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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평군 팔당리 예봉산 초입에 위치한 한옥 카페 '온고재'는 주인 오경석 씨가 가문 14대가 살던 곳을 리모델링해 10월 1일 오픈한 곳이다. 오경석 씨는 조상 대대로 손 때가 묻은 곳이라 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인부를 불러 하나하나 작업했을 만큼 정성을 쏟았다. 전통 한옥 정취를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정감 있고 푸근한 곳이다.

글·사진 홍정기 기자 취재협조 온고재 031-577-164

 

 

 

 

 

 

예봉산은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등산객으로 넘쳐난다. 등산 애호가들이 뽑은 '수도권 전철역 주변 등산코스 베스트 5'에 이름이 오를 정도로 빼어난 산세와 수려한 자연경관이 일품이다. 한 등산 애호가는 "등산로 대부분이 흙길이라 그야말로 걷는 맛이 난다"고 했고 다른 이는 "정상에서 도심으로 내려오면 맛집이 많아 허기를 채우기에 그만"이라 평하기도 했다. 예봉산 초입에 위치한 '온고재'에서 심심찮게 등산복 차림 손님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전통 한옥에서 즐기는 차한잔은 등반피로를 잊게 하기에 충분하다.

 

 

 

한옥 저변을 넓히고자 찻집 열어
조상 대대로 400년을 넘게 살던 집을 손보는 일은 쉽지 않았다. 혹시라도 자기 욕심에 조상에게 누가 되진 않을까 온고재 주인 오경석 씨는 적잖은 고민이 있었다고 했다. 그런 그가 결정을 내리게 된 계기는 아름다운 한옥을 다른 이들에게 알리고 싶어서다. "살림집으로 불편하지는 않았어요.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고쳐 쓰면 되겠지만 제 욕심이 앞섰다고 봐야지요. 한옥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외지인 드나드는 곳에 멋진 한옥을 두면 아무래도 저변이 확대되지 않을까'이렇게 생각한 거죠."
온고재는 내외부 모두 전통 한옥 모습 그대로를 담았다. 기둥, 보, 서까래, 처마, 지붕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완성된 외형을 갖췄는데 이는 그만큼 보존이 잘 됐음을 의미한다. 14대가 400년을 넘게 살아온 집이라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집은 완벽에 가까운 보존 상태를 보였다.
이에 대해 오경석 씨는 조상이 집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했던것 같다고 설명했다. 1억여 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들여 리모델링을 결심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제대로 된 한옥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고 한다.
구조체는 손대지 않고 될 수 있으면 있는 그대로를 보존하고 불가피하게 손을 봐야 할 것이 드러나면 발품을 팔아 재료를 구해 왔다. 어느 시공 과정 하나 업체에 맡기지 않고 문짝 손잡이 하나까지 직접 작업할 정도로 정성을 쏟았는데 피치 못해 전문 손길이 필요하게 되면 인부를 고용해 해결했다.

 

 





 

 

이전 대문과 앞마당은 주차장으로 쓰고 리모델링한 안채, 사랑채 등은 찻집으로 활용한다. 전통 한옥 구조를 그대로 둬 네 개의 동이 안마당을 에워싸고 안채였던 것으로 보이는, 주 출입구에서 정면에 위치한 건물에 '온고재溫故齋'라는 현판을 달았다. 옛것을 익힌다는 뜻의 온고재. 건축주의 한옥에 대한 애착이 읽힌다.
"근래 들어 한옥에 대한 관심이 늘긴 했지만 그래도 아쉽지요. 한국 사람이 한옥을 관광해야 한다는 사실에 말로 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어요."이어 오경석 씨는 덧붙였다. "온고재가 그리 큰 규모는 아니고 북촌이나 안동의 한옥처럼 유명한 곳도 아니지만 사람들이 이곳을 다녀감으로 해서 한옥에 대한 인식을 많이 바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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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오픈한 온고재는 벌써 입소문을 타고 적지 않은 손님이 찾는데 이들은 카페 입구에 솟은 감나무와 목련나무를 보며 감탄을 연발한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 자리를 지키는 감나무와 목련나무를 보며 즐기는 차 한 잔은 그 어디서도 만날 수 없는 감흥을 주기에 충분하다.
한옥이 주는 고풍스런 멋, 목젖을 타고 넘어가 은은히 퍼지는 차 한 모금, 세월을 느끼게 해주는 바깥 풍경. 온고재는 이러한 것들이 모여 훌륭한 하모니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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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카페 ‘온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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