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Home >  전원생활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이오의 정원이야기 22 정원행동, 재미있는 장미 정원 만들기 필자는 이번에 한국장미회에서 주최한 세계장미대회에 참석했는데, 장미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장미가 주는 매력을 알고, 그중에서도 일부러 개성을 가진 장미를 찾아 식재할 정도로 그 인기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장미 정원을 만드는 방법은 각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데, 하나의 장미로도 그 표현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필자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이번 호에서는 장미의 다양한 향기와 색감 그리고 화형을 활용해 화단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고민하는 것이 좋다. 스토리를 담아 독특하게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식용 장미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정원을 만드는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 흔히 장미를 꽃 중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장미는 많은 사람의 기억과 삶에서 인상 깊은 꽃인 것은 분명하다. 주제가 된 장미 집 주변에 장미를 심어보자. 많지 않아도 충분히 화단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 때로는 한 송이로 집 전체를 덮도록 심을 수도 있다. 많지 않은 양에도 장미가 정원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가을까지 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미가 5월에 한 번 피고 나서 더 이상 피지 않았다면, 이제는 품종이 개량되면서 수명도 길어지게 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 중심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처럼 적은 양으로도 향기 가득한 정원을 만들 수 있으니 그 매력에 빠지는 것도 당연하다. 아치와 담장에 핀 장미는 새로운 경관이 주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벽면과 마감재에 핀 장미는 정원에 입체감을 부여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치에 꾸민 장미 정미 정원에서 아치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 입체적인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입구나 정원 중심 등 각 영역에 마련한 아치는 정원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먼저 출입구에 설치한 아치는 오가는 길에 만나는 장미로 기억하기 쉽다. 중심에 설치한 아치를 통해 동선을 따라 마주한 경관은 어느 곳보다도 특별하다. 아치는 크기와 재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목재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철재는 곡선 제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다. 벽돌은 제작은 어려워도 장미와의 조합이 편안해 장식성이 강하다. 아치 높이는 2.5m 이상으로 계획하길 권한다. 낮은 아치는 자칫 공간을 답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색상도 양쪽에 같은 색상으로 하느냐, 다른 색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한쪽에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벽면을 이용한 장미 장미를 벽면에 이용할 때는 그림 그리듯이 연출하면 쉽다. 이것도 정해진 방법은 없고 개성을 담아 표현하면 된다. 필자는 장미가 13m 벽면 전체를 감싸도록 계획했다. 또, 벽면뿐만 아니라 담장에 이용해도 좋다. 단조로울 수 있는 담장도 장미로 색을 입히면 멀리서부터 집을 감싼 화려한 연출로 돋보인다. 색상도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순으로 나열하면 변화가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때 단색만을 사용해 지루하게 연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설치도 직접 고정 핀을 다는 방법과 별도 구조물을 이용하는 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고정 핀을 다는 방법은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축물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별도 구조물을 통해 설치하는 방법은 장식성을 살려 화려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부담된다. 집 전체에 강한 인상을 주는 장미는 연출 방법에 따라 화려하거나 소박하다. 화분에 핀 장미 혹시 정원이 없다면 화분 몇 개로 연출해 보자. 현관 입구 또는 매장 앞에 둔 화분 장미는 오가는 사람들이 웃음꽃을 피울 이유일 것이다. 화분 장미에는 몇 개의 품종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레이디 오브 샬롯’, ‘프린세스 앤’, ‘프린세스 알렉산드라 오브 캔트’를 추천한다. 모양이 다른 여러 개의 화분을 모아 연출하는 것도 재미있다. 휴식 공간에 화분 장미를 놓으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화분은 이동할 수 있기에 매번 그 위치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화분은 충분한 토양으로 장미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20L 이상의 크기로 준비하면 좋다. 이렇게 화분 장미의 다양한 연출을 위해서는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장미회’라는 민간단체는 세계장미회에 소속되어 세계장미인들과 국제적인 교류 활동도 하고 있다.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로자리안’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이러듯 여가 생활로 깊게 자리잡은 장미재배는 새로운 문화로 그 영역을 점차 넒혀가고 있다. 5월에 피웠던 장미꽃 몇 송이가 필자의 작업실 옆에 마른 꽃으로 매달려 있다. 이미 생명은 다했지만 아직 남은 색상이 그날, 5월의 기쁨을 이어가는 듯하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정원 행동, 장미 정원을 돌보는 방법 정원에서 장미가 주는 즐거움은 크다. 향기 또한 그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어느새 정원에 장미를 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향기 이외에도 색과 화형花形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장미는 5월에서 11월까지의 기간 동안 가장 돋보인다. 이에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정원 장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5월의 장미는 어느 꽃보다도 매력적인 모습이다. 화분에 핀 작은 장미부터 벽을 장식하는 장미 그리고 입구 아치를 감싼 장미는 정원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잡는다. 이런 장미를 몇 가지만 기억하면 누구든지 쉽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그럼 장미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체크하면 좋을까. 이를 위해 필자는 정원에 110그루가 넘는 장미를 피워냈다. 작은 공간에 비교적 많이 있는 편인데, 이는 품종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관찰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주택에서 장미 정원을 조성하고 가꿀 때 필자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장미 정원 조성 시 체크해야 할 사항 1 햇빛을 좋아하는 장미 장미는 하루 최소 6시간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햇빛은 장미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 마치 우리가 매일 먹는 식사와 같다. 필자는 주택을 중심으로 사방에 장미를 심었다. 햇빛을 받는 시간에 따라 장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물론 햇빛에 비교적 늦게 노출된 장미도 꽃은 피우지만 다른 곳보다 꽃송이가 적은 것을 볼 수 있었다. 2 바람을 좋아하는 장미 바람은 병충해로부터 장미를 보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병충해는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장미 정원에는 통풍이 잘 되게 물리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에 가지치기도 햇빛과 바람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겨울철 지속되는 바람은 오히려 장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바람이 식물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바람이 너무 심한 곳은 피해 주어야 한다. 3 장미를 건강하게 만드는 적당한 거름 작년부터 필자는 장미에 특별한 거름을 주지 않고 있다. 퇴비함에서 나오는 거름 정도만 봄에 주고 있다. 퇴비장과 떨어진 장미는 이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보통 장미는 1년에 3번 거름을 주지만, 이 거름주기를 중지한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장미 스스로 꽃의 양을 조절하며 피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영양관리를 하면서 꽃을 피우도록 장미에게 선택권을 준 셈이다. 이런 정원 행동은 정원의 모든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4 뿌리를 튼튼히 만들어 줄 멀칭 멀칭은 유기물로 토양을 덮어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텃밭에서 비닐로 덮어주는 것도 멀칭의 한 방법이다. 멀칭을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토양의 습도를 유지하고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환경은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촉진한다. 식물에게 뿌리는 생리적 조건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미를 심고 나면 멀칭을 꼭 해주어야 한다. 5 농약 사용 없이 장미 키우기 농약은 개인 여건과 정원 형태에 따라서 선택해야 한다. 개인 정원이라면 농약 없이 장미를 키워보자. 장미가 각종 해충으로부터 견디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 있다. 또, 상처를 남기고 겨우 이겨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거친 장미는 결국 스스로를 지켜낸다. 참고로 농약은 토양 속 미생물이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 그 사실을 안다면 농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친환경 제품조차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장미를 믿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요즘 정원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장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 많은 노동과 화학제로 장미를 돌보는 방법은 잠시 접어두자. 우리에게는 건강한 물리적 환경과 정원 행동을 선택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다음 세대도 건강한 장미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지속가능한 정원 만들기 정원 행동 두 번째 집인 정원에서 공간을 나누고 위치와 면적을 조정했다면, 이제는 마감재를 적용하듯 색을 입혀보자. 정원사에게는 자연의 색으로 정원을 채워나가는 일 또한 큰 즐거움이다. 이전 호에서는 식물을 배치하는 법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호에서는 활기찬 자연의 색을 유지하기 위한 정원 관리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정원 식물은 사람의 손길로 가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현재 정원을 관리하고 있는 중이라면 혹시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식물을 가꾸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 생각해 보자. 그럼 정원에서 식물을 자연의 순리대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원 행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보자. 나는 사람이 아닌 식물의 관점으로 방향을 옮겨보려고 한다. 가꾸는 정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원이다. 그동안 땅바닥에 붙어 있는 작은 꽃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정도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눈과 코 그리고 귀를 좀 더 땅 가까이에 대고 관찰해 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원에서 이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괜히 말을 걸어오는 자연의 말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자연 숨소리가 살아있고 모든 식물이 건강한 야성野性을 잃어버리지 않아 힘찬 에너지로 꽉 찬듯한 그런 공간에 내 몸과 마음을 기대보려 한다. 정원 행동 1 건강한 식물은 멀칭 mulching에서 시작한다. 숲속을 거닐다 보면 다양한 유기물들이 토양을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정원도 속살이 보이는 토양이 아닌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멀칭을 해야 한다. *에다폰 edaphon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흔히 지력이라고 불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고 있다. 휴작을 하거나 연작을 피하는 것처럼 땅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토양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도록 다양한 미생물을 돌봐야 한다. 이처럼 토양을 돌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기 때문에 멀칭은 중요한 것이다. 멀칭 재료 또한 가능하다면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입장에서 관찰해 보면 일반적인 *바크 bark보다 토양 속 미생물을 사용하는 쪽이 좋은 서식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다폰 edaphon 토양 내 존재하는 유기체의 총칭 *바크 bark 목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 2 적절한 양분이 식물의 힘을 키운다. 우리는 식물들이 정원에서 꽃을 많이 피우길 기대하며 과한 양분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양분은 식물 스스로가 꽃의 양을 결정하도록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다. 식물 건강을 챙기거나 열매를 좋게 하기 위해 비옥한 땅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장미는 보통 일 년에 3회 거름을 주어 꽃을 피우는데, 나는 작년에 전혀 거름을 주지 않았다. 식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꽃은 조금 줄어들지 모르지만, 정원에 함께 식재 한 다른 꽃이 피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3 생태계에서 동반 식물은 기본 질서다. 정원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기 때문에 병이 생기거나 벌레가 오더라도 한 작물 정도만 피해를 입는다. 즉, 한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여러 품종이 서로 어우러지는 다양성을 만들어 줘야 전체적인 피해가 예방되는 것이다. 시각적인 감동이 있는 풍경을 넘어 건강한 생태 환경을 가진 식물 관계를 만들어 주자. 4 충분한 햇빛과 바람이 보약이다. ‘좋은 햇빛과 바람이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원에서도 적당한 장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태양을 필요로 하며 살아가는 식물에게 충분한 햇빛은 중요한 식량이다. 또, 햇빛과 마찬가지로 바람은 세균이나 병이 서식하기 싫어하는 생육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5 ‘빗물 저금통’은 영양제다. 정원에서는 수돗물 사용도 줄여야 한다. 대신 빗물 저금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빗물은 수돗물보다 좋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모아두면 식물에게 좋은 양분이 된다. 또한 식물에 물을 자주 주는 것보다는 정원에서 살아남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겠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는 것도 좋은 정원 행동이다. 6 퇴비함이 있는 정원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자연의 방식을 존중하기 위해 정원에서 폐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발생시켜 멀칭 재료와 거름을 만들어야 한다. 가정이라면 미생물에게 음식물을 제공해 그것을 다시 정원에 사용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퇴비통에서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60℃에 가깝게 온도가 높아지며, 한겨울에도 미생물들은 계속해서 움직여 영상 20℃의 온도를 보인다. 정원문화에도 조금은 새로운 생각과 판단 그리고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준비해야 한다. 소비하고 없어져 버리는 환경이 아닌 계속해서 이어질 환경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정원 행동’을 통해 훗날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자연환경을 돌려주고자 한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HOUSE STORY] 내 집 같은 편안함 영흥도 하늘 빛 펜션
내 집 같은 편안함 영흥도 하늘빛 펜션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설치는 사람이 있다. 터를 탓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편안한 수면을 이끌어줄 공간이다. 좋은 숙박시설을 논할 때 “내 집처럼 편해요”라는 말로 설명이 충분하듯 건축주도 설계 시공을 맡은 원하우징월드 이영석 대표를 만나 한마디로 주문을 끝냈다. “손님들이 내 집처럼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주세요.” 글 백홍기 기자 사진 및 취재협조 원하우징월드 HOUSE NOTE DATA 위치 인천 옹진군 영흥면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목구조 대지면적 9376.00㎡(2836.23평) 건축면적(관리동 포함) 314.67㎡(95.19평) 건폐율 3.36%(법정 40%) 연면적(관리동 포함) 466.22㎡(141.03평) 하늘, 빛 1층 127.93㎡(38.70평) 2층 71.80㎡(21.72평) 해, 달, 별 1층 27.84㎡(8.42평) 2층 27.84㎡(5.42평) 용적률 4.97%(법정 100%) 설계기간 2019년 4월~8월 공사기간 2020년 4월~8월 건축비용 5억 8200만 원(3.3㎡당 437만 원) 설계 및 시공 원하우징월드 010-3520-7873 www.onehousing.co.kr 펜션 하늘빛 010-2496-6796 https://하늘빛.com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 벽 - 스타코 플렉스 / 데크 - 대리석, 방부목 내부마감 천장 - 벽지 / 벽 - 벽지 / 바닥 - 대리석, 강마루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R37, 비드법 보온판 T50 / 외벽 - 글라스울 R21, 비드법 보온판 T50 계단실 디딤판 - 멀바우 집성목 창호 제이드 블랙 위생기구 계림 난방기구 기름보일러(경동보일러) 레벨이 높은 곳에 있는 펜션은 열린 조망과 포근한 숲이 감싸 편안하다. 섬 여행은 쉽게 계획하기 어렵다. 배 타고 바다를 건너야 하는 일이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로로 연결된 섬이라면 어떨까. 게다가 아름다운 풍경과 섬의 정취를 갖춘 곳이라면, 당장이라도 차를 몰아 그곳으로 향하고픈 마음으로 부풀 것이다. 영흥도가 바로 그런 곳이다. 거리는 수도권에서 1~2시간이면 닿는다. 대부도와 영흥도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하는 작은 선재도를 지나는 건 5분이면 충분하다. 영흥도를 차로 한 바퀴 둘러보는 데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작은 섬이지만, 매력적인 여행지다. 특히, 섬 서쪽에 있는 장경리해수욕장은 낙조가 장관이라 품 들여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다. 1.5km에 이르는 백사장은 스트레스를 날려주고, 인근에 1만 평이 넘는 노송지대는 휴식과 사색을 제공해 외지인을 끊임없이 유혹한다. 이 때문에 주변엔 편의 시설까지 잘 갖춰져 있다. ‘하늘, 빛’ 거실은 면적을 시원하게 확보하고 색감이 부드러운 마감재를 사용했다. 넉넉한 6인용 식탁을 배치한 식당 상부에 귀여운 조명과 편백을 활용해 디자인 포인트를 주었다. 주방과 야외 테이블의 연결 동선이 짧아 기분에 따라 실내외 공간을 편안하게 누릴 수 있다. 벽면을 파스텔로 마감해 산뜻하다. 방 내부에 샤워실을 마련해 편리함도 갖췄다. 계단실. ‘하늘, 빛’ 2층 정면에 있는 아늑한 방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은 비밀 공간이 있다. '하늘, 빛’ 2층 공간 사이에 마련한 아담한 화장대. 욕실. 하늘과 바다로 열린 공간 장경리해수욕장에서 섬 안쪽으로 200m 들어가면 숲이 포근하게 감싼 펜션이 반긴다. 섬을 형성하는 국사봉 끝자락에 위치한 지형이라 지세가 다소 높아 서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펜션은 도로가 끝나는 경사로 위에 자리 잡았다. 주변에 있는 것이라곤 숲과 멀리 펼쳐진 바다가 전부다. 건축주는 건너편 솔숲에서 오래전부터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캠핑장 옆에 있는 숲이 위치와 조망이 좋아 펜션을 계획하면 좋을 거라 판단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나뉜 공간이 적당한 레벨 차가 있어 서로 간섭도 없을 거라 생각해 본격적으로 펜션 짓기에 나섰다. “지인에게 믿을만한 전문가를 소개해달라고 했어요. 그분이 2014년에 강원도 양양에 전원주택을 지었는데, 아직까지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고 집도 마음에 든다고 당시 업체를 알아봐 준다고 했어요. 5년 넘게 살면서도 만족하고 있다는 말에 신뢰가 갔어요.” 이 대표도 건축주와의 첫 만남이 인상 깊었다고 한다. “건축주도 직업이 같은 건설 계통이다 보니 의사소통이 잘 됐어요. 한마디 하면 다 이해했고, 펜션 계획도 오랫동안 준비하면서 필요한 것을 잘 정리해 진행하는 게 편했어요.” 부지는 남북으로 긴 형태에 안쪽이 넓은 물주머니 모양이다. 남쪽에 있는 진입로로 들어서면, 넓은 운동장이 먼저 시원하게 반긴다. 그 뒤로 펜션을 동서로 나눠 배치했다. 뒤쪽에 있는 펜션은 시선을 가리지 않도록 앞에 배치한 펜션과 레벨 차를 둔 뒤 북쪽으로 방향을 살짝 틀어 배치했다. 열린 하늘과 바다는 밤이면 별과 달이 촘촘하게 채운다. 그래서인지 객실 이름도 동쪽에 있는 넓은 본관 두 동은 ‘하늘, 빛’으로, 서쪽에 작은 펜션 세 동은 ‘해, 달, 별’로 지었다. ‘해, 달, 별’은 1층에 거실과 주방을 일체형으로 아늑하게 구성했다. ‘해, 달, 별’ 2층에는 침실과 욕실, 작은 전망대를 갖췄다. 가장 중요한 건 ‘편안함’ 이 펜션들은 숙박시설이라기보다 집처럼 보인다. 내부는 블랙 & 화이트 콘셉트로 마감하고, 효율성을 고려한 평면 구성에 맞춰 간결해진 입면은 담백한 첫인상으로 반긴다. 눈에 드러난 부분만 그럴싸한 게 아니다. 속도 알차다. 지붕과 벽 단열재를 글라스울에 비드법 보온판을 덧대 열손실을 최소화함으로써 냉난방 비용은 절감하면서 실내 쾌적성을 오래 유지하도록 했다. 펜션을 둘러보면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 손을 맞잡은 듯 다정하게 연결해 정면에 배치한 ‘하늘과 빛’ 객실은 든든해 보이는 부모와 같고, 뒤에 옹기종기 모인 ‘해, 달 별’은 귀여운 모습이 아이들처럼 여겨진다. 이처럼 단란하고 편안한 느낌은 실내로 이어진다. ‘하늘과 빛’ 실내는 여유로운 거실과 깔끔한 방으로 구성하고 포인트 마감재와 조명을 세심하게 골라 새로 지은 집을 방문하는 것 같다. 이보다 작은 ‘해, 달, 별’은 외형과 같이 내부도 아담하고 경쾌하다. 모든 공간의 포인트는 천장과 계단, 아트월 등에 사용한 목재 마감재다.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목재 마감재를 선택해 시선이 편안하고 따듯한 공간을 제공해 쉼터 안에 또 다른 힐링 공간을 마련해 놓은 듯하다. 휴양림, 캠핑장, 펜션 등 휴양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모두 같다.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늘펜션은 나의 귀한 여가를 알찬 시간으로 채워줄 것만 같다. 시선을 가리지 않아 시원한 바다 풍경과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귀여운 모습으로 나란히 배치한 ‘해, 달, 별’ 펜션. 입구에서 들어오면, 넓은 운동장이 반긴다. 그 뒤로 ‘하늘, 빛’을 앞에 배치하고 뒤에 방향을 살짝 틀어 ‘해, 달, 별’을 배치해 모두 시원한 바다 조망을 확보했다.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② ‘두 번째 집’은 어떤 공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검토한 공간 간의 관계를 파악해 보자. 마지막으로 위치와 면적은 자연조건을 반영해 구체화시켜 나간다. 정원 계획은 마치 정성을 들여 키워낸 맛있는 열매와도 같아 보인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을 짓기 위한 부지를 찾는데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심히 찾는 이유는 훗날 행복한 일상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당연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부지를 찾았으면 이제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집 짓기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보통 예비 건축주는 집 짓기를 앞두고 건축가를 찾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원 전문가인 나를 먼저 찾아온 건축주가 있었다. 건축주가 되기에 앞서 정원주로 시작한 것이다. 정원주는 작은 펜션 두 채와 카페 한 채를 함께 지으려고 하는데, 정원이 예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건축가보다 정원사를 먼저 찾게 되었다고 했다. 흔한 경우가 아니었지만 정원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계 방향은 도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세 채의 건축물이 적당한 프라이버시와 유대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정했다. 더불어 ‘두 번째 집’인 정원을 건축물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편리함과 미적 연결성을 가지는 장치로서 접근했다. 다음은 집 앞에 있는 작은 호수를 고려한 각 건축물의 배치 계획이다. 먼저 부지 북(서) 쪽에 두 채를, 남쪽에 한 채를 배치해 호수로 향한 시야를 열어 주었다. 그리고 각 건축물을 이리저리 회전시키며 사이에서 생기는 공간 형태를 파악했다. 정원에서 건축물은 오브제와 같은 역할로 정해봤다. 특별한 장치가 아니어도 충분히 훌륭한 장식물이다. 이렇게 주어진 부지에서 집을 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정원은 좀 더 풍요로워질 준비가 된다. 배치 계획 1. 배치 계획 2. 배치 계획 3. 주택 정원에서 공간 찾기 처음 건축을 계획할 때 필요한 실, 위치 그리고 크기를 검토하는 것처럼 주택정원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공간과 위치, 면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조성될 정원 공간과 형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1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메모하자 정원에도 쉼터, 텃밭, 꽃밭, 온실, 개인 공간, 수돗가, 창고 등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때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검색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이 내가 필요한 공간을 찾아가며 메모해두면 공간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 크기와 위치는 햇빛 방향을 고려하자 위에서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설정했다면 다음은 면적을 계획해야 한다. 면적을 정하는 방법은 첫째, 사용 인원과 빈도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쉼터의 경우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기본적으로 ‘쉼’의 역할을 하지만 정원을 바라보는 조망 공간,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취미 공간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참고로 다양한 쉼터 중 면적이 넓은 쉼터는 정원에서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위치를 정해보자. 둘째, 집을 중심으로 햇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해 본다. 계절에 따라 들어온 햇빛은 머무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3 기타 공간을 배치하자 정원에서 중심 공간이 정해졌다면 이제 남은 공간을 차례로 배치한다. 수돗가는 쉼터 주변에 설치해 휴식 중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빈번한 사용이 예상된다면 주방에서 오고 가기 편리한 곳에 배치한다. 창고는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미관상 눈에 잘 들어오는 곳보다는 집 중심으로부터 조금 숨겨진 곳이나 많이 사용하지 않을 곳으로 배치한다. 또는 예쁘게 만들어 오브제와 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건강한 정원 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퇴비함은 텃밭 주변에 배치해 편리한 동선을 가진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려동물 공간은 집과 가까운 곳에 두어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자주 마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는 툇마루 아래에 계획했는데, 실제로 반려동물이 편안하게 자주 이용하고 있다. 정원은 ‘두 번째 집’이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을 검토한 후 자연조건을 고려한 위치·면적을 계획해 편리하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조성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며 집 짓기를 시작하는 건축주들이 많다. 아름다운 집과 그에 어울리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이번 호에서 다룬 내용을 참고하고 적용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 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주택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용도에 맞춰 공간을 설정하고 동선을 계획해 꾸며나가는 작업이다. 이는 언뜻 집 짓기와 비슷해 보인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과 함께 뿌듯함으로 돌아온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 짓기는 체력 소모와 함께 금전적인 여유도 사라지는 활동이다. 이는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려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들뜬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보통 1~2년 동안 스스로 고민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완성하는데, 계절과 함께 바뀌어가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정원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주택정원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내가 꼭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호는 주택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불어 시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식재 전 고려해야 할 요소 첫째,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득 심어 완성하지 않는다. 정원 만들기를 집 짓기와 비교한다면 단순히 커튼을 달고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 방을 몇 개로 구성하고,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며, 공간끼리 어떻게 배치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택정원은 두 번째 집이라고 할 만큼 외부에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 찾기. 정원에 꽃과 식물을 식재하기 이전에 텃밭이 필요한지, 잔디 비중을 얼마나 설정할지, 쉼터는 몇 개로 구성할지, 주차장은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등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찾는 방법은 집 짓기에서 방을 배치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어디인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등을 생각해 보면 그 공간이 더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알맞은 동선이 예쁜 정원을 만든다. 동선은 정원의 축과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선과 곡선 그리고 사용할 재료를 고민하면 좋다. 예컨대 동선을 따라 피어 있을 꽃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상을 가진 식물로 선택해 따뜻하고 세련미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꽃과 나무 선택하기. 정원에서 용도를 설정하고 공간을 구획했으니, 먼저 큰 나무를 어디에 식재할지 고민해 본다. 보통 큰 나무는 정원 중심에 두거나 시설물 주변에 놓아 경직된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 공간을 한층 멋스럽게 연출해 준다. 다음은 중간 나무 위치를 선정한다. 공간 구획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라면 중간 나무 위치 선정은 뼈대 주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공간마다 포인트를 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계획하는 작업이다. 꽃을 선택할 때는 높이와 컬러, 개화시기에 따른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본다. 이 작업은 식물 노트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추가로 음지에서 피는지 양지에서 피는지,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후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재 후 정원 관리하는 방법 첫째, 건강한 식물 만들기.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멀칭 mulching을 해주면 좋다. 멀칭이란 식물을 심고 흙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 껍질이나 다른 유기물로 주변을 덮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멀칭을 함으로써 토양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정원이 정돈돼 보인다.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조성해 식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퇴비함 만들기. 먹고 남은 음식물부터 식재료 부산물까지 퇴비함으로 보내면 이를 정원 식물도 함께 먹는다. 또한 정원에서 나오는 많은 부산물도 퇴비함으로 보내 건강한 양질 퇴비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퇴비함 속 온도는 최대 60℃까지 올라가거나 한겨울에도 영상 10℃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퇴비함에서 미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물 주기. 처음 정원을 만들고 나서 2~3년 동안 정성껏 물을 준다. 이 시간은 식물이 땅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을 자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3년 차가 되는 시점에서 정원에 물을 주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두 달가량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자연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1년간 지켜본 결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을 잘 주는 정원보다는 메마른 느낌이 보였다). 물 주기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번 호는 정원을 만드는 것부터 완성한 정원 속 식물을 가꾸는 과정까지 짧게 정리해 봤다. 무턱대고 꽃과 나무부터 심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집 짓기처럼 공간을 구성해가는 작업부터가 주택정원을 만드는 시작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 이오의 정원이야기 22 정원행동, 재미있는 장미 정원 만들기 필자는 이번에 한국장미회에서 주최한 세계장미대회에 참석했는데, 장미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장미가 주는 매력을 알고, 그중에서도 일부러 개성을 가진 장미를 찾아 식재할 정도로 그 인기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장미 정원을 만드는 방법은 각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데, 하나의 장미로도 그 표현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필자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이번 호에서는 장미의 다양한 향기와 색감 그리고 화형을 활용해 화단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고민하는 것이 좋다. 스토리를 담아 독특하게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식용 장미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정원을 만드는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 흔히 장미를 꽃 중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장미는 많은 사람의 기억과 삶에서 인상 깊은 꽃인 것은 분명하다. 주제가 된 장미 집 주변에 장미를 심어보자. 많지 않아도 충분히 화단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 때로는 한 송이로 집 전체를 덮도록 심을 수도 있다. 많지 않은 양에도 장미가 정원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가을까지 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미가 5월에 한 번 피고 나서 더 이상 피지 않았다면, 이제는 품종이 개량되면서 수명도 길어지게 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 중심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처럼 적은 양으로도 향기 가득한 정원을 만들 수 있으니 그 매력에 빠지는 것도 당연하다. 아치와 담장에 핀 장미는 새로운 경관이 주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벽면과 마감재에 핀 장미는 정원에 입체감을 부여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치에 꾸민 장미 정미 정원에서 아치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 입체적인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입구나 정원 중심 등 각 영역에 마련한 아치는 정원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먼저 출입구에 설치한 아치는 오가는 길에 만나는 장미로 기억하기 쉽다. 중심에 설치한 아치를 통해 동선을 따라 마주한 경관은 어느 곳보다도 특별하다. 아치는 크기와 재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목재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철재는 곡선 제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다. 벽돌은 제작은 어려워도 장미와의 조합이 편안해 장식성이 강하다. 아치 높이는 2.5m 이상으로 계획하길 권한다. 낮은 아치는 자칫 공간을 답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색상도 양쪽에 같은 색상으로 하느냐, 다른 색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한쪽에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벽면을 이용한 장미 장미를 벽면에 이용할 때는 그림 그리듯이 연출하면 쉽다. 이것도 정해진 방법은 없고 개성을 담아 표현하면 된다. 필자는 장미가 13m 벽면 전체를 감싸도록 계획했다. 또, 벽면뿐만 아니라 담장에 이용해도 좋다. 단조로울 수 있는 담장도 장미로 색을 입히면 멀리서부터 집을 감싼 화려한 연출로 돋보인다. 색상도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순으로 나열하면 변화가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때 단색만을 사용해 지루하게 연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설치도 직접 고정 핀을 다는 방법과 별도 구조물을 이용하는 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고정 핀을 다는 방법은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축물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별도 구조물을 통해 설치하는 방법은 장식성을 살려 화려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부담된다. 집 전체에 강한 인상을 주는 장미는 연출 방법에 따라 화려하거나 소박하다. 화분에 핀 장미 혹시 정원이 없다면 화분 몇 개로 연출해 보자. 현관 입구 또는 매장 앞에 둔 화분 장미는 오가는 사람들이 웃음꽃을 피울 이유일 것이다. 화분 장미에는 몇 개의 품종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레이디 오브 샬롯’, ‘프린세스 앤’, ‘프린세스 알렉산드라 오브 캔트’를 추천한다. 모양이 다른 여러 개의 화분을 모아 연출하는 것도 재미있다. 휴식 공간에 화분 장미를 놓으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화분은 이동할 수 있기에 매번 그 위치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화분은 충분한 토양으로 장미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20L 이상의 크기로 준비하면 좋다. 이렇게 화분 장미의 다양한 연출을 위해서는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장미회’라는 민간단체는 세계장미회에 소속되어 세계장미인들과 국제적인 교류 활동도 하고 있다.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로자리안’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이러듯 여가 생활로 깊게 자리잡은 장미재배는 새로운 문화로 그 영역을 점차 넒혀가고 있다. 5월에 피웠던 장미꽃 몇 송이가 필자의 작업실 옆에 마른 꽃으로 매달려 있다. 이미 생명은 다했지만 아직 남은 색상이 그날, 5월의 기쁨을 이어가는 듯하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정원 행동, 장미 정원을 돌보는 방법 정원에서 장미가 주는 즐거움은 크다. 향기 또한 그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어느새 정원에 장미를 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향기 이외에도 색과 화형花形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장미는 5월에서 11월까지의 기간 동안 가장 돋보인다. 이에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정원 장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5월의 장미는 어느 꽃보다도 매력적인 모습이다. 화분에 핀 작은 장미부터 벽을 장식하는 장미 그리고 입구 아치를 감싼 장미는 정원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잡는다. 이런 장미를 몇 가지만 기억하면 누구든지 쉽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그럼 장미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체크하면 좋을까. 이를 위해 필자는 정원에 110그루가 넘는 장미를 피워냈다. 작은 공간에 비교적 많이 있는 편인데, 이는 품종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관찰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주택에서 장미 정원을 조성하고 가꿀 때 필자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장미 정원 조성 시 체크해야 할 사항 1 햇빛을 좋아하는 장미 장미는 하루 최소 6시간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햇빛은 장미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 마치 우리가 매일 먹는 식사와 같다. 필자는 주택을 중심으로 사방에 장미를 심었다. 햇빛을 받는 시간에 따라 장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물론 햇빛에 비교적 늦게 노출된 장미도 꽃은 피우지만 다른 곳보다 꽃송이가 적은 것을 볼 수 있었다. 2 바람을 좋아하는 장미 바람은 병충해로부터 장미를 보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병충해는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장미 정원에는 통풍이 잘 되게 물리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에 가지치기도 햇빛과 바람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겨울철 지속되는 바람은 오히려 장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바람이 식물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바람이 너무 심한 곳은 피해 주어야 한다. 3 장미를 건강하게 만드는 적당한 거름 작년부터 필자는 장미에 특별한 거름을 주지 않고 있다. 퇴비함에서 나오는 거름 정도만 봄에 주고 있다. 퇴비장과 떨어진 장미는 이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보통 장미는 1년에 3번 거름을 주지만, 이 거름주기를 중지한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장미 스스로 꽃의 양을 조절하며 피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영양관리를 하면서 꽃을 피우도록 장미에게 선택권을 준 셈이다. 이런 정원 행동은 정원의 모든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4 뿌리를 튼튼히 만들어 줄 멀칭 멀칭은 유기물로 토양을 덮어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텃밭에서 비닐로 덮어주는 것도 멀칭의 한 방법이다. 멀칭을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토양의 습도를 유지하고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환경은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촉진한다. 식물에게 뿌리는 생리적 조건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미를 심고 나면 멀칭을 꼭 해주어야 한다. 5 농약 사용 없이 장미 키우기 농약은 개인 여건과 정원 형태에 따라서 선택해야 한다. 개인 정원이라면 농약 없이 장미를 키워보자. 장미가 각종 해충으로부터 견디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 있다. 또, 상처를 남기고 겨우 이겨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거친 장미는 결국 스스로를 지켜낸다. 참고로 농약은 토양 속 미생물이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 그 사실을 안다면 농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친환경 제품조차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장미를 믿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요즘 정원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장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 많은 노동과 화학제로 장미를 돌보는 방법은 잠시 접어두자. 우리에게는 건강한 물리적 환경과 정원 행동을 선택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다음 세대도 건강한 장미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지속가능한 정원 만들기 정원 행동 두 번째 집인 정원에서 공간을 나누고 위치와 면적을 조정했다면, 이제는 마감재를 적용하듯 색을 입혀보자. 정원사에게는 자연의 색으로 정원을 채워나가는 일 또한 큰 즐거움이다. 이전 호에서는 식물을 배치하는 법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호에서는 활기찬 자연의 색을 유지하기 위한 정원 관리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정원 식물은 사람의 손길로 가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현재 정원을 관리하고 있는 중이라면 혹시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식물을 가꾸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 생각해 보자. 그럼 정원에서 식물을 자연의 순리대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원 행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보자. 나는 사람이 아닌 식물의 관점으로 방향을 옮겨보려고 한다. 가꾸는 정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원이다. 그동안 땅바닥에 붙어 있는 작은 꽃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정도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눈과 코 그리고 귀를 좀 더 땅 가까이에 대고 관찰해 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원에서 이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괜히 말을 걸어오는 자연의 말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자연 숨소리가 살아있고 모든 식물이 건강한 야성野性을 잃어버리지 않아 힘찬 에너지로 꽉 찬듯한 그런 공간에 내 몸과 마음을 기대보려 한다. 정원 행동 1 건강한 식물은 멀칭 mulching에서 시작한다. 숲속을 거닐다 보면 다양한 유기물들이 토양을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정원도 속살이 보이는 토양이 아닌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멀칭을 해야 한다. *에다폰 edaphon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흔히 지력이라고 불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고 있다. 휴작을 하거나 연작을 피하는 것처럼 땅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토양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도록 다양한 미생물을 돌봐야 한다. 이처럼 토양을 돌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기 때문에 멀칭은 중요한 것이다. 멀칭 재료 또한 가능하다면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입장에서 관찰해 보면 일반적인 *바크 bark보다 토양 속 미생물을 사용하는 쪽이 좋은 서식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다폰 edaphon 토양 내 존재하는 유기체의 총칭 *바크 bark 목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 2 적절한 양분이 식물의 힘을 키운다. 우리는 식물들이 정원에서 꽃을 많이 피우길 기대하며 과한 양분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양분은 식물 스스로가 꽃의 양을 결정하도록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다. 식물 건강을 챙기거나 열매를 좋게 하기 위해 비옥한 땅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장미는 보통 일 년에 3회 거름을 주어 꽃을 피우는데, 나는 작년에 전혀 거름을 주지 않았다. 식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꽃은 조금 줄어들지 모르지만, 정원에 함께 식재 한 다른 꽃이 피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3 생태계에서 동반 식물은 기본 질서다. 정원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기 때문에 병이 생기거나 벌레가 오더라도 한 작물 정도만 피해를 입는다. 즉, 한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여러 품종이 서로 어우러지는 다양성을 만들어 줘야 전체적인 피해가 예방되는 것이다. 시각적인 감동이 있는 풍경을 넘어 건강한 생태 환경을 가진 식물 관계를 만들어 주자. 4 충분한 햇빛과 바람이 보약이다. ‘좋은 햇빛과 바람이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원에서도 적당한 장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태양을 필요로 하며 살아가는 식물에게 충분한 햇빛은 중요한 식량이다. 또, 햇빛과 마찬가지로 바람은 세균이나 병이 서식하기 싫어하는 생육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5 ‘빗물 저금통’은 영양제다. 정원에서는 수돗물 사용도 줄여야 한다. 대신 빗물 저금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빗물은 수돗물보다 좋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모아두면 식물에게 좋은 양분이 된다. 또한 식물에 물을 자주 주는 것보다는 정원에서 살아남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겠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는 것도 좋은 정원 행동이다. 6 퇴비함이 있는 정원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자연의 방식을 존중하기 위해 정원에서 폐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발생시켜 멀칭 재료와 거름을 만들어야 한다. 가정이라면 미생물에게 음식물을 제공해 그것을 다시 정원에 사용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퇴비통에서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60℃에 가깝게 온도가 높아지며, 한겨울에도 미생물들은 계속해서 움직여 영상 20℃의 온도를 보인다. 정원문화에도 조금은 새로운 생각과 판단 그리고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준비해야 한다. 소비하고 없어져 버리는 환경이 아닌 계속해서 이어질 환경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정원 행동’을 통해 훗날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자연환경을 돌려주고자 한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
-
[HOUSE STORY] 내 집 같은 편안함 영흥도 하늘 빛 펜션
- 내 집 같은 편안함 영흥도 하늘빛 펜션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설치는 사람이 있다. 터를 탓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편안한 수면을 이끌어줄 공간이다. 좋은 숙박시설을 논할 때 “내 집처럼 편해요”라는 말로 설명이 충분하듯 건축주도 설계 시공을 맡은 원하우징월드 이영석 대표를 만나 한마디로 주문을 끝냈다. “손님들이 내 집처럼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주세요.” 글 백홍기 기자 사진 및 취재협조 원하우징월드 HOUSE NOTE DATA 위치 인천 옹진군 영흥면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목구조 대지면적 9376.00㎡(2836.23평) 건축면적(관리동 포함) 314.67㎡(95.19평) 건폐율 3.36%(법정 40%) 연면적(관리동 포함) 466.22㎡(141.03평) 하늘, 빛 1층 127.93㎡(38.70평) 2층 71.80㎡(21.72평) 해, 달, 별 1층 27.84㎡(8.42평) 2층 27.84㎡(5.42평) 용적률 4.97%(법정 100%) 설계기간 2019년 4월~8월 공사기간 2020년 4월~8월 건축비용 5억 8200만 원(3.3㎡당 437만 원) 설계 및 시공 원하우징월드 010-3520-7873 www.onehousing.co.kr 펜션 하늘빛 010-2496-6796 https://하늘빛.com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 벽 - 스타코 플렉스 / 데크 - 대리석, 방부목 내부마감 천장 - 벽지 / 벽 - 벽지 / 바닥 - 대리석, 강마루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R37, 비드법 보온판 T50 / 외벽 - 글라스울 R21, 비드법 보온판 T50 계단실 디딤판 - 멀바우 집성목 창호 제이드 블랙 위생기구 계림 난방기구 기름보일러(경동보일러) 레벨이 높은 곳에 있는 펜션은 열린 조망과 포근한 숲이 감싸 편안하다. 섬 여행은 쉽게 계획하기 어렵다. 배 타고 바다를 건너야 하는 일이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로로 연결된 섬이라면 어떨까. 게다가 아름다운 풍경과 섬의 정취를 갖춘 곳이라면, 당장이라도 차를 몰아 그곳으로 향하고픈 마음으로 부풀 것이다. 영흥도가 바로 그런 곳이다. 거리는 수도권에서 1~2시간이면 닿는다. 대부도와 영흥도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하는 작은 선재도를 지나는 건 5분이면 충분하다. 영흥도를 차로 한 바퀴 둘러보는 데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작은 섬이지만, 매력적인 여행지다. 특히, 섬 서쪽에 있는 장경리해수욕장은 낙조가 장관이라 품 들여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다. 1.5km에 이르는 백사장은 스트레스를 날려주고, 인근에 1만 평이 넘는 노송지대는 휴식과 사색을 제공해 외지인을 끊임없이 유혹한다. 이 때문에 주변엔 편의 시설까지 잘 갖춰져 있다. ‘하늘, 빛’ 거실은 면적을 시원하게 확보하고 색감이 부드러운 마감재를 사용했다. 넉넉한 6인용 식탁을 배치한 식당 상부에 귀여운 조명과 편백을 활용해 디자인 포인트를 주었다. 주방과 야외 테이블의 연결 동선이 짧아 기분에 따라 실내외 공간을 편안하게 누릴 수 있다. 벽면을 파스텔로 마감해 산뜻하다. 방 내부에 샤워실을 마련해 편리함도 갖췄다. 계단실. ‘하늘, 빛’ 2층 정면에 있는 아늑한 방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은 비밀 공간이 있다. '하늘, 빛’ 2층 공간 사이에 마련한 아담한 화장대. 욕실. 하늘과 바다로 열린 공간 장경리해수욕장에서 섬 안쪽으로 200m 들어가면 숲이 포근하게 감싼 펜션이 반긴다. 섬을 형성하는 국사봉 끝자락에 위치한 지형이라 지세가 다소 높아 서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펜션은 도로가 끝나는 경사로 위에 자리 잡았다. 주변에 있는 것이라곤 숲과 멀리 펼쳐진 바다가 전부다. 건축주는 건너편 솔숲에서 오래전부터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캠핑장 옆에 있는 숲이 위치와 조망이 좋아 펜션을 계획하면 좋을 거라 판단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나뉜 공간이 적당한 레벨 차가 있어 서로 간섭도 없을 거라 생각해 본격적으로 펜션 짓기에 나섰다. “지인에게 믿을만한 전문가를 소개해달라고 했어요. 그분이 2014년에 강원도 양양에 전원주택을 지었는데, 아직까지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고 집도 마음에 든다고 당시 업체를 알아봐 준다고 했어요. 5년 넘게 살면서도 만족하고 있다는 말에 신뢰가 갔어요.” 이 대표도 건축주와의 첫 만남이 인상 깊었다고 한다. “건축주도 직업이 같은 건설 계통이다 보니 의사소통이 잘 됐어요. 한마디 하면 다 이해했고, 펜션 계획도 오랫동안 준비하면서 필요한 것을 잘 정리해 진행하는 게 편했어요.” 부지는 남북으로 긴 형태에 안쪽이 넓은 물주머니 모양이다. 남쪽에 있는 진입로로 들어서면, 넓은 운동장이 먼저 시원하게 반긴다. 그 뒤로 펜션을 동서로 나눠 배치했다. 뒤쪽에 있는 펜션은 시선을 가리지 않도록 앞에 배치한 펜션과 레벨 차를 둔 뒤 북쪽으로 방향을 살짝 틀어 배치했다. 열린 하늘과 바다는 밤이면 별과 달이 촘촘하게 채운다. 그래서인지 객실 이름도 동쪽에 있는 넓은 본관 두 동은 ‘하늘, 빛’으로, 서쪽에 작은 펜션 세 동은 ‘해, 달, 별’로 지었다. ‘해, 달, 별’은 1층에 거실과 주방을 일체형으로 아늑하게 구성했다. ‘해, 달, 별’ 2층에는 침실과 욕실, 작은 전망대를 갖췄다. 가장 중요한 건 ‘편안함’ 이 펜션들은 숙박시설이라기보다 집처럼 보인다. 내부는 블랙 & 화이트 콘셉트로 마감하고, 효율성을 고려한 평면 구성에 맞춰 간결해진 입면은 담백한 첫인상으로 반긴다. 눈에 드러난 부분만 그럴싸한 게 아니다. 속도 알차다. 지붕과 벽 단열재를 글라스울에 비드법 보온판을 덧대 열손실을 최소화함으로써 냉난방 비용은 절감하면서 실내 쾌적성을 오래 유지하도록 했다. 펜션을 둘러보면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 손을 맞잡은 듯 다정하게 연결해 정면에 배치한 ‘하늘과 빛’ 객실은 든든해 보이는 부모와 같고, 뒤에 옹기종기 모인 ‘해, 달 별’은 귀여운 모습이 아이들처럼 여겨진다. 이처럼 단란하고 편안한 느낌은 실내로 이어진다. ‘하늘과 빛’ 실내는 여유로운 거실과 깔끔한 방으로 구성하고 포인트 마감재와 조명을 세심하게 골라 새로 지은 집을 방문하는 것 같다. 이보다 작은 ‘해, 달, 별’은 외형과 같이 내부도 아담하고 경쾌하다. 모든 공간의 포인트는 천장과 계단, 아트월 등에 사용한 목재 마감재다.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목재 마감재를 선택해 시선이 편안하고 따듯한 공간을 제공해 쉼터 안에 또 다른 힐링 공간을 마련해 놓은 듯하다. 휴양림, 캠핑장, 펜션 등 휴양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모두 같다.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늘펜션은 나의 귀한 여가를 알찬 시간으로 채워줄 것만 같다. 시선을 가리지 않아 시원한 바다 풍경과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귀여운 모습으로 나란히 배치한 ‘해, 달, 별’ 펜션. 입구에서 들어오면, 넓은 운동장이 반긴다. 그 뒤로 ‘하늘, 빛’을 앞에 배치하고 뒤에 방향을 살짝 틀어 ‘해, 달, 별’을 배치해 모두 시원한 바다 조망을 확보했다.
-
- 전원생활
- 펜션
-
[HOUSE STORY] 내 집 같은 편안함 영흥도 하늘 빛 펜션
-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② ‘두 번째 집’은 어떤 공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검토한 공간 간의 관계를 파악해 보자. 마지막으로 위치와 면적은 자연조건을 반영해 구체화시켜 나간다. 정원 계획은 마치 정성을 들여 키워낸 맛있는 열매와도 같아 보인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을 짓기 위한 부지를 찾는데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심히 찾는 이유는 훗날 행복한 일상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당연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부지를 찾았으면 이제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집 짓기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보통 예비 건축주는 집 짓기를 앞두고 건축가를 찾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원 전문가인 나를 먼저 찾아온 건축주가 있었다. 건축주가 되기에 앞서 정원주로 시작한 것이다. 정원주는 작은 펜션 두 채와 카페 한 채를 함께 지으려고 하는데, 정원이 예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건축가보다 정원사를 먼저 찾게 되었다고 했다. 흔한 경우가 아니었지만 정원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계 방향은 도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세 채의 건축물이 적당한 프라이버시와 유대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정했다. 더불어 ‘두 번째 집’인 정원을 건축물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편리함과 미적 연결성을 가지는 장치로서 접근했다. 다음은 집 앞에 있는 작은 호수를 고려한 각 건축물의 배치 계획이다. 먼저 부지 북(서) 쪽에 두 채를, 남쪽에 한 채를 배치해 호수로 향한 시야를 열어 주었다. 그리고 각 건축물을 이리저리 회전시키며 사이에서 생기는 공간 형태를 파악했다. 정원에서 건축물은 오브제와 같은 역할로 정해봤다. 특별한 장치가 아니어도 충분히 훌륭한 장식물이다. 이렇게 주어진 부지에서 집을 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정원은 좀 더 풍요로워질 준비가 된다. 배치 계획 1. 배치 계획 2. 배치 계획 3. 주택 정원에서 공간 찾기 처음 건축을 계획할 때 필요한 실, 위치 그리고 크기를 검토하는 것처럼 주택정원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공간과 위치, 면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조성될 정원 공간과 형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1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메모하자 정원에도 쉼터, 텃밭, 꽃밭, 온실, 개인 공간, 수돗가, 창고 등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때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검색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이 내가 필요한 공간을 찾아가며 메모해두면 공간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 크기와 위치는 햇빛 방향을 고려하자 위에서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설정했다면 다음은 면적을 계획해야 한다. 면적을 정하는 방법은 첫째, 사용 인원과 빈도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쉼터의 경우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기본적으로 ‘쉼’의 역할을 하지만 정원을 바라보는 조망 공간,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취미 공간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참고로 다양한 쉼터 중 면적이 넓은 쉼터는 정원에서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위치를 정해보자. 둘째, 집을 중심으로 햇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해 본다. 계절에 따라 들어온 햇빛은 머무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3 기타 공간을 배치하자 정원에서 중심 공간이 정해졌다면 이제 남은 공간을 차례로 배치한다. 수돗가는 쉼터 주변에 설치해 휴식 중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빈번한 사용이 예상된다면 주방에서 오고 가기 편리한 곳에 배치한다. 창고는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미관상 눈에 잘 들어오는 곳보다는 집 중심으로부터 조금 숨겨진 곳이나 많이 사용하지 않을 곳으로 배치한다. 또는 예쁘게 만들어 오브제와 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건강한 정원 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퇴비함은 텃밭 주변에 배치해 편리한 동선을 가진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려동물 공간은 집과 가까운 곳에 두어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자주 마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는 툇마루 아래에 계획했는데, 실제로 반려동물이 편안하게 자주 이용하고 있다. 정원은 ‘두 번째 집’이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을 검토한 후 자연조건을 고려한 위치·면적을 계획해 편리하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조성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며 집 짓기를 시작하는 건축주들이 많다. 아름다운 집과 그에 어울리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이번 호에서 다룬 내용을 참고하고 적용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 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주택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용도에 맞춰 공간을 설정하고 동선을 계획해 꾸며나가는 작업이다. 이는 언뜻 집 짓기와 비슷해 보인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과 함께 뿌듯함으로 돌아온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 짓기는 체력 소모와 함께 금전적인 여유도 사라지는 활동이다. 이는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려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들뜬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보통 1~2년 동안 스스로 고민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완성하는데, 계절과 함께 바뀌어가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정원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주택정원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내가 꼭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호는 주택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불어 시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식재 전 고려해야 할 요소 첫째,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득 심어 완성하지 않는다. 정원 만들기를 집 짓기와 비교한다면 단순히 커튼을 달고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 방을 몇 개로 구성하고,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며, 공간끼리 어떻게 배치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택정원은 두 번째 집이라고 할 만큼 외부에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 찾기. 정원에 꽃과 식물을 식재하기 이전에 텃밭이 필요한지, 잔디 비중을 얼마나 설정할지, 쉼터는 몇 개로 구성할지, 주차장은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등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찾는 방법은 집 짓기에서 방을 배치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어디인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등을 생각해 보면 그 공간이 더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알맞은 동선이 예쁜 정원을 만든다. 동선은 정원의 축과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선과 곡선 그리고 사용할 재료를 고민하면 좋다. 예컨대 동선을 따라 피어 있을 꽃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상을 가진 식물로 선택해 따뜻하고 세련미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꽃과 나무 선택하기. 정원에서 용도를 설정하고 공간을 구획했으니, 먼저 큰 나무를 어디에 식재할지 고민해 본다. 보통 큰 나무는 정원 중심에 두거나 시설물 주변에 놓아 경직된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 공간을 한층 멋스럽게 연출해 준다. 다음은 중간 나무 위치를 선정한다. 공간 구획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라면 중간 나무 위치 선정은 뼈대 주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공간마다 포인트를 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계획하는 작업이다. 꽃을 선택할 때는 높이와 컬러, 개화시기에 따른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본다. 이 작업은 식물 노트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추가로 음지에서 피는지 양지에서 피는지,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후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재 후 정원 관리하는 방법 첫째, 건강한 식물 만들기.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멀칭 mulching을 해주면 좋다. 멀칭이란 식물을 심고 흙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 껍질이나 다른 유기물로 주변을 덮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멀칭을 함으로써 토양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정원이 정돈돼 보인다.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조성해 식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퇴비함 만들기. 먹고 남은 음식물부터 식재료 부산물까지 퇴비함으로 보내면 이를 정원 식물도 함께 먹는다. 또한 정원에서 나오는 많은 부산물도 퇴비함으로 보내 건강한 양질 퇴비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퇴비함 속 온도는 최대 60℃까지 올라가거나 한겨울에도 영상 10℃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퇴비함에서 미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물 주기. 처음 정원을 만들고 나서 2~3년 동안 정성껏 물을 준다. 이 시간은 식물이 땅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을 자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3년 차가 되는 시점에서 정원에 물을 주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두 달가량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자연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1년간 지켜본 결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을 잘 주는 정원보다는 메마른 느낌이 보였다). 물 주기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번 호는 정원을 만드는 것부터 완성한 정원 속 식물을 가꾸는 과정까지 짧게 정리해 봤다. 무턱대고 꽃과 나무부터 심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집 짓기처럼 공간을 구성해가는 작업부터가 주택정원을 만드는 시작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전원생활
-
-
[전원카페]수락산 자락에 옛 정취 가득한, 바위소리
- 미군부대의 헬기가 쉼 없이 뜨고 내리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그 건너편 들녘은 추수 끝난 후의 여유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경기도 의정부시 산곡동, 조용한 농촌마을과 마주한 미군부대 어디쯤에 전원카페가 자리할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카페 안내판을 따라 들어가면 ‘바위소리’ 를 만날 수 있다. 수락산자락에 위치한 이곳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손님 수가 상당하다. 단체손님을 위한 좌석이 따로 마련돼 있어 여유롭게 모임을 가질 수 있는 이유도 있지만, 지금은 보기 힘든 옛날 생활용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검정고무신부터 인디언 인형들까지... 옛 추억이 묻어나는 생활용품과 테마파크를 연상케 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어울림을 담아보았다. 유년시절을 인근에서 보낸 유기광 사장은 향토적인 풍경을 기억하고, 그와 가장 잘 어울리는 자연친화적인 통나무 소재를 이용해 카페를 만들었다. 계절별로 변하는 수락산의 주변 풍경과 오래도록 변치 않는 통나무야말로 더없이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카페를 오픈하기 전, 10년 가까이 한식점을 운영하며 하나둘 모아온 다양한 소품들은 지금의 카페 곳곳에서 빛을 내고 있다. 시골에서 자라며, 자연과 가까이 지낸 덕분에 유 사장은 테이블을 손수 제작하고, 카페 현관문에 양각으로 ‘바위소리’, ‘청산별곡’ 등의 글자를 직접 새겨 방문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한다. 카페 현관을 촬영하는 중에 한 손님이 와서 말을 건넨다. 단체사진을 한 장만 찍어달라는 부탁을 하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자주 오는 곳이라고 소개를 한다. “요즘 아이들은 하루에 학원을 두세 군데 다니고, 컴퓨터에 매달려 게임만 하기 바쁜데, 이곳에 오면 예전에 엄마 아빠가 사용하던 소품들을 보면서 무척 신기해하거든요. 올 때마다 구석구석을 돌며 구경하는데 정신을 팔곤 하죠.” 대낮에 밝히는 촛불 카페 내부에는 다른 곳과 달리 천장에 인공 조명을 설치하지 않고, 부분 조명만으로 실내 분위기를 밝히고 있다. 별당과 창가 쪽에 자리한 테이블을 제외하면, 한낮에도 촛불의 운치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촛불을 밝힌 테이블 옆의 길다란 주전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는데, 이 역시 유기광 사장이 인도네시아에서 사온 장식품이라고. 램프의 요정 지니를 금방이라도 부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특이한 모양의 나무의자도 모두 인도네시아에서 들여왔다. 골동품이나 옛 생활용품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모은 것은 아니고, 어린 시절 소 여물통이나 농기구 등 주변에서 자주 봤던 기억 때문에 하나둘 모은 것이 지금에까지 이르게 됐다고 한다. 이 외에도 유 사장이 직접 황학동 벼룩시장을 돌며 구한 소품은 지금은 보기 힘든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황학동 벼룩시장이 없어지고 나서 그런 소품을 구입하는 게 힘들어졌단다. 동대문운동장 안에 시장이 들어서긴 했지만 예전만큼 볼거리가 풍성한 것 같지 않아 잘 찾지 않는다고. 한 켠에는 유 사장이 오랫동안 모아온 수백 장의 엘피판이 자리하고 있다. 모두 누렇게 빛은 바랬지만, 더 이상 제작조차 되지 않는 것을 생각하면 사라져 가는 풍경의 아쉬움이 생긴다. 얼마 전 엘피판을 제작하던 마지막 업체가 문을 닫았다는 보도가 있었기에 이곳의 엘피판들이 더욱 정감 있게 느껴진다.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 현관에 자리한 무쇠솥은 실제로 문풍지를 제작하는 용도로 사용한 것이다. 솥의 지름이 어른이 양팔을 벌린 만큼 크다.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이곳을 많이 찾아오는데, 아이들은 그 솥의 크기만 봐도 신기해하며 올라서 보려고 까치발을 들어 주변을 돌기에 바쁘다. 카페 중앙에는 커다란 부뚜막을 만들어 놓고 지금은 보기 힘든 옛날 생활용품들을 가지런히 올려 놓았다. 검정 고무신을 비롯해 양은 도시락, 검정 교복, 주황색 전화기, 교실에서 사용하던 낡은 의자 등을 보면서,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반가워하는 손님들도 있고, 처음 보는 물건에 신기해 하며 쳐다보고, 만져보는 어린 손님 등 반응도 각양각색이라고. 가족 단위의 손님들은 이 부뚜막 앞에 서서 엄마 아빠가 어릴 적에 사용한 물건들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을 듣고, 아이들은 직접 만져보면서 옛날 이야기를 듣기에 여념이 없다. 카페 내부의 커다란 벽난로는 특히 겨울철에 인기를 끌고 있다. 호일로 하나씩 포장을 한 고구마를 벽난로에 넣어 익혀 먹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별당과 메인홀에 각각 하나씩 위치한 벽난로 주변에는 올겨울을 따듯하게 보낼 수 있는 장작들이 쌓여 있어 추운 겨울바람이 불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자연속으로 옮긴 테마파크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에 정감 있는 분위기도 좋지만, 젊은이들을 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도 필요했다. 카페 별관을 통해 뒷정원으로 나가면 바위소리의 또 다른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익살스러운 표정의 인형은 물론, 영화 빠삐용의 주인공들처럼 가로줄무늬의 죄수복을 입고 있는 인형, 인디언 추장과 해적선장 인형 등을 배치해 전혀 다른 분위기의 정원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마치 테마파크의 한 부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아이들을 비롯해 뒷정원을 찾은 사람들은 마음에 드는 인형 앞에 서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기 바쁘다. 재미있는 표정의 인형들 외에도 나뭇가지에 줄을 매달아 설치한 그네, 영국의 동물원에서 사파리 관람용으로 사용했던 버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조각상 등 눈에 띄는 볼거리들이 가득하다. 알록달록한 색상의 그림이 그려진 버스 안에서 뛰노느라 정신이 없는 어린이들을 위해 유기광 사장은 특별한 서비스를 한 가지 더 제공한다. 주말에 골프카를 직접 몰아 정원을 쭉 둘러보도록 하는 것이다. 숲속에 둘러싸인 야외 좌석에는 수락산에서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오솔길을 따라 조용하게 산책을 할 수도 있고, 겨울에는 모닥불을 피워 보는 재미까지 얻을 수 있다. 田 찾아가는 길 의정부 -> 퇴계원 방향 -> 송산 검문소 지나서 우회전 -> 바위소리 안내판 따라 이동 (문의 031-841-4400) 글·사진 조영옥 기자
-
- 전원생활
- 전원카페
-
[전원카페]수락산 자락에 옛 정취 가득한, 바위소리
-
-
[Home & Garden②]정원 속 놀이터 만들기
- 어린이 놀이기구어린이를 위한 정원을 만들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놀이기구다. 동네 놀이터에서 흔히 보는 미끄럼틀과 그네, 시소 등을 정원 안에 배치해 보자. 어린이들의 나이와 성별에 따라 사용하는 기구들이 달라지므로 기구들의 특성을 잘 살펴보고 구입해야 한다.흔들의자나 폭 넓은 그네에 어린이들과 함께 앉아 있는 가족들의 여유로운 풍경을 한두 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전원주택의 경우, 대부분 마당이나 정원 등의 여유공간이 있어 어린이들을 위한 소품을 따로 배치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다. 여유로운 풍경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정원에 어린이를 위한 놀이기구를 설치하자. 자연학습장과 더불어 놀이공간도 겸하기에 정원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지게 된다. 그 어떤 공간보다 어린이를 위한 공간인 만큼,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그네의 경우에는 유아용에서부터 어른이 함께 탈 수 있는 그네 등 연령대에 따라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특히 나이가 어린 영유아들의 경우, 안전한 환경조건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안전보호대의 유무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자.숲속의 미끄럼자연의 색에 가깝게, 실감나는 재질로 된 미끄럼틀은 주거 환경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어린이들의 놀이터 역할을 한다. 2층으로 올라가도록 미끄럼틀 몸체 양쪽에 홈을 낸 것이 특징이며, 나뭇결 질감의 사다리가 자연을 가까이 느끼게 한다.터널과 종합 놀이터오르고, 미끄러지고, 숨는 놀이까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모든 기능이 포함된 기구다. 오두막 안에는 접을 수 있는 테이블과 2개의 의자, 메모판, 시계, 소리나는 전화기 등이 있어 어린이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다리 밑에는 어린이들이 통과할 수 있는 터널이 있고, 다리를 건너 감시타워로 가면 조종대와 망원경 등이 있다.어린이 시소5세 이하 어린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꽃게시소예쁜 꽃게 모양을 한 놀이기구다. 둘이서 혹은 셋이서 함께 사용할 수 있다. 페달 트랙터 트레일러적당한 크기의 수레에 짐을 싣는 기능이 있어, 어린이들이 직접 물건을 나르며 놀 수 있는 재미가 있다. 페달 트랙터의 뒷면에 쉽게 탈부착이 가능하다. 어린이 주물벤치 어린이들을 위한 벤치 세트. 정원의 잔디 위에서 아이들이 사용하기 좋은 사이즈의 의자와 테이블이 세트로 마련된 제품.2인용 애벌레 그네그네봉을 이용해 방문틀에 간단히 설치하는 유아용 그네다. 등받이가 높아 편하며, T자형 안전 보호대는 어린이들이 그네를 타가다 잠들거나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받쳐준다. 가을동화 어린이 그네원목으로 만든 어린이용 그네. 田# 정리 조영옥 기자# 자료협조 쉐르보네 www.cherbonheur.com 031-767-9097구니카 www.igunica.com 02-782-6680어린이용품 관련 사이트구니카 www.igunica.com실내나 야외정원에 설치하는 놀이기구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 주로 제품을 수입 판매하고 있으며, 놀이기구 외에도 어린이용 침구세트 등도 구입할 수 있다. 온라인으로도 제품을 구입할 수 있으며, 경매나 공동구매를 통해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위드펀몰 www.withfun.co.kr유아체육, 어린이 놀이기구 및 관련 용품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전문 쇼핑몰이다.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제품을 자체 생산시스템에 의해 제작하는 국산 제품이다. 어린이용 테이블과 의자 세트부터 대형 놀이시설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토이마트 www.toy.co.kr온라인 쇼핑몰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과 통합한 신개념의 유아/아동용품 종합 백화점을 오픈했다. 국내 최저가격으로 모든 상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구입할 수 있다. 놀이방의 블록하우스부터 연령대에 따라 다른 놀이용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②]정원 속 놀이터 만들기
-
-
[Home & Garden②]정원 속 놀이터 만들기
- 자연과 어울리는 어린이 놀이기구어린이를 위한 정원을 만들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놀이기구다. 동네 놀이터에서 흔히 보는 미끄럼틀과 그네, 시소 등을 정원 안에 배치해 보자. 어린이들의 나이와 성별에 따라 사용하는 기구들이 달라지므로 기구들의 특성을 잘 살펴보고 구입해야 한다.흔들의자나 폭 넓은 그네에 어린이들과 함께 앉아 있는 가족들의 여유로운 풍경을 한두 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전원주택의 경우, 대부분 마당이나 정원 등의 여유공간이 있어 어린이들을 위한 소품을 따로 배치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다. 여유로운 풍경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정원에 어린이를 위한 놀이기구를 설치하자. 자연학습장과 더불어 놀이공간도 겸하기에 정원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지게 된다. 그 어떤 공간보다 어린이를 위한 공간인 만큼,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그네의 경우에는 유아용에서부터 어른이 함께 탈 수 있는 그네 등 연령대에 따라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특히 나이가 어린 영유아들의 경우, 안전한 환경조건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안전보호대의 유무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자.숲속의 미끄럼자연의 색에 가깝게, 실감나는 재질로 된 미끄럼틀은 주거 환경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어린이들의 놀이터 역할을 한다. 2층으로 올라가도록 미끄럼틀 몸체 양쪽에 홈을 낸 것이 특징이며, 나뭇결 질감의 사다리가 자연을 가까이 느끼게 한다.터널과 종합 놀이터오르고, 미끄러지고, 숨는 놀이까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모든 기능이 포함된 기구다. 오두막 안에는 접을 수 있는 테이블과 2개의 의자, 메모판, 시계, 소리나는 전화기 등이 있어 어린이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다리 밑에는 어린이들이 통과할 수 있는 터널이 있고, 다리를 건너 감시타워로 가면 조종대와 망원경 등이 있다.어린이 시소5세 이하 어린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꽃게시소예쁜 꽃게 모양을 한 놀이기구다. 둘이서 혹은 셋이서 함께 사용할 수 있다. 페달 트랙터 트레일러적당한 크기의 수레에 짐을 싣는 기능이 있어, 어린이들이 직접 물건을 나르며 놀 수 있는 재미가 있다. 페달 트랙터의 뒷면에 쉽게 탈부착이 가능하다. 어린이 주물벤치 어린이들을 위한 벤치 세트. 정원의 잔디 위에서 아이들이 사용하기 좋은 사이즈의 의자와 테이블이 세트로 마련된 제품.2인용 애벌레 그네그네봉을 이용해 방문틀에 간단히 설치하는 유아용 그네다. 등받이가 높아 편하며, T자형 안전 보호대는 어린이들이 그네를 타가다 잠들거나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받쳐준다. 가을동화 어린이 그네원목으로 만든 어린이용 그네. 田정리 조영옥 기자자료협조 쉐르보네 www.cherbonheur.com 031-767-9097구니카 www.igunica.com 02-782-6680어린이용품 관련 사이트구니카 www.igunica.com실내나 야외정원에 설치하는 놀이기구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 주로 제품을 수입 판매하고 있으며, 놀이기구 외에도 어린이용 침구세트 등도 구입할 수 있다. 온라인으로도 제품을 구입할 수 있으며, 경매나 공동구매를 통해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위드펀몰 www.withfun.co.kr유아체육, 어린이 놀이기구 및 관련 용품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전문 쇼핑몰이다.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제품을 자체 생산시스템에 의해 제작하는 국산 제품이다. 어린이용 테이블과 의자 세트부터 대형 놀이시설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토이마트 www.toy.co.kr온라인 쇼핑몰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과 통합한 신개념의 유아/아동용품 종합 백화점을 오픈했다. 국내 최저가격으로 모든 상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구입할 수 있다. 놀이방의 블록하우스부터 연령대에 따라 다른 놀이용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②]정원 속 놀이터 만들기
-
-
[Home & Garden]어린이를 위한 정원 만들기
- 오감을 자극하는 정원정원을 만들다 보면 시각적인 것에 치중하게 된다. 따라서 여러 가지 색감을 사용해서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자극을 주는 것이 좋다.특히 꽃의 색감뿐만 아니라 잎의 색감도 섬세하게 구분해서 심는 것이 좋다. 다른 종류의 풀이나 나무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로 다른 녹색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파밭의 녹색과 상추밭의 녹색은 다르게 보인다. 파와 상추를 함께 심어 보자. 서로 다른 점을 찾아내고 구분하는 것은 좋은 자연공부의 시작이 된다. 게다가 파의 독특한 냄새가 상추에 붙은 해충을 쫓기도 한다.마찬가지로 풀과 나무의 형태도 좋은 관찰 대상이 된다. 뾰족하게 위로 자라는 것, 옆으로 자라는 것, 뾰족한 잎을 가진 것, 둥근 잎을 가진 것들이 그것이다. 풀도 '대비'가 되도록 심는다.예를 들어 둥글고 넓은 잎을 가진 옥잠화(Hosta plantaginea)를 바위 옆에 심는다. 돌과 옥잠화가 대비를 이루기 시작한다. 옥잠화 앞에는 보다 작고 진한 색을 띠는 잎을 가진 아주가(Ajuga reptance) 몇 포기를 심는다. 바위 뒤에는 기다란 잎을 가진 맥문동(Liriope platyphylla)을 심는다. 이렇게 오밀조밀하게 바위 주변에 작은 군락을 만들어 식물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설명해 줄 수 있다.어린이정원을 만들 때는 시각에만 집중하지 말고 미각과 촉각, 후각, 청각을 생각해야 한다. 어린이들이 오감을 동원해서 주위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도록 만들어 보자. 살갗을 기분 좋게 자극하는 바람의 느낌과 그 소리, 팔랑거리는 나비의 모습, 풍경소리, 향기 나는 식물, 방울토마토, 딸기, 한련화를 담아보자. 단, 유도화나 능소화 처럼 독을 가진 식물은 피해야 한다.식물에 이름표를 달아주자작은 식물들을 모은 모듬정원을 만들어 주는 것도 어린이들의 학습 효과에 도움이 된다. 어린이를 위한 작은 정원은 한쪽 가장자리에 만들거나 구획을 해서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각각의 작은 정원에는 이름을 단 명패를 달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원뿐만이 아니라, 식물 하나에도 작은 명찰을 달면 어린이들은 매일 그것을 살펴보고 자라는 모습에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된다. 정원 식물에는 직접 따서 먹을 수 있거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다양한 허브식물이 적당하다. 정원 식물 심기가 끝났다면, 작고 예쁜 울타리를 만들고 모래놀이를 할 모래상자를 만들어 주는 것도 좋다. 이때 사용하는 목재는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해 방부목 대신 중금속이 없는 천연 방부 도료를 사용해야 한다.맨발정원맨발로 뛰놀 수 있는 정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맨발로 종일 놀아도 다치지 않도록 위험 요소를 모두 제거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맨발로 촉감을 느끼게끔 바닥에 여러 가지 재료를 깔아 보는 것이다. 모래와 콩자갈에서부터 밤돌, 호박돌 등을 깔아 보자. 그리고 발을 씻을 수 있는 작은 연못을 겸한 수돗가를 만들어 준다.건강하고 안전하게지난여름 정원을 게으르게 돌보다가 정원을 갉아먹은 해충을 발견하고 농약을 사용할지 말지 고민한 적이 있다. 이미 반 이상의 이파리를 먹어치운 벌레들을 해치우기 위해 강력한 제초제나 농약을 사용해서 한번에 없앨 무지막지한 생각했다. 하지만 작은 꽃들 위를 날고 있는 벌새를 발견하는 순간 생각은 한순간에 바뀌었다. 만약 내가 농약을 사용한다면 벌새도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가정에서 농약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천연 퇴비를 사용해 정원을 보다 건강하게 만들 것을 홍보하고 있다. 유기정원(Organic Gardening)에 대한 폭발적인 인기가 그것이다. 물론 정원은 만들고 감상하는 대상이 아니라 만들어 나가고, 그 안에서 생활하는 장소라는 인식이 있다는 것을 이제 막 시작하는 우리의 정원문화가 배워야 할 점이기도 하다.학습장 - 텃밭 꾸미기어린이들이 씨를 뿌리고 열매를 수확하는 체험을 하는 작은 텃밭을 만들어 보자. 어른들의 생각에는 잔디밭에서 어린이들이 잘 놀 수 있다고 하겠지만 잔디밭은 그저 푸른 녹색의 사막일 뿐이다. 잘 가꿔진 정원의 식물들을 보는 것도 자연을 체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직접 씨를 뿌리고 물을 주며 식물을 가꾸는 것이야말로 어린이들에게 더욱 값진 경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씨를 뿌린 날짜와 싹이 처음 나온 날, 매일 자라나는 식물을 보며 일지를 쓰게 한다면 작은 식물 하나라도 귀하게 여기게 될 것이다. 이러한 텃밭이야말로 어린이들의 산 학습장이라고 하겠다.田이진규<네이처조경디자인 대표>(02)569-9427, www.flower-wolf.com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어린이를 위한 정원 만들기
-
-
청송 ‘송소고택(松韶古宅)’
- 전통문화 체험의 신개념 한옥 펜션, 청송 ‘송소고택(松韶古宅)’ 경북 안동지역의 잘 보존된 오랜 유교문화와 전통은 귀중한 관광자원으로 가치가 높다. 1999년에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함으로써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전통문화지역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국가에서 2010년까지 ‘유교문화권개발사업’의 중심지역으로 1조70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집중 투자할 계획에 있어 유교문화의 고도(古都)로 새로운 면모를 갖추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종택(宗宅)과 고택(古宅)의 개방이라는 과감한 문화 프로젝트가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서 펜션사업의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게 된다. 우리나라에 펜션이 소개된 지도 벌써 여러 해가 지났다. 그 사이에 펜션은 엄청난 붐을 이뤘고, 신규 투자사업의 화두로 회자되기도 했다. 그런데 펜션하면 외형적으로 서구식 목조건축물만 연상한다. 꼭 그런 모양만 펜션일까? 물론 아니다. 외형과 내용에서 어느 한 쪽으로 국한시키는 것은 펜션의 발전을 막는 위험한 발상일 것이다. 안동지역의 고택이나 종택은 펜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을 상대로 독특한 전통문화 체험을 테마로 하는 새로운 펜션 영역을 활짝 열었기 때문이다. 관광산업으로 펜션시장의 의욕적인 발전과 확대가 가능해졌다. 아흔아홉 칸, 일곱 채 전통가옥 필자가 둘러본 곳은 경북 청송군 파천면 덕천리의 송소고택(松韶古宅)이다. ‘청송 가는 길’에 위치한 이 고택은 경주 최 부잣집과 함께 경북지방의 대표적 명문 토호(土豪)인 심 부잣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조선 영조 때, 만석(萬石)의 부를 누린 심처대의 7대 손인 송소 심호택이 호박골에서 조상의 본거지인 덕천동으로 옮겨와 지었다고 전한다. 뒷산의 울창한 참나무와 대나무 숲을 배경으로 넓은 경내에는 아흔아홉 칸에 이르는 일곱 채의 전통가옥이 잘 보존돼 있다. 홍살을 설치한 솟을대문으로 들어서면 정면 다섯 칸 측면 두 칸의 팔작지붕으로 크고 화려한 큰 사랑채다. 우측에 작은 사랑이 있고, 그 뒤의 안채는 ‘ㅁ’자 형으로 대청마루에는 세살문 위에 빗살무늬 교창을 달았다. 독립된 마당이며 잘 구분된 공간에서 조선시대 상류주택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별채는 두 채인데, 대문채와 별당으로 정면 네 칸, 측면 두 칸이다. 이 고택은 유교문화권개발사업에 힘입어, 2002년 전통가옥보수기금을 받아 오랫동안 빈집을 수리해 옛 모습을 거의 복원했다. 하지만 현실 문제에 부닥쳤다. 집이란 사람이 살아야 훈기가 돌고 생명이 느껴지는데, 종손 심재오 씨는 사업 관계로 내려올 형편이 안 됐다. 게다가 복원 후에도 계속해서 유지 보존을 해야 하는데, 그에 필요한 노력과 비용 문제가 대두됐다. 아마도 이 부분은 안동뿐만 아니라 전국의 고택들이 당면한 숙제라고 본다. 그래서 착안한 것이 바로 고택의 개방, 즉 일반인을 상대로 한 전통가옥 체험사업이다. 이 사업을 통해 송소고택을 전국 명소로 올려놓은 사람이 고택의 관리와 경영을 맡은 박경진 사장이다. 그는 안동 사람은 아니지만 친구인 종손 심재오 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전통문화사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고택 수리가 마무리될 무렵인 2003년 2월부터 14개의 방을 개방하여 방문객을 맞기 시작했다. 이 고택은 크게 행랑채와 큰 사랑채, 작은 사랑채, 안채 그리고 별채로 구성돼 있다. 사랑채 앞에는 작은 정원과 우물이 있고, 가운데 헛담이 경계를 짓고 있다. 경내는 꽃담으로 가지런히 구분돼 아늑하고 편안하다. 각 방은 한 칸부터 두 칸, 세 칸 그리고 네 칸으로 돼 있는데, 펜션처럼 주방이나 침실, 화장실 같은 현대 설비는 없다. 화장실과 세면장은 별도의 공동시설로 마련돼 있다. 현대식 펜션 개념으로 보자면 아주 불편한 곳일 수도 있다. 더구나 그 흔한 텔레비전도 인터넷 컴퓨터도 없다. 한 마디로 아주 적막한 곳이다. 그러나 방문객의 반응은 의외로 좋다. 왜냐하면 조상의 생활문화를 있는 그대로 체험한다는 점에서 불편할 것이 없다는 이해가 마음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문을 열면 넓은 마당과 아름드리 감나무, 뒷산 참나무 숲에서 내려오는 시원한 바람과 청아 한 숲 냄새가 맑은 가을 햇살과 함께 찾아온다. 도시에서 맛볼 수 없는 전통가옥의 운치와 조용함을 무엇에 비할 수 있을까? 200년이 훨씬 넘은 고택의 마루와 창살, 기둥, 기와지붕 심지어 여기저기 어슬렁거리는 순한 삽살개들까지……. 일찍이 경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은근히 가슴에 와 닿는 정취를 안겨주는 까닭은 무엇일까? 박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펜션하면 테마를 주장하는데, 이곳은 ‘무(無)테마’가 그것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고택이 바로 테마입니다. 그래서 방문객들에게 여기에서는 아무 것도 하지 말고 빈둥빈둥 보내라고 권합니다.” 실제로 이곳에선 걸음걸이도 느려지고 말수도 줄어든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지낼 수 있는 멋과 즐거움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가만히 둘러보기만 해도 삶의 맛이 있고 평안함이 있는 곳. 조상들이 만들어 낸 삶의 지혜이고, 고택만이 지닌 최고의 가치일 것이다. 그래서 하룻밤을 묵은 이들은 며칠이고 더 숙박하기를 원한다. 실제로 포항에서 온 한 가족은 남편이 이곳이 맘에 들어 부인을 먼저 보내고 혼자서 며칠을 더 머문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곳도 알려지지 않으면, 고택의 정취를 즐기려는 고객을 만나기 어렵다. 다행히 요즘은 인터넷 홍보기술이 크게 발전해 송소고택 홈페이지(songso.co.kr)를 통해 숙박 예약이 잘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박 사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문화행사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30여 명의 독일 청소년들로 구성된 칼오르츠 앙상블 공연, 50인조 안동밴드심포닉 공연, 일본 동경창작무용단 공연 등이 모두 송소고택 안뜰에서 행해졌다. 청송 가는 길, 그 깊은 산골에서 이러한 국제적 문화공연이 이뤄진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상상치 못한 일이다. 그러나 송소고택에서는 비일비재하다. 전통문화 체험을 본격적인 테마로 송소고택 방문객에겐 인근 문화유적지와 자연경관을 즐기는 기회도 주어진다. 도산서원과 하회마을, 봉정사를 비롯하여 지례예술관, 수애당, 농암종택, 퇴계 선생과 시인 이육사의 생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그리고 안동댐과 임하댐의 넓은 경관을 즐기며 주왕산과 주산지 그리고 청량산까지도 즐길 수 있다. 그야말로 관광산업을 위한 문화유적지의 보고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덕천마을 앞을 흐르는 개천에선 천렵도 즐길 수 있어 시골 정취가 물씬 넘친다. 여기에 상식을 깨뜨리는 방문객의 반응이 있다. 전통문화가 깃든 고택을 인터넷과 텔레비전에 찌든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이것은 전통가옥 체험이 우리에게 무엇을 안겨주는가를 웅변한다. 그래서 박 사장은 ‘가장 비상업적인 것이 가장 상업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현재 있는 그대로의 고택이 현대 설비를 갖춘 어느 펜션보다 더 상업적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도 개발되지 않은 몇몇 고택들을 개발해 좀더 많은 사람이 체험하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제 펜션의 한 영역으로 전통문화 체험을 본격적인 테마로 고려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田 글 김창범 사진 윤홍로 기자
-
- 전원생활
- 펜션
-
청송 ‘송소고택(松韶古宅)’
-
-
[전원카페]강화 노을 내리는 아름다운 집
- 강화 노을 내리는 아름다운 집 서울 근거리에 위치한 강화도는 학생들의 단체여행은 물론, 가족이나 연인들이 부담 없이 찾는 여행지로 각광받는 곳이다. 특히 하루가 저물며 내는 석양의 아름다운 풍경은 강화도만이 갖고 있는 매력으로 손꼽힌다. 그중 유난히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는 곳이 노을 내리는 아름다운 집이다. 카페와 산장을 겸하는 이곳은 석모도 바닷가에 자리하고 있어 서해바다의 해질녘 풍경은 물론, 각기 다른 모양의 테이블과 의자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카페의 기본 구조를 이루고 있는 통나무를 비롯,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독특한 장식품들이 주변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을 담아 보았다. 카페 마당을 가로지르는 철길과 정성껏 가꾼 여러 가지 꽃송이들, 쭉 뻗은 푸른 소나무와 빨간색 파라솔의 야외테이블은 보통의 카페와 특별히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노을 내리는 아름다운 집’의 진가는 카페를 들어서고 나서야 알 수 있게 된다. 카페 내부의 전면창을 통해 탁 트인 바닷가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1, 2층 어느 곳에 앉더라도 서해 바다의 석양을 감상할 수 있게 자리를 배치한 이보영 사장의 배려를 느낄 수 있다. 산과 바다로 둘러싸여 하늘에 붉은 기운이 돌기 시작하면서, 갯벌은 바닷물을 미뤄내고 회색빛 얼굴을 드러낸다. 그 빛이 조금은 쓸쓸해 보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풍경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2000년 12월에 처음 문을 연 이곳에는 석모도의 낙조를 보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주중, 주말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카페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조금 심심하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은 직접 바닷길을 걸어 볼 수도 있다. 이보영 사장이 카페 아래쪽으로 바닷가 산책길을 직접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이곳을 찾은 한 손님은 제주도의 중문 해수욕장을 연상케 한다는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곳에는 이처럼 아름다운 노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카페 전면에 자리하고 있는 상봉산 외에도 허명산과 상주산 등이 가까이 있어 바다와 산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것이 이 집의 큰 자랑거리다. 자연 소재로 주변 환경과 어울리게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은 카페 전체를 자연환경과 어우러지도록 자연 소재를 주로 사용한 것이다. 통나무주택만을 전문적으로 시공하는 업체를 통해 기본 골조를 세우는 동안 이보영 사장은 직접 카페 내부를 장식할 소품들과 테이블, 의자 등을 준비했다. “배를 타고 들어와야 하는 섬이라 운송비도 더 들고, 보통 공사에 비해 공사비가 30~40퍼센트 초과됐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라는 말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카페 내부를 장식할 만한 고풍스러운 소품들을 필요로 했고, 이에 대한 일들을 수소문하니 하나 둘씩 새로운 정보가 생기더라고요. 현장에 가서 물건을 흥정하고, 이곳까지 옮겨오면서 느낀 뿌듯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이보영 사장은 충청북도 증평에서 10대가 살아온 고택을 철거하는 현장에서 서까래와 마루, 창틀을 구입, 카페 내부를 장식했다. 창틀은 화장실 입구의 틀 크기에 맞춰 다시 잘라 조립을 했고, 서까래는 일일이 잘라 카운터와 덱으로 나가는 입구의 한 벽면을 장식했다. 카페의 지붕 또한 자연과 가까운 소재인 너와를 이용해 주변의 소나무와 한층 어울리는 모습이다. 소나무 역시 이보영 사장이 직접 사다가 가꾼 것이다. 소나무 숲을 지나, 바닷가 산책로에서 매일 지는 해를 바라보며 하루가 지나는 것을 느끼고, 계절별로 달라지는 산의 모습을 보며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된다고 이 사장은 전한다. 같은 모양의 소품은 하나도 없어 “이 의자는 소 여물통을 사용해 제작한 것입니다. 이 테이블은 박달나무를 자르고, 한 귀퉁이엔 모두 다른 모양의 곤충들을 한 마리씩 새겨 놓았죠. 이건 떡판을 사다가 조금 다듬어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달마도사’라고 불리는 이재곤 씨와 함께 실내를 장식하는 데 약 3개월의 시간이 걸렸다는 이 사장은 직접 나무를 깎고, 새롭게 디자인을 하는 등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아직 다 끝난 것은 아니라고. 다양한 소품을 만들긴 했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이곳저곳 손이 많이 간다면서 테이블과 소품을 가리키는 그의 손길은 바쁘기만 하다. 도시인들의 편한 휴식처를 위해 “도시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을 갈망하고 있지 않습니까. 자연을 좋아하고, 집도 자연친화적인 소재를 찾다 보니, 지금의 분위기를 만들게 된 것 같습니다.” 특별히 한국적인 소품이나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젊은 사람들의 취향과 예스러운 분위기를 어울리게 한 것이 지금의 ‘노을 내리는 아름다운 집’의 풍경이다. 연인석에 배치한 ‘추억노트’는 벌써 8권이나 됐고, 그중에 아름다운 사연은 이 사장이 직접 발췌해 웹사이트에 올려놓기도 한다. 가끔 헤어진 연인을 그리며 이곳을 찾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가족들은 결혼을 기념해 혹은 2세를 데리고 추억의 장소로 이곳을 또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면 그들에게 좋은 추억의 장소를 제공한 것 같아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매일 시끄러운 자동차 경적소리에 늘 바쁜 시간을 뛰어다니며 하루를 보내는 도시인들을 위해 앞으로도 편안한 휴식처가 되도록 꾸준히 발품을 팔 것이라는 이 사장은 금세 새롭게 들어오는 손님을 맞느라고 의자에 오랜 시간 앉아 있을 틈이 없다. 田 글·사진 조영옥 기자
-
- 전원생활
- 전원카페
-
[전원카페]강화 노을 내리는 아름다운 집
-
-
움직이는 조각공원을 준비하는, 평창 ‘그라찌아 하우스’
- 소설가 이효석의 생가와 메밀꽃 축제로 유명한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일대는 여름휴가 때만 아니라 일년 내내 여행객이 끊이지 않는다. 건강에 좋다는 해발 700미터의 고원지대인데다 청정계곡이 흐르고 있어 전국에서 빼어난 건강휴양지로 명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스런 일이지만, 전국적으로 펜션사업이 가장 번창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줄잡아 100여 개의 펜션이 산골짜기 여기저기에 들어서 있다. 특히 흥정계곡 좌우로 늘어선 펜션들을 보면 ‘과연 펜션천국이구나’하고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온갖 모양의 펜션건물이 마치 야외 건축전시장처럼 늘어서 있다. 펜션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나, 펜션사업을 계획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곳이다. 마음에 드는 펜션을 마음껏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펜션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예전 같지 않다고 한숨을 짓는다. 초창기에는 말 그대로 호황을 누렸지만, 펜션 붐이 일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안정된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투자한 비용이라도 뽑을 수 있을까?’ 이것이 펜션지기들의 한결같은 관심사가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펜션에 투자한다는 것은 대단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펜션 밀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다는 흥정계곡에서 펜션사업을 한다는 것은 미친 짓처럼 보인다. 정말 그럴까? 흥정계곡에도 상식을 깨뜨리는 펜션이 나타났다. 필자가 찾아간 곳은 불경기라는 힘든 현실에도 불구하고 단골들이 꾸준히 찾는 펜션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바로 흥정계곡 상류에 위치한 ‘그라찌아 하우스(Grazia House)’다. 예술가가 운영하는 은총의 집 그라찌아는 이태리어로 ‘은총’이라고 한다. 첩첩산중에서 마치 지중해의 하얀 별장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이리저리 경사진 지붕 위에 얹어 놓은 빨간 이태리제 기와가 햇빛을 받아 더없이 산뜻하게 보인다. 부채꼴 모양으로 안채와 사랑채가 가지런히 둘러선 그리찌아 펜션은, 마치 학이 나르는 형상이라고 한다. 펜션 건축에서 흔한 목조를 선택하지 않고, 콘크리트 벽체를 사용하여 심플하게 디자인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두 동의 건물에는 60평과 40평의 지하를 들이고, 그 위에 60평씩 모두 120평의 건물을 올렸다. 흥정계곡을 앞에 두고 실개천을 옆에 낀 배산임수의 명당자리 2000평의 땅에 연건평 220평의 건물을 앉혔다. 마치 산속 중세 수도원과 같은 고전적 운치와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곳이다. 샹그릴라 펜션 강구성 사장의 안내로 찾아갔을 때는, ‘그라찌아 하우스’의 펜션지기 정주훈(52세) 씨는 보이지 않았다. 금속을 다듬어 만든 작은 간판이 한가롭게 흔들리고, 뒷마당 작은 연못의 물고기 조형물 주둥이로 계곡물이 쉴새없이 쏟아졌다. 그는 지하 작업실에서 마침 금속공예품을 만드는 중이었다. 인근에서 주워 온 돌을 받침으로 하여 두 개의 강철을 기하학적으로 세운 멋진 옷걸이가 완성되고 있었다. 정주훈 사장은 산업디자인전의 추천작가로 유명한 현역 금속공예작가다. 오랫동안 한국디자인포장센터(현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에서 중요한 산업디자인정책을 다루다가 2002년 은퇴하면서 이곳에 눌러 앉았다. 이미 13년 전 일본 하꼬네 지역을 방문하여 펜션이라는 것을 처음 접한 바 있다. 그리고 5년 전에는 월드컵 디자인 총괄 차 유럽지역을 방문했을 때, 펜션에 관심을 가지면서 노후생활의 한 방편으로 펜션을 선택했다고 한다. 청정계곡에 자리한 조각공원? 펜션? ‘그라찌아 하우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 듯했다. 먼저 공예작가인 부인 이정애 씨의 후원을 얻고, 큰딸과 둘째아들의 동의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서울에서만 살아 온 부인은 시골생활에 대한 두려움을 말했고, 큰딸은 펜션사장이라는 낯선 직함이 아무래도 결혼에 걸림돌이 될지도 모른다는 이유 있는 불만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정주훈 사장은 무려 4개월에 걸쳐 가족들을 설득했고, 마침내 이해를 얻어서 부인과 함께 땅을 물색하러 다녔다. 그만큼 펜션에 대한 꿈이 깊고 뜨거웠다고 해야겠다. 현재의 땅은 그러한 열정이 가져온 소중한 열매이다. 무려 1년 동안 땅을 찾아 헤매고 다녔지만, 무턱대고 찾아다닌 것은 아니었다. 먼저 큰 지역을 선정했고 그리고 조금씩 범위를 좁히면서 최종적으로 흥정계곡을 선택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함께 동행하는 동안 펜션과 남편에 대한 부인의 이해가 더 깊어졌다는 점이다. 건축은 정주훈 사장의 동생인 건축가 정규훈 씨가 맡았다. 기본 디자인은 정 사장이 그렸고, 그것을 동생이 건축물로 승화시켰다. 설계에만 7개월 걸렸는데, 정 사장의 꿈을 꼼꼼하게 현실화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많은 자료를 검토한 끝에 지상에 노출된 건물은 주거와 휴식을 중심으로 한 심플한 공간으로 디자인하고, 지하에 감추어진 공간에는 갤러리와 카페, 홈시어터 등 다양한 서비스 공간을 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건물과 주차장을 제외한 부지 중심에 조각공원을 만들고, 물가를 따라 산책로를 내기로 했다. 조각공원에는 정적인 조각품 전시장이 아닌, 누구에게나 재미와 호기심, 감동을 느끼게 하는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조각들로 채울 계획이다. 돌과 금속, FRP 소재로 만든 다양한 모양의 모빌을 비롯하여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움직이는 조각품들이다. 지난 1월 중순에 오픈했지만 지하시설과 야외 조각공원은 아직 미완의 상태이다. 내년까지는 완성하여 이 지역 명소로 부각시킨다는 야심에 찬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그라찌아 하우스’는 규모가 큰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펜션 룸은 의외로 5실에 불과하다. 10평 규모의 룸 두 개와 복층으로 된 18평형이 두 개이고, 안채에 별도의 30평형을 마련했다. 고객들에게는 참으로 넉넉한 시설이다. 게다가 원하면 안채의 주방과 식당, 거실까지도 사용하도록 배려한다. 놀라운 것은 욕실의 타일과 거실의 마루 등 모두 스페인과 이태리에서 수입해 온 고급내장재를 사용했다. 또한 침대와 조명등, 옷걸이, 옷장, 커튼, 장식품 등 모두 정주훈 사장의 공예작품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방마다 느낌이 색다를 뿐 아니라 고품격 유럽풍 인테리어 분위기를 즐기도록 배려했다. 디자이너다운 솜씨가 곳곳에서 목격되는 현장이다. 펜션지기 정주훈 사장은 아직도 펜션에 대해 깊이 이해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펜션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펜션을 방문한 고객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더없이 즐거워서 이제는 노후의 답답함도 털어 버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흥정계곡의 청정한 자연 환경과 또 이 지역문화와 함께, ‘그라찌아 하우스’를 최선의 휴식처로 제공하고 싶다고 한다. 요즘 펜션 경영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하는데, 정 사장은 그라찌아 하우스가 어떤 펜션과도 차별화되는 분명한 개성과 테마가 있다는 점에서 자신을 갖는다고 한다. 아직도 외부 정원이 미완성된 상태인데도, 벌써 4번이나 찾아온 고객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보면, 펜션지기의 자신감이 괜한 소리는 아닌 듯하다. 인근의 허브나라처럼 그라찌아 조각공원이 알려지게 되면 ‘그라찌아 하우스’는 흥정계곡이 낳은 또 하나의 명소가 될 날도 멀지 않았다. 田 ■ 글 김창범 ■ 사진 윤홍로 기자 ∴ 그라찌아 하우스 : (033)335-8887, www.graziahouse.com
-
- 전원생활
- 펜션
-
움직이는 조각공원을 준비하는, 평창 ‘그라찌아 하우스’
-
-
[Home & Garden] 정원만들기의 수확 - 가을정원만들기
- 정원에 있어 가을은 풍요로운 수확을 얻는 계절이기도 하지만, 다음 해 멋진 정원을 위해 준비를 해야하는 때이기도 하다. 봄과 여름 내내 뜨거운 태양을 받으며, 마음껏 자라났던 정원의 식물들도 이제는 한 해를 마감해야 하므로 그 어느때보다 철저한 준비를 해야한다. 익어가는 가을의 정원을 감상하는 한편, 다음해 또 멋진 정원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점검해보도록 한다. ■ 글 싣는 순서·스스로 만들어보는 정원이야기 ·정원만들기 준비하기 ·진입로 만들기 ·목재덱(Deck) 만들기 ·목재 휀스 만들기 ·연못 만들기 ·장미정원 만들기 ·바위정원 만들기 ·정원만들기의 수확 ·겨울정원 만들기 ·어린이를 위한 정원 만들기 ·정원예산 짜기 정원의 사계 중 가을은 풍요로운 수확의 계절이다. 물론 봄에 시작한 정원 일을 여름 내내 충실히 실행했다면 말이다. 아울러 가을 정원은 무엇이 부족했고 만족스러웠는지 지난날의 일을 돌이켜보게 하는 깊은 사색을 요구한다. 풍요로운 가을 정원가을의 햇살은 여전히 따갑다. 마치 맛있는 음식을 조리할 때, 불의 마지막 단계를 달구는 듯하다. 도시의 정원은 전원주택과 달리 충분한 햇빛을 받기 힘들고, 충분한 토심(土深)을 취하기도 힘들기에 유실수를 제대로 가꾸기 힘들다. 도시에서 병충해가 없는 목련이나 개나리, 황매화, 철쭉, 수국 등을 주로 심게 되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혹시라도 도심에서 감이 주렁주렁 달린 모습을 발견하면 그 정원의 주인은 존경을 받아 마땅하다.가을의 정원을 풍요롭게 하는 나무는 감나무다. 감나무가 높게 자랄 수 있는 자리를 찾아서 막대를 꽂아 보자. 내년 봄에도 잊지 않고 위치를 기억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내친김에 서쪽에 심을 나무도 골라보자. 서향의 빛은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한다. 서향의 창을 가능한 작게 내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느릅나무처럼 잎이 무성한 나무를 심는 것은 따가운 햇살을 막아준다. 집의 뒤쪽(북쪽)에는 살구나무, 자두나무, 앵두나무와 같은 유실수를 많이 심는 것이 좋다. 일정한 간격으로 줄지어 심는 것이 산책하면서 관리하기에도 좋다. 특히 앵두나무는 정원에서 인기 있는 종류이기도 한데, 크게 자라지 않을 뿐더러 관리하기도 쉽다. 대개의 유실수처럼 비옥하고 습기 있는 곳을 좋아한다. 양앵두(체리)와 블루베리 같은 다양한 종류를 함께 심는 것도 이채롭다. 이른 봄에 노란 꽃을 피우는 산수유 열매도 좋다. 마치 풍경화를 그리듯 정원에 노란색을 칠한다고 생각하고 심을 자리를 골라보자. 그리고 모기를 쫓는다고 알려진 산초나무도 좋다.그밖에 유실수로는 모과나무, 석류나무, 산사나무, 대추나무, 매실나무, 복숭아, 포도나무 등이 있다. 유실수를 심을 때는 직접 고르고 심는 것이 좋다. 가을에는 유실수 농장을 방문해서 어떤 품종인지 어떤 열매를 맺는지 직접 확인하고 심을 자리를 미리 파서 퇴비를 묻어둔 후 봄에 심는 것이 좋다. 직접 심어야 토심이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색채의 향연기나긴 여름의 녹색은 지루하고 단조롭다. 가을이 아름다운 것은 단연 단풍 때문이다. 가을을 맞이한 정원의 색채 변화를 유심히 살펴보자. 어느 나무에서부터 단풍이 들고 어느 나무로 마감하는지 자연과학도처럼 관찰해 보고 새로운 색채의 향연을 그려보자.단풍나무의 색이 단연 돋보이는 것은 내장단풍이다. 잎이 크지 않고 많이 갈라져 있다. 구할 수만 있다면 인위적인 냄새가 나는 노무라단풍(홍단풍)대신 내장단풍이나 애기단풍 여러 주를 모아서 작은 내장산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관목으로는 화살나무의 단풍색이 단연 돋보인다. 봄의 새순은 나물로도 최고로 쳐주는 데다 한약재로 쓰이기도 한다니 여간 탐나는 나무가 아니다.노란색의 단풍을 자랑하는 것은 은행나무가 압권이다. 하지만 감나무보다 더 크게 자랄 자리를 필요로 한다. 대신에 계수나무를 심는 것도 좋다. 일찍 단풍이 드는 마가목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나무이다.가을의 숙근초계절마다 꽃이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피우게 하는 일은 쉽지 않다. 모든 꽃이 일제히 꽃을 피우는 봄과 이국적인 초화류를 심은 여름을 지나 가을이 오면 정원은 한순간 공허한 듯하다. 이때 가을 정원을 장식하는 것은 들국화 종류이다. 만약 가을 야생화(자생화)의 품격을 논해야 한다면 한라구절초[Chrysanthemum zawadskii Herbich spp. coreanum (Nakai) YN.Lee]를 제일로 치고 싶다. 물론 낙동구절초나 울릉국화도 보았지만 한라구절초만은 못한 것 같다. 벌개미취는 잣나무 밑에서도 왕성한 번식력을 보인다. 이식도 쉬운 편이어서 이웃과 나누기에도 좋다. 보라색꽃이 피는 용담과 층층꽃 또한 매력이 넘친다.새로운 정원을 위한 준비 가을에는 나무를 심기보다는 꽃씨를 마련해 보면 좋다. 이웃의 정원들을 방문해 보면 야생화들의 씨앗이 여물기 시작한다. 이런 것들을 하나씩 모아가면서 내년 봄 새로운 정원을 계획한다. 꼼꼼하게 이름도 하나씩 알아가고, 식물명찰이나 식물일지도 준비하는 것도 좋다. 아무래도 가을은 수확하는 계절이다. 그리고 가을에 심을 구근을 주문해서 심는 것도 잊지 말자. 가을에는 전정을 하기에 좋지 않다. 가을에 지나치게 나무 모양을 생각해서 자르게 되면 겨울을 날 때 나무가 동해를 입기 쉽다. 너무 길게 자란 가지나 안쪽으로 겹쳐 자란 가지를 잘라주는 정도면 충분하다. 대신 퇴비를 충분히 주도록 하자. 화학비료를 너무 많이 주면 지나치게 자란 약한 가지가 동해를 받기 쉽다는 것도 감안하자. 田■ 글 이진규<네이처조경디자인 대표> (02)569-9427, www.flower-wolf.com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정원만들기의 수확 - 가을정원만들기
-
-
[전원카페] 마음에 평화를 담는 곳, Peace of Mind
- 기업의 대표로 억대 연봉을 받으며 소위 잘 나가던 김종헌 씨는 어느 날 북카페를 열겠다며 사직서를 내고 강원도 홍천으로 내려갔다. ‘북카페를 열기 위해서…’ 사직서를 낸 그의 행동이 쉽게 이해되지 않지만, 직접 카페를 찾아보니 오랫동안 꿈을 잃지 않고 간직해온 열정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홍천의 아로마 허브랜드 입구에서 허브향을 맡으며 한참을 걸어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Peace of mind@Bakery Book.cafe’. 이름 그대로 평화로운 자연 속 풍경과 책으로 둘러싸인 카페에서 매일 마음의 평화를 찾고 있다는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기업의 CEO를 지낸 남편과 대학에서 제빵을 가르치는 교수 부부가 전원생활을 시작했다는 것은 그다지 큰 뉴스거리가 아니지만, 김종헌 이형숙 부부는 조금 색다른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1년 전 강원도 홍천에 전원카페를 열었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는 이후로 여러 차례 방송과 신문 인터뷰에 응했고, 그때마다 다정한 부부의 모습을 카메라 앞에서 보여줘야 하는 게 어색했지만, 지금은 제법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한다.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우리 부부의 모습 때문에 더 책임감을 갖고, 다정한 부부가 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며 “그러한 모습들을 보면서 약간의 다툼이 생기다가도 사람들이 우리들을 이렇게 좋은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을 텐데, 이러면 안 되지~ 하는 맘에 금새 마음을 다잡게 된다”고 이형숙 씨는 촬영하는 동안 이같은 이야기를 남겼다. 공작산의 매력에 빠져 카페를 열기로 뜻을 같이 한 부부는 서울 인근의 여러 지역을 다녀봤지만 마음에 드는 곳을 찾는 게 쉽지는 않았다. 강원도 홍천 아로마 허브랜드 내에서 비교적 높은 곳에 위치한 카페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공작산의 풍경이 이들 부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공작산을 마주하고 있는 카페 자리가 너무 좋아, 살 집을 구하기도 전에 먼저 계약을 했다는 부부는, 지금은 카페에서 20여 분 정도 떨어진 시내에서 생활하고 있다. 매일 아침 같은 차를 타고 출퇴근하는 생활에 만족한다는 이형숙 씨는, 늘 바쁜 남편 때문에 1년에 절반 이상은 떨어져 살았다고 한다. 남편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배우기 시작한 제빵 기술이 지금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 남편과 카페를 같이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때 떨어져 있던 시간을 만회라도 하듯 지금은 하루 24시간 옆에서 같이 대화를 나누며 살고 있으니 이제야 제대로 부부의 생활을 누리는 듯 하다고. 아침 9시. 김종헌 씨는 카페 문을 열고 화장실 청소와 주방의 궂은 일을 모두 도맡아 하고 이형숙 씨는 주방에서 그날 먹을 빵을 직접 반죽해서 만든다. 서울토박이 생활에 비하면, 지금의 전원생활과 카페에서의 일이 조금은 불편하고 힘들 것 같지만 부부는 전혀 그렇지 않다. 보라색 고무신을 신고 카페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김종헌 씨와 빵을 굽는 이형숙 씨의 모습에서 그들이 선택한 전원에서의 행복한 삶이 보이기 때문이다. 향긋한 허브빵과 책이 어울려 카페에 들어서면, 사방을 둘러싼 책들과 향긋한 빵 냄새가 가득하다. 책뿐이 아니다. 서예에 관심이 많은 김종헌 씨가 모아 온 고서화와 다양한 미술작품이 걸려 있다. 햇빛을 가리는 블라인드까지 서예작품을 본떠 만들었으니, 서예에 대한 그의 깊은 관심을 알 수 있다. 2000여 장이 넘는 음반과 고서, 낡은 사진이 담긴 액자, 누렇게 바랜 타자기 등의 소품은 대리석으로 된 테이블, 가죽의자와 어울려 고풍스러운 실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카페 내에 소품은 모두 김종헌·이형숙 부부가 40여 년의 세월에 걸쳐 모아 온 것을 활용했고,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테이블은 부부가 직접 골라 구입했다. 김종헌 씨가 뉴욕지사에서 근무할 당시, 하우징 워크스 우즈드 북 카페(Housing Works Used Book Cafe)라는 책방 겸 카페를 발견한 것이 지금의 북카페를 열게 된 계기가 됐다. 기증 받은 도서를 자원봉사자들이 관리하면서 팔고, 은은한 조명 아래에서 음반을 찾거나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귀국하면, 이러한 카페를 꼭 만들자고 부인과 함께 다짐을 했고, 그렇게 해서 ‘Peace of Mind’ 가 탄생하게 됐다. 한 가지 틀린 점이 있다면, 이곳은 책과 빵이 함께 하는 베이커리 북카페 라는 것이다. 전원카페를 여는 것에 부인이 뜻을 같이 해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카페는 자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마음을 담은 최선의 서비스 대부분 도시에서 이곳을 찾아 온 손님들은 많은 양의 책과 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음식들을 맛보며 또 한번 놀라곤 한다. 도심의 시끌벅적한 소음에서 벗어나 정신적인 안정과 휴식을 취하기 위해 찾아 온 손님들에게 김종헌 씨는 최선을 다해 서비스를 하기 때문이다. 늘 새로운 메뉴 개발에 노력하며, 빵을 만들어 맛을 보는 등 끊임없는 노력을 쏟고 있는 덕에 주말이면 많은 손님들이 찾아와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간다. 처음에는 소문을 듣고 주로 서울에서 찾아 왔지만, 지금은 서울뿐만 아니라 강릉, 원주, 부산 등 각지에서 직접 이들의 생활을 보러 오는 발길이 잦아졌다. 남편은 주문을 받으며 음식을 나르고, 부인은 주방의 모든 일을 책임지며 천연재료를 사용한 빵을 만들고……. 이렇게 바쁜 날은 서울에서 기업의 대표로 지내면서 수많은 회의와 접대로 바쁜 시간을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되지만, 마음만은 지금의 생활이 훨씬 편하다. 주말이면 서울에 사는 아들과 딸, 손녀까지 이 곳을 찾는다. 평일보다 바쁜 주말에 부모님의 일손을 돕기 위해 오는 것이다. 서울에서 온 가족이 같이 살 때보다 더 대화를 많이 하게 되고, 자주 못 보니까 볼때마다 반가움은 배가 되는 듯 하다. 아무런 연고 없는 곳에서 시작한 전원생활이지만, 늘 새로운 손님들과 책에 관한 이야기와 음식을 나누는 것이 퇴직 후의 가장 큰 즐거움이 됐다. 가족을 소중히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없겠지만, 만날때마다 늘 반가운 가족이 됐으니 전원에서 얻는 행복이 두 가지가 된 셈이다. 김종헌 씨는 (주)남영 L&F의 대표이사로, 부회장까지 지낸다면 70세 까지는 기업에서 일을 할 수 있겠지만, 늘 간직해온 꿈을 이루기 위해 과감히 사표를 내고 새로운 삶에 도전을 했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거기에 따른 만족을 얻기 위해 산골의 카페를 선택한 것이다. 김종헌 씨의 북카페는 그가 30대부터 계획했던 일들이라 이러한 현실이 가능했다고 말한다. 외국 지사에 근무할 때는 물론, 짧은 출장중에도 늘 시간을 내 서점이나 헌책방 등을 다니며 다양한 종류의 책을 구입하고 모아왔다. 늘 바쁜 생활 중에도 꿈을 잃지 않고 노력한 김종헌 씨는 화장실에까지 책을 꽂아놓고 청소도 직접 한다. 좋아하는 책에 물이라도 튈까봐 손수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그의 마음엔 늘 뿌듯함이 가득하다. 田 ■ 글·사진 조영옥 기자 ∴찾아가는 길 홍천 입구 검문소에서 속초 방향 → 구성포에서 춘천·서석 방향 → 56번 국도에서 오봉산 타령 관광농원 지나 500미터 직진 → 아로마 허브동산 내에 위치
-
- 전원생활
- 전원카페
-
[전원카페] 마음에 평화를 담는 곳, Peace of Mind
-
-
[취미&여가] 즐기면서 생각할 수 있는 놀이도구 - 보드게임
- 보드게임을 하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좋아질까? 집중력 향상에 효과적이고, 수리능력과 기억력도, 공간 감각이 향상된다. 이외에도 다양한 보드게임은 경제개념과 논리적 사고, 전략적 사고, 직관적 사고 등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외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보드게임의 여러 가지 효과에 대해 소개되었고, 국내에서도 홈스쿨 교육 교재로 사용하는 예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재미있게 놀면서 교육적인 효과도 있는 컨텐츠가 없을까? 보드게임이 있다. 게임 즉, 놀면서 교육적 효과도 있는 방식은 이미 유태인에서 유래된 ○○사의 제품이 있고, 국내에서도 여러 대학의 창의력/수학교실에서 만들어진 프로그램들도 있다.국내에 소개된 ○○사의 교구세트가 약 120종이라고 하는데, 보드게임은 그 종류가 무려 3만 종이 넘는다. 이중 국내 보드게임 카페나 쇼핑몰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 가짓수는 300종 정도에 이른다.독서는 저자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으로 이야기하는데, 보드게임 또한 이와 유사하다. 다양한 주제의 게임을 통해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이해하고 정보를 수집, 분석하면서 간접경험의 범주를 점점 넓혀가고, 또 다양한 상황에 대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문제 해결을 시도하면서 자연스럽게 교육적인 효과를 준다.게임을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 능력 그리고 다른 사람과 대화하면서 협의를 한다는 점은 PC게임이나 온라인 게임 등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이다. 이러한 게임을 하면서 아이들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성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그럼 보드게임을 하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좋아질까?집중력 향상 효과지난 호에서 소개됐던 할리갈리(똑 같은 모양의 과일 숫자가 5가 됐을 때 종을 치는 게임) 같은 게임은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도 듣지 못할 정도로 집중력 향상에 효과적이다. 이런 비슷한 종류의 게임으로 피트, 정글 스피드 같은 게임이 있다.수리능력, 기억력 향상 효과숫자를 더하면서 그 합을 말해야 하는 로보 77같은 게임은 쉽고도 재미있는 게임이면서 자신도 모르게 수리능력을 향상시킨다. 또한 타일의 위치를 잘 기억하는 사람이 우승을 하는 치킨 차차차는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게임이다.공간 감각 향상 효과어메이징 라비린스 같은 게임은 게임 안의 여러 미로 타일을 적당히 배치해서 미로 형태의 길을 만든 후에 보물들과 게임 말을 놓는 것으로 시작한다. 매 턴마다 미로 길을 새롭게 만들어서 예측된 길의 움직임을 따라 그 속을 돌아다니는 것이 게임 방법이다. 이 게임을 통해서 나만의 길을 만들고 미로의 변화에 잘 대응해야 하는 공간감각과 문제 해결 능력이 쌓인다. 이런 게임으로는 마스터 라비린스, 카르카손, 마시마로떡방 같은 것이 있다.이외에도 보드게임은 경제개념(주식·회사설립·고용 등)과 논리적 사고, 전략적 사고, 직관적 사고 등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외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보드게임의 여러 가지 효과에 대해 소개됐고, 국내에서도 홈스쿨 교육 교재 사용하는 예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그럼 가족들과 같이 즐기면서 교육적인 효과도 뛰어난 게임 몇 가지를 소개한다.■ 로보 77초등학교 산수나 수학시간에 보조교재로 적합한 게임이면서도 여럿이 모였을 때 분위기를 띄우는 데 최고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집중력과 수리능력을 겸한 순발력을 키워줄 수 있어 좋고, 어른들에게는 스트레스 해소에 제격인 파티용 게임으로 카드가 한장 한장 넘어갈 때마다 집어 삼키는 긴장감과 인간의 투쟁본능을 이끌어 낸다. 가정에서도 혹은 가족들과 놀러가는 야외에서도 분위기를 띄우는 게임으로 제격이라고 볼 수 있다.·제작사 : Amigo ·게임인원 : 2-6 ·게임시간 : 30분 ·사용연령 : 8세 이상■ 어메이징 라비린스최대 4명까지 할 수 있는 게임으로 일자, 티자, 곡선 타일을 밀어서 새로운 미로를 만들고 내게 주어진 보물을 찾아가는 게임이다. 주어진 보물을 다 찾게 된 후 처음에 출발했던 내 자리로 돌아와야 하며 게임을 하면서 움직이는 타일과 움직이지 않는 타일을 잘 선택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공간 감각이 향상된다.·제작사 : Ravensburge ·게임인원 : 2-4 ·게임시간 : 20분 ·사용연령 : 6세 이상 ■ 어콰이어직관적인 룰과 주식투자의 원리를 쉽게 배우는 게임. 무한전략 주식게임으로 남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지만 회사설립부터 회사를 키우고 합병 등의 주식투자의 개념을 익히기에는 적격인 게임이다.·제작사 : Avalon Hill ·게임인원 : 2-6 ·게임시간 : 60분 ·사용연령 : 10세 이상■ 문의 : (주)놀이즌 02-953-5551 www.rolizen.com
-
- 전원생활
- 전원카페
-
[취미&여가] 즐기면서 생각할 수 있는 놀이도구 - 보드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