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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를 가까이 접하다 보면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인간이 지구에 등장하면서 지금까지 500만 년의 세월 동안 대부분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인간의 생리 기능은 목재와 같이 자연으로 된 소재를 접하면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낀다. 식물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발산하는 피톤치드는 인간의 혈압을 낮추고 맥박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혈압과 혈류량을 함께 낮춰 뇌 활동도 활발하게 하는 목재의 심心적 효과에 대해 살펴보자.
 
글  이동흡 박사 (사) 한국목조건축협회 전무/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 
       heub2575@gmail.com

목재는 긴장을 완화한다
연필을 깎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연필에만 집중한다. 팔각형의 연필이 모나지 않고 둥글게 되도록 처음에는 ‘쓱~쓱~’ 두껍게 깎다가 연필심이 노출되면 그때부터 ‘살~살~’ 살점이 많이 깎이지 않도록 더욱 집중한다. 살짝살짝 코를 자극하는 은은한 연필 향은 마음을 차분하게 하며 머리를 맑게 하고 집중력을 향상시킨다. 연필을 깎는 순간은 바쁜 일상 중에서 잠시라도 편안하게 집중하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멈춰진 시간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간단한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필자는 어려서부터 손으로 연필 깎기를 좋아했다. 연필향나무에서 나는 은은한 나무 향기는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그 향기는 심리적으로 평온함을 준다. 목재 성분에는 흥분되거나 격앙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진정鎭靜효과가 있다. 이러한 성분은 진정 효과 외에 냄새를 제거하는 소취 작용, 집 먼지 진드기 퇴치 작용, 살충작용, 곰팡이 항균작용도 있다고 알려졌다.
 
최근 목재를 이용한 의학 실험에서 손에 목재를 올려놓고 혈압과 심전도를 측정했다. 이 실험에서는 목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조차도 혈압이 내려가고, 심전도도 안정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재료를 접하고 있다. 일본 생리 인류학회는 재료에 따라 사람은 어떤 인상을 느끼고, 어떤 신체의 변화가 일어나는지 조사했다. 학회에서 발표된 남자 대학생 20명을 피실험자로 목재를 만질 때 혈압 변화를 조사한 실험 자료가 있다. 다양한 목재와 금속을 준비하고 90초 간격으로 혈압을 측정했다. 그 결과 금속을 만졌을 때 한번 오른 혈압이 시간이 지나도 별로 떨어지지 않고 긴장상태가 계속됐다. 반면 목재는 모두 혈압은 올랐지만, 곧 떨어지면서 원래의 혈압으로 돌아오며 안정되고 마음이나 근육의 긴장이 풀리는 긴장완화(relax) 상태로 돌아왔다.
 
또 생후 1~4개월 된 아기에게 목재 성분인 알파피넨 냄새를 안정을 취한 후에 2분간 맡게 했다. 아기의 심박 수가 안정 때보다 낮아졌다. 비교를 위해 무취의 공기도 맡았는데 심장 박동수에 변화는 없었다. 지금까지 어른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알파피넨 등의 목재 냄새가 혈압을 낮추고 맥박수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몸이 긴장완화(relax) 상태에 이르렀다고 해석되는 한편, 아기도 어른과 같이 나무 냄새에서 편안함을 느낀다는 것을 발견한 셈이다.
 
목재는 인간과 궁합이 잘 맞는다. 신이 목재와 인간을 형제처럼 가깝게 지내라고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집은 우리에게 가장 흔한 환경이다. 집은 가족이 쉴 터전이며 쉴 자리다. 한자로 ‘쉰다’라는 ‘휴休’ 자는 사람이 나무에 기대어 있는 모양이다. 우리 인간은 먼 옛날부터 나무를 옆에 두고 휴식을 취했던 것이다.

심장박동 주기를 확대한 병행선 -심장박동 주기의 미세 흐름의 모양에서 실제 심장박동의 간격은 차이가 매우 작아 그림으로 나타내도 흐름의 형태를 알 수 없다. 그런데 일정량을 줄여주면 흐름이 확대되는데 이때 병행선을 그린 그림(좌측)이다. 1/f 흐름을 나타내는 목재의 곧은결 무늬를 닮은 모양(우측)이다.

목조주택은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숲의 향기가 가득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는 삼림욕은 자연 건강법으로 많은 사람이 즐긴다. 숲 향기의 정체가 식물이 내는 피톤치드임은 이미 잘 알려졌다. 피톤치드에는 향기 성분(휘발성) 이외의 것도 있다. 수목뿐만 아니라 초본류 등 모든 식물은 아주 적은 양이지만 피톤치드를 만든다. 예를 들면 각종 허브, 약초, 녹차, 홍차, 고추냉이, 후추도 피톤치드 성분을 가지며 우리는 그 성분을 이용한다.
 
식물이 피톤치드를 갖는 것은 광합성과 관련 있다. 광합성에 의해 식물은 포도당을 만들면서 자신의 몸체(셀룰로스, 리그닌 등)를 증가시키는데 이때 미량이지만 피톤치드도 만들어진다. 피톤치드는 식물들이 자신을 지키기 위한 ‘무기’이다. 수목은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므로 옮겨 다닐 수 없다. 외적의 공격으로부터 자극을 받으면 피난할 수 없으므로 피톤치드를 만들고 그것을 발산해 자신의 몸을 지키는 것이다. 자신을 위협하는 다른 식물에 대한 방호 작용, 곤충이나 동물이 잎이나 줄기를 못 먹도록 하는 식이 장해 작용, 곤충이나 미생물에 대한 기피·유인작용, 병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살충·살균작용을 하는 등 매우 다양한 작용을 한다.
 
숲에서 방출되는 피톤치드는 목재의 냄새다. 목재 향기의 주요한 성분인 피톤치드는 혈압을 낮추고, 맥박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신체적인 스트레스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느꼈을 때 분비되는 코르치졸의 농도도 낮춰 준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이 이른 시일 안에 쾌적성을 끌어올리게 목재 향기가 있는 공간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의 좋은 방법일 수 있다.

목재와 접했을 때 느낌 - 목재의 향기는 기분을 진정시킬 뿐만 아니라 뇌를 자극해 집중력을 향상시킨다. 마음이 느긋해지면서 편안한 상태가 되면, 뇌는 활발해지므로 공부나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실제 실험 결과에서도 작업 효율이 현격히 상승함이 보고되었다.

목재는 뇌 활동을 촉진한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암 다음으로 흔한 사망원인이 뇌혈관질환이며, 단일 장기 질환으로는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 혈관질환은 혈압 및 혈류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고령자일수록 실온이 낮아지면 혈압이 상승하기 쉽다. 목조주택은 혈압과 혈류량을 낮춰 인간의 심지를 좋게 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편백이나 연필향나무의 향기는 진정 효과가 있음을 이미 앞에서 확인한 바 있다. 그 외에도 타이완 편백의 정유는 맥박을 안정시키고 작업능률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향기에 함유된 알파피넨은 피로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재는 다른 소재와 달리 부드러운 감촉이 있으며 몸과 접촉했을 때 기분이 좋아진다. 인간의 탄생과 더불어 태곳적부터 목재와 친숙했기 때문에 무의식적인 잠재된 반응에서 편안함을 느끼는지 모르겠으나, 이러한 반응이 혈압 등의 감소를 통한 관능 실험에서도 입증된다.   
눈을 감은 상태에서 소재의 단면과 접촉했을 때 혈압의 감소와 뇌파의 생리반응으로 목재는 자연적인 느낌을 주며 혈압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유리의 경우는 혈압을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파 측정은 신체 감각 영역의 알파파가 줄어드는 지표로 뇌의 활동 상황을 추측한 결과 적극적으로 목재를 만지면 뇌의 활동이 다른 소재에 비해 활발해졌다. 목재와 접촉했을 때의 반응이 흥미로운 소재일 때의 것과 일치하는 것이다. 사람의 뇌 활동이나 신체적인 반응은 이미 자연과 공생하는데 친숙하므로 목재를 만나면 자연 속에 있는 것 같은 편안함을 무의식적으로 느끼게 된다. 심장 주기의 파워 스펙트럼이 목재를 만졌을 때 감지하는 1/f 흐름과 유사한 것은 이를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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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와 주거환경】 ③심心 질환을 줄여주는 목재의 활용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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