다.

원목창호는 목재 선정과 정밀한 건조 공정을 거친 것이라야 뒤틀림이 없다. 그리고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려면 세심한 연귀 작업(Oblique Plan : 두 재를 맞추기 위해 나무 마무리가 보이지 않게 귀를 45도로 비스듬히 잘라 맞춘 곳)과 접착이 선행돼야 제대로 된 제품이 나온다.

원목창호를 선택할 때는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원목창호는 이처럼 까다롭기에 이를 대신해 무늬목을 입힌 나무문이나 플라스틱에 무늬를 전사한 제품도 많이 나온다.

이러한 제품들은 실용적이고 저렴하지만, 중후하고 고급스러운 맛은 떨어지니 일장일단(一長一短)이 있다.

창호의 기능
창가는 세레나데를 부르며 연인이 문을 열고 내다보기를 기다리는 낭만적인 공간이다. 반면 타인이 사생활을 엿볼 것 같은 불안한 공간이기도 하다.

전원주택을 지을 때 염려하는 부분 중 하나가 '보안'이다. 창호를 선택할 때는 집에 어울리는 모양 못지 않게 보안 기능까지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잘 지은 집의 창문에 쇠창살을 붙여 미관을 해친 경우를 종종 본다. 요즈음에는 보안 기능을 갖춘 우수한 창호들이 개발되면서 이것을 사용한 주택들이 늘고 있다.

창호의 중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건축비에서 창호가 차지하는 비율은 10∼30% 정도로 만만찮다. 창호는 실내를 필요에 따라 열린공간과 닫힌공간으로 만들어 준다.

그렇기에 기능상 개방성과 폐쇄성을 모두 갖춰야만 이 두 가지 분위기를 나타낼 수 있다. 즉 창호의 수준은 방음과 기밀성, 단열, 방범이라는 조건을 얼마나 잘 갖췄는가에 달려 있다.

더불어 '어떤 재료를 선택했는가' 그리고 '어느 정도 숙달된 기술로 아름다움과 견고함을 고루 갖춘 창호를 제작했는가'도 그 가치를 결정한다.


잘 만든 창호는 거의 완벽한 방범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단열 기능도 뛰어나다.

에너지 손실의 약 30% 이상이 창문을 통해서 발생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고유가(高油價)시대에 사는 우리로서는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겉보기에는 별반 다를 게 없는 창호지만 기능적으로는 이처럼 큰 차이가 있다.

창호의 설치
문이 끼어 잘 열리지 않거나 덜컹거려 짜증이 나는 경우가 있다. 통나무집에서도 마찬가지다. 그 원인은 대개 창호 제작이나 시공을 잘못한 데서 찾을 수 있다.

통나무집의 가장 큰 장점은 주위의 온도와 습도 변화에 따라 숨을 쉰다는 것이다. 흔히 통나무집은 일반주택보다 빨리 썩는다고 생각하지만 그 수명이 수백 년 간다. 통나무집이 숨을 쉬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실내 공기를 정화시키고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며 몸에 이로운 물질을 뿜어내므로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통나무집이 숨을 쉰다는 것은 항상 약간의 변화가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창호를 설치할 때는 이러한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건조한 겨울철 문이 덜컹거리고 여름 장마철에 문이 열리지 않는 것은 대부분 통나무집의 구조적 특징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시공했기 때문이다.

수리 의뢰를 받아 가서 보면, 계절 변화에 대한 기술적인 미흡함을 보완하지 않은 채 엉뚱하게도 굵은 나무로 수직 방향의 문틀을 설치한 경우가 종종 있다.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장소를 불문하고 세로 방향의 나무가 가로로 쌓은 통나무 벽체와 결합해서는 안 된다.

통나무집은 어떤 목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건조 방법이 다르고, 회사마다 가공 기술이 다르다. 통나무집은 시공 후 수년 간 약 5㎝∼20㎝씩 수축하면서 안정화되는 과정을 거친다.

따라서 가로 쌓기와 세로 쌓기를 병행한다면, 치명적인 걸림돌이 돼 틈이 벌어지고 뒤틀린다. 창틀은 이러한 본체 벽에 고정되므로 그 변화를 감당해야 한다.

본사에서는 활대(Slider Bar)를 사용하는데 활대와 창문 둘레(Window Opening)가 서로 결합해 홈 속에서 움직이게 설계한 것이다.

이 활대는 통나무집의 수축과 팽창 변화를 감당할 뿐만 아니라 창문의 변형을 막고 벽체의 뒤틀림과 휘어짐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창문틀은 통나무집의 변화를 감당해야
현재라는 눈 높이에서만 바라보면 기본의 중요함을 잊기 쉽다.

우리나라는 공업화 초기, 많은 부분에서 싸고 좋다는 이유로 일본의 기술과 자본재를 이용해 산업국가의 틀을 짰다. 그 결과 지금까지 일본의 기술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에 세계적인 선도기술을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국인들은 한국 경제의 성장 비결을 높은 교육열에서 찾았다. 여기에는 '기초학문'이라는 의미가 깊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지금은 기초학문 분야의 교수들이 홀대를 항의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사회 각 분야의 체제는 물론 도덕과 윤리까지 흔들리고 있다. 급속한 경제 성장 과정에서 교육의 모든 영역 즉, 기술과 인간, 경영, 노동, 과학 등에서 기초와 본질 그리고 원리에 대한 부분의 연구와 교육을 소홀히 여겼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든 기본에 충실해야 된다. 기본적인 요소를 소홀히 하면 뒤탈이 날 수밖에 없고, 손질도 땜질밖에 할 수 없다.

내 집을 짓거나 살 때도 예쁜 조명이나 도배 같은 마감재보다는, 그보다 더 중요한 본질적인 구조나 각 부분의 기본 자재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통나무집에서 창호의 설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바꾸어 말하면 국내에 지어진 통나무집에서 문제를 가장 많이 일으키는 게 창호이기 때문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창호를 설치할 때도 눈에 보이지 않는 기본이 더 중요하다.

통나무집에서 창호를 설치할 자리는 좌우로 1㎝∼2cm, 창틀의 위쪽으로 창의 크기에 따라 2㎝∼4㎝의 여유가 필요하다. 좌우 공간은 설치하려면 약간의 여유를 둬야 하며, 통나무집의 수축을 고려해 위쪽에 2∼4%의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창호 자리 좌우에는 활대를 설치하는데, 그 크기는 통나무집 벽체의 굵기와 같아야 한다. 벽체는 요(凹)자 모양으로 홈통을 따는데 그 크기는 통나무 굵기의 1/3이 적당하다.

또한 철(凸)자 모양의 활대와 편차가 없는 1:1의 크기가 유지돼야 한다. 벽체의 휨과 뒤틀림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기술 집약의 결정체, 시스템 창호
예전에는 윈도우하면 으레 창문을 생각했지만, 요즈음에는 마이크로 소프트(Micro Soft)사의 컴퓨터 운용 프로그램인 윈도우즈(Windows)를 먼저 떠올린다.

윈도우즈의 확산과 함께 컴퓨터 프로그램의 발전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했다. 하지만 현실 속의 창문도 그 옛날 침 발라 구멍을 내 신방을 엿보던 낭만시대는 이미 아니다.

단열과 방음, 방범의 기능을 모두 갖춘 창호는 그 자체가 기술의 집합체다.

창문은 설계와 구조에 따라 기밀성(氣密性)이 달라진다. 문틀의 기밀성과 더불어 요즈음 대중화된 '이중유리(Pair Glass)' 자체의 기밀성도 중요하다.

이중유리 안쪽이 뿌옇게 돼도 닦지 못하고 속상해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자체의 기밀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많이 쓰는 미닫이문은 구조적으로 롤러가 타고 가는 홈통을 비롯해 창문과 창틀 사이에 틈이 많아 기밀성을 높이기 어렵다.

기밀성은 방음과 단열에서 가장 큰 변수인데, 이 문제를 해결해 구조적 혁신을 이룬 것이 유럽에서 주로 사용하는 '시스템 창호(System Window)'다. 환기(Tilt)와 열림(Turn) 그리고 대형창의 경우 미닫이 기능(Sliding)까지 갖춰 매우 편리하다.

이중유리는 방음과 단열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각 지역의 고도와 기후에 맞춰 유리와 유리 사이에 아르곤(Ar)이나 질소(N) 가스 등을 넣는다.

그 사이에 아주 미세한 구멍만 생겨도 단열 효과는 크게 떨어지고 뿌옇게 되므로 완성도 높은 기술을 요구한다.

값이 비싼 실내 가구의 변색 방지를 위해 자외선 차단 유리를 사용하거나, 쉽게 깨지지 않는 고강도 유리와 뒤틀림 방지 기술로 제작된 원목창호라면 최상급이라 할 수 있다.田

■ 글 정인화<발미스코리아 통나무주택 대표 054-975-1240>
www.valmiskorea.com

∴ 글쓴이 정인화는 발미스사의 한국 대표로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 수년간 쌓아온 통나무집 건축이론 교육과 풍부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대규모 통나무주택 단지를 성공적으로 개발하는 등 개인 주문주택뿐 아니라 제주도 등지에서 기업형 통나무 펜션단지의 개발지원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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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주택 이야기]통나무주택의 창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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