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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으로 지은 집] 10년 꿈을 이루다, 정선 103㎡ 단층 경량 목조주택
- 강원도 정선과 평창에 걸쳐 있는 가리왕산 상봉으로 오르는 등산로 길목에 김선원 씨의 전원주택이 자리한다. 김 씨는 오래 전부터 전원생활을 숙원하며 택지를 보러 다니기 시작한 후 꼬박 10년이 지나서야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다. 부지를 마련한 것은 벌써 5년여 전의 일이지만 알고 보니 땅이 보전임지로 개발이 묶인 상태여서 군청을 상대로 이의신청을 내는 등 개발 행위가 가능토록 허가를 받는 데만도 무려 3년을 투자. 그러한 힘겹고 지리한 과정 끝에 결국 지금의 전원생활을 누리게 되었는데 그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풍족하다는 표정이다. 건축정보 ·대지위치 :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회동리 ·건축형태 : 단층 경량 목구조(황토집 별채) ·건축면적 : 103㎡ ·외벽마감 : 테라코타 미장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천장마감 : 루버 ·내벽마감 : 실크벽지 ·바 닥 재 : 강화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수공급 : 지하수 ·설계 및 시공 : 건축주 직영 www.mtvill.com 강원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린 12월 어느 주말 영동고속도로 문막휴게소에는 함박눈과 스키어들이 한데 뒤엉겨 북새통을 이룬다. 새말 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평창 방향 42번 국도로 갈아타고 꼬불꼬불 가파른 고개를 몇 차례 넘으면 회동계곡을 끼고 있는 가리왕산자연휴양림 입구를 만난다. 가리왕산은 남한강의 발원지고 정선읍을 휘돌아 흐르는 조양강의 근원으로 청정 수풀과 계곡이 아름다운 명산이다. 이러한 천혜의 자연을 병풍으로 삼은 터에서 김선원(54세) 씨는 꿈에 그리던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어렵사리 이룬 전원생활의 꿈 어디서 전원생활의 실타래를 풀까 고민이 많았던 김선원 씨에게 고향 정선은 낯익은 얼굴과 자연이 있어서 정겹고 적응하는 데 보다 수월했다. 반면 낯선 지역은 익명성이 보장되기에 그가 바라던 바대로 ‘은둔隱遁과 은회隱晦’의 삶을 살기에 적당했다. 우연한 기회에 한 지인에게서 현재의 부지를 소개받고 직접 와 보지도 않고 매입했다 한다. 5,000여 평의 부지 가격이 저렴한 데다 마침 고향 땅이고 자연환경도 좋은 곳이라 까다롭게 생각할 것도 없었다. 그런데 현장에 와서 보니 지은 지 40년도 넘은 무허가 주택이 부지 한가운데 자리잡았고 이웃에서 만들어놓은 우사 등 땅 주인 허락도 없이 마구 지어놓은 구조물이 곳곳에 난립해 있어 이웃을 설득하고 달래는 데도 애먹었다. 기존의 무허가 주택은 슬레트 지붕을 인 목구조 흙집으로 이를 수리해서 임시 거처로 삼아, 부지를 매입한 후로는 주말마다 이곳으로 내려와 터를 닦았다. 경사진 부지를 손수 정리하기 위해 굴삭기도 한 대 들였다. 부지를 마련한 이상 몸은 서울에 있어도 마음은 이미 전원에 내려와 있었다. 실용성 살린 공간으로 건축 “어떤 집을 지을지 궁리하면서 여기저기 알아보니 건축형태가 꾀 다양하데요. 그래서 한 가지를 결정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김선원 씨는 OK시골학교에서 강의를 듣다가 경량 목조주택 시공사들을 알게 됐고 이런 계기로 집의 형태를 경량 목구조로 결정했다. 그리고 나서도 선택해야 할 것들이 여전히 많았다. 시공사를 여기저기 알아봐도 썩 내키지 않았다. 같은 조건임에도 시공사마다 부르는 가격이 달라 헷갈리고 미덥지 않은 탓. 직영으로 지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전체적인 공정 감독과 감수를 한 업체에게 일임시켰다. 이렇게 지은 주택은 지난해 가을 완공을 보았다. 단층 103㎡ 규모의 김 씨의 주택은 부부가 살 집으로 거창하지 않게 실속 있게 설계됐다. 해를 가장 잘 받는 쪽으로 전진 배치한 거실을 중심으로 좌측에 서재가 그 옆으로 주방/식당 욕실 안방 순으로 배치돼 있다. 거실은 높은 층고 설계로 개방감을 확보하고 주방/식당 공간 앞에는 계단실을 두고 그 위로 다락을 두어 아지트를 마련했다. 욕실 바닥은 턱을 없애고 거실의 온돌마루를 연장 시공해 드나듦이 편리하도록 했다. 독서와 차, 난초가 취미인 건축주에게 가리왕의 절경이 내다보이는 서재, 주변이 탁 트인 좌탁에 앉아 차를 음미하는 거실, 수백 난초의 보금자리가 있는 널찍한 마당이 모두 갖춰졌으니 귀촌을 위해 10년을 사투한 결과로 대만족이다. 건축주의 사랑방, 황토집 오래 기다린 만큼 집 한 채 짓고 만족할 그가 아니었다. 본채 곁에다 3평짜리 원형 황토집을 지었는데 흙처럼아쉬람 황토집 짓기 학교에서 7박8일간 교육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지었다. 교육 동기생들과 이웃 사람들과 함께 올린 집으로 다른 활동은 본채에서 하더라도 잠은 꼭 이곳에서 자게 된다고 한다. 한번 땐 구들은 2~3일 정도 가니 난방은 본채보다 이곳이 더 실속 있다. 32개의 서까래를 켠 천장에는 원형의 천창을 내어 밤이면 가리왕산과 하늘과 달과 별과 교류한다. 그럴 때면 이런 호사가 어디 있겠냐며 스스로 감탄사를 내뱉는다. 또한 사각의 통창으로 보이는 풍경은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한 폭의 동양화. 전기를 넣지 않고 호롱불을 사용하는 것도 황토방에 운치를 더한다. 황토집의 매력에 푹 빠진 건축주는 조만간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넣은 7~8평의 황토집을 한 채 더 지을 계획이다. 귀촌, 공부가 필요하다 경영학을 전공하고 직장에서 주로 관리 임무를 담당하던 김선원 씨는 귀촌을 결심하면서 자신의 전원생활에 필요한 새로운 공부도 부지런히 했다. 글 쓰기 위해 대학에서 국문학을 2년, 농사를 짓기 위해 농학을 2년 공부했다. 또 도시민의 귀농을 돕는 OK시골학교 교육도 받고 흙집 시공방법도 배웠다. 이렇게 철저하게 준비해 왔건만 땅 문제 등 난관에 부딪혀 귀촌 시기가 지연되는 과정을 겪은 후 그가 마침내 집을 짓게 되면서 확신이 생긴 것은 ‘세상은 준비하는 사람을 위하여 준비되어 있다’는 사실. 올해는 더욱 바빠질 것이라는데 집 공사로 돌아볼 겨를이 없던 농사일도 올 봄부터 본격적으로 해 자급자족의 생활을 할 계획이고 구옥 옆에는 도라지밭을 일굴 것이란다. 20여 년간 난초 애호가의 경력을 엿볼 수 있는 300여 분의 난초 비닐하우스도 벌써 이곳에서 한 자리 차지했다. 주택 입구에는 김 씨가 지은 글을 새긴 비석이 서 있는데 천년의 풍류가 이곳에서 묻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쓴 글이란다. ‘가리왕산 관아재觀我齋에/ 물흐르니 꽃이피고/ 꽃이피니 술익는다./ 자원방래自遠方來 천연고우千年古友/ 노자장자老子莊子 무위소요無爲逍遙/ 이백두보李白杜甫 독작취흥獨酌醉興/ 선인진인仙人眞人 주선시성酒仙詩聖/ 가리왕산 이야기는/ 날새는줄 모르는다. (관아재는 구옥에 붙인 이름)’ 이 글을 읊노라면 전원에서의 집은 그저 비 피하고 몸 뉠 만한 곳으로도 족한 듯하다.田 글 ·사진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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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으로 지은 집] 10년 꿈을 이루다, 정선 103㎡ 단층 경량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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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으로 지은 집] 농토를 향해 열린 남양주 162.1㎡ 복층 목조 주택
- 조부에게서 물려받은 농토를 몇 킬로미터 떨어진 집에서 오가며 가꿔오다가 아예 집을 그곳으로 옮긴 후 손동일 씨는 만면에 희색이 가득하다. 집 정리를 다 끝내기도 전에 벌써 새로운 작물을 심어 밭부터 정리해 놓은 걸 보면 그의 농사 혹은 농작물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각별한지 알게 된다. 채광과 조망을 살리기 위해 설치한 거실 통창도 그에게는 의미가 남다르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진벌리 ·건축형태 : 복층 경량목구조(2″×6″) ·대지면적 : 490㎡ ·건축면적 : 162.1㎡(1층 112.1㎡, 2층 50.1㎡) ·외벽마감 : 시멘트 사이딩, 도장 ·내벽마감 : 실크벽지, 루바, 아트월(세라믹 파벽돌)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천 장 재 : 실크벽지 ·바 닥 재 : 강화마루, 타일 ·난방형태 : 가스보일러(보조난방 : 면상발열체) ·설계 및 시공 : 우드선 031-573-1220 www.woodsun.co.kr 전원주택을 마련하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공기 맑은 곳에서 심신의 여유를 찾고자, 다른 하나는 농사를 짓고자 하는 것이다. 손동일(52) 씨는 땅과 농사에 대한 애정이 깊다. 아버지를 일찍 여읜 때문에 할아버지가 농사짓던 땅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손 씨는 사업을 하는 바쁜 가운데도 틈틈이 논과 밭을 경작해 왔다. 한눈에 3300㎡도 더 넘어 보이는 넓은 땅을 남의 손도 빌리는 일 없이 혼자서 다 경작했다고 한다. “혼자서 다 했어요. 농사짓는 일이 그렇게 재밌다고 하네요. 저도 못 말려요. 일 끝나면 밭으로 달려와서는 특별한 일이 없어도 농작물이 잘 자라나 잡풀은 없나 들여다보고 집으로 오곤 했으니까요.” 아내 김춘열(50) 씨의 말이다. 아내의 설명을 들어서인지 남편의 구릿빛 피부가 여름 한철 그을린 게 아닌 만년 농부처럼 보인다. 이런 남편에게 농경지 바로 곁에 주택을 신축한 것이 최근 들어 가장 큰 경사가 아닐까. 집 뒤편으로는 키가 쑥쑥 자라 곧 누렇게 익을 벼가, 측면과 정면으로는 상추를 비롯해 각종 채소들이 싱싱하게 자라 푸른 벌판을 이루었다. 더 이상 번거롭게 집과 밭 사이를 오가지 않아도 되고 첫닭 우는 새벽이 됐든 한밤중이 됐든 언제든 작물을 돌볼 수 있으니 시간도 벌고 마음에 여유도 더 생겼다. 젊은 건축사의 열정이 담긴 집 손동일·김춘열 부부는 처음 지어보는 집을 목조주택 전문 우드선에 맡겼다. 집을 짓기 전 토지 측량을 위해 읍내의 관련 사무소에 들렀다가 직원이 우드선을 추천해 인연이 닿았다. 부부는 전원주택 관련 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30대 젊은이들이 모여 미국식 정통 목조주택을 시공하는 모습에 이끌렸다고 한다. 손 씨는 나이가 많고 경력이 많으면 노련미는 있겠지만 이윤을 더 챙기기 위해 정확한 재료와 공정을 피해 가거나 비용을 터무니없이 부르는 등의 사례를 더러 들어왔다고 한다. “젊은이들은 자신을 알리는 명함과도 같은 경력을 이제부터 쌓아나가야 하는 입장이기에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일 처리를 정직하고 세심하게 해요. 오늘 어떻게 임했느냐에 따라서 내일이 달라지니 까요.” 게다가 우드선 직원들은 사랑의 집 짓기 운동에도 꾸준히 참여하는 등 그들의 재능을 가지고 다방면에서 베푸는 건강한 마인드를 가졌다는 점 역시 크리스천인 이들 부부의 마음에 쏙 들었던 것 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야 좋은 집을 짓는다는데 우리는 운 좋게도 좋은 건축업체 만나서 힘든 것 없이 재미나게 잘 지었어요. 다들 너무나 성실하게 해줘서 고맙지요.” 실 면적 대비 규모 확대감 연출되도록 설계 지금보다 절반도 안 되는 면적에 앞뒤가 꽉 막힌 집에서 살다가 이곳으로 옮기니 시야는 물론 가슴도 더 넓어지는 것 같다고 한다. 우드선은 집의 규모감과 확장감을 얻기 위해 외관이 웅장해 보이도록 지붕을 설계하고, 거실 천장고를 높이고 공용공간과 개인공간을 구분해 한쪽으로 몰아 배치했다. 1층에는 중심부의 현관을 기준으로 좌측에 주방/식당과 거실이 우측으로 계단실, 욕실, 딸방, 안방이 놓여있다. 몸이 불편한 딸을 위해 안방 바로 옆에 딸방을 두고 바닥에 턱을 만들지 않고 거실복도와 오픈시켜 이동이 용이하도록 했다. 맞은편에 욕실을 배치한 것 역시 딸을 배려한 부분이다. 가족이 많은 편이 아니므로 식당 공간을 주방에 밀착시켜 실용적으로 설계한 반면 거실은 가족이 주로 지내는 공간이므로 보다 넓게 사용하도록 설계했다. 거실 정면으로 시원스럽게 통유리창과 고창을 설치해 채광을 좋게 하고 주방/식당 공간과 길게 연결시킨 덕분에 1층의 공용공간이 실 면적보다 더 넓어 보이는 효과를 낸다. 1층과 2층의 침실 모두 해가 잘 드는 남쪽으로 배치했다. 거실 천장을 오픈했으므로 50.1㎡로 축소된 2층 공간은 아들방과 옷방, 욕실, 미니 거실을 두어 대학생인 아들의 독립된 생활을 배려했다. 우드선은 방문과 창 테두리를 비롯해 장식 몰딩을 따로 구입하지 않고 원목으로 직접 만들어 설치하고 장식장도 돈 들여 구입하지 않아도 되도록 인테리어 시공 시에 제작하는 등 건축주의 입장에서 꼼꼼한 부분까지 챙겼다. 공사 완료 후에도 시공사와 손 씨 부부 간에 배려 깊은 관계는 지속되고 있다. 우드선의 원유상 실장은 손수 제작한 1/100 집 모형과 직접 촬영한 시공 전 과정을 담은 사진첩을 직원들의 편지글과 함께 건축주에게 선물했다. 이러한 마음 씀씀이가 건축주로 하여금 새 집을 얻은 감동을 배가시키는 게 아닐까.田 글 박지혜 기자·사진 박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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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으로 지은 집] 농토를 향해 열린 남양주 162.1㎡ 복층 목조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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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으로 지은 집] 노모를 위해 마련한 칠곡 35평 단층 스틸하우스
- 낡은 농가주택을 헐고 지난해 7월 새로 지은 35평 단층 스틸하우스다. 노모를 위해 단열에 특히 신경 쓰고 동선動線을 최소로 하고자 안방과 거실, 주방을 접해 앉혔다. 관리상 손이 자주 가는 인테리어를 자제하고 간단하면서도 중후한 멋을 내도록 신경 쓴 점이 돋보인다. 경북 칠곡군 석적읍 좁게 난 농로를 타고 야트막한 언덕을 넘어서야 닿는 그야말로 한갓진 농촌에 자리 잡은 주택이다. 건축정보 ·위 치 : 경북 칠곡군 석적읍 포남 1리 ·건축형태 : 단층 스틸하우스 ·대지면적 : 283.14평 ·건축면적 : 35평 ·외벽마감 : 시멘트 사이딩 ·내벽마감 : 실크벽지 ·지 붕 재 : 아스팔트 이중그림자 슁글 ·바 닥 재 : 강화마루 ·천 정 재 : 실크벽지 ·식수공급 : 상수도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설계 및 시공 : 이영하우징시스템 053-761-2020 www.20housing.co.kr 어버이날이다. 취재 차 칠곡으로 떠나는 날, 라디오에서는 하루 종일 어버이날 관련 사연과 노래가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온다. 3시간 30여 분 차를 몰아 톨게이트를 빠져나오자 이영하우징 최명수 대표가 반가이 취재진을 맞는다. 집으로 향하기 전 최 대표는 ‘3형제가 노모를 위해 지어준 집’이라고 방문할 집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 우연치고는 참으로 기막히다. 어버이날 어머니를 위해 지어준 집을 가다니. 안내하는 최 대표 차량의 꼬리를 물었다. 노모를 위해 단열과 편의성에 중점 국도를 벗어나자 시원스레 펼쳐진 논밭 너머로 나지막한 언덕이 고개를 내밀고, 그 사이로 좁은 농로가 하나 나 있다. 그 길을 따라 언덕을 넘어서자 시야가 넓게 펼쳐지더니 오른 편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농가가 눈에 들어온다. 그 가운데 지대를 높여 전망이 훌륭한 단층 스틸하우스가 자리한다. 똑 떨어지는 선에 깔끔한 외관, 시멘트 사이딩으로 마감한 외벽은 시원함을 더하고 알루미늄 처마 후레싱이 늦은 봄 햇살을 받아 눈부시다. 그런데 앞마당이 전원주택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시멘트 바닥이다. 잔디와 흙이 있어야 할 자리를 시멘트가 대신하고 한 쪽으로는 이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텃밭이 벽을 타고 길게 늘어서 있다. 그 이유에 대한 최명수 대표의 설명이다. “3형제가 정원을 꾸며드리려고 했어요. 그런데 어머님이 극구 반대하신 겁니다. 텃밭도 관리하기 힘든데 꽃이며 잔디며 이들을 어떻게 감당하겠느냐고. 잘 돌보지 못할 바에야 안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며 그냥 시멘트로 마당을 덮어달라고 하신 거예요.” 건축주인 장월현(71) 씨는 이곳 토박이다. 오랜 세월 이 터에서 지내왔는데 지난해 3형제가 어머님이 불편하겠다며 낡은 집을 헐고 새 집을 지어 드렸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건물 배치며 공간구성 등 모든 주택 계획이 어머니에게 맞춰졌다. 3형제는 크게 두 가지를 요구했는데 첫째는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야 한다는 것. 둘째는 노모가 이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동선을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옛집은 4미터 도로를 전면에 둔 283평에 남향으로 앉혀져 있었으나 새 집은 전망을 고려해 남서향으로 배치했다. 인근 농가들이 남쪽으로 늘어서 시야를 가로막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바람도 잘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축면적 35평 단층 공간구성은 거실과 주방 겸 식당을 중앙 두고 왼편에 드레스룸과 욕실이 딸린 안방을, 오른편에 현관과 화장실 그리고 두 개의 작은 방을 배치했다. 좋은 집에서 손주 맞으니 마음 편해 안방과 거실을 햇살과 바람이 들이치는 전면에 놓고 거실과 주방은 직선상에 놓았다. 실내 활동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거실과 주방, 안방을 현관 좌측에 하나로 묶어 노모의 이동거리를 줄인 것이다. 청소와 관리하는 데 손길이 덜 가도록 인테리어를 단순화한 반면 곳곳에 조명등을 설치 이를 보완했다. 안방에서 거실, 복도, 현관, 작은 방을 이르는 직선 통로에 가림벽이라든지 턱이라든지 하는 그 어떤 인테리어적 요소도 배제하고, 서까래와 아트월 등에 조명등을 매입해 밝고 쾌적한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한 것이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다양한 자재로 꾸민 여타 전원주택에 비하면 내부가 심심해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노모에게 이보다 안성맞춤인 구조가 있을까. 장월현 씨는 “예전 집은 여기에 비할 것도 안 된다. 1년 가까이 살고 있는데 집에 손 갈 일이 별로 없고 장작을 패서 불 땔 일도 없고 따뜻한 물도 잘 나와 너무 좋다”며 “지난 일요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아들딸과 손주들이 다녀갔는데 이렇게 좋은 집에서 맞으니 맘 편했다”고 말한다. 시공사인 이영하우징에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천장 단열이다. 시공이 까다롭지만 트러스에 전달되는 열을 차단함으로써 단열 성능을 향상시키는 열반사지를 설치했는데 이의 시공법은 트러스→열반사지→합판→방수쉬트→슁글 순이다.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 돌아오는 길에도 어버이날을 맞은 여러 이야기가 라디오를 독차지하고 있다. 무릇 그렇듯 대부분이 다하지 못한 효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다. 칠곡 장월현 씨의 주름진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 것을 보면서 결국 효도란 어버이의 몸과 마음을 편케 해드리는 것이 아닐까 다시금 생각해 본다.田 글 홍정기 기자 ·사진 박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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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으로 지은 집] 노모를 위해 마련한 칠곡 35평 단층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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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으로 지은 집] 노부부의 밝고 건강한 여생을 위하여 의성 43평 단층 경량 목조주택
- 경북 의성군 다인면 토박이 권순필(71세)씨가 그간 지은 집만 40여 채에 이른다. 그 중에는 자신이 살던 집도, 남의 집도 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여생을 보낼 집을 지을 때는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지 못했다. '중도 제 머리는 깎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지 않던가. 이 주택은 굵직굵직한 선과 면으로 입면을 단순 명료하게 처리하고 전면에는 적삼목 찬넬사이딩으로, 측면에는 흰색 시멘트사이딩으로 마감해 분위기를 깔끔하게 연출했다. 또한 정방형에 가까운 43평 공간에 거실을 우측 전면에 두고 그 주위에 각 실을 배치함으로써 동선을 줄인 점도 돋보인다. 건축정보 ·위치 : 경북 의성군 다인면 삼분리 ·건축형태 : 단층 경량 목조주택 ·대지면적 : 210평 ·건축면적 : 43평 ·외벽마감 : 찬넬사이딩 + 시멘트사이딩 ·내벽마감 : 실크벽지, 황토 한지벽지 ·지붕재 :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바닥재 : 강화마루, 온돌마루 ·천장재 : 실크벽지, 루바 ·식수공급 : 지하수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설계 및 시공 : 파송하우징 031-774-1632 www.pasong.com 근래에 바람 잘 날이 없는 의성군 다인면, 이유인즉 경북 안동과 함께 도청 이전 후보지로 물망에 오르면서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기 때문이다. 작은 동네에 공인중개사무소 10여 개가 새로 생겼을 정도다. 하지만 토지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로 평당 3만 원하던 땅을 그 곱절인 6만원을 쳐준다 해도 매물이 없는 상태다. 권순필씨 댁을 방문한 날에도 부동산업자가 권씨에게 집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는가 싶더니 귓속말로 몇 마디 소곤거리고는 자리를 떴다. 탁자 위 ‘oo부동산'이라고 적힌 명함이 눈에 들어왔다. 눈치를 챘는지 권씨가 말을 꺼냈다. “요즘 ‘떳다방’ 사람들이 마을에서 살다시피 하니 땅값이 치솟을 수 밖에 없죠. 시세의 2배를 준다고 해도 판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요. 아까 그 사람한테 그런 짓 하지 말라고 했어요. 동네 사람들 들쑤셔서 바람 들게 하지 말라고 말이죠.” 공간 집중으로 동선을 최소화 시원스레 펼쳐진 들판을 가르는 길을 따라 다인면에 이르자 어렴풋이 목조주택 한 채가 보인다.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옹기종기 모인 몇 채의 농가주택들 속에 자리한 저 집이 아니라면 당초 주소를 잘못 받았을터. 마을 어귀에서 승용차 한 대 간신히 들어갈 만한 진입로를 따라 핸들을 돌리자 적갈색과 희색 사이딩이 햇살을 받아 눈부신 목조주택이 모습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권순필·지성남씨 부부가 고희를 맞아 노후를 보낼 요량으로 마련한 주택이다. 이 주택은 단층이지만 이웃한 주택보다 집터를 높이고 고를 높여서 지붕을 박공으로 처리해 실제 평수보다 더 크게 보인다. 안방을 거실보다 앞으로 뽑고 그 가운데 포치형 현관을 내어 각 공간의 지붕을 포개어 입면에 변화를 꾀했다. 공간 구성은 현관과 가깝고 햇살이 잘 드는 전면에 안방과 거실을 두고, 그 연결선상인 후면 좌측에 동선을 간소화해 주방/식당과 다용도실, 보일러실을 배치했다. 또한 현관에서 시선이 벗어난 후면에 중복도를 내어 좌우측에 욕실과 황토방, 작은방을 드렸다. 현관-안방·거실-각 실로 이어지는 간결한 동선 구조에서 일흔의 노부부를 배려했음을 엿볼 수 있다. 부부 침실은 건강성을 높이고자 바닥을 황토로 마감하고 벽과 천장에 황토 한지벽지를 발라 찜질방으로 꾸몄다. 집중적인 실室 배치는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고 단층 목구조의 구조적 결함을 보완하는 역할도 한다. 생전에 한 번 더 지어보자 흰색 벽지로 깔끔하게 마감한 거실은 천장에 서까래와 보를 노출시켜 전통 가옥의 대청처럼 꾸몄다. 시선은 전면창을 통해 덱과 마당, 들녘으로 이어지고 전면창 위에 낸 고창으로 풍부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온다. 건축주 부부가 고령임을 감안해 인테리어는 밝고 쾌적함에 중점을 두고 군더더기 없이 단순하게 처리했다. 대신에 거실 한쪽 벽면에 조명과 햇빛의 밝기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즐길 수 있는 ‘아스라인’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권순필씨는 농촌 생활자들이 대개 그렇듯 젊었을 때부터 안 해본 일이 없단다. 그는 26평슬래브집에서 살다가 ‘생전에 집을 한 채 더 짓자’는 생각으로 이 주택을 지었다. 처음에는 주위의 농가주택처럼 시멘트 벽돌집을 구상했지만, 연세를 고려해 살기에 편안하고 건강한 집을 짓자는 아들의 권유로 목조주택으로 마음을 바꾼 것이다.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집에서만 살다가 목조주택에서 사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는 건축주. 지금까지 자신도 40여 채의 집을 지어봤지만 이렇게 성의 있게 잘 짓는 사람들을 보지 못했다며 연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글·사진 홍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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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단독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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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으로 지은 집] 노부부의 밝고 건강한 여생을 위하여 의성 43평 단층 경량 목조주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