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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적한 거주 공간을 만들고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으며 집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지붕 형식들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통기 지붕’이다. 말 그대로 지붕 속을 통풍시키는 방식이다. 통기 지붕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형식으로 만들어지는지 알아보자.

조민구 건축사(해家패시브건축사사무소 대표)

일반적으로 통기 지붕은 크게 두 가지 형식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림 1]처럼 천장과 지붕 사이의 공간으로 통풍을 시키거나(지붕 안으로 통기하므로 ‘내부 통기 지붕’이라 한다), 혹은 [그림 2]처럼 지붕 구조체 위에 공기가 지나갈 수 있는 사이 공간(통기층)을 두고 지붕판을 설치하는 방식(이는 지붕 외측으로 통기하는 방식이라 ‘외부 통기 지붕’이라 하며, 이중지붕 형식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이 있다.

통기 지붕의 중요한 역할
그렇다면 지붕 속으로 내·외부의 공기가 순환되면 무엇이 좋을까?
첫 번째로 지붕은 자연의 가혹한 기후를 견뎌야 한다. 여름 한낮의 뜨거운 태양과 한겨울 맑은 날 밤의 천공 복사에 의한 영향이다.

우선 여름철에는 강한 태양열로 인해 지붕은 직접 뜨거운 열기를 모두 받아들인다. 이 때문에 마감재의 재질이나 색상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지붕 표면 온도가 섭씨 60~80℃까지 쉽게 달구어진다. 그리고 이 뜨거운 열기가 지붕 구체를 통과해서 집 안으로 유입되어 집 안을 후덥지근하게 만든다. 양산을 쓰면 시원해지듯이 그런 원리를 이용하여 위의 [그림 1, 2]처럼 통기 지붕을 만들면 지붕 구체가 직접 달구어지는 것을 일차적으로 막는다. 그리고 그 통기 공간으로 내·외부의 공기가 순환되기에 통기 공간 속의 달구어진 열기를 밖으로 배출할 수 있어 태양의 뜨거운 열기가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또한 겨울철에도 하늘과 마주 보고 있는 지붕은 천공 복사로 인해 열을 하늘로 빼앗기게 되며, 그 표면 온도가 외기 온도에 비해 거의 10℃ 이상 낮아진다. 이 때문에 여름철과 마찬가지로 통기 지붕이 차가워진 냉기가 집 안으로 파고드는 것을 추가로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두 번째 주된 이유는 누수 때문이다. 겨울철에 지붕 위로 눈이 내려 쌓였을 때, 따뜻한 내부의 열기가 벽체나 창호뿐만 아니라 지붕 구체를 통과해 외부로 빠져나간다. 이때 지붕 표면의 온도를 높여서 눈을 녹이게 된다. 그러나 내부 열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지붕 끝 처마 위의 눈은 천천히 녹는데, 이 처마 위의 눈이 둑(아시스 댐)의 역할을 하면서 지붕 위에 녹은 물을 고이게 만들고 장시간 고인 물이 누수가 되면서 건축 부재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 역시 지붕 속 공간을 통풍시켜 해결할 수 있다. 통풍을 통해 지붕으로 전달되는 내부의 열기를 외기로 배출해 주기 때문에 지붕의 표면 온도를 외기 온도에 가깝게 떨어뜨릴 수 있다. 이로 인해 지붕의 눈이 녹는 것을 방지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 효과가 더 중요한데, 바로 습기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첫 번째의 가혹한 기후에 의한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은 철근콘크리트조나 목조, 경량철골조(스틸 스터드) 등 그 구조와 상관없이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습기 투과성이 좋은 유리섬유 단열재(글라스울), 셀룰로오스 단열재, 암면 단열재 등을 써야 하는 목조 및 경량철골조 등의 구조에서는 습기에 의한 결로 및 곰팡이의 발생과 구조체의 손상을 막기 위해서 통기 지붕이 거의 필수불가결한 공법으로 적용된다.

습기에 의한 피해는 주로 겨울철에 발생하므로, 겨울철을 예로 들어 살펴보자. 추운 외기에 비해서 실내는 따뜻하고 습기량도 많다. 일반적으로 습기는 습기량이 많은 곳에서 적은 곳으로 이동하며, 겨울철은 실내의 습기량이 외기보다 훨씬 많으므로 습기는 주로 실내에서 외기 쪽으로 이동한다.

내부 통기 지붕의 경우에 실내의 습기는 천장면을 통과하여 지붕 속 공간으로 이동하며, 이때 [그림 3]의 지붕처럼 통기구가 없을 경우 지붕 속 공간으로 유입된 습기를 제거해 주지 못하여 대량의 결로가 발생한다. 이 결로수가 지붕 구조체뿐만 아니라 주택의 각 부위로 유입되어 심각한 하자를 유발하게 된다. 이는 지붕 내측 공간이 외기와 비슷하게 차갑기 때문에 실내에서 유입된 습기가 지붕 내측 표면에서 결로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림 4]처럼 유입된 습기를 외기로 배출하기 위해서 지붕 속 공간을 통풍이 되게끔 처마 하부와 용마루에 통기구를 설치하는 것이다.

[그림 4]의 내부 통기 지붕은 현재에도 목구조나 경량철골구조로 시공되는 대다수의 주택에 적용되고 있으며, 용마루 통기구 대신 [그림 4-1]처럼 박공지붕의 측면 벽에 박공 벤트를 설치하기도 한다.

[그림 4-1] 박공 벤트 사례

내부 통기 지붕에서 단열층은 주로 지붕이 아닌 천장에 형성된다. 이는 수평의 천장에 단열재를 시공하기 수월하기 때문이고, 또한 천장에 설치하는 단열재의 내·외측에 추가적인 방습지나 투습지를 설치하지 않아도 결로로 인한 하자를 현저히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지붕 안으로 유입된 차가운 외기가 천장에 설치된 단열재로 스며들면서 단열성을 떨어뜨린다. 이 때문에 추가적인 에너지 손실을 유발할 뿐 아니라 습기처리에도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

근래에는 그동안의 건축 기술 발전에 힘입어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한 첨단 자재들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지붕의 구조 형식이 [그림 2]처럼 외부 통기 지붕 형식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그 이점을 알고 적용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내부 통기 지붕 형식에 비해 별도의 지붕층을 형성해야 하고 방습지와 투습지가 고가이다 보니 공사비가 증가하며 공기가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고단열 고기밀의 고성능 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외기 통기 지붕 형식은 필수적이기 때문에 앞으로 지구 환경을 보호하고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그 적용 사례가 매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진보적 공법인 외부 통기 지붕
목구조나 경량 철골구조처럼 습기가 단열재를 쉽게 통과할 수 있는 구조로 된 주택의 외부 통기 지붕은 지붕면을 따라 단열재를 설치하고, 단열재 내측에 내부의 습기가 지붕 구체 속으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방습층을 형성한다. 내측에 방습층을 설치하지 않으면 구체 속에 결로가 발생하여 구조체를 심각하게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그림 5] 외부 통기 지붕의 단면

외측에는 지붕 구체 속으로 들어온 습기가 외측으로 빠져나가도록 투습층을 설치한다. 이들 구조의 주택 외피는 내측은 방습, 외측은 투습이 원칙이다. 그리고 그 위에 통기층을 만들고 이후 합판, 방수 시트, 마감재의 순으로 시공하여, 투습층을 통과해 구체 속을 빠져나온 습기를 통기층을 통해 외부로 신속히 배출시키는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이때 통기층을 통해 유입된 차가운 외기는 단열재 외측의 투습층(투습층은 일반적으로 방수, 방풍의 역할을 겸함)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붕 단열재가 찬 공기로부터 보호되어 그 단열 성능을 최대한 발휘하기에 에너지 손실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또한 내측에는 방습층이 설치되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습기가 구체 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게 함으로써 목재나 경량철재로 구성된 이들 구조체를 습기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그림 5]는 경량목구조 패시브하우스에서 적용된 외부 통기 지붕의 일반적인 단면이다.

웜 루프 vs 콜드 루프
웜 루프(Warm Roof, 따뜻한 지붕)와 콜드 루프(Cold Roof, 차가운 지붕)는 무엇일까.

일부에서 웜 루프를 외부 통기 지붕 형식으로, 콜드 루프를 내부 통기 지붕 형식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는 경량 목구조가 국내에 유입되며, 어떠한 이유로 잘못 전달된 듯싶다. 웜 루프와 콜드 루프는 경량목구조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통기가 되는 지붕과는 별 상관이 없다.

[그림 6] 콜드 루프

먼저, 콜드 루프부터 알아보면, [그림 6]처럼 외기와 맞닿는 평지붕이나 경사지붕의 경우, 그 지붕을 이루는 구조 부재인 장선이나 서까래가 있다. 이 부재들 사이에 단열재를 삽입하여 단열층을 형성하는 경우 단열재에 비해 단열 성능이 낮은 장선이나 서까래가 겨울철 외기와 맞닿게 되어 부재가 차가워지기 때문에 콜드 루프라고 불리었다.

[그림 7] 웜 루프
ABOUT_조민구(해家패시브건축사사무소 대표)

모든 사람은 안전하고, 건강하며, 쾌적한 주택에서 살아갈 기본적인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그에 합당한 주택 형식이 바로 인간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고 계획된 패시브하우스라고 믿고 있다. 꼭 패시브하우스가 아니더라도 집을 짓는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건강하며, 쾌적한 주택을 짓기를 바란다.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이상건축과 공간건축에서 건축설계실무를 쌓았다. 그후 (사)한국패시브건축협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하며 국내 패시브하우스의 기준 정립 및 다수의 패시브하우스 컨설팅과 인증 수행하면서 패시브하우스의 국내 보급을 위해 노력해 왔다. 현재 해家패시브건축사사무소 및 시공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까지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패시브하우스의 계획, 설계부터 시공, 검증까지 원 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家패시브건축사사무소 T 010-2713-0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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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짓기】 주택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지붕 ③ 외기 통기 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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