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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하고 고풍스러운 느낌의 '은빛비치는들'은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날, 모처럼 혼자만의 여유를 즐기고 싶은 날에 가면 좋은 곳이다. 큰 길에서 벗어난 곳에 자리해 첫인상은 적막하다 싶을 만큼 조용하지만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앤티크 소품들은 들여다볼수록 정감이 간다. 이러한 매력으로 처음 오는 손님보다 또 다시 방문하는 단골이 많은 곳, 은빛비치는들 안으로 들어가자.



강화도 초지대교를 건너 동막해수욕장으로 향하는 한적한 길을 10여 분쯤 가다 보면 마니산에서 발원한 함허동천 우측으로 야트막한 언덕을 만난다. 좌측에 보이는 '카페 은빛비치는들'이정표를 따라 방향을 돌리니 거대한 소나무 무리가 인사를 건넨다. 양 옆으로 모던한 느낌의 흰색 건물이 자리하고 그 끝머리에 낡은 건물, 카페가 자리한다. 진입로 하나를 지났을 뿐인데 눈앞으로 펼쳐진 지중해풍 카페와 하늘과 맞닿은 전원 풍경이 다른 세상에 온 듯 이전 행적을 지워버린다.

"이 땅은 부모님께서 목장을 하던 곳이었어요. 산·들·바다가 한눈에 보여 평화로운 느낌이 가득한 곳이었지요. 80년대 중반부터는 여러 가지 상황으로 그만두게 되셨는데 나이가 들면서 그냥 두기 아깝다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고요."
카페의 내·외관은 여러 가지 느낌이 혼재돼 이색적이다. 목재와 흰색 페인트로 마감해 모던하면서 소박한 느낌을 동시에 풍긴다. 모던함은 모든 건물 외벽을 흰색으로 통일하고 그 형태를 단순화한 것에서 연유한다. 흰색 페인트는 강한 터치로 울퉁불퉁한 벽면을 형성하는데 햇살과 그림자가 부딪혀 자연스런 무늬를 만들어낸다.




내부는 편안하고 고풍스러운 느낌이다. 카페의 절반을 2층까지 오픈시키고 벽난로를 설치했는데 그 옆으로 낡은 의자와 고물 TV, 주전자 등을 놓아 푸근함이 전해진다. 언뜻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흰 벽과 파란색 창틀, 붉은 색 의자는 각종 골동품들과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때마침 흐르는 1970년대 팝 음악은 끝없이 펼쳐진 전원 풍경과 맞물려 새로운 추억을 빚어낸다.
독특한 분위기에 대해 윤희광 씨는 "전문 시공업체를 통하지 않고 거의 모든 부분을 직접 만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국내 혹은 외국 책과 잡지를 보며 원하는 스타일을 따라하다 보니 외관은 지중해풍으로 주방은 웨스턴 분위기로 여러 가지 느낌이 섞이게 되었네요. 손님들도 그래서 더 좋아하는 것 같고요."
카페가 완성되기까지 약 1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원주민과의 갈등도 있었고 전문가가 아닌 까닭에 시공 과정 중 어려움도 없지 않았지만 재밌었다는 말로 그 과정을 일축한다.
"나만의 공간이 생긴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었어요. 물론,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과정도 재밌었고요."



70/80의 추억이 살아나는 곳

'은빛비치는들'은 휴식과 여유로움 그리고 1970~1980년대의 추억을 찾는 30~40대가 주 고객층으로 서울과 경기도 등 인근에서 드라이브 겸 구경 왔다 단골이 되는 손님이 대부분이다. 비교적 길지 않은 이동 시간, 큰 도로와의 근접성, 카페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카페 운영의 원동력이다.
"카페는 음식점에 비해 자리를 잡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돼요.
특히 전원에 있는 카페의 경우 이동 시간이 걸리다 보니 한 번 방문하는 것도 쉽지 않잖아요. 우리 카페도 입소문이 나기까지 2~3년 시간이 걸렸던 것 같아요."








입소문 덕에 단골손님이 늘어나긴 했으나 전 테이블이 만석인 경우는 거의 없다. 간혹 5테이블 이상 손님이 들어서면 카페지기부터 번잡하다고 느낄 정도다. 호젓하고 여유로운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 식사는 판매하지 않고 간단한 음료만 제공한다. 애초에 음료를 만들 수 있는 크기의 주방을 시공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07년에는 카페 옆으로 새 건물을 올려 보금자리를 옮겼고 내친 김에 같은 콘셉트로 맞은편에 펜션도 지었다. 객실 하나로만 구성된 독채형 펜션은 카페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고 부수입 효과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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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카페를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내가 만족스러운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돈을 벌려는 생각은 처음부터 버리는 것이 좋아요. 내가 좋아하는 공간이 생기고 그곳에 손님이 함께 한다고 생각하면 쉽지 않을까요?"





은빛비치는들
주소 : 인천광역시 강화군 화도면 사기리 456-1 / TEL. 032-937-2737





- 서상신 기자 사진 홍정기 기자 취재협조 은빛비치는들 032-937-2737 www.silverl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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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과 낭만을 찾아 떠난 길 ‘은빛 비치는 들’에 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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