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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이오의 정원이야기 22 정원행동, 재미있는 장미 정원 만들기 필자는 이번에 한국장미회에서 주최한 세계장미대회에 참석했는데, 장미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장미가 주는 매력을 알고, 그중에서도 일부러 개성을 가진 장미를 찾아 식재할 정도로 그 인기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장미 정원을 만드는 방법은 각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데, 하나의 장미로도 그 표현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필자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이번 호에서는 장미의 다양한 향기와 색감 그리고 화형을 활용해 화단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고민하는 것이 좋다. 스토리를 담아 독특하게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식용 장미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정원을 만드는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 흔히 장미를 꽃 중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장미는 많은 사람의 기억과 삶에서 인상 깊은 꽃인 것은 분명하다. 주제가 된 장미 집 주변에 장미를 심어보자. 많지 않아도 충분히 화단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 때로는 한 송이로 집 전체를 덮도록 심을 수도 있다. 많지 않은 양에도 장미가 정원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가을까지 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미가 5월에 한 번 피고 나서 더 이상 피지 않았다면, 이제는 품종이 개량되면서 수명도 길어지게 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 중심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처럼 적은 양으로도 향기 가득한 정원을 만들 수 있으니 그 매력에 빠지는 것도 당연하다. 아치와 담장에 핀 장미는 새로운 경관이 주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벽면과 마감재에 핀 장미는 정원에 입체감을 부여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치에 꾸민 장미 정미 정원에서 아치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 입체적인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입구나 정원 중심 등 각 영역에 마련한 아치는 정원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먼저 출입구에 설치한 아치는 오가는 길에 만나는 장미로 기억하기 쉽다. 중심에 설치한 아치를 통해 동선을 따라 마주한 경관은 어느 곳보다도 특별하다. 아치는 크기와 재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목재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철재는 곡선 제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다. 벽돌은 제작은 어려워도 장미와의 조합이 편안해 장식성이 강하다. 아치 높이는 2.5m 이상으로 계획하길 권한다. 낮은 아치는 자칫 공간을 답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색상도 양쪽에 같은 색상으로 하느냐, 다른 색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한쪽에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벽면을 이용한 장미 장미를 벽면에 이용할 때는 그림 그리듯이 연출하면 쉽다. 이것도 정해진 방법은 없고 개성을 담아 표현하면 된다. 필자는 장미가 13m 벽면 전체를 감싸도록 계획했다. 또, 벽면뿐만 아니라 담장에 이용해도 좋다. 단조로울 수 있는 담장도 장미로 색을 입히면 멀리서부터 집을 감싼 화려한 연출로 돋보인다. 색상도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순으로 나열하면 변화가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때 단색만을 사용해 지루하게 연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설치도 직접 고정 핀을 다는 방법과 별도 구조물을 이용하는 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고정 핀을 다는 방법은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축물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별도 구조물을 통해 설치하는 방법은 장식성을 살려 화려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부담된다. 집 전체에 강한 인상을 주는 장미는 연출 방법에 따라 화려하거나 소박하다. 화분에 핀 장미 혹시 정원이 없다면 화분 몇 개로 연출해 보자. 현관 입구 또는 매장 앞에 둔 화분 장미는 오가는 사람들이 웃음꽃을 피울 이유일 것이다. 화분 장미에는 몇 개의 품종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레이디 오브 샬롯’, ‘프린세스 앤’, ‘프린세스 알렉산드라 오브 캔트’를 추천한다. 모양이 다른 여러 개의 화분을 모아 연출하는 것도 재미있다. 휴식 공간에 화분 장미를 놓으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화분은 이동할 수 있기에 매번 그 위치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화분은 충분한 토양으로 장미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20L 이상의 크기로 준비하면 좋다. 이렇게 화분 장미의 다양한 연출을 위해서는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장미회’라는 민간단체는 세계장미회에 소속되어 세계장미인들과 국제적인 교류 활동도 하고 있다.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로자리안’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이러듯 여가 생활로 깊게 자리잡은 장미재배는 새로운 문화로 그 영역을 점차 넒혀가고 있다. 5월에 피웠던 장미꽃 몇 송이가 필자의 작업실 옆에 마른 꽃으로 매달려 있다. 이미 생명은 다했지만 아직 남은 색상이 그날, 5월의 기쁨을 이어가는 듯하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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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정원 행동, 장미 정원을 돌보는 방법 정원에서 장미가 주는 즐거움은 크다. 향기 또한 그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어느새 정원에 장미를 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향기 이외에도 색과 화형花形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장미는 5월에서 11월까지의 기간 동안 가장 돋보인다. 이에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정원 장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5월의 장미는 어느 꽃보다도 매력적인 모습이다. 화분에 핀 작은 장미부터 벽을 장식하는 장미 그리고 입구 아치를 감싼 장미는 정원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잡는다. 이런 장미를 몇 가지만 기억하면 누구든지 쉽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그럼 장미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체크하면 좋을까. 이를 위해 필자는 정원에 110그루가 넘는 장미를 피워냈다. 작은 공간에 비교적 많이 있는 편인데, 이는 품종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관찰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주택에서 장미 정원을 조성하고 가꿀 때 필자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장미 정원 조성 시 체크해야 할 사항 1 햇빛을 좋아하는 장미 장미는 하루 최소 6시간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햇빛은 장미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 마치 우리가 매일 먹는 식사와 같다. 필자는 주택을 중심으로 사방에 장미를 심었다. 햇빛을 받는 시간에 따라 장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물론 햇빛에 비교적 늦게 노출된 장미도 꽃은 피우지만 다른 곳보다 꽃송이가 적은 것을 볼 수 있었다. 2 바람을 좋아하는 장미 바람은 병충해로부터 장미를 보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병충해는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장미 정원에는 통풍이 잘 되게 물리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에 가지치기도 햇빛과 바람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겨울철 지속되는 바람은 오히려 장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바람이 식물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바람이 너무 심한 곳은 피해 주어야 한다. 3 장미를 건강하게 만드는 적당한 거름 작년부터 필자는 장미에 특별한 거름을 주지 않고 있다. 퇴비함에서 나오는 거름 정도만 봄에 주고 있다. 퇴비장과 떨어진 장미는 이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보통 장미는 1년에 3번 거름을 주지만, 이 거름주기를 중지한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장미 스스로 꽃의 양을 조절하며 피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영양관리를 하면서 꽃을 피우도록 장미에게 선택권을 준 셈이다. 이런 정원 행동은 정원의 모든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4 뿌리를 튼튼히 만들어 줄 멀칭 멀칭은 유기물로 토양을 덮어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텃밭에서 비닐로 덮어주는 것도 멀칭의 한 방법이다. 멀칭을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토양의 습도를 유지하고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환경은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촉진한다. 식물에게 뿌리는 생리적 조건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미를 심고 나면 멀칭을 꼭 해주어야 한다. 5 농약 사용 없이 장미 키우기 농약은 개인 여건과 정원 형태에 따라서 선택해야 한다. 개인 정원이라면 농약 없이 장미를 키워보자. 장미가 각종 해충으로부터 견디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 있다. 또, 상처를 남기고 겨우 이겨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거친 장미는 결국 스스로를 지켜낸다. 참고로 농약은 토양 속 미생물이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 그 사실을 안다면 농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친환경 제품조차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장미를 믿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요즘 정원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장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 많은 노동과 화학제로 장미를 돌보는 방법은 잠시 접어두자. 우리에게는 건강한 물리적 환경과 정원 행동을 선택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다음 세대도 건강한 장미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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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지속가능한 정원 만들기 정원 행동 두 번째 집인 정원에서 공간을 나누고 위치와 면적을 조정했다면, 이제는 마감재를 적용하듯 색을 입혀보자. 정원사에게는 자연의 색으로 정원을 채워나가는 일 또한 큰 즐거움이다. 이전 호에서는 식물을 배치하는 법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호에서는 활기찬 자연의 색을 유지하기 위한 정원 관리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정원 식물은 사람의 손길로 가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현재 정원을 관리하고 있는 중이라면 혹시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식물을 가꾸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 생각해 보자. 그럼 정원에서 식물을 자연의 순리대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원 행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보자. 나는 사람이 아닌 식물의 관점으로 방향을 옮겨보려고 한다. 가꾸는 정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원이다. 그동안 땅바닥에 붙어 있는 작은 꽃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정도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눈과 코 그리고 귀를 좀 더 땅 가까이에 대고 관찰해 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원에서 이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괜히 말을 걸어오는 자연의 말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자연 숨소리가 살아있고 모든 식물이 건강한 야성野性을 잃어버리지 않아 힘찬 에너지로 꽉 찬듯한 그런 공간에 내 몸과 마음을 기대보려 한다. 정원 행동 1 건강한 식물은 멀칭 mulching에서 시작한다. 숲속을 거닐다 보면 다양한 유기물들이 토양을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정원도 속살이 보이는 토양이 아닌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멀칭을 해야 한다. *에다폰 edaphon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흔히 지력이라고 불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고 있다. 휴작을 하거나 연작을 피하는 것처럼 땅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토양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도록 다양한 미생물을 돌봐야 한다. 이처럼 토양을 돌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기 때문에 멀칭은 중요한 것이다. 멀칭 재료 또한 가능하다면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입장에서 관찰해 보면 일반적인 *바크 bark보다 토양 속 미생물을 사용하는 쪽이 좋은 서식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다폰 edaphon 토양 내 존재하는 유기체의 총칭 *바크 bark 목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 2 적절한 양분이 식물의 힘을 키운다. 우리는 식물들이 정원에서 꽃을 많이 피우길 기대하며 과한 양분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양분은 식물 스스로가 꽃의 양을 결정하도록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다. 식물 건강을 챙기거나 열매를 좋게 하기 위해 비옥한 땅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장미는 보통 일 년에 3회 거름을 주어 꽃을 피우는데, 나는 작년에 전혀 거름을 주지 않았다. 식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꽃은 조금 줄어들지 모르지만, 정원에 함께 식재 한 다른 꽃이 피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3 생태계에서 동반 식물은 기본 질서다. 정원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기 때문에 병이 생기거나 벌레가 오더라도 한 작물 정도만 피해를 입는다. 즉, 한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여러 품종이 서로 어우러지는 다양성을 만들어 줘야 전체적인 피해가 예방되는 것이다. 시각적인 감동이 있는 풍경을 넘어 건강한 생태 환경을 가진 식물 관계를 만들어 주자. 4 충분한 햇빛과 바람이 보약이다. ‘좋은 햇빛과 바람이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원에서도 적당한 장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태양을 필요로 하며 살아가는 식물에게 충분한 햇빛은 중요한 식량이다. 또, 햇빛과 마찬가지로 바람은 세균이나 병이 서식하기 싫어하는 생육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5 ‘빗물 저금통’은 영양제다. 정원에서는 수돗물 사용도 줄여야 한다. 대신 빗물 저금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빗물은 수돗물보다 좋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모아두면 식물에게 좋은 양분이 된다. 또한 식물에 물을 자주 주는 것보다는 정원에서 살아남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겠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는 것도 좋은 정원 행동이다. 6 퇴비함이 있는 정원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자연의 방식을 존중하기 위해 정원에서 폐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발생시켜 멀칭 재료와 거름을 만들어야 한다. 가정이라면 미생물에게 음식물을 제공해 그것을 다시 정원에 사용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퇴비통에서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60℃에 가깝게 온도가 높아지며, 한겨울에도 미생물들은 계속해서 움직여 영상 20℃의 온도를 보인다. 정원문화에도 조금은 새로운 생각과 판단 그리고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준비해야 한다. 소비하고 없어져 버리는 환경이 아닌 계속해서 이어질 환경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정원 행동’을 통해 훗날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자연환경을 돌려주고자 한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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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STORY] 내 집 같은 편안함 영흥도 하늘 빛 펜션
내 집 같은 편안함 영흥도 하늘빛 펜션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설치는 사람이 있다. 터를 탓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편안한 수면을 이끌어줄 공간이다. 좋은 숙박시설을 논할 때 “내 집처럼 편해요”라는 말로 설명이 충분하듯 건축주도 설계 시공을 맡은 원하우징월드 이영석 대표를 만나 한마디로 주문을 끝냈다. “손님들이 내 집처럼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주세요.” 글 백홍기 기자 사진 및 취재협조 원하우징월드 HOUSE NOTE DATA 위치 인천 옹진군 영흥면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목구조 대지면적 9376.00㎡(2836.23평) 건축면적(관리동 포함) 314.67㎡(95.19평) 건폐율 3.36%(법정 40%) 연면적(관리동 포함) 466.22㎡(141.03평) 하늘, 빛 1층 127.93㎡(38.70평) 2층 71.80㎡(21.72평) 해, 달, 별 1층 27.84㎡(8.42평) 2층 27.84㎡(5.42평) 용적률 4.97%(법정 100%) 설계기간 2019년 4월~8월 공사기간 2020년 4월~8월 건축비용 5억 8200만 원(3.3㎡당 437만 원) 설계 및 시공 원하우징월드 010-3520-7873 www.onehousing.co.kr 펜션 하늘빛 010-2496-6796 https://하늘빛.com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 벽 - 스타코 플렉스 / 데크 - 대리석, 방부목 내부마감 천장 - 벽지 / 벽 - 벽지 / 바닥 - 대리석, 강마루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R37, 비드법 보온판 T50 / 외벽 - 글라스울 R21, 비드법 보온판 T50 계단실 디딤판 - 멀바우 집성목 창호 제이드 블랙 위생기구 계림 난방기구 기름보일러(경동보일러) 레벨이 높은 곳에 있는 펜션은 열린 조망과 포근한 숲이 감싸 편안하다. 섬 여행은 쉽게 계획하기 어렵다. 배 타고 바다를 건너야 하는 일이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로로 연결된 섬이라면 어떨까. 게다가 아름다운 풍경과 섬의 정취를 갖춘 곳이라면, 당장이라도 차를 몰아 그곳으로 향하고픈 마음으로 부풀 것이다. 영흥도가 바로 그런 곳이다. 거리는 수도권에서 1~2시간이면 닿는다. 대부도와 영흥도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하는 작은 선재도를 지나는 건 5분이면 충분하다. 영흥도를 차로 한 바퀴 둘러보는 데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작은 섬이지만, 매력적인 여행지다. 특히, 섬 서쪽에 있는 장경리해수욕장은 낙조가 장관이라 품 들여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다. 1.5km에 이르는 백사장은 스트레스를 날려주고, 인근에 1만 평이 넘는 노송지대는 휴식과 사색을 제공해 외지인을 끊임없이 유혹한다. 이 때문에 주변엔 편의 시설까지 잘 갖춰져 있다. ‘하늘, 빛’ 거실은 면적을 시원하게 확보하고 색감이 부드러운 마감재를 사용했다. 넉넉한 6인용 식탁을 배치한 식당 상부에 귀여운 조명과 편백을 활용해 디자인 포인트를 주었다. 주방과 야외 테이블의 연결 동선이 짧아 기분에 따라 실내외 공간을 편안하게 누릴 수 있다. 벽면을 파스텔로 마감해 산뜻하다. 방 내부에 샤워실을 마련해 편리함도 갖췄다. 계단실. ‘하늘, 빛’ 2층 정면에 있는 아늑한 방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은 비밀 공간이 있다. '하늘, 빛’ 2층 공간 사이에 마련한 아담한 화장대. 욕실. 하늘과 바다로 열린 공간 장경리해수욕장에서 섬 안쪽으로 200m 들어가면 숲이 포근하게 감싼 펜션이 반긴다. 섬을 형성하는 국사봉 끝자락에 위치한 지형이라 지세가 다소 높아 서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펜션은 도로가 끝나는 경사로 위에 자리 잡았다. 주변에 있는 것이라곤 숲과 멀리 펼쳐진 바다가 전부다. 건축주는 건너편 솔숲에서 오래전부터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캠핑장 옆에 있는 숲이 위치와 조망이 좋아 펜션을 계획하면 좋을 거라 판단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나뉜 공간이 적당한 레벨 차가 있어 서로 간섭도 없을 거라 생각해 본격적으로 펜션 짓기에 나섰다. “지인에게 믿을만한 전문가를 소개해달라고 했어요. 그분이 2014년에 강원도 양양에 전원주택을 지었는데, 아직까지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고 집도 마음에 든다고 당시 업체를 알아봐 준다고 했어요. 5년 넘게 살면서도 만족하고 있다는 말에 신뢰가 갔어요.” 이 대표도 건축주와의 첫 만남이 인상 깊었다고 한다. “건축주도 직업이 같은 건설 계통이다 보니 의사소통이 잘 됐어요. 한마디 하면 다 이해했고, 펜션 계획도 오랫동안 준비하면서 필요한 것을 잘 정리해 진행하는 게 편했어요.” 부지는 남북으로 긴 형태에 안쪽이 넓은 물주머니 모양이다. 남쪽에 있는 진입로로 들어서면, 넓은 운동장이 먼저 시원하게 반긴다. 그 뒤로 펜션을 동서로 나눠 배치했다. 뒤쪽에 있는 펜션은 시선을 가리지 않도록 앞에 배치한 펜션과 레벨 차를 둔 뒤 북쪽으로 방향을 살짝 틀어 배치했다. 열린 하늘과 바다는 밤이면 별과 달이 촘촘하게 채운다. 그래서인지 객실 이름도 동쪽에 있는 넓은 본관 두 동은 ‘하늘, 빛’으로, 서쪽에 작은 펜션 세 동은 ‘해, 달, 별’로 지었다. ‘해, 달, 별’은 1층에 거실과 주방을 일체형으로 아늑하게 구성했다. ‘해, 달, 별’ 2층에는 침실과 욕실, 작은 전망대를 갖췄다. 가장 중요한 건 ‘편안함’ 이 펜션들은 숙박시설이라기보다 집처럼 보인다. 내부는 블랙 & 화이트 콘셉트로 마감하고, 효율성을 고려한 평면 구성에 맞춰 간결해진 입면은 담백한 첫인상으로 반긴다. 눈에 드러난 부분만 그럴싸한 게 아니다. 속도 알차다. 지붕과 벽 단열재를 글라스울에 비드법 보온판을 덧대 열손실을 최소화함으로써 냉난방 비용은 절감하면서 실내 쾌적성을 오래 유지하도록 했다. 펜션을 둘러보면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 손을 맞잡은 듯 다정하게 연결해 정면에 배치한 ‘하늘과 빛’ 객실은 든든해 보이는 부모와 같고, 뒤에 옹기종기 모인 ‘해, 달 별’은 귀여운 모습이 아이들처럼 여겨진다. 이처럼 단란하고 편안한 느낌은 실내로 이어진다. ‘하늘과 빛’ 실내는 여유로운 거실과 깔끔한 방으로 구성하고 포인트 마감재와 조명을 세심하게 골라 새로 지은 집을 방문하는 것 같다. 이보다 작은 ‘해, 달, 별’은 외형과 같이 내부도 아담하고 경쾌하다. 모든 공간의 포인트는 천장과 계단, 아트월 등에 사용한 목재 마감재다.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목재 마감재를 선택해 시선이 편안하고 따듯한 공간을 제공해 쉼터 안에 또 다른 힐링 공간을 마련해 놓은 듯하다. 휴양림, 캠핑장, 펜션 등 휴양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모두 같다.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늘펜션은 나의 귀한 여가를 알찬 시간으로 채워줄 것만 같다. 시선을 가리지 않아 시원한 바다 풍경과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귀여운 모습으로 나란히 배치한 ‘해, 달, 별’ 펜션. 입구에서 들어오면, 넓은 운동장이 반긴다. 그 뒤로 ‘하늘, 빛’을 앞에 배치하고 뒤에 방향을 살짝 틀어 ‘해, 달, 별’을 배치해 모두 시원한 바다 조망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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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② ‘두 번째 집’은 어떤 공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검토한 공간 간의 관계를 파악해 보자. 마지막으로 위치와 면적은 자연조건을 반영해 구체화시켜 나간다. 정원 계획은 마치 정성을 들여 키워낸 맛있는 열매와도 같아 보인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을 짓기 위한 부지를 찾는데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심히 찾는 이유는 훗날 행복한 일상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당연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부지를 찾았으면 이제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집 짓기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보통 예비 건축주는 집 짓기를 앞두고 건축가를 찾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원 전문가인 나를 먼저 찾아온 건축주가 있었다. 건축주가 되기에 앞서 정원주로 시작한 것이다. 정원주는 작은 펜션 두 채와 카페 한 채를 함께 지으려고 하는데, 정원이 예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건축가보다 정원사를 먼저 찾게 되었다고 했다. 흔한 경우가 아니었지만 정원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계 방향은 도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세 채의 건축물이 적당한 프라이버시와 유대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정했다. 더불어 ‘두 번째 집’인 정원을 건축물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편리함과 미적 연결성을 가지는 장치로서 접근했다. 다음은 집 앞에 있는 작은 호수를 고려한 각 건축물의 배치 계획이다. 먼저 부지 북(서) 쪽에 두 채를, 남쪽에 한 채를 배치해 호수로 향한 시야를 열어 주었다. 그리고 각 건축물을 이리저리 회전시키며 사이에서 생기는 공간 형태를 파악했다. 정원에서 건축물은 오브제와 같은 역할로 정해봤다. 특별한 장치가 아니어도 충분히 훌륭한 장식물이다. 이렇게 주어진 부지에서 집을 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정원은 좀 더 풍요로워질 준비가 된다. 배치 계획 1. 배치 계획 2. 배치 계획 3. 주택 정원에서 공간 찾기 처음 건축을 계획할 때 필요한 실, 위치 그리고 크기를 검토하는 것처럼 주택정원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공간과 위치, 면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조성될 정원 공간과 형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1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메모하자 정원에도 쉼터, 텃밭, 꽃밭, 온실, 개인 공간, 수돗가, 창고 등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때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검색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이 내가 필요한 공간을 찾아가며 메모해두면 공간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 크기와 위치는 햇빛 방향을 고려하자 위에서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설정했다면 다음은 면적을 계획해야 한다. 면적을 정하는 방법은 첫째, 사용 인원과 빈도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쉼터의 경우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기본적으로 ‘쉼’의 역할을 하지만 정원을 바라보는 조망 공간,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취미 공간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참고로 다양한 쉼터 중 면적이 넓은 쉼터는 정원에서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위치를 정해보자. 둘째, 집을 중심으로 햇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해 본다. 계절에 따라 들어온 햇빛은 머무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3 기타 공간을 배치하자 정원에서 중심 공간이 정해졌다면 이제 남은 공간을 차례로 배치한다. 수돗가는 쉼터 주변에 설치해 휴식 중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빈번한 사용이 예상된다면 주방에서 오고 가기 편리한 곳에 배치한다. 창고는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미관상 눈에 잘 들어오는 곳보다는 집 중심으로부터 조금 숨겨진 곳이나 많이 사용하지 않을 곳으로 배치한다. 또는 예쁘게 만들어 오브제와 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건강한 정원 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퇴비함은 텃밭 주변에 배치해 편리한 동선을 가진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려동물 공간은 집과 가까운 곳에 두어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자주 마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는 툇마루 아래에 계획했는데, 실제로 반려동물이 편안하게 자주 이용하고 있다. 정원은 ‘두 번째 집’이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을 검토한 후 자연조건을 고려한 위치·면적을 계획해 편리하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조성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며 집 짓기를 시작하는 건축주들이 많다. 아름다운 집과 그에 어울리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이번 호에서 다룬 내용을 참고하고 적용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 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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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주택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용도에 맞춰 공간을 설정하고 동선을 계획해 꾸며나가는 작업이다. 이는 언뜻 집 짓기와 비슷해 보인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과 함께 뿌듯함으로 돌아온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 짓기는 체력 소모와 함께 금전적인 여유도 사라지는 활동이다. 이는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려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들뜬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보통 1~2년 동안 스스로 고민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완성하는데, 계절과 함께 바뀌어가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정원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주택정원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내가 꼭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호는 주택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불어 시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식재 전 고려해야 할 요소 첫째,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득 심어 완성하지 않는다. 정원 만들기를 집 짓기와 비교한다면 단순히 커튼을 달고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 방을 몇 개로 구성하고,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며, 공간끼리 어떻게 배치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택정원은 두 번째 집이라고 할 만큼 외부에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 찾기. 정원에 꽃과 식물을 식재하기 이전에 텃밭이 필요한지, 잔디 비중을 얼마나 설정할지, 쉼터는 몇 개로 구성할지, 주차장은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등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찾는 방법은 집 짓기에서 방을 배치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어디인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등을 생각해 보면 그 공간이 더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알맞은 동선이 예쁜 정원을 만든다. 동선은 정원의 축과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선과 곡선 그리고 사용할 재료를 고민하면 좋다. 예컨대 동선을 따라 피어 있을 꽃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상을 가진 식물로 선택해 따뜻하고 세련미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꽃과 나무 선택하기. 정원에서 용도를 설정하고 공간을 구획했으니, 먼저 큰 나무를 어디에 식재할지 고민해 본다. 보통 큰 나무는 정원 중심에 두거나 시설물 주변에 놓아 경직된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 공간을 한층 멋스럽게 연출해 준다. 다음은 중간 나무 위치를 선정한다. 공간 구획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라면 중간 나무 위치 선정은 뼈대 주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공간마다 포인트를 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계획하는 작업이다. 꽃을 선택할 때는 높이와 컬러, 개화시기에 따른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본다. 이 작업은 식물 노트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추가로 음지에서 피는지 양지에서 피는지,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후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재 후 정원 관리하는 방법 첫째, 건강한 식물 만들기.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멀칭 mulching을 해주면 좋다. 멀칭이란 식물을 심고 흙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 껍질이나 다른 유기물로 주변을 덮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멀칭을 함으로써 토양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정원이 정돈돼 보인다.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조성해 식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퇴비함 만들기. 먹고 남은 음식물부터 식재료 부산물까지 퇴비함으로 보내면 이를 정원 식물도 함께 먹는다. 또한 정원에서 나오는 많은 부산물도 퇴비함으로 보내 건강한 양질 퇴비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퇴비함 속 온도는 최대 60℃까지 올라가거나 한겨울에도 영상 10℃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퇴비함에서 미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물 주기. 처음 정원을 만들고 나서 2~3년 동안 정성껏 물을 준다. 이 시간은 식물이 땅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을 자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3년 차가 되는 시점에서 정원에 물을 주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두 달가량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자연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1년간 지켜본 결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을 잘 주는 정원보다는 메마른 느낌이 보였다). 물 주기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번 호는 정원을 만드는 것부터 완성한 정원 속 식물을 가꾸는 과정까지 짧게 정리해 봤다. 무턱대고 꽃과 나무부터 심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집 짓기처럼 공간을 구성해가는 작업부터가 주택정원을 만드는 시작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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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 이오의 정원이야기 22 정원행동, 재미있는 장미 정원 만들기 필자는 이번에 한국장미회에서 주최한 세계장미대회에 참석했는데, 장미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장미가 주는 매력을 알고, 그중에서도 일부러 개성을 가진 장미를 찾아 식재할 정도로 그 인기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장미 정원을 만드는 방법은 각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데, 하나의 장미로도 그 표현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필자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이번 호에서는 장미의 다양한 향기와 색감 그리고 화형을 활용해 화단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고민하는 것이 좋다. 스토리를 담아 독특하게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식용 장미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정원을 만드는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 흔히 장미를 꽃 중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장미는 많은 사람의 기억과 삶에서 인상 깊은 꽃인 것은 분명하다. 주제가 된 장미 집 주변에 장미를 심어보자. 많지 않아도 충분히 화단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 때로는 한 송이로 집 전체를 덮도록 심을 수도 있다. 많지 않은 양에도 장미가 정원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가을까지 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미가 5월에 한 번 피고 나서 더 이상 피지 않았다면, 이제는 품종이 개량되면서 수명도 길어지게 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 중심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처럼 적은 양으로도 향기 가득한 정원을 만들 수 있으니 그 매력에 빠지는 것도 당연하다. 아치와 담장에 핀 장미는 새로운 경관이 주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벽면과 마감재에 핀 장미는 정원에 입체감을 부여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치에 꾸민 장미 정미 정원에서 아치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 입체적인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입구나 정원 중심 등 각 영역에 마련한 아치는 정원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먼저 출입구에 설치한 아치는 오가는 길에 만나는 장미로 기억하기 쉽다. 중심에 설치한 아치를 통해 동선을 따라 마주한 경관은 어느 곳보다도 특별하다. 아치는 크기와 재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목재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철재는 곡선 제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다. 벽돌은 제작은 어려워도 장미와의 조합이 편안해 장식성이 강하다. 아치 높이는 2.5m 이상으로 계획하길 권한다. 낮은 아치는 자칫 공간을 답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색상도 양쪽에 같은 색상으로 하느냐, 다른 색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한쪽에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벽면을 이용한 장미 장미를 벽면에 이용할 때는 그림 그리듯이 연출하면 쉽다. 이것도 정해진 방법은 없고 개성을 담아 표현하면 된다. 필자는 장미가 13m 벽면 전체를 감싸도록 계획했다. 또, 벽면뿐만 아니라 담장에 이용해도 좋다. 단조로울 수 있는 담장도 장미로 색을 입히면 멀리서부터 집을 감싼 화려한 연출로 돋보인다. 색상도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순으로 나열하면 변화가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때 단색만을 사용해 지루하게 연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설치도 직접 고정 핀을 다는 방법과 별도 구조물을 이용하는 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고정 핀을 다는 방법은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축물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별도 구조물을 통해 설치하는 방법은 장식성을 살려 화려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부담된다. 집 전체에 강한 인상을 주는 장미는 연출 방법에 따라 화려하거나 소박하다. 화분에 핀 장미 혹시 정원이 없다면 화분 몇 개로 연출해 보자. 현관 입구 또는 매장 앞에 둔 화분 장미는 오가는 사람들이 웃음꽃을 피울 이유일 것이다. 화분 장미에는 몇 개의 품종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레이디 오브 샬롯’, ‘프린세스 앤’, ‘프린세스 알렉산드라 오브 캔트’를 추천한다. 모양이 다른 여러 개의 화분을 모아 연출하는 것도 재미있다. 휴식 공간에 화분 장미를 놓으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화분은 이동할 수 있기에 매번 그 위치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화분은 충분한 토양으로 장미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20L 이상의 크기로 준비하면 좋다. 이렇게 화분 장미의 다양한 연출을 위해서는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장미회’라는 민간단체는 세계장미회에 소속되어 세계장미인들과 국제적인 교류 활동도 하고 있다.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로자리안’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이러듯 여가 생활로 깊게 자리잡은 장미재배는 새로운 문화로 그 영역을 점차 넒혀가고 있다. 5월에 피웠던 장미꽃 몇 송이가 필자의 작업실 옆에 마른 꽃으로 매달려 있다. 이미 생명은 다했지만 아직 남은 색상이 그날, 5월의 기쁨을 이어가는 듯하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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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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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정원 행동, 장미 정원을 돌보는 방법 정원에서 장미가 주는 즐거움은 크다. 향기 또한 그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어느새 정원에 장미를 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향기 이외에도 색과 화형花形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장미는 5월에서 11월까지의 기간 동안 가장 돋보인다. 이에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정원 장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5월의 장미는 어느 꽃보다도 매력적인 모습이다. 화분에 핀 작은 장미부터 벽을 장식하는 장미 그리고 입구 아치를 감싼 장미는 정원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잡는다. 이런 장미를 몇 가지만 기억하면 누구든지 쉽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그럼 장미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체크하면 좋을까. 이를 위해 필자는 정원에 110그루가 넘는 장미를 피워냈다. 작은 공간에 비교적 많이 있는 편인데, 이는 품종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관찰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주택에서 장미 정원을 조성하고 가꿀 때 필자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장미 정원 조성 시 체크해야 할 사항 1 햇빛을 좋아하는 장미 장미는 하루 최소 6시간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햇빛은 장미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 마치 우리가 매일 먹는 식사와 같다. 필자는 주택을 중심으로 사방에 장미를 심었다. 햇빛을 받는 시간에 따라 장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물론 햇빛에 비교적 늦게 노출된 장미도 꽃은 피우지만 다른 곳보다 꽃송이가 적은 것을 볼 수 있었다. 2 바람을 좋아하는 장미 바람은 병충해로부터 장미를 보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병충해는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장미 정원에는 통풍이 잘 되게 물리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에 가지치기도 햇빛과 바람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겨울철 지속되는 바람은 오히려 장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바람이 식물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바람이 너무 심한 곳은 피해 주어야 한다. 3 장미를 건강하게 만드는 적당한 거름 작년부터 필자는 장미에 특별한 거름을 주지 않고 있다. 퇴비함에서 나오는 거름 정도만 봄에 주고 있다. 퇴비장과 떨어진 장미는 이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보통 장미는 1년에 3번 거름을 주지만, 이 거름주기를 중지한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장미 스스로 꽃의 양을 조절하며 피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영양관리를 하면서 꽃을 피우도록 장미에게 선택권을 준 셈이다. 이런 정원 행동은 정원의 모든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4 뿌리를 튼튼히 만들어 줄 멀칭 멀칭은 유기물로 토양을 덮어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텃밭에서 비닐로 덮어주는 것도 멀칭의 한 방법이다. 멀칭을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토양의 습도를 유지하고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환경은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촉진한다. 식물에게 뿌리는 생리적 조건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미를 심고 나면 멀칭을 꼭 해주어야 한다. 5 농약 사용 없이 장미 키우기 농약은 개인 여건과 정원 형태에 따라서 선택해야 한다. 개인 정원이라면 농약 없이 장미를 키워보자. 장미가 각종 해충으로부터 견디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 있다. 또, 상처를 남기고 겨우 이겨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거친 장미는 결국 스스로를 지켜낸다. 참고로 농약은 토양 속 미생물이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 그 사실을 안다면 농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친환경 제품조차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장미를 믿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요즘 정원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장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 많은 노동과 화학제로 장미를 돌보는 방법은 잠시 접어두자. 우리에게는 건강한 물리적 환경과 정원 행동을 선택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다음 세대도 건강한 장미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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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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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지속가능한 정원 만들기 정원 행동 두 번째 집인 정원에서 공간을 나누고 위치와 면적을 조정했다면, 이제는 마감재를 적용하듯 색을 입혀보자. 정원사에게는 자연의 색으로 정원을 채워나가는 일 또한 큰 즐거움이다. 이전 호에서는 식물을 배치하는 법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호에서는 활기찬 자연의 색을 유지하기 위한 정원 관리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정원 식물은 사람의 손길로 가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현재 정원을 관리하고 있는 중이라면 혹시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식물을 가꾸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 생각해 보자. 그럼 정원에서 식물을 자연의 순리대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원 행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보자. 나는 사람이 아닌 식물의 관점으로 방향을 옮겨보려고 한다. 가꾸는 정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원이다. 그동안 땅바닥에 붙어 있는 작은 꽃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정도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눈과 코 그리고 귀를 좀 더 땅 가까이에 대고 관찰해 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원에서 이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괜히 말을 걸어오는 자연의 말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자연 숨소리가 살아있고 모든 식물이 건강한 야성野性을 잃어버리지 않아 힘찬 에너지로 꽉 찬듯한 그런 공간에 내 몸과 마음을 기대보려 한다. 정원 행동 1 건강한 식물은 멀칭 mulching에서 시작한다. 숲속을 거닐다 보면 다양한 유기물들이 토양을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정원도 속살이 보이는 토양이 아닌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멀칭을 해야 한다. *에다폰 edaphon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흔히 지력이라고 불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고 있다. 휴작을 하거나 연작을 피하는 것처럼 땅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토양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도록 다양한 미생물을 돌봐야 한다. 이처럼 토양을 돌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기 때문에 멀칭은 중요한 것이다. 멀칭 재료 또한 가능하다면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입장에서 관찰해 보면 일반적인 *바크 bark보다 토양 속 미생물을 사용하는 쪽이 좋은 서식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다폰 edaphon 토양 내 존재하는 유기체의 총칭 *바크 bark 목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 2 적절한 양분이 식물의 힘을 키운다. 우리는 식물들이 정원에서 꽃을 많이 피우길 기대하며 과한 양분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양분은 식물 스스로가 꽃의 양을 결정하도록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다. 식물 건강을 챙기거나 열매를 좋게 하기 위해 비옥한 땅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장미는 보통 일 년에 3회 거름을 주어 꽃을 피우는데, 나는 작년에 전혀 거름을 주지 않았다. 식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꽃은 조금 줄어들지 모르지만, 정원에 함께 식재 한 다른 꽃이 피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3 생태계에서 동반 식물은 기본 질서다. 정원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기 때문에 병이 생기거나 벌레가 오더라도 한 작물 정도만 피해를 입는다. 즉, 한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여러 품종이 서로 어우러지는 다양성을 만들어 줘야 전체적인 피해가 예방되는 것이다. 시각적인 감동이 있는 풍경을 넘어 건강한 생태 환경을 가진 식물 관계를 만들어 주자. 4 충분한 햇빛과 바람이 보약이다. ‘좋은 햇빛과 바람이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원에서도 적당한 장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태양을 필요로 하며 살아가는 식물에게 충분한 햇빛은 중요한 식량이다. 또, 햇빛과 마찬가지로 바람은 세균이나 병이 서식하기 싫어하는 생육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5 ‘빗물 저금통’은 영양제다. 정원에서는 수돗물 사용도 줄여야 한다. 대신 빗물 저금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빗물은 수돗물보다 좋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모아두면 식물에게 좋은 양분이 된다. 또한 식물에 물을 자주 주는 것보다는 정원에서 살아남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겠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는 것도 좋은 정원 행동이다. 6 퇴비함이 있는 정원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자연의 방식을 존중하기 위해 정원에서 폐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발생시켜 멀칭 재료와 거름을 만들어야 한다. 가정이라면 미생물에게 음식물을 제공해 그것을 다시 정원에 사용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퇴비통에서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60℃에 가깝게 온도가 높아지며, 한겨울에도 미생물들은 계속해서 움직여 영상 20℃의 온도를 보인다. 정원문화에도 조금은 새로운 생각과 판단 그리고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준비해야 한다. 소비하고 없어져 버리는 환경이 아닌 계속해서 이어질 환경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정원 행동’을 통해 훗날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자연환경을 돌려주고자 한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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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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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STORY] 내 집 같은 편안함 영흥도 하늘 빛 펜션
- 내 집 같은 편안함 영흥도 하늘빛 펜션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설치는 사람이 있다. 터를 탓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편안한 수면을 이끌어줄 공간이다. 좋은 숙박시설을 논할 때 “내 집처럼 편해요”라는 말로 설명이 충분하듯 건축주도 설계 시공을 맡은 원하우징월드 이영석 대표를 만나 한마디로 주문을 끝냈다. “손님들이 내 집처럼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주세요.” 글 백홍기 기자 사진 및 취재협조 원하우징월드 HOUSE NOTE DATA 위치 인천 옹진군 영흥면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목구조 대지면적 9376.00㎡(2836.23평) 건축면적(관리동 포함) 314.67㎡(95.19평) 건폐율 3.36%(법정 40%) 연면적(관리동 포함) 466.22㎡(141.03평) 하늘, 빛 1층 127.93㎡(38.70평) 2층 71.80㎡(21.72평) 해, 달, 별 1층 27.84㎡(8.42평) 2층 27.84㎡(5.42평) 용적률 4.97%(법정 100%) 설계기간 2019년 4월~8월 공사기간 2020년 4월~8월 건축비용 5억 8200만 원(3.3㎡당 437만 원) 설계 및 시공 원하우징월드 010-3520-7873 www.onehousing.co.kr 펜션 하늘빛 010-2496-6796 https://하늘빛.com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 벽 - 스타코 플렉스 / 데크 - 대리석, 방부목 내부마감 천장 - 벽지 / 벽 - 벽지 / 바닥 - 대리석, 강마루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R37, 비드법 보온판 T50 / 외벽 - 글라스울 R21, 비드법 보온판 T50 계단실 디딤판 - 멀바우 집성목 창호 제이드 블랙 위생기구 계림 난방기구 기름보일러(경동보일러) 레벨이 높은 곳에 있는 펜션은 열린 조망과 포근한 숲이 감싸 편안하다. 섬 여행은 쉽게 계획하기 어렵다. 배 타고 바다를 건너야 하는 일이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로로 연결된 섬이라면 어떨까. 게다가 아름다운 풍경과 섬의 정취를 갖춘 곳이라면, 당장이라도 차를 몰아 그곳으로 향하고픈 마음으로 부풀 것이다. 영흥도가 바로 그런 곳이다. 거리는 수도권에서 1~2시간이면 닿는다. 대부도와 영흥도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하는 작은 선재도를 지나는 건 5분이면 충분하다. 영흥도를 차로 한 바퀴 둘러보는 데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작은 섬이지만, 매력적인 여행지다. 특히, 섬 서쪽에 있는 장경리해수욕장은 낙조가 장관이라 품 들여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다. 1.5km에 이르는 백사장은 스트레스를 날려주고, 인근에 1만 평이 넘는 노송지대는 휴식과 사색을 제공해 외지인을 끊임없이 유혹한다. 이 때문에 주변엔 편의 시설까지 잘 갖춰져 있다. ‘하늘, 빛’ 거실은 면적을 시원하게 확보하고 색감이 부드러운 마감재를 사용했다. 넉넉한 6인용 식탁을 배치한 식당 상부에 귀여운 조명과 편백을 활용해 디자인 포인트를 주었다. 주방과 야외 테이블의 연결 동선이 짧아 기분에 따라 실내외 공간을 편안하게 누릴 수 있다. 벽면을 파스텔로 마감해 산뜻하다. 방 내부에 샤워실을 마련해 편리함도 갖췄다. 계단실. ‘하늘, 빛’ 2층 정면에 있는 아늑한 방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은 비밀 공간이 있다. '하늘, 빛’ 2층 공간 사이에 마련한 아담한 화장대. 욕실. 하늘과 바다로 열린 공간 장경리해수욕장에서 섬 안쪽으로 200m 들어가면 숲이 포근하게 감싼 펜션이 반긴다. 섬을 형성하는 국사봉 끝자락에 위치한 지형이라 지세가 다소 높아 서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펜션은 도로가 끝나는 경사로 위에 자리 잡았다. 주변에 있는 것이라곤 숲과 멀리 펼쳐진 바다가 전부다. 건축주는 건너편 솔숲에서 오래전부터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캠핑장 옆에 있는 숲이 위치와 조망이 좋아 펜션을 계획하면 좋을 거라 판단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나뉜 공간이 적당한 레벨 차가 있어 서로 간섭도 없을 거라 생각해 본격적으로 펜션 짓기에 나섰다. “지인에게 믿을만한 전문가를 소개해달라고 했어요. 그분이 2014년에 강원도 양양에 전원주택을 지었는데, 아직까지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고 집도 마음에 든다고 당시 업체를 알아봐 준다고 했어요. 5년 넘게 살면서도 만족하고 있다는 말에 신뢰가 갔어요.” 이 대표도 건축주와의 첫 만남이 인상 깊었다고 한다. “건축주도 직업이 같은 건설 계통이다 보니 의사소통이 잘 됐어요. 한마디 하면 다 이해했고, 펜션 계획도 오랫동안 준비하면서 필요한 것을 잘 정리해 진행하는 게 편했어요.” 부지는 남북으로 긴 형태에 안쪽이 넓은 물주머니 모양이다. 남쪽에 있는 진입로로 들어서면, 넓은 운동장이 먼저 시원하게 반긴다. 그 뒤로 펜션을 동서로 나눠 배치했다. 뒤쪽에 있는 펜션은 시선을 가리지 않도록 앞에 배치한 펜션과 레벨 차를 둔 뒤 북쪽으로 방향을 살짝 틀어 배치했다. 열린 하늘과 바다는 밤이면 별과 달이 촘촘하게 채운다. 그래서인지 객실 이름도 동쪽에 있는 넓은 본관 두 동은 ‘하늘, 빛’으로, 서쪽에 작은 펜션 세 동은 ‘해, 달, 별’로 지었다. ‘해, 달, 별’은 1층에 거실과 주방을 일체형으로 아늑하게 구성했다. ‘해, 달, 별’ 2층에는 침실과 욕실, 작은 전망대를 갖췄다. 가장 중요한 건 ‘편안함’ 이 펜션들은 숙박시설이라기보다 집처럼 보인다. 내부는 블랙 & 화이트 콘셉트로 마감하고, 효율성을 고려한 평면 구성에 맞춰 간결해진 입면은 담백한 첫인상으로 반긴다. 눈에 드러난 부분만 그럴싸한 게 아니다. 속도 알차다. 지붕과 벽 단열재를 글라스울에 비드법 보온판을 덧대 열손실을 최소화함으로써 냉난방 비용은 절감하면서 실내 쾌적성을 오래 유지하도록 했다. 펜션을 둘러보면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 손을 맞잡은 듯 다정하게 연결해 정면에 배치한 ‘하늘과 빛’ 객실은 든든해 보이는 부모와 같고, 뒤에 옹기종기 모인 ‘해, 달 별’은 귀여운 모습이 아이들처럼 여겨진다. 이처럼 단란하고 편안한 느낌은 실내로 이어진다. ‘하늘과 빛’ 실내는 여유로운 거실과 깔끔한 방으로 구성하고 포인트 마감재와 조명을 세심하게 골라 새로 지은 집을 방문하는 것 같다. 이보다 작은 ‘해, 달, 별’은 외형과 같이 내부도 아담하고 경쾌하다. 모든 공간의 포인트는 천장과 계단, 아트월 등에 사용한 목재 마감재다.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목재 마감재를 선택해 시선이 편안하고 따듯한 공간을 제공해 쉼터 안에 또 다른 힐링 공간을 마련해 놓은 듯하다. 휴양림, 캠핑장, 펜션 등 휴양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모두 같다.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늘펜션은 나의 귀한 여가를 알찬 시간으로 채워줄 것만 같다. 시선을 가리지 않아 시원한 바다 풍경과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귀여운 모습으로 나란히 배치한 ‘해, 달, 별’ 펜션. 입구에서 들어오면, 넓은 운동장이 반긴다. 그 뒤로 ‘하늘, 빛’을 앞에 배치하고 뒤에 방향을 살짝 틀어 ‘해, 달, 별’을 배치해 모두 시원한 바다 조망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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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STORY] 내 집 같은 편안함 영흥도 하늘 빛 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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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② ‘두 번째 집’은 어떤 공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검토한 공간 간의 관계를 파악해 보자. 마지막으로 위치와 면적은 자연조건을 반영해 구체화시켜 나간다. 정원 계획은 마치 정성을 들여 키워낸 맛있는 열매와도 같아 보인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을 짓기 위한 부지를 찾는데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심히 찾는 이유는 훗날 행복한 일상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당연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부지를 찾았으면 이제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집 짓기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보통 예비 건축주는 집 짓기를 앞두고 건축가를 찾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원 전문가인 나를 먼저 찾아온 건축주가 있었다. 건축주가 되기에 앞서 정원주로 시작한 것이다. 정원주는 작은 펜션 두 채와 카페 한 채를 함께 지으려고 하는데, 정원이 예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건축가보다 정원사를 먼저 찾게 되었다고 했다. 흔한 경우가 아니었지만 정원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계 방향은 도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세 채의 건축물이 적당한 프라이버시와 유대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정했다. 더불어 ‘두 번째 집’인 정원을 건축물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편리함과 미적 연결성을 가지는 장치로서 접근했다. 다음은 집 앞에 있는 작은 호수를 고려한 각 건축물의 배치 계획이다. 먼저 부지 북(서) 쪽에 두 채를, 남쪽에 한 채를 배치해 호수로 향한 시야를 열어 주었다. 그리고 각 건축물을 이리저리 회전시키며 사이에서 생기는 공간 형태를 파악했다. 정원에서 건축물은 오브제와 같은 역할로 정해봤다. 특별한 장치가 아니어도 충분히 훌륭한 장식물이다. 이렇게 주어진 부지에서 집을 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정원은 좀 더 풍요로워질 준비가 된다. 배치 계획 1. 배치 계획 2. 배치 계획 3. 주택 정원에서 공간 찾기 처음 건축을 계획할 때 필요한 실, 위치 그리고 크기를 검토하는 것처럼 주택정원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공간과 위치, 면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조성될 정원 공간과 형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1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메모하자 정원에도 쉼터, 텃밭, 꽃밭, 온실, 개인 공간, 수돗가, 창고 등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때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검색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이 내가 필요한 공간을 찾아가며 메모해두면 공간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 크기와 위치는 햇빛 방향을 고려하자 위에서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설정했다면 다음은 면적을 계획해야 한다. 면적을 정하는 방법은 첫째, 사용 인원과 빈도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쉼터의 경우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기본적으로 ‘쉼’의 역할을 하지만 정원을 바라보는 조망 공간,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취미 공간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참고로 다양한 쉼터 중 면적이 넓은 쉼터는 정원에서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위치를 정해보자. 둘째, 집을 중심으로 햇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해 본다. 계절에 따라 들어온 햇빛은 머무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3 기타 공간을 배치하자 정원에서 중심 공간이 정해졌다면 이제 남은 공간을 차례로 배치한다. 수돗가는 쉼터 주변에 설치해 휴식 중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빈번한 사용이 예상된다면 주방에서 오고 가기 편리한 곳에 배치한다. 창고는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미관상 눈에 잘 들어오는 곳보다는 집 중심으로부터 조금 숨겨진 곳이나 많이 사용하지 않을 곳으로 배치한다. 또는 예쁘게 만들어 오브제와 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건강한 정원 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퇴비함은 텃밭 주변에 배치해 편리한 동선을 가진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려동물 공간은 집과 가까운 곳에 두어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자주 마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는 툇마루 아래에 계획했는데, 실제로 반려동물이 편안하게 자주 이용하고 있다. 정원은 ‘두 번째 집’이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을 검토한 후 자연조건을 고려한 위치·면적을 계획해 편리하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조성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며 집 짓기를 시작하는 건축주들이 많다. 아름다운 집과 그에 어울리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이번 호에서 다룬 내용을 참고하고 적용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 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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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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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주택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용도에 맞춰 공간을 설정하고 동선을 계획해 꾸며나가는 작업이다. 이는 언뜻 집 짓기와 비슷해 보인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과 함께 뿌듯함으로 돌아온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 짓기는 체력 소모와 함께 금전적인 여유도 사라지는 활동이다. 이는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려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들뜬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보통 1~2년 동안 스스로 고민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완성하는데, 계절과 함께 바뀌어가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정원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주택정원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내가 꼭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호는 주택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불어 시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식재 전 고려해야 할 요소 첫째,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득 심어 완성하지 않는다. 정원 만들기를 집 짓기와 비교한다면 단순히 커튼을 달고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 방을 몇 개로 구성하고,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며, 공간끼리 어떻게 배치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택정원은 두 번째 집이라고 할 만큼 외부에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 찾기. 정원에 꽃과 식물을 식재하기 이전에 텃밭이 필요한지, 잔디 비중을 얼마나 설정할지, 쉼터는 몇 개로 구성할지, 주차장은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등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찾는 방법은 집 짓기에서 방을 배치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어디인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등을 생각해 보면 그 공간이 더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알맞은 동선이 예쁜 정원을 만든다. 동선은 정원의 축과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선과 곡선 그리고 사용할 재료를 고민하면 좋다. 예컨대 동선을 따라 피어 있을 꽃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상을 가진 식물로 선택해 따뜻하고 세련미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꽃과 나무 선택하기. 정원에서 용도를 설정하고 공간을 구획했으니, 먼저 큰 나무를 어디에 식재할지 고민해 본다. 보통 큰 나무는 정원 중심에 두거나 시설물 주변에 놓아 경직된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 공간을 한층 멋스럽게 연출해 준다. 다음은 중간 나무 위치를 선정한다. 공간 구획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라면 중간 나무 위치 선정은 뼈대 주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공간마다 포인트를 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계획하는 작업이다. 꽃을 선택할 때는 높이와 컬러, 개화시기에 따른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본다. 이 작업은 식물 노트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추가로 음지에서 피는지 양지에서 피는지,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후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재 후 정원 관리하는 방법 첫째, 건강한 식물 만들기.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멀칭 mulching을 해주면 좋다. 멀칭이란 식물을 심고 흙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 껍질이나 다른 유기물로 주변을 덮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멀칭을 함으로써 토양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정원이 정돈돼 보인다.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조성해 식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퇴비함 만들기. 먹고 남은 음식물부터 식재료 부산물까지 퇴비함으로 보내면 이를 정원 식물도 함께 먹는다. 또한 정원에서 나오는 많은 부산물도 퇴비함으로 보내 건강한 양질 퇴비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퇴비함 속 온도는 최대 60℃까지 올라가거나 한겨울에도 영상 10℃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퇴비함에서 미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물 주기. 처음 정원을 만들고 나서 2~3년 동안 정성껏 물을 준다. 이 시간은 식물이 땅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을 자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3년 차가 되는 시점에서 정원에 물을 주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두 달가량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자연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1년간 지켜본 결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을 잘 주는 정원보다는 메마른 느낌이 보였다). 물 주기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번 호는 정원을 만드는 것부터 완성한 정원 속 식물을 가꾸는 과정까지 짧게 정리해 봤다. 무턱대고 꽃과 나무부터 심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집 짓기처럼 공간을 구성해가는 작업부터가 주택정원을 만드는 시작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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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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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골짜기에 화가가 손수 지은 카페와 살림집"
- 나의 전원생활과 집 "치악산 골짜기에 화가가 손수 지은 카페와 살림집" -------------------------------------------------------------------------------- 카페가 어느정도 완성 되서는 뒷산에 있는 층층나무를 넓은 창가로 옮겨놓고 내가 좋아하는 나무 몇 그루를 사와 소박한 정원도 꾸몄다. 나무 그늘 자리에 야외 테이블을 만들어 가족과 함께 식사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모든 것을 쏟아 부어 당장 수중에 동전 몇 닢도 귀한 형편이었지만 완성된 카페를 바라보노라면 행복하기 이를 데 없었다. 넓은 창밖에 눈이 펑펑 오는 날엔 신경안정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위험할 정도로 ‘흥분’그 자체였다. -------------------------------------------------------------------------------- 학교 친구들이 내려와 구멍난 벽을 흙으로 매워주고 후배들은 풀 먹인 추보지로 방벽을 생긴 대로 더덕더덕 붙이고 있을 때 나는 밖에서 라면 국물과 막걸리 몇 잔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때가 벌써 11년 전의 일이다. 내가 치악산 자락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대학 3학년 때인 89년 무렵이었다. 당시 나는 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학과에 재학 중이었고, 부모님 몰래 작업실 보증금을 빼서 그 돈에 맞는 시골집을 구하기로 하고 집을 보러 다녔다. 번잡한 도시가 생리에 맞지 않았고, 작품활동을 위해서도 조용한 시골이 좋을 것이란 생각에서 였다. 그러나 보증금에 맞춰 집을 얻어야하는 상황이다 보니 수도권에서는 어림도 없었다. 결국 강원도나 충북지역에 까지 발걸음이 이어졌다. 그리고 집을 보러 다닌지 몇 달만에 원주시 신림면 영암리에 위치한 약 7백평 가량의 텃밭과 그 가운데 외딴 시골 농가 한 채가 딸린 터전을 마련했다. 당시 7백50만원을 주고 구입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막상 내려와 보니 현지인들과의 관계를 비롯해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등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여건이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나는 다시 동요했고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다시 서울로 올라갈 것이냐, 아니면 참고 지낼 것이냐 하는 문제였다. 그러나 아무리 다시 생각해 봐도 서울은 풍요로운 정신을 콘크리트벽 속에 굳혀버리기 좋은 곳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조금은 어정쩡하지만 그렇게 시골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그 곳 생활과 거리를 두게 된 것은 졸업과 동시에 결혼을 하고부터다. 1991년 나는 가까스로 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결혼을 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나의 손과 발은 더욱 쉼없이 바빠졌다. 학원강사, 학교강의, 개인지도, 틈틈이 그림그리기 등 서울 하늘조차 거의 바라볼 틈이 없이 지냈다. 그러기를 수년. 나는 4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가고 서야 문득 묻어두었던 시골 생각이 봄날 새순 돋듯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아파트 한평 두평 늘려보겠다고 새벽부터 분주히 움직여야만 되는 서울의 삶. 다시 결단을 내려야 했다. 그날 밤 나는 아내에게 시골에 가서 살자고 했다. 아내는 서울에서 태어나 거의 서울을 벗어나 본 적이 없는 터라 대답이 없었다. 결국 마지못해 아내는 따라 나섰고 이삿짐을 싸던 날 아내의 친구들이 거들어 주었는데 모두의 얼굴이 무겁기만 했다. 무능력한 남편 따라 시골로 쫓기듯 떠나는 아내. 몹시도 원망하는 눈으로 나를 바라볼 땐 무어라 설명할 수가 없었다. 나이 지긋한 먼 훗날쯤 이해를 구하기로 하고 나 역시 아무말 없이 짐을 챙겼다. 우리는 처음 인연을 맺었던 신림 영암리 집에 이삿짐을 풀었지만 먹고 자는 것, 당장 소용되는 최소한의 것만 풀고 생활을 시작했다. 이는 당시 그 곳 보다도 더 좋은 땅을 염두에 두고 있었고 그 땅을 사서 그 곳으로 옮길 요량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적잖은 실랑이 끝에 결국은 치악산 국립공원 내의 계곡 한 귀퉁이를 오랜 진통 끝에 차지할 수 있었다. 2천평 규모의 준농림답으로 평당 5만원을 주고 구입했다. 이 곳은 오래 전부터 점찍어 두었던 곳으로 굳이 이 곳을 고집했던 이유는 생계 수단으로 카페를 짓기 위해서다. 사실 많은 화가들은 빵과 작품 세계 사이에서 갈등하고 그 틈바구니에서 멍들어 간다. 어디 화가뿐이겠는가? 우리 모두의 삶 대부분이 그렇다. 나는 우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페 건물을 먼저 짓기로 하고 몇 가지 각오를 세웠다. 첫째는 당분간 그림을 접는다. 둘째, 이곳에 집을 짖되 나의 미술감각 뽐내기를 최대한 자제하고 누구나 편안할 수 있는 집을 짓는다. 세 번째는 집이 완성되면 아내에게 모든 걸 물러준다. 그리고 네 번째, 다시 그림을 시작한다. 이런 각오를 세운 뒤 나는 구체적인 실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집 지을 돈이 없다보니 걸리는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직접 지을 생각도 해 봤지만 건축일을 거의 해본 적이 없는 나로써는 매일밤 줄담배로 날을 새야 했다. 고민 끝에 동네 건축업자에게 자청해 막일을 시켜달라고 졸랐다. 그러기를 얼마가 지나 나는 조금씩 집의 기본 구조를 파악하게 되었고, 천천히 자신감도 생기게 됐다. ‘돌멩이도 씹어서 삼킬 나이’ 기둥하나를 성냥개비로 생각하고 시작하자. 이제부터는 나의 집을 짓는다. 설계는 위치한 땅에서 요구하는 대로 그리면 되는 것이고, 그리고 기초 위에 기둥을 세우고 벽을 쌓아 가면 되는 것이다. 법적인 문제는 없었다. 지금은 이 일대에 건축이 일체 불허되고 있지만 당시엔 국립공원 지역임에도 취락지역이어서 건축이 가능했고, 더구나 당시 농촌경제를 살리자는 취지에서 법을 완화하는 추세여서 문제될 것은 없었다. 막상 일이 시작하고 보니 몸은 고되도 그 일이 너무도 즐거웠다. 하루 노동시간은 약 15시간. 온몸이 멍이 들고 흙으로 범벅이 되도 매일 매일 완성 되어 가는 집을 보며, 나는 1년 반동안 거기에 취해 있었다. 거의 혼자 짓다시피 했고 돈이 부족하면 좀 쉬었다가 짓고, 서울의 전세자금을 빼서 다시 일을 시작하는 등 일년 반동안이나 작업과 불가피한 휴식을 반복했다. 일하다 여러 곳을 다쳤지만 다친 깊은 상처들마저도 나의 이런 욕망을 막진 못했다. 카페가 어느 정도 완성 되서는 뒷산에 있는 층층나무를 넓은 창가로 옮겨놓고 내가 좋아하는 나무 몇 그루를 사와 소박한 정원도 꾸몄다. 나무 그늘 자리에 야외 테이블을 만들어 가족과 함께 식사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모든 것을 쏟아 부어 당장 수중에 동전 몇 닢도 귀한 형편이었지만 완성된 카페를 바라보노라면 행복하기 이를 데 없었다. 넓은 창밖에 눈이 펑펑 오는 날엔 신경안정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위험할 정도로 ‘흥분’ 그 자체였다. 밖의 풍경이 점점 흰색으로 색칠해진 무렵 우리의 마음도 천천히 서울을 잊어 가고 있었다. 그 이후 모든 것은 기대 이상이었다. 커피 몇 잔 팔면 끼니는 이을 수 있을 것이라며, 큰 욕심 없이 시작한 카페는 해가 갈수록 드나드는 발길이 많아졌고, 이 곳에 터를 잡은지 6년이 지난 지금은 모든 것이 안정됐다. 작년엔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30Km가량 떨어진 곳에 작업실 부지를 작년에 마련해 두었다. 그 곳에 집을 짓고 접어두었던 스케치북을 열고 백지 위에 선을 적시는 나만의 세계를 다시 펼칠 생각이다. 처음 아내에게 약속했듯 이제 나는 카페를 아내에게 넘겨주고, 네 번째 단계인 나만의 그림 세계를 열기 위한 그 문 앞에 다시 서 있다. 지난 몇 년간 내가 이 일을 진행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땅 가격이 부담이 되더라도 흡족히 마음에 드는 땅을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종종 돈에 맞추다 보니 약간의 아쉬움을 가지면서도 결국 계약을 하게 되는 경우를 보는데, 흡족하지 않음에도 땅을 구입하면 나중에 후회가 따르기 마련이다. 또하나는 건축물이 지역 정서에 맞아야 한다는 점이다. 설계는 땅이 요구하는 대로 자연 친화적으로 짓는 것이 바람직하고, 건물의 규모나 형태 역시 이런 주위 환경과 어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田 글 이형호/사진 류재청 ■ 건축정보 글쓴이 이형호씨 댁은 2천평의 규모로 카페(소롯길)와 살림집, 그리고 이형호씨의 모친이 거주하는 작은집까지 모두 3동으로 구성돼 있다. 설계는 물론 대부분의 건축을 이형호씨 자신이 손수 진행했고, 내부 인테리어 역시 자신의 감각을 살려 디자인했다. 지붕은 3동 모두 너와를 얹었으며 벽체는 블록과 황토를 적절히 병행해 고풍스런 멋이 풍기도록 했다. 치악산 국립공원 내에 위치해 있어 오폐수 정화시설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건축비는 최소한의 경비를 들였다는데 여러 날을 거쳐 독자적으로 진행한데다 별도로 계산을 해보지 않아 정확한 산정이 어렵다. 오픈 초기에는 다소 고전했으나 등산로 입구 위치해 꾸준히 손님이 늘었고 지금은 어느정도 안정단계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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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골짜기에 화가가 손수 지은 카페와 살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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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제한구역에 지은 부속사 포함 80평 전원카페"
- 어려운 집 짓기 "개발제한구역에 지은 부속사 포함 80평 전원카페" -------------------------------------------------------------------------------- 이 집은 개발제한구역 내에 지었다. 구역 지정이전부터 살고 있던 집을 헐고 최근 다시 허가를 받아 새 집을 지었는데 설계에서 허가과정이 6개월이 걸릴 정도로 많은 고생을 했다. 왕송저수지변에 있는 지하 부속사를 포함해 80평으로 지은 전원카페를 찾았다. -------------------------------------------------------------------------------- 서울서 1호선 전철을 타고 수원으로 가다보면 부곡전철역을 지나게 된다. 이 전철역에서 수원 쪽으로 조금 더 가면 우측으로 넓은 호수가 하나 있는데 ‘왕송저수지’ 혹은 ‘부곡저수지’라 부른다. 부곡역에서 걸어서 약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며 과천도시고속도로 월암나들목을 나가 자동차로 약 5분 이내의 거리다. 저수지 건너편으로 멀리 수원시가지의 아파트들이 보인다. 이름은 저수지지만 그 규모가 30만평이나 되어 호반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호수주변과는 다르게 카페나 식당 같은 상업시설을 찾아 볼 수 없다. 이유는 주변지역이 모두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박태성 씨가 이곳에 ‘노을이 질 때까지’란 카페를 열 수 있었던 것은 그야말로 부단한 노력의 결과며 그 과정에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박태성 씨는 농지개발조합으로부터 이곳 저수지를 임대해 낚시터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유료 낚시터의 1호가 바로 이곳 왕송저수지며 유료 낚시터를 국내에서 처음 시작한 사람이 바로 박태성 씨다. 그는 이곳이 그린벨트로 지정되기 이전부터 살 던 원주민으로 현재의 터에서 거의 30년을 살았다. 이런 점들이 인정되어 주택도 쉽게 지을 수 없는 개발제한구역에서 카페를 지을 수 있었다. 1백39평의 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지은 이 카페의 총면적은 79.55평이며 지하층 20평은 부속사로 허가를 받았다. 건축과정에서도 제약이 많이 따랐는데 그러다 보니 건축주나 설계자의 의도대로 집을 짓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설계 및 허가 6개월, 시공 3개월 등 총 9개월이 걸려 이 집은 완성되었다. 구조는 목구조로 하였고 외부는 하디 사이딩, 내부는 천장까지 모두 핸디코트로 마감했다. 지붕은 아스팔트 싱글이다. 이 집은 수원에 있는 시공업체인 (주)코리아우드에서 시공했으며 시공비는 평당 2백20만원 들었다. 그러나 준비기간이 상당히 길었고 또 몇 번의 설계변경 등으로 많은 비용이 추가되었으며 인테리어비용을 포함해 카페를 오픈 하는데 총 3억 정도의 자금이 들었다.田 글·사진 김경래 ■ 건축정보 위치 : 경기도 의왕시 월암도 531-2 지역 및 구역 : 자연녹지지역, 개발제한구역 구조 : 목구조 지하 1층, 지상 2층 용도 : 근린생활시설(지하층 부속사) 대지면적 : 1백39.15평 연면적 : 79.55평(지하 19.98평, 지상 1층 39.83평, 지상 2층 19.74평) 외부마감 : 하디사이딩 내부마감 : 핸디코트 바닥마감 : 타일 건축비 : 평당 2백20만원(순수 시공비) ■시공 : (주)코리아우드(0331-225-4262) ■설계 : 예정건축사사무소(02-2202-2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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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제한구역에 지은 부속사 포함 80평 전원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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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생활 청산하고 고향에 내려와 지은 60평 카페
- 시골서 자리잡기 도시생활 청산하고 고향에 내려와 지은 60평 카페 -------------------------------------------------------------------------------- 웰패널로 벽체를 세우고 내외 벽면은 황토, 지붕은 깨진 기와를 얹었다.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옛스러움을 강조했기 때문에 테이블 모양이나 기둥 하나 하나에도 분위기를 맞췄다. 가운데 주방을 두고 양쪽으로 각각의 홀들이 위치했는데 창을 크게 내 테이블들이 시야가 트인 길 쪽으로 배치되도록 했다. 가능한 홀의 가운데는 여유공간을 두어 실내 분위기가 답답하지 않도록 했다. -------------------------------------------------------------------------------- 그가 대기업의 좋은 자리를 마다하고 고향으로 내려가겠다고 했을 때, 동료들은 만류하기 보다 부러움의 시선을 보냈다. 어쨌든 독립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게 동료들에겐 여간 부러운 일이 아니었다. 재 작년 외환위기가 닥치며 온 나라가 한바탕 소란에 휩싸일 무렵, 이장훈씨는 이러한 결심을 굳히게 됐다. 당장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자리가 위태롭거나 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러한 소란을 겪으며 더 이상 도시생활, 직장생활에 대한 미련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독립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란 판단을 내렸고, 아내 역시 이러한 제안을 거부하지 않았다. 다행히 천안 수신면 장산리에 사두었던 1천2백평의 땅이 있었기 때문에 큰 갈등 없이 탈 서울을 결심할 수 있었다. 이 땅은 지난 97년 회사 연수원의 팀장직을 맡고 있을 때 구입했던 것으로 당시 연수원이 바로 이 근처에 있었다. 준농림전 1천2백평 규모로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오리란 막연한 생각에서 구입을 결심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막연했던 계획은 생각보다 빨리 실천에 옮기게 됐다. 그 해말 IMF관리체제로 들어서며 먼 장래를 기약한다는 것이 무의미해졌고, 당장 실천에 옮기는 것이 현명할 것이란 판단을 내렸다. 아내와 상의한 끝에 이 곳엔 카페를 지어 아내가 맡아 운영하기로 했다. 땅이 위치한 바로 옆에 상록리조트가 위치해 있고 가까이에 대형 실내수영장인 상록아쿠아월드 대교연수원 등이 있어 카페를 운영하기에 결코 나쁜 조건이 아니었다. 도로변에 위치해 있다는 것도 유리한 조건이었다. 카페 운영을 아내에게 맡기는 대신 이장훈씨는 자동차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천안에서 자동차 관련 사업을 하기로 했다. 얘기가 일단락 지어지자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우선은 카페를 짓는 일이 급선무 였다. 카페는 그동안 경기권 일대를 다니면서 눈 여겨보았던 형태로 짓기로 했다. 며칠을 수소문한 끝에 그런 형태의 카페들이 서울의 웰메이트라는 회사에서 짓는다는 것을 알았고 다음부터는 웰메이트와 모든 것을 상의했다. 건축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돼 5개월 뒤인 12월 완공됐다. 2층 구조로 연건평은 60평이며,1층이 50여평이고 2층이 10평 정도다. 총 테이블 수는 20개. 웰패널로 벽체를 세우고 내외 벽면은 황토, 지붕은 깨진 기와를 얹었다.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옛스러움을 강조했기 때문에 내외부를 황토로 마감하고 테이블 모양이나 기둥 하나 하나도 분위기를 맞췄다. 가운데에 주방을 두고 양쪽으로 각각의 홀들이 위치했는데 창을 크게 내어 테이블들이 시야가 트인 길 쪽으로 배치되도록 했다. 가능한 홀의 가운데는 여유공간을 두어 실내 분위기가 답답하지 않도록 했다. 총 비용은 약 2억7천만원 정도가 들었다. 기본적인 건축비 외에 실내외 인테리어 비용, 조경 비용, 각종 집기류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카페를 운영해본 경험이 없기에 그동안 크고 작은 시행착오와 아쉬움들이 있지만 그런대로 무난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5개월이 지난 지금은 점차 매상도 오른다. 전원생활의 넉넉함도 함께 느낄 수 있어 행복하다.田 글·사진 류재청 ■건축정보 위치: 충남 천안시 수신면 장산리 부지면적: 준농림답 1천2백평 부지구입년도: 97년 부지구입금액: 2억원 건축공사기간: 99년 5월∼12월 건평: 60평(1층 50평, 2층 10평) 건축비: 2억7천만원(인테리어, 조경, 집기류 포함) 구조체: 와이어패널 내외벽마감: 황토 지붕마감: 깨진 기와 입지여건: 2차선 지방도변(상록리조트 인접) ■설계 및 시공: 웰메이트(02-553-9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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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생활 청산하고 고향에 내려와 지은 60평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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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강변 화가의 작업실을 갤러리겸 카페로 리모델링
- 개조한 집 북한강변 화가의 작업실을 갤러리겸 카페로 리모델링 -------------------------------------------------------------------------------- 양평 문호리의 북한강변에 있는 화가의 작업실을 구입해 갤러리겸 카페로 개조했다. 어떻게든 튀어보려고 조금은 유치한 모양과 색상을 하고 있는 카페들 사이에 있는 이 집은 박스형태의 절제된 선과 색상이 오히려 세련미를 더하고 있다. 단조로와 눈에 띄는 집 인더갤러리를 찾았다. -------------------------------------------------------------------------------- 겨울의 끄트머리에서 북한강은 길게 몸을 풀고 있었다. 푸른빛을 띤 수면위로 유리알을 닮은 겨울빛이 닦아 놓은 듯 반짝이고 …. 인더갤러리의 볕이 가득한 창가에서 내려다 보는 북한강은 그렇게 겨울을 끝내고 봄채비를 하고 있었다. 이곳 북한강에 빠져 박인아씨가 강변에 갤러리를 연 것은 작년 11월이다. 강변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다 임대하는 집이 있어 주인을 만났다. 전혀 치장을 하지 않은 창고같은 외관을 한 화가의 작업실로 쓰이는 집이었다. 내부구조도 전혀 없었는데 안에서 바라보는 강변 풍경은 그야말로 그림이었다. 마음이 빼앗겼다. 그래서 주인한테 임대할 것이 아니라 아예 팔라고 졸라 구입을 했다. 그렇게 하여 박인아씨는 이 작업실을 갤러리로 개조했다. 주방과 방을 들이고 2층을 만들었다. 외부에 화장실도 하나 붙여 지었다. 그리고 2층엔 강변쪽으로 데크를 냈다. 구입서 부터 개조하는데 비용은 총 2억5천만원정도 들었다. 팔당을 지나 양수삼거리에서 서종면으로 드는 길은 줄곧 강변을 따라 간다. 이 도로가 서종면 소재지를 지나면서 강변풍경은 달라진다. 각양각색의 모양을 한 카페들이 강변을 따라 늘어서 있는 카페촌이 시작된다. 카페촌의 초입에 있는 인더갤러리는 조금은 유치한 치장을 하고 있는 주변의 카페들과는 달리 매우 단조로운 외관을 하고 있다. 흰색벽에 상자같은 모양을 한 이 집은 데크와 철근으로 만든 계단이 아니면 창고같은 모습이다. 그런 절제된 모습이 이곳 양평의 카페촌에서는 오히려 눈에 띄고 세련미를 더하고 있다. 모양과 색상의 절제는 내부로도 이어진다. 흰색톤에 꾸밈이 전혀 없는 단조로운 공간구성은 실내를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이 집의 1층은 전시장과 방, 주방으로 꾸며져 있고 2층은 전시장겸 카페다. 1,2층이 오픈돼 있어 개방감이 좋으며 2층 창가에서 내려다 보는 강변풍경은 아름답다. 특히 1층에 ㄱ자형의 방을 하나 넣었는데 강변을 마주보고 있어 바깥경치가 좋고 아늑하다. 건평 38평, 부지면적 1백평이며 콘크리트 발포 조적식으로 지었다. 외벽은 백시멘트수지로 내벽은 목재로 마감했다. 글·사진 김경래 인더갤러리의 전시회 인더갤러리를 찾았을 때 양평군에 있는 초중고등학생들을 미술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렇듯 인더갤러리는 올 8월까지 전시회가 잡혀 있다. 초중고등학생들의 전시가 끝나면 서정시 같은 그림을 그리는 김성희 화가의 개인전이 3월말까지 열린다. 인더갤러리 0338-771-6191 건축정보 위치 :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부지면적 : 1백평 건물형태 : 콘크리트 발포 조적 ·건평 : 38평 외벽마감 : 백시멘트 수지마감 ·방위 : 동남향 내벽마감 : 목재 바닥 : 시멘트 창호 : 목재창틀 난방 : 심야전기 보일러 실내구조 : 1층 전시실, 방, 주방, 2층 전시장 겸 카페 구입비용 : 2억1천만원 개조비용 : 약 4천만원 설계 : 양재호(홍대 미대 출신 화가) 시공 : 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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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강변 화가의 작업실을 갤러리겸 카페로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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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과 곡선 조화 이룬 95평 와이어패널 전원카페
- 눈길 끄는 집 직선과 곡선 조화 이룬 95평 와이어패널 전원카페 -------------------------------------------------------------------------------- 건평 95평 규모로 1층이 50평, 2층이 45평이며 크고 작은 7개의 홀로 구성돼 있다. 벽체는 변형이 자유로운 와이어패널을 이용했는데 직선과 곡선, 구가 조화를 이루며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내외 벽체는 테라코로 마감을 하고 바닥마감재와 벽장식은 모두 이태리제를 사용했다. 내부 분위기를 중세유럽풍으로 이끌기 위해 소품 하나 하나에 신경을 많이 썼고 곳곳의 장식이나 벽화 역시 같은 분위기로 통일했다. 창호는 황동을 부식시켜 중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처음 이 곳에 카페를 열겠다고 했을 때 주위의 만류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가족들은 물론이거 니와 친구들조차도 그의 이러한 결정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90년 무렵이었으니 아직 전원카페라는 것이 생소한데다 더구나 시골구석에 카페를 열겠다니 당시로선 누구나 무모한 결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의 나이 역시 20살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택근 사장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당시 서울 외곽을 중심으로 전원카페들이 붐을 이루고 있었고 이러한 분위기가 조만간 시골에까지 이를 것이라고 확신했다. 자가 운전자들이 많아지고 도로사정이 좋아지면서 밖으로 나가려는 심리가 더욱 팽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닭도리탕이나 보신탕 등 음식점 정도가 ‘정답’으로 간주되던 당시 시골 분위기에 비춰선 획기적인 생각이었다. 그의 확신이 틀리지 않았음은 이내 밝혀졌다. 오픈과 함께 손님들은 들이닥쳤고 그냥 부업 정도로 조그맣게 운영하려던 당초 계획을 수정해야할 만큼 반응은 컸다. 충남 아산시 음봉면 신정리 봉재저수지 앞에 위치한 ‘예솔’. 주위에 편안하게 차와 식사를 할 곳이 없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이내 명소가 됐다. 주로 천안과 아산, 서울 손님 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손님들 중엔 무속인이나 스님들도 있었다. 이들의 한결같은 얘기는 ‘풍수지리적으로 터가 좋은 곳’이라 는 것. 처음 한두명이 그런 소릴 할 때는 그냥 인사치레려니 했지만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런 말을 남기고 갔다. 그래서 그럴까. ‘예솔’은 그후 10여년간 호황을 누렸다. 최근엔 주위에 비슷한 분위기의 카페들이 들어서 예전 전성기 만큼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변 여건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대개의 손님들은 10년 전통을 잊지 않고 찾아준다. 인근에 아산온천이 생기면서 그 덕도 적잖이 보고 있다. 돈이 들어왔다. 사업을 확장하기로 했다. ‘예솔’과 인접한 준농림전 2백50평을 사서 또 다른 카페를 열기로 한 것. 그러나 애초부터 사업을 확장할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인접한 땅의 주인이 서울로 이사하면서 강매를 하다시피 떠넘겨 자의반 타의반 얼떨결에 땅을 매입하게 됐고, 그래서 또 다른 카페도 구상하게 됐다. 건축은 땅을 구입하고 3년 뒤인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됐다. 건축박람회에서 유난히 이택근 사장의 눈길을 끌었던 웰메이트에 의뢰하기로 했다. 건물은 착공 6개월만인 10월에 완공됐다. 그리고 ‘오페라하우스’라는 간판을 걸고 지난해 말부터 영업에 들어갔다. 건평 95평 규모로 1층이 50평, 2층이 45평이며 크고 작은 7개의 홀로 구성돼 있다. 벽체는 변형이 자유로운 와이어패널을 이용 했는데 직선과 곡선, 구가 조화를 이루며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내외 벽체는 테라코로 마감을 하고 바닥마감재와 벽장식은 모두 이태리제를 사용했다. 내부 분위기를 중세유럽풍으로 이끌기 위해 소품 하나 하나에 신경을 많이 썼고 곳곳의 장식이나 벽화 역시 같은 분위기로 통일했다. 창호는 황동을 부식시켜 고급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기본적인 건축비 외에 실내 장식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총 건축비는 모두 6억5천만원. 석축을 쌓고 땅을 고르는 비용으로 2천여만원이 들었고, 설계비용이 별도로 2천2백만원이 들어 대략 기본적인 것만 7억원 이상이 소요됐다. 이번에도 그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음이 증명됐다. ‘예솔’이 분위기와 운치를 뽐낸다면 ‘오페라하우스’는 웅장하고 외형과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분위기가 돋보인다. ‘예솔’과 경쟁이라도 하듯 손님들의 발길이 분주해 진다. 더불어 이택근 사장의 손길도 바빠진다. 글·사진 류재청 건축정보 위치: 충남 아산시 음봉면 부지면적: 준농림전 2백50평 부지구입년도: 96년 건축공사기간: 99년 4월∼10월 건평: 95평(1층 50평, 2층 45평) 실내구조: 홀 7개 건축비: 6억5천만원 설계비: 2천2백만원 토목공사비: 2천만원 방위: 정남향 건물형태: 2층 와이어 패널 구조체: 와이어패널 내외벽마감:테라코 실내분위기: 중세유럽풍 장식 및 소품 입지여건: 봉재저수지변, 2차선 지방도변 주요고객: 연령층 다양(천안, 아산, 서울) ■ 설계: 예록건축설계사무소(02-501-9973) ■ 시공: 웰메이트(02-553-9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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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과 곡선 조화 이룬 95평 와이어패널 전원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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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째 내려온 집을 개조한 카페가 현대식 카페보다 더 인기
- 외양간을 전원카페로 4대째 내려온 집을 개조한 카페가 현대식 카페보다 더 인기 -------------------------------------------------------------------------------- 특별히 큰돈을 들여 개보수를 하지는 않았다. 기존에 있는 집은 그대로 놓아두고 한쪽 벽과 맞닿아 있던 외양간을 카페로 보수했다. 집 뒤쪽으로 다시 홀을 하나 더 들인 것은 이보다 한 참 뒤다. 각각 열평 남짓한 규모로 테이블도 4개씩에 불과하다. 외벽은 소나무를 켜고 남은 외피를 구조체겸 외장재로 사용했다. -------------------------------------------------------------------------------- 그저 평범한 살림집 분위기다. 마당에 놓인 테이블과 의자를 제외하면 그닥 카페 이미지를 찾아보기 어렵다. 테이블과 의자 역시 ‘세련미’나 ‘우아함’ 보다는 투박한 면면들로 보아 그냥 뚝딱뚝딱 만들어 낸 것임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어디 하나 요란한 치장을 찾아볼 수 없고 그저 ‘아뜰리에’라는 푯말만이 평범한 살림집이 아님을 말해줄 뿐이다.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에 위치한 카페 ‘아뜰리에’. 조성환 김명자씨 부부는 지금으로부터 15년전, 그러니까 84년 무렵 처음으로 ‘아뜰리에’라는 푯말을 대문 옆에 내 걸었다. 당시만 해도 여기는 아주 외진 곳으로 집도 많지 않았고 지금처럼 카페도 많지 않았다. 카페의 경우엔 아예 없었다고 해야 더 정확하다. 양수리가 그렇게 유명한 곳도 아니었으며 분위기를 찾아 카페를 찾아 모여든다는 개념조차 희미한 때였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돈벌이가 될 것이란 기대감은 애초부터 없었다. 속된 표현으로 그냥 심심풀이였다. 집안에 손님들의 발길이 잦은 편이다 보니 자연히 아내 김명자씨가 차나 음식을 준비해야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과정에서 ‘아예 찻집으로 꾸미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러한 단순한 발상이 현실로 옮겨진 것뿐이다. 아니나 다를까, 손님이라고 해야 고작 한 두명 정도. 어쩌다 한 번 들리는 손님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을 만큼 손님은 적었다. 처음부터 사업적으로 접근했었다면 얼마가지 않아 다시 문을 닫아야 했을 만큼 손님의 발길은 뜸했다. 그러나 개의치 않았다. ‘아뜰리에’라는 푯말이 내 걸렸다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이 곳은 이들 부부의 살림집인 것이다. 손님이 많으나 적으나 조급히 생각할 문제가 아니었고 손님이 적다해서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야할 이유도 없었다. 그냥 보금자리일 뿐이고 간혹 푯말을 보고 들어오는 손님이 있으면 반갑게 맞으면 그 뿐이었다. 조성환 김명자씨 부부는 카페를 연다고 해서 특별히 큰돈을 들여 개보수를 하지는 않았다. 기존에 있는 집은 그대로 놓아두고 한쪽 벽과 맞닿아 있던 외양간을 카페로 보수했다. 외벽은 소나무를 켜고 남은 외피를 구조체겸 외장재로 사용했다. 의자나 테이블도 땔감으로 들어온 나무들 중에 쓸만한 것을 골라 그대로 사용하거나 조금 손을 보았을 뿐이다. 또 집을 헐었을 때 나온 고자재를 이용하거나 제재목을 사다 못질을 해 의자를 만들기도 했다. 각각 서너평 남짓한 규모로 테이블도 4개씩에 불과하다. 집 뒤쪽으로 다시 홀을 하나 더 들인 것은 이보다 한 참 뒤의 일이다. 이 집은 조성환씨가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집이다. 벌써 4대째 내려오고 있다. 아주 오래 전에는 그야말로 오막살이 초가였으며 지금의 집도 50년대 초반에 지어진 낡은 집이다. 기와집이 흔치 않았던 만큼 당시만 해도 이 집은 이 일대에서 가장 번듯한 신식 집이었다. 이제는 세월의 손때가 여기저기 묻은 구식집이 됐다. 처음 카페를 구상했을 당시엔 아예 집을 헐고 그럴듯한 분위기의 건물을 올릴까도 생각해 보았다.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막상 닥치고 보니 사람의 욕심이란 게 그게 아니었다. 좀 더 번듯하면 손님이 더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만큼 손님이 적었다. 그런 갈등 속에 몇 년이 흘렀다. 84년 이후 조금씩 나아지긴 했으나 그 때도 가계에 큰 보탬이 될 만큼은 아니었다. 그러기를 4~5년.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후반 무렵이었다. 편안하고 독특한 분위기에 반해 수년간 다니던 손님들이 어느새 단골이 됐고 제법 손님이 늘어갔다. 더욱이 승용차 보급률이 늘면서 양수리가 서울 근교에선 이름난 드라이브코스로 명성을 얻으며 상황은 급반전 됐다. 90년. 부부 둘이 감당하기엔 일손이 달릴 정도가 됐다. 그리고 주위로 하나둘씩 현대식의 예쁜 카페들이 들어섰음에도 아뜰리에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러한 호황은 이후로도 4~5년 이상 꾸준히 지속됐다. 오랜 시간 이 지역 터줏대감 노릇을 해 왔던 터라 주위의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열기가 한 풀 꺾인 것은 90년대 말이었다. 그러나 수입이 다소 줄기는 했어도 현상유지는 꾸준했다. 예쁘고 안락한 카페들이 줄지어 들어섰음에도 예전부터 들리던 손님들은 꾸준히 잊지 않고 찾아 주었다. 이중엔 10년지기 단골 손님도 적지 않다. ‘예쁘장한 신식 카페로 바꿨으면 오히려 손님이 더 적었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덕지덕지 소나무 외피가 그대로 드러난 모습과 딱딱하고 조금은 불편해 보이는 의자. 빼곡이 벽면을 채운 낙서들. 조금은 유치하고 낡은 소품들과 그리고 아무렇게나 놓여진 듯한 이 소품들의 자유 분방한 배치. 어찌 보면 궁색하다는 느낌까지 든다. 그럼에도 이곳에는 손님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글·사진 류재청 건축정보 위치: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아뜰리에’ 부지면적: 2백90평(잡종지 1백80평, 대지 1백10평) 건축년도: 본채 1954년, 카페 1984년 개조 건평: 본건물 30평, 카페 각 10평 정도 실내구조: 방 4, 주방, 거실, 홀 2 개조특징: 외양간을 카페로 개조 개조주체: 직접 개조 벽체구조: 본채(블록), 홀(소나무 외피) 지붕마감: 시멘트 기와 난방형태: 심야전기보일러 식수공급: 지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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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째 내려온 집을 개조한 카페가 현대식 카페보다 더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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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패널로 옛스럽게 지은 가야금 소리 가득한 카페
- 전원카페짓기 와이어패널로 옛스럽게 지은 가야금 소리 가득한 카페 -------------------------------------------------------------------------------- 사실 언남리는 도회지도 아니고 그렇다고 분당에서 수지로 이어지는 개발열기 덕분에 이제는 농촌이라고 하기에도 그렇다. 변화의 기로에 있는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그러나 막상 문을 열고 보니 이러한 문제는 오히려 플러스 요인이 됐다. 빨라지는 도시화 바람을 적절히 탄다면 의외의 가능성이 기대되는 것이다. -------------------------------------------------------------------------------- 용인시 구성면 언남리. ‘생거진천 사거용인(生居眞川 死去龍仁)’이란 말이 전해질 정도로 용인은 예로부터 좋은 터가 많기로 소문난 곳. 특히 구성면은 ‘구성현’이 있던 자리로 옛날에는 제법 번화한 고을이었다.옛날의 명성을 잇기라도 하듯 최근 고풍스런 분위기의 건물 한 채가 이 곳 언남리에 들어섰다. 차를 마실 수도 있고 전통 한정식을 맛볼 수도 있다. 때로는 가야금 소리가 분위기를 맞춰 주기도 한다. 지태환 고숙희씨 부부가 ‘해뜨락 그루터기’를 오픈한 것은 지난 9월 초. 이제 두어 달을 갓 넘겼음에도 특이한 건물 분위기 때문인지 제법 시선이 몰린다. 이 곳은 지난 5월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8월 말 완공됐다. 웰메이트 와이어패널로 기본 골조를 세우고 나머지는 건축주 지태환씨를 중심으로 공사가 진행됐다. 손수 진두지휘를 했지만 건축에는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웰메이트로부터 소품이나 분위기 등 많은 조언을 구했다. 내외 벽체는 황토로 마감해 옛스러움을 강조했고 창호로 쓰인 고재는 철거 현장을 찾아다니며 헐고 난 오래된 목재를 구해 사용했다. 지붕에 얹은 돌기와는 지태환씨가 직접 강원도와 충청도를 돌아다니며 구한 자연석. 외부 분위기부터 철저히 옛스러움을 강조했기 때문에 내부도 같은 분위기로 이끌었다. 내실 문은 옛문살로 디자인한 다음 한지를 얹었고, 홀 한쪽엔 장터분위기도 연출했다. 솟을대문 옆엔 가야금을 타기 위한 무대도 마련했다. 두어 달 남짓. 그동안 들린 손님층은 아주 다양하다. 젊은층에서 중장년층, 원주민은 물론 외지인에 이르기까지 알음알음 발걸음이 분주하다. 특히 분당, 수지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이 곳 사람들의 발길도 잦은 편. 어떤 손님은 가야금 소리를 들으러 시간에 맞춰 일부러 찾기도 하고, 어떤 예술인은 ‘지나는 길에 눈길을 못 떼고 들렸다’고 전하기도 한다. 지씨 부부에겐 마냥 흐믓한 일이다. 그러나 이 곳을 열기 전까지만 해도 이들 부부는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과연 장사가 잘 것이냐 하는 문제를 놓고 ‘자문자답’을 여러 번 되풀이 했다. 일반 전원카페처럼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위치한 것도 아니고, 도심의 목 좋은 곳에 자리잡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언남리는 도회지도 아니고 그렇다고 분당에서 수지로 이어지는 개발열기 덕분에 이제는 농촌이라고 하기에도 그렇다. 변화의 기로에 있는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그러나 막상 문을 열고 보니 이러한 문제는 오히려 플러스 요인이 됐다. 빨라지는 도시화 바람을 적절히 탄다면 의외의 가능성이 기대되는 것이다. 그래서 외부와 격리된 독특하고 편안한 ‘전원공간’으로 꾸민다는 방침을 세웠다. 멀리 다리품을 팔지 않고 편안하게 들릴 수 있는 공간. 무작정 저녁바람을 쐬러 나왔다 반바지 차림으로 들려도 좋을 공간. 가족단위로 맛있게 저녁식사를 하기에도 좋은 공간. 음식맛에도 자신 있다. 고숙희씨는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일급 요리사. 분위기 좋은 카페들이 ‘정작 음식맛은 신통치 않다’는 통념을 깰 참이다. 이런 생각 저런 구상에 가을밤이 길기만하다. 내년 이맘때 쯤이면 나무들이 빼곡히 둘려지고 마당엔 낙엽들도 더 많이 쌓일 것이다. 그리고 가야금소리도 더욱 구성 지리라는 기대도 해 본다. 설계 포인트 내실과 홀 분위기 분리시키는데 주안점 ‘해뜨락 그루터기’가 위치한 구성면은 도농복합적인 성격과 함께 젊은층과 중장년층이 적절히 혼합된 곳이다. 또 외지인의 유입이 증가하면서 원주민과 외지인의 비율도 점차 대등해지는 지역이다. 이러한 특성을 감안해 건축주는 차와 음식을 동시에 취급하고 싶어했다. 이 같은 지역적 특성과 건축주의 의견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반영됐다. 우선 차와 음식을 동시에 취급하되 분위기는 엄격히 분리하기로 했다. 주로 식사를 하게 될 내실은 입구 좌측과 2층에 배치해 홀과 격리되도록 했다. 음식냄새나 식사 분위기가 홀에서 차를 마시는 손님들에게 줄지도 모를 영향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다. 내실은 1층에 큰 방 2개와 작은 방 3개를 만들고 2층에는 큰 방 하나를 만들었다. 주로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손님 접대나 회식, 가족단위 손님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차분하게 이끌었다. 옛문살 문양을 이용한 미닫이 여닫이문도 적절히 활용했다. 홀은 전체적으로 라운드를 주어 야외를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을 최대화 시켰다. 건축정보 위치: 경기도 용인시 구성면 언남리 대지면적: 200평 대지구입년도: 83년 대지구입금액: 평당 50만원 현대지 시세: 평당 200만원 건물형태: 조립식 와이어패널 공사기간: 99년 5월~8월 건평: 1층 60평, 2층 10평 실내구조: 홀, 주방, 화장실, 내실 6개 방위: 남향 총건축비: 3억원 (실내외 인테리어 및 조경비, 집기류 포함) 구조체: 와이어패널 내외벽마감: 황토 지붕마감: 자연석 바닥재: 시멘트, 자연석 식수공급: 상수도 내실난방: 심야전기 보일러 입지여건: 구성면 소재지 생활권: 수지 15분, 분당 25분(승용차 기준) ■ 설계 및 골조시공: 웰메이트(02-553-9228) 田 글·사진 류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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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생활
- 전원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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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패널로 옛스럽게 지은 가야금 소리 가득한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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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숙박시설, 2층은 카페, 3층은 살림집 전원 속의 주상복합
- 전원주택 새 경향 1층은 숙박시설, 2층은 카페, 3층은 살림집 전원 속의 주상복합 -------------------------------------------------------------------------------- 1층까지는 콘크리트 옹벽을 치고 이후부터는 블럭을 쌓았다. 특정 시공업체에 맡기지 않고 개인 건축업자에게 맡겼는데 잘 지어볼 욕심에 현지인이 아닌 서울의 건축업자를 불렀다. 총 공사비는 4억 정도. 대부분의 자재가 서울에서 날라진데다 여름철 비오는 날이 많아 자연 쉬는 날도 많아져 공사기간이 길어졌다. --------------------------------------------------------------------------------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용산리. 한국콘도가 위치해 있고 용평스키장이 근거리여서 겨울철이면 스키어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홀리데이 하우스’가 위치한 곳은 한국콘도와 인접한 나지막한 산언덕. 창문을 열면 한국콘도가 바로 내려다보이고 뒷동산에 오르면 스키장의 슬로프가 한 눈에 들어온다. 겨울철 야경은 더욱 환상적이다. ‘홀리데이 하우스’는 여러 용도가 혼합된 복합건물. 1층은 숙박시설, 2층은 카페이며 3층은 주거가 가능한 살림집으로 활용 되고 있다. 연건평 1백20평 규모로 1층과 3층이 각각 30평이고 2층은 60평이다. 이 곳의 주인은 외국계 회사의 대표인 김범식 사장. 오래 전부터 겨울철이면 스키를 타러 이 일대를 오가던 중 96년 민박집 주인으로 부터 지금의 땅을 소개받았다. 당초 9천평이란 넓은 땅이었으나 본하우징 김인 사장과 공동으로 매입, 필지를 분할 하고 이중 김범식 사장이 2천1백평을 소유하게 됐다. 김범식 사장은 이후 인근 4백여평을 더 구입해 현재 2천5백평으로 부지를 늘린 상태. 건축은 지난해 4월부터 시작돼 9월경 완료됐다. 1층까지는 콘크리트 옹벽을 치고 이후부터는 블럭을 쌓았다. 특정 시공업체에 맡기지 않고 개인 건축업자에게 맡겼는데 잘 지어볼 욕심에 현지인이 아닌 서울의 건축업자를 불렀다. 총 공사비는 4억 정도. 대부분의 자재가 서울에서 날라진데다 여름철 비오는 날이 많아 자연 쉬는 날이 많아져 공사기간이 길어졌다.건축과정에서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다. 다만 하수도 시설에만 3천여 만원이 투입됐는데 청정지역이다 보니 행정당국에서 하수처리시설에 대한 엄격한 법 적용을 한다. 지난해 9월 건물이 완공된 이후 이제 두 번째 겨울을 맞고 있다. 첫 해 겨울엔 이렇다할 수입이 없었다.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데다 지난겨울 이후 내내 비수기여서 제대로 수입을 올리진 못했다. 그러나 수입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 사실 김범식 사장은 이 땅을 구입할 당시 노후를 대비한 생활터전이나 회사 직원들을 위한 세미나장, 휴양시설로 활용할 계획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1년 동안은 일반 손님들보다 회사직원이나 아는 사람들의 발길이 더 분주했다. 다만 지난여름 이후부터 일반 손님들의 발길도 느는 추세여서 올 겨울은 좀 낫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소규모 숙박시설이라해도 일반 콘도처럼 내실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깔끔하게 꾸며 최근들어선 예약 손님까지 종종 생긴다. 사실 이 곳은 일반 콘도처럼 대단위 숙박시설이 아닌데다 요즘 사람들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좋아하다 보니 알음알음 선호하는 경향이 커진다. 본격적인 스키시즌엔 콘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는 이 지역 특수성도 일종의 반사이익이 된다. 현재 이 곳은 김범식 사장의 처제 그리고 동서인 오중식씨가 살면서 관리하고 있다. 처형도 가끔씩 들려 일손을 거든다. 친지들이 운영하는 셈인데 김범식 사장이 회사 일로 당장 내려올 수 없기 때문이다. 마도로스 출신의 오중식씨는 이 곳의 생활에 아주 만족해한다. 산 좋고 물 좋은데다 사람들도 북적이고 할 일도 많기 때문이다. 오중식씨는 앞으로 이 곳을 조그마한 전원 휴식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부지에 독립된 숙박시설을 더 들여 편안하게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이 되도록 할 예정이라는 게 동서 김범식 사장의 생각이라고 전했다.겨울을 앞두고 삽을 들고 이리저리 오가는 오중식씨의 발걸음이 분주하기만 하다.田 글·사진 류재청 작은 인터뷰 ·본하우징 김인 사장 전원주택지 16필지 4천4백평 분양 예정 평창 일대는 스키장이나 콘도 등이 많은 지역이라 이에 따른 땅의 활용가치도 매우 큰 편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소규모 숙박시설이나 카페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이 일대가 동반 호황을 누린다. 더욱이 요즘엔 과거처럼 일방적인 편리성만 따지는 콘도보다는 조용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분위기 있는 독립된 숙박시설 을 일부터 찾는 사람들이 느는 추세다. ‘홀리데이 하우스’와 인접한 6천9백여평의 부지도 최근 이런 관점에서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데 본하우징 김인 사장이 바로 그 주인공. 김사장이 가지고 있는 6천9백여평중 우선 4천4백여평을 일반인들에게 분양한다. 모두 16세대가 들어서게 되는데 필지당 면적은 2백~3백평 규모. 김인 사장은 우선 전원주택용이나 세컨드 하우스 개념으로 분양을 유도할 계획이다. 또 이 일대가 겨울철 스키어들로 북적이는 만큼 분양을 받아 숙박시설을 갖추고 겨울에 임대를 주어도 좋을 것이란 점도 강조할 예정이다. 김인 사장 역시 나머지 2천5백평에 대해서도 직접 개발에 나서 숙박 및 휴게시설을 갖춘 소규모 휴양시설로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건축정보 위치: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용산리(홀리데이 하우스) 부지면적: 2천5백평(준농림전, 임야 혼합) 부지구입년도: 96년 4월 부지구입금액: 평당 10만원 현 주변부지 시세: 평당 10만~40만원선 건물형태: 콘크리트 옹벽 및 블럭 시공: 개인건축업자쪾공사기간: 99년 4월~9월 건평: 120평(1층 30평, 2층 60평, 3층 30평) 층별구조 및 용도: 1층 숙박시설(다가구주택), 2층 카페(근린생활시설), 3층 살림집(단독주택) 방위: 남향 총건축비: 4억원 골조: 철근 콘크리트 벽체구조: 1층 콘크리트 옹벽, 2. 3층 블럭 지붕골조: 스틸 지붕마감: 아스팔트싱글 식수공급: 지하수 주변환경: 한국콘도 인접, 용평스키장 근거리 ■본하우징 (02-415-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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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숙박시설, 2층은 카페, 3층은 살림집 전원 속의 주상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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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콘서트홀 ‘아트란티스'
- 전원속의 문화공간 숲속의 콘서트홀 ‘아트란티스' -------------------------------------------------------------------------------- 스틸하우스는 97년 지어져 직원이나 공연인들의 숙소로 이용되고 있고, 지난해 지어진 통나무 주택은 누구나 이용이 가능한 휴식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콘서트홀은 1백80평 규모로 지난 5월부터 대대적인 개보수에 들어가 7월초 완료했다. -------------------------------------------------------------------------------- 도심의 번화가에 위치한 것도 아니고 여느 전원카페들 처럼 카페촌이 형성된 목 좋은 곳에 자리한 것도 아니다. 이도 저도 아닌 시골땅 한 구석에 있는 듯, 없는 듯 그저 슬그머니 들어앉았다. 콘서트홀 ‘아트란티스'. 시골에서도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아트란티스'의 꿈은 야무지다. 차나 음식을 팔기 위해 유명가수의 노래를 곁들이는 일반적인 전원 카페와는 애초부터 성격을 달리한다. 차를 마시러 왔다가 음악을 듣고 가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들으러 와서 차도 마시고 가는 그런 곳이다. 공연을 우선한다는 얘기다. ‘공연 중에는 어린아이의 출입을 삼가해 달라'는 조심스런 안내문이 붙어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그래서 ‘아트란티스' 앞에는 항상 ‘콘서트 홀'이란 수식어가 따라 붙고 다녀간 사람들도 ‘전원 속의 문화 공간'이란 그럴듯한 닉네임을 붙여주고 있다. 그러나 ‘아트란티스'가 처음부터 전원 속의 문화공간이었던 것은 아니다. 당초 물류업체인 (주)보승의 기업연수원으로 사용하던 것을 올초 대대적인 개보수작업을 거쳐 ‘아트란티스'로 탈바꿈했다. 용인시 양지면 주북리 7백50평 대지에 60평짜리 스틸하우스 1동과 21평짜리 통나무주택 1동, 그리고 콘서트홀로 이뤄져 있다. 수년에 걸쳐 모두 15억원 가량이 들어갔는데 대략 토목공사에 2억원, 조경 3억, 건축 8억 그리고 부대비용 2억원이 소요됐다. 스틸하우스는 97년 지어져 현재는 직원이나 공연인들의 숙소로 이용되고 있고, 로그패밀리가 지난해 시공한 통나무 주택은 누구나 이용이 가능한 휴식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메인 공간인 콘서트홀은 1백80평 규모로 5월부터 대대적인 개보수에 들어가 7월초 완료했다. 좌석 수는 모두 1백52석에 이르며 50평 규모의 수영장도 있다. 천장은 대나무를 이용해 마감했고 천장으로부터 물줄기가 수영장으로 떨어지도록 해 청량감을 강조했다. 7월 초 오픈한 이후로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 특별히 광고를 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알았는지 아름아름 손님이 늘어간다. 개중에는 지나다가 우연히 들린 손님도 있고 공연을 보러 일부러 발걸음을 한 손님도 있다. 사실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들 중에는 도심에서 누리던 문화적 혜택을 뒤로해야 한다는 아쉬움 때문에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쇼핑이나 음악, 영화, 연극 등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점이 부수적이긴 하지만 전원생활을 꺼리는 이유중 하나로 작용한다. 그래서 이승구 사장은 이 곳을 전원 속의 콘서트홀로 가꿔갈 생각이다. 지금은 여느 카페처럼 몇몇 가수와 피아노, 바이올린 협주 등 평범한 프로그램으로 손님들을 맞고 있지만 앞으로 점차 다양화시킬 예정이다. 우선은 외국의 전통음악을 월별로 공연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는 현지인들이 직접 와서 공연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다양한 나라의 생생한 전통음악을 그대로 전달해 준다는 계획이다. 그래서 조만간 소련과 프랑스, 핀란드를 방문한다. 음악 외에도 연극, 코미디 등 다양한 기획으로 시골에서 새로운 공연 문화를 만들어가겠다는 생각이다. 田 ■ 글·사진 / 류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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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콘서트홀 ‘아트란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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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턱에 세워진 목조 레스토랑 ‘포세이돈’
- 눈길 끄는 집 로 산중턱에 세워진 목조 레스토랑 ‘포세이돈’ -------------------------------------------------------------------------------- 1년 1개월간의 공사 끝에 지난해 4월 완공됐다. 산을 깍고 석축을 쌓아 그 위에 집을 지었다. 토목공사에서부터 건축까지 워낙 대규모 공사인지라 건축 기간이 많이 소요됐다. 처음엔 주거용으로 지었다가 추후 용도를 변경했다. -------------------------------------------------------------------------------- 강북 강변로를 벗어나 덕소, 양평쪽으로 달리다보면 토평나들목을 지나 멀리 산중턱에 육중한 목조건물 하나가 눈에 띈다. 이 일대에 적잖은 카페들이 즐비하게 늘어섰음에도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야트막한 산 중턱에 걸터 앉은 데다 독특한 디자인적 요소까지 가미돼 매번 지나는 이의 눈길을 붙잡아 둔다. 특히 커다란 통창문을 통해 반사되는 파란 하늘이 인상적이다. 밤풍경 또한 특별하다. 굳이 모양을 비유한다면 네조각으로 자른 오렌지의 나머지 한 조각에 가깝다고나 할까. 어찌 보면 뱃머리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진입로가 눈에 잘 띄지 않아 찾아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편인데 가까이 가면 멀리 보았던 그낌과는 또 다른 분위기다. 쌓아 올린 석축 위에 우뚝 선 모습이 육중하다. 레스토랑 ‘포세이돈'. 행정구역상 남양주시 수석동에 속한다. 지난해 4월 오픈한 이후 먼 발치에서의 느낌에 반해 많은 손님들이 다녀갔다. 북새통을 이룰 만큼 장사가 잘 되는 것은 아니지만 먼발치 호기심으로 주말이면 제법 빈자리 찾기가 어렵다. 손님들 중에는 오다가다 눈 여겨보고 작심을 하고 들린 경우도 있다고 한다. 주말에는 가족단위 손님들도 적지 않다. ‘포세이돈'은 1년 1개월간의 공사 끝에 지난해 4월 완공됐다. 산을 깍고 석축을 쌓아 그 위에 집을 지었다. 토목공사에서부터 건축까지 워낙 대규모 공사인지라 건축 기간이 많이 소요됐다. 처음엔 주거용으로 지었다가 추후 용도를 변경한 것이다. 지난 7월부터는 이석호 사장이 임대해 운영하고 있다. 모두 3층 건물로 통나무와 제재목을 적당히 활용해 통나무들이 하중을 떠받치고 제재목으로 내부 마감을 마쳤다. 창문은 한강을 시원하게 내려 볼 수 있도록 커다란 통유리로 시공했다. 모두 1백30평 규모로 1, 2층이 각각 55평 규모이며 3층은 20평 규모다. 테라스와 창고 위에 마련된 야외 좌석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바람이 부는 날이면 현관에 매달린 풍경 소리도 인상적이다. 田 글·류재청 / 사진·포세이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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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턱에 세워진 목조 레스토랑 ‘포세이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