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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시작한 정원 일에 푹 빠져 50세가 넘은 나이에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조경학 석사학위를 받은 이명희 씨. 결혼 초 2년간 아파트에 살던 것을 빼면 60년 가까이 단독주택에서 지냈다. 이유는 딱 하나. 정원을 떠나지 못해서다. 그리고 애지중지하던 홑동백과 천리향이 추위를 버티지 못하는 걸 보고 온실을 만들었다.

•motive  홑동백과 천리향의 겨울나기를 위하여
•item  온실, 홑동백, 천리향, 연못, 분수
•location  서울 강남구 일원동

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안방 미닫이문을 열면 바로 온실이다. 미닫이문 코앞에서 아주 작은 분수가 솟구쳐 물소리를 내고 앙증맞은 연못에는 붕어 몇 마리 노닐고 있다. ‘천사의 눈물 같은 아름답고 여린 초록 잎을 방울방울 지닌’ 물방울풀이 온실 바닥을 가득 메우고 멀리 한쪽 구석에는 이명희 씨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홑동백이 붉은 열매를 머금고 서 있다. 온실은 그야말로 초록의 향연이다. 바깥은 깊은 겨울로 성큼성큼 나아가는데 이곳은 아직도 초록으로 가득하다.  

해를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차고 위 전면을 향해 자리한 온실

그녀는 마당에서 키우던 홑동백과 천리향의 월동을 위해 주차장 위를 흙으로 덮고 온실 정원을 만들었다. 자연을 닮은 온실에는 곡선으로 개울을 내고 개울을 따라 진달래과에 속하는 낙엽관목 철쭉을 심었다.
 
온실에는 철쭉과 더불어 오랜 세월을 지나면 나무 모양이 부챗살로 퍼지고 잎은 붉은색을 띠는 홑동백, 천리까지 좋은 향이 퍼진다는 천리향, 가지에 털이 나고 잎이 긴 타원형인 산수국, 추위에 강해 겨울에 꽃을 피우는 크리스마스로즈, 앵초, 물방울풀 등이 심어져 있다.  

안방 앞에 작은 분수를 놓아 방에서도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안방 미닫이문 바로 앞이 온실이다.

온실이 가져다준 에너지 절감과 건강
흥미로운 사실은 정원 수목의 겨울나기를 위해 마련한 온실이 냉·난방비 절약에도 한몫 톡톡히 한다는 점이다. 주택 전면에 온실을 남쪽으로 설치하면 태양열로 인해 겨울철 30℃ 이상의 따뜻한 공기를 집 안으로 들여보낼 수 있게 된다. 특별한 난방 없이 20℃ 이상의 실내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이러한 온실을 ‘겨울 정원’이라고 해서 건물 내부와 외부의 완충 공간 구실을 한다.
 
그렇다면 여름은 어떨까. 온실에 더운 공기가 건물 안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천창을 설치하면 여름에 데워진 공기는 위로 빠져나가고 시원한 공기는 내부로 끌어들일 수 있다. 저절로 냉방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이렇듯 온실은 내부 온도를 여름에는 평균 2~5℃ 낮춰주고 겨울에는 3~5℃ 높여준다고 한다.
 
실제 그녀는 이런 효과를 보고 있다. 온실을 마련한 이후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듯하다.

온실이 중간에서 더운 공기, 찬 공기를 걸러주니까 그런 것 같아요. 정확히 어느 정도의 온도 변화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이전보다 에어컨이나 보일러를 작동하는 시간이 줄었다는 거예요.” 

하얗고 붉은 꽃을 피운 시클라멘 / 홑동백 나무 아래 심은 라벤더
자주색 시클라멘 꽃과 휘어진 계곡이 온실을 굽이쳐 흐른다. 물방울풀이 빼곡하게 주위를 감싸고 있다.

방과 맞닿은 온실은 건강에도 유익하다. 자고 일어나면 찌뿌드드함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숙면을 취해 몸이 가벼운 느낌이라고. 애지중지하는 홑동백의 건강을 위해 마련한 온실인데 가족의 건강까지 책임질 줄은 미처 몰랐다.
  
이명희 씨 집에는 담이 없다. 개방된 정원은 이웃과의 만남의 장소가 되기도 하고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좋은 정원 구경 잘 했다는 쪽지와 함께 선물을 놓고 간 사람도 있다. 그런가 하면여기에는 이것이 어울릴 것 같다"며 몰래 정원 소품을 놓고 간 사람도 있다. 정원에는 끊임없는 관심과 관리가 필요해 가끔 힘겨울 때도 있지만 바로 이런 소소하고 정겨운 이야기가 식물을 향한 그녀의 열정을 시들지 않게 한다.

 
홑동백 동백冬柏나무는 꽃잎에 따라 크게 겹동백과 홑동백으로 나뉜다. 홀로 피는 것이 홑동백이고 층을 이뤄 겹으로 피는 것이 겹동백이다. 추위에 약하기에 겨울에는 월동 대비를 해줘야 한다. 해가 잘 드는 곳에 심는 것이 좋다.
 
❷라벤더 Lavender 상록 여러해살이풀로 잘 가꾸면 90㎝까지 자란다. 나무 전체에서 특유의 향을 내 향신료, 식재료 등 여러 방면에 쓰이는 식물이다. 추위에 약해 온실이나 실내에서 기르는 것이 좋다. 물 빠짐이 좋은 모래땅에 기른다.
 
앵초櫻草 여러해살이풀로 산과 들의 물가나 풀밭의 습지에서 자란다. 뿌리줄기는 짧고 수염뿌리가 달리며 옆으로 비스듬히 서고 전체에 꼬부라진 털이 많다. 6∼7월에 붉은빛이 강한 자주색 꽃이 핀다. 학명 : Primula sieboldii E. Morren.
 
철쭉 주로 산지에서 자라는 철쭉은 5월 무렵 3~7개씩 가지 끝에 꽃이 피고 향기가 풍부하다. 산성의 비옥한 토양에서 잘 자란다. 뿌리가 섬세하고 가늘어 산소 부족으로 썩는 경우가 있으므로 통기성이 좋고 배수가 잘 되는 곳에 심어야 한다. 학명 : Rhododendron schlippenbachii Maximovicz.
 
❺시클라멘 Cyclamen 앵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잎은 심장형이고 끝은 뾰족하며, 잔가시 모양의 부드러운 거치가 있다. 잎은 수평으로 조밀하게 나고 상부에서 꽃대가 여러 개가 나와 그 끝에 1개의 꽃이 핀다. 대부분 흰색 바탕에 꽃잎 기부에는 진홍색이 난다. 학명 : Cyclamen persicum Mill.
 
금어초金魚草 Snapdragon 현삼과의 여러해살이풀이며 관상용으로 화단에 심는데, 원예종은 한해살이풀 또는 두 해 살이 풀이다. 추위에 강하며 가을에 파종한 것은 4∼5월에, 봄에 파종한 것은 5∼7월에 꽃이 피며, 품종에 따라서 적색·백색·황색·주황색 등 여러 색을 낸다.
 
❼페리 윙클 Greater Periwinkle 협죽도과의 약용식물인 빙카Vinca(속명)는 가지 마디마다 뿌리가 내려 번식한다. 3~7월에 꽃이 피며 자주색, 흰색, 붉은색으로 다양하게 핀다. 매일 피고 지기에 ‘일일초’라고도 부른다. 학명 : Vinca major.
 
물방울풀(또래기) 잎 생김새를 보고 지어진 이름으로, ‘천사의 눈물’, ‘아기의 눈물’로도 불린다.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관리하면 오래가는 식물이다. 학명 : Soleirolia soleirolii.
 
산수국山水菊 산골짜기나 자갈밭에서 자라며 약 1m까지 큰다. 작은 가지에 털이 나고 잎끝은 뾰족하며 밑은 둥근 모양이거나 뾰족하다. 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가 있다. 꽃은 7∼8월에 흰색과 하늘색으로 핀다. 학명 : Hydrangea serrata for. acumina

하얀색 시클라멘 꽃과 우측 벽에 위치한 크리스마스로즈는 추위에 강해 겨울에도 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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