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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 CORNER] 땅끝 마을에 농가주택 짓고 인생 2모작 해남 빵집 빵끗빵끗
땅끝 마을에 농가주택 짓고 인생 2모작 해남 빵집 빵끗빵끗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해남 빵집과 농가 프로젝트는 땅 끝 마을 빵집이어서 ‘땅끝 빵끗’, ‘빵끗빵끗’으로 불렀다. 겨울에서 봄까지 한 건축주로부터 의뢰받은 두 번째 집의 설계가 완성되었고, 그해 여름 공사가 시작되었다. 뜨거운 들 한가운데서 세 번의 태풍을 겪으며, 건물은 더없이 튼튼하고, 꼼꼼하게 지어졌다. 글 권현효(건축사사무소삼간일목 대표) 진행 박창배 기자 자료 제공 삼간일목 HOUSE NOTE DATA 위치 전남 해남군 삼산면 용도 단독주택(2동) 및 근린생활시설(2동)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단독주택 641㎡(194평), 근린생활시설 646㎡(195평) 건축면적 단독주택 119.61㎡1(36.18평), 근린생활시설 145.98㎡(44.2평) 건폐율 단독주택 18.66% 근린생활시설 22.56% 연면적 건축면적과 동일 용적률 건폐율과 동일 설계기간 2018년 10월~2019년 2월 공사기간 2019년 7월~2020년 1월 건축비용 단독주택(2개동) 2억 4000만 원(외부부대공사 담장 포함, 가구 제외) - 설계, 감리비 제외 근린생활시설(2개동) 2억 6000만 원(외부부대 토목 포함) - 설계, 감리비 제외 설계 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 www.sgim.co.kr 시공 위빌건설 www.we-build.co.kr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강판(지정색상) 벽 - 제임스하디(James Hardie)사의 스카이온 엑손 사이딩, 지정 벽돌타일 데크 - 킹스우드 방킬라이 19㎜ 담장재 철근콘크리트 옹벽+지정 벽돌타일 내부마감 벽 - 삼화페인트 NCS 컬렉션 650 바닥 - 풍산마루(르플로) - 슬릭오크, 대성타일 단열재 지붕 - THK240 그라스울 R40 벽체 - THK140 그라스울 R21 기초외벽 - 방수 후 50㎜ 압출법 보온판 최하층바닥 - THK100 비드법 보온판 2종 1호 창호 엔썸 케멀링 47㎜(에너지등급 1등급) 현관 커널시스텍 주문제작 조명 비츠(VITTZ)조명에서 인터넷구입 주방가구 건축주 별도 주문 제작 위생기구 CL-214 양변기(대림바스) 난방기구 가스보일러(린나이) 에너지원 LPG 가스 환기장치 유럽 Paul 전열 회수 환기장치(Climos 200㎥) 외부 입구_빵집 출입구의 전경. 베이커리 카페 내부에서 바라본 모습. 한 건축주와 두 번째 인연 “농가주택이랑 조그만 빵집을 하며 살려고 하는데 설계를 맡아줄 수 있을까요? 근데 땅은 전남 해남이에요. 너무 멀지요? 괜찮으실까요?” 몇 해 전 과천에서 작업했던 두루딱딱이 집 건축주분이 전화를 주셨다. 두 번째 집의 설계를 부탁한다는 전화였다. 한 건축주로부터 두 번째 집을 설계하는 인연은 정말 쉽지 않다. 나는 그 고마움만으로도 어디라도, 어떤 집이라도 설계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무조건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얼마 후 사무실로 찾아오신 부부(어머니, 아버지)와 오랜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참 나누었다. 귀촌을 결심하셨고, 해남 삼산면 평활리에 논 1600평을 매입하였다고 하셨다. 두 번째 집은 빵집과 농가주택 그리고 게스트하우스(농가민박)를 짓고 싶다고 하셨다. 아내는 빵을 굽고, 남편은 밭과 논을 일구면서 자연 속에서 살고 싶다고 하셨다. 그때 책 한 권을 보여주셨는데 “내일도 따뜻한 햇살에서”라는 책이었다. 부제는 ‘텃밭 옆 작은 통나무집 88세, 85세 노부부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책이 얼마 전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되어서 며칠 전에 보셨다고, 무척 감동적이었다고, 보기를 추천해 주셨다. 영화 제목은 “인생 후르츠.” 얼마 뒤 나도 책을 사고, 영화를 보았다. 무척이나 감동을 받았다. 특히 할아버지는 건축가여서 더욱……. 제빵실에서 보이는 카페 내부 모습. 카페에서 본 제빵실 내부 모습. 카페 내부 화장실의 세면대와 청록색 타일. 외부 도로변에서 본 다목적 창고 전경. 입구에서 보이는 빵집 출입구와 다목적 창고. 다목적 창고와 제빵실 사이 공간을 통해 각각의 공간 확장을 만든다. 들 한가운데서 1600평의 논 가운데 빵집 부지 200평, 농가주택과 농가 민박 부지 200평의 대지를 만드는 일은 새로운 땅을 조성하는 일이었다. 주어진 대지에서 설계하는 것과는 달리, 400평의 대지를 설계하고, 다시 그 대지 위에 네 개의 건물을 자리 잡게 만드는 일은 새로운 숙제이자 도전이었다. 2019년 1월 처음 가본 논에는 청보리가 봄처럼 푸르게 피어있었다. 우선 인지성과 도로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설정된 빵집 부지, 그리고 동쪽의 들과 산을 품으며 빵집의 뒤편으로 조성된 주택 부지를 계획하였다. 가능하면 기존 마을과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혹시나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치지는 않을까 연심 고심하며 빵집과 주택의 부지를 계획하였고, 들과 마을 풍경에 좀 더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건물의 크기와 형태 그리고 관계를 생각하는 본격적인 설계가 시작되었다. 주택 내부에서 바라본 거실과 주방 모습. 게스트하우스 내부에서 본 바깥 풍경. 게스트하우스 내부의 모습. 주택 거실에서 바라본 천장 간접조명. 어둑해진 저녁 무렵 마당에서 바라본 주택 풍경. 빵집에서 주택으로 진입하며 보이는 모습. 주택 방 데크에서 바라본 안개 낀 두륜산 풍경과 게스트룸 부엌의 모습. 주택 내부의 거실 풍경. 네 개의 공간과 마당 전체적으로 4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해남 빵집과 농가주택의 전체 구성은 한옥과도 닮아있다. 도로변 진입 마당에서 볼 때는 창고와 빵집이 마치 바깥사랑채의 역할을 하듯 공적 공간으로서의 열린 구조를 지녔고, 창고 옆을 지나 뒤편에 자리 잡은 농가 주택의 마당은 도로에서는 보호되어 있지만 안마당의 역할을 하면서 동측의 들과 산을 향해 열려있다. 빵집, 창고, 농가주택, 그리고 게스트하우스의 네 개의 건물은 적절하게 그리고 독립된 장소와 공간을 가진다. 각각 열려있는 방향이 서로 다르며 건물과 건물 사이 공간에 조성된 매개 공간, 처마, 데크, 그리고 담장을 통해 적절히 구분되고 연결된다. 특히 안채와 별채 사이의 야외 주방공간은 삶의 공간을 좀 더 외부로 확장하며, 시골 생활에 적합한 여러 기능들을 담아낸다. 창고는 본래 시골 생활에 필수적인 빵집과 주택의 창고의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차츰 제3의 중성적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주택의 기능을 확장할 수도 있고, 빵집의 기능을 확장할 수도 있게 구성되었다. 도로변과 빵집에서 독립적으로 진입이 가능하고, 주택 마당으로도 연결이 가능하다. 때로는 서재로, 때로는 갤러리로, 때로는 체험공간으로 사용될 수 있는 변화무쌍한 여러 가능성을 지닌 공간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빵집은 어머니의 공간이고, 창고는 아버지의 공간인 셈이다. 외부에서 바라본 게스트하우스와 주택 전경. 게스트룸 야외 부엌과 연결된 주택 쉼터의 모습. 빵집과 주택 사이에서 보이는 들녘과 구름 낀 두륜산의 풍경. 날씨 좋은 날 야외에서 바라본 빵집과 다목적 창고 그리고 두륜산의 전경. 진입로 측 마당에서 바라본 게스트 하우스와 농가주택의 모습. 권현효(건축사사무소삼간일목 대표) 경북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대학원과정을 마쳤다. 소오건축과, 엄이건축에서 실무를 쌓았으며, 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三間一木을 설립한 이후 다양한 건축 작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더불어 패시브하우스 및 한옥 작업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2012년에 제7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2013년에 제3회 대한민국한옥공모전에서 올해의 한옥 대상, 2018년에 경기도건축문화상 사용승인부문 입선을 수상했다. 현재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02-6338-3131 sgim01@naver.com www.sgi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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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부부가 알콩달콩 운영하는 강화 ‘카페 하루 CAFE HARU’
역사의 고장 강화도는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으로 면적이 293㎢에 이른다. 연륙교인 강화대교와 초지대교로 접근성이 좋으며, 수려한 경치와 문화 관광지, 맛집 등이 밀집해 관광객이 꾸준히 찾는 섬이다. 김포에서 강화대교를 건너 48번 국도를 따라 북쪽 지역으로 올라가다 보면 강화군 양사면 덕하리의 성덕산 중턱에 젊은 부부가 알콩달콩 만들어가는 ‘카페 하루 CAFE HARU ’가 있다. 한적한 강화도 해안도로와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 좁은 비포장 시골 길로 접어들면 ‘카페 하루’의 방향을 알리는 작은 나무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를 따라 산길로 돌아들면 시원스레 탁 트인 전경과 함께 카페 하루가 마법처럼 나타난다. 길 위에 도토리나무와 밤나무에서 떨어진 알록달록한 나뭇잎이 양탄자처럼 깔린 입구에 ‘카페 하루’가, 그 안쪽에 펜션 ‘더 하루’가 자리한다. 카페 하루 곳곳엔 수집하거나 직접 만든 소품과 목공 작품들로 구경하는 소소한 재미를 준다. 카페 하루 곳곳엔 수집하거나 직접 만든 소품과 목공 작품들로 구경하는 소소한 재미를 준다. 카페 하루 곳곳엔 수집하거나 직접 만든 소품과 목공 작품들로 구경하는 소소한 재미를 준다. 건물 가운데 중정 부분에 덱을 깔아 열린 자연만큼이나 넓고 시원스럽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전원카페 카페 하루는 블랙 톤의 아스팔트슁글 지붕과 목재 버티컬 사이딩으로 마감한 경량 목구조 건물이다. 멀리서 카페를 바라보면 뒷산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산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뤄 매우 인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ㄷ’자형으로 배치한 단층 건물로 가운데 중정中庭 부분에 덱Deck을 깔아 열린 자연만큼이나 넓고 시원스럽다. 중정 한쪽에 배치한 수련이 있는 작은 연못은 밋밋할 수 있는 덱에서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한다. 입구에서부터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며 소소하게 구경하는 재미를 주는 카페 하루는 황인석(29세)·손지영(26세) 부부가 펜션과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카페하루 내부 모습. 틈틈이 여행하며 모은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카페 내부를 꾸몄다. 젊은 부부와 처음 대면하는 순간 현대인이 퇴직 후 노후대책으로 가장 선호한다는 펜션과 카페를 젊은 나이에 어떻게 시작했는지 하는 궁금증이 앞선다. 카페지기 황인석 씨는 “강화 토박이인 어머니가 4년 전 이곳에 터를 잡고 펜션을 지어 직접 운영했어요. 당시 학교를 졸업하고 잠시 어머니를 도울 요량으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적성에 잘 맞는단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관광학과를 졸업했기에 운영에도 자신이 있었고요. 결국, 어머니가 한번 해보라며 믿고 맡겨주셨지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카페는 원래 펜션 바비큐장으로 사용하던 곳으로 기둥과 지붕만 있었어요. 겨울엔 추워서 사용하기 어려웠죠. 그래서 겨울에도 사용하게끔 창호 설치를 위한 리모델링을 했어요. 완성하고 보니까 바비큐장보다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인테리어를 다시 손보고 카페로 오픈한 지 1년 정도 돼요”라는 말을 덧붙인다. 카페 중심에 자리한 널찍한 화덕은 예전에 이곳이 바비큐장이었음을 말해준다. 난방으로 장작 난로와 온풍기를 사용하지만, 가끔 화덕에 불을 피우기도 한다고. 리모델링 하기 전 바비큐장이었을 때 사용하던 화덕. “여섯 개의 작은 아치형 화덕에서 나오는 장작불의 따뜻한 열기도 좋지만, 은은한 불빛이 카페 내부의 운치를 더해줘요. 손님들은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화덕 인테리어가 독특하다고들 하죠. 원래 바비큐용 화덕으로 쓰던 거라고 말하면 다들 깜짝 놀라더라고요”라며 아내 손지영 씨가 웃으며 말한다. 카페하루 내부 모습. 틈틈이 여행하며 모은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카페 내부를 꾸몄다. 커다란 창으로 하루종일 햇빛이 들어 카페 내부를 환하게 밝힌다. 커다란 창으로 하루종일 햇빛이 들어 카페 내부를 환하게 밝힌다. 젊은 감성으로 채운 카페 하루 카페 인테리어 디자인과 시공을 주도한 사람이 바로 손재주도 좋아 뭐든 척척 잘 만드는 카페지기 황인석 씨이다. 수납장과 선반, 테이블 모두 그의 솜씨이다. 목공 실력은 수십 년 경력의 목수들에게 인정받아 인테리어 작업 의뢰 문의가 들어오기도 한다고. “카페에서 사용하는 테이블은 모두 직접 제작한 거예요. 수종마다 특유의 재질과 향을 갖는데 미송과 낙엽송을 좋아해 가장 많이 사용했어요. 많은 손님이 인테리어에 사용한 작은 소품과 목공 작품들이 판매용인지 묻곤 해요. 그래서 내년엔 온·오프라인으로 판매해 보려고 준비 중이에요. 우선 수익성보다 내가 만든 것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은 목적이 더 커요.” 카페지기 황인석 씨가 직접 만든 테이블. 카페에서 가장 인기있는 테이블이다. 푹신한 쿠션과 지붕 캐노피 등 소녀방같은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해 여성 손님들에게 인기있는 자리다. 각종 커피, 음료뿐만 아니라 펜션의 아침 서비스도 카페에서 준비한다. 빵과 수프, 과일, 주스, 호박고구마 등을 제공하는데, 호박고구마는 지인이 직접 강화에서 농사지은 것이다. 강화도에서 제철에 나오는 식자재를 사용하기에 메뉴는 조금씩 바뀌기도 한다고. “카페를 운영하기 위해 나름의 준비를 많이 했어요.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면서 틈틈이 바리스타 과정을 배우러 다니는 남편이 안쓰러웠지만,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는 카페를 보면 힘이 났어요”라며 환하게 웃는 손지영 씨의 얼굴에서 행복함이 묻어난다. 주문이 들어오자 주방에서 직접 커피를 내리고 있는 카페지기 황인석 씨. 젊은 나이에 카페와 펜션을 운영하면서 어려움은 없는지 넌지시 묻자, 카페지기 부부는 “한창 친구들과 어울리고 놀러 다니고 싶은 20대가 하기엔 인내심이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개인적인 시간을 내기 어렵거든요. 하지만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층에 대한 뉴스를 볼 때면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내가 좋아는 하는 일을 남보다 빠르게 찾았잖아요. 사람들을 만나고 카페를 새롭게 꾸며나가는 일이 즐겁고 재밌어요”라며 입을 모은다. 카페 하루 뒤편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내려가면 작은 야외무대가 있다. 카페 하루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더 하루’ 펜션. 카페 하루와 같은 목조주택으로 주변 경치와 잘 어울린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욕심도 있고 매일 새로운 도전을 꿈꾼다는 황인석·손지영 씨 부부는 이제 갓 6개월 된 예쁜 딸과 함께 카페 하루를 만들어 가고 있다. “아직은 서툴고 힘든 부분도 있지만, 젊기에 할 수 있는 것들로 카페와 펜션을 채워나갈 거예요”라고 당차게 말하는 카페지기 부부가 앞으로 카페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된다.田 글 소선희 기자 사진 윤홍로 기자 취재 협조 카페 하루 010-8734-6620 www.harua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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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을 담은 진한 전통 한방차, 파주‘뜰’
전원카페‘뜰’은 산 중턱에 자리해 전망이 매우 좋다. 카페 마당에 서면 임진강이 보이고 날씨가 좋으면 강 건너 북녘 땅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부지는 모두 3필지로 맨 아래쪽 필지는 카페로, 위쪽 2필 지는 오토캠핑장으로 사용한다. 뜰은 카페와 오토캠핑장을 함께 운 영하는데, 재방문율을 높이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한방 차 전문카페는 차별화된 맛과 메뉴로 호평을 받고 있는데 방문객을 사로잡은 비결에 대해 들어보자. 황토와 기와를 사용하여 만든 벽면 인테리어. 카페에 들어서면 카페지기의 맑고 상쾌한 인사말보다 먼저 손님 을 반기는 것은 한방차 특유의 향이다. 마치 한의원에 들어온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다. 파주 토박이인 카페지기 윤인승 씨는“매일 아침 손질한 재료로 차를 끓여요. 미리 끓여 두면 편하긴 한데, 맛이 달라요. 그건 손님들이 더 잘 알지요”라고 말하는 중간에도 불을 조절하느라 눈을 떼지 못한다. 그는 까다롭게 품질 좋은 국산 재료만 골라 사들인 후 손질해 말리기 를 반복한다. “물론 좋은 재료만 사용한다고 해서 좋은 차 맛이 나는 건 아녜요. 재 료도 좋아야 하지만, 그보다 좋은 재료를 어떻게 잘 손질하고 관리하 느냐에 따라 차 맛이 달라지거든요.” 차를 마시며 외부 전경을 감상하기 좋은 통유리 큰 창. 빈집에서 카페로 “오빠가 손수 원목과 황토로 지은 집인데 그냥 놔두기엔 너무 아까워 2년 전에 카페를 열었어요. 카페 위쪽 부지에 캠핑장을 함께 운영하면 서요. 주변에선 식당을 권유했는데 음식보다 차 만드는 일에 더 자신 이 있어 시작한 거예요.” 카페는 언뜻 기둥과 보와 도리를 전통 사개맞춤 방식으로 짠 오량 한 옥처럼 보이지만, 주어진 여건에 맞춰 손길 닿는 대로 조금씩 올린 퓨 전 형태의 건물이다. 우진각지붕과 맞배지붕(현관 부분)엔 돌 너와를 얹고 일종의 용마루와 내림마루 부분에만 기와를 올린 부분이 눈길을 끈다. 처마 끝엔 빗물이 그대로 흘러내리도록 빗물받이 대신 동판을 둘러 비 오는 날엔 건물이 강과 산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떠올 리게 한다. 난로는 쌀쌀한 겨울 카페를 훈훈하게 해주는 유일한 난방장치이다. 운치있는 한지 펜던트 조명. 카페지기는“벽체는 한식韓式심벽 방식을 그대로 적용했는데 주거용 건물이 아니기에 단열 부분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겨울엔 실내 에 마련한 난로가 난방을 책임지는데 나름대로 운치뿐만 아니라 거기 에다 고구마나 감자 등을 구워 손님하고 나눠 먹는 재미도 쏠쏠해요. 카페 뒤에 별채를 겸해 짓는 한옥이 완공되면 카페와 연결할 거예요” 라고 말한다. 요즘 아웃도어 열풍으로 주말이면 오토캠핑장마다 빈자리를 찾기 어 렵다. 이곳도 예외는 아니어서 오토캠핑장을 찾은 사람들이 대부분 카페‘뜰’을 이용하기에 주말엔 일손이 부족할 정도이다. 전원카페와 오토캠핑장이 묘하게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다. 주어진 여건에 맞춰 손길 닿는 대로 조금씩 만든 퓨전 형태의 카페 내부. 가을, 정성이 깃든 차향에 빠지다 전원카페‘뜰’에서 요즘 인기 많은 메뉴는 불에 달군 돌솥에 담아내 는 쌍화탕과 대추탕이다. 진하게 우려낸 보양식 국물을 떠먹는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로 양도 많고 향과 맛도 좋다. 돌솥은 손님이 담소하며 오랜 시간 천천히 들어도 온기를 잃지 않게끔 특별히 제작 한 제품이다. “차를 끓이는 물을 비롯해 손님상에 내는 물까지 모두 날마다 약수터 에 가서 떠오는 약수예요. 약수를 물의 정화력이 뛰어난 큰 항아리에 그날그날 쓸 만큼만 보관하기에 우리 집엔 정수기가 없어요.” 전원카페‘뜰’에선 손님에게 주문한 차는 물론 둥굴레차와 가래떡을 함께 내놓는다. 주방에서 한방차를 끓이고 재료를 다듬느라 카페지기의 손길이 분주하다. “차가 너무 진하면 입맛에 맞게 농도를 조절하라 고 둥굴레차를 내놓는 거예요. 구수한 맛에 아마 뜰에서 제일 많이 찾는 차가 아닐까 싶어요. 또한, 한방 찻집에선 한과를 같이 내는데 뜰에선 그대신 가래떡을 구워 조청과 함께 내고 있어요. 떡은 직 접 뽑고 조청은 언니가 할머니에게 배운 옛 방식 그대로 만든 거예요. 어릴 때 먹던 조청 맛이라며 연세가 좀 든 손님들이 아주 좋아해요.” 불에 달군 돌솥에 담긴 한방차와 구운 가래떡. 얼음이 녹으면서 아카시아 꽃향기가 은은하게 퍼진다. 뜰에서 내는 조청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것과 맛과 색이 확연히 다르다. 색은 진하면서 너무 달지 않 아 떡을 찍어 먹기에 적당하다. 따로 판매해도 인 기가 많을 것 같다고 넌지시 묻자, 카페지기는“뜰 에서 사용할 양을 만들기에도 언니가 힘에 부쳐 하는데, 별도 판매할 정도로 많은 양을 만들어달 라고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손사래를 한다. 뜰은 주변에 헤이리 예술 마을, 프로방스 마을, 오 두산 통일전망대 등 명소를 비롯해 소문이 난 음 식점이 많기에 손님 대부분이 그런 곳을 방문했다 가 입간판을 보고 찾아온다. 대나무발을 이용하여 적절한 시선 차단 효과를 냈다. 카페지기는“이렇다 할 홍보도 하지 않는데‘뜰’ 이란 간판을 보고 찾은 손님이 차 맛이 좋다며 다 른 사람들을 데리고 와요. 처음엔 한방차라는 특 성상 중장년층 손님이 많이 찾을 것 같았는데, 예 상보다 젊은층이 더 많이 찾아와요. 그렇게 알음 알음 단골손님이 꽤 생겼어요.” 카페 전경. 아이들도 좋아하는 한방차 전문 카페 아이들과 함께 찾아오는 가족 손님을 위해 만들었 다는 홍시와 오디 스무디는 시럽 등 일절 다른 재 료는 섞지 않고 그 자체만으로 만들어 풍미가 뛰 어나다. “직접 담근 효소 차는 보통 차갑게 해서 내는데 여 름에 따둔 아카시아 꽃잎을 얼려놨다가 찻물에 띄 워 손님상에 내요. 얼음이 녹으면서 아카시아 꽃 향기가 은은하게 퍼지고 입안에도 향기가 가득하 거든요.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메뉴에요.” 다른 일보다 좋은 차 맛을 만들어내는 일이 가장 재밌다는 카페지기 윤인승 씨. 카페 전경. 주차장에서 카페로 올라가는 길이 산책로처럼 이어져 있다. “‘뜰’카페를 찾은 손님들이 차가 맛있다 할 때 보 람을 느껴요. 좋은 재료 구입에서 손님상에 정성 스레 내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는데, 그 힘든 과 정이 싹 사라져요. 나만의 손맛 래시피를 더 연구 해 메뉴에 하나씩 올리는 게 목표예요.”田 글 소선희 기자 사진 윤홍로 기자 취재협조 뜰 031-949-6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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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의변신은무죄, 낮에는카페밤에는주택으로. 남양주‘팔당갤러리하우스’
오랜 시간 전원주택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두루 섭렵한 윤영식(63세), 심규미(56세) 부부 앞에서는 웬만한 부동산 전문가도 저리 가라 한다. 이들 부부가 10년 동안 발품 팔아 마련한 집터. 집 뒤로 해발 680미터의 예봉산이 병풍처럼 둘러있고, 앞으로는 한강이 흐르는 그야말로 가장 적합한 배산임수 지형에 지은 전원주택. 어느덧 입주한 지 20년이 지나고, 남편 윤영식 씨의 은퇴 후 부부는 작은 아이디어 하나를 떠올린다. 바로 전원카페를 운영하는 것. 지금부터 이 주택의 이유 있는 변신에 대해 들어보기로 하자. 글·사진 최영희 기자 취재협조 팔당갤러리하우스 010-7999-1346 [전시 이외에도 촬영이나 회의 공간, 독서토론 공간 등 여러 용도로 활용하는 1층 갤러리.] 사람도 동물처럼 회귀본능回歸本能이란 게 있어요. 시골에서 자라 그런지 시골에 대한 향수가 늘 있었어요.” 경북 군위 출신의 윤영식 씨는 늘 가슴속에 전원에 대한 소망을 품고 있다가 결혼 후 10년이란 시간을 발품 팔아 지금 이곳, 남양주 와부읍 팔당리에 집터를 마련했다.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든 요건이 꼭 들어맞는 집이였다. “제가 꼼꼼히 체크한 것이 정남향으로 집을 앉힐 수 있는 배산임수의 지형, 편리한 교통편, 그리고 집이 외롭지 않게 이웃집들과 어우러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지지고 볶고 싸워도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맛이 있잖아요.” 처음엔 비포장도로에 산자락 바로 밑이어서 그때가 더 전원다운 분위기는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개발돼 큰 도로가 인접하고 교통편이 좋아져 강남도 20분이면 갈 수 있단다. [팔당갤러리하우스에서만 만날 수 있는 깔끔한 맛의 더치커피.] 대문이 없는 집 “대문은 원래 두지 않았어요. 입구에 있는 바위는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거에요. 우리 집 조경물 중 최고의 자연산 명품이죠.” 집주인의 단아하고 단정한 성품을 따라 화려하지 않고 심플하며 편안함을 콘셉트로 지었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택하고 단열에 특별히 신경을 많이 썼다. 내부는 화이트 톤으로 통일감을 주고 가구는 오래된 것을 리폼해 빈티지한 느낌을 살렸다. “오시는 분마다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이 마치 유럽의 전원주택 같다는 말을 많이 하셨어요.” [뒤로 예봉산이 병풍처럼 둘러있고, 앞으로 한강이 흐르는 배산임수 지형에 지은 주택. 잘 다음어진 정원 관리는 남편 윤영식 씨의 몫이다.] 예쁘게 잘 가꿔진 정원과 깔끔하게 지은 복층 주택에 다녀간 친구나 지인마다 하나같이 홈 카페를 권유했다고 한다. 2011년, 윤영식 씨의 은퇴 후 부부는 결심했다. 노후 대책은 이미 마련한 상태이고, 돈을 버는 목적보다는 노후에 지루하지 않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카페를 운영하기로. “일하게 되면 생활이 규칙적이고 부지런해져요. 또한, 전원카페를 운영하는 건 적자가 나지 않는 일이죠. 세 나갈 일 없고 인건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매출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도 되고요.” [화이트 톤으로 통일감을 주고 빈티지 느낌의 가구를 배치한 2층 카페 내부.] 카페를 위해 특별히 개조한 것은 없다. 돈을 들이지 않고 있는 것을 활용하고 대문 없는 집을 더 활짝 오픈한 것이 전부다. “예약이 없는 날은 저녁 8시 정도 되면 영업을 마감하고 가정모드로 변신해요. 카페 공간이 거실로 바뀌는 거죠. 테이블을 모두 한쪽으로 밀고 거실에 모여 TV를 시청하는 재미가 쏠쏠해요.” 작은 공간, 다양한 이야기 야외 정원과 1층 갤러리는 남편 윤영식 씨가, 2층 카페는 아내 심규미 씨가 맡는다. “커피를 원래 좋아해서 카페 운영하기 전부터 배워뒀어요. 특히 드립커피와 더치커피의 깔끔한 맛에 반했죠. 주방에 머신을 들이진 않았어요. 커피잔만 몇 개와 드립 커피 용품, 더치기구만 뒀어요.” 메뉴도 단출하다. 카페 분위기를 고수하고자 일부러 식사 메뉴는 넣지 않고 커피가 맛을 중시해 기계로 뽑아내는 커피 대신 드립커피와 더치커피 위주로 판매한다. 갤러리 공간은 전시 이외에도 쇼핑몰 촬영이나 회의 공간, 독서토론 공간 등 여러 용도로 대관해준다. [돈을 버는 목적보다 노후에 지루하지 않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카페를 운영하는 윤영식 심규미 부부. 큰 욕심없이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부부의 모습이 아름답다.] “여기서 프러포즈하는 커플도 있었어요. 작은 공간이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접할 수 있고 여러 경험도 생기고 구경하는 재미도 있어요.” 카페 오픈 전에는 전화하고 오던 사람들도 이제는 수시로 들르고, 주택을 개조해 카페로 운영하고자 하는 사람들, 멀리서 입소문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까지 별도의 홍보 없이도 카페는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카페가 꽉 차더라도 테이블을 더 두지 않아요. 확장할 생각도 없고요. 공간도 마음도 여유를 즐기고 가시라는 마음에서요.”田 [부부가 자랑하는 팔당갤러리하우스의 자연산 명품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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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함께 만든 전원카페, 홍천 ‘수니의 정원’
삼십여 년 전, 그림을 그리던 수니는 수제 액자를 맞추기 위해 상점에 들렀다. 그때 그곳에서 만난 조각가 청년과의 인연은 날실과 씨실이 만나 엮인 듯 부부의 연으로 이어졌다. 지금은 강원도 홍천에 터를 잡아 남편은 뚝딱뚝딱 나무로 집을 짓고, 아내는 조그만 정원이 딸린 카페를 운영한다. 아내가 설계하고 남편이 지은 전원카페 ‘수니의 정원’에서 카페지기 황향순 씨를 만나 오순도순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 최영희 기자 사진 홍정기 기자 취재협조 수니의 정원 011-753-3847 설계 및 시공 나무와 집 011-9765-5469 www.iwoodhouse.co.kr 강원도 홍천군 희망리 241번지. 주소부터 기분 좋게 만드는 카페 ‘수니의 정원’은 석암사 입구에 놓여 한적하기 이를 데 없다. 복층 목조 건물은 멀리서 보면 정원이 딸린 집인지 카페인지 분간이 안 가는데 카페지기 황향순 씨와 남편 문병화 씨가 거주하며 카페로 운영하는 공간이다. 건물 둘레에 낮게 쳐진 울타리, 정원 입구 퍼걸러Pergola 주위를 장식한 석조물과 식물은 카페지기 황향순 씨의 이름 마지막 자를 따서 만든 카페 이름 ‘수니의 정원’과 어우러져 처음 방문하는 이들에게 편안함과 정겨움을 전한다. 또한, 퍼걸러 위의 ‘수니의 비밀정원’이라는 나무 현판은 카페지기의 소박하고 서정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동시에 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카페 운영자이며 화가, 도예가, 수집가, 정원 관리사, 인테리어 설계사까지 업(?)을 정의 내리기 어려운 그녀는 음악 마니아에 독서광이기까지 하다. 그와 ‘나무와 집’ 대표로 홍천에 꽤 많은 집을 지은 목조주택 전문가 남편이 함께 지은 전원카페, 그 공간 속으로 들어가 보자. 서재, 사랑방, 음악다방이 한데에... 카페지기 부부는 8년간 대관령에서 펜션을 운영하다 남편 문병화 씨의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지난해 6월, 제2의 고향과도 같은 홍천에 자리 잡았다. 황향순 씨는 이곳으로 옮기며 펜션보다는 정원이 있는 카페를 계획했다. “펜션 일도 재밌었지만, 요즘 지어지는 펜션 추세를 보면 예전과 성격이 많이 달라서 운영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또한, 전부터 커피를 좋아해 펜션을 운영하면서도 틈틈이 커피를 배웠기에 이번엔 카페를 운영해 보기로 했어요.” 집 짓기의 달인인 남편을 둬 공사는 50일 만에 뚝딱 마무리했다. 공기가 짧다고 해도 전혀 걱정이 없는 예쁘고 튼튼한 복층 목조 건물이 들어섰고, 이제 카페지기 황향순 씨의 몫으로 인테리어와 정원 가꾸는 일만 남았다. 그간 문화, 예술 다방면에 두루 관심을 둔 터라 지난 세월 차곡히 모아뒀던 애장품들로 카페 내부를 가득 채우니 별도의 장식이 필요하지 않았다. 작은 연못을 만들고 다양한 꽃과 식물, 동물의 보금자리까지 마련해 정성스레 정원을 꾸민 후 지난해 11월에 이르러 카페를 오픈했다. 1층은 목조 건물에 어울리는 다양한 소품으로 앤틱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는데, 한쪽 벽면을 빼곡히 채운 책들이 있는 공간은 서재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카페 한쪽의 턴테이블과 몇백 장의 레코드판은 70~80년대 향수가 베인 음악다방에 온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2층은 지붕 경사면을 살려 한쪽 공간을 좌식으로 꾸미고 마루 밑에 전기 패널을 깔았다. “2층은 40~50대 주부들의 사랑방 같은 느낌으로 꾸몄어요. 이곳에서 1주일에 한 번씩 퀼트 모임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도자기도 만들어요.” 주인 맞춤형 카페 “펜션은 제가 수집한 애장품들이 이곳저곳 분산돼 있지만, 카페는 한눈에 다 볼 수 있고 관리하기 편해요. 그리고 고객 취향보다 제 취향대로 꾸밀 수 있어 좋고요. 그걸 좋아하고 맞는 손님들이 찾아오시다 보니 자연스레 공감대도 형성되고 친밀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허스키 부자 두 마리, 프렌치 불도그, 펠릿, 앵무새 한 쌍, 잉꼬 한 쌍, 금화조 한 쌍, 펠릿, 기니피그. 카페지기와 함께 사는 반려 동물들이다. “여기는 동물 싫어하면 못 오세요. 아이들을 묶어놓거나 가둬놓지 않거든요.” 카페지기는 단호히 말한다.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유치하려고 모든 것을 고객 중심에 둔 여느 카페들과는 다르게 카페지기는 본인이 즐기고 행복한 것을 우선으로 한다. 20~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오는데 찾는 이유도 제각각이다.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책을 빌리러 먼 길 오는 손님도 있고, 커피 때문에 주말마다 찾아오는 단골도 있어요. 다녀가는 손님마다 ‘정원이 예쁘다, 커피가 맛있다’라는 말을 해주고 가면 더할 나위 없이 기뻐요.” 양질의 원두로 내리는 드립 커피 외에도 직접 반죽해 구운 와플과 파우더를 사용하지 않고 수제로 만든 고구마 라떼, 단호박 라떼가 인기 메뉴이다. * 카페를 오픈한 지 약 9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어려운 점 하나 없단다. 전원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누리는 그녀만의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전원을 즐길 줄 알고 동·식물을 좋아해야 해요. 하다못해 벌레까지도요. 막연한 낭만만을 기대하지 말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일이라 생각하지 말고 재미로 즐기다 보면 전원생활이 행복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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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너 참 재주도 좋다 ‘갤러리카페 테라Terra’
천혜의 자연경관이 아름다움을 빚어내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 제주도는 그 이름만으로도 빛을 발하는 곳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관광객만큼 제주도 곳곳에 게스트하우스와 음식점들이 줄지어 들어서고 해안가 주변으로는 농어촌주택을 개조한 카페들이 유행이다. 이 가운데 조경과 분재를 하는 아버지, 도예를 하는 어머니, 조각하는 동생 그리고 미술을 전공한 카페지기 손 문(36세) 씨까지, 예술가 가족이 운영하는 갤러리 카페 테라Terra는 제주를 찾는 여행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알려진 명소 중 하나이다. 글·사진 최영희 기자 취재협조 카페 테라 064-799-3377 http://jejusabal.blog.me 여행지가 주는 생경함과 낯설음은 이내 그곳의 청량한 바람을 만나 잠재우고 기대와 설렘이 가득 채워진다. 공항을 벗어나 제주시에서 중문 방면으로 1135번 평화로를 타고 애월읍 유수암리에 이르면 숲 속에 여유롭게 자리 잡은 전원주택 한 채가 보인다. 입구에‘Gallery Cafe Terra’라고 적힌 나무 현판과 예쁘게 가꿔진 정원 길은 호기심 찬 발걸음을 재촉한다.‘흙, 대지’라는 뜻의 테라Terra. 그 이름에서부터 흙으로 빚는 공예 작품들과 좋은 땅에서 재배한 커피를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긴다. 다양한 종의 식물을 감상하며 걷다 보니 전면에 시원스레 창을 낸, 조경과 잘 어우러진 2층 건물이 모습을 드러내고 정원을 바라보며 차를 나눌 수 있는 테라스에 마련된 나무 테이블에 당장이라도 앉고 싶은 기분이 든다. 실내에 들어서니 정겹게 흐르는 음악과 함께 인상 좋은 카페지기가 커피를 내리며 잔잔한 여유로움을 전한다. ■재주 많은 공간 13년 전 조경과 분재를 하는 아버지가 사업 차 제주에 터를 잡았다. 900평의 부지에 복층 주택을 올려 1층은 도예를 하는 어머니, 가죽 공예를 하는 동생, 조각하는 카페지기의 공동 공방으로, 2층은 가족이 거주하는 주거 공간으로 구성하고 정원을 조성했다. 오는 손님마다 정원에 대한 칭찬이 자자한 이유가 13년이라는 세월과 정성이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계할 당시 1층은 언젠가 리모델링을 할 계획이었어요. 오래전부터 갤러리와 카페를 접목한 문화 공간을 만드는 게 꿈이었거든요.” 레저와 여행 관련업에 종사하다가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꿈을 실행에 옮긴 카페지기는 워낙 커피를 좋아해서 핸드 드립 커피 전문점을 찾아다닐 정도였다고. “제가 대학 다닐 때만 해도 드립 커피 전문점이 많지 않았어요. 다행히 지인 중에 카페 하는 분들이 있어서 자주 들러 커피에 대해 배웠어요.” 인테리어는 어릴 적부터 벽난로가 있는 주택에서 살았던 분위기와 추억들을 살리고 갤러리와 카페가 공존하는 복합 문화공간을 콘셉트로 대학 선배에게 부탁했다. “제주는 자재 구입에 제약이 많이 따르는 편이에요. 벽돌 같은 경우는 운송비가 많이 들어 일반 카페들은 주로 타일 마감을 많이 하는 데 반해 저는 중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어서 벽돌을 고집했어요.” 내부는 고벽돌과 낙엽송 합판을 사용해 앤틱하면서 중후한 느낌을 입히고 외부는 회벽 페인트로 마감해 자연스러움과 멋스러움을 살렸다. “그 선배도 저희 카페 공사하다가 제주에 반해 결국 제주도로 이사를 왔어요.” ■드립 커피, 맛있게 해 드립… “식상한 메뉴의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개성 있는 카페를 운영하고 싶었어요. 무엇보다 커피가 맛있는….” 그가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하지 않고 핸드 드립 커피를 고수하는 이유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시내가 아니기에 여유롭게 여가를 즐기러 오는 손님들이 대부분이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접 로스팅 한 신선한 원두로 정성스레 한 잔 한 잔 커피를 내려드리고 싶었다고. “단가를 높이는 대신 원두의 질을 높이고 산지별로 구분해 골라 마시는 재미까지 드리고 싶어요. 대부분 여행 온 분들께서 커피 맛을 보고 타 지역에 비해 저렴하면서 고급 퀄리티라고 하세요.” 하지만 카페지기는 2년 동안 카페를 운영하면서 콘셉트를 바꿨다고 한다. 커피 맛을 무엇보다 중시했던 그였지만, 찾아오는 손님들의 연령대가 높다 보니 커피의 신맛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을 파악하고 산미를 줄이면서 원두와 블랜딩 방법을 달리했다. 또한, 커피를 소량 진하게 추출해 연하게 만든 후 은은한 차처럼 마실 수 있게끔 차 사발에 담아내는 ‘사발커피’를 개발했는데 커피를 안 마시는 이들도 찾을 정도로 인기 메뉴이다. 더불어 허니브레드, 수제 요구르트도 카페 대표 메뉴인데, 이것도 부족한지 요즘 여름 메뉴 개발에 한창이라고 하니 어떤 신메뉴가 탄생할지 기다려진다. “이 곳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기복이 좀 있는 편이에요. 매출은 아직 들쑥날쑥하지만 전년에 대비해 보면 조금씩 상향 곡선을 그리는 것 같아요.” 갤러리는 별도의 대관료나 판매 수익금 분배 없이 카페 분위기에 어울리는 작품의 전시일 경우 무료로 대관해준다. 커피 맛은 물론 인심까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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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 CORNER] 땅끝 마을에 농가주택 짓고 인생 2모작 해남 빵집 빵끗빵끗
- 땅끝 마을에 농가주택 짓고 인생 2모작 해남 빵집 빵끗빵끗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해남 빵집과 농가 프로젝트는 땅 끝 마을 빵집이어서 ‘땅끝 빵끗’, ‘빵끗빵끗’으로 불렀다. 겨울에서 봄까지 한 건축주로부터 의뢰받은 두 번째 집의 설계가 완성되었고, 그해 여름 공사가 시작되었다. 뜨거운 들 한가운데서 세 번의 태풍을 겪으며, 건물은 더없이 튼튼하고, 꼼꼼하게 지어졌다. 글 권현효(건축사사무소삼간일목 대표) 진행 박창배 기자 자료 제공 삼간일목 HOUSE NOTE DATA 위치 전남 해남군 삼산면 용도 단독주택(2동) 및 근린생활시설(2동)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단독주택 641㎡(194평), 근린생활시설 646㎡(195평) 건축면적 단독주택 119.61㎡1(36.18평), 근린생활시설 145.98㎡(44.2평) 건폐율 단독주택 18.66% 근린생활시설 22.56% 연면적 건축면적과 동일 용적률 건폐율과 동일 설계기간 2018년 10월~2019년 2월 공사기간 2019년 7월~2020년 1월 건축비용 단독주택(2개동) 2억 4000만 원(외부부대공사 담장 포함, 가구 제외) - 설계, 감리비 제외 근린생활시설(2개동) 2억 6000만 원(외부부대 토목 포함) - 설계, 감리비 제외 설계 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 www.sgim.co.kr 시공 위빌건설 www.we-build.co.kr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강판(지정색상) 벽 - 제임스하디(James Hardie)사의 스카이온 엑손 사이딩, 지정 벽돌타일 데크 - 킹스우드 방킬라이 19㎜ 담장재 철근콘크리트 옹벽+지정 벽돌타일 내부마감 벽 - 삼화페인트 NCS 컬렉션 650 바닥 - 풍산마루(르플로) - 슬릭오크, 대성타일 단열재 지붕 - THK240 그라스울 R40 벽체 - THK140 그라스울 R21 기초외벽 - 방수 후 50㎜ 압출법 보온판 최하층바닥 - THK100 비드법 보온판 2종 1호 창호 엔썸 케멀링 47㎜(에너지등급 1등급) 현관 커널시스텍 주문제작 조명 비츠(VITTZ)조명에서 인터넷구입 주방가구 건축주 별도 주문 제작 위생기구 CL-214 양변기(대림바스) 난방기구 가스보일러(린나이) 에너지원 LPG 가스 환기장치 유럽 Paul 전열 회수 환기장치(Climos 200㎥) 외부 입구_빵집 출입구의 전경. 베이커리 카페 내부에서 바라본 모습. 한 건축주와 두 번째 인연 “농가주택이랑 조그만 빵집을 하며 살려고 하는데 설계를 맡아줄 수 있을까요? 근데 땅은 전남 해남이에요. 너무 멀지요? 괜찮으실까요?” 몇 해 전 과천에서 작업했던 두루딱딱이 집 건축주분이 전화를 주셨다. 두 번째 집의 설계를 부탁한다는 전화였다. 한 건축주로부터 두 번째 집을 설계하는 인연은 정말 쉽지 않다. 나는 그 고마움만으로도 어디라도, 어떤 집이라도 설계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무조건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얼마 후 사무실로 찾아오신 부부(어머니, 아버지)와 오랜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참 나누었다. 귀촌을 결심하셨고, 해남 삼산면 평활리에 논 1600평을 매입하였다고 하셨다. 두 번째 집은 빵집과 농가주택 그리고 게스트하우스(농가민박)를 짓고 싶다고 하셨다. 아내는 빵을 굽고, 남편은 밭과 논을 일구면서 자연 속에서 살고 싶다고 하셨다. 그때 책 한 권을 보여주셨는데 “내일도 따뜻한 햇살에서”라는 책이었다. 부제는 ‘텃밭 옆 작은 통나무집 88세, 85세 노부부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책이 얼마 전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되어서 며칠 전에 보셨다고, 무척 감동적이었다고, 보기를 추천해 주셨다. 영화 제목은 “인생 후르츠.” 얼마 뒤 나도 책을 사고, 영화를 보았다. 무척이나 감동을 받았다. 특히 할아버지는 건축가여서 더욱……. 제빵실에서 보이는 카페 내부 모습. 카페에서 본 제빵실 내부 모습. 카페 내부 화장실의 세면대와 청록색 타일. 외부 도로변에서 본 다목적 창고 전경. 입구에서 보이는 빵집 출입구와 다목적 창고. 다목적 창고와 제빵실 사이 공간을 통해 각각의 공간 확장을 만든다. 들 한가운데서 1600평의 논 가운데 빵집 부지 200평, 농가주택과 농가 민박 부지 200평의 대지를 만드는 일은 새로운 땅을 조성하는 일이었다. 주어진 대지에서 설계하는 것과는 달리, 400평의 대지를 설계하고, 다시 그 대지 위에 네 개의 건물을 자리 잡게 만드는 일은 새로운 숙제이자 도전이었다. 2019년 1월 처음 가본 논에는 청보리가 봄처럼 푸르게 피어있었다. 우선 인지성과 도로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설정된 빵집 부지, 그리고 동쪽의 들과 산을 품으며 빵집의 뒤편으로 조성된 주택 부지를 계획하였다. 가능하면 기존 마을과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혹시나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치지는 않을까 연심 고심하며 빵집과 주택의 부지를 계획하였고, 들과 마을 풍경에 좀 더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건물의 크기와 형태 그리고 관계를 생각하는 본격적인 설계가 시작되었다. 주택 내부에서 바라본 거실과 주방 모습. 게스트하우스 내부에서 본 바깥 풍경. 게스트하우스 내부의 모습. 주택 거실에서 바라본 천장 간접조명. 어둑해진 저녁 무렵 마당에서 바라본 주택 풍경. 빵집에서 주택으로 진입하며 보이는 모습. 주택 방 데크에서 바라본 안개 낀 두륜산 풍경과 게스트룸 부엌의 모습. 주택 내부의 거실 풍경. 네 개의 공간과 마당 전체적으로 4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해남 빵집과 농가주택의 전체 구성은 한옥과도 닮아있다. 도로변 진입 마당에서 볼 때는 창고와 빵집이 마치 바깥사랑채의 역할을 하듯 공적 공간으로서의 열린 구조를 지녔고, 창고 옆을 지나 뒤편에 자리 잡은 농가 주택의 마당은 도로에서는 보호되어 있지만 안마당의 역할을 하면서 동측의 들과 산을 향해 열려있다. 빵집, 창고, 농가주택, 그리고 게스트하우스의 네 개의 건물은 적절하게 그리고 독립된 장소와 공간을 가진다. 각각 열려있는 방향이 서로 다르며 건물과 건물 사이 공간에 조성된 매개 공간, 처마, 데크, 그리고 담장을 통해 적절히 구분되고 연결된다. 특히 안채와 별채 사이의 야외 주방공간은 삶의 공간을 좀 더 외부로 확장하며, 시골 생활에 적합한 여러 기능들을 담아낸다. 창고는 본래 시골 생활에 필수적인 빵집과 주택의 창고의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차츰 제3의 중성적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주택의 기능을 확장할 수도 있고, 빵집의 기능을 확장할 수도 있게 구성되었다. 도로변과 빵집에서 독립적으로 진입이 가능하고, 주택 마당으로도 연결이 가능하다. 때로는 서재로, 때로는 갤러리로, 때로는 체험공간으로 사용될 수 있는 변화무쌍한 여러 가능성을 지닌 공간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빵집은 어머니의 공간이고, 창고는 아버지의 공간인 셈이다. 외부에서 바라본 게스트하우스와 주택 전경. 게스트룸 야외 부엌과 연결된 주택 쉼터의 모습. 빵집과 주택 사이에서 보이는 들녘과 구름 낀 두륜산의 풍경. 날씨 좋은 날 야외에서 바라본 빵집과 다목적 창고 그리고 두륜산의 전경. 진입로 측 마당에서 바라본 게스트 하우스와 농가주택의 모습. 권현효(건축사사무소삼간일목 대표) 경북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대학원과정을 마쳤다. 소오건축과, 엄이건축에서 실무를 쌓았으며, 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三間一木을 설립한 이후 다양한 건축 작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더불어 패시브하우스 및 한옥 작업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2012년에 제7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2013년에 제3회 대한민국한옥공모전에서 올해의 한옥 대상, 2018년에 경기도건축문화상 사용승인부문 입선을 수상했다. 현재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02-6338-3131 sgim01@naver.com www.sgi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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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 CORNER] 땅끝 마을에 농가주택 짓고 인생 2모작 해남 빵집 빵끗빵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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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부부가 알콩달콩 운영하는 강화 ‘카페 하루 CAFE HARU’
- 역사의 고장 강화도는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으로 면적이 293㎢에 이른다. 연륙교인 강화대교와 초지대교로 접근성이 좋으며, 수려한 경치와 문화 관광지, 맛집 등이 밀집해 관광객이 꾸준히 찾는 섬이다. 김포에서 강화대교를 건너 48번 국도를 따라 북쪽 지역으로 올라가다 보면 강화군 양사면 덕하리의 성덕산 중턱에 젊은 부부가 알콩달콩 만들어가는 ‘카페 하루 CAFE HARU ’가 있다. 한적한 강화도 해안도로와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 좁은 비포장 시골 길로 접어들면 ‘카페 하루’의 방향을 알리는 작은 나무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를 따라 산길로 돌아들면 시원스레 탁 트인 전경과 함께 카페 하루가 마법처럼 나타난다. 길 위에 도토리나무와 밤나무에서 떨어진 알록달록한 나뭇잎이 양탄자처럼 깔린 입구에 ‘카페 하루’가, 그 안쪽에 펜션 ‘더 하루’가 자리한다. 카페 하루 곳곳엔 수집하거나 직접 만든 소품과 목공 작품들로 구경하는 소소한 재미를 준다. 카페 하루 곳곳엔 수집하거나 직접 만든 소품과 목공 작품들로 구경하는 소소한 재미를 준다. 카페 하루 곳곳엔 수집하거나 직접 만든 소품과 목공 작품들로 구경하는 소소한 재미를 준다. 건물 가운데 중정 부분에 덱을 깔아 열린 자연만큼이나 넓고 시원스럽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전원카페 카페 하루는 블랙 톤의 아스팔트슁글 지붕과 목재 버티컬 사이딩으로 마감한 경량 목구조 건물이다. 멀리서 카페를 바라보면 뒷산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산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뤄 매우 인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ㄷ’자형으로 배치한 단층 건물로 가운데 중정中庭 부분에 덱Deck을 깔아 열린 자연만큼이나 넓고 시원스럽다. 중정 한쪽에 배치한 수련이 있는 작은 연못은 밋밋할 수 있는 덱에서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한다. 입구에서부터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며 소소하게 구경하는 재미를 주는 카페 하루는 황인석(29세)·손지영(26세) 부부가 펜션과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카페하루 내부 모습. 틈틈이 여행하며 모은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카페 내부를 꾸몄다. 젊은 부부와 처음 대면하는 순간 현대인이 퇴직 후 노후대책으로 가장 선호한다는 펜션과 카페를 젊은 나이에 어떻게 시작했는지 하는 궁금증이 앞선다. 카페지기 황인석 씨는 “강화 토박이인 어머니가 4년 전 이곳에 터를 잡고 펜션을 지어 직접 운영했어요. 당시 학교를 졸업하고 잠시 어머니를 도울 요량으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적성에 잘 맞는단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관광학과를 졸업했기에 운영에도 자신이 있었고요. 결국, 어머니가 한번 해보라며 믿고 맡겨주셨지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카페는 원래 펜션 바비큐장으로 사용하던 곳으로 기둥과 지붕만 있었어요. 겨울엔 추워서 사용하기 어려웠죠. 그래서 겨울에도 사용하게끔 창호 설치를 위한 리모델링을 했어요. 완성하고 보니까 바비큐장보다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인테리어를 다시 손보고 카페로 오픈한 지 1년 정도 돼요”라는 말을 덧붙인다. 카페 중심에 자리한 널찍한 화덕은 예전에 이곳이 바비큐장이었음을 말해준다. 난방으로 장작 난로와 온풍기를 사용하지만, 가끔 화덕에 불을 피우기도 한다고. 리모델링 하기 전 바비큐장이었을 때 사용하던 화덕. “여섯 개의 작은 아치형 화덕에서 나오는 장작불의 따뜻한 열기도 좋지만, 은은한 불빛이 카페 내부의 운치를 더해줘요. 손님들은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화덕 인테리어가 독특하다고들 하죠. 원래 바비큐용 화덕으로 쓰던 거라고 말하면 다들 깜짝 놀라더라고요”라며 아내 손지영 씨가 웃으며 말한다. 카페하루 내부 모습. 틈틈이 여행하며 모은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카페 내부를 꾸몄다. 커다란 창으로 하루종일 햇빛이 들어 카페 내부를 환하게 밝힌다. 커다란 창으로 하루종일 햇빛이 들어 카페 내부를 환하게 밝힌다. 젊은 감성으로 채운 카페 하루 카페 인테리어 디자인과 시공을 주도한 사람이 바로 손재주도 좋아 뭐든 척척 잘 만드는 카페지기 황인석 씨이다. 수납장과 선반, 테이블 모두 그의 솜씨이다. 목공 실력은 수십 년 경력의 목수들에게 인정받아 인테리어 작업 의뢰 문의가 들어오기도 한다고. “카페에서 사용하는 테이블은 모두 직접 제작한 거예요. 수종마다 특유의 재질과 향을 갖는데 미송과 낙엽송을 좋아해 가장 많이 사용했어요. 많은 손님이 인테리어에 사용한 작은 소품과 목공 작품들이 판매용인지 묻곤 해요. 그래서 내년엔 온·오프라인으로 판매해 보려고 준비 중이에요. 우선 수익성보다 내가 만든 것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은 목적이 더 커요.” 카페지기 황인석 씨가 직접 만든 테이블. 카페에서 가장 인기있는 테이블이다. 푹신한 쿠션과 지붕 캐노피 등 소녀방같은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해 여성 손님들에게 인기있는 자리다. 각종 커피, 음료뿐만 아니라 펜션의 아침 서비스도 카페에서 준비한다. 빵과 수프, 과일, 주스, 호박고구마 등을 제공하는데, 호박고구마는 지인이 직접 강화에서 농사지은 것이다. 강화도에서 제철에 나오는 식자재를 사용하기에 메뉴는 조금씩 바뀌기도 한다고. “카페를 운영하기 위해 나름의 준비를 많이 했어요.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면서 틈틈이 바리스타 과정을 배우러 다니는 남편이 안쓰러웠지만,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는 카페를 보면 힘이 났어요”라며 환하게 웃는 손지영 씨의 얼굴에서 행복함이 묻어난다. 주문이 들어오자 주방에서 직접 커피를 내리고 있는 카페지기 황인석 씨. 젊은 나이에 카페와 펜션을 운영하면서 어려움은 없는지 넌지시 묻자, 카페지기 부부는 “한창 친구들과 어울리고 놀러 다니고 싶은 20대가 하기엔 인내심이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개인적인 시간을 내기 어렵거든요. 하지만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층에 대한 뉴스를 볼 때면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내가 좋아는 하는 일을 남보다 빠르게 찾았잖아요. 사람들을 만나고 카페를 새롭게 꾸며나가는 일이 즐겁고 재밌어요”라며 입을 모은다. 카페 하루 뒤편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내려가면 작은 야외무대가 있다. 카페 하루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더 하루’ 펜션. 카페 하루와 같은 목조주택으로 주변 경치와 잘 어울린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욕심도 있고 매일 새로운 도전을 꿈꾼다는 황인석·손지영 씨 부부는 이제 갓 6개월 된 예쁜 딸과 함께 카페 하루를 만들어 가고 있다. “아직은 서툴고 힘든 부분도 있지만, 젊기에 할 수 있는 것들로 카페와 펜션을 채워나갈 거예요”라고 당차게 말하는 카페지기 부부가 앞으로 카페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된다.田 글 소선희 기자 사진 윤홍로 기자 취재 협조 카페 하루 010-8734-6620 www.harua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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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부부가 알콩달콩 운영하는 강화 ‘카페 하루 CAFE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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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을 담은 진한 전통 한방차, 파주‘뜰’
- 전원카페‘뜰’은 산 중턱에 자리해 전망이 매우 좋다. 카페 마당에 서면 임진강이 보이고 날씨가 좋으면 강 건너 북녘 땅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부지는 모두 3필지로 맨 아래쪽 필지는 카페로, 위쪽 2필 지는 오토캠핑장으로 사용한다. 뜰은 카페와 오토캠핑장을 함께 운 영하는데, 재방문율을 높이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한방 차 전문카페는 차별화된 맛과 메뉴로 호평을 받고 있는데 방문객을 사로잡은 비결에 대해 들어보자. 황토와 기와를 사용하여 만든 벽면 인테리어. 카페에 들어서면 카페지기의 맑고 상쾌한 인사말보다 먼저 손님 을 반기는 것은 한방차 특유의 향이다. 마치 한의원에 들어온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다. 파주 토박이인 카페지기 윤인승 씨는“매일 아침 손질한 재료로 차를 끓여요. 미리 끓여 두면 편하긴 한데, 맛이 달라요. 그건 손님들이 더 잘 알지요”라고 말하는 중간에도 불을 조절하느라 눈을 떼지 못한다. 그는 까다롭게 품질 좋은 국산 재료만 골라 사들인 후 손질해 말리기 를 반복한다. “물론 좋은 재료만 사용한다고 해서 좋은 차 맛이 나는 건 아녜요. 재 료도 좋아야 하지만, 그보다 좋은 재료를 어떻게 잘 손질하고 관리하 느냐에 따라 차 맛이 달라지거든요.” 차를 마시며 외부 전경을 감상하기 좋은 통유리 큰 창. 빈집에서 카페로 “오빠가 손수 원목과 황토로 지은 집인데 그냥 놔두기엔 너무 아까워 2년 전에 카페를 열었어요. 카페 위쪽 부지에 캠핑장을 함께 운영하면 서요. 주변에선 식당을 권유했는데 음식보다 차 만드는 일에 더 자신 이 있어 시작한 거예요.” 카페는 언뜻 기둥과 보와 도리를 전통 사개맞춤 방식으로 짠 오량 한 옥처럼 보이지만, 주어진 여건에 맞춰 손길 닿는 대로 조금씩 올린 퓨 전 형태의 건물이다. 우진각지붕과 맞배지붕(현관 부분)엔 돌 너와를 얹고 일종의 용마루와 내림마루 부분에만 기와를 올린 부분이 눈길을 끈다. 처마 끝엔 빗물이 그대로 흘러내리도록 빗물받이 대신 동판을 둘러 비 오는 날엔 건물이 강과 산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떠올 리게 한다. 난로는 쌀쌀한 겨울 카페를 훈훈하게 해주는 유일한 난방장치이다. 운치있는 한지 펜던트 조명. 카페지기는“벽체는 한식韓式심벽 방식을 그대로 적용했는데 주거용 건물이 아니기에 단열 부분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겨울엔 실내 에 마련한 난로가 난방을 책임지는데 나름대로 운치뿐만 아니라 거기 에다 고구마나 감자 등을 구워 손님하고 나눠 먹는 재미도 쏠쏠해요. 카페 뒤에 별채를 겸해 짓는 한옥이 완공되면 카페와 연결할 거예요” 라고 말한다. 요즘 아웃도어 열풍으로 주말이면 오토캠핑장마다 빈자리를 찾기 어 렵다. 이곳도 예외는 아니어서 오토캠핑장을 찾은 사람들이 대부분 카페‘뜰’을 이용하기에 주말엔 일손이 부족할 정도이다. 전원카페와 오토캠핑장이 묘하게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다. 주어진 여건에 맞춰 손길 닿는 대로 조금씩 만든 퓨전 형태의 카페 내부. 가을, 정성이 깃든 차향에 빠지다 전원카페‘뜰’에서 요즘 인기 많은 메뉴는 불에 달군 돌솥에 담아내 는 쌍화탕과 대추탕이다. 진하게 우려낸 보양식 국물을 떠먹는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로 양도 많고 향과 맛도 좋다. 돌솥은 손님이 담소하며 오랜 시간 천천히 들어도 온기를 잃지 않게끔 특별히 제작 한 제품이다. “차를 끓이는 물을 비롯해 손님상에 내는 물까지 모두 날마다 약수터 에 가서 떠오는 약수예요. 약수를 물의 정화력이 뛰어난 큰 항아리에 그날그날 쓸 만큼만 보관하기에 우리 집엔 정수기가 없어요.” 전원카페‘뜰’에선 손님에게 주문한 차는 물론 둥굴레차와 가래떡을 함께 내놓는다. 주방에서 한방차를 끓이고 재료를 다듬느라 카페지기의 손길이 분주하다. “차가 너무 진하면 입맛에 맞게 농도를 조절하라 고 둥굴레차를 내놓는 거예요. 구수한 맛에 아마 뜰에서 제일 많이 찾는 차가 아닐까 싶어요. 또한, 한방 찻집에선 한과를 같이 내는데 뜰에선 그대신 가래떡을 구워 조청과 함께 내고 있어요. 떡은 직 접 뽑고 조청은 언니가 할머니에게 배운 옛 방식 그대로 만든 거예요. 어릴 때 먹던 조청 맛이라며 연세가 좀 든 손님들이 아주 좋아해요.” 불에 달군 돌솥에 담긴 한방차와 구운 가래떡. 얼음이 녹으면서 아카시아 꽃향기가 은은하게 퍼진다. 뜰에서 내는 조청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것과 맛과 색이 확연히 다르다. 색은 진하면서 너무 달지 않 아 떡을 찍어 먹기에 적당하다. 따로 판매해도 인 기가 많을 것 같다고 넌지시 묻자, 카페지기는“뜰 에서 사용할 양을 만들기에도 언니가 힘에 부쳐 하는데, 별도 판매할 정도로 많은 양을 만들어달 라고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손사래를 한다. 뜰은 주변에 헤이리 예술 마을, 프로방스 마을, 오 두산 통일전망대 등 명소를 비롯해 소문이 난 음 식점이 많기에 손님 대부분이 그런 곳을 방문했다 가 입간판을 보고 찾아온다. 대나무발을 이용하여 적절한 시선 차단 효과를 냈다. 카페지기는“이렇다 할 홍보도 하지 않는데‘뜰’ 이란 간판을 보고 찾은 손님이 차 맛이 좋다며 다 른 사람들을 데리고 와요. 처음엔 한방차라는 특 성상 중장년층 손님이 많이 찾을 것 같았는데, 예 상보다 젊은층이 더 많이 찾아와요. 그렇게 알음 알음 단골손님이 꽤 생겼어요.” 카페 전경. 아이들도 좋아하는 한방차 전문 카페 아이들과 함께 찾아오는 가족 손님을 위해 만들었 다는 홍시와 오디 스무디는 시럽 등 일절 다른 재 료는 섞지 않고 그 자체만으로 만들어 풍미가 뛰 어나다. “직접 담근 효소 차는 보통 차갑게 해서 내는데 여 름에 따둔 아카시아 꽃잎을 얼려놨다가 찻물에 띄 워 손님상에 내요. 얼음이 녹으면서 아카시아 꽃 향기가 은은하게 퍼지고 입안에도 향기가 가득하 거든요.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메뉴에요.” 다른 일보다 좋은 차 맛을 만들어내는 일이 가장 재밌다는 카페지기 윤인승 씨. 카페 전경. 주차장에서 카페로 올라가는 길이 산책로처럼 이어져 있다. “‘뜰’카페를 찾은 손님들이 차가 맛있다 할 때 보 람을 느껴요. 좋은 재료 구입에서 손님상에 정성 스레 내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는데, 그 힘든 과 정이 싹 사라져요. 나만의 손맛 래시피를 더 연구 해 메뉴에 하나씩 올리는 게 목표예요.”田 글 소선희 기자 사진 윤홍로 기자 취재협조 뜰 031-949-6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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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을 담은 진한 전통 한방차, 파주‘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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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의변신은무죄, 낮에는카페밤에는주택으로. 남양주‘팔당갤러리하우스’
- 오랜 시간 전원주택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두루 섭렵한 윤영식(63세), 심규미(56세) 부부 앞에서는 웬만한 부동산 전문가도 저리 가라 한다. 이들 부부가 10년 동안 발품 팔아 마련한 집터. 집 뒤로 해발 680미터의 예봉산이 병풍처럼 둘러있고, 앞으로는 한강이 흐르는 그야말로 가장 적합한 배산임수 지형에 지은 전원주택. 어느덧 입주한 지 20년이 지나고, 남편 윤영식 씨의 은퇴 후 부부는 작은 아이디어 하나를 떠올린다. 바로 전원카페를 운영하는 것. 지금부터 이 주택의 이유 있는 변신에 대해 들어보기로 하자. 글·사진 최영희 기자 취재협조 팔당갤러리하우스 010-7999-1346 [전시 이외에도 촬영이나 회의 공간, 독서토론 공간 등 여러 용도로 활용하는 1층 갤러리.] 사람도 동물처럼 회귀본능回歸本能이란 게 있어요. 시골에서 자라 그런지 시골에 대한 향수가 늘 있었어요.” 경북 군위 출신의 윤영식 씨는 늘 가슴속에 전원에 대한 소망을 품고 있다가 결혼 후 10년이란 시간을 발품 팔아 지금 이곳, 남양주 와부읍 팔당리에 집터를 마련했다.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든 요건이 꼭 들어맞는 집이였다. “제가 꼼꼼히 체크한 것이 정남향으로 집을 앉힐 수 있는 배산임수의 지형, 편리한 교통편, 그리고 집이 외롭지 않게 이웃집들과 어우러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지지고 볶고 싸워도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맛이 있잖아요.” 처음엔 비포장도로에 산자락 바로 밑이어서 그때가 더 전원다운 분위기는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개발돼 큰 도로가 인접하고 교통편이 좋아져 강남도 20분이면 갈 수 있단다. [팔당갤러리하우스에서만 만날 수 있는 깔끔한 맛의 더치커피.] 대문이 없는 집 “대문은 원래 두지 않았어요. 입구에 있는 바위는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거에요. 우리 집 조경물 중 최고의 자연산 명품이죠.” 집주인의 단아하고 단정한 성품을 따라 화려하지 않고 심플하며 편안함을 콘셉트로 지었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택하고 단열에 특별히 신경을 많이 썼다. 내부는 화이트 톤으로 통일감을 주고 가구는 오래된 것을 리폼해 빈티지한 느낌을 살렸다. “오시는 분마다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이 마치 유럽의 전원주택 같다는 말을 많이 하셨어요.” [뒤로 예봉산이 병풍처럼 둘러있고, 앞으로 한강이 흐르는 배산임수 지형에 지은 주택. 잘 다음어진 정원 관리는 남편 윤영식 씨의 몫이다.] 예쁘게 잘 가꿔진 정원과 깔끔하게 지은 복층 주택에 다녀간 친구나 지인마다 하나같이 홈 카페를 권유했다고 한다. 2011년, 윤영식 씨의 은퇴 후 부부는 결심했다. 노후 대책은 이미 마련한 상태이고, 돈을 버는 목적보다는 노후에 지루하지 않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카페를 운영하기로. “일하게 되면 생활이 규칙적이고 부지런해져요. 또한, 전원카페를 운영하는 건 적자가 나지 않는 일이죠. 세 나갈 일 없고 인건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매출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도 되고요.” [화이트 톤으로 통일감을 주고 빈티지 느낌의 가구를 배치한 2층 카페 내부.] 카페를 위해 특별히 개조한 것은 없다. 돈을 들이지 않고 있는 것을 활용하고 대문 없는 집을 더 활짝 오픈한 것이 전부다. “예약이 없는 날은 저녁 8시 정도 되면 영업을 마감하고 가정모드로 변신해요. 카페 공간이 거실로 바뀌는 거죠. 테이블을 모두 한쪽으로 밀고 거실에 모여 TV를 시청하는 재미가 쏠쏠해요.” 작은 공간, 다양한 이야기 야외 정원과 1층 갤러리는 남편 윤영식 씨가, 2층 카페는 아내 심규미 씨가 맡는다. “커피를 원래 좋아해서 카페 운영하기 전부터 배워뒀어요. 특히 드립커피와 더치커피의 깔끔한 맛에 반했죠. 주방에 머신을 들이진 않았어요. 커피잔만 몇 개와 드립 커피 용품, 더치기구만 뒀어요.” 메뉴도 단출하다. 카페 분위기를 고수하고자 일부러 식사 메뉴는 넣지 않고 커피가 맛을 중시해 기계로 뽑아내는 커피 대신 드립커피와 더치커피 위주로 판매한다. 갤러리 공간은 전시 이외에도 쇼핑몰 촬영이나 회의 공간, 독서토론 공간 등 여러 용도로 대관해준다. [돈을 버는 목적보다 노후에 지루하지 않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카페를 운영하는 윤영식 심규미 부부. 큰 욕심없이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부부의 모습이 아름답다.] “여기서 프러포즈하는 커플도 있었어요. 작은 공간이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접할 수 있고 여러 경험도 생기고 구경하는 재미도 있어요.” 카페 오픈 전에는 전화하고 오던 사람들도 이제는 수시로 들르고, 주택을 개조해 카페로 운영하고자 하는 사람들, 멀리서 입소문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까지 별도의 홍보 없이도 카페는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카페가 꽉 차더라도 테이블을 더 두지 않아요. 확장할 생각도 없고요. 공간도 마음도 여유를 즐기고 가시라는 마음에서요.”田 [부부가 자랑하는 팔당갤러리하우스의 자연산 명품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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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의변신은무죄, 낮에는카페밤에는주택으로. 남양주‘팔당갤러리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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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함께 만든 전원카페, 홍천 ‘수니의 정원’
- 삼십여 년 전, 그림을 그리던 수니는 수제 액자를 맞추기 위해 상점에 들렀다. 그때 그곳에서 만난 조각가 청년과의 인연은 날실과 씨실이 만나 엮인 듯 부부의 연으로 이어졌다. 지금은 강원도 홍천에 터를 잡아 남편은 뚝딱뚝딱 나무로 집을 짓고, 아내는 조그만 정원이 딸린 카페를 운영한다. 아내가 설계하고 남편이 지은 전원카페 ‘수니의 정원’에서 카페지기 황향순 씨를 만나 오순도순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 최영희 기자 사진 홍정기 기자 취재협조 수니의 정원 011-753-3847 설계 및 시공 나무와 집 011-9765-5469 www.iwoodhouse.co.kr 강원도 홍천군 희망리 241번지. 주소부터 기분 좋게 만드는 카페 ‘수니의 정원’은 석암사 입구에 놓여 한적하기 이를 데 없다. 복층 목조 건물은 멀리서 보면 정원이 딸린 집인지 카페인지 분간이 안 가는데 카페지기 황향순 씨와 남편 문병화 씨가 거주하며 카페로 운영하는 공간이다. 건물 둘레에 낮게 쳐진 울타리, 정원 입구 퍼걸러Pergola 주위를 장식한 석조물과 식물은 카페지기 황향순 씨의 이름 마지막 자를 따서 만든 카페 이름 ‘수니의 정원’과 어우러져 처음 방문하는 이들에게 편안함과 정겨움을 전한다. 또한, 퍼걸러 위의 ‘수니의 비밀정원’이라는 나무 현판은 카페지기의 소박하고 서정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동시에 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카페 운영자이며 화가, 도예가, 수집가, 정원 관리사, 인테리어 설계사까지 업(?)을 정의 내리기 어려운 그녀는 음악 마니아에 독서광이기까지 하다. 그와 ‘나무와 집’ 대표로 홍천에 꽤 많은 집을 지은 목조주택 전문가 남편이 함께 지은 전원카페, 그 공간 속으로 들어가 보자. 서재, 사랑방, 음악다방이 한데에... 카페지기 부부는 8년간 대관령에서 펜션을 운영하다 남편 문병화 씨의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지난해 6월, 제2의 고향과도 같은 홍천에 자리 잡았다. 황향순 씨는 이곳으로 옮기며 펜션보다는 정원이 있는 카페를 계획했다. “펜션 일도 재밌었지만, 요즘 지어지는 펜션 추세를 보면 예전과 성격이 많이 달라서 운영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또한, 전부터 커피를 좋아해 펜션을 운영하면서도 틈틈이 커피를 배웠기에 이번엔 카페를 운영해 보기로 했어요.” 집 짓기의 달인인 남편을 둬 공사는 50일 만에 뚝딱 마무리했다. 공기가 짧다고 해도 전혀 걱정이 없는 예쁘고 튼튼한 복층 목조 건물이 들어섰고, 이제 카페지기 황향순 씨의 몫으로 인테리어와 정원 가꾸는 일만 남았다. 그간 문화, 예술 다방면에 두루 관심을 둔 터라 지난 세월 차곡히 모아뒀던 애장품들로 카페 내부를 가득 채우니 별도의 장식이 필요하지 않았다. 작은 연못을 만들고 다양한 꽃과 식물, 동물의 보금자리까지 마련해 정성스레 정원을 꾸민 후 지난해 11월에 이르러 카페를 오픈했다. 1층은 목조 건물에 어울리는 다양한 소품으로 앤틱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는데, 한쪽 벽면을 빼곡히 채운 책들이 있는 공간은 서재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카페 한쪽의 턴테이블과 몇백 장의 레코드판은 70~80년대 향수가 베인 음악다방에 온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2층은 지붕 경사면을 살려 한쪽 공간을 좌식으로 꾸미고 마루 밑에 전기 패널을 깔았다. “2층은 40~50대 주부들의 사랑방 같은 느낌으로 꾸몄어요. 이곳에서 1주일에 한 번씩 퀼트 모임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도자기도 만들어요.” 주인 맞춤형 카페 “펜션은 제가 수집한 애장품들이 이곳저곳 분산돼 있지만, 카페는 한눈에 다 볼 수 있고 관리하기 편해요. 그리고 고객 취향보다 제 취향대로 꾸밀 수 있어 좋고요. 그걸 좋아하고 맞는 손님들이 찾아오시다 보니 자연스레 공감대도 형성되고 친밀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허스키 부자 두 마리, 프렌치 불도그, 펠릿, 앵무새 한 쌍, 잉꼬 한 쌍, 금화조 한 쌍, 펠릿, 기니피그. 카페지기와 함께 사는 반려 동물들이다. “여기는 동물 싫어하면 못 오세요. 아이들을 묶어놓거나 가둬놓지 않거든요.” 카페지기는 단호히 말한다.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유치하려고 모든 것을 고객 중심에 둔 여느 카페들과는 다르게 카페지기는 본인이 즐기고 행복한 것을 우선으로 한다. 20~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오는데 찾는 이유도 제각각이다.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책을 빌리러 먼 길 오는 손님도 있고, 커피 때문에 주말마다 찾아오는 단골도 있어요. 다녀가는 손님마다 ‘정원이 예쁘다, 커피가 맛있다’라는 말을 해주고 가면 더할 나위 없이 기뻐요.” 양질의 원두로 내리는 드립 커피 외에도 직접 반죽해 구운 와플과 파우더를 사용하지 않고 수제로 만든 고구마 라떼, 단호박 라떼가 인기 메뉴이다. * 카페를 오픈한 지 약 9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어려운 점 하나 없단다. 전원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누리는 그녀만의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전원을 즐길 줄 알고 동·식물을 좋아해야 해요. 하다못해 벌레까지도요. 막연한 낭만만을 기대하지 말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일이라 생각하지 말고 재미로 즐기다 보면 전원생활이 행복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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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함께 만든 전원카페, 홍천 ‘수니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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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너 참 재주도 좋다 ‘갤러리카페 테라Terra’
- 천혜의 자연경관이 아름다움을 빚어내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 제주도는 그 이름만으로도 빛을 발하는 곳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관광객만큼 제주도 곳곳에 게스트하우스와 음식점들이 줄지어 들어서고 해안가 주변으로는 농어촌주택을 개조한 카페들이 유행이다. 이 가운데 조경과 분재를 하는 아버지, 도예를 하는 어머니, 조각하는 동생 그리고 미술을 전공한 카페지기 손 문(36세) 씨까지, 예술가 가족이 운영하는 갤러리 카페 테라Terra는 제주를 찾는 여행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알려진 명소 중 하나이다. 글·사진 최영희 기자 취재협조 카페 테라 064-799-3377 http://jejusabal.blog.me 여행지가 주는 생경함과 낯설음은 이내 그곳의 청량한 바람을 만나 잠재우고 기대와 설렘이 가득 채워진다. 공항을 벗어나 제주시에서 중문 방면으로 1135번 평화로를 타고 애월읍 유수암리에 이르면 숲 속에 여유롭게 자리 잡은 전원주택 한 채가 보인다. 입구에‘Gallery Cafe Terra’라고 적힌 나무 현판과 예쁘게 가꿔진 정원 길은 호기심 찬 발걸음을 재촉한다.‘흙, 대지’라는 뜻의 테라Terra. 그 이름에서부터 흙으로 빚는 공예 작품들과 좋은 땅에서 재배한 커피를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긴다. 다양한 종의 식물을 감상하며 걷다 보니 전면에 시원스레 창을 낸, 조경과 잘 어우러진 2층 건물이 모습을 드러내고 정원을 바라보며 차를 나눌 수 있는 테라스에 마련된 나무 테이블에 당장이라도 앉고 싶은 기분이 든다. 실내에 들어서니 정겹게 흐르는 음악과 함께 인상 좋은 카페지기가 커피를 내리며 잔잔한 여유로움을 전한다. ■재주 많은 공간 13년 전 조경과 분재를 하는 아버지가 사업 차 제주에 터를 잡았다. 900평의 부지에 복층 주택을 올려 1층은 도예를 하는 어머니, 가죽 공예를 하는 동생, 조각하는 카페지기의 공동 공방으로, 2층은 가족이 거주하는 주거 공간으로 구성하고 정원을 조성했다. 오는 손님마다 정원에 대한 칭찬이 자자한 이유가 13년이라는 세월과 정성이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계할 당시 1층은 언젠가 리모델링을 할 계획이었어요. 오래전부터 갤러리와 카페를 접목한 문화 공간을 만드는 게 꿈이었거든요.” 레저와 여행 관련업에 종사하다가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꿈을 실행에 옮긴 카페지기는 워낙 커피를 좋아해서 핸드 드립 커피 전문점을 찾아다닐 정도였다고. “제가 대학 다닐 때만 해도 드립 커피 전문점이 많지 않았어요. 다행히 지인 중에 카페 하는 분들이 있어서 자주 들러 커피에 대해 배웠어요.” 인테리어는 어릴 적부터 벽난로가 있는 주택에서 살았던 분위기와 추억들을 살리고 갤러리와 카페가 공존하는 복합 문화공간을 콘셉트로 대학 선배에게 부탁했다. “제주는 자재 구입에 제약이 많이 따르는 편이에요. 벽돌 같은 경우는 운송비가 많이 들어 일반 카페들은 주로 타일 마감을 많이 하는 데 반해 저는 중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어서 벽돌을 고집했어요.” 내부는 고벽돌과 낙엽송 합판을 사용해 앤틱하면서 중후한 느낌을 입히고 외부는 회벽 페인트로 마감해 자연스러움과 멋스러움을 살렸다. “그 선배도 저희 카페 공사하다가 제주에 반해 결국 제주도로 이사를 왔어요.” ■드립 커피, 맛있게 해 드립… “식상한 메뉴의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개성 있는 카페를 운영하고 싶었어요. 무엇보다 커피가 맛있는….” 그가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하지 않고 핸드 드립 커피를 고수하는 이유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시내가 아니기에 여유롭게 여가를 즐기러 오는 손님들이 대부분이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접 로스팅 한 신선한 원두로 정성스레 한 잔 한 잔 커피를 내려드리고 싶었다고. “단가를 높이는 대신 원두의 질을 높이고 산지별로 구분해 골라 마시는 재미까지 드리고 싶어요. 대부분 여행 온 분들께서 커피 맛을 보고 타 지역에 비해 저렴하면서 고급 퀄리티라고 하세요.” 하지만 카페지기는 2년 동안 카페를 운영하면서 콘셉트를 바꿨다고 한다. 커피 맛을 무엇보다 중시했던 그였지만, 찾아오는 손님들의 연령대가 높다 보니 커피의 신맛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을 파악하고 산미를 줄이면서 원두와 블랜딩 방법을 달리했다. 또한, 커피를 소량 진하게 추출해 연하게 만든 후 은은한 차처럼 마실 수 있게끔 차 사발에 담아내는 ‘사발커피’를 개발했는데 커피를 안 마시는 이들도 찾을 정도로 인기 메뉴이다. 더불어 허니브레드, 수제 요구르트도 카페 대표 메뉴인데, 이것도 부족한지 요즘 여름 메뉴 개발에 한창이라고 하니 어떤 신메뉴가 탄생할지 기다려진다. “이 곳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기복이 좀 있는 편이에요. 매출은 아직 들쑥날쑥하지만 전년에 대비해 보면 조금씩 상향 곡선을 그리는 것 같아요.” 갤러리는 별도의 대관료나 판매 수익금 분배 없이 카페 분위기에 어울리는 작품의 전시일 경우 무료로 대관해준다. 커피 맛은 물론 인심까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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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너 참 재주도 좋다 ‘갤러리카페 테라Ter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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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기억이 머무는, 속초 예 공간
- 설악산에 첫눈이 오던 날, 속초에는 안개비가 내렸다. 쌀쌀한 날씨에 벽난로를 피우니 실내는 금세 따듯해지고 장작 타는 소리와 빗소리가 어우러져 분위기를 돋운다. 부부는 은퇴 후 강원도에 내려와 한옥 카페를 열었다. 황토 벽난로, 나무 테이블과 소파, DJ박스 등 모든 곳에는 카페지기의 아이디어가 있다. '예 공간'을 다녀간 손님은 언젠가 다시 카페에 들른다. 카페가 가진 이러한 따뜻함이 한몫하지만 벽에 붙여둔 자신의 메모를 찾아 추억을 떠올리고픈 마음에서다.글 변지임 기자 사진 홍정기 기자 취재협조 예공간 033-635-8841 "벌써 14년 전이네요…." 카페지기 한연수(66세) 씨는 기억을 더듬어 본다. 한 씨는 공직에서 은퇴하고, 평소 그림 그리고 싶어하던 남편과 작업실 겸 카페를 만들고자 이곳에 온 지 꼬박 14년이 됐다. 산을 좋아하는 부부는 설악산 자락에서 지낼 작정이었다. 그러다 남편의 옛 근무지였던 속초 지인들과 연락이 닿은 것이 계기로 여기에 오게 됐다.부부는 동해와 설악산 길목에 위치한 곳에 밭을 사고 건축 허가를 받아 자연에 어울리는 한옥을 짓고자 했다. 마침 지인 소개로 가평에서 아들, 사위와 절을 짓는 장인匠人을 만났고 협의 후 귀틀집을 짓기로 했다. 통나무를 井자로 쌓아 벽체를 구성하는 귀틀집은 나무와 나무 사이가 엇물리는 네 귀가 잘 들어맞도록 해야 하기에 보통 고수가 아니면 짓기 어려운 전통 가옥 구조다. 나무 사이는 황토를 발라 메워 바람을 막고 건강성을 높였다.예 공간은 이색적이다. 나무로 만든 바 테이블과 선반엔 양주, 보드카, 테킬라가 있고 그 바로 곁에는 카페지기가 담근 삼지구엽초, 잣, 마가목, 당귀 술병이 올려져 있다. 다양한 양주들과 약초가 담긴 술병이 어우러져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인테리어는 손재주 좋은 한 씨의 남편이 그동안 모아온 것을 리폼하거나 그대로 장식해 꾸몄다. 촛불을 넣어두는 촛대에는 전구를 연결해 조명으로 활용하고 직접 그리거나 선물 받은 그림은 벽에 걸었다. 여행하며 모은 장식품들도 벽난로와 기둥 위에 올렸다. 유리 칸막이를 둔 DJ박스는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여성의 따듯함과 풍요로움이 느껴지는 벽난로의 오브제는 갤러리에 온 듯 신선하다. "천장 한 번 보세요"한 씨는 천장을 가리킨다. 2층에서 보면 카페를 받치는 기둥과 보, 서까래가 수직과 수평으로 얽혀 있는 듯하지만 나름의 질서를 가지고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처음 4~5년은 여름과 겨울이 반복되면서 나무가 조금씩 틀어져요. 1년에 한 번씩 내부에는 들기름을 바르고 외부에는 오일스테인을 발라줬어요. 손이 많이 가죠. 이것 보세요. 지금은 반질반질하게 윤이 나는 게 예쁘잖아요." 그림 그리겠다고 속초에 내려온 남편은 이보다 귀틀집을 관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불평 한마디 없다. 귀틀집이 곧 작품이요 그림이기 때문이다. 따듯한 추억을 선물하는 카페카페를 열면서 남편은 손님을 위한 아이디어를 냈다. 테이블마다 메모지와 펜을 두는 것. 카페를 찾은 손님들은 부부가 만든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며 그에 보답하듯 정성스럽게 쪽지를 남기고 간다.'우연히 비가 와 들른 카페. 빗소리에 가을을 느낀다. 2003 가을.''사랑하는 당신, 30년을 한결같이 곁에 있어줘 고맙소. 건강하게 삽시다. 2001. 5. 27.''군대 가는 친구 녀석 배웅하러 왔다 들림. 다시 만나자. 99. 7/12'이곳에 한 번 다녀간 손님은 꼭 다시 찾아와 남기고 간 쪽지를 찾아본다. 카페지기 부부는 추억의 소중함을 알기에 대청소를 할 때에도 쪽지를 떼어 뒀다가 제자리에 돌려 놓는다. 더 이상 붙일 공간이 없으면 오래된 쪽지는 상자를 만들어 연도별로 보관해 둔다."시간은 지나도 추억은 남잖아요. 예 공간은 14년 동안 여길 다녀간 손님의 수많은 추억을 담고 있어요."그래서 그는 쪽지 한 장 함부로 대할 수 없다. * 예 공간엔 예술 공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색적인 인테리어와 따듯한 귀틀집이 주는 분위기가 좋아 예전에는 웨딩 촬영 장소로 대여 해주기도 했었다. 인터넷에 제법 입소문이 나면서 한 번은 사진 공부하는 학생들이 왔다 갔다. 손이 많이 가는 귀틀집이 14년 동안 이렇게 훌륭히 버티고, 추억을 좇아 수많은 손님이 오고 또 오고, 입소문으로 이른 아침부터 문 열기만을 기다리는 손님이 있고 하는 것은 바로 부부의 애정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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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기억이 머무는, 속초 예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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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잔으로 온기 충전, 강화 매화마름
- 카페 '매화마름'은 따뜻하다. 생기 넘치는 주인 오복순(38세) 씨와 강화도 안팎에서 찾아오는 다양한 손님들 때문이다. 농사에 바빠도 매일 커피 마시러 오는 이웃 아주머니, 은퇴 후 귀농한 옆 마을 부부, 홍대에서 찾아온 젊은 아가씨…. 이들 모두의 마음을 충전해주는 카페에 찾아가 봤다.글 변지임 기자 사진 홍정기 기자 취재협조 매화마름 070-4193-4889 blog.naver.com/m_flower5 강화 초지리에는 깨끗한 곳에서만 서식하는 매화마름이 있다. 꽃은 물매화를, 잎은 붕어마름을 닮아 매화마름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며 4~5월경에 하얗고 작은 꽃이 핀다. 1960년대 산업화를 거치면서 모습을 감춰 멸종위기 야생식물로 지정된 이 식물은 1998년 한국 내셔널트러스트에 의해 강화군 초지리 논지에서 발견되면서 재조명됐다. 매화마름 군락지인 초지리 일대는 야생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2008년 람사르 협약에서 국제보호습지로 지정됐다.1년 전, 매화마름 군락지 인근에 이 이름을 딴 카페가 생겼다. 입구간판에 '매화마름'이라고 쓴 서체도 꼭 매화마름 꽃을 닮았다. 홍익대 디자인학과 교수이자 카페 주인 오복순 씨 친구가 디자인해 준 것으로 야생식물도 카페도 매화마름이라는 이름으로 오래오래 남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나무의 따뜻함을 전하고 싶어요"매화마름 군락지를 따라가다 왼쪽으로 난 작은 길로 접어들면 나무집, 카페 '매화마름'이 보인다. 기둥부터 테이블, 칸막이 벽까지 온통 나무다. 오 씨가 "나뭇결을 쓰다듬을 때 느껴지는 따듯한 감촉이 너무 좋다"는 이유로 목재를 고집했기 때문인데 그중에서도 뒤틀림이 없어 견고하며 운치가 있는 고재를 선택했다. 일반적으로 고재는 구하기 어렵다. 한옥 등에 쓰였던 것을 건물 해체할 때 모으고 다듬어 유통하기 때문인데, 오 씨는 발품 팔아 한옥 철거현장에서 직접 고재를 구했다고 한다.수고스럽게 모은 고재로 시작한 내부 공사는 오 씨와 전통 찻집을 운영했던 시절 알게 된 장호경 교수, 목수 3명이 매달려 꼬박 3일 걸렸다.오 씨는 에너지가 넘친다. 관심 분야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공부하고 활용한다. 보이차를 좋아했을 때에는 다도를 배웠고 자연스레 전통 차와 도자기에도 관심이 생겨 차 우려내는 것을 공부하고 전국 도자기 박람회를 찾아다녔다. 그러다 전통찻집을 오픈하기도 했다. 그때 인연이 된 도자기 장인들은 지금도 알고 지내며 그들의 찻잔은 카페 '매화마름'한쪽을 지키고 있다. 시간이 지나며 트렌드는 차에서 커피로 옮겨갔다. 오 씨는 라떼 아트를 배우고 바리스타 공부를 했다. 커피 드립 뿐 아니라 로스팅까지도 섭렵했다. 이러한 이유로 2년 전 매화마름 군락지 근처에 남편과 함께 살 집을 짓고 지내다, 소일거리를 위해 카페를 열게 된 것이다. 그리고 최근 그에게 새로 생긴 취미는 정원 일이다. "정원에 야생화를 심어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싶어요. 항상 꽃이 피어 있으면 저도 손님들도 행복하니까요. 여름에는 새벽 6시에 일어나 잡초 뽑는 일로 하루를 시작할 정도였어요. 정원확장 공사가 끝나면 내년엔 본격적으로 정원 꾸미기에 집중할 거예요." 열정적이고 활달한 오 씨 덕에 카페를 찾는 손님들은 즐겁고 편안하다. 커피를 떼어 놓고서도 '매화마름'을 사랑하는 이유다. 카페 입구에 상자가 쌓였다. 무엇이냐고 물으니 이웃 논밭에서 수확한 고구마, 포도라고 한다. 가끔 이웃에서 나눠 줘 단골손님들에게 서비스로 내는데 맛본 후에는 주문까지 한다고. 주문한 손님들이 찾아갈 때까지 맡아 두고 있다."번거롭긴요. 농사짓는 이웃 분들도 좋고, 도시에서 오는 손님들도 좋고. 두루두루 좋은 일이죠. 매화마름이 아지트예요." 사람들은 커피를 핑계로 사랑방 드나들 듯 이곳에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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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잔으로 온기 충전, 강화 매화마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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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 저수지 앞 자연과 어울림, 분당 월페이퍼 WALLPAPER
- 빈티지풍 문부터 오래된 벽난로, 커다란 크리스털 샹들리에, 가지각색의자들. 일관성이 없어 오히려 매력적인 카페 월페이퍼WALLPAPER는 갖가지 무늬와 그림들로 손님을 맞는다. 온종일 건물 지하 베이커리로 부터 풍겨오는 빵 굽는 냄새로 가득한 월페이퍼는 신선한 빵과 더불어 갓 볶은 커피와 와플로 널리 사랑받는 카페다.글 권정희 기자 사진 백희정 기자 취재협조 카페 월페이퍼 분당점 031-8017-7187 빈티지 개성이 돋보이는 카페 월페이퍼WALLPAPER는 특유의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2층 높이의 카페는 겨울에도 야외 테라스에 하우스 비닐을 씌어 안 그래도 빈티지풍의 카페를 더 돋보이게 만든다. 오래된 듯한 느낌의 건축물에 계절감이 더해져 주변 경관과 어울리니 한 폭의 살아 숨 쉬는 그림 같다. 서현 저수지를 등진, 도심에서 가깝지만 자연과 가까운 한적한 장소에 자리한 카페 월페이퍼는 안내판이나 간판이 따로 없다.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고 동화되길 바라는 카페 주인의 생각에서다.1년여의 공사 기간을 거쳐 2009년 6월 오픈한 카페는 유럽풍 스타일로 발길을 붙들고 편안함을 넣어 손님을 배려한다. 공간이 숨바꼭질하듯 감춰져 있어 이곳저곳 둘러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삼청동과 성북동 그리고 분당 총 세 곳의 지점을 운영 중인 월페이퍼는 카페 애호가들에게는 꽤 알려진 곳이다. 빈티지 카페 혹은 맛있는 와플로'추천 카페'명단에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릴 만큼 명성을 얻었다. 딱히 이렇다 할 광고 없이 입소문만으로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는 게 최병헌 점장의 말이다.다른 카페보다 다양한 메뉴가 월페이퍼의 특징이다. 인기 메뉴는 브런치 세트와 아메리카노 커피. 메뉴에서 보이듯 손님이 주로 찾는 시간대는 점심시간인 11시부터 2시다. 카페 디자인보다 중요한 건 고객 안전꽤 넓은 실내 공간이지만 테이블 수는 많지 않다. 넉넉한 공간에 출입구에 문턱을 없애 유모차를 끈 엄마들 방문도 쉽고 아이들은 다칠 걱정 없이 뛰어놀 수도 있다. 손님을 위한 세심한 배려와 더불어 자연환경도 카페를 빛나게 하는 요인이다. 푸른 들과 나무를 머금은 서현 저수지가 인근이라 가볍게 산책하기에 그만이다."유동인구가 적어 한적하고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찾다 여기를 발견하게 되었다"는 최병헌 점장은 "분당점은 다른 지점과 달리 자연과 은은하게 조화하려는 멋이 있다"고 말했다.덧붙여 그는 "특히 서현저수지가 지척이라 여러모로 손님을 유인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위치상 도보로 찾기는 불편해 자가용을 이용해야 한다는 단점에도 많은 이들이 월페이퍼를 알아가고 또 찾는다. 삼청동, 성북동 지점보다 분당점은 도심이 아니기에 누릴 수 있는 좀 더 한적하고 아늑한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더불어 분당점은 로스팅한 커피, 직접 구운 빵, 케이크 등의 간식거리뿐 아니라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을 위한 식사까지 제공해 제각각인 고객입맛을 맞추고 있기도 하다.특히 신선한 커피에 각별한 애정을 쏟는데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처럼 획일화되고 정형화된 맛이 아닌 신선한 원두로 카페 월페이퍼만의 볶은 커피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직원들은 직접 생두를 선별하고 로스팅 작업을 하는 등 고객 만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조명 하나하나 문짝 하나하나 위치를 다잡고 바닥 벽돌에 불빛이 비쳤을 때 가장 아름다운 느낌을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꽤 힘들었던 작업이었다"고 건축 당시를 회상한 최 점장은 그러나 "디자인보다 더 중요시한 게 안전이었다"고 한다. 건축물과 손님 안전을 위해 자재를 선택하고 공간을 구성했다. 내부 동선을 미리 그려본 후 의자와 테이블이 놓일 곳을 정했으며 계단 위치도 그에 따랐다.간판 없이 손님을 맞고 자연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손님을 방관하듯 자유로운 분위기로 맞아들이는 카페 월페이퍼는 그래서 한층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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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 저수지 앞 자연과 어울림, 분당 월페이퍼 WALL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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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즈막재 정상에서 충주호를 담다, 카페솔뱅Solvang
- 유람선이 노니는 충주호는 안개 낀 낮에도 아름다운 조망을 자랑한다. 호수와 땅의 경계가 곡선을 이룬 땅 위를 드라이브를 즐기려는 차량이 천천히 움직인다. 마즈막재 고개 중턱에 차를 세워 유유히 흘러가는 충주호를 바라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다시 차를 몰아 단박에 눈에 들어오는 깔끔한 흰색 목조 건물을 따라가니 어느새 충주호가 시야에 가득 담기는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서 있다. 그리고 그곳에 카페 솔뱅SOLVANG이있다.글 권정희 기자 사진 홍정기 기자 취재협조 카페 솔뱅 043-856-2907 충북 충주시 종민동 817-1 설계 및 시공 ㈜팀버하우스 02-426-9400 www.timberhouse.co.kr 충주댐 물문화관 바로 위, 하늘과 산이 맞닿은 경계선 아래 하얀 목조건물이 보인다. 카페 솔뱅SOLVANG이다. 호수를 발아래 둔 높은 부지에 자리 잡은 카페는 충주호를 내려다보는 듯 위엄 있으면서 건물 뒷산 푸른 나무들과도 조화를 이루니 발길을 옮기지 않을 수 없다. 입구를 알리는 표지판에서 들리는 음악 소리에 이끌려 들어가니 젊은 여사장이 편안하고 조용히 손님을 맞는다.카페 오픈 시간인 11시를 조금 넘겼음에도 손님 발길이 잦다. 홈페이지도 홍보수단도 없지만 입소문으로 찾는 이가 많은데 열 개 남짓한 테이블에 직접 고른 소품들과 인테리어 소재로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여유 있는 좌석은 한층 손님에게 편안한 휴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충주호와 충주 시내를 연결하는 고개, 마즈막재 정상에 위치해 솔뱅에서 내다보는 경치가 장관이다. 햇살 가득한 날 푸르른 충주호와 둘러싼 계명산을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안개가 자욱한 충주호는 절로 명상에 잠기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햇빛 잘 드는 곳, 밤에는 더 아름다워김범선 사장 말에 의하면 특정 연령대가 아닌 남녀노소 구분없이 카페를 찾는다고 한다. 모과차, 율무차 등 직접 담근 차를 찾는 이들이 많고 간식이 될 만한 먹을거리도 맛이 일품이어서 20대 젊은 층에서 60~70대 노년층까지 인기가 많다고 한다. 특히 주말에는 충주호 나들이를 나온 가족 단위 손님이 많다.김 사장은 처음 카페와 펜션 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두 가지를 결합한 형태로 짓게 됐다. 그래서 복층으로 올리고 1층은 카페, 2층은 펜션으로 쓴다. 거주하던 서울을 떠나 이곳으로 온 것은 전원생활을 희망하는 부모님 때문이다. 부모님을 위한 집을 짓는 것이 우선이었다는 김 씨는 "전원에 두 분만 계시면 아무래도 적적하지 않으실까 생각했어요. 근처에 뭐라도 지어놓고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면 좋겠다 싶었죠"라며 카페를 열게 된 이유를 밝혔다.서울에 각자 살던 김 씨 가족은 전부터 전원생활을 원하던 부모님의소원대로고향인충주로내려와함께살게되었다고. " 카페는 부모님이 원하시던 대로 했어요. 미국 여행 중 봐둔 하얀 목조주택이 썩 마음에 드셨나 보더라고요. '하얀 벽의 유럽풍 목조주택', 이게 시공사에 말한 유일한 요구 조건이었죠."솔뱅이라는 이름은 여행 중 '미국의 덴마크'라 불리는 'SOLVANG'마을을 방문한 데서 나왔다. 마을은 1911년 미국 중서부 지역에 거주하던 덴마크 출신 이민자들이 캘리포니아주州샌타 바버라 카운티Santa Barbara County로 집단 이주해 조성한 곳이라는데 솔뱅은 덴마크어로 '햇빛 잘 드는 곳(Sunny Fields)'이라는 뜻으로 카페와도 딱 맞아떨어져 이 이름을 쓰게 됐다."드라이브 코스로도 각광받는 마즈막재는 벚꽃 휘날릴 때나 단풍들 때면 경치가 장관이죠. 평소에는 오후에서 저녁으로 넘어가는 시간이 충주호 경관의 절정 같아요. 노을을 머금은 충주호는 정말 아름답거든요. 이에 맞춰 카페도 야외 조명등을 켜 충주호에 지지않으려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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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즈막재 정상에서 충주호를 담다, 카페솔뱅Solv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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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카페 ‘온고재’
- 경기 양평군 팔당리 예봉산 초입에 위치한 한옥 카페 '온고재'는 주인 오경석 씨가 가문 14대가 살던 곳을 리모델링해 10월 1일 오픈한 곳이다. 오경석 씨는 조상 대대로 손 때가 묻은 곳이라 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인부를 불러 하나하나 작업했을 만큼 정성을 쏟았다. 전통 한옥 정취를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정감 있고 푸근한 곳이다.글·사진 홍정기 기자 취재협조 온고재 031-577-164 예봉산은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등산객으로 넘쳐난다. 등산 애호가들이 뽑은 '수도권 전철역 주변 등산코스 베스트 5'에 이름이 오를 정도로 빼어난 산세와 수려한 자연경관이 일품이다. 한 등산 애호가는 "등산로 대부분이 흙길이라 그야말로 걷는 맛이 난다"고 했고 다른 이는 "정상에서 도심으로 내려오면 맛집이 많아 허기를 채우기에 그만"이라 평하기도 했다. 예봉산 초입에 위치한 '온고재'에서 심심찮게 등산복 차림 손님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전통 한옥에서 즐기는 차한잔은 등반피로를 잊게 하기에 충분하다. 한옥 저변을 넓히고자 찻집 열어조상 대대로 400년을 넘게 살던 집을 손보는 일은 쉽지 않았다. 혹시라도 자기 욕심에 조상에게 누가 되진 않을까 온고재 주인 오경석 씨는 적잖은 고민이 있었다고 했다. 그런 그가 결정을 내리게 된 계기는 아름다운 한옥을 다른 이들에게 알리고 싶어서다. "살림집으로 불편하지는 않았어요.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고쳐 쓰면 되겠지만 제 욕심이 앞섰다고 봐야지요. 한옥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외지인 드나드는 곳에 멋진 한옥을 두면 아무래도 저변이 확대되지 않을까'이렇게 생각한 거죠."온고재는 내외부 모두 전통 한옥 모습 그대로를 담았다. 기둥, 보, 서까래, 처마, 지붕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완성된 외형을 갖췄는데 이는 그만큼 보존이 잘 됐음을 의미한다. 14대가 400년을 넘게 살아온 집이라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집은 완벽에 가까운 보존 상태를 보였다.이에 대해 오경석 씨는 조상이 집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했던것 같다고 설명했다. 1억여 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들여 리모델링을 결심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제대로 된 한옥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고 한다.구조체는 손대지 않고 될 수 있으면 있는 그대로를 보존하고 불가피하게 손을 봐야 할 것이 드러나면 발품을 팔아 재료를 구해 왔다. 어느 시공 과정 하나 업체에 맡기지 않고 문짝 손잡이 하나까지 직접 작업할 정도로 정성을 쏟았는데 피치 못해 전문 손길이 필요하게 되면 인부를 고용해 해결했다. 이전 대문과 앞마당은 주차장으로 쓰고 리모델링한 안채, 사랑채 등은 찻집으로 활용한다. 전통 한옥 구조를 그대로 둬 네 개의 동이 안마당을 에워싸고 안채였던 것으로 보이는, 주 출입구에서 정면에 위치한 건물에 '온고재溫故齋'라는 현판을 달았다. 옛것을 익힌다는 뜻의 온고재. 건축주의 한옥에 대한 애착이 읽힌다."근래 들어 한옥에 대한 관심이 늘긴 했지만 그래도 아쉽지요. 한국 사람이 한옥을 관광해야 한다는 사실에 말로 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어요."이어 오경석 씨는 덧붙였다. "온고재가 그리 큰 규모는 아니고 북촌이나 안동의 한옥처럼 유명한 곳도 아니지만 사람들이 이곳을 다녀감으로 해서 한옥에 대한 인식을 많이 바꿨으면 좋겠어요." * 지난 10월 오픈한 온고재는 벌써 입소문을 타고 적지 않은 손님이 찾는데 이들은 카페 입구에 솟은 감나무와 목련나무를 보며 감탄을 연발한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 자리를 지키는 감나무와 목련나무를 보며 즐기는 차 한 잔은 그 어디서도 만날 수 없는 감흥을 주기에 충분하다.한옥이 주는 고풍스런 멋, 목젖을 타고 넘어가 은은히 퍼지는 차 한 모금, 세월을 느끼게 해주는 바깥 풍경. 온고재는 이러한 것들이 모여 훌륭한 하모니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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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카페 ‘온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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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자락에 산뜻한 허브향 퍼지는 카페비울림
- 양철 지붕위로 장대비가 후드득 떨어진다.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당신을 생각해요~.' 비가 올 때면 어김없이 구슬픈 가사의 노래와 커피 한 잔에 옛님이 그리워진다.카페 비울림은 이러한 추억을 되살리는 정취 가득한 곳이다. 그리고 이곳에는 그저 묵묵하게 자리를 지키는 유길훈·홍란희 부부가 있다. 심산유곡深山幽谷인적 드문 곳에 카페를 세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글 한송이 기자 사진 고경수 기자 취재협조 카페 비울림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성남리 642번지 010-4123-5870 cafe.daum.net/b-ulim 강원도 원주시 신림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우회전해 신림 2로를 달리다 보면 좌측에 자그마한 다리 성남교가 있다. 성남교를 건너니 주포천이 시원한 청량감을 선사하는데 이를 따라 2~3분쯤 올랐을까 좌측에 자그마한 '카페 비울림'이정표가 보인다. 경사가 얕은 오솔길을 걸어 올라야 전래동화 속 시골집 같은 카페 건물을 만나는데, 카페지기 유길훈 씨가 직접 돌을 깨고 땅을 다져 이 길을 만들었다. 자연이 주인이기에 손님들이 산, 나무에 눈인사를 건네고 잠시라도 계곡 물소리, 자연의 소리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2년간 제천에서 카페를 임대 운영하던 유 씨는 오래전 아내의 오빠가 사 둔 이곳이 참 마음에 들었다. 치악산이 집을 포근히 감싸고 우측으로 시원한 절골이 흐르는 형국이 들를 때마다 마음속 깊은 고민까지 쓸어가 주는 기분이 었단다. 그래서 손위 처남을 설득해 이곳을 '비울림 카페'로 만들고 카페 뒤에 황토방을 붙여 주방, 살림집으로 이용하기로 했다. 치악산국립공원 내부이기에 건물 하나 짓기 힘든 곳이지만 비울림 카페는 오래전부터 존재한 건물이라 별다른 제재 없이 뿌리를 내렸다. "예전엔 여기를 식당으로 썼다고 해요. 치악산국립공원이 지정되기 전부터 근린생활시설 용도로 썼던 건물이라 카페가 가능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절차가 아주 복잡해졌겠지요." 정성으로 가꾼 자연, 만인과 공유하는 재미30년 넘은 조립식 판넬집을 신축할까 했지만 여러 사람 손때가 묻은 낡은 느낌이 좋아 뼈대는 그대로 두고 고쳐 쓰기로 했다. 카페 내·외부는 전통 자재, 이색적 소품이 어우러져 독특한 고전미가 흐른다. 황토를 주먹 만하게 뭉쳐 붙인 외벽이나 기와를 잘게 부숴 쌓은 내벽이 옛 정취를 배가시키고 덱, 연못, 테라스 테이블, 심지어 나무 그네까지 손수 만든 부부의 정성이 곳곳에 뱄다. 카페 제일의 자랑거리는 계곡이 훤히 내다보이는 정자亭子. 신선神仙이 부러워할 만한 명당이다. 이 또한 유 씨가 최근에 직접 만든 것인데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옆 마을 한옥 공사에도 투입될 정도라 하니 그제야 고개가 끄덕여진다.내부는 고풍스럽고 편안한 느낌이다. 2년간 손수 쌓아 올린 기와 조각들이 차분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낡은 사진기, 창틀에 놓인 각종 소품들이 '7080세대'의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한쪽 귀퉁이에 마련된 무대는 아내의 놀이터. 음반까지 낸 경력이 있는 홍 씨는 내킬 때마다 이곳에서 노래 솜씨를 발휘해 일어서려는 손님의 발길을 붙잡는다.메뉴는 특별나지 않지만 청정한 재료 덕분에 맛에 깊이가 있다. 치악산 국화로 만드는 치악산 국화차와 캐모마일, 로즈메리, 라벤더 등 허브차와 직접 기르는 유기농 농작물을 얹은 산채비빔밥이 인기가 좋다. 또한 비올 때 마시는 구수한 옥수수 막걸리와 도토리묵도 단골손님들이 비울림을 잊지 않고 찾는 데 한몫한다고. * 웬만하면 인터넷에서 못 찾을 것 없다는 요즘, 비울림 카페는 흔적을 찾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몇몇 블로거들이 올려놓은 후기 외에는 연락처도 주소도 정확한 것이 없다. 유 씨 또한 "여기를 어떻게 찾았어요?"한다. 문을 연 지 1년밖에 되지 않았다는데 어째서 적극적인 홍보를 하지 않는지 궁금했다. 그는 애초 돈 벌 목적으로 카페를 만든게 아니기에 그렇다고 잘라 말했다."여기는 우리 가족의 생활 터전이지 손님이 왕인 곳이 아니에요. 혼자 보기 아까운 자연을 인연이 닿는 이들과 나누려 카페를 연 것이지요. 나는 손님을 받들려 하지 않아요. 대신 눈높이를 맞춰 대화하고 교감하려고 노력하지요. 짧게 들렀다 가는 곳이지만 진실한 대화를 나누고 자연과 저를 통해 얻어가는 게 있다면 그만큼 고마운 게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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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자락에 산뜻한 허브향 퍼지는 카페비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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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시골길을 구수한 향기로 물들이는 커피 공장 커피미학
- 이제 안성시에만 들어서도 구수한 커피 향이 나는 듯하고 로스팅 연기가 그 하늘에 뭉글뭉글 피어오르는 듯하다. 커피미학은 일본의 원두커피 브랜드로 1998년 나가하마 요시코 씨에 의해 국내에 들어왔다. 최근에는 안성시 보개면 기좌리에 소재한 타운하우스 S-타운 커뮤니티 센터에 지점을 열었는데 시골이라 손님은 뜸하지만 그 뜸한 손님에게 휴식 같은 친구를 선사한다.글 박지혜 기자 사진 서상신 기자 취재협조 커피미학 안성 031-676-1676 www.coffeemihak.co.kr"커피는 세계 인구의 1/3이 애음하는데, 그 대중성은 카페인의 흥분 효과 때문이다. 카페인은 알칼로이드의 일종으로 아라비카종의 커피에는 0.8~1.5%, 로부스타종에는 1.6~2.5%가 각각 함유돼 있다. 카페인과 기타 알칼로이드의 작용으로 신체의 순환계 · 신경계에 생리적 효과를 발휘한다. 또 대뇌와 심장 활동을 촉진시켜 이뇨작용利尿作用을 한다."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있는 커피의 정의다.이것 말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커피의 정의가 하나 더 추가된다. 마음에 단비 같은 휴식을 준다….일본의 원두커피 브랜드인 '커피미학'을 국내로 데리고 온 나가하마 요시코 커피미학 대표 역시 휴식 같은 친구로 커피를 탐닉했다. 일본인의 한국인 아내로 일본에서 생활하던 중 커피를 마시러 우연히 들른 커피미학 카페에서 그녀는 커피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됐고 각국의 다양한 원두커피를 맛보았다. 나른한 오후의 신선한 즐거움이었다. 친정에 들르러 한국에 올 때도 원두커피를 마시기 위해 기기를 가지고 다녔을 정도로 그녀에게 커피는 떼 놓을 수 없는 연인이 됐다. 고국에서도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본 커피미학에서 로스팅과 핸드드립 기술을 전수받은 그녀는 1998년 서울 청담동에 커피미학을 설립하고 이어서 동부이촌동에 카페를 열었다. 세계 수십종 커피의 맛과 향이 만들어지는 곳최근에는 안성에 커피미학을 열었다. 안성점은 서울처럼 유동인구가 많지 않아 벌이가 좋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중에게 '작은 마을에서도 맛있는 커피를 만나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는 나가하마 대표의 의지로 탄생됐다.안성점 방규영 실장은 "이곳은 주로 안성과 평택에서 오는 손님들이 대다수"라며 "카페 아래층에 로스팅 센터와 원두(Green Beans)보관 창고 그리고 아카데미를 함께 운영한다"고 했다. 이처럼 커피미학의 핵심 요소를 갖췄기에 시골 카페라 해서 한가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분주하다. 이곳이 커피미학의 본부인 셈이다.로스팅 센터에서는 서울 각 지점으로 보내질 원두를 로스팅 하는데 일주일에 5일 정도 로스팅을 한다. 꽤 잦다. 나가하마 대표의 권유로 일본으로 건너가 로스팅 기술을 전수받은 로스팅 전문가 여종훈 씨가 12년째 로스팅을 하고 있다. 그는 "원두는 로스팅 후 3주까지 음용하는데 이처럼 음용 기간이 짧으므로 한꺼번에 로스팅 해 장기 유통하는 것이 아니라 적은 양을 수시로 로스팅 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또 원두는 로스팅 후 2~3일부터 음용 가능하나 맛과 향이 가장 좋은 시기는 7~10일 후부터라고 했다. 그러니 맛 좋은 원두커피의 유통기한은 딱 2주일이다. 보통 커피 홍보 문구에서는 '갓 볶은 커피'라는 말을 쓰면서 신선함과 구수함을 강조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말. 커피미학의 원두는 모두 일본 커피미학에서 공급되는데 일본커피 농장의 생산품을 비롯해 세계 각국 30여 종의 원두가 들어온다. 커피미학 공급용 원두는 우수 품질로 생산하기 위해 따로 관리된다고 한다.커피미학 안성점으로 오르는 길에는 진한 커피 로스팅 향기가 발길을 이끈다. 인적 드문 전원에서 이처럼 구수한 향을 맛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방규영 실장은 "수익보다 맛있는 커피를 널리 보급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희생적인 사장님"이라 묘사했는데 그 이가 있기에 시골의 정경에 둘러싸여 일본 커피의 짙은 맛과 향을 음미하는 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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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시골길을 구수한 향기로 물들이는 커피 공장 커피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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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무인카페 5월의 꽃
- 우리나라 3대 녹차밭 중 하나인 오설록다원과 오설록녹차박물관의 초록으로 눈을 개운하게 씻고 나서 차를 몰고 북쪽 분재예술원 방향으로 10분 정도 올라가다 보면 동화 속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한 '5월의 꽃'카페를 만난다. 화이트를 주조로 한 파스텔 톤의 푸근한 봄기운이 느껴지는 벽과 지붕을 가진 건물이 이채로워 한 번쯤 안으로 들어가 보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한다. 음악인 이병형 씨가 2년간 손수 꾸민 무인카페로 아늑하고 편안한 기운이 감도는 이곳에서는 만든 이의 혼이 담겨 있어서인지 '물질에 대한 무욕無慾과 행복'에 대한 자기반성도 하게 된다. 글 박지혜 기자 사진 서상신 기자 취재협조 5월의 꽃 064-772-5995 아니나 다를까 평일 한낮임에도 카페 내부는 사람들로 북적댄다. 이곳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읽히는데 화기애애함과 부산스러움이다. 손님은 있고 주인은 없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업원마저 없다. 손님이 직접 싱크대에서 커피를 준비해 자리에 가서 마시고 자리를 뜨기 전에는 자신이 사용한 찻잔을 설거지한 후 다음 사용할 사람을 위해 잘 전시해 놓는다. 실내 분위기가 왜 부산스럽나 했더니 바로 손님이 직접 서빙하고 뒤처리를 하기에 자연스레 움직임이 많은 것이다. 무인無人카페. 관리자나 종업원이 없는 이곳에서는 커피와 음악, 사람과 더불어 편히 쉬다 갈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으로 돈은 알아서 내고 가면 된다. "이 백합을 보세요. 최근에 어떤 분이 이곳에 왔다가 돈 대신 두고 간 꽃이에요. 이렇게 화병에 꽂아 장식을 했더니 우리집에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벌써 한참 지났는데도 잘 시들지도 않아요." 때론 돈 대신 고마움의 표시로 다른 물건을 남겨놓고 가는 이들도 있지만 대체로 돈을 낸다. 기자가 방문한 동안에도 나가는 문 앞에서 일행과 얼마를 넣을까 의논하는 듯하더니 지갑에서 돈을 꺼내어 요금함에 넣었다. 이곳은 무인카페라는 콘셉트와 특이한 건물 때문에 호기심을 느낀 첫 방문객도 많지만 단골이 많다. "5월의 카페가 없어지면 우리만 손해지요. 그래서 돈을 안 내도 되지만 문 닫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카페 유지비에 보태도록 꼭 돈을 내고 가요. 이곳에 오면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왠지 모르게 기분이 편안해져요. 저녁에는 사장님의 색소폰 연주도 감상할 수 있어 좋아요." 정직한 사람으로 가득한 세상을 바라며 'Moon River wider than a mile I'm crossin' you in style someday~' 무인카페를 운영하는 이병형(58) 씨가 바리톤 색소폰 연주를 시작하면 카페 안은 부산스러움이 그치고 음악에 빠져든다. 보통 매일 저녁 8시부터 11시까지 라이브 연주를 하는데 1975년부터'황소걸음', '머물래'등 3장의 음반을 낸 경력이 있는 음악인 이 씨는 색소폰 연 주는 물론 노래, 피아노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이 씨를 잘 아는 지인이 그를 두고'70전 80기의 인생(7전 8기가 아닌)'이라 했을 만큼 그의 이력은 독특하다. 강원도 태생인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자신이 소속한 학교 밴드부에서 클라리넷을 몰래 훔쳐 인천으로 가출했다 한다.' 음악으로 성공하려거든 서울로 가야 한다'는 음악 선생님의 말씀을 따르기 위해서였다. 그는 인천의 클럽에서 '한동안 뜸했었지(1978년)'라는 노래로 인기를 얻은 그룹 '사랑과 평화'의 초창기 멤버들을 만나 활동을 같이했고 미8군 악단 활동을 5년간 하면서 음악에 대한 깊이를 더해 갔다. 20여 년간 음악인 외길인생을 살던 그는 1988년경 새로운 삶을 위해 목수일과 페인팅을 배워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전혀 다른 일을 하면서도 그는 늘 음악을 가슴에 품고 다녔고 야간에는 클럽 무대에 섰다. 그러던 중 그는 세속화돼 가는 스스로의 모습이 싫어 불현듯 자연으로 둘러싸인 섬 제주도로 이주하게 됐다. 그는 이곳에 와서 라이브 카페를 차렸으나 한 번 실패를 보고 두 번째 문을 연 곳이 바로 무인카페'5월의 꽃'이다. 꿈을 안고 서울서 내려와 아들을 데리고 손수 2년을 꾸며 5월 5일 오픈을 했습니다. 법이 없다 해도 서로를 믿으며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바라는 사람으로 주인이 없더라도 좋은 매너로 이 공간을 이용하여 주실 것을 바라며. * 가격이 없으니 본인의 자유의지대로 카운터 앞 요금함에 넣고 가실 수 있습니다. - 5월의 꽃 주인 폐자재 90%가 들어간 핸드메이드 카페 이병형 씨는 우연히 길가에 다 쓰러져 가는 시멘트 집을 발견하고 건물을 개조하기 시작했다. 49.6㎡(15평)의 주택과 13.2㎡(4평)짜리 우사를 연결하고 기존 집의 골격은 그대로 둔 채 내외 벽과 지붕 위에 합판을 덧대고 그 위에 페인팅과 나무쪼가리로 장식을 입혀서 전혀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었다. 외벽은 테라코트, 내벽은 핸디코트로 마감하고 실내 탁자와 의자며 세세한 장식까지 모두 이 씨의 손으로 완성된 작품이다. 이 카페는 리모델링 하는 데 들인 재료의 90%가 폐자재를 재활용 했기에 리사이클(Recycle) 마크를 달아도 손색이 없다. 새것은 오로지 페인팅 재료뿐이었다. 이 씨는 공사장에서 나오는 폐목재와 합판 등을 가져다 썼고 해안가 바닷물에 떠밀려온 둥글둥글한 나무 쪼가리를 주워 모아서 기둥과 보에 붙여 장식을 더했다. 면을 마감한 합판 위에는 흰색 위주로 페인팅 했는데 허름한 목가구도 흰색으로 페인팅하고 나면 새 가구 느낌이 난다는 점을 이용했다. 화장실 바닥장식도 버려진 유리타일을 산산조각 내 붙이고 그 아래 조명기구를 설치해 근사한 인테리어가 완성됐고 쓰다 말고 버려진 크레파스 역시 벽면에 붙여 색다른 장식 효과를 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의 이병형 씨의 독특한 아이디어와 솜씨가 카페 곳곳에 기록돼 있다. 홀로 작업하다 보니 무려 2년이 걸려 2003년 시작한 공사가 2005년 완성을 보고 그의 결혼기념일이기도 한 5월 5일 카페 문을 열었다. '가난한 여행'을 즐기는 그는 앞으로 꿈이 있다면 무인카페 옆에다 '무인 룸'을 만드는 것이다. 길가다 지친 나그네가 맘 편히 잠잘 수 있는 숙소. 당연히 이곳 역시 잠자는 객은 있어도 주인은 없다. 숙박료도 기분 내키는 대로. 그리고 더 일찍 이뤄질 꿈은, 그가 2007년 가을부터 준비해 온 4번째 음반이 많은 사람에게 사랑 받는 것. 묵은 김치와 같은 소리, 애환을 달래는 노랫말이 담긴 그의 따듯한 음악은 마치 무인카페'5월의 꽃'을 닮았을 성싶다. 사람을 차별 없이 품어 주고 사람을 착하게 만드는 5월의 꽃처럼.田 5월의 꽃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2989-1 TEL. 064-772-5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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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무인카페 5월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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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트인 전망, 향긋한 허브, 감미로운 차… 오감만족, 비루개
- 많은 사람들이 전원생활을 꿈꾼다. 노후에는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여유롭게 보내고 싶다고들 한다. 그리고 덤으로 조그마한 카페를 열고 소일거리를 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말한다. 여기 전원생활 희망자들의 이상향이 있다. 독특한 콘셉트로 산 정상에서 10년 넘게 전원카페 비루개를 운영하고 있는 정연호(56세) 오정임(52세) 부부의 노하우를 들어본다. "많은 사람들이 전원생활을 희망하지만 실상은 다른 경우가 많아요. 고생스럽게 집을 짓고 나자 부쩍 심심해지는 거죠. 농사에 재미를 못 붙이거나 주변에 말 한마디 거들 상대가 좀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상상했던 것과 달리 감옥에 있다 느끼는 경우도 더러 봤어요."정연호 오정임 부부가 남양주시 별내면 산골짜기에 카페를 오픈한 것은 1996년으로 벌써 10년을 훌쩍 넘겼다. 그 당시 비루개의 모습은 지금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현재 카페가 산뜻하고 세련된 느낌이라면 이전에는 투박한 통나무로 만들진 데다 숲에 싸여 예스러움과 함께 별장에 온 것 같은 편안함이 느껴지는 곳이었다."카페를 시작하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시는 분들이 경치는 물론이고 가정집 같은 분위기가 좋다고 하셔서 시작하게 됐는데 덕분에 사람들과 연결고리가 생겼지요. 여기는 산꼭대기 외지라 사람 만나는 것이 쉽지 않거든요."별과 가장 가까운 곳, 비루개카페지기의 말처럼 비루개는 약 2㎞에 달하는 다소 가파른 숲길을 거쳐야 만날 수 있다. 게다가 구불구불하고 완만하지 않아 초행길이라면 '이 곳이 맞나?'하는 의심이 생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언덕 정상에 이르니 무수한 산봉우리가 앞 다퉈 겹쳐 보이는 탁 트인 전망이 이곳이 범상치 않은 곳임을 알린다.카페 이름은 마을 이름에서 연유한다. 산 정상 즈음에 자리한 마을은 별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고개라는 뜻에서 별의 고개에서 벼루개, 비루개로 전해왔다. 마을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카페는 산과 어깨를 같이 하고 해와 별의 축복을 가장 듬뿍 받는 곳에 있는 셈이다.평소 꽃과 나무를 좋아하는 오정임 씨는 카페를 에워싸는 '아까운'땅을 그냥 버려두지 않았다. 틈틈이 그리고 부지런히 카페 내 · 외부를 허브 동산으로 가꾸었다. 취미가 깊어지니 사심私心이 생겼고 그것이 지금의 식물원을 만들게 된 동기가 되었다고. 부부는 2005년 5월 통나무 카페를 청산하고 유리온실을 만든 후 2층에 카페를 열었다. 주변 허브와 야생화들을 더욱 규모 있고 계획적으로 가꾸고 싶었던 것이다."사람에게 유익한 일을 하고 싶었어요. 우리 부부만이 아니라 여기 오는 모든 사람이 식물의 기운을 받을 수 있도록 말이죠. 몸과 마음에 모두 이로운 곳이 식물원이라는 생각에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카페는 현재 두 동의 유리온실과 식당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팔각형의 유리 온실은 두 개의 동과 연결 통로로 구성돼 멀리서 보면 다각형 모양이 한눈에 시선을 잡아끈다.큼직한 유리 온실 속으로 들어서니 온통 허브와 야생화 꽃 천지다. 향긋한 허브 향기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2층은 온실 가장자리를 에둘러 마루를 깔고 카페를 만들었는데 1층 식물원 전경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탁월한 전망을 갖는다. 창 밖으로 고개를 돌리니 카페를 둘러싼 산세가 눈에 들어온다. 어디를 보아도 산과 꽃 세상, 말 그대로 자연 속에 폭 안겨 있는 형국이다. 테이블은 창을 향하거나 중앙을 향해 설치돼 있고 사이 공간이 넓어 쾌적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온실은 전체적으로 22㎜ 복층 유리를 사용하고 두 동을 연결시키는 가운데 통로 부분에 심야 보일러를 놓았다. 환기는 중앙 환풍기와 8개의 뻐꾸기 창을 사용한다."이 카페의 장점은 자연스러움이죠. 겉보기에 화려한 것은 순간적으로는 그럴 듯해 보이지만 금방 식상하기 마련이에요. 자연이 주는 것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죠. 손님들도 카페 안팎에 자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그 어느 곳보다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카페를 처음 오픈한 1990년대 후반만 해도 연인 위주의 손님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가족 단위의 손님이 많다고 한다. 가족과 함께 좋은 곳을 보러 오고 두 번째로 연인을 데려온다는 것이다. 정 씨 역시 이러한 흐름이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족과 연인과 좋은 것을 함께 보고 정을 나누는 모습을 보노라면 카페지기에게도 그 정이 훈훈하게 밀려오기 때문이다. * 독특한 외관으로 매체의 주목을 받은 경험도 적지 않은 비루개. 카페지기 부부가 말하는 앞으로의 비루개 모습은 어떠할까."집을 크게 지으려던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어요. 그런데 하다 보니 아이디어가 생겼고 이렇게 규모가 켜져 버렸죠. 지금까지 하드웨어를 완성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면 이제는 소프트웨어에 시간을 투자할 생각이에요. 외관이 더 빛나도록 현 상태를 더욱 아기자기하고 정성스럽게 가꾸려고요."카페를 나서며 생각했다. 다음에는 해질 무렵 오겠노라고. 해가 머무르는 동안은 빛 가득 머금은 산 아래를 굽어보고 밤이 깊어지면 불빛조차 희미한 산 정상에서 별빛을 충만한 허브 꽃 천지를 보고 싶기 때문이다.비루개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용암리 227TEL. 031-841-7612글 서상신 기자 사진 홍정기 기자 취재협조 비루개 031-841-7612 http://birug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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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트인 전망, 향긋한 허브, 감미로운 차… 오감만족, 비루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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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과 낭만을 찾아 떠난 길 ‘은빛 비치는 들’에 닿다
- 빈티지하고 고풍스러운 느낌의 '은빛비치는들'은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날, 모처럼 혼자만의 여유를 즐기고 싶은 날에 가면 좋은 곳이다. 큰 길에서 벗어난 곳에 자리해 첫인상은 적막하다 싶을 만큼 조용하지만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앤티크 소품들은 들여다볼수록 정감이 간다. 이러한 매력으로 처음 오는 손님보다 또 다시 방문하는 단골이 많은 곳, 은빛비치는들 안으로 들어가자.강화도 초지대교를 건너 동막해수욕장으로 향하는 한적한 길을 10여 분쯤 가다 보면 마니산에서 발원한 함허동천 우측으로 야트막한 언덕을 만난다. 좌측에 보이는 '카페 은빛비치는들'이정표를 따라 방향을 돌리니 거대한 소나무 무리가 인사를 건넨다. 양 옆으로 모던한 느낌의 흰색 건물이 자리하고 그 끝머리에 낡은 건물, 카페가 자리한다. 진입로 하나를 지났을 뿐인데 눈앞으로 펼쳐진 지중해풍 카페와 하늘과 맞닿은 전원 풍경이 다른 세상에 온 듯 이전 행적을 지워버린다."이 땅은 부모님께서 목장을 하던 곳이었어요. 산·들·바다가 한눈에 보여 평화로운 느낌이 가득한 곳이었지요. 80년대 중반부터는 여러 가지 상황으로 그만두게 되셨는데 나이가 들면서 그냥 두기 아깝다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고요."카페의 내·외관은 여러 가지 느낌이 혼재돼 이색적이다. 목재와 흰색 페인트로 마감해 모던하면서 소박한 느낌을 동시에 풍긴다. 모던함은 모든 건물 외벽을 흰색으로 통일하고 그 형태를 단순화한 것에서 연유한다. 흰색 페인트는 강한 터치로 울퉁불퉁한 벽면을 형성하는데 햇살과 그림자가 부딪혀 자연스런 무늬를 만들어낸다. 내부는 편안하고 고풍스러운 느낌이다. 카페의 절반을 2층까지 오픈시키고 벽난로를 설치했는데 그 옆으로 낡은 의자와 고물 TV, 주전자 등을 놓아 푸근함이 전해진다. 언뜻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흰 벽과 파란색 창틀, 붉은 색 의자는 각종 골동품들과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때마침 흐르는 1970년대 팝 음악은 끝없이 펼쳐진 전원 풍경과 맞물려 새로운 추억을 빚어낸다.독특한 분위기에 대해 윤희광 씨는 "전문 시공업체를 통하지 않고 거의 모든 부분을 직접 만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국내 혹은 외국 책과 잡지를 보며 원하는 스타일을 따라하다 보니 외관은 지중해풍으로 주방은 웨스턴 분위기로 여러 가지 느낌이 섞이게 되었네요. 손님들도 그래서 더 좋아하는 것 같고요."카페가 완성되기까지 약 1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원주민과의 갈등도 있었고 전문가가 아닌 까닭에 시공 과정 중 어려움도 없지 않았지만 재밌었다는 말로 그 과정을 일축한다."나만의 공간이 생긴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었어요. 물론,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과정도 재밌었고요."70/80의 추억이 살아나는 곳'은빛비치는들'은 휴식과 여유로움 그리고 1970~1980년대의 추억을 찾는 30~40대가 주 고객층으로 서울과 경기도 등 인근에서 드라이브 겸 구경 왔다 단골이 되는 손님이 대부분이다. 비교적 길지 않은 이동 시간, 큰 도로와의 근접성, 카페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카페 운영의 원동력이다."카페는 음식점에 비해 자리를 잡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돼요.특히 전원에 있는 카페의 경우 이동 시간이 걸리다 보니 한 번 방문하는 것도 쉽지 않잖아요. 우리 카페도 입소문이 나기까지 2~3년 시간이 걸렸던 것 같아요." 입소문 덕에 단골손님이 늘어나긴 했으나 전 테이블이 만석인 경우는 거의 없다. 간혹 5테이블 이상 손님이 들어서면 카페지기부터 번잡하다고 느낄 정도다. 호젓하고 여유로운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 식사는 판매하지 않고 간단한 음료만 제공한다. 애초에 음료를 만들 수 있는 크기의 주방을 시공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07년에는 카페 옆으로 새 건물을 올려 보금자리를 옮겼고 내친 김에 같은 콘셉트로 맞은편에 펜션도 지었다. 객실 하나로만 구성된 독채형 펜션은 카페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고 부수입 효과도 있다고.*"전원카페를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내가 만족스러운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돈을 벌려는 생각은 처음부터 버리는 것이 좋아요. 내가 좋아하는 공간이 생기고 그곳에 손님이 함께 한다고 생각하면 쉽지 않을까요?" 은빛비치는들주소 : 인천광역시 강화군 화도면 사기리 456-1 / TEL. 032-937-2737- 글 서상신 기자 사진 홍정기 기자 취재협조 은빛비치는들 032-937-2737 www.silverl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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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과 낭만을 찾아 떠난 길 ‘은빛 비치는 들’에 닿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