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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이오의 정원이야기 22 정원행동, 재미있는 장미 정원 만들기 필자는 이번에 한국장미회에서 주최한 세계장미대회에 참석했는데, 장미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장미가 주는 매력을 알고, 그중에서도 일부러 개성을 가진 장미를 찾아 식재할 정도로 그 인기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장미 정원을 만드는 방법은 각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데, 하나의 장미로도 그 표현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필자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이번 호에서는 장미의 다양한 향기와 색감 그리고 화형을 활용해 화단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고민하는 것이 좋다. 스토리를 담아 독특하게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식용 장미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정원을 만드는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 흔히 장미를 꽃 중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장미는 많은 사람의 기억과 삶에서 인상 깊은 꽃인 것은 분명하다. 주제가 된 장미 집 주변에 장미를 심어보자. 많지 않아도 충분히 화단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 때로는 한 송이로 집 전체를 덮도록 심을 수도 있다. 많지 않은 양에도 장미가 정원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가을까지 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미가 5월에 한 번 피고 나서 더 이상 피지 않았다면, 이제는 품종이 개량되면서 수명도 길어지게 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 중심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처럼 적은 양으로도 향기 가득한 정원을 만들 수 있으니 그 매력에 빠지는 것도 당연하다. 아치와 담장에 핀 장미는 새로운 경관이 주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벽면과 마감재에 핀 장미는 정원에 입체감을 부여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치에 꾸민 장미 정미 정원에서 아치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 입체적인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입구나 정원 중심 등 각 영역에 마련한 아치는 정원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먼저 출입구에 설치한 아치는 오가는 길에 만나는 장미로 기억하기 쉽다. 중심에 설치한 아치를 통해 동선을 따라 마주한 경관은 어느 곳보다도 특별하다. 아치는 크기와 재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목재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철재는 곡선 제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다. 벽돌은 제작은 어려워도 장미와의 조합이 편안해 장식성이 강하다. 아치 높이는 2.5m 이상으로 계획하길 권한다. 낮은 아치는 자칫 공간을 답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색상도 양쪽에 같은 색상으로 하느냐, 다른 색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한쪽에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벽면을 이용한 장미 장미를 벽면에 이용할 때는 그림 그리듯이 연출하면 쉽다. 이것도 정해진 방법은 없고 개성을 담아 표현하면 된다. 필자는 장미가 13m 벽면 전체를 감싸도록 계획했다. 또, 벽면뿐만 아니라 담장에 이용해도 좋다. 단조로울 수 있는 담장도 장미로 색을 입히면 멀리서부터 집을 감싼 화려한 연출로 돋보인다. 색상도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순으로 나열하면 변화가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때 단색만을 사용해 지루하게 연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설치도 직접 고정 핀을 다는 방법과 별도 구조물을 이용하는 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고정 핀을 다는 방법은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축물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별도 구조물을 통해 설치하는 방법은 장식성을 살려 화려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부담된다. 집 전체에 강한 인상을 주는 장미는 연출 방법에 따라 화려하거나 소박하다. 화분에 핀 장미 혹시 정원이 없다면 화분 몇 개로 연출해 보자. 현관 입구 또는 매장 앞에 둔 화분 장미는 오가는 사람들이 웃음꽃을 피울 이유일 것이다. 화분 장미에는 몇 개의 품종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레이디 오브 샬롯’, ‘프린세스 앤’, ‘프린세스 알렉산드라 오브 캔트’를 추천한다. 모양이 다른 여러 개의 화분을 모아 연출하는 것도 재미있다. 휴식 공간에 화분 장미를 놓으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화분은 이동할 수 있기에 매번 그 위치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화분은 충분한 토양으로 장미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20L 이상의 크기로 준비하면 좋다. 이렇게 화분 장미의 다양한 연출을 위해서는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장미회’라는 민간단체는 세계장미회에 소속되어 세계장미인들과 국제적인 교류 활동도 하고 있다.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로자리안’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이러듯 여가 생활로 깊게 자리잡은 장미재배는 새로운 문화로 그 영역을 점차 넒혀가고 있다. 5월에 피웠던 장미꽃 몇 송이가 필자의 작업실 옆에 마른 꽃으로 매달려 있다. 이미 생명은 다했지만 아직 남은 색상이 그날, 5월의 기쁨을 이어가는 듯하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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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정원 행동, 장미 정원을 돌보는 방법 정원에서 장미가 주는 즐거움은 크다. 향기 또한 그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어느새 정원에 장미를 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향기 이외에도 색과 화형花形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장미는 5월에서 11월까지의 기간 동안 가장 돋보인다. 이에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정원 장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5월의 장미는 어느 꽃보다도 매력적인 모습이다. 화분에 핀 작은 장미부터 벽을 장식하는 장미 그리고 입구 아치를 감싼 장미는 정원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잡는다. 이런 장미를 몇 가지만 기억하면 누구든지 쉽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그럼 장미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체크하면 좋을까. 이를 위해 필자는 정원에 110그루가 넘는 장미를 피워냈다. 작은 공간에 비교적 많이 있는 편인데, 이는 품종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관찰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주택에서 장미 정원을 조성하고 가꿀 때 필자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장미 정원 조성 시 체크해야 할 사항 1 햇빛을 좋아하는 장미 장미는 하루 최소 6시간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햇빛은 장미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 마치 우리가 매일 먹는 식사와 같다. 필자는 주택을 중심으로 사방에 장미를 심었다. 햇빛을 받는 시간에 따라 장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물론 햇빛에 비교적 늦게 노출된 장미도 꽃은 피우지만 다른 곳보다 꽃송이가 적은 것을 볼 수 있었다. 2 바람을 좋아하는 장미 바람은 병충해로부터 장미를 보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병충해는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장미 정원에는 통풍이 잘 되게 물리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에 가지치기도 햇빛과 바람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겨울철 지속되는 바람은 오히려 장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바람이 식물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바람이 너무 심한 곳은 피해 주어야 한다. 3 장미를 건강하게 만드는 적당한 거름 작년부터 필자는 장미에 특별한 거름을 주지 않고 있다. 퇴비함에서 나오는 거름 정도만 봄에 주고 있다. 퇴비장과 떨어진 장미는 이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보통 장미는 1년에 3번 거름을 주지만, 이 거름주기를 중지한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장미 스스로 꽃의 양을 조절하며 피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영양관리를 하면서 꽃을 피우도록 장미에게 선택권을 준 셈이다. 이런 정원 행동은 정원의 모든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4 뿌리를 튼튼히 만들어 줄 멀칭 멀칭은 유기물로 토양을 덮어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텃밭에서 비닐로 덮어주는 것도 멀칭의 한 방법이다. 멀칭을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토양의 습도를 유지하고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환경은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촉진한다. 식물에게 뿌리는 생리적 조건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미를 심고 나면 멀칭을 꼭 해주어야 한다. 5 농약 사용 없이 장미 키우기 농약은 개인 여건과 정원 형태에 따라서 선택해야 한다. 개인 정원이라면 농약 없이 장미를 키워보자. 장미가 각종 해충으로부터 견디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 있다. 또, 상처를 남기고 겨우 이겨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거친 장미는 결국 스스로를 지켜낸다. 참고로 농약은 토양 속 미생물이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 그 사실을 안다면 농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친환경 제품조차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장미를 믿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요즘 정원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장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 많은 노동과 화학제로 장미를 돌보는 방법은 잠시 접어두자. 우리에게는 건강한 물리적 환경과 정원 행동을 선택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다음 세대도 건강한 장미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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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지속가능한 정원 만들기 정원 행동 두 번째 집인 정원에서 공간을 나누고 위치와 면적을 조정했다면, 이제는 마감재를 적용하듯 색을 입혀보자. 정원사에게는 자연의 색으로 정원을 채워나가는 일 또한 큰 즐거움이다. 이전 호에서는 식물을 배치하는 법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호에서는 활기찬 자연의 색을 유지하기 위한 정원 관리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정원 식물은 사람의 손길로 가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현재 정원을 관리하고 있는 중이라면 혹시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식물을 가꾸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 생각해 보자. 그럼 정원에서 식물을 자연의 순리대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원 행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보자. 나는 사람이 아닌 식물의 관점으로 방향을 옮겨보려고 한다. 가꾸는 정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원이다. 그동안 땅바닥에 붙어 있는 작은 꽃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정도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눈과 코 그리고 귀를 좀 더 땅 가까이에 대고 관찰해 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원에서 이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괜히 말을 걸어오는 자연의 말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자연 숨소리가 살아있고 모든 식물이 건강한 야성野性을 잃어버리지 않아 힘찬 에너지로 꽉 찬듯한 그런 공간에 내 몸과 마음을 기대보려 한다. 정원 행동 1 건강한 식물은 멀칭 mulching에서 시작한다. 숲속을 거닐다 보면 다양한 유기물들이 토양을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정원도 속살이 보이는 토양이 아닌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멀칭을 해야 한다. *에다폰 edaphon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흔히 지력이라고 불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고 있다. 휴작을 하거나 연작을 피하는 것처럼 땅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토양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도록 다양한 미생물을 돌봐야 한다. 이처럼 토양을 돌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기 때문에 멀칭은 중요한 것이다. 멀칭 재료 또한 가능하다면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입장에서 관찰해 보면 일반적인 *바크 bark보다 토양 속 미생물을 사용하는 쪽이 좋은 서식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다폰 edaphon 토양 내 존재하는 유기체의 총칭 *바크 bark 목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 2 적절한 양분이 식물의 힘을 키운다. 우리는 식물들이 정원에서 꽃을 많이 피우길 기대하며 과한 양분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양분은 식물 스스로가 꽃의 양을 결정하도록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다. 식물 건강을 챙기거나 열매를 좋게 하기 위해 비옥한 땅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장미는 보통 일 년에 3회 거름을 주어 꽃을 피우는데, 나는 작년에 전혀 거름을 주지 않았다. 식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꽃은 조금 줄어들지 모르지만, 정원에 함께 식재 한 다른 꽃이 피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3 생태계에서 동반 식물은 기본 질서다. 정원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기 때문에 병이 생기거나 벌레가 오더라도 한 작물 정도만 피해를 입는다. 즉, 한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여러 품종이 서로 어우러지는 다양성을 만들어 줘야 전체적인 피해가 예방되는 것이다. 시각적인 감동이 있는 풍경을 넘어 건강한 생태 환경을 가진 식물 관계를 만들어 주자. 4 충분한 햇빛과 바람이 보약이다. ‘좋은 햇빛과 바람이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원에서도 적당한 장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태양을 필요로 하며 살아가는 식물에게 충분한 햇빛은 중요한 식량이다. 또, 햇빛과 마찬가지로 바람은 세균이나 병이 서식하기 싫어하는 생육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5 ‘빗물 저금통’은 영양제다. 정원에서는 수돗물 사용도 줄여야 한다. 대신 빗물 저금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빗물은 수돗물보다 좋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모아두면 식물에게 좋은 양분이 된다. 또한 식물에 물을 자주 주는 것보다는 정원에서 살아남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겠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는 것도 좋은 정원 행동이다. 6 퇴비함이 있는 정원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자연의 방식을 존중하기 위해 정원에서 폐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발생시켜 멀칭 재료와 거름을 만들어야 한다. 가정이라면 미생물에게 음식물을 제공해 그것을 다시 정원에 사용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퇴비통에서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60℃에 가깝게 온도가 높아지며, 한겨울에도 미생물들은 계속해서 움직여 영상 20℃의 온도를 보인다. 정원문화에도 조금은 새로운 생각과 판단 그리고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준비해야 한다. 소비하고 없어져 버리는 환경이 아닌 계속해서 이어질 환경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정원 행동’을 통해 훗날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자연환경을 돌려주고자 한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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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STORY] 내 집 같은 편안함 영흥도 하늘 빛 펜션
내 집 같은 편안함 영흥도 하늘빛 펜션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설치는 사람이 있다. 터를 탓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편안한 수면을 이끌어줄 공간이다. 좋은 숙박시설을 논할 때 “내 집처럼 편해요”라는 말로 설명이 충분하듯 건축주도 설계 시공을 맡은 원하우징월드 이영석 대표를 만나 한마디로 주문을 끝냈다. “손님들이 내 집처럼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주세요.” 글 백홍기 기자 사진 및 취재협조 원하우징월드 HOUSE NOTE DATA 위치 인천 옹진군 영흥면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목구조 대지면적 9376.00㎡(2836.23평) 건축면적(관리동 포함) 314.67㎡(95.19평) 건폐율 3.36%(법정 40%) 연면적(관리동 포함) 466.22㎡(141.03평) 하늘, 빛 1층 127.93㎡(38.70평) 2층 71.80㎡(21.72평) 해, 달, 별 1층 27.84㎡(8.42평) 2층 27.84㎡(5.42평) 용적률 4.97%(법정 100%) 설계기간 2019년 4월~8월 공사기간 2020년 4월~8월 건축비용 5억 8200만 원(3.3㎡당 437만 원) 설계 및 시공 원하우징월드 010-3520-7873 www.onehousing.co.kr 펜션 하늘빛 010-2496-6796 https://하늘빛.com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 벽 - 스타코 플렉스 / 데크 - 대리석, 방부목 내부마감 천장 - 벽지 / 벽 - 벽지 / 바닥 - 대리석, 강마루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R37, 비드법 보온판 T50 / 외벽 - 글라스울 R21, 비드법 보온판 T50 계단실 디딤판 - 멀바우 집성목 창호 제이드 블랙 위생기구 계림 난방기구 기름보일러(경동보일러) 레벨이 높은 곳에 있는 펜션은 열린 조망과 포근한 숲이 감싸 편안하다. 섬 여행은 쉽게 계획하기 어렵다. 배 타고 바다를 건너야 하는 일이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로로 연결된 섬이라면 어떨까. 게다가 아름다운 풍경과 섬의 정취를 갖춘 곳이라면, 당장이라도 차를 몰아 그곳으로 향하고픈 마음으로 부풀 것이다. 영흥도가 바로 그런 곳이다. 거리는 수도권에서 1~2시간이면 닿는다. 대부도와 영흥도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하는 작은 선재도를 지나는 건 5분이면 충분하다. 영흥도를 차로 한 바퀴 둘러보는 데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작은 섬이지만, 매력적인 여행지다. 특히, 섬 서쪽에 있는 장경리해수욕장은 낙조가 장관이라 품 들여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다. 1.5km에 이르는 백사장은 스트레스를 날려주고, 인근에 1만 평이 넘는 노송지대는 휴식과 사색을 제공해 외지인을 끊임없이 유혹한다. 이 때문에 주변엔 편의 시설까지 잘 갖춰져 있다. ‘하늘, 빛’ 거실은 면적을 시원하게 확보하고 색감이 부드러운 마감재를 사용했다. 넉넉한 6인용 식탁을 배치한 식당 상부에 귀여운 조명과 편백을 활용해 디자인 포인트를 주었다. 주방과 야외 테이블의 연결 동선이 짧아 기분에 따라 실내외 공간을 편안하게 누릴 수 있다. 벽면을 파스텔로 마감해 산뜻하다. 방 내부에 샤워실을 마련해 편리함도 갖췄다. 계단실. ‘하늘, 빛’ 2층 정면에 있는 아늑한 방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은 비밀 공간이 있다. '하늘, 빛’ 2층 공간 사이에 마련한 아담한 화장대. 욕실. 하늘과 바다로 열린 공간 장경리해수욕장에서 섬 안쪽으로 200m 들어가면 숲이 포근하게 감싼 펜션이 반긴다. 섬을 형성하는 국사봉 끝자락에 위치한 지형이라 지세가 다소 높아 서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펜션은 도로가 끝나는 경사로 위에 자리 잡았다. 주변에 있는 것이라곤 숲과 멀리 펼쳐진 바다가 전부다. 건축주는 건너편 솔숲에서 오래전부터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캠핑장 옆에 있는 숲이 위치와 조망이 좋아 펜션을 계획하면 좋을 거라 판단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나뉜 공간이 적당한 레벨 차가 있어 서로 간섭도 없을 거라 생각해 본격적으로 펜션 짓기에 나섰다. “지인에게 믿을만한 전문가를 소개해달라고 했어요. 그분이 2014년에 강원도 양양에 전원주택을 지었는데, 아직까지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고 집도 마음에 든다고 당시 업체를 알아봐 준다고 했어요. 5년 넘게 살면서도 만족하고 있다는 말에 신뢰가 갔어요.” 이 대표도 건축주와의 첫 만남이 인상 깊었다고 한다. “건축주도 직업이 같은 건설 계통이다 보니 의사소통이 잘 됐어요. 한마디 하면 다 이해했고, 펜션 계획도 오랫동안 준비하면서 필요한 것을 잘 정리해 진행하는 게 편했어요.” 부지는 남북으로 긴 형태에 안쪽이 넓은 물주머니 모양이다. 남쪽에 있는 진입로로 들어서면, 넓은 운동장이 먼저 시원하게 반긴다. 그 뒤로 펜션을 동서로 나눠 배치했다. 뒤쪽에 있는 펜션은 시선을 가리지 않도록 앞에 배치한 펜션과 레벨 차를 둔 뒤 북쪽으로 방향을 살짝 틀어 배치했다. 열린 하늘과 바다는 밤이면 별과 달이 촘촘하게 채운다. 그래서인지 객실 이름도 동쪽에 있는 넓은 본관 두 동은 ‘하늘, 빛’으로, 서쪽에 작은 펜션 세 동은 ‘해, 달, 별’로 지었다. ‘해, 달, 별’은 1층에 거실과 주방을 일체형으로 아늑하게 구성했다. ‘해, 달, 별’ 2층에는 침실과 욕실, 작은 전망대를 갖췄다. 가장 중요한 건 ‘편안함’ 이 펜션들은 숙박시설이라기보다 집처럼 보인다. 내부는 블랙 & 화이트 콘셉트로 마감하고, 효율성을 고려한 평면 구성에 맞춰 간결해진 입면은 담백한 첫인상으로 반긴다. 눈에 드러난 부분만 그럴싸한 게 아니다. 속도 알차다. 지붕과 벽 단열재를 글라스울에 비드법 보온판을 덧대 열손실을 최소화함으로써 냉난방 비용은 절감하면서 실내 쾌적성을 오래 유지하도록 했다. 펜션을 둘러보면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 손을 맞잡은 듯 다정하게 연결해 정면에 배치한 ‘하늘과 빛’ 객실은 든든해 보이는 부모와 같고, 뒤에 옹기종기 모인 ‘해, 달 별’은 귀여운 모습이 아이들처럼 여겨진다. 이처럼 단란하고 편안한 느낌은 실내로 이어진다. ‘하늘과 빛’ 실내는 여유로운 거실과 깔끔한 방으로 구성하고 포인트 마감재와 조명을 세심하게 골라 새로 지은 집을 방문하는 것 같다. 이보다 작은 ‘해, 달, 별’은 외형과 같이 내부도 아담하고 경쾌하다. 모든 공간의 포인트는 천장과 계단, 아트월 등에 사용한 목재 마감재다.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목재 마감재를 선택해 시선이 편안하고 따듯한 공간을 제공해 쉼터 안에 또 다른 힐링 공간을 마련해 놓은 듯하다. 휴양림, 캠핑장, 펜션 등 휴양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모두 같다.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늘펜션은 나의 귀한 여가를 알찬 시간으로 채워줄 것만 같다. 시선을 가리지 않아 시원한 바다 풍경과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귀여운 모습으로 나란히 배치한 ‘해, 달, 별’ 펜션. 입구에서 들어오면, 넓은 운동장이 반긴다. 그 뒤로 ‘하늘, 빛’을 앞에 배치하고 뒤에 방향을 살짝 틀어 ‘해, 달, 별’을 배치해 모두 시원한 바다 조망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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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② ‘두 번째 집’은 어떤 공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검토한 공간 간의 관계를 파악해 보자. 마지막으로 위치와 면적은 자연조건을 반영해 구체화시켜 나간다. 정원 계획은 마치 정성을 들여 키워낸 맛있는 열매와도 같아 보인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을 짓기 위한 부지를 찾는데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심히 찾는 이유는 훗날 행복한 일상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당연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부지를 찾았으면 이제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집 짓기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보통 예비 건축주는 집 짓기를 앞두고 건축가를 찾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원 전문가인 나를 먼저 찾아온 건축주가 있었다. 건축주가 되기에 앞서 정원주로 시작한 것이다. 정원주는 작은 펜션 두 채와 카페 한 채를 함께 지으려고 하는데, 정원이 예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건축가보다 정원사를 먼저 찾게 되었다고 했다. 흔한 경우가 아니었지만 정원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계 방향은 도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세 채의 건축물이 적당한 프라이버시와 유대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정했다. 더불어 ‘두 번째 집’인 정원을 건축물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편리함과 미적 연결성을 가지는 장치로서 접근했다. 다음은 집 앞에 있는 작은 호수를 고려한 각 건축물의 배치 계획이다. 먼저 부지 북(서) 쪽에 두 채를, 남쪽에 한 채를 배치해 호수로 향한 시야를 열어 주었다. 그리고 각 건축물을 이리저리 회전시키며 사이에서 생기는 공간 형태를 파악했다. 정원에서 건축물은 오브제와 같은 역할로 정해봤다. 특별한 장치가 아니어도 충분히 훌륭한 장식물이다. 이렇게 주어진 부지에서 집을 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정원은 좀 더 풍요로워질 준비가 된다. 배치 계획 1. 배치 계획 2. 배치 계획 3. 주택 정원에서 공간 찾기 처음 건축을 계획할 때 필요한 실, 위치 그리고 크기를 검토하는 것처럼 주택정원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공간과 위치, 면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조성될 정원 공간과 형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1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메모하자 정원에도 쉼터, 텃밭, 꽃밭, 온실, 개인 공간, 수돗가, 창고 등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때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검색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이 내가 필요한 공간을 찾아가며 메모해두면 공간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 크기와 위치는 햇빛 방향을 고려하자 위에서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설정했다면 다음은 면적을 계획해야 한다. 면적을 정하는 방법은 첫째, 사용 인원과 빈도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쉼터의 경우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기본적으로 ‘쉼’의 역할을 하지만 정원을 바라보는 조망 공간,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취미 공간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참고로 다양한 쉼터 중 면적이 넓은 쉼터는 정원에서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위치를 정해보자. 둘째, 집을 중심으로 햇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해 본다. 계절에 따라 들어온 햇빛은 머무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3 기타 공간을 배치하자 정원에서 중심 공간이 정해졌다면 이제 남은 공간을 차례로 배치한다. 수돗가는 쉼터 주변에 설치해 휴식 중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빈번한 사용이 예상된다면 주방에서 오고 가기 편리한 곳에 배치한다. 창고는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미관상 눈에 잘 들어오는 곳보다는 집 중심으로부터 조금 숨겨진 곳이나 많이 사용하지 않을 곳으로 배치한다. 또는 예쁘게 만들어 오브제와 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건강한 정원 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퇴비함은 텃밭 주변에 배치해 편리한 동선을 가진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려동물 공간은 집과 가까운 곳에 두어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자주 마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는 툇마루 아래에 계획했는데, 실제로 반려동물이 편안하게 자주 이용하고 있다. 정원은 ‘두 번째 집’이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을 검토한 후 자연조건을 고려한 위치·면적을 계획해 편리하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조성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며 집 짓기를 시작하는 건축주들이 많다. 아름다운 집과 그에 어울리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이번 호에서 다룬 내용을 참고하고 적용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 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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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주택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용도에 맞춰 공간을 설정하고 동선을 계획해 꾸며나가는 작업이다. 이는 언뜻 집 짓기와 비슷해 보인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과 함께 뿌듯함으로 돌아온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 짓기는 체력 소모와 함께 금전적인 여유도 사라지는 활동이다. 이는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려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들뜬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보통 1~2년 동안 스스로 고민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완성하는데, 계절과 함께 바뀌어가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정원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주택정원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내가 꼭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호는 주택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불어 시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식재 전 고려해야 할 요소 첫째,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득 심어 완성하지 않는다. 정원 만들기를 집 짓기와 비교한다면 단순히 커튼을 달고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 방을 몇 개로 구성하고,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며, 공간끼리 어떻게 배치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택정원은 두 번째 집이라고 할 만큼 외부에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 찾기. 정원에 꽃과 식물을 식재하기 이전에 텃밭이 필요한지, 잔디 비중을 얼마나 설정할지, 쉼터는 몇 개로 구성할지, 주차장은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등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찾는 방법은 집 짓기에서 방을 배치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어디인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등을 생각해 보면 그 공간이 더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알맞은 동선이 예쁜 정원을 만든다. 동선은 정원의 축과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선과 곡선 그리고 사용할 재료를 고민하면 좋다. 예컨대 동선을 따라 피어 있을 꽃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상을 가진 식물로 선택해 따뜻하고 세련미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꽃과 나무 선택하기. 정원에서 용도를 설정하고 공간을 구획했으니, 먼저 큰 나무를 어디에 식재할지 고민해 본다. 보통 큰 나무는 정원 중심에 두거나 시설물 주변에 놓아 경직된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 공간을 한층 멋스럽게 연출해 준다. 다음은 중간 나무 위치를 선정한다. 공간 구획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라면 중간 나무 위치 선정은 뼈대 주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공간마다 포인트를 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계획하는 작업이다. 꽃을 선택할 때는 높이와 컬러, 개화시기에 따른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본다. 이 작업은 식물 노트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추가로 음지에서 피는지 양지에서 피는지,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후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재 후 정원 관리하는 방법 첫째, 건강한 식물 만들기.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멀칭 mulching을 해주면 좋다. 멀칭이란 식물을 심고 흙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 껍질이나 다른 유기물로 주변을 덮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멀칭을 함으로써 토양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정원이 정돈돼 보인다.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조성해 식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퇴비함 만들기. 먹고 남은 음식물부터 식재료 부산물까지 퇴비함으로 보내면 이를 정원 식물도 함께 먹는다. 또한 정원에서 나오는 많은 부산물도 퇴비함으로 보내 건강한 양질 퇴비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퇴비함 속 온도는 최대 60℃까지 올라가거나 한겨울에도 영상 10℃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퇴비함에서 미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물 주기. 처음 정원을 만들고 나서 2~3년 동안 정성껏 물을 준다. 이 시간은 식물이 땅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을 자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3년 차가 되는 시점에서 정원에 물을 주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두 달가량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자연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1년간 지켜본 결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을 잘 주는 정원보다는 메마른 느낌이 보였다). 물 주기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번 호는 정원을 만드는 것부터 완성한 정원 속 식물을 가꾸는 과정까지 짧게 정리해 봤다. 무턱대고 꽃과 나무부터 심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집 짓기처럼 공간을 구성해가는 작업부터가 주택정원을 만드는 시작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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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 이오의 정원이야기 22 정원행동, 재미있는 장미 정원 만들기 필자는 이번에 한국장미회에서 주최한 세계장미대회에 참석했는데, 장미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장미가 주는 매력을 알고, 그중에서도 일부러 개성을 가진 장미를 찾아 식재할 정도로 그 인기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장미 정원을 만드는 방법은 각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데, 하나의 장미로도 그 표현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필자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이번 호에서는 장미의 다양한 향기와 색감 그리고 화형을 활용해 화단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고민하는 것이 좋다. 스토리를 담아 독특하게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식용 장미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정원을 만드는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 흔히 장미를 꽃 중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장미는 많은 사람의 기억과 삶에서 인상 깊은 꽃인 것은 분명하다. 주제가 된 장미 집 주변에 장미를 심어보자. 많지 않아도 충분히 화단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 때로는 한 송이로 집 전체를 덮도록 심을 수도 있다. 많지 않은 양에도 장미가 정원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가을까지 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미가 5월에 한 번 피고 나서 더 이상 피지 않았다면, 이제는 품종이 개량되면서 수명도 길어지게 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 중심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처럼 적은 양으로도 향기 가득한 정원을 만들 수 있으니 그 매력에 빠지는 것도 당연하다. 아치와 담장에 핀 장미는 새로운 경관이 주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벽면과 마감재에 핀 장미는 정원에 입체감을 부여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치에 꾸민 장미 정미 정원에서 아치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 입체적인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입구나 정원 중심 등 각 영역에 마련한 아치는 정원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먼저 출입구에 설치한 아치는 오가는 길에 만나는 장미로 기억하기 쉽다. 중심에 설치한 아치를 통해 동선을 따라 마주한 경관은 어느 곳보다도 특별하다. 아치는 크기와 재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목재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철재는 곡선 제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다. 벽돌은 제작은 어려워도 장미와의 조합이 편안해 장식성이 강하다. 아치 높이는 2.5m 이상으로 계획하길 권한다. 낮은 아치는 자칫 공간을 답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색상도 양쪽에 같은 색상으로 하느냐, 다른 색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한쪽에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벽면을 이용한 장미 장미를 벽면에 이용할 때는 그림 그리듯이 연출하면 쉽다. 이것도 정해진 방법은 없고 개성을 담아 표현하면 된다. 필자는 장미가 13m 벽면 전체를 감싸도록 계획했다. 또, 벽면뿐만 아니라 담장에 이용해도 좋다. 단조로울 수 있는 담장도 장미로 색을 입히면 멀리서부터 집을 감싼 화려한 연출로 돋보인다. 색상도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순으로 나열하면 변화가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때 단색만을 사용해 지루하게 연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설치도 직접 고정 핀을 다는 방법과 별도 구조물을 이용하는 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고정 핀을 다는 방법은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축물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별도 구조물을 통해 설치하는 방법은 장식성을 살려 화려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부담된다. 집 전체에 강한 인상을 주는 장미는 연출 방법에 따라 화려하거나 소박하다. 화분에 핀 장미 혹시 정원이 없다면 화분 몇 개로 연출해 보자. 현관 입구 또는 매장 앞에 둔 화분 장미는 오가는 사람들이 웃음꽃을 피울 이유일 것이다. 화분 장미에는 몇 개의 품종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레이디 오브 샬롯’, ‘프린세스 앤’, ‘프린세스 알렉산드라 오브 캔트’를 추천한다. 모양이 다른 여러 개의 화분을 모아 연출하는 것도 재미있다. 휴식 공간에 화분 장미를 놓으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화분은 이동할 수 있기에 매번 그 위치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화분은 충분한 토양으로 장미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20L 이상의 크기로 준비하면 좋다. 이렇게 화분 장미의 다양한 연출을 위해서는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장미회’라는 민간단체는 세계장미회에 소속되어 세계장미인들과 국제적인 교류 활동도 하고 있다.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로자리안’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이러듯 여가 생활로 깊게 자리잡은 장미재배는 새로운 문화로 그 영역을 점차 넒혀가고 있다. 5월에 피웠던 장미꽃 몇 송이가 필자의 작업실 옆에 마른 꽃으로 매달려 있다. 이미 생명은 다했지만 아직 남은 색상이 그날, 5월의 기쁨을 이어가는 듯하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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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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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정원 행동, 장미 정원을 돌보는 방법 정원에서 장미가 주는 즐거움은 크다. 향기 또한 그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어느새 정원에 장미를 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향기 이외에도 색과 화형花形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장미는 5월에서 11월까지의 기간 동안 가장 돋보인다. 이에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정원 장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5월의 장미는 어느 꽃보다도 매력적인 모습이다. 화분에 핀 작은 장미부터 벽을 장식하는 장미 그리고 입구 아치를 감싼 장미는 정원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잡는다. 이런 장미를 몇 가지만 기억하면 누구든지 쉽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그럼 장미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체크하면 좋을까. 이를 위해 필자는 정원에 110그루가 넘는 장미를 피워냈다. 작은 공간에 비교적 많이 있는 편인데, 이는 품종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관찰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주택에서 장미 정원을 조성하고 가꿀 때 필자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장미 정원 조성 시 체크해야 할 사항 1 햇빛을 좋아하는 장미 장미는 하루 최소 6시간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햇빛은 장미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 마치 우리가 매일 먹는 식사와 같다. 필자는 주택을 중심으로 사방에 장미를 심었다. 햇빛을 받는 시간에 따라 장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물론 햇빛에 비교적 늦게 노출된 장미도 꽃은 피우지만 다른 곳보다 꽃송이가 적은 것을 볼 수 있었다. 2 바람을 좋아하는 장미 바람은 병충해로부터 장미를 보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병충해는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장미 정원에는 통풍이 잘 되게 물리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에 가지치기도 햇빛과 바람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겨울철 지속되는 바람은 오히려 장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바람이 식물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바람이 너무 심한 곳은 피해 주어야 한다. 3 장미를 건강하게 만드는 적당한 거름 작년부터 필자는 장미에 특별한 거름을 주지 않고 있다. 퇴비함에서 나오는 거름 정도만 봄에 주고 있다. 퇴비장과 떨어진 장미는 이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보통 장미는 1년에 3번 거름을 주지만, 이 거름주기를 중지한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장미 스스로 꽃의 양을 조절하며 피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영양관리를 하면서 꽃을 피우도록 장미에게 선택권을 준 셈이다. 이런 정원 행동은 정원의 모든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4 뿌리를 튼튼히 만들어 줄 멀칭 멀칭은 유기물로 토양을 덮어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텃밭에서 비닐로 덮어주는 것도 멀칭의 한 방법이다. 멀칭을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토양의 습도를 유지하고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환경은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촉진한다. 식물에게 뿌리는 생리적 조건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미를 심고 나면 멀칭을 꼭 해주어야 한다. 5 농약 사용 없이 장미 키우기 농약은 개인 여건과 정원 형태에 따라서 선택해야 한다. 개인 정원이라면 농약 없이 장미를 키워보자. 장미가 각종 해충으로부터 견디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 있다. 또, 상처를 남기고 겨우 이겨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거친 장미는 결국 스스로를 지켜낸다. 참고로 농약은 토양 속 미생물이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 그 사실을 안다면 농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친환경 제품조차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장미를 믿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요즘 정원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장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 많은 노동과 화학제로 장미를 돌보는 방법은 잠시 접어두자. 우리에게는 건강한 물리적 환경과 정원 행동을 선택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다음 세대도 건강한 장미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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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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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지속가능한 정원 만들기 정원 행동 두 번째 집인 정원에서 공간을 나누고 위치와 면적을 조정했다면, 이제는 마감재를 적용하듯 색을 입혀보자. 정원사에게는 자연의 색으로 정원을 채워나가는 일 또한 큰 즐거움이다. 이전 호에서는 식물을 배치하는 법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호에서는 활기찬 자연의 색을 유지하기 위한 정원 관리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정원 식물은 사람의 손길로 가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현재 정원을 관리하고 있는 중이라면 혹시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식물을 가꾸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 생각해 보자. 그럼 정원에서 식물을 자연의 순리대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원 행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보자. 나는 사람이 아닌 식물의 관점으로 방향을 옮겨보려고 한다. 가꾸는 정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원이다. 그동안 땅바닥에 붙어 있는 작은 꽃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정도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눈과 코 그리고 귀를 좀 더 땅 가까이에 대고 관찰해 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원에서 이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괜히 말을 걸어오는 자연의 말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자연 숨소리가 살아있고 모든 식물이 건강한 야성野性을 잃어버리지 않아 힘찬 에너지로 꽉 찬듯한 그런 공간에 내 몸과 마음을 기대보려 한다. 정원 행동 1 건강한 식물은 멀칭 mulching에서 시작한다. 숲속을 거닐다 보면 다양한 유기물들이 토양을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정원도 속살이 보이는 토양이 아닌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멀칭을 해야 한다. *에다폰 edaphon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흔히 지력이라고 불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고 있다. 휴작을 하거나 연작을 피하는 것처럼 땅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토양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도록 다양한 미생물을 돌봐야 한다. 이처럼 토양을 돌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기 때문에 멀칭은 중요한 것이다. 멀칭 재료 또한 가능하다면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입장에서 관찰해 보면 일반적인 *바크 bark보다 토양 속 미생물을 사용하는 쪽이 좋은 서식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다폰 edaphon 토양 내 존재하는 유기체의 총칭 *바크 bark 목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 2 적절한 양분이 식물의 힘을 키운다. 우리는 식물들이 정원에서 꽃을 많이 피우길 기대하며 과한 양분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양분은 식물 스스로가 꽃의 양을 결정하도록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다. 식물 건강을 챙기거나 열매를 좋게 하기 위해 비옥한 땅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장미는 보통 일 년에 3회 거름을 주어 꽃을 피우는데, 나는 작년에 전혀 거름을 주지 않았다. 식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꽃은 조금 줄어들지 모르지만, 정원에 함께 식재 한 다른 꽃이 피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3 생태계에서 동반 식물은 기본 질서다. 정원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기 때문에 병이 생기거나 벌레가 오더라도 한 작물 정도만 피해를 입는다. 즉, 한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여러 품종이 서로 어우러지는 다양성을 만들어 줘야 전체적인 피해가 예방되는 것이다. 시각적인 감동이 있는 풍경을 넘어 건강한 생태 환경을 가진 식물 관계를 만들어 주자. 4 충분한 햇빛과 바람이 보약이다. ‘좋은 햇빛과 바람이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원에서도 적당한 장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태양을 필요로 하며 살아가는 식물에게 충분한 햇빛은 중요한 식량이다. 또, 햇빛과 마찬가지로 바람은 세균이나 병이 서식하기 싫어하는 생육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5 ‘빗물 저금통’은 영양제다. 정원에서는 수돗물 사용도 줄여야 한다. 대신 빗물 저금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빗물은 수돗물보다 좋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모아두면 식물에게 좋은 양분이 된다. 또한 식물에 물을 자주 주는 것보다는 정원에서 살아남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겠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는 것도 좋은 정원 행동이다. 6 퇴비함이 있는 정원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자연의 방식을 존중하기 위해 정원에서 폐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발생시켜 멀칭 재료와 거름을 만들어야 한다. 가정이라면 미생물에게 음식물을 제공해 그것을 다시 정원에 사용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퇴비통에서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60℃에 가깝게 온도가 높아지며, 한겨울에도 미생물들은 계속해서 움직여 영상 20℃의 온도를 보인다. 정원문화에도 조금은 새로운 생각과 판단 그리고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준비해야 한다. 소비하고 없어져 버리는 환경이 아닌 계속해서 이어질 환경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정원 행동’을 통해 훗날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자연환경을 돌려주고자 한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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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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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STORY] 내 집 같은 편안함 영흥도 하늘 빛 펜션
- 내 집 같은 편안함 영흥도 하늘빛 펜션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설치는 사람이 있다. 터를 탓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편안한 수면을 이끌어줄 공간이다. 좋은 숙박시설을 논할 때 “내 집처럼 편해요”라는 말로 설명이 충분하듯 건축주도 설계 시공을 맡은 원하우징월드 이영석 대표를 만나 한마디로 주문을 끝냈다. “손님들이 내 집처럼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주세요.” 글 백홍기 기자 사진 및 취재협조 원하우징월드 HOUSE NOTE DATA 위치 인천 옹진군 영흥면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목구조 대지면적 9376.00㎡(2836.23평) 건축면적(관리동 포함) 314.67㎡(95.19평) 건폐율 3.36%(법정 40%) 연면적(관리동 포함) 466.22㎡(141.03평) 하늘, 빛 1층 127.93㎡(38.70평) 2층 71.80㎡(21.72평) 해, 달, 별 1층 27.84㎡(8.42평) 2층 27.84㎡(5.42평) 용적률 4.97%(법정 100%) 설계기간 2019년 4월~8월 공사기간 2020년 4월~8월 건축비용 5억 8200만 원(3.3㎡당 437만 원) 설계 및 시공 원하우징월드 010-3520-7873 www.onehousing.co.kr 펜션 하늘빛 010-2496-6796 https://하늘빛.com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 벽 - 스타코 플렉스 / 데크 - 대리석, 방부목 내부마감 천장 - 벽지 / 벽 - 벽지 / 바닥 - 대리석, 강마루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R37, 비드법 보온판 T50 / 외벽 - 글라스울 R21, 비드법 보온판 T50 계단실 디딤판 - 멀바우 집성목 창호 제이드 블랙 위생기구 계림 난방기구 기름보일러(경동보일러) 레벨이 높은 곳에 있는 펜션은 열린 조망과 포근한 숲이 감싸 편안하다. 섬 여행은 쉽게 계획하기 어렵다. 배 타고 바다를 건너야 하는 일이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로로 연결된 섬이라면 어떨까. 게다가 아름다운 풍경과 섬의 정취를 갖춘 곳이라면, 당장이라도 차를 몰아 그곳으로 향하고픈 마음으로 부풀 것이다. 영흥도가 바로 그런 곳이다. 거리는 수도권에서 1~2시간이면 닿는다. 대부도와 영흥도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하는 작은 선재도를 지나는 건 5분이면 충분하다. 영흥도를 차로 한 바퀴 둘러보는 데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작은 섬이지만, 매력적인 여행지다. 특히, 섬 서쪽에 있는 장경리해수욕장은 낙조가 장관이라 품 들여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다. 1.5km에 이르는 백사장은 스트레스를 날려주고, 인근에 1만 평이 넘는 노송지대는 휴식과 사색을 제공해 외지인을 끊임없이 유혹한다. 이 때문에 주변엔 편의 시설까지 잘 갖춰져 있다. ‘하늘, 빛’ 거실은 면적을 시원하게 확보하고 색감이 부드러운 마감재를 사용했다. 넉넉한 6인용 식탁을 배치한 식당 상부에 귀여운 조명과 편백을 활용해 디자인 포인트를 주었다. 주방과 야외 테이블의 연결 동선이 짧아 기분에 따라 실내외 공간을 편안하게 누릴 수 있다. 벽면을 파스텔로 마감해 산뜻하다. 방 내부에 샤워실을 마련해 편리함도 갖췄다. 계단실. ‘하늘, 빛’ 2층 정면에 있는 아늑한 방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은 비밀 공간이 있다. '하늘, 빛’ 2층 공간 사이에 마련한 아담한 화장대. 욕실. 하늘과 바다로 열린 공간 장경리해수욕장에서 섬 안쪽으로 200m 들어가면 숲이 포근하게 감싼 펜션이 반긴다. 섬을 형성하는 국사봉 끝자락에 위치한 지형이라 지세가 다소 높아 서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펜션은 도로가 끝나는 경사로 위에 자리 잡았다. 주변에 있는 것이라곤 숲과 멀리 펼쳐진 바다가 전부다. 건축주는 건너편 솔숲에서 오래전부터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캠핑장 옆에 있는 숲이 위치와 조망이 좋아 펜션을 계획하면 좋을 거라 판단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나뉜 공간이 적당한 레벨 차가 있어 서로 간섭도 없을 거라 생각해 본격적으로 펜션 짓기에 나섰다. “지인에게 믿을만한 전문가를 소개해달라고 했어요. 그분이 2014년에 강원도 양양에 전원주택을 지었는데, 아직까지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고 집도 마음에 든다고 당시 업체를 알아봐 준다고 했어요. 5년 넘게 살면서도 만족하고 있다는 말에 신뢰가 갔어요.” 이 대표도 건축주와의 첫 만남이 인상 깊었다고 한다. “건축주도 직업이 같은 건설 계통이다 보니 의사소통이 잘 됐어요. 한마디 하면 다 이해했고, 펜션 계획도 오랫동안 준비하면서 필요한 것을 잘 정리해 진행하는 게 편했어요.” 부지는 남북으로 긴 형태에 안쪽이 넓은 물주머니 모양이다. 남쪽에 있는 진입로로 들어서면, 넓은 운동장이 먼저 시원하게 반긴다. 그 뒤로 펜션을 동서로 나눠 배치했다. 뒤쪽에 있는 펜션은 시선을 가리지 않도록 앞에 배치한 펜션과 레벨 차를 둔 뒤 북쪽으로 방향을 살짝 틀어 배치했다. 열린 하늘과 바다는 밤이면 별과 달이 촘촘하게 채운다. 그래서인지 객실 이름도 동쪽에 있는 넓은 본관 두 동은 ‘하늘, 빛’으로, 서쪽에 작은 펜션 세 동은 ‘해, 달, 별’로 지었다. ‘해, 달, 별’은 1층에 거실과 주방을 일체형으로 아늑하게 구성했다. ‘해, 달, 별’ 2층에는 침실과 욕실, 작은 전망대를 갖췄다. 가장 중요한 건 ‘편안함’ 이 펜션들은 숙박시설이라기보다 집처럼 보인다. 내부는 블랙 & 화이트 콘셉트로 마감하고, 효율성을 고려한 평면 구성에 맞춰 간결해진 입면은 담백한 첫인상으로 반긴다. 눈에 드러난 부분만 그럴싸한 게 아니다. 속도 알차다. 지붕과 벽 단열재를 글라스울에 비드법 보온판을 덧대 열손실을 최소화함으로써 냉난방 비용은 절감하면서 실내 쾌적성을 오래 유지하도록 했다. 펜션을 둘러보면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 손을 맞잡은 듯 다정하게 연결해 정면에 배치한 ‘하늘과 빛’ 객실은 든든해 보이는 부모와 같고, 뒤에 옹기종기 모인 ‘해, 달 별’은 귀여운 모습이 아이들처럼 여겨진다. 이처럼 단란하고 편안한 느낌은 실내로 이어진다. ‘하늘과 빛’ 실내는 여유로운 거실과 깔끔한 방으로 구성하고 포인트 마감재와 조명을 세심하게 골라 새로 지은 집을 방문하는 것 같다. 이보다 작은 ‘해, 달, 별’은 외형과 같이 내부도 아담하고 경쾌하다. 모든 공간의 포인트는 천장과 계단, 아트월 등에 사용한 목재 마감재다.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목재 마감재를 선택해 시선이 편안하고 따듯한 공간을 제공해 쉼터 안에 또 다른 힐링 공간을 마련해 놓은 듯하다. 휴양림, 캠핑장, 펜션 등 휴양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모두 같다.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늘펜션은 나의 귀한 여가를 알찬 시간으로 채워줄 것만 같다. 시선을 가리지 않아 시원한 바다 풍경과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귀여운 모습으로 나란히 배치한 ‘해, 달, 별’ 펜션. 입구에서 들어오면, 넓은 운동장이 반긴다. 그 뒤로 ‘하늘, 빛’을 앞에 배치하고 뒤에 방향을 살짝 틀어 ‘해, 달, 별’을 배치해 모두 시원한 바다 조망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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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STORY] 내 집 같은 편안함 영흥도 하늘 빛 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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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② ‘두 번째 집’은 어떤 공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검토한 공간 간의 관계를 파악해 보자. 마지막으로 위치와 면적은 자연조건을 반영해 구체화시켜 나간다. 정원 계획은 마치 정성을 들여 키워낸 맛있는 열매와도 같아 보인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을 짓기 위한 부지를 찾는데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심히 찾는 이유는 훗날 행복한 일상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당연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부지를 찾았으면 이제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집 짓기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보통 예비 건축주는 집 짓기를 앞두고 건축가를 찾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원 전문가인 나를 먼저 찾아온 건축주가 있었다. 건축주가 되기에 앞서 정원주로 시작한 것이다. 정원주는 작은 펜션 두 채와 카페 한 채를 함께 지으려고 하는데, 정원이 예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건축가보다 정원사를 먼저 찾게 되었다고 했다. 흔한 경우가 아니었지만 정원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계 방향은 도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세 채의 건축물이 적당한 프라이버시와 유대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정했다. 더불어 ‘두 번째 집’인 정원을 건축물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편리함과 미적 연결성을 가지는 장치로서 접근했다. 다음은 집 앞에 있는 작은 호수를 고려한 각 건축물의 배치 계획이다. 먼저 부지 북(서) 쪽에 두 채를, 남쪽에 한 채를 배치해 호수로 향한 시야를 열어 주었다. 그리고 각 건축물을 이리저리 회전시키며 사이에서 생기는 공간 형태를 파악했다. 정원에서 건축물은 오브제와 같은 역할로 정해봤다. 특별한 장치가 아니어도 충분히 훌륭한 장식물이다. 이렇게 주어진 부지에서 집을 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정원은 좀 더 풍요로워질 준비가 된다. 배치 계획 1. 배치 계획 2. 배치 계획 3. 주택 정원에서 공간 찾기 처음 건축을 계획할 때 필요한 실, 위치 그리고 크기를 검토하는 것처럼 주택정원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공간과 위치, 면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조성될 정원 공간과 형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1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메모하자 정원에도 쉼터, 텃밭, 꽃밭, 온실, 개인 공간, 수돗가, 창고 등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때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검색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이 내가 필요한 공간을 찾아가며 메모해두면 공간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 크기와 위치는 햇빛 방향을 고려하자 위에서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설정했다면 다음은 면적을 계획해야 한다. 면적을 정하는 방법은 첫째, 사용 인원과 빈도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쉼터의 경우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기본적으로 ‘쉼’의 역할을 하지만 정원을 바라보는 조망 공간,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취미 공간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참고로 다양한 쉼터 중 면적이 넓은 쉼터는 정원에서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위치를 정해보자. 둘째, 집을 중심으로 햇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해 본다. 계절에 따라 들어온 햇빛은 머무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3 기타 공간을 배치하자 정원에서 중심 공간이 정해졌다면 이제 남은 공간을 차례로 배치한다. 수돗가는 쉼터 주변에 설치해 휴식 중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빈번한 사용이 예상된다면 주방에서 오고 가기 편리한 곳에 배치한다. 창고는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미관상 눈에 잘 들어오는 곳보다는 집 중심으로부터 조금 숨겨진 곳이나 많이 사용하지 않을 곳으로 배치한다. 또는 예쁘게 만들어 오브제와 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건강한 정원 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퇴비함은 텃밭 주변에 배치해 편리한 동선을 가진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려동물 공간은 집과 가까운 곳에 두어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자주 마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는 툇마루 아래에 계획했는데, 실제로 반려동물이 편안하게 자주 이용하고 있다. 정원은 ‘두 번째 집’이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을 검토한 후 자연조건을 고려한 위치·면적을 계획해 편리하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조성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며 집 짓기를 시작하는 건축주들이 많다. 아름다운 집과 그에 어울리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이번 호에서 다룬 내용을 참고하고 적용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 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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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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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주택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용도에 맞춰 공간을 설정하고 동선을 계획해 꾸며나가는 작업이다. 이는 언뜻 집 짓기와 비슷해 보인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과 함께 뿌듯함으로 돌아온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 짓기는 체력 소모와 함께 금전적인 여유도 사라지는 활동이다. 이는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려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들뜬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보통 1~2년 동안 스스로 고민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완성하는데, 계절과 함께 바뀌어가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정원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주택정원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내가 꼭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호는 주택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불어 시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식재 전 고려해야 할 요소 첫째,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득 심어 완성하지 않는다. 정원 만들기를 집 짓기와 비교한다면 단순히 커튼을 달고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 방을 몇 개로 구성하고,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며, 공간끼리 어떻게 배치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택정원은 두 번째 집이라고 할 만큼 외부에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 찾기. 정원에 꽃과 식물을 식재하기 이전에 텃밭이 필요한지, 잔디 비중을 얼마나 설정할지, 쉼터는 몇 개로 구성할지, 주차장은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등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찾는 방법은 집 짓기에서 방을 배치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어디인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등을 생각해 보면 그 공간이 더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알맞은 동선이 예쁜 정원을 만든다. 동선은 정원의 축과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선과 곡선 그리고 사용할 재료를 고민하면 좋다. 예컨대 동선을 따라 피어 있을 꽃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상을 가진 식물로 선택해 따뜻하고 세련미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꽃과 나무 선택하기. 정원에서 용도를 설정하고 공간을 구획했으니, 먼저 큰 나무를 어디에 식재할지 고민해 본다. 보통 큰 나무는 정원 중심에 두거나 시설물 주변에 놓아 경직된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 공간을 한층 멋스럽게 연출해 준다. 다음은 중간 나무 위치를 선정한다. 공간 구획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라면 중간 나무 위치 선정은 뼈대 주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공간마다 포인트를 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계획하는 작업이다. 꽃을 선택할 때는 높이와 컬러, 개화시기에 따른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본다. 이 작업은 식물 노트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추가로 음지에서 피는지 양지에서 피는지,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후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재 후 정원 관리하는 방법 첫째, 건강한 식물 만들기.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멀칭 mulching을 해주면 좋다. 멀칭이란 식물을 심고 흙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 껍질이나 다른 유기물로 주변을 덮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멀칭을 함으로써 토양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정원이 정돈돼 보인다.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조성해 식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퇴비함 만들기. 먹고 남은 음식물부터 식재료 부산물까지 퇴비함으로 보내면 이를 정원 식물도 함께 먹는다. 또한 정원에서 나오는 많은 부산물도 퇴비함으로 보내 건강한 양질 퇴비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퇴비함 속 온도는 최대 60℃까지 올라가거나 한겨울에도 영상 10℃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퇴비함에서 미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물 주기. 처음 정원을 만들고 나서 2~3년 동안 정성껏 물을 준다. 이 시간은 식물이 땅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을 자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3년 차가 되는 시점에서 정원에 물을 주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두 달가량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자연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1년간 지켜본 결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을 잘 주는 정원보다는 메마른 느낌이 보였다). 물 주기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번 호는 정원을 만드는 것부터 완성한 정원 속 식물을 가꾸는 과정까지 짧게 정리해 봤다. 무턱대고 꽃과 나무부터 심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집 짓기처럼 공간을 구성해가는 작업부터가 주택정원을 만드는 시작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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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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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식탁의자, 새옷을 입다. - 화장대 의자로 화려한 변신
- 여성들의 필수 공간 화장대에 식탁 한 쪽에서 외면받아오던 의자를 이용해 새로운 분위기를 냈다. 산양이 수놓인 낡은 니트를 입은 의자는 화장대에 화사함과 세련미를 불어넣는다. 더불어 움츠렸던 심신에 온기를 준다.정리 최영희 기자 자료제공 임혜정 ywyw9753.blog.me 신혼부부이거나 아이가 하나인 집 안에 4인용 식탁 의자 한두 개는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리저리 걸리적거리고 짐만 됐던 의자. 이럴 때 센스 있는 여성이라면 리폼을 떠올릴 것이다. 특별한 준비 없이 원하는 가구에 배치할 수 있게 컬러만 고려해 덧칠해 주면 된다. 포인트를 주고 싶다면 의자 상판에 덧댈 천이나 옷감이면 충분하다. 굳이 새로 살 필요 없다. 서랍장을 열어 보자. 입지도 버리지도 못해 겨우내 서랍 속에서 자리만 차지하던 옷 중 니트 하나를 꺼내자.낡은 의자와 헌 니트로 새롭게 탄생한 의자. 화장대에 배치했다. 여성의 프라이빗한 공간에 놓는 필수 가구이지만 대개 한번 산 가구를 오래쓰기 마련이다. 의자만 따로 구매하기도 비용이 만만찮다. 별도 비용 지불 없이 재활용 아이템으로 새롭게 변신한 의자. 화장대에 앉는 기분 또한 새롭지 않을까? 준비물 삼나무, 줄자, 목공용 본드, 타카 건, 사포, 트루톤 우드 스테인(라이트 월넛), 투명 코팅제(바니시) 1 낡은 의자를 준비한다.2 의자 등받이의 1/3 지점을 재단한다.3 드라이버를 이용하여 고정된 피스를 푼다.4 의자 상판을 분리한다.5 의자의 틀에 제너럴 피니쉬(블랙)를 총 3회 바른다.6 입지 않는 헌 니트를 준비한다.7 니트를 의자 상판크기에 맞춰 자른다.8 자른 니트를 의자에 올리고 타이트하게 당겨 타카 건으로 고정한다.9 의자 상판을 올려 피스로 조인다.10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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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식탁의자, 새옷을 입다. - 화장대 의자로 화려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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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펜션을 꿈꾸다 홍천 ‘빌리지 736’
- 누구나 꿈을 꾼다. 유행가의 노랫말처럼 언젠가는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살고 싶다고. 막상 농사짓기는 겁이 나고 생계 수단을 고민해 오다 오랜 장사 경험을 살릴 수 있는 것이 바로 펜션이라는 해답을 찾은 펜션지기 김석재(44세)씨. 경희대 앞에서 다년간 고깃집을 운영하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펼치는 그의 전원펜션 도전기를 들어보자. 글 최영희 기자 사진 윤홍로 기자 취재협조 빌리지736 010-3270-2947 www.village736.com 설계·시공 사람과 집 02-418-6414 www.saramzip.co.kr 초절정 한파가 만들어 낸 겨울 꽃이 만개한 이른 아침. 설국을 감상하며 오른 홍천행에는 겨울 레포츠를 즐기기 위해 강원도로 향하는 스키어와 보더들의 차량이 즐비하다. 팔봉산 자락에 쌓인 눈과 꽁꽁 얼어붙은 홍천강이 겨울의 정취를 한껏 살려준다. 꽃이나 유럽의 특정 지역 이름을 가져다 쓴 여느 펜션의 화려한 간판들 사이로 ‘빌리지736’이라는 소박한 글자가 눈에 띈다. 홍천군 북방면 노일리 736번지. 바로 펜션의 주소지이다. 단순하면서도 쉬운 펜션 이름은 스마트폰이나 네비게이션을 이용해 찾아오는 고객이 기억하기 쉽도록 펜션지기 김석재 씨가 생각해 낸 것이다. ‘빌리지736’은 노일강변을 내려다보며 나란히 자리한 5개의 펜션동과 펜션을 바라보며 서있는 한 개의 관리동으로 구성된다. “장사만 15년 했어요” 핸드폰 가게부터 시작해 고깃집까지 운영하던 김석재 씨가 이번엔 펜션사업에 도전한다. 그의 나이 올해로 44세. 서울에서 태어나 각박한 도시생활만 해오던 그의 가슴 한 구석에는 늘 전원생활에 대한 소망이 있었다.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꿈꾸지만 생계 수단을 고려했을 때 경험이 전무한 농사는 막막했어요. 그때 떠오른 것이 ‘펜션’이었어요. 다양한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저만의 운영 노하우를 살릴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제 색깔을 가져라 펜션을 짓기로 결심한 김석재 씨는 1년의 준비 기간 동안 펜션에 관련한 도서들을 구입해 공부하며 만 3천 여 개나 되는 펜션시장에서 어떻게 차별화된 펜션으로 성공시킬지 고민했다. “요즘 트렌드를 반영해 새로 지어지는 펜션들도 있지만, 지어진 지 8년 이상 되어 노후화되가는 펜션도 적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설부터 서비스까지 상위 10%대의 럭셔리 펜션으로 콘셉트를 잡았죠.” 고급 퀄리티에 맞춘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그는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의 피로한 심신을 달래주고자 모든 객실에 편백나무로 매립형 스파를 제작했다. 더불어 각 실에 개별 바비큐장을 설치하고 닥트를 달았다. 사계절 편리하게 사용하게끔 폴딩도어를 설치해 겨울엔 춥지 않게 야외 바비큐를 즐길 수 있고, 여름엔 오픈해 야외공간으로 확장할 수 있게 했다. “제가 오랫동안 고깃집을 운영했잖아요. 바비큐만은 확실히 차별화를 두고 싶었어요. 야외에 놀러 나왔을 때 바비큐 파티는 여행의 꽃이니까요.” 여기에 호텔 주방장으로 일하는 지인에게 직접 배운 브런치 서비스도 보탰다. “호텔급 서비스를 하고자 하지만, 격식이 느껴지는 호텔과는 다른 편안함을 드리고 싶어요.” 롤모델을 정하라 연애 시절부터 아내와 여행을 다니며 좋은 펜션에 들를 때마다 꼼꼼히 살폈다고 한다. 그 중 모던하고 심플한 디자인의 펜션이 마음에 들어 시공사를 기억해 뒀다가 인터넷으로 찾았다고. “마음에 들어한 펜션 모두 ‘사람과 집’에서 시공했고 우리가 추구하는 고급스럽고 모던한 스타일과 잘 맞을 것 같아서 ‘사람과 집’에 맡겼어요. 설계부터 시공까지 우리가 원하는 방향대로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어요” 그레이와 오렌지 컬러 투 톤을 배합한 심플함과 고급스러움으로 완성된 외관은 팔봉산에 품에 안겨 유유자적한 모습을 뽐낸다. 펜션을 짓는 동안에도 발품을 팔아 여러 펜션을 돌아다니며 운영이 잘되는 펜션들에 성공 노하우를 물었다고 한다. “지금은 성공한 몇 개의 펜션들을 롤모델로 삼아 답습하고 있어요. 때로는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했지만, 이러한 과정이 시행착오의 기간을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 믿거든요.” 여자를 감동시켜라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아내 김재희(34세) 씨와는 주말 부부로 지내지만, 정신적으로 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는 아내의 세심한 내조가 곳곳에서 엿보인다. 펜션을 선정하는 데는 여성의 의견이 더 크게 반영된다는 점에서 착안한 ‘여자를 감동시켜라’ 라는 아내의 아이디어는 빛났다. 여성이 우선으로 생각하는 청결에 가장 주력해 화장실에 물기 하나 없게끔 관리에 철저하며 욕실에는 여성용품까지 구비했다. 2층 침실에는 편하게 영화를 보도록 빔프로젝트를 설치했을 뿐만 아니라 더불어 팝콘까지 서비스해 준다. 인테리어 역시 편안함을 느끼도록 파스텔과 화이트 톤으로 구성하고 소소한 소품들을 장식했다. “청결이 최우선이죠. 손님이 오기 바로 직전까지 두세 차례 더 확인해요. 여성용품이나 팝콘 같은 건 어떻게 보면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다녀간 분들이 이런 세세한 것들에 많이 감동받고 가더라구요.” 지난 1월 가까운 지인들을 상대로 펜션을 가오픈 하고 2월에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도시에서 분주히 많은 사람을 상대로 바쁘게 살던 삶과는 대조적이다. 놀러오는 손님마다 모두 기분 좋은 마음으로 오기에 그런 손님들을 상대하는 일이 너무 보람되고 즐겁단다. “당분간은 큰 수입은 기대 하지 않아요. 그래서 그런지 전원생활도 펜션사업도 만족스러워요. 다른 사람의 행복에서 내 자신의 행복을 찾는 일만큼 보람된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약간의 무료함과 여유로움도 즐기게 되고요.” 자신 있고 넉넉한 마음 위에 세워진 그의 펜션 도전기가 성공으로 이어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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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펜션을 꿈꾸다 홍천 ‘빌리지 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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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하튼의 멋과 낭만을 그대로 옮긴 분당 ‘카페랄로CafeLalo’
- 맨하튼 웨스트에 위치한 ‘카페랄로CafeLalo’ 가 분당 운중동에 그대로 옮겨 왔다. 영화 ‘유브 갓 메일’에서 톰 행크스와 맥 라이언이 처음 만난, 뉴욕 도심의 카페와는 달리 분당 카페랄로는 운중저수지가 눈앞에 펼쳐진 전원 속에 자리한 오픈한지 2년도 되지 않아 연매출 16억 원을 올리며 성공 가도를 달린다. 여성CEO가 전하는 전원카페 경영 노하우를 들어보자. 글 최영희 기자 사진 홍정기 기자 취재협조 카페랄로 031-709-5711 blog.naver.com/lalo5711 눈부신 햇살을 등지고 드넓은 대지 위에 견고히 서있는 ‘카페랄로CafeLalo’. 입구 옆의 빨간 우체통은 어릴 적 친구와 주고받던 손편지를 떠오르게 해 정겨움을 준다. 안으로 들어서자 갓 구워져 나온 빵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잔잔히 흐르는 음악과 로스터기 돌아가는 소리, 직원들의 환한 미소가 어우러져 카페랄로가 완성된다. 운중저수지가 내다보이는 창가에 앉아 카페지기 오원자( 세) 씨를 기다렸다. 5개의 외식 업체를 운영하는 여성CEO라는 이야기를 듣고 연상했던 강한 이미지와는 달리 아담한 체구의 온화한 분위기를 지닌 그녀가 나지막이 인사를 건넨다. 전화위복轉火爲福으로 일어서다 한때 천당 아래 분당이라 불리던 경기도 분당이지만 불과 십 여년 전만 해도 개발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불모지였다. 이곳에 카페지기가 터를 잡은 이유는 앞에 펼쳐진 운중저수지와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주변 경관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처음엔 전통카페로 시작했다가 중간에 한정식집으로 바꿔 10년을 운영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원인 모를 화재가 일어나 그때 카페로 전향하게 됐죠.” 불이 난 자리에서는 무엇을 해도 잘된다는 속설이 있다. 뜻밖의 사고에 좌절하지 않고 위기를 기회삼아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았다. 기본 골조만 남은 상태에서 대대적인 공사가 시작됐다. 가까운 지인에게 리모델링을 맡기면서도 카페지기는 여러 카페를 돌아보며 자문을 얻어 인테리어에 적극 반영했다. “몇 해전 한정식 식당 오픈차 맨하튼에 방문한 적이 있어요. 그 때 들렀던 ‘카페랄로’라는 곳이 불연듯 떠올랐어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유럽형 카페였는데 그때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 그곳을 모티브 삼아 내츄럴함과 편안함을 강조하고자 자재 선택과 컬러의 조화에 신경을 썼다. 2011년, 카페랄로는 새 옷을 입고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후한 인심이 만들어 낸 고객과의 이심전심以心傳心 “카페를 오픈하고 고객들에게 당일에 만든 빵을 무료로 제공했어요. 그 후로 빵이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찾는 손님이 많아졌어요. 덩달아 커피를 찾는 손님이 늘었지요.”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빵부터 포장주문 하는 손님도 있다고. 전문베이커, 바리스타, 쉐프가 카페의 맛을 책임진다. “커피부터 떠올리는 여느 카페와는 차별을 두고 싶었어요. 카페는 쉬어가는 공간이라 생각해요. 커피를 마시며 한껏 여유도 부리다 출출해지면 식사도 즐길 수 있는 전원카페만의 특성을 살리고 싶었거든요.” 그녀의 경영철학 첫 번째는 ‘고객중심’이다. “모든 것을 고객의 편의에 맞추려고 해요. 머무는 동안 눈치 안보고 편하게 오래 있다 갈 수 있도록 고객에게 최대한 간섭하지 말라고 직원들에게 이야기해요.” 그래서인지 20, 30대가 주 고객을 이루는 여느 카페와는 달리 카페랄로는 10대부터 7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 젊은 층보다는 나이 지긋한 손님이 많이 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실제 손잡고 오는 노부부를 볼 때마다 그 바람이 이뤄져 기쁘다고. “손님이 즐기고 가는 게 많았으면 하는 마음에 바리스타 교실을 열었는데 첫 수강생이 카페 단골이신 할아버지였어요. 친구 분이 오면 당신이 직접 커피를 내려주겠다며 열의를 다해 배우더라구요.” 두 번째 경영철학은 ‘넉넉한 인심’이다. “빵은 무한 리필 해드려요. 원하는 만큼 실컷 드실 수 있게요. 또한, 식자재 비용을 줄이려고 남은 재료를 활용하기보다는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양질의 음식을 제공하려고 하고 있죠.” 요즘 카페랄로에서 핫한 이벤트는 ‘느린 우체통’이다. 손님이 직접 쓴 편지를 우체통에 넣어두고 가면 1년 후에 배송하는 무료 우편배달 서비스로, 점점 사라져가는 편지, 우편 시스템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켜 반응이 꽤 좋다고. “계절별로 조경 관리도 해야 하고 한겨울에는 제설 작업하는 게 참 힘들죠. 하지만 만들어가는 재미, 채워가는 재미가 있어요. 돈을 번다는 생각보단 즐기는 마음으로 운영하다 보니, 전원카페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작고 아담한 체구지만 여장부의 배포를 가진 그녀의 통 큰 운영철학이 카페랄로를 끊임없이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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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하튼의 멋과 낭만을 그대로 옮긴 분당 ‘카페랄로CafeLa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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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솔 불어오는 봄내음 품에 안은 노란 가든 박스
- 삼나무를 이용해 집 안에 봄빛 정원을 들였다. 옐로우 컬러로 산뜻함을 주고 스크래치 효과를 내어 빈티지한 느낌까지 더했다. 노란 옷을 입은 가든 박스는 품속의 봄꽃 화분들과 함께 집 안에 싱그러움을 더한다. 정리 최영희 기자 자료제공 임혜정 ywyw9753.blog.me 입춘이 지났음에도 연일 이어지는 매서운 한파에 마음만은 하루빨리 봄이 오기를 재촉한다. 봄이 오면 집안에 화분 몇 개 들여야겠다는 작은 소망도 품는다. 비싼 그릇에 담겨 있는 고가의 꽃들도 예쁘지만, 천 원 대의 봄꽃도 향기로운 꽃 내음과 건강한 생명력을 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가든 박스 하나면 저렴한 비용으로 실내에 미니 정원을 꾸밀 수 있다. 친환경 소재의 삼나무를 이용해 화분 여러 개를 품을 수 있는 박스를 만들고 뚜껑을 단 후 구멍을 내 식물만 보이게 했다. 화분에서 떨어지는 흙이나 먼지 걱정도 없다. 자단목 색상의 오일 스테인을 바른 후 옐로우 컬러를 여러 번 덧칠해 화사함을 더하고 스크래치 기법으로 빈티지 효과를 냈다. 준비물 삼나무, 목공용 본드, 태커 건, 홀쏘, 경첩, 본덱스 오일 스테인(자단 색상), 아크릴 물감(화이트+옐로우), 커터 칼, 투명 코팅제(바니시) 1 삼나무를 준비한다. 23 박스의 부위별로 사이즈대로 재단한다. 4 잘라 둔 나무에 목공용 본드를 듬뿍 올린다. 5 밑판과 앞판을 서로 마주보게 한 뒤 태커 건으로 고정한다. 6 뒤판과 양쪽 옆판도 고정한다. 7 박스 밑판 사이즈에서 정확히 반을 나눠 뚜껑 2개를 만든다. 89 뚜껑 중앙에 홀쏘HoleSaw를 이용해 구멍을 뚫는다. 10 뚜껑과 옆판에 경첩을 고정한다. 11 본덱스 오일 스테인(자단 색상)을 1회 바른다. 12 화이트 아크릴 물감에 옐로우 컬러를 넣어 조색한다. 13 조색한 물감을 박스에 총 3회 바른다. 14 물감이 건조된 후 커터 칼로 스크래치를 내어 빈티지한 느낌을 준다. 15 바니시를 1회 발라준다. 1617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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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솔 불어오는 봄내음 품에 안은 노란 가든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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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성과 실용성을 고려한 수압형 아기 책상 만들기
- 밥먹는 예절부터 앉는 자세, 책보는 습관 등 테이블 위에서 배워야 할게 많아지는 유아기. 책상 하나 고르는 데도 이것저것 따져볼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시중에 나온 인기 캐릭터와 다양한 디자인 제품들은 만만치 않은 가격대이고, 내 아이의 성향을 고려한 제품을 찾기도 쉽지만은 않다. 특히 2~3세 유아를 위한 제품은 더더욱 찾아보기 어렵다. 원목 가구는 따듯한 감촉으로 아이의 정서 발달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특히 삼나무를 이용한 제품은 피톤치드 효과가 우수해 아이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앉은키와 눈높이를 고려해 아이 혼자서도 잘 이용하도록 만들었다. 아래쪽에는 수납공간을 마련해 아이가 즐겨보는 책이나 색연필을 보관할 수 있게 했다.田 준비물 삼나무, 줄자, 목공용 본드, 타카 건, 사포, 트루톤 우드 스테인(라이트 월넛), 투명 코팅제(바니시) 1 삼나무를 준비한다.2 원하는 사이즈로 재단한다.3 상판을 올릴 부분을 자로 재 표시한다.4 5 목공용 본드를 듬뿍 바른 뒤 상판을 올린다.6 7 타카 건으로 한 번 더 고정한다.8 책상 밑 수납공간 칸막이는 상판 넓이와 동일하게 하고, 높이는 뒤판이 앞판보다 조금 길게 재단한다.9 책상 다리 부분에 칸막이가 들어갈 위치를 연필로 표시한다.10 11 표시된 부분에 목공용 본드로 칸막이 뒤판을 고정한 후 칸막이 바닥에지지대를 덧댄다.12 칸막이 앞판을 고정한다.13 모서리 부분을 사포로 민다.14 트루톤 우드 스테인(라이트 월넛)을 1회 바른다.15 바니시를 바른다.16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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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성과 실용성을 고려한 수압형 아기 책상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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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피어나는 충주 '민들레 카페'
-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벗어나 38번 국도에 접어들자 눈앞에 펼쳐진 설경이 장관을 이룬다. 채 지지 않은 눈꽃 감상에 젖어 있다가 차창 밖으로 슬며시 피어오르는 물안개에 눈길을 주니 멀리 충주댐이 모습을 드러낸다. 사진 좀 찍는다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한 번은 찾는다는 충주호의 물안개는 보는 이의 넋을 잃게 할 만큼 매력적이다. 충주호유람선 선착장을 지나 굽이굽이 산길로 접어들다 보니 산중의 그윽함을 빼닮은 한옥 한 채가 시야에 들어온다. '민들레'를 알리는 간판을 지나 돌담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서자 눈으로 뒤덮인 뜰과 곳곳의 수목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업 준비로 한창인 카페지기가 단걸음에 달려와 방문객을 맞는다. 아침 햇살이 가득 찬 카페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제철 모과로 담근 차라며 정성스레 건넨 모과차 한 모금을 들이키자 민들레 가족 이야기가 시작됐다. 민들레 가족 이야기"민들레는 우리 형제가 10년 동안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함께 일궈 온 카페입니다."아는 사람들만 즐겨 찾는다는 전원카페 민들레. 다소 외딴곳에 자리 잡았음에도 항상 손님으로 북적거리는 이 카페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2002년, 형 안연혁 씨는 10년 차 베테랑 호텔리어, 8살 터울의 동생 안연철 씨는 경영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었다. 당시 경제적 형편으로 이들과 부모, 네 식구는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안연혁씨는 생각했다. 더 늦기 전에 식구를 한데 모아야겠다고. 무수한 고심끝에 내린 답은 전원카페.본격적으로 카페 준비에 나서며 터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동생자취방을 알아보러 들른 충주에서 마음에 쏙 드는 집을 만났다.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라 했던가. 마침 그곳이 어머니 지인의 소유였던 것이다.이후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땅과 건물을 매입한 그해 여름,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외관은 기존 한옥 그대로를 유지하면서 내부는 모던하게 꾸몄다. "여느 전통찻집과 같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모든 연령층이 부담없이 와서 즐기도록 말이지요."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든 것을 형제가 직접 작업했다. 넉넉한 형편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기에 비용을 아끼고자 발품을 팔아 값싸고 질 좋은 자재를 구입했다. 카페 의자들은 폐교 과학실에서 개당 3천 원에 구입해 페인트칠만 했다.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처음 해보는 목공 일임에도 힘들다는 생각보다 즐거운 마음이 컸다고 한다. 산중 구옥은 이듬해 초 형제의 정성스런 손길이 녹아든 전원카페 민들레로 다시태어났다. "민들레라는 이름은 어머니가 생전에 지어주셨어요. 밟아도 죽지 않는긴 생명력을 본받아 강인하고, 사람들이 흠모하는 아홉 가지 덕을 지녀'구덕초'라는 또 다른 이름을 지닌 것처럼 덕을 두루 갖추기를 바라셨지요." 날마다 새롭게 변화하는 카페내부는 은은한 조명과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들이 소박하지만 빈티지한 매력으로 소녀적 감성을 자극한다. 오래된 카세트테이프며 레코드판, 사진, 엽서 등 다양한 소품들은 형제가 틈나는 대로 모아뒀던 것들이다.형제는 아쉽다. 오는 손님마다 정성과 시간을 들인 실내보다 야외를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손님 입장에서는 이곳까지 와서 안에서 시간을 보내긴 싫을 것이다. 이러한 고객 마음을 헤아린 형제는 외부에 공을 들이기로 했다. 햇볕이 심한 여름을 대비해 그늘이 좋은 느티나무와 벚나무를 심고, 가을을 위해 단풍나무까지 심었더니 여름, 가을에는 정원 전체가 수풀로 빼곡하다. 그리고 덱을 확장하면서 테이블을 더 놓고, 둘러앉아 모닥불을 피울 공간도 만들었다. 카페엔 뚝딱뚝딱 형제의 망치 소리가 그칠 날이 없다. 테이블부터 의자, 선반 등 카페에 필요한 가구들을 직접 만들다 보니 어느덧 도구들이며 자재들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나 작업실까지 따로 만들어야 했다. "손님들이 올 때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카페를 알아봐 주더라고요. 그게 우리 솜씨인 걸 알고는 신기해해요. 가끔 가구 제작이나 인테리어 문의도 들어온답니다.""카페를 찾은 손님을 우리가 집으로 초대했다는 마음으로 대해요. 그래서 방문한 손님이 처음부터 끝까지 편안히 쉬었다 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리고 정확한 계량으로 만들어지는 비슷한 맛 대신 민들레는 정성스런 손길로 만든 건강한 맛을 내어 드리고 싶어요." 손님들이 이런 형제의 바람을 알았을까? 만드는 데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는 대추차의 인기가 가장 높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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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피어나는 충주 '민들레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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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령산에 세운 꿈 가평 '아테네 펜션'
- 경춘가도를 따라 한참을 달려 가평군 상면 교차로에 이르렀을 즈음, 행현리 방향으로 고개를 틀어 가다 보면 축령산 자연휴양림 표지판이 보인다.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과 가평군 상면 경계에 있는 축령산은 이성계가 왕으로 등극하기 전, 사냥하러 왔다 산 정상에 올라 고사를 지내고 난 후 멧돼지를 다섯 마리나 잡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축령산 밑 아침고요수목원 진입로를 지나자 근엄히 서 있는 펜션 하나가 눈에 띈다. 고대 아테네의 신전을 연상케 하는 펜션에 들어서자, 취재진을 겨울 아테네로 초대한 박종진 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人을 위해 지은'아테네''맑은 공기 속에서 여유로운 삶.'누구나 꿈꾸는 전원생활을 현실로 옮기는 데 가장 큰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은 가족이다. 가족의 화합과 건강을 생각해 전원생활을 계획한 박종진 씨는 안정적인 수익을 고려한 펜션, 가족이 거주하는 관리동 두 채를 분리해 지었다. 설계와 시공은'그린 홈 더존'에 맡겼는데, 부지 구입 후 시공사 선정을 위해 방문한 건축박람회에서 꼼꼼히 설명하던 모습에 신뢰가 생겼기 때문이다. 신뢰는 건축 과정까지 이어졌다."현장 소장과 동갑내기여서 많은 시간을 공유하고 수시로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호흡이 잘 맞았고 어느새 정까지 들었어요." '추억'과'사랑'을 담아 아테네라는 이름을 지었다. 오래된 도시에서의 사랑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이다. 펜션지기는 아테네를 찾은 모든 방문객이 그러하기를 바란다. 화려한 외관에 실속도 챙겼다. 단열 성능을 높이고 관리의 효율성을 고려해 요즘 펜션 대부분이 선호하는 독채형이 아닌 벽이 맞닿는 연벽식으로 지은것이다. "겨울철 관리비가 월 200만 원 정도 나와요. 같은 60평대 다른 펜션과 비교했을 때 3분의 2가 절약되는 셈이죠." 프로방스풍으로 꾸민 7개 객실의 소품을 비롯해 커튼과 침구류는 아내 강유아(40세) 씨가 직접 원단을 사서 제작했다. 자연스러움을 입힌 인테리어와 가구를 통해 방문객에게 특별함과 편안함을 전하고자 하는 펜션지기의 따듯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通한 서비스, 動한 고객박종진 씨가 바라보는 펜션사업의 성공 요인은 입지, 시설, 서비스다. 최적의 부지를 찾기 위해 가평, 강화, 양평, 춘천 등을 돌며 많은 시간을 할애한 펜션지기가 펜션이 밀집한 가평군으로 입지를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 많은 펜션이 자리 잡았음에도 꾸준히 새로운 펜션이 들어서는 것은 그만큼 성공 요인이 많기 때문이라고 여긴 그는 차별화한 시설과 서비스를 보태기로 했다.가평을 찾는 주 방문객이 20, 30대 젊은 층인 점을 고려해 그에 맞는 인테리어를 계획하고, 진심과 감동이 전해지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손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려고 해요. 특히 고객을 처음 마주하는 시간인'안내'에 온 정성을 쏟아요. 처음 온 분들이 친근하고 편안하게 느끼게 해드리고 싶어서요." 그리고 펜션지기는 조미료를 빌리러 오는 손님에게 밥 한 그릇 보태 건네고, 말을 건네는 이와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는 등 단순 서비스가 아닌 고객과의 교감을 나눈다. 더불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청결이다. 동생 박종선(35세) 씨의 타고난 깔끔한 성격으로 펜션을 찾는 고객마다 집을 새로 꾸몄느냐는 질문을 받을 만큼 항상 깨끗함을 유지한다. 여기에 더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 것도 아테네의 성공 요인이다. 50% 할인권, 1일 무료 숙박권 등의 이벤트를 통해 인지도와 재방문율을 높였다. 이러한 노력이 어우러져 펜션은 2011년 7월 오픈한 이후 지난해까지 4차례나 경기도 펜션 예약 순위 1위에 오르는 성과를 이뤘다. "진심은 언젠간 통한다고 생각해요. 진심이 없는 말과 행동은 감동을 줄 수 없지요. 편리한 시설보다 진심에서 나오는 세심한 배려의 한마디가 감동을 준다고 믿어요."도시 생활만 해왔던 펜션지기에게 전원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일이 생각만큼 녹록지 않았다. 모든 것을 손수 해야 하는 전원생활과 펜션사업은, 여유와는 동떨어진 힘들고 바쁜 일상의 연속이었다. 1년이 지나고서야 조금씩 요령도 생기고 안정이 됐다. 인근 수목원으로 산책하러 다니고 축령산을 오르는 등의 전원생활을 누리기 시작한 것도 최근 들어서다. 이웃과 함께 두릅과 더덕 캐러 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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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령산에 세운 꿈 가평 '아테네 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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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민의 정원 디자인과 시공 그리고 가드닝 ①] 젊은 부부가 일궈가는 판교 발코니 정원, 정원은가족을변화시킨다
- 아파트와 테라스 하우스 같은 공동주택에 정원 바람이 불고 있다. 아름드리나무가 드리운 근사한 정원이 아니더라도 작지만 나만의 정원을 원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작은 정원과 화단이 하나 둘 들어서면서 삭막했던 공동주택이 화사한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번 호에는 판교신도시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젊은 부부가 2층 발코니에 꾸민 작은 정원을 소개한다.글·사진 주례민 오랑쥬리 대표 주례민'정원사의작업실 오랑쥬리'대표 주례민 씨는 서울여대 플로아카데미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조경산업디자인공모전 등 수차례 국내외 공모전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데, 특히 올해 열리는 순천국제정원박람회 실내정원공모전에 당선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현재 전문가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정원 디자인과 가드닝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정원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오랑쥬리 031-8017-3850 www.orangery.co.kr 지난해 정원 디자인 및 시공 의뢰를 받아 진행한 이곳은, 이제 막 태어난 아이와 부부가 거주하는 서판교 공동주택이다. 2층에 있는 세대로 남향의 발코니가 실내 공간을 외부와 연결한다. 전면으로 긴 발코니는 주방, 거실, 각 방에서 진출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내부 어디에서도 앞산 녹음을 창을 통해 차경借景할 수 있다. 그러나 입주 이후 근처에 다가구주택이 새로 들어서면서 프라이버시가 침해받게 됐다. 개방감과 프라이버시 확보, 두 마리 토끼를 좇다의뢰자는 계절감이 전해지는 수水공간이 있는 깔끔한 정원에 유리 가벽을 설치해 시원한 전망을 즐기는 동시에, 옆 건물에서의 시선을 차단하기를 원했다. 트인 공간과 차폐라는 상충하는 두 요소를 어떻게 담아내는가가 설계의 핵심이었다. 발코니 일부 공간에 야외 테이블과 의자를 설치해 아웃도어 리빙룸Outdoor Living Room으로 사용하고, 식재 공간은 화단에 집중하기로 했다. 준공 당시 설치한 화단은 길이 8m, 폭 1.2m이고, 흙을 채울 수 있는 깊이는 채 20㎝가 되지 않아 소관목(키 작은 나무)을 심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토심이었다.실내는 물론 실외에서도 정원을 즐기면서 구조적 한계(낮은 화단)를 극복하고, 동시에 차폐(외부와의 시선을 차단)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했다. 충분한 상담과 몇 가지 디자인 제안을 통해 최종 결정된 디자인 안은 다음과 같다.먼저, 사계절 녹음을 볼 수 있는 남천을 식재해 겨울에도 외부 시선을 차단하며, 둘째 낮은 화단의 부족한 토심을 극복하기 위해 깊이 있는 토분 화기를 화단 내에 배치한다. 셋째 긴 형태의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공간에 변화를 주고자 중앙에 수반을 설치하고, 넷째 억새 등의 그라스와 계절별로 특성이 드러나는 다년생 초화류를 심어 깔끔하면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낸다. 마지막으로, 식재 공간에 부분적으로 판석을 놓고 자갈과 마사로 멀칭Mulching(정원 흙을 바크, 마사 등의 재료를 이용해 덮어주는 것)함으로써 모던한 화단을 구현한다. 주요 식재 식물과 특성초본류들은 간격을 둬 식재하고 그 사이에는 판석을 놓았는데, 시공 당시에는 식물 간격이 띄엄띄엄 있는 듯 보였지만 2개월 남짓 지나자 식물이 생장하면서 어느덧 화단이 풍성해졌다. 다년생 초화류를 적용할 때에는 성장했을 때의 크기와 폭을 고려해야 한다. 겨울에는 지상부가 고사하거나 마른 상태로 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뿌리가 커져 높이나 폭이 식물 고유의 크기로 성장하게 된다는 점을 유의하자. 또한, 보통의 화단이라면 흙을 노출하거나 멀칭을 하겠지만 이곳 화단마감 레벨은 실내에서 시선이 잘 가는 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해 밝은 컬러의 판석과 자갈을 깔았다. 억새모닝라이트(Miscanthus sinensis' Morning light')와억새제브리너스(Miscanthus sinensis' Zebrinus')는같은억새과식물이지만, 높이와 크기가 다르기에 키가 큰 억새 제브리너스는 안쪽에, 작은 모닝라이트는 전면에 식재하는 것이 안정감을 준다. 그리고 큰등골나물은 성장했을 때 크기가 여느 관목의 그것을 웃돌기에 관목 이상의 부피감을 줄 수 있어 가장 안쪽 코너에 배치했다.초화류와 그라스를 배식할 때에는 꽃 색과 개화 시기뿐만 아니라, 꽃이지고 난 후의 열매가 맺히는 색이나 모양 등 그 식물의 고유한 성질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식물 대부분의 개화 기간은 1년 중 겨울을 제외하고 짧게는 2개월 반, 길게는 5개월 정도라 할 수 있는데, 반 이상이나 되는 나머지 기간의 식물 모습을 간과할 수 없다. 봄철 새잎의 색감, 성장한 후의 잎 모양과 식물 전체의 형태, 꽃 크기, 색, 모양 그리고 꽃이 진이후 씨앗이 맺힌 모습과 색깔을 고려한다. 더불어 낙엽이 지는지, 겨울동안 마른 잎은 어떤 모습을 보이는 지도 생각해야 한다. 식물이 변화하는 모습은 자연의 변화와 계절감을 느끼는 중요한 요소다. 재배 시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할까시공을 완료한 7월 이후 뜨거운 날이 이어졌다. 이곳 정원과 같이 토심이 매우 낮은 인공 지반은 햇볕이 뜨거운 여름, 정원 물 관리에 특별한 주의를 요구한다. 식재 이후 뿌리가 활착할 때까지 안쪽 흙이 마르지 않게 관수를 놓치지 말고 해 줘야 하는데 여름에는 해가 지고 난 직후, 저녁 6시 이후에 관수해야 수분 유지와 강한 빛에 잎이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폭염 이후에는 장마철 폭우가 염려된다. 수도권 집중호우 발생 빈도가 80년대에 비해 30%나 증가하고 일일강수량이 100㎜ 이상인 날이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상 변화를 대비해 시공할 때 화단 배수를 확실하게 해두는 것이 좋다. 자연 지반이 아닌 공동주택의 테라스나 발코니 정원의 경우 배수가 관수만큼이나 중요하다. 남천을 식재한 화분은 깊이가 깊고, 배수 구멍이 협소해 병목 현상으로 물 빠짐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해, 배수 층을 넓게 함으로써 여름철 집중 강우를 견디도록했다. 정원 관리의 기본은 물주기많은 돈을 투자해 좋은 자재를 쓰고, 세련된 디자인을 하고, 완벽히 시공했더라도 이후 관리를 잘못하면 정원은 점점 그 가치를 잃어 간다. 정원의 진정한 완성은 가드닝에 달려있다. 가드닝은 생명에 관한 관심과 사랑을 불러일으킨다. 물주기는 가드닝의 첫 번째이며 반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다. 그리고 식물 상태를 파악하면서 방제 및 제초 등을 적시에 하고, 개화 기간을 오래 감상하기 위해 꽃머리따주기(Dead heading)등을 지속적으로 해주면 자연이 주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정원이 생기면서 정원에 어떤 꽃이 피었는지, 어느 꽃을 좋아하는지가 가족 대화의 새로운 주제가 되었다고 한다. 정원은 이처럼 가족을 변화시킨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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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민의 정원 디자인과 시공 그리고 가드닝 ①] 젊은 부부가 일궈가는 판교 발코니 정원, 정원은가족을변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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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정원] 귀족풍 영국 정원의 모델, 런던 동부 Chiswick Gardens
- 영국 정원을 소개한 지 이번 달로 2년이 된다. 그간 소개된 24곳의 정원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영국 정원의 공통점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이 저택을 중심으로 호수 그리고 온실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들이 저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이유는 구성과 스타일에 있다. 대저택과 강으로 구성된 Chiswick 정원 역시 다른 정원들과 거의 유사한 모습이지만 짜임새가 뛰어나다.글·사진 서상신 영국통신원 seobbio@naver.com 자료 참고 Chiswick House & Gardens Trust www.chgt.org.uk 영국 정원들을 살펴보면 독립적으로 존재하기보다 저택을 위한 혹은 저택에 속한 정원이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월간전원주택라이프≫에 소개한 대부분의 정원도 저택에 속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저택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건물이 중심에 있었다. Chiswick 정원 역시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때문에 실제로 정원을 보기 전까지 기대를 주는 요소가 다소 떨어지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필자는 우연히 저택과 다소 떨어진 좌측 통로로 들어섰기에 정원 구성 방식에 대해 새로이 접근할 수 있게 됐다. Chiswick 정원을 읽는 키 포인트는 똑같은 재료를 어떻게 배치했는가이다. 호수를 중심으로 나뉜 여러 정원구성 방식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정원 좌측 테라스다. 테라스 끝은 정원의 또 다른 입구와 연결되는데, 언덕으로 돼 있어 테라스 밖을 궁금하게 만들 뿐 아니라 정원을 더욱 넓게 볼 수 있기도 하다. 또한 Burlington 게이트에서 저택으로 이동할 때 다른 길에 비해 거리가 단축돼 저택과 강을 상대적으로 빨리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이 Raised Terrace는 자주받침꽃(Sweet Shrubs), 장미 그리고 허니셔클Honeysuckle로 이뤄져 봄과 여름에는 색감이 풍부하다. 나머지 다른 길은 여러 방향으로 나 있으나 반원 형태이기에 모두 강에 닿는다.강으로 가는 길은 거대한 가로수들로 뒤덮인 숲 속에 있어 야생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그리고 길 곳곳에 중심 포인트로 조각상을 세워 숲을 통과할 때의 지루함은 덜고 호기심은 더했다.정원을 디자인한 이들은 Burlington경과 William Kent로, 이들은 신고전주의 스타일의 빌라를 디자인 및 설계하고자 했다. 클래식한 건물,기둥, 스핑크스상 등은 고대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한몫하고, 소박한 폭포와 유유히 흐르는 운하는 고전 스타일을 더욱 강조한다. 정원을 가로지르는 호수 끝에 자리한 작은 폭포와 크고 작은 돌다리는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1738년 만든 폭포는 세 개의 아치 웨이와 돌담길로 구성되는데, 디자이너들이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정원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호수를 따라가는 길은 저택을 다양한 뷰로 볼 수 있는 정원의 중심 산책길이다. 원래 호수는 Bollo Brook이라 불리던 계곡이었으나, 1737년 정원이 전체적으로 확장되면서 지금의형태가 됐다. 강 너머로 보이는 건물 중 인상적인 것은 Ionic 사원과 원형 경기장과 방첨탑이다. 특히 원형 경기장 형태로 디자인한 오렌지 나무 정원은 가운데 오벨리스크가 있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데, 주변과 분리돼 고요하고 차분한 이곳 스타일을 가장 잘 보여준다.저택의 우측, 다채로운 정원 배치강을 건너 저택 쪽으로 향하면 다양한 정원과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건축물들이 있다. 저택 바로 뒤 반원형 벤치 Exedra는 귀족풍 정원을 그대로 재현한다. 18세기 조각들과 넓은 잔디는 포멀formal함이 물씬 풍긴다. 잔디 위에 놓인 동상들은 시저, 폼페이 그리고 키케로의 조각으로 정원 디자이너 Burlington경이 로마에서 가져온 것들이다. 또한 Burlington경은 사슴을 보호하기 위해 정원과 조금 떨어진 곳에 지대를 낮추고 집을 만들어 밤 동안 사슴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정원을 최초로 조성(1720년경)하고 난 7년 후, 사슴 공원이 호수 밖으로 이동하면서 그 자리에 오렌지 나무 온실을 세웠다. 지금은 다른 정원의 온실과 비교해 큰 특징이 없어 보이지만, 완성될 당시였던 1813년에는 96m로 영국에서 가장 긴 온실이었다고 한다. 온실이 유명한 또 한 가지 이유는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동백나무 콜렉션 때문이다. 1828년에 심은 나무가 아직 살아 방문객을 맞는다.온실 우측에는 월 정원과 이탈리안 정원이 놓였다. 영하의 추운 날씨로 다양한 식물을 보는 것은 어렵지만, 디자인과 배치를 살피는 데에는 지금이 최적기다. 서리를 맞고 오묘한 빛으로 재탄생한 정원에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이탈리안 정원은 반원형으로 계절에 상관없이 항상 녹색을 유지하는 식물을 가장자리에 배치했다. 기하학적인 꽃들이 있는, 침대를 연상시키는 이 정원은 주변 온실과도 잘 어울린다. 키친 가든이었던 월 정원은 지금은 학생들과 자원봉사자들의 가드닝 수업을 위해 사용하기에 특별한 이벤트가 있거나 정원 오픈 데이때에만 공개된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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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정원] 귀족풍 영국 정원의 모델, 런던 동부 Chiswick Gard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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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의 정원식물 이야기 ⑪ ] 나의 겨울 정원 이야기
- 위사진은 추명국(키 큰 아네모네)이 자손을 퍼뜨리려 하는 고귀한 순간입니다. 손으로 살며시 만져보기도 두려운 신비로운 이 모습, 작은 숨소리에도 하늘거리며 날아갈까 숨을 죽이고서 한동안 따듯한 가슴으로 이 절묘한 순간을 호기심 있게 지켜보았습니다. 지식으로만 알고 있던 자연과 생명의 순환 원리를 11월이 지나가는 어느 날 대면하는 순간입니다. 작은 정원에서 이렇게 경이로운 일이 일어나는 게 참 신기할 따름입니다. 멀리 날아갈까 두려워 몇몇 아이들을 아주 조심스럽게 데려와 엄마가 있는 주변에 고운 흙으로 살며시 덮어 놓았습니다. 자두나무 아래에도 뿌렸습니다. 내년 봄, 이 아이들을 다시 만나길 바라면서 말이지요. 나머지 아이들은 바람 타고 훨훨 날아올라 삭막해져 가는 동네 이곳저곳에 터를 잡고, 예쁜 꽃을 피워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서늘한 바람과 맑은 가을 햇살에 피어난 연보라빛 쑥부쟁이에 이어, 하얀 연 분홍빛 구절초들이 한바탕 꽃 잔치 치르고 나자 어느덧 2012년의 끝을 알리는 12월이 시작됐습니다. 무거운 옷을 모두 벗은 감나무와 자두나무의 거친 수피, 굴곡진 수형에서 비움으로써 아름다워질 수 있음을 느낍니다. 가만히 내려다보면 계절마다 찾아오는 예쁜 꽃들에 빠져, 그간 보지 못했던 작은 풀들의 고운 모습에 감탄하게 되는 계절입니다. 제일 나중에 핀 노란 단추국화는 영하의 날씨에도 건강한 모습을 유지했지만, 결국 영하 13도 혹한에는 견딜 수 없었나 봅니다. 이 모두 11월이 지나고 12월을 맞이한 정원에서 일어난 자연의 변화입니다. 저도 준비해야 합니다. 한겨울 추위를 이기지 못하는 아이들을 피신시키고, 내년 정원을 준비하기 위해 몸과 마음이 바쁩니다.한겨울 혹한에도 건강하게 잘 자라는 작은 아이들 용담, 새빨간 패랭이, 난쟁이 분홍도라지 등, 지금 이 모습만으로도 참으로 기특하고 예쁜 아이들입니다. 금창초(학명 Ajuga decumbens Thunb)도 옷을 갈아입었습니다.오래전 좁은 산길에서 예쁜 모습에 반해 데려온 아이입니다. 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은 다른 아이들이 절대 잘 자랄 수 없는 척박한 땅, 사람 왕래가 잦은 디딤돌 옆입니다. 내년 봄 아주 귀여운 진보랏빛 꽃이 입술을 쭉 벌리고 있을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작은 격자무늬 대문에 의지해 엉성히 길게 늘어진 몇 줄기 자줏빛, 노란빛 국화가 귀엽기는 하지만 어쩐지 함께 있는 모습이 어색해 이들을 어우러지게 할 잎과 단풍이 예쁘다는 하얀빛 외래종 국화를 심었습니다. 봄에 꽃을 피울 금낭화 두 포기도 함께 말이지요. 내년에 만날 수 있을지 기약할 수는 없지만, 여름에 꽃을 피우는 아키네시아와 가을꽃 키 큰 아네모네 씨도 뿌려두었습니다. 봄에는 금낭화, 여름에는 아키네시아, 가을에는 추명국과 구절초가 피는 꽃동산을 연상하며 이 아이들이 잘 자라는 환경을 찾아 시도해 본 것입니다. 물론 저의 지식과 상식만으로 이 아이들이 모두 건강하게 자랄 것을 기대하기는 기후와 다른 많은 요인이 있어 무리겠지만, 어느 아이가 건강하고 예쁘게 태어나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롭고 아름다운 전경을 만들어 줄지 사뭇 기다려집니다.겨울잠을 자는 자두나무도 몸단장 했습니다. 가을빛이 은은하게 물들었던 옷을 모두 벗어버리고 나니 울퉁불퉁 보기 싫은 곁가지들이 꽤 자라 있었습니다. 도저히 그냥 둘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 시기에 잘 다듬어 주지 않으면 더욱 감당하지 못할 테니까요. 장미꽃도 우리네 삶과 마찬가지로 다른 아이들과 조화롭게 어울려 있을 때가 아름답습니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날씨에 왠지 조그만 플라스틱 용기에 심은 게 미안해 온실로 데려왔습니다. 장미는 늦가을에 강한 전정으로 수형을 잘 다듬어 영양이 풍부한 흙에 심어야 했지만 계속 고운 꽃을 피우는 모습이 아름다워 감히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다소곳이 곱게 피어오른 꽃망울, 봄에 꽃 피우는 바람꽃입니다. 10월 어느 화원 귀퉁이에 있는 녀석을 데려왔는데, 꽃피우기엔 추운 날씨라 꽃망울만 계속 보듬고 있더니 살며시 긴 꽃대를 올려보내다 11월이 끝날 무렵 아침, 두 달 만에 드디어 꽃망울을 터뜨리려고 애를 쓰고 있었습니다. 활짝 터뜨리기도 전에 한파가 몰아쳐 급하게 온실로 피신시켰습니다만, 여전히 꽃은 피우지 않은 채 시클라멘, 분홍 사상 크로스와 함께 온실을 지키고 있습니다. 2층에 있는 매화나무를 볼 때마다 참 흐뭇합니다. 앞뜰에서 10여 년 고생만 하고 구박덩이로 자라던 아이를 오랜 고민 끝에 수형에 어울리는 용기에 심어 2층 서재 앞 정원으로 데려왔더니 본인이 지닌 고풍스러운 미를 마음껏 발휘해 멋과 운치가 있는 나무로 자라고 있습니다. 2012년 용기 정원은 이사 온 수생식물들이 잘 어울리지 못해 좀 어수선한 전경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따듯한 인연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어느 한 선생님의 도움으로 올여름 우아한 백련과 수련, 물양귀비꽃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식물도 우리처럼 감정을 표현합니다. 조잘조잘 말을 하지 않을 뿐, 좋아하는 환경에서는 언제나 활기차고 건강한 모습으로 자라 아름다운 꽃을 보여줍니다. 이 좋아하는 모습에 반해 힘든 일 마다치 않다 보면 어느 사이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저마다의 고유한 특성을 알게 되면서 그들이 좋아하는환경을 찾아주게 되지요. 아이들은 아름다운 꽃을 피워 나비, 벌, 새 등을 불러와그 해 그 해 멋진정원으로 보답합니다. 이런저런 겨울 정원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길어졌습니다. 봄 여름 가을 화려했던 꽃들이 떠난 빈 뜰도 아름답습니다. 모든 식물이 겨울잠에 깊이 빠져있는 것 같지만, 새봄을 위해 끊임없이 추운 땅속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천천히 살피면 생명의 신비가 우리 곁에 수없이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새해가 밝은 이 시간,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글이 생각납니다. "세상이 온통 입만 열면 하나같이 경제 경제 하는 세태다. 어디에 인간의 진정한 행복과 삶의 가치가 있는지 곰곰이 헤아려보아야 한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경제만이 아니다. 행복의 소재는 여기저기에 무수히 널려 있다. 그런데 행복해질 수 있는 그 가슴을 우리는 잃어가고 있다"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법정 명상에세이 中.田 이명희숙명여자대학교가정대학졸업후평소관심분야인정원공부를체계적으로하기위해성균관대학교대학원조경학과에입학. 졸업논문'서민주택정원활성화에관한연구'로석사학위취득. 평생꽃을가까이하여얻은경험과대학원에서연구한이론적체계를바탕으로아름다운마을가꾸기(담장허물기등)에참여하고있으며, 버려진공간속에풀한포기, 나무한그루라도심어삶을풍요롭게 만드는데노력연구하고있다. http;// blog.naver.com/myown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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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의 정원식물 이야기 ⑪ ] 나의 겨울 정원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