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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이오의 정원이야기 22 정원행동, 재미있는 장미 정원 만들기 필자는 이번에 한국장미회에서 주최한 세계장미대회에 참석했는데, 장미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장미가 주는 매력을 알고, 그중에서도 일부러 개성을 가진 장미를 찾아 식재할 정도로 그 인기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장미 정원을 만드는 방법은 각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데, 하나의 장미로도 그 표현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필자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이번 호에서는 장미의 다양한 향기와 색감 그리고 화형을 활용해 화단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고민하는 것이 좋다. 스토리를 담아 독특하게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식용 장미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정원을 만드는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 흔히 장미를 꽃 중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장미는 많은 사람의 기억과 삶에서 인상 깊은 꽃인 것은 분명하다. 주제가 된 장미 집 주변에 장미를 심어보자. 많지 않아도 충분히 화단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 때로는 한 송이로 집 전체를 덮도록 심을 수도 있다. 많지 않은 양에도 장미가 정원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가을까지 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미가 5월에 한 번 피고 나서 더 이상 피지 않았다면, 이제는 품종이 개량되면서 수명도 길어지게 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 중심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처럼 적은 양으로도 향기 가득한 정원을 만들 수 있으니 그 매력에 빠지는 것도 당연하다. 아치와 담장에 핀 장미는 새로운 경관이 주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벽면과 마감재에 핀 장미는 정원에 입체감을 부여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치에 꾸민 장미 정미 정원에서 아치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 입체적인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입구나 정원 중심 등 각 영역에 마련한 아치는 정원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먼저 출입구에 설치한 아치는 오가는 길에 만나는 장미로 기억하기 쉽다. 중심에 설치한 아치를 통해 동선을 따라 마주한 경관은 어느 곳보다도 특별하다. 아치는 크기와 재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목재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철재는 곡선 제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다. 벽돌은 제작은 어려워도 장미와의 조합이 편안해 장식성이 강하다. 아치 높이는 2.5m 이상으로 계획하길 권한다. 낮은 아치는 자칫 공간을 답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색상도 양쪽에 같은 색상으로 하느냐, 다른 색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한쪽에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벽면을 이용한 장미 장미를 벽면에 이용할 때는 그림 그리듯이 연출하면 쉽다. 이것도 정해진 방법은 없고 개성을 담아 표현하면 된다. 필자는 장미가 13m 벽면 전체를 감싸도록 계획했다. 또, 벽면뿐만 아니라 담장에 이용해도 좋다. 단조로울 수 있는 담장도 장미로 색을 입히면 멀리서부터 집을 감싼 화려한 연출로 돋보인다. 색상도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순으로 나열하면 변화가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때 단색만을 사용해 지루하게 연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설치도 직접 고정 핀을 다는 방법과 별도 구조물을 이용하는 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고정 핀을 다는 방법은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축물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별도 구조물을 통해 설치하는 방법은 장식성을 살려 화려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부담된다. 집 전체에 강한 인상을 주는 장미는 연출 방법에 따라 화려하거나 소박하다. 화분에 핀 장미 혹시 정원이 없다면 화분 몇 개로 연출해 보자. 현관 입구 또는 매장 앞에 둔 화분 장미는 오가는 사람들이 웃음꽃을 피울 이유일 것이다. 화분 장미에는 몇 개의 품종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레이디 오브 샬롯’, ‘프린세스 앤’, ‘프린세스 알렉산드라 오브 캔트’를 추천한다. 모양이 다른 여러 개의 화분을 모아 연출하는 것도 재미있다. 휴식 공간에 화분 장미를 놓으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화분은 이동할 수 있기에 매번 그 위치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화분은 충분한 토양으로 장미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20L 이상의 크기로 준비하면 좋다. 이렇게 화분 장미의 다양한 연출을 위해서는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장미회’라는 민간단체는 세계장미회에 소속되어 세계장미인들과 국제적인 교류 활동도 하고 있다.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로자리안’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이러듯 여가 생활로 깊게 자리잡은 장미재배는 새로운 문화로 그 영역을 점차 넒혀가고 있다. 5월에 피웠던 장미꽃 몇 송이가 필자의 작업실 옆에 마른 꽃으로 매달려 있다. 이미 생명은 다했지만 아직 남은 색상이 그날, 5월의 기쁨을 이어가는 듯하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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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정원 행동, 장미 정원을 돌보는 방법 정원에서 장미가 주는 즐거움은 크다. 향기 또한 그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어느새 정원에 장미를 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향기 이외에도 색과 화형花形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장미는 5월에서 11월까지의 기간 동안 가장 돋보인다. 이에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정원 장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5월의 장미는 어느 꽃보다도 매력적인 모습이다. 화분에 핀 작은 장미부터 벽을 장식하는 장미 그리고 입구 아치를 감싼 장미는 정원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잡는다. 이런 장미를 몇 가지만 기억하면 누구든지 쉽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그럼 장미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체크하면 좋을까. 이를 위해 필자는 정원에 110그루가 넘는 장미를 피워냈다. 작은 공간에 비교적 많이 있는 편인데, 이는 품종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관찰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주택에서 장미 정원을 조성하고 가꿀 때 필자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장미 정원 조성 시 체크해야 할 사항 1 햇빛을 좋아하는 장미 장미는 하루 최소 6시간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햇빛은 장미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 마치 우리가 매일 먹는 식사와 같다. 필자는 주택을 중심으로 사방에 장미를 심었다. 햇빛을 받는 시간에 따라 장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물론 햇빛에 비교적 늦게 노출된 장미도 꽃은 피우지만 다른 곳보다 꽃송이가 적은 것을 볼 수 있었다. 2 바람을 좋아하는 장미 바람은 병충해로부터 장미를 보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병충해는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장미 정원에는 통풍이 잘 되게 물리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에 가지치기도 햇빛과 바람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겨울철 지속되는 바람은 오히려 장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바람이 식물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바람이 너무 심한 곳은 피해 주어야 한다. 3 장미를 건강하게 만드는 적당한 거름 작년부터 필자는 장미에 특별한 거름을 주지 않고 있다. 퇴비함에서 나오는 거름 정도만 봄에 주고 있다. 퇴비장과 떨어진 장미는 이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보통 장미는 1년에 3번 거름을 주지만, 이 거름주기를 중지한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장미 스스로 꽃의 양을 조절하며 피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영양관리를 하면서 꽃을 피우도록 장미에게 선택권을 준 셈이다. 이런 정원 행동은 정원의 모든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4 뿌리를 튼튼히 만들어 줄 멀칭 멀칭은 유기물로 토양을 덮어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텃밭에서 비닐로 덮어주는 것도 멀칭의 한 방법이다. 멀칭을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토양의 습도를 유지하고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환경은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촉진한다. 식물에게 뿌리는 생리적 조건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미를 심고 나면 멀칭을 꼭 해주어야 한다. 5 농약 사용 없이 장미 키우기 농약은 개인 여건과 정원 형태에 따라서 선택해야 한다. 개인 정원이라면 농약 없이 장미를 키워보자. 장미가 각종 해충으로부터 견디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 있다. 또, 상처를 남기고 겨우 이겨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거친 장미는 결국 스스로를 지켜낸다. 참고로 농약은 토양 속 미생물이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 그 사실을 안다면 농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친환경 제품조차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장미를 믿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요즘 정원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장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 많은 노동과 화학제로 장미를 돌보는 방법은 잠시 접어두자. 우리에게는 건강한 물리적 환경과 정원 행동을 선택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다음 세대도 건강한 장미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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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지속가능한 정원 만들기 정원 행동 두 번째 집인 정원에서 공간을 나누고 위치와 면적을 조정했다면, 이제는 마감재를 적용하듯 색을 입혀보자. 정원사에게는 자연의 색으로 정원을 채워나가는 일 또한 큰 즐거움이다. 이전 호에서는 식물을 배치하는 법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호에서는 활기찬 자연의 색을 유지하기 위한 정원 관리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정원 식물은 사람의 손길로 가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현재 정원을 관리하고 있는 중이라면 혹시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식물을 가꾸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 생각해 보자. 그럼 정원에서 식물을 자연의 순리대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원 행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보자. 나는 사람이 아닌 식물의 관점으로 방향을 옮겨보려고 한다. 가꾸는 정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원이다. 그동안 땅바닥에 붙어 있는 작은 꽃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정도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눈과 코 그리고 귀를 좀 더 땅 가까이에 대고 관찰해 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원에서 이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괜히 말을 걸어오는 자연의 말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자연 숨소리가 살아있고 모든 식물이 건강한 야성野性을 잃어버리지 않아 힘찬 에너지로 꽉 찬듯한 그런 공간에 내 몸과 마음을 기대보려 한다. 정원 행동 1 건강한 식물은 멀칭 mulching에서 시작한다. 숲속을 거닐다 보면 다양한 유기물들이 토양을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정원도 속살이 보이는 토양이 아닌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멀칭을 해야 한다. *에다폰 edaphon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흔히 지력이라고 불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고 있다. 휴작을 하거나 연작을 피하는 것처럼 땅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토양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도록 다양한 미생물을 돌봐야 한다. 이처럼 토양을 돌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기 때문에 멀칭은 중요한 것이다. 멀칭 재료 또한 가능하다면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입장에서 관찰해 보면 일반적인 *바크 bark보다 토양 속 미생물을 사용하는 쪽이 좋은 서식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다폰 edaphon 토양 내 존재하는 유기체의 총칭 *바크 bark 목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 2 적절한 양분이 식물의 힘을 키운다. 우리는 식물들이 정원에서 꽃을 많이 피우길 기대하며 과한 양분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양분은 식물 스스로가 꽃의 양을 결정하도록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다. 식물 건강을 챙기거나 열매를 좋게 하기 위해 비옥한 땅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장미는 보통 일 년에 3회 거름을 주어 꽃을 피우는데, 나는 작년에 전혀 거름을 주지 않았다. 식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꽃은 조금 줄어들지 모르지만, 정원에 함께 식재 한 다른 꽃이 피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3 생태계에서 동반 식물은 기본 질서다. 정원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기 때문에 병이 생기거나 벌레가 오더라도 한 작물 정도만 피해를 입는다. 즉, 한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여러 품종이 서로 어우러지는 다양성을 만들어 줘야 전체적인 피해가 예방되는 것이다. 시각적인 감동이 있는 풍경을 넘어 건강한 생태 환경을 가진 식물 관계를 만들어 주자. 4 충분한 햇빛과 바람이 보약이다. ‘좋은 햇빛과 바람이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원에서도 적당한 장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태양을 필요로 하며 살아가는 식물에게 충분한 햇빛은 중요한 식량이다. 또, 햇빛과 마찬가지로 바람은 세균이나 병이 서식하기 싫어하는 생육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5 ‘빗물 저금통’은 영양제다. 정원에서는 수돗물 사용도 줄여야 한다. 대신 빗물 저금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빗물은 수돗물보다 좋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모아두면 식물에게 좋은 양분이 된다. 또한 식물에 물을 자주 주는 것보다는 정원에서 살아남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겠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는 것도 좋은 정원 행동이다. 6 퇴비함이 있는 정원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자연의 방식을 존중하기 위해 정원에서 폐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발생시켜 멀칭 재료와 거름을 만들어야 한다. 가정이라면 미생물에게 음식물을 제공해 그것을 다시 정원에 사용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퇴비통에서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60℃에 가깝게 온도가 높아지며, 한겨울에도 미생물들은 계속해서 움직여 영상 20℃의 온도를 보인다. 정원문화에도 조금은 새로운 생각과 판단 그리고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준비해야 한다. 소비하고 없어져 버리는 환경이 아닌 계속해서 이어질 환경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정원 행동’을 통해 훗날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자연환경을 돌려주고자 한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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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② ‘두 번째 집’은 어떤 공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검토한 공간 간의 관계를 파악해 보자. 마지막으로 위치와 면적은 자연조건을 반영해 구체화시켜 나간다. 정원 계획은 마치 정성을 들여 키워낸 맛있는 열매와도 같아 보인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을 짓기 위한 부지를 찾는데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심히 찾는 이유는 훗날 행복한 일상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당연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부지를 찾았으면 이제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집 짓기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보통 예비 건축주는 집 짓기를 앞두고 건축가를 찾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원 전문가인 나를 먼저 찾아온 건축주가 있었다. 건축주가 되기에 앞서 정원주로 시작한 것이다. 정원주는 작은 펜션 두 채와 카페 한 채를 함께 지으려고 하는데, 정원이 예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건축가보다 정원사를 먼저 찾게 되었다고 했다. 흔한 경우가 아니었지만 정원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계 방향은 도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세 채의 건축물이 적당한 프라이버시와 유대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정했다. 더불어 ‘두 번째 집’인 정원을 건축물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편리함과 미적 연결성을 가지는 장치로서 접근했다. 다음은 집 앞에 있는 작은 호수를 고려한 각 건축물의 배치 계획이다. 먼저 부지 북(서) 쪽에 두 채를, 남쪽에 한 채를 배치해 호수로 향한 시야를 열어 주었다. 그리고 각 건축물을 이리저리 회전시키며 사이에서 생기는 공간 형태를 파악했다. 정원에서 건축물은 오브제와 같은 역할로 정해봤다. 특별한 장치가 아니어도 충분히 훌륭한 장식물이다. 이렇게 주어진 부지에서 집을 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정원은 좀 더 풍요로워질 준비가 된다. 배치 계획 1. 배치 계획 2. 배치 계획 3. 주택 정원에서 공간 찾기 처음 건축을 계획할 때 필요한 실, 위치 그리고 크기를 검토하는 것처럼 주택정원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공간과 위치, 면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조성될 정원 공간과 형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1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메모하자 정원에도 쉼터, 텃밭, 꽃밭, 온실, 개인 공간, 수돗가, 창고 등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때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검색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이 내가 필요한 공간을 찾아가며 메모해두면 공간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 크기와 위치는 햇빛 방향을 고려하자 위에서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설정했다면 다음은 면적을 계획해야 한다. 면적을 정하는 방법은 첫째, 사용 인원과 빈도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쉼터의 경우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기본적으로 ‘쉼’의 역할을 하지만 정원을 바라보는 조망 공간,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취미 공간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참고로 다양한 쉼터 중 면적이 넓은 쉼터는 정원에서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위치를 정해보자. 둘째, 집을 중심으로 햇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해 본다. 계절에 따라 들어온 햇빛은 머무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3 기타 공간을 배치하자 정원에서 중심 공간이 정해졌다면 이제 남은 공간을 차례로 배치한다. 수돗가는 쉼터 주변에 설치해 휴식 중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빈번한 사용이 예상된다면 주방에서 오고 가기 편리한 곳에 배치한다. 창고는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미관상 눈에 잘 들어오는 곳보다는 집 중심으로부터 조금 숨겨진 곳이나 많이 사용하지 않을 곳으로 배치한다. 또는 예쁘게 만들어 오브제와 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건강한 정원 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퇴비함은 텃밭 주변에 배치해 편리한 동선을 가진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려동물 공간은 집과 가까운 곳에 두어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자주 마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는 툇마루 아래에 계획했는데, 실제로 반려동물이 편안하게 자주 이용하고 있다. 정원은 ‘두 번째 집’이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을 검토한 후 자연조건을 고려한 위치·면적을 계획해 편리하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조성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며 집 짓기를 시작하는 건축주들이 많다. 아름다운 집과 그에 어울리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이번 호에서 다룬 내용을 참고하고 적용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 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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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주택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용도에 맞춰 공간을 설정하고 동선을 계획해 꾸며나가는 작업이다. 이는 언뜻 집 짓기와 비슷해 보인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과 함께 뿌듯함으로 돌아온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 짓기는 체력 소모와 함께 금전적인 여유도 사라지는 활동이다. 이는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려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들뜬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보통 1~2년 동안 스스로 고민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완성하는데, 계절과 함께 바뀌어가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정원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주택정원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내가 꼭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호는 주택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불어 시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식재 전 고려해야 할 요소 첫째,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득 심어 완성하지 않는다. 정원 만들기를 집 짓기와 비교한다면 단순히 커튼을 달고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 방을 몇 개로 구성하고,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며, 공간끼리 어떻게 배치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택정원은 두 번째 집이라고 할 만큼 외부에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 찾기. 정원에 꽃과 식물을 식재하기 이전에 텃밭이 필요한지, 잔디 비중을 얼마나 설정할지, 쉼터는 몇 개로 구성할지, 주차장은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등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찾는 방법은 집 짓기에서 방을 배치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어디인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등을 생각해 보면 그 공간이 더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알맞은 동선이 예쁜 정원을 만든다. 동선은 정원의 축과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선과 곡선 그리고 사용할 재료를 고민하면 좋다. 예컨대 동선을 따라 피어 있을 꽃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상을 가진 식물로 선택해 따뜻하고 세련미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꽃과 나무 선택하기. 정원에서 용도를 설정하고 공간을 구획했으니, 먼저 큰 나무를 어디에 식재할지 고민해 본다. 보통 큰 나무는 정원 중심에 두거나 시설물 주변에 놓아 경직된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 공간을 한층 멋스럽게 연출해 준다. 다음은 중간 나무 위치를 선정한다. 공간 구획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라면 중간 나무 위치 선정은 뼈대 주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공간마다 포인트를 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계획하는 작업이다. 꽃을 선택할 때는 높이와 컬러, 개화시기에 따른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본다. 이 작업은 식물 노트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추가로 음지에서 피는지 양지에서 피는지,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후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재 후 정원 관리하는 방법 첫째, 건강한 식물 만들기.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멀칭 mulching을 해주면 좋다. 멀칭이란 식물을 심고 흙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 껍질이나 다른 유기물로 주변을 덮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멀칭을 함으로써 토양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정원이 정돈돼 보인다.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조성해 식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퇴비함 만들기. 먹고 남은 음식물부터 식재료 부산물까지 퇴비함으로 보내면 이를 정원 식물도 함께 먹는다. 또한 정원에서 나오는 많은 부산물도 퇴비함으로 보내 건강한 양질 퇴비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퇴비함 속 온도는 최대 60℃까지 올라가거나 한겨울에도 영상 10℃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퇴비함에서 미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물 주기. 처음 정원을 만들고 나서 2~3년 동안 정성껏 물을 준다. 이 시간은 식물이 땅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을 자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3년 차가 되는 시점에서 정원에 물을 주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두 달가량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자연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1년간 지켜본 결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을 잘 주는 정원보다는 메마른 느낌이 보였다). 물 주기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번 호는 정원을 만드는 것부터 완성한 정원 속 식물을 가꾸는 과정까지 짧게 정리해 봤다. 무턱대고 꽃과 나무부터 심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집 짓기처럼 공간을 구성해가는 작업부터가 주택정원을 만드는 시작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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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치유정원을 만드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다. 그중에서도 이번 호에는 치유의 공간을 만드는데 그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동선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스스로 만들어 보고 싶어 하지만 쉽지 않은 이유가 있다.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 동선을 나누는 것임을 잊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원을 만드는데 있어 동선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겨울의 중심에서 찬 기운을 견디고 있는 정원의 식물들을 보면서 하루를 보내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연주자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의 연주로 베토벤 소나타 월광을 들으며 잠시 눈을 감고 어딘가 안내를 받듯이 정원의 한 쪽 오솔길을 따라가 걷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어두운 공간을 따라 들어가지만 평화로이 느껴지는 이곳은 자연의 숨결이 내 온몸의 세포를 두들겨 주기도 하고, 내 몸 깊숙이 들어와 내 영혼을 만져주어 자연의 기운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오늘은 원고를 쓰기 전에 무작정 다니엘 바렌보임을 검색했는데, 그의 연주를 들으면 감성이 충만해져 원고 쓰는 시간이 한결 즐거워진다. 다니엘 바렌보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음악을 통해서 평화와 치유를 이야기하는 그의 흔적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정원에서 동선의 의미 치유정원에서 동선은 어떤 방법으로 만들며 진행해야 할까? 먼저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에 대한 영감을 많이 받은 책을 소개한다. 다비드 르 브르통(David Le Breton)의 『걷기 예찬』 이다. 걷는다는 것은 잠시 동안 혹은 오랫동안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 걷기는 시간과 공간을 새로운 환희로 바꾸어 놓은 고즈넉한 방법이다.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은 공간을 이동하는 개념을 넘어 그 시간을 걷는다는 것이다. 특히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과 내가 가장 가깝게 만나는 기회가 된다. 이는 내가 자연과 하나가 되는 지점이며 긴장을 풀게 하고, 생각을 정리하게 하며 때로는 나를 깊이 만나는 장소로 동선이 이용된다. 이런 동선 계획이 되기 위해서는 부드럽지만 동시에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동선을 의도한 사람의 생각이 의도적으로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동선을 계획한다는 것은 흥미롭다. 동선을 계획할 때 이오는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한다. 첫째, 동선이 주는 경험이 각기 다르다. 곡선과 직선의 동선은 서로 전혀 다른 경험을 만들어낸다. 걷는 속도로 인해 보이는 경관도 다르다 보니 치유 동선에서는 그 특징을 파악하고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선적인 동선은 끝에 보이는 경관과 바로 마주하기에 지루해질 수 있지만 초점을 만들어내면서 집중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명상을 유도하는 계획으로 좋다. 또한 직선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방향을 변경했을 때 이전 동선과는 다른 극렬한 다른 색감의 경관을 만들어 내면 시각적 정보가 전혀 다른 데에서 오는 감탄이 있어 직선만이 주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지루해질 수 있는 단점도 있기 때문에 그 길이와 직선 동선의 개수를 잘 조합해야 한다. 곡선의 동선은 심리적으로 다음 경관이 계속해서 이어져 나오기 때문에 기대감을 갖고 걷게 된다. 부드럽게 안내받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정원 입구에서부터 이런 동선을 이용하는 것은 정원의 기대감을 높인다. 구간마다 조용한 쉼터를 만들어 주면 심리적으로 안정적이고 대화를 많이 유도하는 동선 계획이 된다. 직선이든 곡선이든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은 계획이 흥미롭고 다채로운 공간을 만들어보는 첫 시작이 된다. 공간과 재료에 따른 동선 계획 둘째, 동선은 공간을 나누는 동시에 공간을 이어준다. 정원 전체에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스토리와 같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공간마다의 특징과 이야기를 이어주며 걷는 사람들에게 경험을 통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라고 하고 싶다. 그래서 동선을 계획할 때 어떤 느낌으로 첫 이야기로 시작을 할지 그리고 전체 이야기는 무엇이 될지 상상해 보는 것은 정원 디자인을 고민하는 사람의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특히 치유의 이야기로서는 식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동선 상에 녹여내는 것만으로도 그 재미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전 공간에 대한 기억을 남겨둔 채 다시 새로운 공간으로 들어서는데 필요한 시간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공간을 이어주는 동선의 의미를 기억한다면 나만의 치유동선 만들기가 즐거울 것이다. 셋째, 재료에 따라서 정원의 느낌을 좌우한다. 치유 동선에는 재료가 주는 소재의 특징도 잘 살펴보면 재미가 있다. 물론 경제적인 선택에 따라 소재를 고민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동선 재료의 선택이다. 이는 식물을 선택하는 것만큼의 중요도가 있다.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 그대로를 내 몸 안으로 깊숙이 들이는 경험을 만든다. 굳어져 있던 그 어디선가부터 자연의 생명력이 밀고 들어오는데 그 느낌은 정원을 거닐며 느껴보아야 공감이 된다. 특히, 조용한 시간에 자연과 마주하며 걷는 정원은 천국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소재가 가지는 중요도는 높다. 소재가 주는 고정된 느낌에 따라서 그 길은 부드러워지기도 하고 경직되기도 한다. 둘 다 정원에서는 필요한 부분이지만 내가 어느 정도의 길이와 주변 식물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느낌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소재에 대한 경험을 내 몸으로 경험해 놓는 것이 생각하는데 도움이 된다. 정원 동선에 상상의 나래를 펼쳐라 이오는 작곡가들의 섬세한 상상력과 표현력에 감탄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음악을 좋아한다. 이런 음악적 표현에 이오의 생각이 열려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정원을 상상하는 시간이 이와 비슷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오선지 위에 음표와 쉼표를 비롯한 기호가 모여서 음악이 되듯이 정원 위에 그려진 동선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작곡가처럼 동선의 흐름과 강약을 만들고, 쉼표를 만들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듯이 치유의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정원에 치유의 동선을 고민해 보자. 그리고 그 길을 거닐며 나의 마음과 영혼의 온도를 높이고 몸을 건강히 만들어 내보는 상상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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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 이오의 정원이야기 22 정원행동, 재미있는 장미 정원 만들기 필자는 이번에 한국장미회에서 주최한 세계장미대회에 참석했는데, 장미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장미가 주는 매력을 알고, 그중에서도 일부러 개성을 가진 장미를 찾아 식재할 정도로 그 인기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장미 정원을 만드는 방법은 각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데, 하나의 장미로도 그 표현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필자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이번 호에서는 장미의 다양한 향기와 색감 그리고 화형을 활용해 화단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고민하는 것이 좋다. 스토리를 담아 독특하게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식용 장미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정원을 만드는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 흔히 장미를 꽃 중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장미는 많은 사람의 기억과 삶에서 인상 깊은 꽃인 것은 분명하다. 주제가 된 장미 집 주변에 장미를 심어보자. 많지 않아도 충분히 화단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 때로는 한 송이로 집 전체를 덮도록 심을 수도 있다. 많지 않은 양에도 장미가 정원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가을까지 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미가 5월에 한 번 피고 나서 더 이상 피지 않았다면, 이제는 품종이 개량되면서 수명도 길어지게 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 중심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처럼 적은 양으로도 향기 가득한 정원을 만들 수 있으니 그 매력에 빠지는 것도 당연하다. 아치와 담장에 핀 장미는 새로운 경관이 주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벽면과 마감재에 핀 장미는 정원에 입체감을 부여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치에 꾸민 장미 정미 정원에서 아치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 입체적인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입구나 정원 중심 등 각 영역에 마련한 아치는 정원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먼저 출입구에 설치한 아치는 오가는 길에 만나는 장미로 기억하기 쉽다. 중심에 설치한 아치를 통해 동선을 따라 마주한 경관은 어느 곳보다도 특별하다. 아치는 크기와 재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목재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철재는 곡선 제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다. 벽돌은 제작은 어려워도 장미와의 조합이 편안해 장식성이 강하다. 아치 높이는 2.5m 이상으로 계획하길 권한다. 낮은 아치는 자칫 공간을 답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색상도 양쪽에 같은 색상으로 하느냐, 다른 색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한쪽에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벽면을 이용한 장미 장미를 벽면에 이용할 때는 그림 그리듯이 연출하면 쉽다. 이것도 정해진 방법은 없고 개성을 담아 표현하면 된다. 필자는 장미가 13m 벽면 전체를 감싸도록 계획했다. 또, 벽면뿐만 아니라 담장에 이용해도 좋다. 단조로울 수 있는 담장도 장미로 색을 입히면 멀리서부터 집을 감싼 화려한 연출로 돋보인다. 색상도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순으로 나열하면 변화가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때 단색만을 사용해 지루하게 연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설치도 직접 고정 핀을 다는 방법과 별도 구조물을 이용하는 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고정 핀을 다는 방법은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축물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별도 구조물을 통해 설치하는 방법은 장식성을 살려 화려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부담된다. 집 전체에 강한 인상을 주는 장미는 연출 방법에 따라 화려하거나 소박하다. 화분에 핀 장미 혹시 정원이 없다면 화분 몇 개로 연출해 보자. 현관 입구 또는 매장 앞에 둔 화분 장미는 오가는 사람들이 웃음꽃을 피울 이유일 것이다. 화분 장미에는 몇 개의 품종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레이디 오브 샬롯’, ‘프린세스 앤’, ‘프린세스 알렉산드라 오브 캔트’를 추천한다. 모양이 다른 여러 개의 화분을 모아 연출하는 것도 재미있다. 휴식 공간에 화분 장미를 놓으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화분은 이동할 수 있기에 매번 그 위치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화분은 충분한 토양으로 장미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20L 이상의 크기로 준비하면 좋다. 이렇게 화분 장미의 다양한 연출을 위해서는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장미회’라는 민간단체는 세계장미회에 소속되어 세계장미인들과 국제적인 교류 활동도 하고 있다.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로자리안’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이러듯 여가 생활로 깊게 자리잡은 장미재배는 새로운 문화로 그 영역을 점차 넒혀가고 있다. 5월에 피웠던 장미꽃 몇 송이가 필자의 작업실 옆에 마른 꽃으로 매달려 있다. 이미 생명은 다했지만 아직 남은 색상이 그날, 5월의 기쁨을 이어가는 듯하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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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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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정원 행동, 장미 정원을 돌보는 방법 정원에서 장미가 주는 즐거움은 크다. 향기 또한 그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어느새 정원에 장미를 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향기 이외에도 색과 화형花形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장미는 5월에서 11월까지의 기간 동안 가장 돋보인다. 이에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정원 장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5월의 장미는 어느 꽃보다도 매력적인 모습이다. 화분에 핀 작은 장미부터 벽을 장식하는 장미 그리고 입구 아치를 감싼 장미는 정원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잡는다. 이런 장미를 몇 가지만 기억하면 누구든지 쉽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그럼 장미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체크하면 좋을까. 이를 위해 필자는 정원에 110그루가 넘는 장미를 피워냈다. 작은 공간에 비교적 많이 있는 편인데, 이는 품종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관찰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주택에서 장미 정원을 조성하고 가꿀 때 필자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장미 정원 조성 시 체크해야 할 사항 1 햇빛을 좋아하는 장미 장미는 하루 최소 6시간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햇빛은 장미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 마치 우리가 매일 먹는 식사와 같다. 필자는 주택을 중심으로 사방에 장미를 심었다. 햇빛을 받는 시간에 따라 장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물론 햇빛에 비교적 늦게 노출된 장미도 꽃은 피우지만 다른 곳보다 꽃송이가 적은 것을 볼 수 있었다. 2 바람을 좋아하는 장미 바람은 병충해로부터 장미를 보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병충해는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장미 정원에는 통풍이 잘 되게 물리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에 가지치기도 햇빛과 바람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겨울철 지속되는 바람은 오히려 장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바람이 식물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바람이 너무 심한 곳은 피해 주어야 한다. 3 장미를 건강하게 만드는 적당한 거름 작년부터 필자는 장미에 특별한 거름을 주지 않고 있다. 퇴비함에서 나오는 거름 정도만 봄에 주고 있다. 퇴비장과 떨어진 장미는 이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보통 장미는 1년에 3번 거름을 주지만, 이 거름주기를 중지한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장미 스스로 꽃의 양을 조절하며 피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영양관리를 하면서 꽃을 피우도록 장미에게 선택권을 준 셈이다. 이런 정원 행동은 정원의 모든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4 뿌리를 튼튼히 만들어 줄 멀칭 멀칭은 유기물로 토양을 덮어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텃밭에서 비닐로 덮어주는 것도 멀칭의 한 방법이다. 멀칭을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토양의 습도를 유지하고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환경은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촉진한다. 식물에게 뿌리는 생리적 조건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미를 심고 나면 멀칭을 꼭 해주어야 한다. 5 농약 사용 없이 장미 키우기 농약은 개인 여건과 정원 형태에 따라서 선택해야 한다. 개인 정원이라면 농약 없이 장미를 키워보자. 장미가 각종 해충으로부터 견디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 있다. 또, 상처를 남기고 겨우 이겨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거친 장미는 결국 스스로를 지켜낸다. 참고로 농약은 토양 속 미생물이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 그 사실을 안다면 농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친환경 제품조차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장미를 믿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요즘 정원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장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 많은 노동과 화학제로 장미를 돌보는 방법은 잠시 접어두자. 우리에게는 건강한 물리적 환경과 정원 행동을 선택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다음 세대도 건강한 장미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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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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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지속가능한 정원 만들기 정원 행동 두 번째 집인 정원에서 공간을 나누고 위치와 면적을 조정했다면, 이제는 마감재를 적용하듯 색을 입혀보자. 정원사에게는 자연의 색으로 정원을 채워나가는 일 또한 큰 즐거움이다. 이전 호에서는 식물을 배치하는 법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호에서는 활기찬 자연의 색을 유지하기 위한 정원 관리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정원 식물은 사람의 손길로 가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현재 정원을 관리하고 있는 중이라면 혹시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식물을 가꾸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 생각해 보자. 그럼 정원에서 식물을 자연의 순리대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원 행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보자. 나는 사람이 아닌 식물의 관점으로 방향을 옮겨보려고 한다. 가꾸는 정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원이다. 그동안 땅바닥에 붙어 있는 작은 꽃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정도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눈과 코 그리고 귀를 좀 더 땅 가까이에 대고 관찰해 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원에서 이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괜히 말을 걸어오는 자연의 말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자연 숨소리가 살아있고 모든 식물이 건강한 야성野性을 잃어버리지 않아 힘찬 에너지로 꽉 찬듯한 그런 공간에 내 몸과 마음을 기대보려 한다. 정원 행동 1 건강한 식물은 멀칭 mulching에서 시작한다. 숲속을 거닐다 보면 다양한 유기물들이 토양을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정원도 속살이 보이는 토양이 아닌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멀칭을 해야 한다. *에다폰 edaphon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흔히 지력이라고 불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고 있다. 휴작을 하거나 연작을 피하는 것처럼 땅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토양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도록 다양한 미생물을 돌봐야 한다. 이처럼 토양을 돌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기 때문에 멀칭은 중요한 것이다. 멀칭 재료 또한 가능하다면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입장에서 관찰해 보면 일반적인 *바크 bark보다 토양 속 미생물을 사용하는 쪽이 좋은 서식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다폰 edaphon 토양 내 존재하는 유기체의 총칭 *바크 bark 목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 2 적절한 양분이 식물의 힘을 키운다. 우리는 식물들이 정원에서 꽃을 많이 피우길 기대하며 과한 양분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양분은 식물 스스로가 꽃의 양을 결정하도록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다. 식물 건강을 챙기거나 열매를 좋게 하기 위해 비옥한 땅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장미는 보통 일 년에 3회 거름을 주어 꽃을 피우는데, 나는 작년에 전혀 거름을 주지 않았다. 식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꽃은 조금 줄어들지 모르지만, 정원에 함께 식재 한 다른 꽃이 피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3 생태계에서 동반 식물은 기본 질서다. 정원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기 때문에 병이 생기거나 벌레가 오더라도 한 작물 정도만 피해를 입는다. 즉, 한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여러 품종이 서로 어우러지는 다양성을 만들어 줘야 전체적인 피해가 예방되는 것이다. 시각적인 감동이 있는 풍경을 넘어 건강한 생태 환경을 가진 식물 관계를 만들어 주자. 4 충분한 햇빛과 바람이 보약이다. ‘좋은 햇빛과 바람이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원에서도 적당한 장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태양을 필요로 하며 살아가는 식물에게 충분한 햇빛은 중요한 식량이다. 또, 햇빛과 마찬가지로 바람은 세균이나 병이 서식하기 싫어하는 생육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5 ‘빗물 저금통’은 영양제다. 정원에서는 수돗물 사용도 줄여야 한다. 대신 빗물 저금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빗물은 수돗물보다 좋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모아두면 식물에게 좋은 양분이 된다. 또한 식물에 물을 자주 주는 것보다는 정원에서 살아남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겠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는 것도 좋은 정원 행동이다. 6 퇴비함이 있는 정원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자연의 방식을 존중하기 위해 정원에서 폐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발생시켜 멀칭 재료와 거름을 만들어야 한다. 가정이라면 미생물에게 음식물을 제공해 그것을 다시 정원에 사용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퇴비통에서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60℃에 가깝게 온도가 높아지며, 한겨울에도 미생물들은 계속해서 움직여 영상 20℃의 온도를 보인다. 정원문화에도 조금은 새로운 생각과 판단 그리고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준비해야 한다. 소비하고 없어져 버리는 환경이 아닌 계속해서 이어질 환경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정원 행동’을 통해 훗날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자연환경을 돌려주고자 한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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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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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② ‘두 번째 집’은 어떤 공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검토한 공간 간의 관계를 파악해 보자. 마지막으로 위치와 면적은 자연조건을 반영해 구체화시켜 나간다. 정원 계획은 마치 정성을 들여 키워낸 맛있는 열매와도 같아 보인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을 짓기 위한 부지를 찾는데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심히 찾는 이유는 훗날 행복한 일상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당연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부지를 찾았으면 이제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집 짓기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보통 예비 건축주는 집 짓기를 앞두고 건축가를 찾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원 전문가인 나를 먼저 찾아온 건축주가 있었다. 건축주가 되기에 앞서 정원주로 시작한 것이다. 정원주는 작은 펜션 두 채와 카페 한 채를 함께 지으려고 하는데, 정원이 예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건축가보다 정원사를 먼저 찾게 되었다고 했다. 흔한 경우가 아니었지만 정원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계 방향은 도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세 채의 건축물이 적당한 프라이버시와 유대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정했다. 더불어 ‘두 번째 집’인 정원을 건축물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편리함과 미적 연결성을 가지는 장치로서 접근했다. 다음은 집 앞에 있는 작은 호수를 고려한 각 건축물의 배치 계획이다. 먼저 부지 북(서) 쪽에 두 채를, 남쪽에 한 채를 배치해 호수로 향한 시야를 열어 주었다. 그리고 각 건축물을 이리저리 회전시키며 사이에서 생기는 공간 형태를 파악했다. 정원에서 건축물은 오브제와 같은 역할로 정해봤다. 특별한 장치가 아니어도 충분히 훌륭한 장식물이다. 이렇게 주어진 부지에서 집을 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정원은 좀 더 풍요로워질 준비가 된다. 배치 계획 1. 배치 계획 2. 배치 계획 3. 주택 정원에서 공간 찾기 처음 건축을 계획할 때 필요한 실, 위치 그리고 크기를 검토하는 것처럼 주택정원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공간과 위치, 면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조성될 정원 공간과 형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1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메모하자 정원에도 쉼터, 텃밭, 꽃밭, 온실, 개인 공간, 수돗가, 창고 등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때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검색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이 내가 필요한 공간을 찾아가며 메모해두면 공간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 크기와 위치는 햇빛 방향을 고려하자 위에서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설정했다면 다음은 면적을 계획해야 한다. 면적을 정하는 방법은 첫째, 사용 인원과 빈도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쉼터의 경우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기본적으로 ‘쉼’의 역할을 하지만 정원을 바라보는 조망 공간,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취미 공간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참고로 다양한 쉼터 중 면적이 넓은 쉼터는 정원에서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위치를 정해보자. 둘째, 집을 중심으로 햇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해 본다. 계절에 따라 들어온 햇빛은 머무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3 기타 공간을 배치하자 정원에서 중심 공간이 정해졌다면 이제 남은 공간을 차례로 배치한다. 수돗가는 쉼터 주변에 설치해 휴식 중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빈번한 사용이 예상된다면 주방에서 오고 가기 편리한 곳에 배치한다. 창고는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미관상 눈에 잘 들어오는 곳보다는 집 중심으로부터 조금 숨겨진 곳이나 많이 사용하지 않을 곳으로 배치한다. 또는 예쁘게 만들어 오브제와 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건강한 정원 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퇴비함은 텃밭 주변에 배치해 편리한 동선을 가진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려동물 공간은 집과 가까운 곳에 두어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자주 마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는 툇마루 아래에 계획했는데, 실제로 반려동물이 편안하게 자주 이용하고 있다. 정원은 ‘두 번째 집’이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을 검토한 후 자연조건을 고려한 위치·면적을 계획해 편리하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조성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며 집 짓기를 시작하는 건축주들이 많다. 아름다운 집과 그에 어울리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이번 호에서 다룬 내용을 참고하고 적용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 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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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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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주택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용도에 맞춰 공간을 설정하고 동선을 계획해 꾸며나가는 작업이다. 이는 언뜻 집 짓기와 비슷해 보인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과 함께 뿌듯함으로 돌아온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 짓기는 체력 소모와 함께 금전적인 여유도 사라지는 활동이다. 이는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려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들뜬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보통 1~2년 동안 스스로 고민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완성하는데, 계절과 함께 바뀌어가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정원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주택정원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내가 꼭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호는 주택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불어 시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식재 전 고려해야 할 요소 첫째,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득 심어 완성하지 않는다. 정원 만들기를 집 짓기와 비교한다면 단순히 커튼을 달고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 방을 몇 개로 구성하고,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며, 공간끼리 어떻게 배치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택정원은 두 번째 집이라고 할 만큼 외부에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 찾기. 정원에 꽃과 식물을 식재하기 이전에 텃밭이 필요한지, 잔디 비중을 얼마나 설정할지, 쉼터는 몇 개로 구성할지, 주차장은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등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찾는 방법은 집 짓기에서 방을 배치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어디인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등을 생각해 보면 그 공간이 더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알맞은 동선이 예쁜 정원을 만든다. 동선은 정원의 축과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선과 곡선 그리고 사용할 재료를 고민하면 좋다. 예컨대 동선을 따라 피어 있을 꽃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상을 가진 식물로 선택해 따뜻하고 세련미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꽃과 나무 선택하기. 정원에서 용도를 설정하고 공간을 구획했으니, 먼저 큰 나무를 어디에 식재할지 고민해 본다. 보통 큰 나무는 정원 중심에 두거나 시설물 주변에 놓아 경직된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 공간을 한층 멋스럽게 연출해 준다. 다음은 중간 나무 위치를 선정한다. 공간 구획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라면 중간 나무 위치 선정은 뼈대 주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공간마다 포인트를 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계획하는 작업이다. 꽃을 선택할 때는 높이와 컬러, 개화시기에 따른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본다. 이 작업은 식물 노트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추가로 음지에서 피는지 양지에서 피는지,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후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재 후 정원 관리하는 방법 첫째, 건강한 식물 만들기.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멀칭 mulching을 해주면 좋다. 멀칭이란 식물을 심고 흙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 껍질이나 다른 유기물로 주변을 덮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멀칭을 함으로써 토양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정원이 정돈돼 보인다.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조성해 식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퇴비함 만들기. 먹고 남은 음식물부터 식재료 부산물까지 퇴비함으로 보내면 이를 정원 식물도 함께 먹는다. 또한 정원에서 나오는 많은 부산물도 퇴비함으로 보내 건강한 양질 퇴비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퇴비함 속 온도는 최대 60℃까지 올라가거나 한겨울에도 영상 10℃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퇴비함에서 미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물 주기. 처음 정원을 만들고 나서 2~3년 동안 정성껏 물을 준다. 이 시간은 식물이 땅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을 자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3년 차가 되는 시점에서 정원에 물을 주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두 달가량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자연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1년간 지켜본 결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을 잘 주는 정원보다는 메마른 느낌이 보였다). 물 주기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번 호는 정원을 만드는 것부터 완성한 정원 속 식물을 가꾸는 과정까지 짧게 정리해 봤다. 무턱대고 꽃과 나무부터 심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집 짓기처럼 공간을 구성해가는 작업부터가 주택정원을 만드는 시작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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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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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치유정원을 만드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다. 그중에서도 이번 호에는 치유의 공간을 만드는데 그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동선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스스로 만들어 보고 싶어 하지만 쉽지 않은 이유가 있다.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 동선을 나누는 것임을 잊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원을 만드는데 있어 동선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겨울의 중심에서 찬 기운을 견디고 있는 정원의 식물들을 보면서 하루를 보내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연주자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의 연주로 베토벤 소나타 월광을 들으며 잠시 눈을 감고 어딘가 안내를 받듯이 정원의 한 쪽 오솔길을 따라가 걷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어두운 공간을 따라 들어가지만 평화로이 느껴지는 이곳은 자연의 숨결이 내 온몸의 세포를 두들겨 주기도 하고, 내 몸 깊숙이 들어와 내 영혼을 만져주어 자연의 기운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오늘은 원고를 쓰기 전에 무작정 다니엘 바렌보임을 검색했는데, 그의 연주를 들으면 감성이 충만해져 원고 쓰는 시간이 한결 즐거워진다. 다니엘 바렌보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음악을 통해서 평화와 치유를 이야기하는 그의 흔적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정원에서 동선의 의미 치유정원에서 동선은 어떤 방법으로 만들며 진행해야 할까? 먼저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에 대한 영감을 많이 받은 책을 소개한다. 다비드 르 브르통(David Le Breton)의 『걷기 예찬』 이다. 걷는다는 것은 잠시 동안 혹은 오랫동안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 걷기는 시간과 공간을 새로운 환희로 바꾸어 놓은 고즈넉한 방법이다.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은 공간을 이동하는 개념을 넘어 그 시간을 걷는다는 것이다. 특히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과 내가 가장 가깝게 만나는 기회가 된다. 이는 내가 자연과 하나가 되는 지점이며 긴장을 풀게 하고, 생각을 정리하게 하며 때로는 나를 깊이 만나는 장소로 동선이 이용된다. 이런 동선 계획이 되기 위해서는 부드럽지만 동시에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동선을 의도한 사람의 생각이 의도적으로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동선을 계획한다는 것은 흥미롭다. 동선을 계획할 때 이오는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한다. 첫째, 동선이 주는 경험이 각기 다르다. 곡선과 직선의 동선은 서로 전혀 다른 경험을 만들어낸다. 걷는 속도로 인해 보이는 경관도 다르다 보니 치유 동선에서는 그 특징을 파악하고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선적인 동선은 끝에 보이는 경관과 바로 마주하기에 지루해질 수 있지만 초점을 만들어내면서 집중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명상을 유도하는 계획으로 좋다. 또한 직선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방향을 변경했을 때 이전 동선과는 다른 극렬한 다른 색감의 경관을 만들어 내면 시각적 정보가 전혀 다른 데에서 오는 감탄이 있어 직선만이 주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지루해질 수 있는 단점도 있기 때문에 그 길이와 직선 동선의 개수를 잘 조합해야 한다. 곡선의 동선은 심리적으로 다음 경관이 계속해서 이어져 나오기 때문에 기대감을 갖고 걷게 된다. 부드럽게 안내받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정원 입구에서부터 이런 동선을 이용하는 것은 정원의 기대감을 높인다. 구간마다 조용한 쉼터를 만들어 주면 심리적으로 안정적이고 대화를 많이 유도하는 동선 계획이 된다. 직선이든 곡선이든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은 계획이 흥미롭고 다채로운 공간을 만들어보는 첫 시작이 된다. 공간과 재료에 따른 동선 계획 둘째, 동선은 공간을 나누는 동시에 공간을 이어준다. 정원 전체에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스토리와 같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공간마다의 특징과 이야기를 이어주며 걷는 사람들에게 경험을 통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라고 하고 싶다. 그래서 동선을 계획할 때 어떤 느낌으로 첫 이야기로 시작을 할지 그리고 전체 이야기는 무엇이 될지 상상해 보는 것은 정원 디자인을 고민하는 사람의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특히 치유의 이야기로서는 식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동선 상에 녹여내는 것만으로도 그 재미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전 공간에 대한 기억을 남겨둔 채 다시 새로운 공간으로 들어서는데 필요한 시간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공간을 이어주는 동선의 의미를 기억한다면 나만의 치유동선 만들기가 즐거울 것이다. 셋째, 재료에 따라서 정원의 느낌을 좌우한다. 치유 동선에는 재료가 주는 소재의 특징도 잘 살펴보면 재미가 있다. 물론 경제적인 선택에 따라 소재를 고민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동선 재료의 선택이다. 이는 식물을 선택하는 것만큼의 중요도가 있다.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 그대로를 내 몸 안으로 깊숙이 들이는 경험을 만든다. 굳어져 있던 그 어디선가부터 자연의 생명력이 밀고 들어오는데 그 느낌은 정원을 거닐며 느껴보아야 공감이 된다. 특히, 조용한 시간에 자연과 마주하며 걷는 정원은 천국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소재가 가지는 중요도는 높다. 소재가 주는 고정된 느낌에 따라서 그 길은 부드러워지기도 하고 경직되기도 한다. 둘 다 정원에서는 필요한 부분이지만 내가 어느 정도의 길이와 주변 식물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느낌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소재에 대한 경험을 내 몸으로 경험해 놓는 것이 생각하는데 도움이 된다. 정원 동선에 상상의 나래를 펼쳐라 이오는 작곡가들의 섬세한 상상력과 표현력에 감탄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음악을 좋아한다. 이런 음악적 표현에 이오의 생각이 열려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정원을 상상하는 시간이 이와 비슷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오선지 위에 음표와 쉼표를 비롯한 기호가 모여서 음악이 되듯이 정원 위에 그려진 동선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작곡가처럼 동선의 흐름과 강약을 만들고, 쉼표를 만들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듯이 치유의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정원에 치유의 동선을 고민해 보자. 그리고 그 길을 거닐며 나의 마음과 영혼의 온도를 높이고 몸을 건강히 만들어 내보는 상상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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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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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가꾸는 즐거움 브롬리Bromley Freda’s Garden
- 30여 년 전 런던 남동쪽 주택가 브롬리로 이사 온 Freda 씨가 오랫동안 꿈꿔 온 정원 가꾸기를 시작한 것은 8년 전이다. 그 후 한이라도 풀 듯 디자인부터 가든 관련 모든 일을 스스로 처리하며 열정을 아낌없이 쏟아 부었다. 정원은 마치 그녀의 노고에 보답이라도 하듯 여러 단체를 통해 아름다운 후정으로 선정돼 많은 이의 발걸음을 움직이게 하고 있다.글 · 사진 서상신 영국통신원 seobbio@naver.com 자료참고 Freda's Garden www.fredasgarden.co.uk 예쁘지 않은 구석이 없는 내 자식처럼 정원사에게 가든이란 자식과 같이 사랑스러운 존재다. 정원취재의뢰에 답하는 그들의 태도에서 이를 볼 수 있다. '어디 볼만한 것이 없을 텐데'에서 부터 '사진에 담을 것이 못 된다'며 난색을 하지만 과한 칭찬을 받은 사람처럼 대답에서 웃음이 묻어난다. 남 보기에 어떠한지 모르지만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서일 것이다. 정원에 대한 애정으로 웹페이지까지 개설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Freda Davis 씨 역시 가든을 소개하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가든을 가꾸기 시작한 지는 10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완성도와 구성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세 공간에 숨은 매력그녀가 이곳, Bromley에 살기 시작한 것은 32년 전으로 당시 집 주변에는 조그만 정원하나 없는 무성한 숲뿐이었다. 그곳에 있던 쓰레기를 치우는 데만 32개의 큰 컨테이너가 필요했을 정도였는데 정원 조성에 무엇보다 큰 문제는 토질이었다. 돌처럼 강한 토양에는 식물을 심기 어렵기에 질이 좋은 흙을 채우고 다졌다. 그 후 그녀는 서둘러 가든을 위한 스케치를 시작했다. 각 구역이 어떻게 보일지 여러 번의 스케치를 거듭했고 그에 따라 바닥을 포장했다. 주택의 뒤와 좌측에 걸쳐 위치한 가든은 세 공간으로 나뉜다. 비밀스러운 첫 번째 화원첫 번째 공간은 주택 현관 복도와 연결되는 온실과 주변 공간이다. 정원으로 가는 통로이기도 한 온실은 어두운 실내와 비교되는 환한 빛으로 가득하다. 잔디와 바위 정원 그리고 시크릿 가든으로 구성돼있다. 단정하게 정돈된 잔디와 곳곳에 놓인 주인 내외가 생일이나 기념일 때 선물 받은 것들로 하나하나 추억이 깃든 소품들은 온실에서 바라볼 때 여유로운 풍경을 만든다. 포인트는 시크릿 가든이다.자칫 지나칠 수도 있는 모퉁이에 Freda 씨는 시크릿 가든을 만들었는데 무성한 풀 속에 고독하게 앉아 있는 헤라클래스 동상을 따 헤라클래스 가든이라고도 부른다. 더욱 가까이 보고자 문을 열어보려고 했으나 잠겨 있어 까닭을 물으니 "비밀스러운 곳이니까요.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그런 장소 말이지요"라고 말한다. 새소리 물소리 가득한 세 번째 정원세 번째 정원은 Freda 씨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그녀는 정오경에 가든을 방문한 기자에게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후에 해가 드는 곳이기에 오전에는 그 빛을 발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다소 어두운 편이었으나 가장 선호하는 이유가 있다. 중심에 긴 원형의 식물 컬렉션이 있는데 중심에 위치한 큰 바위로 흐르는 물에 종종 새들이 날아와 휴식을 취하고 바위는 알록달록 물든 꽃들과 낮은 풀 울타리로 감싸 하나의 큰 덩어리를 이룬다. 오전에 빛이 들지 않아 일조량이 적은 이곳에는 그늘에서 잘 자라는 식물을 심었다. 마지막 공간에는 바위 정원 뒤로 마련한 또 하나의 시크릿 가든인 아치형 철문과 화문으로 공간을 구획했다. 문과 마주 놓인 벤치는 붉은 조명과 함께 색다른 사색의 공간이 된다. 정원 가꾸기로 사회 활동까지전체적인 콘셉트에 대해 Freda 씨는 빅토리안 스타일을 따랐다고 설명했다. 이는 주택 역사와 관계가 깊다. 1886년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건축한 주택에 맞게 정원을 조성한 것이다. 올해 들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자 여러 가지 시도를 한 결과 이탈리아풍을 가미했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가든을 여성 혼자의 힘으로 일구었다는 점이다. 그녀는 정원 만드는 즐거움에 대해 "나는 변화시키는 것을 좋아하기에 가든 꾸미는 일이 좋아요. 그 변화를 내가 만들 수 있다는 점 때문이죠"라고 말했다.하나의 가든을 완성해 가면서 그녀는 창조하는 즐거움 이상 무언가를 얻게 됐다. 7년 전 아름다운 가든을 선정하는 대회에 참가했을 때 심사위원 중 한 사람이 그녀에게 가든을 자선단체에 오픈할 것을 권유했고 이를 받아들인 그녀는 해마다 티, 핼러윈, 크리스마스 파티 등 각종 행사를 가든에서 주최하고 엽서와 열쇠고리 등을 판매한 수익금(지금까지 50,000파운드 이상)을 NSPCC(the National Society for the Prevention of Cruelty to Children)을 비롯한 자선 단체에 기부했다. 뿐만 아니라 London Garden Society에서는 후정 부분에서 강력한 추천을 받기도 했고 2010년에는 Kent Life가 주관하는 올해의 가든(Garden of the year)에서 Runner Up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매해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기에 늘 현재 진행형인 그녀는 현재 또 하나의 가든 대회를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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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생활
- 정원.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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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가꾸는 즐거움 브롬리Bromley Freda’s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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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 담긴 부부 이야기 윔블던 주택 정원 윔블던 주택 정원
- 영국의 집을 둘러보다 보면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아무리 작은 집이라도 집에 버금가는 후정後庭이 있다는 점이다. 테니스로도 유명한 영국 런던의 윔블던Wimbledon 주택가의 한 정원에서 영국인들의 깊은 정원 사랑을 느껴보자.글 · 사진 서상신 영국통신원 seobbio@naver.com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은 극히 주관적이기에 아름다운 정원에 대한 생각에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잘 정돈된 정원을 아름답다 느끼는 이가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정글을 연상시킬 만큼 야생미를 갖춘 정원을 좋아하기도 한다. 윔블던 주택 정원은 후자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초록빛으로 뒤덮인 이 정원의 첫인상은 아이러니하게도 쉽게 연상할 수 있는 정원의 모습은 아니었다. 후정을 가지고 있기에 흡사 숨겨진 숲 속에 온 듯 신비로운 느낌마저 주는 이곳에는 색다른 매력이 있다. 20여 년의 세월이 깃든 부부의 정원약 30㎡ 규모의 정사각형 안에는 키친 가든부터 작은 연못에서 큰 나무 그늘 아래의 작은 휴식 공간까지 알차게 구성됐다. 주인 내외가 이곳에 살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로 올해로 21년째를 맞는다. 하지만 주택과 정원의 역사는 그보다 길다. 집은 부인의 할머니 때부터 살아온 곳으로 내부에는 족히 100년도 넘는 가구 및 소품들로 가득 차 있는데, 부부는 버리지 않고 그대로 쓰고 있다.새로운 것을 들이고 바꾸는 것보다 옛것의 가치를 존중하는 부부의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이다.집과 마찬가지로 정원에도 그들의 개성이 담겨있다. 처음 그녀가 본 정원의 모습은 지금과 사뭇 달랐다. 인공 잔디와 포장된 길, 녹슨 그네와 작은 헛간, 쓰레기들로 인해 지저분한 모습이었다. 부부가 처음 만났던 흰색 벽의 느낌처럼 인조의 느낌이 강했다.부부는 먼저 인공 잔디와 녹슨 그네 등 오래된 것들을 다 제거하고 정원사를 고용해 포장된 바닥을 들어낸 뒤 좀 더 많은 식물을 심을 수 있도록 했다. 그 뒤로 남편은 다양한 종류의 채소와 과일을 심고 땅을 파 연못을 만들었다. 덕분에 지금의 정원이 잔디나 산책길보다 많은 식물들이 살아 숨 쉬는 작은 생태계로 탈바꿈 할 수 있었다.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많은 가드너들이 이야기하듯 정원 가꾸기는 생각보다 부지런함을 요한다. 가든을 만들기 위해 빛의 소모가 많고 강한 품종들은 수시로 잘라 모양을 만들어야 했다. 야생의 멋을 강조한 정원이지만 사람 손길 없이 유지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늘 보살펴온 덕에 지금은 부부의 개성이 담긴 정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야생 정원이 주는 즐거움정원을 위치별로 설명하자면 부엌 뒤로 작은'키친 가든'이 있다. 콩을 비롯해 토마토가 자라고 열매뿐 아니라 부엌 창문을 통해 보이는 모습이 부부에게 즐거움을 준다. 키친 가든 뒤로는 작은 연못과 큰 나무들이 있어 외부로부터 시선을 차단함과 동시에 아늑한 느낌을 줘 가든은 보이는 것 이상의 즐거움을 선사한다.꽃은 꽃끼리 채소는 채소끼리 모으지 않고 전체의 어울림을 중시해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꽃의 색감은 가든의 포인트가 된다. 또한 익어감에 따라 색이 변하는 사과, 체리, 배 등의 나무 열매는 계절마다 다채로운 정원의 모습을 만든다.야생의 숲에서 잠시 빠져나오면 꺾인 나무 그늘 아래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다.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라일락 나무와 정원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가 만나면서 캐노피를 형성해 근사한 휴식처가 됐다.그리고 거실 창문에서 보면 정원의 메인 테마가 된다. 여름이면 부부는 이곳에 앉아 저녁을 먹고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독서삼매경에 빠진다.이외에도 부부는 정원을 다양한 용도로 쓰고 있다. " 가든은 우리에게 많은 즐거움을 줍니다. 남편은 많은 시간을 들여 식물을 심는데요, 대부분의 씨앗들은 작년에 거둔 채소들에게 나온 것들이에요. 무엇보다 살충제나 제초제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요. 그 대신 음식찌꺼기나 정원을 정리하면서 나온 것들을 모아 퇴비로 만들어 씁니다." * 부부의 정원은 다시 한 번 변화를 준비 중이다. 매년 새로운 식물을 심어보고 실험을 거듭하기에 이번 해에도 역시 각종 식물을 심었고 몇몇은 성공을 거뒀다. 부부에게 가장 큰 프로젝트는 울타리를 고치는 일이다. 얼마 전 울타리 옆 무화과나무가 너무 크게 자라 울타리를 부수고 옆집 정원까지 넘어가 일부를 자를 수밖에 없었다. 그 위치를 대신 할 나무를 결정하고 심는 일이 이번 해의 작은 목표다. 또한 뒤쪽 울타리를 어지럽히는 담쟁이넝쿨을 보기 좋게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했다.부부에게 정원은 어떤의미인지 물었다. "우리집 정원은 길이가 30m 밖에 되지 않고 타운Town 정원이지만 주변 다른 집들과 함께 초록빛 복도(Corridor)를 형성하는 것 같아요. 우리에게 야생을 볼 기회와 신선한 공기를 주지요."단순히 아름다운 정원을 꾸미는 것을 넘어 주변과의 조화와 생태계를 생각하는 부부의 모습은 정원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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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 담긴 부부 이야기 윔블던 주택 정원 윔블던 주택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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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et Time: DMZ Forbidden Garden 비무장지대의 재해석, DMZ 정원
- 가든 디자이너 황지해 작가는 독특한 아이디어와 밀도 높은 구성력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 첼시 플라워 쇼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화장실과 전쟁 등 정원과 쉽게 매치되지 않는 창의적인 소재의 활용은 세계 원예인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가든 구성의 한계를 넓힌 그녀의 정원을 살펴본다.글·사진 서상신 영국통신원 seobbio@naver.com사진 및 자료제공 ㈜뮴 062-527-4114 www.muum.kr자료참고 영국왕실원예협회 Royal Horticultural Society www.rhs.org.uk 일차원적으로 생각했을 때 전쟁과 정원은 어울리지 않는다. 전쟁 속에 핀 꽃은 상징적으로 사용될 만큼 희소가치를 갖기 때문이다. 가든 디자이너 황지해 작가는 세계적인 원예 박람회인 첼시 플라워쇼를 통해 DMZ를 새롭게 재현해 한국 정원의 우수성을 알림과 동시에 가든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비무장지대를 뜻하는 DMZ(Demilitarized Zone)는 국제조약이나 협약에 의해 무장이 금지된 지역 또는 지대를 의미한다. 1953년 한국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이 체결됨에 따라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 각 2㎞씩 너비 4㎞의 지역이 비무장지대로 설정됐다.이러한 이유로 DMZ는 한국의 특수한 분단 상황을 표현할 수 있는 소재이며 이곳은 약 40년간 외부 출입이 통제됐기에 자연 상태가 잘 보존돼 생태학적인 가치가 높다. 황 작가는 이를 소재로 한국의 특수 상황을 보여줌과 동시에 전쟁이라는 소재를 정원의 아이디어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창의성 및 구성 능력을 인정받아 2012 첼시 플라워 쇼 금상과 회장 특별상을 받았다. 비무장지대의 축소판 DMZ 정원DMZ 정원의 첫 느낌은 정원답지 않다는 점이다. 박람회에 선보인 대부분의 정원 모습이'가든'이라는 개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면 DMZ 정원은 형태와 구성 모두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잘 구획된 정원이기보다 하나의 정글을 연상시키는 외관에 일반적인 정원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가시철사와 목재탑은 단연 구별됐다.관람객들의 표정이 이를 대변했다. 다른 모델 정원을 감상할 때와 달리 호기심 가득한 그들의 반응은 사뭇 인상적이었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야생 그대로의 모습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을 뿐만 아니라 비무장지대가 갖는 의미에 대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어냈다.BBC 프리젠터이자 가든디자이너인 제임스 웡James Wong은"이전 첼시 가든들과다른, 내가본최고의정원중하나"라고평가했다. 특히"식재 하나하나를 모발이식 하듯 한 땀 한 땀 심은 것이 놀랍다"며"디자이너에게는 자기 가든만의 독창적인 분위기(atmosphere)를 창조하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힘든 일인데, DMZ 가든의 분위기는 60년이라는 시간을 완벽하게 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참전용사들 역시"잊혀진 전쟁이 돼 버린 한국전쟁을 다시 기억하게 해줘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전쟁의 폐허 속에 탄생한 총천연색 야생 정원'Quiet Time: DMZ Forbidden Garden'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정원은 각양각색의 야생 식물들로 이뤄져 있다. 식물은 마치 수백 년 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듯 자연스럽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야생 그대로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식물의 60%는 한국에서, 나머지 40%는 유럽에서 가져온 것들이지만 모두 비무장지대에서 발견한 식물과 유사한 종류로 선택했다. 비무장지대 식물 연구를 통해 황 작가는 몇몇 독특한 것들을 발견했다.먼저 군인과 피난민들의 대체 식량과 약재로 활용됐던 쑥은 전시에 군인들의 피를 지혈하는 데 사용됐고 질경이 즙은 배가 아플 때 짜 마셨다고 한다. 머루와 다래 냉이, 산나물은 대체식량으로 사용됐다. 그 중 개느삼Gaeneusam이라는 식물은 북한의 차가운 기후와 남한의 따뜻한 기후가 만나는 지역에서만 살아남는다.비무장지대를 그대로 재현한 듯한 느낌이 드는 또 한 가지 이유는 다양한 소품의 활용 덕분이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아이템은 정원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목재탑이다. 감시탑을 연상시키는 이 탑은 공동경비구역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Bridge of No Return'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다리는 대한민국과 북한 사이를 가로지르는 다리로 서쪽에 흐르는 사천에 위치한다. 이 외에도 전쟁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아이템은 가든 곳곳에서 발견된다. 참전용사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낡은 군화, 도시락 그리고 단추 등은 전쟁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킨다.이처럼 전쟁의 폐허를 딛고 아름다운 원시림으로 소생한 DMZ 정원은 자연의 재생력과 치유라는 정원의 본질적인 가치를 표현하고 있다. 마음과 몸을 비우는 철학의 공간, 해우소 가는 길황지해 작가가 가든 디자이너로서 이름을 알린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황 작가는 2011 첼시 플라워 쇼에 '해우소 가는 길(Empting One's Mind)'이라는 주제로 정원을 출품해 Best Artisan Garden상을 받았다.해우소는 '마음을 비우는 곳'이라는 의미로 한국 사찰의 화장실을 뜻한다. 황 작가는 전통적으로 화장실을 가는 과정이 비움과 성찰을 얻을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해 화장실과 주변을 독특한 정원으로 디자인했다. 가든의 주요소는 쉽게 예상할 수 있듯 화장실과 화장실로 연결되는 작은 산책길이다. 화장실 설계에서 인상적인 점은 입구는 일층이나 반대편은 반지하로 설계해 인분을 퇴비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한 것이다. 또한 생각의 비움에 이르는 길 주변으로 오죽과 백목련 등 관상가치가 높고 흰색 꽃을 피우는 식물을 심어 아름다움과 평화로움을 느끼도록 구성했다.RHS 소형 가든 부분 담당자 Robert Hillier는 해우소 정원에 대해"한국 정원은 놀랍다"며"주제가 매우 독특하고 아름답게 완성됐다"고 전했다. Quiet Time: DMZ Forbidden Garden 황지해 작가를 만나다"자연과 사람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 정원이 좋다" Q. 먼저 당신의 정원 철학이 궁금합니다.A. 정원 철학이라고 표현하기 전에 나에게 정원은 자연의 무한한 창조력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곳입니다. 정원은 창조의 욕구를 실현해 주면서 동시에 어느 소설가의 이야기처럼, 균열과 상처 난 곳에 영혼을 만들어주고 안식처를 제공하고 소생의 힘을 줍니다. 자연의 본질이 끊임없는 생명의 순환과 재생, 치유력에 있어서 일 겁니다. 모든 창조적 행위의 궁극적인 목적은 우리 영혼을 맑게 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작년에 이어 올해도 첼시 플라워 쇼에 출품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A. 첼시 플라워 쇼는 작은 소리도 크게 들어주는 아주 특별한 소통 공간입니다. 스폰서와 함께 해야 한다는 것만없다면 나만의 이야기를 통해 꾸준한 문화 교류를 하고 싶습니다. Q. 이번에 출품한 작품이 금상 및 회장상을 받았는데 수상 소감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A. DMZ 가든이 보여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는 확신을 갖게 됐어요. DMZ의 존재가치를 증명받았다는 것이 수상의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Q. 비무장지대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등 DMZ 정원 기획의도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A. 동생이 군대 생활을 특수부대에서 꽤 길게 했는데 떨어져 있는 동안 동생의 외로움과 답답함을 다 알 수 없었어요. DMZ는 동생이 왜 군대에 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했을 때부터 의문의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DMZ의 식생 조사는 내 저변에 깔려 있는 본질적인 부분들을 알아가는 것처럼 흥미로운 일이었던 것 같아요. 특히 용늪에서의 시간은 내가 어릴 적 봤던 초지와는 다르게 무언가 내재된 흥분과 갈증이 있었습니다. DMZ 안을 넘나드는 산꾼들이 모아놓은 군사물품, 약품, 지뢰와 같은 살상무기 등이 당시 환경과 생활상을 파노라마처럼 체감할 수 있게 해줬고 다듬어지지 않은 맹아림의 거친 표정을 직접 볼 수 있어 경이로웠어요. 더불어 우점종·열성종으로 인해 자연이 그려놓은 드로잉이 흥미롭기까지 했지요.새와 들짐승들의 은신처를 좀 더 명확하게 들여다볼 수 있기도 했고요. 때 묻지 않은 원시적 감성이 내가 왜 이 자리에 서 있는지에 대한 분명한 사명감과 의지를 줬던 것 같습니다. Q. 당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정원이란 무엇인가요?DMZ라는 작품으로 짐작해보면, 원시림이라는 것이 가장 아름답고 이상적이라고 답하지 않을까도 생각되는데요.A. DMZ는 60년의 세월 동안 DMZ만이 가지고 있는 자연의 재생력, 즉 정원의 본질적인 부분을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자료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정원은 자연과 사람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 정원입니다. 또한 정원의 성격이 다양하겠지만 일반적인 정원을 기준으로 볼 때 만든 사람의 성격과 성향이 잘 드러난, 사람이 느껴지는 정원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Q. 지난해 출품한'해우소 가는 길'과 차이점이나 발전된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A. 일단 규모 면에서 DMZ가든은 10배 이상 큰 작품입니다. 여왕 가든 바로 옆 사이트를 배정받았는데 지난해 해우소 이후 한국 정원에 대한 관심도가 치솟았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 행사 중에도 국제사회와 언론이 한국 정원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다는 점을 피부로 느꼈어요. 특히 삼각형 모양의 부지인 트라이앵글 사이트는 디자인이 까다로워 모든 디자이너와 시공사가 가장 기피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고난이도의 자리를 한국 정원에 배치했다는 것은 그 가치를 인정하고 예우를 해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작업에서 한국적인 주제를 이어오고 있는데, 이유와 그런 주제로 구현된 정원의 특별한 매력이 있는가요?A. 한국적인 것만을 부각하기 위해 일부러 애쓰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창조적 행위는 작가 자신을 말해주기 때문에 김치를 먹고 사는 저에게 한국적인 느낌은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정원의 정신적·미학적 가치를 찾고 발견하는 것은 나 자신을 발견해 내는 것처럼 흥분되는 일입니다. 드러내지 않고 과시하지 않으며 억지스럽거나 지나친 것을 멀리하고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것이 우리 문화의 전반적인 특성이라 하는데, 정원에서 역시 드러납니다. 던져놓은 듯한 투박한 원시적 감성을 존중하고 의도하지 않은 우연의 효과를 추구하는 편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A. DMZ 가든은 현재 일시적으로 London Pleasure Gardens로 옮겨져서 재조성되고 있습니다. 9월 이후 엘리자베스 여왕 올림픽 공원에 옮기기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임페리얼 워 뮤지엄, 내셔널트러스트, 런던야생환경트러스트(London Wildlife Trust), 자연사박물관, 에드워드 왕자 개인 정원 등과 DMZ 가든 영구 보존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오는 9월에는 일본 가드닝월드컵(GWC)에 한국 대표로 참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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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et Time: DMZ Forbidden Garden 비무장지대의 재해석, DMZ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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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원예인의 축제 첼시 꽃 박람회 현장을 가다
- 정원이 없는 집을 찾기 힘들 만큼 영국은 꽃과 식물에 대한 사랑이 깊은 나라다. 때문에 관련 산업 역시 발달했는데 가장좋은 예가 첼시 꽃 박람회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제 원예 박람회와 함께 세계적인 원예 축제로 꼽히는 이 박람회는 영국왕립원예협회Royal Horticultural Society(RHS) 주관으로 진행됐는데 본지에 소개했던 Wisley Garden이 이 단체의 소유다.역사를 간단히 살펴보자면 1862년'Royal Horticultural Society'sGreat Spring Show'라는 이름으로 켄싱턴Kensington에있는 학회 정원에서 시작된 것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경기 침체로 관람객 수가 줄었다고는 하나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원예인들로 행사장 곳곳이 붐볐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박람회에출품한 정원에는 문화와 환경적인 가치관이 반영되기에 시대적인흐름 역시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박람회는 단순히 꽃을 구경하는 자리만이 아닌 자연과 인간이 어떠한 방식으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박람회 키 포인트 3매년 5월 하순에 4일에 걸쳐 진행되는 첼시 꽃 박람회는 크게 세가지 포인트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첫 번째는 박람회 최고의 볼거리로 꼽히는 모델 정원이다. 모델정원의 종류를 소개하자면 먼저 가로 8m, 세로 18m 공간에 정원을 선보이는 쇼 가든Show Gardens, 예술적인 도구를 사용하여만든 아티즌 가든Artisan Gardens, 실제 정원 공간에 적용 가능한 프레쉬 가든Fresh Gardens 그리고 주택 입구 주변을 꾸민 제너레이션 가든Generation Gardens이다.분야별로 6~20개 작품을 선보이는데 전체적인 조화와 디자인, 건축적인 측면과 장식 등을 종합 평가해 메달을 수여하고 전체 참가작을 통틀어'베스트 가든'을 선정한다. 올해는 총 38개의 정원이출품됐다.두 번째는 박람회 중심에 자리한 실내 전시장인 파빌리온(TheGreat Pavilion)이다. 대형 천막으로 만든 전시장은 12000㎡ 넓이의 거대한 규모에 다양한 종류의 꽃이 전시됐다.그리고 마지막은 나머지 부분을 채우고 있는 가든 소품 전시장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었으나 다양한 컬러와 다채로운 종류를 접할 수 있었는데 인상적이었던 점은 전시장 가운데 얼핏 생각하면 가든과 크게 연관이 없을 법한 기업들이 눈에 띄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장화나 티셔츠를 판매하는 업체들이었는데 꽃을 그려 넣는 등 신선한 시도가 흥미로웠다. 그 밖에도 정원의 모습이나 꽃을 그린 미술 작품들도 볼거리다. 세계 톱 디자이너들의 아이디어를 엿보다 Show Gardens첼시 꽃 박람회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쇼 가든은 매년 많은 관람객과 미디어 관심이 집중되는 전시장이다. 쇼가든은 기업이나 특정 단체의 후원을 통해 만들어지기에 그들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올해 쇼가든 부분에는 16개의 작품이 출품됐고 그중에 9개의 가든이 금메달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자연미가 압권인 Furzey Gardens디자이너 Chris Beardshaw가 만든 이 정원의 콘셉트는 Woodland Garden으로 숲 속의 정원이라 할 수 있다. 정원은영국 남해안의 주 햄프셔Hampshire에 있는 Furzey Gardens의 90주년을 기념하고자 설계됐다. 작가는 작은 숲길과 코너를 돌 때 마주하게 되는 평화로움과 신비로움이 느끼도록 연출했다. 디자인 설계부터 식재 및 공사까지 장애인들이 참여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쇼 가든 부분 금상을 받았다. 보기에 좋고 피부에도 좋은 The L'Occitane Immortelle Garden쇼 가든이 기업의 100% 후원으로 이뤄지기에 종종 가든의 이름 역시 기업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가든이 그렇다. L'Occitane은 화장품 회사명에서 나온 것이고 Immortelle은 화장품의 주원료가 되는 식물의 이름이다. 그래서 메인 식물 역시 Immortelle이다. 8번이나 금메달 수상한 경력이 있는 가든 디자이너 Peter Dowle은 관목의 와일드함을 표현하기 위해 코르시카 섬의 대표 나무를 식재하고 밝은 노란색 mmortelle을 안쪽으로 심어 싱그러움을 더했다. 상상 속의 정원 The Westland Magical Garden멀리서부터 그 존재감이 강하게 드러나는 이 가든은 여타 정원들과 규모와 형태 면에서 구별된다. 피라미드 모양의 이곳에는 7개의 테라스가 층별로 놓여있다. 피라미드 형태와 7층의 높이는 다양한 뷰를 만들고 전체적인 모습을 보는 것도 새롭다. 가든 디자이너 Diarmuid Gavin은 작년 공중정원 Sky Garden을 만들어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올해 역시 놀라운 아이디어와 실험정신이 가득한 작품을 선보였다. 이 정원은 The Most Creative Garden상을 받았다. 비대칭의 아름다움 The M&G Garden가든 디자이너 Andy Sturgeon은 19세기 말 영국에서 일어났던 공예개량운동에서 영감을 얻어이 정원을 만들었다. 이를 증명하듯 정원은 참나무, 구리, 돌 등 자연 소재로 구성돼 있으며 불균형한 매력이 강력하게 전해진다. 포멀한 길과 테라스는 물이 매개체가돼 가든 룸으로 연결된다. 흥미로운 점은 조각들이 만들어내는 율동감인데 건강한 에너지와 함께 가든을 읽는 하나의 요소다. 식재에 있어서도 자연적인 요소를 강조했다. 예술과 가든의 만남 Artisan Garden작가의 예술적인 면모를 드러내야 하는 아티즌 가든 부분은 그들만의 색깔을 보는 재미가 있다. 20㎡ 소형 공간에 하나의 콘셉트를 가진 가든을 구성해야 하기에 쇼 가든과는 아기자기하고 사사로운느낌을 준다. 동양 정원의 신비로움 Satoyama Life우리에게 익숙한 동양 정원이다. 오래전 일본인들의일상생활과 자연의 모습은 사토야마Satoyama에 사는 사람과 큰 연관성을 보인다. 사토야마 사람들은용수(Spring Water)를 마셨는데 채소를 씻고 농작물을 기르는 용도로도 사용했다. 이러한 심플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이 가든은 자연과 어울려 사는 삶의 중요함을 다시금 알려주고 있다. 디자이너Kazuyuki Ishihara는 자연이 우리에게 준 축복만큼우리도 자연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고 정원을 통해 말하고 있다. 식물 연구가의 정원 Plant Explorer's Garden이름부터 흥미로운 이 정원의 주인은 시간 대부분을 식물 연구과 수집에 할애하는 젊은 식물연구가이다. 실제로 정원을 디자인한 이가Scottish Agricultural College의 학생들이라고하니 자신들이 주인공이 돼 가든을 설계한 셈이다. 학생들이 연구하는 도중 수집한 식물과 벽돌을 이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연구실 옆으로 연결된 온실 등이 자연과 내추럴하게 어우러져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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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원예인의 축제 첼시 꽃 박람회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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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정원의청량제 다양한‘수水공간’으로활기더하기
- 여름 정원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수水공간이다. 그러나 설치비용의 압박과 관리문제 등의 이유로 자꾸만 후순위로 밀려나게 된다. 하지만놓치기에는아까운점이많다. 청량감뿐아니라정원을풍성하게만들고정원의온도를낮추는등그효과는다양하다.글 홍예지 기자 사진제공 에스비라이프 070-4193-9845 www.정원소품.kr 그린홈더존 02-522-3131 www.ghdujon.co.kr㈜플로시스 02-445-8890 www.flosys.co.kr 아리수조경석 010-2297-7826 http://blog.naver.com/01022977826 전원주택 하면 조경은 빠질 수 없는 요소다. 하지만 아무리 잘 차려 입은옷도 계절에 맞지 않으면 매력이 덜하듯 정원 또한 마찬가지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 우리 집 정원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휑한 정원에활기를 불어넣고 싶거나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드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수水공간은 미관을 살릴 뿐 아니라 정원에 생동감을 더해준다. 정원의 청량제'연못'정원에서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여름나기 공간은 연못이다. 천연 가습기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미니 연못부터 생태연못까지 여름 정원의 백미白眉로 불리는연못은 없으면 아쉬운 요소다.연못은 정원과의 조화를 고려해 크기, 형태, 위치를 결정해야 하고 잘못 선정할 경우에는 정원의 전체 분위기를 망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연못의위치는 샘물, 개울물과 같이 물을 어디서 끌어올 것인지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또한 식물성 플랑크톤(미세한 생물의 총칭)이 과잉 증식하여 물속에 있는산소를 감소시켜 어패류가 죽게 되는 녹조현상 등의 이유로 관리가 중요하다.주변과 안쪽 벽면을 자연석을 쌓아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기호에 따라 분수대를 설치하고 자연정화 기능이 있는 수생 식물을 심기도 한다. 정자, 벤치,다리를 이용해 꾸미는 방법도 있다. 자연과 가장 근접한 모습을 띄는 바위 연못, 잔잔하고 평온한 정지 연못 등 종류는 다양하다.자연스러운 연못을 연출하고자 할 때는 생태 연못이 적합하다. 생태 연못은 자연적으로 생긴 습지, 호수 등과 같이 최대한 자연 상태와 비슷한 조건으로 만드는데 콘크리트 대신 흙을 사용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관리가쉽다는 장점도 있다.계류형 연못은 자연의 하천이나 계곡, 폭포의 형태로 물이 흘러내리게 하는 방법으로 바닥과 주변을 자연석으로 꾸며 자연미를 살리고 야생화를 식재해 풍성함을 더할 수 있다. '분수'로 정원에 생동감을분수대는 정원의 테마를 결정할 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분수대 자체만으로 하나의 작품으로 연출 가능하고 연못과 계류 등의 공간에 놓으면 정원을 돋보이게 만든다. 그리고 정적인 연못의 물을 동적으로 바꿔 수질 정화의 효과가 있다.분수대와 함께 물레방아처럼 큰 소품을 사용할 때는 굵은 물줄기가 낙하해 물소리를 만들어 줘 보다 확실한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그러나 분수대도 마찬가지로 엄격한 수질 관리가 필요하다. 며칠간 계속 고여 있던 물은 접촉 시 눈병과 피부병 등의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우리 집 옥상도 시원하게~정원은 반드시 부지가 넓어야만 꾸밀 수 있는 건 아니다.부지의 크기와 상관없이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아름다운 정원을 가꿀 수 있다. 날이 갈수록 인기를 더해가는 옥상녹화가 그 답이다. 부지의 크기와 상관없이 가능하며 소음 경감과 홍수 예방 등의 환경적 효과, 냉·난방 에너지 절약의 경제적 효과도 볼 수 있어 일석이조다.옥상정원 조성 시 주의할 부분은 배수 및 방수인데 시공이전 단계에서 건축물 자체에서의 배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배수층을 충분히 조성해도위치 선정의 오류 등으로 발생되는 배수 불량은 장기적인관점에서 건축물의 내구성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옥상의 연못이나 폭포의 물은 재활용이 가능하다. 빗물이가득 차 넘칠 경우, 물탱크에 저장해 뒀다가 차후에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 옥상에 큰 수 공간이 부적절하다면 물확을 놓을 수 있다.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는 물확은일명 돌확이라고도 하는데 작은 돌절구를 의미하며 크지않은 돌덩어리의 중앙에 큰 홈을 파서 물을 담아 전시할수 있다. 모양도 다양해 활용성이 뛰어나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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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정원의청량제 다양한‘수水공간’으로활기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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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정원을친환경생태공간으로 판교신성수·이정애씨의정원
- 99.0㎡(30.0평) 남짓한 아담한 규모지만 여러 이야기가 담긴 정원이다. 가족의 활동이 일어나고 외부와 소통하는 정원을 만들고자 했던 신성수(44세)·이정애(44세) 부부와 이성현 정원사의 노력이곳곳에서 묻어난다. 굳이 조목조목 들여다보지 않아도 멀리서도 평온함과 건강함이 전해지는 그런정원이다. 글 홍정기 기자 사진 황예함 기자 취재협조 푸르네 031-336-0900 www.ipurune.com 전체 부지 규모가 231.0㎡(70.0평)에 건축면적을제외하면 정원이 들어선 공간은 99.0㎡(30.0평)남짓한 아담한 곳이다. 병원을 운영하는 신성수·이정애 부부는 어린 자녀를 위해 판교 단독주택지로 이주를 결심했다. 그리고 정원만큼은 제대로 꾸며야겠다고마음먹었다."답답해서 아파트 생활을 청산했기에 꼭 텃밭이 있는정원을 만들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보기만 하는 정원이 아닌 가족이 같이 움직일 수 있는, 돌볼 수 있는곳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요."신성수 씨는 단독주택으로 이주하고 정원을 조성하게 된 이유에 대해이렇게 말했다.그리고 그는"그렇다고 우리만 보고 즐기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높은 담을 올린 폐쇄된 정원이 아닌 지나 가던사람도 들여다보면서 공감하고 나눌 수 있으면 했고요"라고 덧붙였다.판교 주택 정원 콘셉트는 이러한 건축주 요구를 담았다. 가족의 활동이 일어나고 외부와 소통하는 정원이그것이다. 여기에 생태적인 요소가 더해졌다. 주차장도 정원의 한 요소다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조형미를 강조한 주차장이다. 보통 주택은 비용 부담과 무관심으로 주차장에 소홀하기 마련이다. 차가 들어갈 크기만큼 선을 긋고 시멘트로 바닥을 마무리하면 그만이다. 그러다 보니 정원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공적인 요소로 가득한 적지 않은 공간이 생겨난다.그러나 이곳은 정원과의 조화를 위해 돌을 이용해 주차장을 만들었는데 동그랗고 네모난 돌을 적절히 배치해 정원의 한 요소로 훌륭한 역할을 하도록 했다.정원 시공을 맡은 푸르네 이성현 정원사는"이제는 주차장도 정원의 일부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차가 없을 때 시멘트 바닥이 드러나면 보기가 좋지는 않잖아요.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주차장도 정원을 빛나게 할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입구에서 방문객을 맞는 낮은 생목 울타리는 소통을 위한 장치다. 주택의 시작을 알리면서 친근한 나무 울타리를 통해 외부인에게 경계할 필요가 없음을 간접적으로 알린다.소통을 위한 노력은 옆집 주차장과의 경계에서도 드러난다. 작은 면적의 부지가 다닥다닥 붙은 판교 단독주택지 특성상 담을 치거나 높은 나무를 심거나 하지 않으면 프라이버시 확보가 쉽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의 주택은 입구를 제외하고는 키가 큰 유실수를 심어 경계로 삼는다.신성수 씨 정원은 래티스 펜스를 활용했는데 담이 아닌 정원 소품 중하나로 인식되도록 전부가 아닌 부분적으로만 설치했다.옆집 주차장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는 이성현 정원사의 설명이다." 주위를보면알겠지만나무로인해이웃과단절되는경우가많아요.옆집을 보고서 한참을 생각해 보니'자동차도 일상의 풍경이구나'라는생각이들더라고요.' 그렇다면가리지말고보게하자'고했던거죠."정원은 이렇게 지나가는 모르는 사람과 이웃과 소통한다. 그리고 주택내부와도 소통한다. 정원을 향해 난 두 개의 큰 창 앞으로 꽤 많은 분경들이 자리를 잡았다. 특히 거실 앞으로는 덱을 깔고 상당수의 분경이놓였다. 안에서 밖을 보면 먼저 분경이 눈에 들어오고 그다음 정원이펼쳐진다. 한 번 걸러진 채로 보이는 정원은 색다른 풍경을 연출한다.바로 분경이 내부와 정원을 잇는 중간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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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정원을친환경생태공간으로 판교신성수·이정애씨의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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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식물씨뿌리는 황대석씨의16년지기知己야생화정원
- 국내특산종연구자들이주로하는말이있다'. 우량종자필유부국優良種子必有富國'. 우량종자를가진나라가부강하게된다는것이다. 그런의미에서토종식물수백종이서식하는뜰을가진황대석씨는부유하다. 심지어그는1000평넘는부지를구입해연면적80평정도의집을지은것말고는모두식물에게내어주었다.글 박지혜 기자 사진 황예함 기자 태기산에서 발원한 맑은 물과 숲이 어우러지며 간간이 너럭바위를 띄운 진풍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는 주천강을따라가다 보면 황대석 씨의 집과 야생화 뜰이 있다. 1000평가량의 부지를 구입해 400평 조금 넘는 대지에 1996년 통나무집을 짓고 수백 종의 자생 식물을 퍼트렸다. 이곳에 둥지를 튼 갖가지 식물은 세월이 흘러 왕성하게 성장하고 번식해 어느덧 하나의 숲을 이루고 있다."요즘 꽃이 별로 없는데…"하던 황 씨는 기자를 이끌고 집 앞마당부터 한 바퀴 돌며 식물들을 부르기 시작한다. 재미난 야생화 이름들이 줄줄 쏟아진다. 꼬리진달래 삼색병꽃 황칠나무박쥐나무 범꼬리 연잎꿩의다리 개느삼 물솜방망이 금방망이옥불투구꽃 깽깽이풀 두루미… 우리 야생화에 문외한인 기자의 눈에 하나같이 초록색과 그저 꽃일 뿐 구별되지 않았던 식물들은 주인의 부름에"네"하고 벌떡 일어서듯 분별되기 시작한다. 꽃의 시인 김춘수의'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시구가 절묘하게 떠오르는순간이다. 야생화에 대한 설명은 대문 밖을 나와 도로까지 이어진다. 그의 집으로 오르며 진입로 양옆을 초록으로 물들인 부지가 미처 그의 것이라는 건 몰랐다. 그의 안내를 따라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하나의 생태계가 존재한다. 황 씨가 아낀다는 앙상한 가지의 흰 꽃 피는 진달래를 비롯해, 물고기가 노니는 연못에 창포와 꽃창포, 울릉도에서 제일 비싼 나물이라는 눈개승마, 삼지구엽초, 약재로 쓰며 봉황 꼬리를 닮았다 하여 봉삼이라고도 불리는 백선, 용의 대가리를 닮은 보라색의 용머리와 흰용머리, 줄댕강, 잎이 층을 이룬 모습이 특히 무리지어 있을 때 기하학적인 모양새로 눈에 띄며 동강 토종인 층층둥굴(글)레, 금낭화처럼 꽃이 땅을 향해 핀 섬초롱꽃, 금빛에 가까운 진한 노란색이 매력적인 금매화, 꽃잎이 갈기 형태의 백두산에서 온 구름패랭이, 번식력이 좋으며우리나라에만 있는 미선나무, 밭을 만들고자 했으나 홀로 피기를 좋아하는지 군락을 이루는 데 실패한 큰제비고깔, 씨앗을 1000개 넘게 뿌렸지만 수명이 3~4년으로 짧아 애를 태우는 짙은 주황색 하늘나리, 이름은 외래종 같지만 우리 특산종인 히어리, 개미가 물어다 씨앗 끄트머리 영양분만 쏙 빨아먹고 버리기에 군데군데 자라는 깽깽이풀, 그리고 발길 닿는 곳마다 지면을 덮고 있는노란 기린초와 돌나물… 이렇게 대강 둘러보며 호칭한 야생화만도 금세 100가지를 훌쩍 넘겼다. 희귀한 우리 꽃으로 가득한 정원서울대 건축학도 출신인 황대석 씨가 야생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건설회사에 종사하던 젊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외 출장 중 카페테라스에서 외국인과 대화를 나누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화단에 핀 식물 이름을 말했다. 우리나라에서처럼 시골 사람이거나 식물 관련 종사자여서가 아니었다. 그들은 주로 비즈니스맨이나 엔지니어였다. 그들에게 식물은 친숙해 보였다."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시골 사람들이나 잘 알까 그 외는 식물을몰라요. 내 어릴 적 우리 아버지는 낫에 손을 베면 어느 풀을 따서 갈아다 지혈에 사용하기도 했어요. 이름뿐 아니라 식물의 사용법까지도 잘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산업화되면서 전 국민이 식물을 깡그리 잃어버렸지요."그런 계기로 그는 식물 공부를 시작해 수유리 그의 집에 자생식물을 가꾸었으며 한국자생식물협회 활동을 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영월로 이주 후에는 영월의 자생식물을 널리 알리고 보존하기 위해 15년 전쯤 영월자원식물연구회를 창설했다."영월은 북반계 식물과 남반계 식물의 분수령이라는 점에서 자생식물연구, 보존 가치가 있어요.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석회암 지역 특수 식물인 석회식물도 연구 가치가 있는데 동강할미꽃이나 미선나무,줄댕강, 분꽃나무가 그 예지요. 이 식물들은 정원수로도 관상 가치가있는데 아직 많이 퍼트려지지 않아 아쉽네요."황 씨는 우리나라에 4300종의 자생식물이 분포하며 이 가운데 600여종이 관상 가치가 있다고 한다. 특히 영월에 흐르는 동강 유역에는1000종에 이르는 많은 자생식물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반도에서 가장 많은 종이 분포하는 곳은 백두산으로 2000종, 그 다음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동강순으로 자생종이 많다는 황 씨의 설명이다.자원식물은 관상 가치가 있거나 약용, 식용, 염료 혹은 공업원료로 쓰이는 유용한 식물을 일컫는다. 자원식물을 연구하고 보존하는 것은 종자전쟁으로부터 우리 자원을 지키고 국력을 키우는 길이기도 하다. 황씨는 우리 자생식물에 대한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해 다른 나라에로열티를 넘겨준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그는 마당 정면 근사한 자태로 등등하게 서 있는 45년 된 구상나무를 가리키며 말한다."구상나무는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등지에 자라는 우리 특산종이에요. 그런데 1900년대 초반 미국에서 구상나무 종자를 가져가 개량해 지금은 세계 으뜸 정원수로 자리 잡았어요. 크리스마스트리로 인기를 끌어 전 세계로 판매하는데 우리나라도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고 쭉 역수입해 왔어요."우리 특산종이 국외로 유출된 큰 사례는 1910년대 미국 아놀드수목원식물학자들이 한라산에서 금강산에 이르는 전국 식물을 조사하고 300여 종의 식물 종자를 채집해 간 것과 1980년대 미국 국립수목원과 홀덴수목원 식물학자들이 950종의 자생식물을 채집해 간 기록이 있다. 구상나무를 비롯해 전남 완도 산딸나무, 흑산도 비비추, 부안 호랑가시나무, 지리산 원추리, 북한산 백운대 자생하던 털개회나무 종자를 육종한미스김(Miss. Kim)라일락이 국외로 유출된 우리 특산종 예다.우리 특산종인 걸 알아도 종자 개량 후 특허 등록을 했기에 우리는 목소리를 낼 수 없다. 진작 식물자원을 조사하고 소유권을 행사하지 못한탓인데 결과적으로 경제적 손실과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황대석 씨는 좋은 소나무가 많은 걸 보고 이곳에 터를 잡았다. 그의 집앞 덱에서 보면 소나무를 배경으로 그 앞으로 키 순서에 따라 큰키나무, 떨기나무 그리고 갖가지 우리 초화류가 넘실거린다. 양지, 반음지,습지, 연못 등 식물 습생에 맞춰 배식했다. 수백 종의 야생화가 자라는곳이지만 꽃 피는 시기가 제각각이고 그 기간이 짧아 한 번에 많은 꽃을 보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꼭 꽃을 보아야 맛인가. 꽃 모양이 조금씩다르고 색깔조차 완벽하게 똑같은 꽃이 없듯 식물마다 싹이 올라와 자라는 과정이 다르고 잎의 모양, 꽃이 달리는 모습도 제각각의 특징이있다. 그 자체로도 관상 가치가 충분하다. 그리고 그런 생명체가 주변을 맴돌며 둘러싸고 있음은 마음에 위안과 포근함을 준다. 우리 야생화의 묘미는 바로 이런 데 있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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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식물씨뿌리는 황대석씨의16년지기知己야생화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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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기품으로태양보다찬란한 여름꽃피는우리야생화
- 들판을 화려한 빛깔로 밀물처럼 덮었다 썰물처럼 사라지는 봄꽃과 달리 여름꽃은 마치 이어달리기하듯 다른 꽃들이 연달아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잔잔한 파스텔 톤으로 더위를달래주는우리여름꽃을알아보자.정리 박지혜 기자 사진 황예함 기자 글·식물사진 김명진<카페 들꽃이야기/영월자원식물연구회> 글쓴이 김명진 님은 강원도 원주 신림면 성남2리 632에 카페 들꽃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들꽃을 지극히 사랑하는 그는 영월자원식물연구회 회원으로 우리 토종 들꽃을 알리고 지키는 데 힘을 쏟고 있으며 그의 마당에는 600종의 아름다운 들꽃들이 철마다 옷을갈아입고 있습니다. 15년간 가꿔온 그의 마당에는 언제나 벌과 나비 그리고 사람들이 향기를 좇아 머뭅니다.들꽃이야기 033-762-2823 우리 꽃은 원색 위주의 원예종이나 외국 꽃같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중간색 톤으로 은은하고 온화한 느낌으로 기품이 느껴진다. 카페 들꽃이야기에는 같은자리에서 약 600종의 우리 꽃이 봄부터 가을까지 피어난다. 보통 사계절 가운데 봄에 꽃이 가장 많이 피는 줄 알지만 사실은 여름에 가장 많은 종류의 꽃이핀다.이른 봄 복수초를 시작으로 노루귀, 바람꽃, 피나물이 피기 시작한다. 키가 작은 봄꽃들은 키가 큰 여름꽃이 올라오기 전 5월쯤에 벌써 씨를 뿌린 다음 긴 잠에 들어갈 채비를 한다. 5월 말 금낭화, 매발톱을 끝으로 봄꽃이 지고 나면 백두산에 피는 날개하늘나리를 시작으로 하늘나리, 털중나리, 솔나리 등 화려한나리꽃들이 제일 먼저 여름을 반긴다. 마치 찬란한 태양에 견주듯 붉은 계통의색으로 화려함을 뽐낸다. 중간 중간 털동자, 두메양귀비, 큰금매화, 꿩의다리,터리풀, 기린초, 냉초, 술패랭이, 꼬리풀, 범꼬리 등이 피어나고 더위가 더할수록 꽃창포, 숫잔대, 비비추, 하늘말나리, 까치수염, 물래나물, 금불초, 부처꽃,금꿩의다리, 원추리, 으아리, 어수리, 땅나리, 동자꽃, 제비동자 등 노랑 주황보라 흰색 분홍… 각기 다른 빛깔과 자태로 자신의 매력을 공기 중으로 한껏발산한다.더위가 막바지로 가는 즈음에는 나리 중 가장 키가 큰 참나리를 비롯해 벌개미취, 참취, 뻐꾹나리, 범부채, 모싯대, 자주꽃방망이, 큰꿩의비름, 층꽃나무, 상사화, 타래난초가 꽃을 피우고 이어서 용담, 쑥부쟁이, 솔채, 구절초 등 가을꽃들이 피기 시작한다. 이어달리기하는 여름꽃들꽃이야기 마당에도 기린초 종류와 날개하늘나리, 하늘나리, 털중나리, 솔나리, 참나리, 금꿩의다리, 부처꽃, 꽃창포, 마타리, 동자꽃등 수십 종의 여름꽃을 볼 수 있는데 여름이라도 이들 꽃들을 같은시기에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봄꽃은 주로 한꺼번에 피어나 마치 꽃 축제라도 하듯 화려한 색채를 뽐내다 썰물처럼 사라지지만 여름꽃은 그와 대조적이다. 하나의 꽃이 질 무렵 그와 맞물려 또 다른 꽃이 피고 또 그 꽃이 가장 찬란한 순간을 보낸 후 고개숙일 무렵 다시 다른 꽃이 바통 터치를 한다. 이처럼 여름꽃들은 바통을 들고 이어달리기를 하는 듯하다.이런 식으로 어제와 같은 자리에서 어제와 다른 꽃을 오늘 볼 수 있는 계절이 여름이고 이 또한 우리 꽃을 보는 즐거움이다. 배식하기잘 자라는 환경에 맞추어 심기양지, 음지, 반음지 또는 바위와 모래가 있는 건조한 곳, 물가 등 습한 곳 등 어떤 환경을 좋아하는지 우리 꽃의 성향을 파악해 그에 맞게끔 심는다. 어떤 꽃들이 어떤 곳에서 더욱 잘 자라는지 살펴보자. 군락을 이루는 것끼리 심기주의해야 할 점은 벌개미취나 구절초같이 무리 지어 사는 습성이 있는 것들은 따로 심는다. 다른 꽃들을 없애버리기 때문이다. 섞어 심기봄꽃부터 가을꽃까지 50가지 정도씩 섞어 심으면 같은 자리에서봄부터 가을까지 약 15일 간격으로 다른 꽃을 볼 수 있다. 다년생이라 매년 심는 수고를 들이지 않고 한 자리에서 다양한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어떻게 자연의 섭리를 예측할까. 심은 꽃이 어느 해에 보이지 않더라도 너무 낙담하지 말라. 야생화의 세력에 따라 어느 해는 이 꽃이 많이 피었다가 또어느 해는 다른 꽃이 많이 피기도 한다. 그렇기에 다년생 야생화여러 가지를 혼식하면 화단은 자연스럽게 해마다 그 느낌이 달라질 것이다. 파종하기우리 꽃을 보려면 야생화 전문점에서 구입하거나 씨를 받아 와서 씨를 뿌려 개체수를 늘리는 방법이 좋다. 산에 있는 꽃이라고 함부로 채취하면 안 된다. 이식하면 잘 살지도 않을뿐더러 멸종 위기 식물도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 환경부에서 지정한 희귀 및 멸종 위기 식물과 보호 야생식물은 법으로 채집이 금지돼있다. 어떻게 보면 손 안에 들어오는 작은 식물에 불과할 수 있지만 자연환경은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재산이며 이를 지키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공간의 여유가 있다면 수고스럽지만 씨를 뿌리는 방법이 가장 좋다. 한 번에수백 본을 얻을 수 있으며 우리 꽃의 생태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애착도 더해진다. 삼목상자나 모판에 상토를 뿌린 후 파종을 하면 된다.봄에 받은 씨는 바로 파종해야 한다. 만약 이듬해 봄에 뿌리면 발아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봄에 할미꽃 씨를 받아 바로 파종하면 거의 100% 발아를 한다.그러나 한두 달 후에 파종하면 발아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깽깽이풀의 경우 바로 씨를 뿌리면 이듬해 일부 싹을 틔우지만 씨를 보관했다가 이듬해에 뿌리면싹을 틔우는 데 2년 정도 걸린다. 나리 종류는 발아 후 약 3년이 지나야 개화구가 나온다.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든다. 때때로 파종 후 꽃을 보는 데 애간장을녹이는 꽃도 있지만 직접 씨 뿌리고 꽃을 기다리는 과정을 몇 해 겪다 보면 우리 꽃을 이해하고 자연의 섭리를 새삼 느끼는 기쁨을 얻는다. 가을꽃은 씨를받아 다음해 봄에 일찍 뿌리면 대체로 잘 나온다. 간혹 어수리나 누리대 등 몇종은 파종 2년 후쯤에 싹을 틔우기도 한다. 계절마다 기후의 영향으로 꽃에서 받는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 봄꽃은 춥고단조로운 겨울 끝이라 화려한 느낌이 나고 여름꽃은 작열하는 태양 아래 잔잔한 느낌을 준다. 가을꽃은 단풍과 잘 어우러지는 빛깔을 내며 겨울 동면을 앞두고 깊은 맛이 난다. 우리 꽃의 묘미는 원예종같이 단일 종으로 밀식하는 게아니라 여러 종류의 꽃들이 어우러지는 어울림에 있다. 자연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큰키나무가 자라고 그 아래 작은키나무, 그 아래 야생화가 자란다. 조금씩 자리를 내어주고 양보하며 어울려 자란다. 꾸미지 않은,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는 뜻의 자연스럽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모습이다. 유능한 조경사가 정원을 만들어도 꾸미지 않은 자연보다는 더 자연스럽지는 않을 것이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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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기품으로태양보다찬란한 여름꽃피는우리야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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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고 어려운 분갈이 · 급수 걱정 끝! 썩지 않는 흙등장, 실내조경 · 텃밭에 유용
- 썩지 않은 흙이 등장해 화제다. 실내 조경은 물론이고 텃밭에도 적용할 수 있다. 흙이 썩지 않으니 물구멍이 필요 없다. 제대로 된 '손맛'은 느낄 수 없으나 편리하고 깨끗하게 식물을 감상하고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요즘 인기를 누리고 있다.글 홍예지 기자 사진 홍정기 기자 취재협조 라이네쎄 1599-7787 www.reinasse.com 실내 조경이 실외 조경만큼이나 중요한 시대다. 물론 정원의 아름다움에 비견할 순 없으나 실내 조경은 사시사철 집안에 푸르름을 선사하고 건강한 주거 환경을 제공한다. 텃밭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전원을 넘어 도시로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텃밭은 '도시 농업'이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그러나 이 둘은 보통 정성과 열의가 없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식물과 작물의 성질에 맞춰 물을 줘야 하고 주기적으로 분갈이나 뒤엎기를 해야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도전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서는 이들이 태반이다. 분리수거함 구석에는 자리를 잡지 못한 깨진 화분이 너부러져 있고 5월을 넘긴 주말농장에는 잡초만 무성하게 자란 땅이 주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인에 안성맞춤이렇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지식 부족에서 오는 불편함과 관리의 어려움이다. 분갈이, 물주기, 뒤엎기, 퇴비주기 등 꼼꼼하게 챙기지 않으면 식물이나 작물은 버티질 못한다. 그래서 초보자들을 위한 편리하고 기발한 관련 용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얼마 전 급수시기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센서가 시중에 나와 눈길을 끌었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자동으로 급수하는 제품도 등장했다. 센서를 부착해 급수시기를 자동으로 확인한 후 필요하면 스스로 물을 주는 원리다. 자동 급수 화분도 있다. 식물이 필요한 만큼의 물을 천을 통해 흡수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이렇게 하면 하나하나 확인해 가며 물을 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리치쏘일' 화분갈이 요령 1 빈 화분에 '리치쏘일'을 1/3 정도 채운다. 2 식물은 흙을 털지말고 그대로 꺼낸다. 3 화분에 식물을 그대로 조심히 넣는다. 4 화분 사이 빈 공간을 '리치쏘일'로 채운다. 5 손을 이용해 지지력이 생기도록 꼭 누른다. 6 분갈이가 끝난 후, 화분의 1/3 정도 물을 준다. 그러나 이제는 물을 줄 필요가 없는 시대가 왔다. 썩지 않는 흙이 등장한 것이다. 라이네쎄 하희연 대표가 15년간 개발해 특허를 받은 '리치쏘일'이다. 화학재료 없이 30여 가지의 천연 광물질 조합으로 이뤄진 이 제품은 화분에 물이 고여도 식물의 뿌리가 썩지 않아 물구멍이 필요없다.물구멍이 없으니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온갖 용기에 식물을 키울 수 있고 흙이 말랐다 싶으면 일정량의 물을 주면 돼 관리가 편하다. 그러니 실내 조경에 안성맞춤이다. 물이 새고 흙이 떨어지는 등 주변 환경을 더럽힐 우려가 전혀 없다. 근래에는 관공서나 오피스텔 등에서 주문이 크게 늘었다. 하희연 대표는 "현재 강동구청과 삼성빌딩 등 여러건물에서 리치쏘일을 이용한 화분을 설치해 놓고 있는데 관리가 편하고 깨끗해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더불어 옥상정원에서도 '리치쏘일'과 플라스틱 용기만 있다면 여느정원 부럽지 않게 꾸밀 수 있다. 경량토로 하중 문제도 덜었다. 유기농 먹을거리도 얻을 수 있다. 건강한 흙에 직접 키운 채소는 그야말로 꿀맛이다. 키우기 까다롭다는 인삼도 벼도 뭐든 가능하다.하지만 단점도 있다. '스스로'했다는 만족감이 부족하다. 텃밭을 가꾸면서 느끼는 소소한 재미가 없다. 무엇이든 직접 경험해보고 실패를 겪어봐야 애착이 가는 법인데 그 맛이 부족하다. 제품을 접한 한 정원 관계자는 "요새는 손쉽게 유기농 채소를 구할 수 있지만 자신이 직접 키우길 원하는 이유는, 자신의 노력과 정성이 들어간 채소를 직접 다듬고 수확하는 것에 기쁨을 느끼기 때문"이라며 "이런 부분이 부족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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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고 어려운 분갈이 · 급수 걱정 끝! 썩지 않는 흙등장, 실내조경 · 텃밭에 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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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와 무질서의 어울림 Sissinghurst Gardens
- ≪월간 전원주택라이프≫를 통해 몇 차례 소개했던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 홈페이지에는 가장 인기높은 6곳의 정원이 소개돼 있다. 그중 런던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Kent 지방의 Sissinghurst는 구성면에서 단연 돋보인다. 정형성과 비정형성이 어울려 만들어내는 화음은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글 · 사진 서상신 영국통신원 seobbio@naver.com 자료 참고 내셔널 트러스트 www.nationaltrust.org.uk 화창한 날씨는 유난히 비가 많은 영국인들에게 손에 꼽히는 기분 좋은 일상 중 하나다. 햇살이 내리쬐는 날에 공원을 찾는 사람이 많은 이유도 맑은 날이 주는 희소성 때문이다. Sissinghurst 에 방문한 날은 흐리다 못해 부슬부슬 내리는 비 때문에 정원을 감상하기에 좋은 여건은 아니었다. 하지만 날씨와 달리 돌아보는 내내 인상적이었던 점은 방문객들의 행복한 미소였다. 따사로운 봄날, 햇빛을 느끼는 듯한 그들의 표정은 굳은 날씨를 개의치 않은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정원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아름다움 덕분이다. 영국 여류 작가에 의해 설계돼이색적인 것은 정원이 영국의 한 소설가 Vita Sackville-West와 그녀의 남편 Harold Nicolson에 의해 디자인됐다는 점이다. 그들이 살았던 성을 중심으로 정원이 둘러싸여 있는데 내부에는 Vita가 여행을 하면서 모았던 소품들과 그녀의 남편 그리고 남편과 절친한 친구였던 Virginia Woolf의 사진도 보관돼 있다. 정원에 자리한 주요 건물은 부부가 사용했던 마구간을 발전시킨 도서관과 78개의 나선형 계단으로 이뤄진 탑이다. 탑 위에 오르면 정원의 전경이 360도로 펼쳐지는데 가히 장관이다. 타워는 정원보다 훨씬 오래전인 1560년대에 설치된 것으로 전해지며 정원 중심에서 뷰포인트 역할을 한다. 한 폭의 그림엽서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가든 전경을 보고 있노라면 정원에 대한 부부의 사랑을 넘어 정원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게 된다. 세월이 만드는 신비전체적인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고풍스러움에서 느껴지는 운치다. 사람 손길이 닿지 않은 듯 사적인 느낌을 강하게 풍기는데 이 자연스러운 조화에 세월의 무게가 더해져 이곳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대표적인 것이 벽이다. 세월을 머금은 벽돌 벽은 타고 오르는 식물과 어울려 독특한 색의 유니크한 느낌을 만들어낸다. 인위적이지 않은 느낌 역시 탁월한 구성 및 디자인 능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바닥 한부분을 도려내 흙을 노출시키고 꽃을 심어 자라게 한 것이 그 좋은 예다. 마치 식물이 수백 년 전부터 있었던 것처럼 네추럴함이 곳곳에서 전해진다. 고풍스런 벽들은 아치형 입구로 이어져 있기에 한쪽 정원에서 보면 아치에 담기는 또 다른 정원의 모습이 인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부부의 개성 살린 정원 디자인Sissinghurst는 크게 5종류의 정원으로 구성돼있다. 정원 홈페이지에서 각기 정원을'방(Room)'으로 표현했을 정도로 벽을 만들어 다양한 공간을 구획했다. 가든 중심 탑을 뒤로했을 때 좌측으로 로즈 가든과 Moat Walk가 우측에는 화이트 가든이 그리고 정면에는 긴 연못으로 둘러싸인 신비로운 과수원이 있다.먼저 벽을 타고오르는 넝쿨이 풍성한 로즈 가든은 이곳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공간이다. 멀게는 벽을 수놓는 장미가 가깝게는 키가 다른 꽃과 식물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자신의 존재를 뽐낸다. 장미만이 아니라 포도 넝쿨과 무화과나무를 볼 수 있어 더욱 풍성하다. 이곳은 Harold Nicolson이 기하학을 바탕으로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디자인 및 재배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뒤로 펼쳐지는 Lime Walk는 영국 정원 특유의 형식미가 돋보이는 공간이다. 라임 나무가 만드는 산책길로 나무들 뒤로 튤립과 히아신스Hyacinth와 같은 꽃들이 누워있다. 이곳 역시 Harold에 의해 재배됐다고 한다. 질서와 정형성 및 계획된 공간 구성 능력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정원은 우측에 위치한 화이트 가든이다. 제목에 걸맞게 흰색 아이리스Iris와 글라디올러스Gladiolus 등 여름이면 청초한 흰 빛으로 화사하게 물든다. 1950년 전까지 좌측 로즈 가든과 마찬가지로 주로 장미들로 구성돼 있었으나 부부의 계획에 의해 옮겨졌다.반면, 남편과 달리 Vita는 정해진 룰이나 질서가 없는 자유로운 정원을 선호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정원 중심에 넓게 펼쳐지는 과수원이 이를 잘 보여준다. 부부는 과수원이 반은 정원의 성격을 반은 자연 그대로의 야생적인 모습을 갖길 원했다. 이를 위해 사과나무는 바깥쪽으로 내밀고 잔디와 장미를 비롯한 꽃을 무질서하게 심어 야생의 멋을 강조했다.마지막으로 색감 면에서 두드러지는 정원은 로즈 가든 뒤쪽에 마련한 Cottage 정원이다. 늦은 여름과 가을에 더욱 돋보이는 강한 붉은빛과 골드 컬러는 그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킨다. 부부가 정원을 처음 매입하면서 심은 식물들이 이곳에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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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와 무질서의 어울림 Sissinghurst Garde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