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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끄는 집

남한강 호박돌로 마감한 정원 아름다운 원통형 돌집

결국 건축업자와 머리를 맞댄지 여러 날이 지난 뒤에야 건축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 때가 91년 5월이었다. 원통형의 2층 구조로 1층에는 방 2개와 화장실, 다용도실, 거실이 있고, 2층은 방 2, 거실, 화장실, 테라스 등으로 꾸몄다. 외형이 원통형이라 방의 모양도 부채꼴 모양이 됐다.

‘시랑산’이란 예쁜 이름을 가진 산. 그래서 시랑산 자락에 자리잡은 이 마을 이름도 ‘시랑마을’ 또는 소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산다해서 ‘소시랑 마을’로 불린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충북 제천시 봉양읍 공전2리. 제천의 관문인 봉양은 천둥산 박달재가 있는 38국도와 5번 국도가 지나는 곳. 또 중앙선과 충북선 철도의 분기점이기도하며 제천 제일의 미곡 생산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윤기용 김영숙씨 부부가 이 곳에 내려온 것은 지난 91년. 90년 이 곳에 대지를 마련하고 이듬해 집을 지어 이사를 왔다. 이전까지는 서울 석촌동 아파트에 살았으며, 이 곳 봉양과는 사촌이 가까이 사는 것을 제외하면 아무런 연고가 없다.

서울을 떠나 한적한 시골에서 가축을 기르며 살 생각으로 내려오게 됐으며 지금까지 타조와 사슴, 토끼, 조선닭 등 많은 가축들과 함께 살고 있다. 건축 당시엔 애로사항이 적지 않았다. 우선 윤기용씨 자신이 건축에 문외한이다시피 했고, 자신이 구상한 원통형의 돌집을 지어줄만한 건축업자를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네모나고 각진 집이야 많이들 지어봤지만 둥근 모양의 집을 지어본 경우는 없었던 터라, 짓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굳이 원통형을 고집한 이유는 윤기용씨가 ‘원’이라는 개념을 매우 좋아했고 일상적인 집보다는 좀 특별한 집을 짓고 싶다는 욕심에서 였다. 결국 어렵게 만난 건축업자와 머리를 맞댄지 여러 날이 지난 뒤에야 건축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 때가 91년 5월.

원통형의 2층 구조로 1층에는 방 2개와 화장실, 다용도실, 거실이 있고, 2층은 방 2, 거실, 화장실, 테라스 등으로 꾸몄다. 외형이 원통형이라 방도 부채꼴 모양이 됐다. 구조체는 시멘트블럭을 쌓고 외벽은 남한강 호박돌로 마감했다. 외벽마감은 단순히 돌붙임을 한 것이 아니라 바깥에서부터 쌓아올린 것으로, 그래서 벽체 두께만도 50cm에 이른다. 내벽은 미장 후 벽지로 마감했다.

가장 힘들었던 공사는 지붕 공사. 조선 기와를 얹기로 했는데 원형을 따라 조선기와를 둘러 얹는 공사가 이만저만한 공사가 아니었다. 일일이 기와를 깨서 둘러 얹는 이 작업에만 28일이 소요됐고, 공사비도 1천8백만원이나 들었다. 건축은 공사를 시작한지 6개월이 지난 10월에나 완공됐다. 총 공사비는 2억3천만원 가량이 들었고, 집 뒤에 지어진 40평 규모의 축사를 포함하면 거의 3억 가까운 돈이 소요됐다. 우선 축사에는 애완용 강아지를 길렀다.

워낙 동물을 좋아했던 터인데다 당시만 해도 애완견이 막 붐을 타려는 초창기였기때문이다. 애완견 외에는 타조도 기르고, 사슴과 토끼 그리고 자그마한 체구의 날렵한 조선닭도 어렵게 구해다 길렀다. 새로운 날들의 시작었다. 어느새 이 곳에 온 지도 벌써 10년이 가까워 온다. 낯설고 물설던 이 곳도 내 것인양 스스럼이 없어졌다.

당초 시골 생활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고, 건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여서 초창기 여러모로 어려운 점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거쳤기에 윤기용씨에겐 이 곳에서의 생활이 더욱 값지다. 서울생활보다 경제적으로 더 나을 건 없지만 서울에선 만질 수도, 가질 수도 없었던 것들이 이 곳에서 흔하디 흔하다.






건축정보

위치: 충북 제천시 봉양읍 공전2리
부지면적: 1,590평(대지 290평, 농지 1,300평)
부지구입년도: 90년
부지구입금액: 평당 3만원(대지, 농지 동일)
공사기간: 91년5월~ 10월
건평: 62평(1층 40평, 2층 22평)
실내구조: 1층 방2, 화장실, 다용도실, 거실2층 방2, 거실, 화장실, 테라스
방위: 남향
총건축비: 2억3천만원
벽체구조: 시멘트블럭
외벽마감: 남한강 호박돌
단열재: 스티로폼 50mm
내벽마감: 미장마감 후 벽지
지붕마감: 조선기와
바닥재: 대리석
난방형태: 기름보일러
식수공급: 지하수, 상수도
주변 가구수: 35가구(공전 2리)
생활권: 제천시 14Km(시내버스 7회 왕복), 봉양읍 6Km

1 마당에 마련된 연못 2 집 뒤에서 길러지는 타조 3 남한강 호박돌을 쌓아올린 외벽 4 잘 정리된 정원과 건물 전경 5 거실 천정도 가운데를 중심으로 부채살처럼 퍼졌다 6 주방 7 2층 거실

주위로 맑은 강물이 흐르고 어느 곳을 둘러봐도 산과 들이다. 윤기용씨가 편리한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얻은 값진 보물들이다.

田 글·사진 류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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