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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물고기가 하늘로 뛰고 학이 날아다니는 괴산 김기응 가옥
- 김기응 가옥(중요민속자료 136호)은 현재 살고 있는 종부의 시할아버지인 김항연 金恒然이 1910년 지은 집이다. 고종 때 공조참판을 지낸 김향연은 경술국치 庚戌國恥로 조선이 무너지자 이곳으로 낙향했다. 고향은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소수면이다. 낙향 이전부터 이곳 땅을 많이 소유했는데 주변을 둘러보면 땅 때문에 이곳에 정착한 것 같지는 않다. 괴산 지역에서는 보기 드물게 집터 앞에 넓은 들이 펼쳐져 조망이 시원스럽다. 이러한 풍광 때문에 고향이 아닌 이곳에 자리 잡은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집은 원래 관리인이 살던 안채를 제외한 모든 건물을 다시 지었다. 글 최성호사진 윤홍로 기자 충북 괴산군 칠성면 율원리의 김기응 가옥. 김기응 가옥의 뒷산에는 수백 년 된 장송 長松이 우거져 있다. 종부 宗婦(종가의 맏며느리)는 “이전에는 나무가 더 많았다”고 한다. 조선 후기에는 목재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부분의 산이 민둥산으로 변했다. 1915년에 촬영한 해인사 전경 사진에서도 주변에는 나무가 울창하지만 조금 떨어진 뒷산은 민둥산에 가깝다. 그만큼 전국의 산이 헐벗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많은 양반 집안 [班家]에서 뒷산의 나무를 잘 보존한 것은 풍수적 의미가 강하다. 집의 풍수적 환경을 보전하고자 뒷산이나 비보 裨補(도와서 모자라는 것을 채움) 적 의미가 있는 곳의 나무를 잘 가꾸고 보존한 것이다. 이 집은 이러한 뒷동산을 배경으로 배치돼 있다. 대지가 급하지는 않지만 뒷동산이 완만한 경사를 이루어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느껴진다. 이 완만한 경사 때문에 집 안 가득 햇볕이 골고루 들어온다. 조선 후기의 전형적인 양반 가옥으로 공간 구성이 독특하다. 솟을대문 양쪽으로 늘어선 행랑채는 좌우가 ㄱ자로 꺾여 바깥마당을 둘러싸고 있다. 궁궐에서나 봄직한 꽃담김기응 가옥은 여느 고택에서 찾아볼 수 없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안채에 이르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은 대문으로 들어서면 사랑채가 나오고, 그 옆의 중문을 통해 곧바로 안채로 들어간다. 그러나 이 가옥은 다층 구조라 사랑채 옆의 중문과 안행랑채에 있는 문을 지나야만 안채로 들어갈 수 있다. 이렇게 복잡한 이유는 조선 후기 들어 심화된 남녀유별의 관념을 반영한 것이다. 개화기 서구 문물이 물밀듯 밀어닥치자, 이를 적극 받아들이려는 흐름과 보수화 경향이 함께 나타났다. 보수화 경향은 그 정도를 넘어 수구화 守舊化 됐는데, 그 경향이 이 집에서는 더욱 심화된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다. 둘째는 목재 수급이 원활치 않던 당시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낸 점이다. 새로 지은 건물 중 중요한 사랑채를 제외하고 행랑채의 재목은 그리 넉넉지 못하다. 행랑채의 서까래는 너무 가늘어 보기에도 불안할 정도다. 종부는 “재산 분배와 사업 실패로 가세 家勢가 기울긴 했지만 집 지을 당시에는 1500석을 했다”고 한다. 당시 이곳에서는 꽤 알아주던 부자였다. 그럼에도 목재를 넉넉하게 쓰지 못할 정도로 그 사정이 열악했던 것이다. 셋째는 특징이자,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 사랑채 뒤뜰의 담이다. 사랑채 뒤편은 안채의 행랑채와 마주하는데 그 간격이 넓지 않아 답답하게 느껴진다. 이것을 해소하기 위해 사랑채에서 마주 보이는 행랑채 담을 꽃담으로 아름답게 치장했다. 규모가 작을 뿐이지, 그 품격은 마치 궁궐의 꽃 담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양쪽은 卍 자 문양을, 가운데는 팔각의 무시무종 無始無終(시작도 끝도 없다) 문양을 채워 넣었는데 네 귀퉁이 두 군데는 박쥐 문양을, 두 군데에는 당초 문양이다. 이러한 꽃 담을 일반 집에서 설치한다는 것은 과거에는 감히 상상도 못했다. 19세기 말 사회의 신분 질서가 와해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 가옥을 지은 계기도 조선이 망하자 낙향한 것 때문이니 신분의 상징이 무슨 의미가 있었겠는가. 사랑채는 ㄱ자형 정면 5칸, 측면 2칸 규모에 맞배지붕을 올린 납도리집이다. 바깥마당에서 바라본 중문. 사랑 행랑채에서 바라본 사랑채와 안행랑채. 장독대 뒤 울타리 밖은 수백 년 된 소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룬다. 넉넉한 마음이 혼란기 때 집을 지켜사랑채 선자서까래의 짜임이 재밌다. 추녀 주위의 서까래 짜임은 세 종류다. 선자, 엇선자, 평연으로 구분되는데, 우리나라 기와집에서는 선자서까래가 주류를 이루고 수준이 떨어지는 집에서 엇선자를 사용했다. 평연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 가옥의 사랑채 추녀 밖에서 보이는 앞쪽은 선자서까래로, 외부에서 안 보이는 뒤쪽은 엇선자다. 이렇게 두 가지 방식을 혼용한 경우는 이곳에서 처음 보았다. 이러한 모습은 외부에도 그대로 나타나 부연의 짜임이 낯설다. 19세기 초반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안채는 튼 ㅁ자형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새로 지은 사랑채나 행랑채하고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부엌은 서쪽 4칸의 규모로 다른 집보다 크다. 부엌만으로도 이 집안의 사회적 지위가 높았을 것이다. 안방은 2칸인데 모두 남쪽에 면해 햇볕이 잘 들어 분위기가 밝고 명랑하다. 이러한 분위기는 그 혼란기에 집을 유지하는 데 일조했을 것이다. 종부는 “종손께서 손이 커서 주변에 베푸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며 “산에서 내려온 공비들도 많이 베푼 집이라 하여 옷가지와 먹을 것만을 갖고 갔다”고 한다. 그렇기에 해방 혼란기와 한국전쟁 통에도 집이 고스란히 남았던 것이다. 종부에게 “해방 후 토지개혁 때 많은 땅을 강제로 수용당해 가슴 아프지 않았는가” 했더니, “가난한 사람이 잘 살게 됐는데 오히려 좋은 것이 아닌가” 하고 되묻는다. 부부가 일심동체라더니 마음 씀씀이까지 한결같은 모습이다. 종부는 우리가 집을 돌아보는 내내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많은 가보 家寶를 도둑맞았다”면서 “이제는 누구도 믿지 않는다”고. 그만큼 불신이 깊어 보였다. 우리가 대문을 벗어난 후에도 한참을 문가에서 서성였다. 과연 누가 이러한 불신을 노종부에게 남겨 주었는가. 우리의 욕심이 순박한 노종부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이다. 이러한 사회가 아쉽기만 하다. 김기응 가옥의 사랑채에는 어약해중 천魚躍海中天과 비학루 飛鶴樓라는 편액 扁額이 걸려 있다. 어약해중천은 물고기가 바다 가운데에서 뛰어 하늘로 올라간다는 뜻으로, 그야말로 인재가 세상에서 자신의 뜻을 펴는 모습을 의미한다. 비학루는 학이 날아다니는 평화로운 모습을 이야기한다. 이 집을 돌아보고 돌아오는 길에도 어약해중천이라는 문구가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퇴락해 가는 집을 노종부와 차종부 단둘만이 지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시 인재가 나와 가문을 살릴 수는 없을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지금 우리는 수많은 집을 짓고 있다. 과연 그 가운데서 어약해중천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단지 돈만 있을 뿐 아담한 정취나 고고한 품격조차 찾을 수 없는데……. 안채로 들어서는 문간. 사랑채 후원은 좁은 공간으로 답답해 보여 내담 벽을 각종 문양과 장식으로 화려하게 꾸몄다. ㄷ자형의 안채는 30여 평 규모로 정면에 부엌, 안방, 대청, 뒷방을 일렬로 배치하고 꺾어진 곳에 건넌방과 부엌을 두었다. 안채 뒤뜰. 글쓴이 최성호 1955년 8월에 나서,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2년에서 1998년까지 ㈜정림건축에 근무했으며, 1998년부터 산솔도시건축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주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한옥으로 다시 읽는 집 이야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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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물고기가 하늘로 뛰고 학이 날아다니는 괴산 김기응 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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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조선 중기 살림집을 엿보게 하는 여주 명성황후 생가
- 명성황후는 최근 들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명성황후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많아진 데에는 ‘명성황후’라는 국내 창작 오페라의 성공과 TV 드라마가 한몫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명성황후가 과연 어떠한 생을 살았고, 어떻게 평가를 받는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 그 문제는 사학자의 몫이고, 내가 관심을 기울이는 건축과는 관련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명성황후 생가(경기도 지방유형문화재 제46호)’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지금부터 소개할 특징들 때문이다. 글 최성호사진 윤홍로 기자 명성황후 생가는 지어진 이유부터 전혀 다르다. 모든 집은 계속해서 살아갈 목적으로 지어진다. 그러나 명성황후 생가는 처음에는 시묘(侍墓) 살이를 위한 여막(廬幕 : 무덤 가까이에 지어 놓고 상제가 거처하는 초막)으로 지어졌다. 이렇게 잘 지은 기와집이 여막이라니… 시묘살이는 으레 조그마한 초막에서 하는 것으로 생각해 왔던 우리의 생각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혼란은 시묘살이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한다고 본다. 옛날의 시묘살이는 지금의 생각과는 많은 차이가 났다. 시묘살이를 하는 동안에도 일상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손님도 맞이했고, 농사일도 관리했고, 먼 곳이 아니면 조문과 같은 외출도 했고, 약간의 음주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시묘살이 동안 거처하는 묘막에도 온돌을 설치했고 시종도 거느렸다. 시묘살이를 하는 사람은 대부분 한 집안을 이끌어 가는 가장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집안일에 소홀할 수 없는 입장이었을 것이다. 수년간 집안일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생계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때문에 생계와 관련한 일들을 돌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과거의 생활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면 시묘살이에 대한 오해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집의 규모가 여막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크다. 신영훈 선생은 “여막이라기보다는 시봉청(侍奉廳)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여막이든 시봉청이든 과거에는 집안 형편에 따라 그 규모도 달랐을 거라고 생각한다. 민유중(1630/인조 8년∼1687/숙종 13년)은 인현왕후의 아버지이다. 이러한 집안의 위세는 대단했을 것이다. 여막 뒤편 나지막한 동산 위에 있는 묘와 신도비를 보면, 그 위세를 짐작할 수 있다. 일반인은 영의정을 지냈더라도 묘에 호석(護石)을 두른 경우는 없는데, 이 묘에는 호석이 둘려 있다. 무덤 앞에 세워진 비석의 글이 숙종의 친필인 것만 보아도 그 집안의 위세를 알 만하다. 그러한 집안의 묘막을 거적때기로 가릴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집안의 위세에 걸맞게 묘막도 크고 화려하게 지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명성황후 생가 안채는 고종황제의 황후로 개화기 국정에 참여했으나 을미사변으로 일인에 의해 시해되어 파란만장한 일생을 마쳤던 명성황후가 출생해 8세까지 살던 집이다. 이 집은 1687년(숙종 13년)에 왕의 장인 민유중의 묘막으로 건립됐는데, 당시 건물로 남아 있는 것은 안채 27평뿐이다. 사랑채 옆 곳간에서 바라본 안채. 14칸 규모의 민도리집인데, 8칸 규모의 팔작지붕 본채 한쪽에 6칸 규모의 맞배지붕 날개채가 붙어 ‘ㄱ’자형 평면을 이룬다. 행랑채와 사랑채 마당에는 초당으로 통하는 문이 있다. 유교 사회에서 안채와 사랑채를 개방해명성황후 생가는 주변 정비 사업을 하면서 복원한 것이다. 여흥 민씨 집안사람이 살았던 여주군에서 매입하여 문화재로 지정했다. 1976년 안채를 중수(重修) 하고, 1995년에 사랑채와 행랑채 등을 중건하고, 주변을 정비하여 공원으로 만들었다. 나머지 건물들은 최근에 신축했기에 과거의 모습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것은 안채뿐이다. 6년 전 이곳을 찾았을 때 관리인 이야기로는, “50년 전만 해도 밖의 행랑채까지 완형(完形)을 갖추고 있었다”고 했다. “가세(家勢)가 기울어 집을 관리하기 힘들자, 집주인이 조금씩 헐어 화목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행랑채와 사랑채가 사라졌다”고 한다. 어쨌든 복원한 집과 원래의 집은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명성황후탄강구리비(明成皇后誕降舊里碑)’ 안내문에는 “비가 서있는 곳까지 집이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그렇기에 과거의 모습을 정확하게 복원한 것은 아니다. ‘원래의 모습대로 집을 복원했을까’ 하는 문제는, 사랑채와 안채 사이가 서로 너무 개방적이라는 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조선시대의 집에서 안채와 사랑채가 이렇게 개방적 구조를 가진 예를 보지 못했다. ‘복원을 하면서 의도적으로 개방형 구조로 만든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어쨌든 건물만 바라본다면 그리 가치가 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집이 왜 지어져서 어떻게 변화했는가를 살펴본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면 한 번쯤은 찾아볼 만한 집이다. 오량 구조인 4칸 대청. 안채에서 바라본 사랑채 옆 중문과 행랑채 옆 대 문이 대각선으로 나 있다. 조선시대 사랑채 내부(재현). 고택을 보존하는 이유는여막 용도로 지었기 때문에 집의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다. 안채의 대청도 그리 높게 만들지 않아 권위적인 풍취를 찾기 힘들다. 권위를 내세우는 것을 자제하려는 의지마저 느끼게 한다.어쨌든 여막의 기능에 충실하려고 했던 모습이 여러 곳에서 눈에 띈다. 집은 민유중이 세상을 떠난(1687년) 그 무렵에 지었을 것이다. 이 집이 오래됐다는 것은 창문에서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양 여닫이 창문 가운데 문을 닫기 위해 설치한 수직부재는 옛날 방식이다. 이러한 점이 집의 연륜을 말해 주고 있다. 집은 사람이 살고 있을 때라야 가치를 지닌다. 마치 보여 주기 위한 모형처럼 잘 다듬어진 집을 볼 때마다 ‘우리는 무엇을 느끼기 위해 찾아가는가?’ 하는 회의감마저 든다. 이 집을 찾는 관광객은 대부분 단체 관람객이다. 그중에는 한류 열풍을 타고 찾아온 대만 관광객도 있다. 요사이 명성황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부쩍 사람이 늘어났다. 예전에는 이 집에 들어가려면, 관리인을 찾아서 문을 열어 달라고 했을 정도였는데, 그간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 실감한다. 그러나 이제 ‘명성황후 생가’는 집에 대한 가치가 사라지고 말았다. 너무나도 깨끗한 환경과 잘 닦인 도로 그리고 옹기종기 모여 있던 집들이 사라졌으니 박제(剝製)화된 허상만 남았을 뿐이다. 건물 안에 진열한 인형들 그리고 영어 번역기에서 흘러나오는 생경한 소리가 어색하기만 하다. 집이란 사람이 숨 쉬고 생활하는 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을 느끼지 못한다면, 집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집을 보존한다는 명제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깨끗함이 아니라 생활이 담겨 있는 보전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안채 대청의 들어열개창과 퇴칸. 안채 대청마루와 사랑채. ‘ㄱ’자형 안채가 안마당을 둘러싸서 ‘ㅁ’자형 배치를 이룬다. 안채 후정. 바닥에 납작 깔린 굴뚝이 이채롭다. 묘를 향해 머리를 돌린 신도비의 귀부이곳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신도비(神道碑)이다. 돌아간 분의 행적을 기록해 놓은 비석으로, 한(漢) 나라 양진(楊震)의 ‘고대위양공지신도비(故大尉楊公之神道碑)’에서 비롯하여 종 2품 이상의 품계를 받은 사람에 한하여 세웠던 것이다. 민유중이 사망한 뒤 30년이 지난 1707년에 세워진 이 신도비는, 현재 민유중의 무덤과 함께 향토유적 5호로 지정돼 있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매우 뛰어난 솜씨를 자랑한다. 단순히 조각의 솜씨가 좋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 신도비에는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힘이 있다. 거북 형상의 귀부가 갖춰져 있는 신도비는 고려 시대나 통일신라시대 많이 만들어졌던 부도비에 연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형식의 부도비나 신도비는 고려 말부터 간략화되어 형식적으로 변화하고 힘도 약해진다. 그러나 이 신도비는 매우 능숙하면서도 대담한 조각 솜씨를 보여 준다. 머리가 민유중의 무덤을 향하고 있는 거북을 보면, 지금이라도 달려갈 것 같은 힘이 느껴진다. 비신(碑身 : 비문을 새긴 비석의 몸체) 위에 올려져 있는 이수(비석의 머리) 하부에는 용 문양이 조각돼 있다. 이러한 형식은 조선시대뿐만 아니라 전 시대를 통해서도 보기 힘든 양식이다. 어쨌든 이 신도비는 보물 제584호로 지정된 구례의 윤문효공신도비나 보물 제1395호로 지정된 도갑사 도선·수미비에 비해도 전혀 모자람이 없는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왜 이 신도비가 국가지정문화재로 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一’자형 초당에서 바라본 안채. 초당 툇마루의 들어열개창. 민유중의 묘에서 본 전경. 민유중의 묘와 신도비. 귀부의 머리는 묘소 쪽을 향해 우향으로 틀고 있다. 글쓴이 최성호 1955년 8월에 나서,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2년에서 1998년까지 ㈜정림건축에 근무했으며, 1998년부터 산솔도시건축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주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한옥으로 다시 읽는 집 이야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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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조선 중기 살림집을 엿보게 하는 여주 명성황후 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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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일제강점기 후반 시대상을 그대로 담은 장수 정상윤 가옥
- 전북 장수군 정상윤 가옥丁相潤家屋(문화재자료 제119호)은 사랑대청 상량문에 文宣王誕降二千四百八十九年이란 명문에서 확인할 수 있듯 1938년에 지었다. 일제강점기 후반이기에 개화기보다 훨씬 후대에 지어진 집임에도 언뜻 보면 옛날에 지어진 한옥과 다를 것이 없어 보일 만큼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시대 변화를 읽을 수 없다. 보수성이 그대로 지닌 집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시대까지만 해도 아직 지방에는 구시대 생활풍습이 강하게 남아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글 최성호 사진 홍정기 기자 불교 용어에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는 말이 있다. 세상 모든 것은 같은 모습이 아니고 늘 변화한다는 뜻이다. 우리 삶도 늘 변한다. 삶이 변하면 삶을 담는 집도 변한다. 특히 20세기 들어 서구 문물의 급격한 유입 그리고 일제강점 등으로 사회는 급격하게 요동쳤고 이런 이유로 집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집의 변화는 지역적으로 큰 편차를 보였다. 서구 문물 유입이 바로 이뤄진 서울이나 개항장開港場(일정 지역을 개방해 외국인 내왕과 무역을 허용한 지역) 부근과 그렇지 않은 곳은 변화 정도에 많은 차이가 있다. 서울의 집은 새로운 변화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 서구식, 일본식 건축양식이 많이 반영됐지만 내륙 지방 안으로 들어갈수록 그 변화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 변화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대문에서 본 누마루. 누마루는 한 자 높여 자리를 잡고 기단까지 높였기에 풍채가 상당하다. 좌측에 위치한 초가지붕 행랑채. 안채 앞에 작게 꾸민 마당으로 노부부 내외가 관리해 깔끔히 정리정돈 된 모습이다 보수적이지만 시대 변화가 읽힌다전라북도 장수군 정상윤 가옥丁相潤家屋(문화재자료 제119호)은 사랑대청 상량문에 文宣王誕降二千四百八十九年이란 명문에서 확인할 수 있듯 1938년에 지었다. 일제강점기 후반 개화기보다 훨씬 후대에 지어진 집임에도 언뜻 보면 옛날에 지어진 한옥과 다를 것이 없어 보일 만큼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시대 변화를 읽을 수 없는 곳이다. 그만큼 보수성이 진하게 묻어 있다. 이는 같은 마을 종가와 비교해 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몇 걸음이면 닿을 거리에 위치한 창원 정씨 종가(시도민속자료 제34호)는 대문이 솟을대문이지만 이 집은 평대문이고 사랑채 규모도 누마루가 있기는 하지만 네 칸으로 다섯 칸인 종가보다 작다. 이렇게 집을 지은 것은 종가의 위상을 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또한 정상윤 가옥에는 아직 내외 법이 적용되고 있다. 안채로 들어가는 중문이 있고 지금은 없어졌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랑채와 안채 사이에 담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중문 옆에는 평소 편하게 다니기 위한 쪽문을 만들어 놓았는데 예전에는 안채 안쪽에 나무로 만든 가리개가 설치돼 있어 사람들이 안채를 바로 들여다보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즉 이 시대까지만 해도 아직 지방에는 구시대 생활풍습이 강하게 남아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전통을 지키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완전히 막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장식성이 강해지고 생활 변화에 따라 집 구조가 복잡하다. 조선 후대로 갈수록 방이 한 줄로 늘어서는 홑집에서 방이 두 겹으로 배치되는 겹집이 다수를 이루는데 이 집은 겹집에서 나아가 더 깊은 구조다. 평면상으로 보면 안채 좌우 날개 쪽은 전면 퇴칸 부분까지 방이 확장돼 두 칸 반으로 넓어졌다. 또 모든 방의 상부에는 다락을 드려 부족한 수납공간을 대체하도록 했다. 이와 같이 방 상부에 다락을 들이는 것은 19세기 말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20세기 들어와 점점 확대된다. 1908년 지어진 전주 학인당도 그렇고 정상윤 가옥과 인접한 1909년에 올린 함양 이웅재 가옥 안채도 적극적으로 다락을 드렸다. 이는 재산이 늘어나고 과거와 달리 다양한 물품을 사들이면서 곳간 외에 물품을 직접 관리해야 할 수납공간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안채 전경. 왼쪽이 안채고 오른쪽이 사랑채다. 이전에는 사랑채 바로 뒤로 담이 있어 내외를 구분했다고 한다. 시대가 바뀌어 건축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하지만 아직 지방은 보수성이 사라지지 않았다. 영춘헌이란 당호가 걸린 누마루. 중문에서 본 안채. 대문에서 중문은 직선으로 연결돼 있다. 중문 지붕이 커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다. 장식이 과하다는 느낌이 든다. 과한 치장이 전체적인 조화 깨트려다락 수납공간은 집 전체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수납공간이 늘어나자 건축물이 높아져 전체적으로 과거 한옥과 비교해 웅장하다. 그러나 이러한 건축 양식이 도입된 초기여서 아직은 세련되지 못한 모습이 여러 곳에서 읽힌다. 층고가 높아지면 처마가 조금 더 튀어나 와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서까래 부재가 도리만큼 커져 전체적인 모양새가 둔중鈍重해지기 때문에 가옥은 처마만 높이고 말았다. 그러다 보니 현재 가옥에 거주하는 안주인 말대로 비가 툇마루 안쪽까지 들이치는 불편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리고 다락 환기와 채광을 위해 창문이 필요해졌고 결국 예전 한옥보다 그 수가 많아졌다. 창문이 많아지자 장식적인 면을 고려해 여러 문양을 넣거나 창문을 받치는 나무벽에 문자를 새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들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번다煩多하다는 느낌이 든다. 또 다른 새로운 시도가 있었던 부분은 안채 부엌이다. 부엌은 안채 맨 왼쪽에 놓였는데 앞쪽 한 칸과 뒤쪽 한 칸의 바닥 높이가 다르다. 아궁이와 불을 이용한 조리가 이뤄지는 부분은 낮게, 상차림이 이뤄지는 곳은 음식을 차려 바로 안방으로 내어 올 수 있도록 안방과 같은 높이로 구성한 것이다. 안방 옆 부엌은 지금도 주방으로 사용한다. 안주인 말로는 현재 주방에서 사용하는 가구도 예전에 있던 찬장 위치에 그대로 설치한 것이며 창문도 예전 위치 그대로라고 한다. 과거 가구 위치나 창문 위치가 현재 개념에도 맞을 만큼 부엌은 당시로써는 최신 개념으로 계획됐다. 안채 후면. 다른 한옥에 비해 층고가 높다. 다락을 들였기 때문인데 이렇게 되면 처마를 길게 빼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툇마루로 비가 들이친다. 정상윤 가옥은 노부부가 떠나면 관리할 이가 없다고 한다. 보존을 위한 당국의 배려가 요구된다. 담에 기와를 넣어 장식성을 강조했다. 장식이 많아진 당시 건축 양식 그대로19세기까지 한옥들은 규범에 묶여 집을 치장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갑오경장 이후 이러한 규제가 없어지자 이전과 달리 장식이 많아지게 된다. 이 집도 그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안채나 사랑채 모두 원기둥을 사용했으며 주춧돌도 공을 들여 만든 반구형이다. 사랑채 누마루 계자난간 모서리도 직교로 처리하지 않고 사선으로 만들었는데 이는 다른 가옥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또 마루 끝도 앞에서 보았을 때 앞부분이 가볍게 보이도록 아랫부분을 빗면으로 쳐냈다. 이 외에도 안채와 사랑채를 그리고 사랑마당을 구분하는 담도 석재로만 쌓은 것이 아니라 중간에 기와로 문양을 넣어 장식성을 높였다. 이처럼 전체적으로 공을 많이 들이고 매우 고급스럽게 보이도록 노력했지만 전체적으로 과잉 장식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선 가장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중문이다. 중문 지붕을 너무 크게 만들어 무겁게 느껴진다. 그리고 지붕을 크게 만들려다 보니 밑에 가구가 번다 해져서 산뜻한 맛이 없다는 것도 흠이다. 또 지붕 처마 곡선이 자연스럽게 흐르지 않는다. 목수가 재주는 뛰어나지만 전체를 보는 눈이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사랑채 누마루다. 사랑채는 풍광을 한껏 즐길 수 있게 지었다. 집은 뒷산에서 조금 떨어져 평지에 세워졌기에 전체적으로 낮아 보일 수 있다. 이런 점을 보완하고자 사랑채 기단을 높여 우뚝 세웠다. 덕분에 담 밖 풍광을 충분히 끌어들인다. 게다가 누마루를 한자 더 높여 놓았으니 풍채도 훌륭하다.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지만 마당 귀퉁이에는 연못까지 조성해 이곳에 앉으면 흥이 절로 나올 만한 분위기를 연출해 놓았다. 오랫동안 봄을 잡아두고 싶은 마음을 그대로 담은 당호堂號영춘헌永春軒이 그야말로 어울리는 누마루다. 고택은 평지에 앉혀져 전망이 시원하지 못하ㅏ다. 누마루를 높게 올린 이유다. 배치도 정상윤 가옥은 안채 뒤쪽 광채와 대문간 옆 헛간채가 없어진 것을 제외하고는 옛 모습 그대로라고 한다. 지어진 지 70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개보수 한 것도 거의 없다. 현재 거주하는 안주인보다 두 살 많은 집이다. 집이 나이 먹지 않았다고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집은 당시 사회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계속 보존돼야 함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 주인이 돌아가시면 이 집도 곧 쇠락할 것 같다. 후손 누구도 여기에 들어와 살지 않을 것 같다는 게 안주인 말이다. 지금도 주인 내외만 살고 있어 집 관리가 버겁다고 한다. 조금만 살펴봐도 쇠락해가고 있는 모습이 눈에 쉽게 들어온다. 이런 집이 잘 보존되도록 관계 당국의 많은 배려가 절실하다. 글쓴이 최성호 1955년 8월에 나서,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2년에서 1998년까지 ㈜정림건축에 근무했으며, 1998년부터 산솔도시건축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주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한옥으로 다시 읽는 집 이야기》가 있습니다. 다른 고택들 더 보기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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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일제강점기 후반 시대상을 그대로 담은 장수 정상윤 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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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북으로 문을 낸 북비고택北扉故宅
- 북비고택北扉故宅(도지정 민속문화재 제44호/경북 성주군 월항면 대산리 421)은 한개마을에서 충절의 표상이라 일컫는다. 사도세자 호위무관이었던 이석문은 사도세자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북으로 문을 내고 매일 그를 기렸다고 한다. 그러나 마을에 여러 집들이 들어서면서 어느새 자기 과시를 위한 수단이 되고 말았다.글 최성호 사진 홍정기 기자 북비고택은 한자 그대로 북쪽에 문이 있는 집이라는 뜻이다. 사도세자의 호위무관이었던 훈련원 주부 이석문이 사도세자가 죽은 뒤 조선 영조 50년(1774)에 이곳으로 내려와 북쪽으로 사립문을 내고 평생을 사도세자를 기리며 이곳에 은거하며 살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북비댁과 한주종택은 매우 인연이 깊다. 두 집안은 양자관계로 얽혀 있는데 한주종택에 거주하는 이석문의 동생인 석유가 동생이 후사가 없자 석문은 둘째아들을 석유의 양자로 입적시켰다. 그 양자마저 후손이 없자 석문은 작은손자마저 양자의 양자로 입적시켰다. 그런데 4대째에서는 석문가문에 후손이 없어 석유가문에서 석문가문으로 양자를 보냈다고 한다. 따라서 한주종택과 북비댁은 모두 석문의 후손인 것이다. 세를 과시하고자 원기둥과 주두를 사용하고 첨차까지 쓴 안채. 1866년 이원조가 중수한 사랑채. 큰 사랑방은 주인이 쓰고 작은 사랑방은 서재 겸 손님방으로 사용했다. 두 번에 걸친 큰 변화로 지금의 모습 갖춰한주종택에서 양자로 온 응와凝窩 이원조는 공조판서에 이를 정도로 크게 성공해 북비고택을 크게 번성시켰다. 이원조는 북비댁뿐만아니라 한주종택이라는 당호가 붙게 한 한주寒洲이진상을 키우기도 했다. 이원조가 이진상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두 가문이 양자관계로 종법宗法으로 본다면 다른 집안이었지만 실제로는 같은 뿌리라는 의식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북비고택은 이석문이 이곳에 자리 잡은 후 두 번 크게 변화된다. 첫번째 변화는 석문의 손자인 규진奎鎭이 안채와 사랑채를 새로 지어 현재의 기틀을 만든 것으로 순조 21년인 1821년이다. 이는 안채 대청 묵서명에서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 변화는 1866년에 원조가 이 집을 중수重修한 것으로 이때 모습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1866년에 지어진 집 배치는 지금과 달랐다. 우선 안채 앞에 다섯 칸 중 문채가 안채와 같은 방향으로 남쪽에 배치됐고 안채 동쪽에는 세 칸광이 있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튼 ㅁ자 형태를 했는데 중문채와 광채는 한국전쟁 때 소실돼 지금의 배치가 됐다. 또한 안쪽에도 건물 외에 동쪽 담장 쪽으로 세 칸 규모 장판각이 있었으나 삼일운동이 있었던 1919년 즈음에 멸실됐다고 한다. 또한 1866년에 단칸이었던 사당을 현재와 같이 세 칸으로 고쳐 지었다. 솟을대문에 들어서서 바로 오른쪽에 북비라는 자그마한 현판이 걸린 문으로 향하면 방 두 칸 대청 두 칸인 네 칸짜리 남향의 맞배지붕 기와집을 볼 수 있다. 이석문이 낙향해 자리 잡으면서 문을 북쪽으로 돌려 놓았다고 한다(원래 이곳에는 이석문 아버지와 자신이 머물던 대초당大草堂이라는 재실이 있었다). 문화재청 자료에 의하면 예전에는 북향집이었던 것을 남향집으로 개조한 것이라 한다. 한남대학교 한필원 교수가 규진이 이곳을 서재로 썼다고 한 것을 보면 아마도 이때 북향집이었던 살림집을 남향집으로 바꾸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동쪽 담에 있던 건물도 장판각으로 개조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안채 앞에 놓인 장독대와 작은 연못. 대문 밖과 안에서 본 모습으로 북비고택은 정갈하게 관리가 잘 되고 있다. 우월함을 드러내려 한 안채안채는 다섯 칸 전후퇴집으로 동쪽으로부터 부엌 한 칸, 안방 두 칸, 대청 두 칸, 건넌방 한 칸으로 이뤄졌다. 안채는 1821년 규진이 지은 것으로 높은 기단 위에 놓여 한주종택이나 교리댁 안채보다 한층 권위가 있어 보인다. 이렇게 높게 지은 것은 대지에 경사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후대에 건립한 이 집이 앞서 지은 마을 내 다른 집보다 우월하게 보이려 한 의도가 짙다고 봐야 한다. 먼저 지은 교리댁 안채가 방주에 민도리집이지만 이 집은 원기둥과 주두를 사용하고 장혀를 받치기 위해 첨차를 쓴 것을 보아 분명 교리댁보다는 한 단계 높은 화려함을 보여주고 한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세를 과시하려는 예는 후대에 지은 같은 마을 월곡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월곡댁은 1910년대에 지은 집이다. 당시 개화기에 돈을 많이 번 이전희는 한개마을 내 다른 곳과는 다른 차원의 집을 짓는다. 마을 전통을 무시하면서까지 자신의 부를 과시하려는 의도가 곳곳에 보인다. 북비댁도 이처럼 과시하려 했던 것이다. 정 2품 공조판서, 지금으로 말하면 건설교통부장관이 됐다는 자부심을 표출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느껴진다. 먼저 지은 교리댁은 노론이었던 반면 북비댁은 남인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파 색이 집을 짓는데도 작용한 것은 아닌가 한다. 안채 부엌은 교리댁과 같은 구조로 다락은 환기를 위해 2/3 정도만 설치했다. 안채 측면 벽체는 한주종택 사랑채와 같이 마치 담장처럼 방화벽 상부에 기와를 얹었다. 이것을 한주종택 소개에서도 언급했던 영역의 연속성을 위한 것이라 볼 수도 있지만 사당 마당 쪽만이 아니라 부엌 쪽, 앞에 있는 안행랑채 벽체 양쪽 모두 같은 형식으로 한 것으로 보아 들이치는 비를 막기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 안채 평면은 전형적인 전후퇴집 모습이다. 그러나 부엌만은 뒤에 퇴가 없고 앞쪽은 전퇴까지 부엌으로 꾸몄으며 뒤퇴는 칸을 작게 해 벽장을 설치했다. 후면 벽장은 완전히 퇴칸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처마하부에 뒀다. 전후퇴집에서 후면에 있는 퇴칸 규모를 작게 해 지붕 밑에 설치하는 예를 많이 보는데 이는 완전한 퇴칸을 구성할 경우 간살이 길어져 공사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다. 사랑채의 날개채로 뒤쪽은 칸 반의 작은 사랑방이고 앞쪽은 한 칸 누마루다. 한주종택 사 랑채와 유사하게 방화벽에 기와를 얹었다. 세를 드러내 보이기 위해 사당을 세 칸으로사랑채는 1866년 이원조가 중수했다. 현재 ㄱ자 형태지만 80년대까지만 해도 돌출된 누마루 뒤로 반 칸 뒷간이 있어 전체적으로 ㅏ자였다. 몸체가 전면 네 칸 측면 두 칸이고 앞으로 날개채가 두 칸 반 돌출돼 있다. 몸체는 동쪽에 대청 한 칸, 큰 사랑채 두 칸, 부엌 한 칸이며 날개채는 칸 반의 작은 사랑채와 한 칸의 누마루가 있다. 사랑채의 큰 사랑방은 주인이 사용하는 방이고 작은 사랑방은 서재로 사용하다 손님이 올 경우 숙소로 썼다고 한다. 사당은 앞서 말한 것처럼 원래 한 칸이었다. 그런데 이원조 때 세 칸으로 늘렸다. 한개마을에서 사당이 있는 집은 한주종택, 교리댁, 월곡댁 그리고 이곳 북비고택 4곳이다. 사당이 있는 집은 종택이거나 국가에 공을 세워 불천위를 제수받아 파종택을 만든 경우다. 그리고 사당을 여러 칸으로 만드는 것은 불천위가 있을 때다. 그러나 후대에 들어 가문에서 높은 직위에 오른 사람을 기리기 위해 스스로 불천위를 만들기도 하면서 그 뜻이 훼손됐다. 어쨌든 이곳 한개마을 어른 말에 의하면 2품 벼슬을 지낸 분이 있으면 불천위를 모시는 개념으로 세 칸 규모의 사당을 지었다고 한다. 결국 북비댁도 이원조가 정 2품 벼슬에 오르면서 그 세를 드러내 보이기 위해 사당을 세 칸으로 늘린 것이다. 서재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와집. 북비문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다. 집은 사람이 살기 위해 짓지만 단순히 사는 집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부와 위세를 드러내기 위해서도 집을 짓는다. 즉 자기과시 수단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과거 집을 짓는 사람 마음도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한때 아니 지금도 충절의 표상이라고 자랑하는 북비고택, 그러나 그것은 이름뿐 집은 어느 순간 자기 과시를 위한 수단이 되고 말았다. 글쓴이 최성호 1955년 8월에 나서,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2년에서 1998년까지 ㈜정림건축에 근무했으며, 1998년부터 산솔도시건축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주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한옥으로 다시 읽는 집 이야기》가 있습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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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북으로 문을 낸 북비고택北扉故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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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일제강점기 후반 시대상을 그대로 담은 장수 정상윤 가옥丁相潤家屋
- 전라북도 장수군 정상윤 가옥丁相潤家屋(문화재자료 제119호)은 사랑대청 상량문에 文宣王誕降二千四百八十九年이란 명문에서 확인할 수 있듯 1938년에 지었다. 일제강점기 후반이기에 개화기보다 훨씬 후대에 지어진 집임에도 언뜻보면 옛날에 지어진 한옥과 다를 것이 없어 보일 만큼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시대변화를 읽을 수 없다. 보수성이 그대로 지닌 집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시대까지만 해도 아직 지방에는 구시대 생활풍습이 강하게 남아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불교 용어에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는 말이 있다. 세상 모든 것은 같은 모습이 아니고 늘 변화한다는 뜻이다. 우리 삶도 늘 변한다. 삶이 변하면 삶을 담는 집도 변한다. 특히 20세기 들어 서구 문물의 급격한 유입 그리고 일제강점 등으로 사회는 급격하게 요동쳤고 이런 이유로 집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이러한 집의 변화는 지역적으로 큰 편차를 보였다. 서구 문물 유입이 바로 이뤄진 서울이나 개항장開港場(일정 지역을 개방해 외국인 내왕과 무역을 허용한 지역) 부근과 그렇지 않은 곳은 변화 정도에 많은 차이가 있다. 서울의 집은 새로운 변화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 서구식, 일본식 건축양식이 많이 반영됐지만 내륙 지방 안으로 들어갈수록 그 변화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 변화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보수적이지만 시대 변화가 읽힌다전라북도 장수군 정상윤 가옥丁相潤家屋(문화재자료 제119호)은 사랑대청 상량문에 文宣王誕降二千四百八十九年이란 명문에서 확인할 수 있듯 1938년에 지었다. 일제강점기 후반 개화기보다 훨씬 후대에 지어진 집임에도 언뜻 보면 옛날에 지어진 한옥과 다를 것이 없어 보일 만큼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시대 변화를 읽을 수 없는 곳이다. 그만큼 보수성이 진하게 묻어 있다. 이는 같은 마을 종가와 비교해 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몇 걸음이면 닿을 거리에 위치한 창원 정씨 종가(시도민속자료 제34호)는 대문이 솟을대문이지만 이 집은 평대문이고 사랑채 규모도 누마루가 있기는 하지만 네 칸으로 다섯 칸인 종가보다 작다. 이렇게 집을 지은 것은 종가의 위상을 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또한 정상윤 가옥에는 아직 내외법이 적용되고 있다. 안채로 들어가는 중문이 있고 지금은 없어졌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랑채와 안채사이에 담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중문 옆에는 평소 편하게 다니기 위한 쪽문을 만들어 놓았는데 예전에는 안채 안쪽에 나무로 만든 가리개가 설치돼 있어 사람들이 안채를 바로 들여다보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즉 이 시대까지만 해도 아직 지방에는 구시대 생활풍습이 강하게 남아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전통을 지키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완전히 막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장식성이 강해지고 생활 변화에 따라 집 구조가 복잡하다.조선 후대로 갈수록 방이 한 줄로 늘어서는 홑집에서 방이 두 겹으로 배치되는 겹집이 다수를 이루는데 이 집은 겹집에서 나아가 더 깊은 구조다. 평면상으로 보면 안채 좌우 날개 쪽은 전면 퇴칸 부분까지 방이 확장돼 두 칸 반으로 넓어졌다. 또 모든 방의 상부에는 다락을 드려 부족한 수납공간을 대체하도록 했다.이와 같이 방 상부에 다락을 들이는 것은 19세기 말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20세기 들어와 점점 확대된다. 1908년 지어진 전주 학인당도 그렇고 정상윤 가옥과 인접한 1909년에 올린 함양 이웅재 가옥 안채도 적극적으로 다락을 드렸다. 이는 재산이 늘어나고 과거와 달리 다양한 물품을 사들이면서 곳간 외에 물품을 직접 관리해야 할 수납공간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과한 치장이 전체적인 조화 깨트려다락 수납공간은 집 전체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수납공간이 늘어나자 건축물이 높아져 전체적으로 과거 한옥과 비교해 웅장하다. 그러나 이러한 건축 양식이 도입된 초기여서 아직은 세련되지 못한 모습이 여러 곳에서 읽힌다. 층고가 높아지면 처마가 조금 더 튀어나 와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서까래 부재가 도리만큼 커져 전체적인 모양새가 둔중鈍重해지기 때문에 가옥은 처마만 높이고 말았다. 그러다 보니 현재 가옥에 거주하는 안주인 말대로 비가 툇마루 안쪽까지 들이치는 불편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리고 다락 환기와 채광을 위해 창문이 필요해졌고 결국 예전 한옥보다 그 수가 많아졌다. 창문이 많아지자 장식적인 면을 고려해 여러 문양을 넣거나 창문을 받치는 나무벽에 문자를 새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들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번다煩多하다는 느낌이 든다. 또 다른 새로운 시도가 있었던 부분은 안채 부엌이다. 부엌은 안채 맨 왼쪽에 놓였는데 앞쪽 한 칸과 뒤쪽 한 칸의 바닥 높이가 다르다. 아궁이와 불을 이용한 조리가 이뤄지는 부분은 낮게, 상차림이 이뤄지는 곳은 음식을 차려 바로 안방으로 내어 올 수 있도록 안방과 같은 높이로 구성한 것이다.안방 옆 부엌은 지금도 주방으로 사용한다. 안주인 말로는 현재 주방에서 사용하는 가구도 예전에 있던 찬장 위치에 그대로 설치한 것이며 창문도 예전 위치 그대로라고 한다. 과거 가구 위치나 창문 위치가 현재 개념에도 맞을 만큼 부엌은 당시로써는 최신 개념으로 계획됐다. 장식이 많아진 당시 건축 양식 그대로19세기까지 한옥들은 규범에 묶여 집을 치장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갑오경장 이후 이러한 규제가 없어지자 이전과 달리 장식이 많아지게 된다. 이 집도 그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안채나 사랑채 모두 원기둥을 사용했으며 주춧돌도 공을 들여 만든 반구형이다. 사랑채 누마루 계자난간 모서리도 직교로 처리하지 않고 사선으로 만들었는데 이는 다른 가옥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또 마루 끝도 앞에서 보았을 때 앞부분이 가볍게 보이도록 아랫부분을 빗면으로 쳐냈다. 이 외에도 안채와 사랑채를 그리고 사랑마당을 구분하는 담도 석재로만 쌓은 것이 아니라 중간에 기와로 문양을 넣어 장식성을 높였다.이처럼 전체적으로 공을 많이 들이고 매우 고급스럽게 보이도록 노력했지만 전체적으로 과잉 장식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선 가장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중문이다. 중문 지붕을 너무 크게 만들어 무겁게 느껴진다. 그리고 지붕을 크게 만들려다 보니 밑에 가구가 번다해져서 산뜻한 맛이 없다는 것도 흠이다. 또 지붕 처마 곡선이 자연스럽게 흐르지 않는다. 목수가 재주는 뛰어나지만 전체를 보는 눈이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사랑채 누마루다. 사랑채는 풍광을 한껏 즐길 수 있게 지었다. 집은 뒷산에서 조금 떨어져 평지에 세워졌기에 전체적으로 낮아 보일 수 있다. 이런 점을 보완하고자 사랑채 기단을 높여 우뚝 세웠다. 덕분에 담 밖 풍광을 충분히 끌어들인다. 게다가 누마루를 한자 더 높여 놓았으니 풍채도 훌륭하다.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지만 마당 귀퉁이에는 연못까지 조성해 이곳에 앉으면 흥이 절로 나올 만한 분위기를 연출해 놓았다. 오랫동안 봄을 잡아두고 싶은 마음을 그대로 담은 당호堂號영춘헌永春軒이 그야말로 어울리는 누마루다. * 정상윤 가옥은 안채 뒤쪽 광채와 대문간 옆 헛간채가 없어진 것을 제외하고는 옛 모습 그대로라고 한다. 지어진 지 70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개보수 한 것도 거의 없다. 현재 거주하는 안주인보다 두 살 많은 집이다. 집이 나이 먹지 않았다고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집은 당시 사회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계속 보존돼야 함은 분명하다.그러나 아쉽게도 현 주인이 돌아가시면 이 집도 곧 쇠락할 것 같다. 후손 누구도 여기에 들어와 살지 않을 것 같다는 게 안주인 말이다. 지금도 주인 내외만 살고 있어 집 관리가 버겁다고 한다. 조금만 살펴봐도 쇠락해가고 있는 모습이 눈에 쉽게 들어온다. 이런 집이 잘 보존되도록 관계 당국의 많은 배려가 절실하다. 글 최성호 사진 홍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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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일제강점기 후반 시대상을 그대로 담은 장수 정상윤 가옥丁相潤家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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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물고기가 하늘로 뛰고 학이 날아다니는 괴산 김기응 가옥
- 김기응 가옥(중요민속자료 136호)은 현재 살고 있는 종부의 시할아버지인 김항연金恒然이 1910년 지은 집이다. 고종 때 공조참판을 지낸 김향연은 경술국치庚戌國恥로 조선이 무너지자 이곳으로 낙향했다. 고향은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소수면이다. 낙향 이전부터 이곳 땅을 많이 소유했는데 주변을 둘러보면 땅 때문에 이곳에 정착한 것 같지는 않다. 괴산 지역에서는 보기 드물게 집터 앞에 넓은 들이 펼쳐져 조망이 시원스럽다. 이러한 풍광 때문에 고향이 아닌 이곳에 자리잡은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집은 원래 관리인이 살던 안채를 제외한 모든 건물을 다시 지었다. 김기응 가옥의 뒷산에는 수백 년 된 장송長松이 우거져 있다. 종부宗婦(종가의 맏며느리)는 “이전에는 나무가 더 많았다”고 한다. 조선 후기에는 목재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부분의 산이 민둥산으로 변했다. 1915년에 촬영한 해인사 전경 사진에서도 주변에는 나무가 울창하지만 조금 떨어진 뒷산은 민둥산에 가깝다. 그만큼 전국의 산이 헐벗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많은 양반 집안[班家]에서 뒷산의 나무를 잘 보존한 것은 풍수적 의미가 강하다. 집의 풍수적 환경을 보전하고자 뒷산이나 비보裨補(도와서 모자라는 것을 채움)적 의미가 있는 곳의 나무를 잘 가꾸고 보존한 것이다. 이 집은 이러한 뒷동산을 배경으로 배치돼 있다. 대지가 급하지는 않지만 뒷동산이 완만한 경사를 이루어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느껴진다. 이 완만한 경사 때문에 집 안 가득 햇볕이 골고루 들어온다. 궁궐에서나 봄직한 꽃담 김기응 가옥은 여느 고택에서 찾아볼 수 없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안채에 이르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은 대문으로 들어서면 사랑채가 나오고, 그 옆의 중문을 통해 곧바로 안채로 들어간다. 그러나 이 가옥은 다층 구조라 사랑채 옆의 중문과 안행랑채에 있는 문을 지나야만 안채로 들어갈 수 있다. 이렇게 복잡한 이유는 조선 후기 들어 심화된 남녀유별의 관념을 반영한 것이다. 개화기 서구 문물이 물밀 듯 밀어닥치자, 이를 적극 받아들이려는 흐름과 보수화 경향이 함께 나타났다. 보수화 경향은 그 정도를 넘어 수구화守舊化됐는데, 그 경향이 이 집에서는 더욱 심화된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다. 둘째는 목재 수급이 원활치 않던 당시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낸 점이다. 새로 지은 건물 중 중요한 사랑채를 제외하고 행랑채의 재목은 그리 넉넉치 못하다. 행랑채의 서까래는 너무 가늘어 보기에도 불안할 정도다. 종부는 “재산 분배와 사업 실패로 가세家勢가 기울긴 했지만 집 지을 당시에는 1500석을 했다”고 한다. 당시 이곳에서는 꽤 알아주던 부자였다. 그럼에도 목재를 넉넉하게 쓰지 못할 정도로 그 사정이 열악했던 것이다. 셋째는 특징이자,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 사랑채 뒤뜰의 담이다. 사랑채 뒤편은 안채의 행랑채와 마주하는데 그 간격이 넓지 않아 답답하게 느껴진다. 이것을 해소하기 위해 사랑채에서 마주 보이는 행랑채 담을 꽃담으로 아릅답게 치장했다. 규모가 작을 뿐이지, 그 품격은 마치 궁궐의 꽃담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양쪽은 卍자 문양을, 가운데는 팔각의 무시무종無始無終(시작도 끝도 없다) 문양을 채워 넣었는데 네 귀퉁이 두 군데는 박쥐 문양을, 두 군데에는 당초 문양이다. 이러한 꽃담을 일반집에서 설치한다는 것은 과거에는 감히 상상도 못했다. 19세기말 사회의 신분 질서가 와해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 가옥을 지은 계기도 조선이 망하자 낙향한 것 때문이니 신분의 상징이 무슨 의미가 있었겠는가. 넉넉한 마음이 혼란기 때 집을 지켜 사랑채 선자서까래의 짜임이 재밌다. 추녀 주위의 서까래 짜임은 세 종류다. 선자, 엇선자, 평연으로 구분되는데, 우리나라 기와집에서는 선자서까래가 주류를 이루고 수준이 떨어지는 집에서 엇선자를 사용했다. 평연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 가옥의 사랑채 추녀 밖에서 보이는 앞쪽은 선자서까래로, 외부에서 안 보이는 뒤쪽은 엇선자다. 이렇게 두 가지 방식을 혼용한 경우는 이곳에서 처음 보았다. 이러한 모습은 외부에도 그대로 나타나 부연의 짜임이 낯설다. 19세기 초반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안채는 튼 ㅁ자형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새로 지은 사랑채나 행랑채하고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부엌은 서쪽 4칸의 규모로 다른 집보다 크다. 부엌만으로도 이 집안의 사회적 지위가 높았을 것이다. 안방은 2칸인데 모두 남쪽에 면해 햇볕이 잘 들어 분위기가 밝고 명랑하다. 이러한 분위기는 그 혼란기에 집을 유지하는 데 일조했을 것이다. 종부는 “종손께서 손이 커서 주변에 베푸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며 “산에서 내려온 공비들도 많이 베푼 집이라 하여 옷가지와 먹을 것만을 갖고 갔다”고 한다. 그렇기에 해방 혼란기와 한국전쟁 통에도 집이 고스란히 남았던 것이다. 종부에게 “해방 후 토지개혁 때 많은 땅을 강제로 수용당해 가슴 아프지 않았는가” 했더니, “가난한 사람이 잘 살게 됐는데 오히려 좋은 것이 아닌가” 하고 되묻는다. 부부가 일심동체라더니 마음 씀씀이까지 한결같은 모습이다. 종부는 우리가 집을 돌아보는 내내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많은 가보家寶를 도둑 맞았다”면서 “이제는 누구도 믿지 않는다”고. 그만큼 불신이 깊어 보였다. 우리가 대문을 벗어난 후에도 한참을 문가에서 서성였다. 과연 누가 이러한 불신을 노종부에게 남겨 주었는가. 우리의 욕심이 순박한 노종부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이다. 이러한 사회가 아쉽기만 하다. 김기응 가옥의 사랑채에는 어약해중천魚躍海中天과 비학루飛鶴樓라는 편액扁額이 걸려 있다. 어약해중천은 물고기가 바다 가운데에서 뛰어 하늘로 올라간다는 뜻으로, 그야말로 인재가 세상에서 자신의 뜻을 펴는 모습을 의미한다. 비학루는 학이 날아다니는 평화로운 모습을 이야기한다. 이 집을 돌아보고 돌아오는 길에도 어약해중천이라는 문구가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퇴락해 가는 집을 노종부와 차종부 단 둘만이 지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시 인재가 나와 가문을 살릴 수는 없을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지금 우리는 수많은 집을 짓고 있다. 과연 그 가운데서 어약해중천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단지 돈만 있을 뿐 아담한 정취나 고고한 품격조차 찾을 수 없는데……. 글 최성호·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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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물고기가 하늘로 뛰고 학이 날아다니는 괴산 김기응 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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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입힌 한옥의 멋 - 한옥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
- 한옥의 우수성을 어떻게 알리고 설명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피터 바돌로뮤 IRC 부사장과 독일인 건축가 텐들러 다니엘 소장의 존재는 소중하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노력이다. 한옥의 향기를 자연스럽게 전파하는 조정구 건축사처럼 말이다. 세 사람을 통해 한옥의 향기를 느껴보자. 글 박창배 기자 사진 백홍기 기자 (피터 바돌로뮤), hooxme 이상훈(텐들러 다니엘), 박영채(조정구) 한옥지킴이 피터 바돌로뮤(IRC 부사장, 왕립아시아학회 이사) 한국인을 부끄럽게 하는 한옥 지킴이 피터 바돌로뮤 IRC 선박 컨설팅 업체의 부사장. 한옥지킴이로 유명한 그는 1968년 25살에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 영어를 가르치러 오면서 인연을 맺었고, 강원도 강릉의 선교장에서 5년 동안 살며 한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한옥의 멋과 향기에 빠져 한국에 50년 가까이 살고 있다. 1974년 구입해 50년 가까이 살고 있는 서울 돈암동 한옥이 제2의 고향이라고 한다. 그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중에도 한옥 관련 인터뷰를 제안하자 적극적으로 취재에 응한다.그가 한옥지킴이로 잘 알려진 것은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한옥마을을 구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2004년 6월 바돌로뮤 씨의 한옥을 비롯한 이 일대를 정비예정 구역으로 지정했고, 성북구청은 2007년 10월 이 지역에 노후불량 주택이 60.37%나 된다며 주택재개발 정비구역 지정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시에서 조사한 ‘노후불량 건축물 비율 조사’도 엉터리였다. ‘건축물대장’만 보고 22년 이상 주택이면 무조건 노후불량으로 분류했다. 새로 지은 건물도 50년대 건물이라고 표시돼 있었다. 바돌로뮤 씨는 전통가옥의 보존 필요성을 주장하며 정비구역 지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2004년에 시작한 소송은 2009년 원고 승소로 끝났다 이후에도 그는 틈만 나면 강연 등에 나서 한옥의 장점을 소개하며 우리의 문화가치를 알리고 있고, 그에게 자문을 구하러 오는 이들을 마다하지 않고 한옥에 대해 친절하게 알려준다. 2002년 운 좋게 싼값에 구입한 그의 집 뒤편에 붙어 있던 한옥에는 해군 의장대를 전역한 청년들에게 무료 기숙사로 내주고 있다. 현재는 7명의 젊은이들이 이곳에서 지내고 있다. 조건은 이곳에 사는 동안 한옥 관리자 역할을 하는 것뿐이다. 바돌로뮤 부사장은 젊은이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든든해서 좋고, 집 수리나 정원 관리 등의 일도 함께 하다 보니 재미있다고 한다. 바라는 게 있다면, 젊은이들이 한옥에 좋은 추억을 안고 나중에 한옥을 사랑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전부다.하지만 요즘 그의 심기가 좋지만은 않다. 전통한옥이 계속해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촌 한옥마을의 경우 문화가치가 높은 한옥 70% 이상이 철거되고 신축 한옥으로 바뀌었다. 서촌 한옥도 복원하면서 기둥과 보만 남기고 개판, 서까래를 없애고 있고, 또 오래된 문짝이나 구들을 버리는 곳이 많다. 이러한 모습에 그는 조선시대 건축을 배운 사람들이 지은 것들인데 너무 쉽게 철거한다며 아쉬워한다. 오래된 한옥 자체가 고려청자와 같은 문화가치가 있는 것들인데, 버려진 것들을 보면 섭섭하고 눈물이 난다고 한다. 이에 한국 사람들은 한옥에 대한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통 한옥의 깊은 의미를 제대로 알고 보존하는 방향으로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한국만의 옛 건축인 한옥에 대한 기술과 미학, 과학, 철학을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한옥은 ‘불편하다’, ‘손이 계속 간다’, ‘춥다’라는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한옥도 얼마든지 편하고 깨끗하게 할 수 있고, 손이 가는 건 오래된 건물에 투자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오래된 한옥을 허물고 새로 짓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또 수리하는 게 너무 비싸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지붕수리할 때 썩은 서까래만 빼내면 되는데, 모두 다 교체하려고 해서 그렇습니다. 업자가 새것으로 교체하라고 유도하는 거에 넘어가는 거죠. 다 교체하려니 당연히 비싸겠죠.”한옥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보존하기 위해 애쓰는 그의 모습을 보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는 것 같아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전원주택라이프 2017년 3월 호에 한옥에 대한 피터 바돌로뮤 부사장의 견해가 자세하게 소개돼 있습니다. 한옥 찾아 삼만리 독일인 건축가 텐들러 다니엘 소장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또 한 명의 한옥 마니아가 있다. 독일인 건축가 텐들러 다니엘Tandler Daniel 소장이다. 그의 한옥 사랑은 거리도 국경도 뛰어넘었다. 그가 건축 세계로 뛰어들게 한 것 역시 ‘한옥’이다. 한옥을 설계하기 위해 독일에서 건축을 전공했고 한국에 와서 12년째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옥 때문에 건축을 공부하고 독일에서 한국으로 왔어요. 한옥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에 푹 빠졌거든요. 한옥을 보면 따뜻한 기운이 느껴져요.”텐들러 소장은 독일인 아버지와 파독 간호사였던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독일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던 그는 한국 기업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체험하기 위해 잠시 한국에 머물렀는데 적성이 맞지 않았다고 한다. 독일로 돌아가서 진로에 대한 고민을 다시 시작했다. 고민 끝에 자신이 한국의 전통문화, 그중에서도 한옥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고는 독일 아헨공과대학교(Aachen University of Technology) 건축학과에 진학, 한옥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졸업 논문의 테마도 ‘도심 속의 한옥’이었다. 졸업한 뒤에는 곧바로 한국으로 들어왔다. 한옥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건축사사무소에 취직해 경험을 쌓았다. 틈나는 대로 한옥의 구조와 생김새를 연구했고, 궁궐과 고택을 탐방했다. 그는 2014년 5월 직장 동료와 함께 건축사사무소를 차렸다. 첫 의뢰는 사무실 정리를 미처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들어왔다. 예나 지금이나 외국인들이 볼 수 있는 한옥에 대한 자료가 귀한데, 그가 우연처럼 첫 신축 설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도 이때문이었다. 홍보도 하지 못했던 개업 초기에 텐들러 소장은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은평 한옥마을에 입주를 계획하고 있던 건축주가 스카이프로 영어를 배우던 자신의 미국인 강사에게 한옥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궁금한 마음에 한옥을 검색한 강사가 우연히 텐들러 소장이 쓴 글을 읽고 텐들러 소장의 이메일과 연락처를 건축주에게 알려 주었다는 것이다. 텐들러 소장은 서울이 매우 흥미로운 도시라고 한다. 조선시대 골목 형태가 아직 많이 남이 있어서 옛 동네에 가면 시원한 느낌이 든다는 것. 또 강남에는 개입된 도로와 아파트가 있는가 하면 강북에는 궁궐부터 적산가옥, 70~80년대 건물들이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 그렇단다. 한국에서의 삶을 선택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독일 가족들을 잘 만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있다는 거에 만족하고 있고, 건축가로서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들도 많다고 한다. “한국의 건축은 식민통치와 개발독재를 거치면서 단절된 부분들이 있어요. 언젠가는 전통적인 비율, 소재 등 한국적인 것의 ‘에센스’를 이해하면서도 완전히 현대적인 집을 설계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옥에 현대적인 요소를 접목해, 제가 사랑하는 식물이 가득한 친환경적인 집을 한국에서 짓고 사는 게 꿈입니다.” 그리고 한옥에 대해 한마디 덧붙인다. “한옥을 이해하고 싶다면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생활을 상상해 보세요. 왜 거기에 쪽문이 있고, 창호가 있는지를…….” 한옥의 향기 전파자 구가도시건축 조정구 대표 건축사 2007년의 최초의 한옥호텔인 경주의 ‘라궁’을 설계했고, 건축물에 한옥의 향기를 담고 있는 건축사 조정구 대표. 그의 한옥 사랑은 건축물 곳곳에 배어있다. 한옥이 아닌 일반 건축물에도 한옥의 향기를 담아 자연스럽게 전파하고 있으며 오래된 것들을 버리기보다는 다시 쓸모 있게 재가공해 새것과 어우러지게 한다. 오래된 것을 버리면 폐자재가 되지만 살리면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부자재가 된다. 그 과정은 새것을 쓰는 것보다 훨씬 번거롭다. 그래도 옛 것을 버리지 않고 살리는 것은 오래된 것에는 그 시대의 문화와 삶의 향기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그의 노력이 잘 드러난 작업은 ‘2017년 대한민국 한옥 공모전’ 준공부문에서 한옥 대상을 수상한 천연동 한옥(*PART4 사례 편에 자세하게 소개돼 있습니다)이다. 천연동 한옥은 마당 일부를 아트리움으로 덮어 거실로 한 것도 뛰어나지만 오래된 타일과 스테인리스 욕조를 다시 사용했다. 오래된 공간의 기억과 쾌적한 삶의 균형을 맞추고자 고민한 흔적이 아닐까. 삶과 가까운 한옥을 추구하는 조정구 건축사를 만나 한옥에 대해 들어보았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Q 건축물에 한옥의 향기를 잘 담는 것 같습니다. 한옥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무소를 열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01년 우연히 북촌에 있는 한옥을 설계하기 시작하면서 한옥설계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물론 학생 시절에 전통건축 답사를 하고 좋아하기도 했지만, 건축 작업으로 한옥을 하게 되면서 그 구조와 마감, 상세 그리고 한옥이 당면한 여러 문제들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한옥은 지고지순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담는 보편적인 건축의 하나이고, 그렇기 때문에 한옥 속에 현대적인 삶을 담기 위해 좀 더 새로운 시도를 한다든지, 현대적인 공간 속에 한옥에서 본 듯한 친숙한 공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옥의 향기’란 말은 참 좋은 표현인 것 같습니다. Q 한옥 관련 주요 작품을 소개한다면? 한옥의 첫 작업(작품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아 작업이란 말로 대신함)은 아무래도 인사동 골목에 자리한 ‘누리’라는 레스토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구성하는 것과 함께, 원래 한옥이 가진 외부 마당에 대한 생각 그리고 상상력을 가미하여 개화기 무렵에 지었을 법한 조형언어를 넣음으로써, 공간과 함께 시간성을 주려 했던 작업이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제가 아끼는 작업입니다. 한옥을 주제로 한 저의 주요한 작업으로는 2007년의 최초의 한옥호텔로 설계 한 경주의 ‘라궁’과 2012년에 대구 삼덕동에 지은 한옥 병원과 문화공간을 결합한 ‘임재양 외과’ 그리고 2017년에 작업한 ‘천연동 한옥’과 ‘낙락헌’이 있습니다. 하나는 리모델링을 하여 한옥이 지닌 정취를 지키며 작업하였고, 다른 하나는 21세기에 어울리는 새로운 한옥을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Q 한옥 확산을 위해 정부에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소장님께서는 한옥이 더 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한옥은 하나의 방향이 아니라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하나는 낙선재, 연경당 등과 같은 전통건축의 정수를 계승하면서 발전하는 방향입니다. 전통건축의 미학과 철학을 존중하면서, 그것과 어울리는 세련된 공간과 조형을 만들어가는 ‘전통한옥’의 방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도시한옥이 밀집한 서울의 북촌이나 서촌, 전주의 한옥마을 같은 곳에 지어지는 ‘생활한옥’이 나아가는 방향입니다. 동네나 골목의 집들과 어울리면서 생활하기에 편한 한옥이자 지역의 정체성을 이어가는 그런 한옥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끝으로 세 번째는 은평 한옥마을, 세종 한옥마을 혹은 한옥의 진흥을 목적으로 짓는 ‘현대한옥’의 방향이 있겠습니다. 2층 이상의 다층 한옥 또는 콘크리트, 현대 목조 등 다른 구법과의 하이브리드hybrid 한옥, 벽이 없이 투명한 구조미가 드러나는 상업 한옥 등 이제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진화의 방향이 있겠습니다. 전통한옥, 생활한옥, 현대한옥이라는 서로 다른 진화의 방향에 맞게 정부의 지원이나 심의 제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통적인 기준을 완화하여 살기 편한 한옥으로 생활한옥을 장려하고, 또 창의적이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현대한옥을 지원하고 홍보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건축가로서 한옥의 정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마당을 삶에 가까이 두고 나무, 돌, 흙, 종이 등 자연의 소재로 짓는 집’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Q 한옥에 대한 시장성은 어떻다고 보시는지요. 아마도 한옥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늘 한옥의 시장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 이어지는 답은 한옥을 짓는 비용이 낮아져야 한다거나, 좀 더 주거성능이 좋아져야 하므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이어지는 듯합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 생각해 보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스마트폰을 잘 쓰는 이유는 가격이나 기술 그 자체에 있지 않고, 우리의 필요를 언제든 만족시켜 주고 그만큼 삶 속에 가까이 왔기 때문은 아닐까요?! 한옥이라는 공간에서 우리가 이제까지 누리지 못한 경험을 하고, 필요한 것들을 얻을 수 있으며, 삶과 가까워졌을 때 한옥의 시장성은 비로써 열리는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한 까닭에 보다 우리의 삶과 가까운 한옥, 창의적인 한옥이 더 많이 세상에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한옥에 대한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건축가로서 제 작업의 큰 주제는 ‘우리 시대의 주거’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도시한옥으로 시작하여 만들어낸 다양한 현대한옥 작업이 우리 시대 주거를 찾는 큰 바탕이 되었으며, 한옥을 다루는 한편 현대건축 작업을 동시에 전개하고 있습니다. 바라건대 이러한 작업을 통해 한옥과 현대건축의 경계가 사라지고, 자유로운 창의가 가능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그렇게 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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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입힌 한옥의 멋 - 한옥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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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02월호 특집 1]한옥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
- 한옥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 한옥의 우수성을 어떻게 알리고 설명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피터 바돌로뮤 IRC 부사장과 독일인 건축가 텐들러 다니엘 소장의 존재는 소 중하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노력이다. 한옥의 향기를 자연스럽게 전파하는 조정구 건축사처럼 말이다. 세 사람을 통해 한옥의 향기를 느껴보자. 글 박창배 기자 사진 백홍기 기자(피터 바돌로뮤), hooxme 이상훈(텐들러 다니엘), 박영채(조정구) 한옥지킴이 피터 바돌로뮤(IRC 부사장, 왕립아시아학회 이사) 한국인을 부끄럽게 하는 한옥 지킴이 피터 바돌로뮤 IRC 선박 컨설팅 업체의 부사장. 한옥지킴이로 유명한 그는 1968년 25살에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 영어를 가르치러 오면서 인연을 맺었고, 강원도 강릉의 선교장에 서 5년 동안 살며 한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한옥의 멋과 향기에 빠져 한국에 50년 가까이 살고 있다. 1974년 구입해 50년 가까이 살고 있는 서울 돈암동 한옥이 제2의 고향이라고 한다. 그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중에도 한옥 관련 인터뷰를 제안하자 적극적으로 취재에 응한다. 그가 한옥지킴이로 잘 알려진 것은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한옥마을을 구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2004년 6월 바돌로뮤씨의 한옥을 비롯한 이 일대를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했고, 성북구청은 2007년 10월 이 지역에 노후불량주택이 60.37%나 된다며 주택재개발 정비구역 지 정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시에서 조사한 ‘노후불량건축물비율조사’도 엉 터리였다. ‘건축물대장’만 보고 22년 이상 주택이면 무조건 노후불량으로 분류했다. 새로 지은 건물도 50년대 건물이라고 표시돼 있었다. 바돌로뮤 씨는 전통가옥의 보존 필요성을 주장하며 정비구역 지정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2004년에 시작한 소송은 2009년 원고 승소로 끝났다. 이후에도 그는 틈만 나면 강연 등에 나서 한옥의 장점을 소개하며 우리의 문화가치를 알리고 있고, 그에게 자문을 구하러 오는 이들을 마다하지 않고 한옥에 대해 친절하게 알려준다. 2002년 운 좋게 싼 값에 구입한 그의 집 뒤편에 붙어 있던 한옥에는 해군의장대를 전역한 청년들에게 무료 기숙사로 내주고 있다. 현재는 7명의 젊은이들이 이곳에서 지내고 있다. 조건은 이곳에 사는 동안 한옥 관리자 역할을 하는 것뿐이다. 바돌로뮤 부사장은 젊은이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든든해서 좋고, 집수리나 정원 관리 등의 일도 함께 하다 보니 재미있다고 한다. 바라는 게 있다면, 젊은이들이 한옥에 좋은 추억을 안고 나중에 한옥을 사랑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요즘 그의 심기가 좋지만은 않다. 전통한옥이 계속해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촌 한옥마을의 경우 문화가치가 높은 한옥 70% 이상이 철거되고 신축 한옥으로 바뀌었다. 서촌 한옥도 복원하면서 기둥과 보만 남기고 개판, 서까래를 없애고 있고, 또 오래된 문짝이나 구들을 버리는 곳이 많다. 이러한 모습에 그는 조선시대 건축을 배운 사람들이 지은 것들인데 너무 쉽게 철거한다며 아쉬워한다. 오래된 한옥 자체가 고려청자와 같은 문화가치가 있는 것들인데, 버려진 것들을 보면 섭섭하고 눈물이 난다고 한다. 이에 한국 사람들은 한옥에 대한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통 한옥의 깊은 의미를 제대로 알고 보존하는 방향으로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한국만의 옛 건축인 한옥에 대한 기술과 미학, 과학, 철학을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한옥은 ‘불편하다’, ‘손이 계속 간다’, ‘춥다’라는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한옥도 얼마든지 편하고 깨끗하게 할 수 있고, 손이 가는 건 오래된 건물에 투자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오래된 한옥을 허물고 새로 짓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또 수리하는 게 너무 비싸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지붕수리 할 때 썩은 서까래만 빼내면 되는데, 모두 다 교체하려고 해서 그렇습니다. 업자가 새것으로 교체하라 고 유도하는 거에 넘어가는 거죠. 다 교체하려니 당연히 비싸겠죠.” 한옥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보존하기 위해 애쓰는 그의 모습을 보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는 것 같아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전원주택라이프 2017년 3월호에 한옥에 대한 피터 바돌로뮤 부사장의 견해가 자세하게 소개돼 있습니다. 한옥 찾아 삼만리 독일인 건축가 텐들러 다니엘 소장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또 한명의 한옥 마니아가 있다. 독일인 건축가 텐들러 다니엘 Tandler Daniel 소장이다. 그의 한옥 사랑은 거리도 국경도 뛰어넘었다. 그가 건축 세계로 뛰어들게 한 것 역시 ‘한옥’이다. 한옥을 설계하기 위해 독일에서 건축을 전공했고 한국에 와서 12년째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옥 때문에 건축을 공부하고 독일에서 한국으로 왔어요. 한옥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에 푹 빠졌거든요. 한옥을 보면 따뜻한 기운이 느껴져요.” 텐들러 소장은 독일인 아버지와 파독 간호사였던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독일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던 그는 한국 기업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체험하기 위해 잠시 한국에 머물렀는데 적성이 맞지 않았다고 한다. 독일로 돌아가서 진로에 대한 고민을 다시 시작했다. 고민 끝에 자신이 한국의 전통문화, 그중에서도 한옥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는 독일 아헨공과대학교(Aachen University of Technology) 건축학과에 진학, 한옥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졸업 논문의 테마도 ‘도심 속의 한옥’이었다. 졸업한 뒤에는 곧바로 한국으로 들어왔다. 한옥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건축사사무소에 취직해 경험을 쌓았다. 틈나는 대로 한옥의 구조와 생김새를 연구했고, 궁궐과 고택을 탐방했다. 그는 2014년 5월 직장 동료와 함께 건축사사무소를 차렸다. 첫 의뢰는 사무실 정리를 미처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들어왔다. 예나 지금이나 외국인들이 볼 수 있는 한옥에 대한 자료가 귀한데, 그가 우연처럼 첫 신축 설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홍보도 하지 못했던 개업 초기에 텐들러 소장은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은평 한옥마을에 입주를 계획하고 있던 건축주가 스카이프로 영어를 배우던 자신의 미국인 강사에게 한옥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궁금한 마음에 한옥을 검색한 강사가 우연히 텐들러 소장이 쓴 글을 읽고 텐들러 소장의 이메일과 연락처를 건축주에게 알려 주었다는 것이다. 텐들러 소장은 서울이 매우 흥미로운 도시라고 한다. 조선시대 골목 형태가 아직 많이 남이 있어서 옛 동네에 가면 시원한 느낌이 든다는 것. 또 강남에는 개입된 도로와 아파트가 있는가 하면 강북에는 궁궐부터 적산가옥, 70~80년대 건물들이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 그렇단다. 한국에서의 삶을 선택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독일 가족들을 잘 만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있다는 거에 만족하고 있고, 건축가로서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들도 많다고 한다. “한국의 건축은 식민통치와 개발독재를 거치면서 단절된 부분들이 있어요. 언젠가는 전통적인 비율, 소재 등 한국적인 것의 ‘에센스’를 이해하면서도 완전히 현대적인 집을 설계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옥에 현대적인 요소를 접목해, 제가 사랑하는 식물이 가득한 친환경적인 집 을 한국에서 짓고 사는 게 꿈입니다.” 그리고 한옥에 대해 한마디 덧붙인다. “한옥을 이해하고 싶다면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생활을 상상해 보세 요. 왜 거기에 쪽문이 있고, 창호가 있는지를…….” 한옥의 향기 전파자 구가도시건축 조정구 대표건축사 2007년의 최초의 한옥호텔인 경주의 ‘라궁’을 설계했고, 건축물에 한옥의 향기를 담고 있는 건축사 조정구 대표. 그의 한옥 사랑은 건축물 곳곳에 배어있다. 한옥이 아닌 일반 건축물에도 한옥의 향기를 담아 자연스럽게 전파하고 있으며 오래된 것들을 버리기 보다는 다시 쓸모 있게 재가공해 새 것과 어우러지게 한다. 오래된 것을 버리면 폐자재가 되지만 살리면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부자재가 된다. 그 과정은 새 것을 쓰는 것보다 훨씬 번거롭다. 그래도 옛 것을 버리지 않고 살리는 것은 오래된 것에는 그 시대의 문화와 삶의 향기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그의 노력이 잘 드러난 작업은 ‘2017년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준공부문에서 한옥대상을 수상한 천연동 한옥(*PART4 사례 편에 자세하게 소개돼 있습니다)이다. 천연동 한옥은 마당 일부를 아트리움으로 덮어 거실로 한 것도 뛰어나지만 오래된 타일과 스테인리스 욕조를 다시 사용했다. 오래된 공간의 기억과 쾌적한 삶의 균형을 맞추고자 고민한 흔적이 아닐까. 삶과 가까운 한옥을 추구하는 조정구 건축사를 만나 한옥에 대해 들어보았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Q 건축물에 한옥의 향기를 잘 담는 것 같습니다. 한옥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는 무엇인가요? 사무소를 열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01년 우연히 북촌에 있는 한옥을 설계하기 시작하면서 한옥설계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물론 학생시절에 전통건축 답사를 하고 좋아하기도 했지만, 건축 작업으로 한옥을 하게 되면서 그 구 조와 마감, 상세 그리고 한옥이 당면한 여러 문제들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한옥은 지고지순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담는 보편적인 건축의 하나이고, 그렇기 때문에 한옥 속에 현대적인 삶을 담기 위해 좀 더 새로운 시 도를 한다든지, 현대적인 공간 속에 한옥에서 본 듯한 친숙한 공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옥의 향기’란 말은 참 좋은 표현인 것 같습니다. Q 한옥 관련 주요 작품을 소개한다면? 한옥의 첫 작업(작품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아 작업이란 말로 대신함)은 아무래도 인사동 골목에 자리한 ‘누리’라는 레스토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때 처 음으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구성하는 것과 함께, 원래 한옥이 가진 외부마당 에 대한 생각 그리고 상상력을 가미하여 개화기 무렵에 지었을 법한 조형언어 를 넣음으로써, 공간과 함께 시간성을 주려 했던 작업이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제가 아끼는 작업입니다. 한옥을 주제로 한 저의 주요한 작업으로는 2007년의 최초의 한옥호텔로 설계 한 경주의 ‘라궁’과 2012년에 대구 삼덕동에 지은 한옥병원과 문화공간을 결합한 ‘임재양 외과’ 그리고 2017년에 작업한 ‘천연동 한옥’과 ‘낙락헌’이 있습니다. 하나는 리모델링을 하여 한옥이 지닌 정취를 지키며 작업하였고, 다른 하 나는 21세기에 어울리는 새로운 한옥을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Q 한옥 확산을 위해 정부에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소장님께서는 한옥이 더 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한옥은 하나의 방향이 아니라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하나는 낙선재, 연경당 등과 같은 전통건축의 정수를 계승하면서 발전 하는 방향입니다. 전통건축의 미학과 철학을 존중하면서, 그것과 어울리는 세련된 공간과 조형을 만들어가는 ‘전통한옥’의 방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도시한옥이 밀집한 서울의 북촌이나 서촌, 전주의 한옥마을 같은 곳 에 지어지는 ‘생활한옥’이 나아가는 방향입니다. 동네나 골목의 집들과 어울리면서 생활하기에 편한 한옥이자 지역의 정체성을 이어가는 그런 한옥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끝으로 세 번째는 은평 한옥마을, 세종 한옥마을 혹은 한옥 의 진흥을 목적으로 짓는 ‘현대한옥’의 방향이 있겠습니다. 2층 이상의 다층한옥 또는 콘크리트, 현대목조 등 다른 구법과의 하이브리드 hybrid 한옥, 벽이 없이 투명한 구조미가 드러나는 상업한옥 등 이제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진화의 방향이 있겠습니다. 전통한옥, 생활한옥, 현대한옥이라는 서로 다른 진화의 방향에 맞게 정부의 지원이나 심의제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통적인 기준을 완화 하여 살기 편한 한옥으로 생활한옥을 장려하고, 또 창의적이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현대한옥을 지원하고 홍보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건축가로서 한옥의 정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마당을 삶에 가까이 두고 나무, 돌, 흙, 종이 등 자연의 소재로 짓는 집’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Q 한옥에 대한 시장성은 어떻다고 보시는지요. 아마도 한옥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늘 한옥의 시장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 이어지는 답은 한 옥을 짓는 비용이 낮아져야 한 다거나, 좀 더 주거성능이 좋아 져야 하므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이어지는 듯합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 생각해보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스마트폰 을 잘 쓰는 이유는 가격이나 기 술 그 자체에 있지 않고, 우리의 필요를 언제든 만족시켜 주고 그 만큼 삶 속에 가까이 왔기 때 문은 아닐까요?! 한옥이라는 공간에서 우리가 이제까지 누리지 못한 경험을 하고, 필요한 것들을 얻을 수 있으며, 삶과 가까워졌을 때 한옥의 시장성은 비로써 열리는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한 까닭에 보다 우리의 삶과 가까운 한 옥, 창의적인 한옥이 더 많이 세 상에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한옥에 대한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건축가로서 제 작업의 큰 주제는 ‘우리 시대의 주거’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도시한옥으로 시작하여 만들어낸 다양한 현대한옥 작업이 우리 시대 주거를 찾는 큰 바탕이 되었으며, 한옥을 다루는 한 편 현대건축작업을 동시에 전개하고 있습니다. 바라건데 이러한 작업을 통해 한옥과 현대건축의 경계가 사라지고, 자유로운 창의가 가능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그렇게 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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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짓기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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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02월호 특집 1]한옥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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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7월호 특집 2] 일상에 윤기와 깊이를 더하는 공간 마당
- 일상에 윤기와 깊이를 더하는 공간 마당 외부에서 보면 막혀 있지만 내부에서 보면 열려 있는 공간. 집 앞의 평평하고 너른 땅을 뜰 또는 마당이라 부른다. 과거 농업이 주가 되던 시대에 기능 위주의 공간으로 사용했던 마당은 현대인들이 텃밭을 가꾸거나 가벼운 노동과 산책을 즐기며 일상의 규칙성이 주는 고단함을 풀고 휴식을 주는 정서적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외부의 간섭은 받지 않지만 해와 바람과 비의 간섭은 고스란히 받으며 교감하는 공간. 이 공간을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가족들은 자신들만의 이야기에 윤기와 깊이를 더해간다. 글 백홍기 기자 | 자료출처 전원주택라이프 D/B 쉼터이자 힐링을 제공하는 정원 집 안에서 분주한 일상이 이어진다면 정원에서는 보다 느긋한 휴식이 펼쳐진다. 사시사철 작은 감동을 이어주고 행복감을 선사하는 게 정원의 존재이고, 단독(전원)주택의 화룡점정畵龍點睛으로 불리는 이유다. 정원으로 가꾸기 위해 마당이 꼭 넓을 필요는 없다.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을 맑고 편안하게 해줄 수 있다면, 작은 미니정원만으로도 충분하다. 베란다, 옥상, 현관 입구 등 조금만 관심을두고 살펴본다면, 우리 생활 곳곳에 아름다운 자연을 끌어들일 공간은 충분하다. 그렇다면 아름다운 정원을 어떻게 꾸며야 할까. 먼저 자신이 어떤 공간을 원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꽃 중심의 아름다운 정원을 바라는지, 한여름 숲의 시원함을 담을 것인지, 가벼운 산책로가 필요한지, 아이들과 어울릴 놀이 공간이 필요한지, 바비큐 파티를 위한 효율적인 공간이 필요한지 등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맞춘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주변 지형에 맞게 정원의 위치와 형태를 결정하고 기후에 맞는 수목을 선택해야 하며, 향후 필요에 따라 설치할 잔디, 펜스, 퍼걸러, 온실, 창고, 개집, 장작 저장고 등의 위치와 면적도 고려해야 한다. 깔끔한 영국 스타일 코티지 정원 삼각형 부지를 부드럽게 표현하면서 야외 활동을 위한 마당을 넓게 확보하기 위해 원형으로 넓은 잔디 마당을 확보하고 주변에 정원을 배치했다. 잔디마당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다른 시설이나 공간을 구성하지 않았다. 유럽스타일의 깔끔한 코티지정원은 계절마다 풍성함을 채울 수 있는 나무를 곳곳에 배치하고 기온이 낮은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월동할 수 있는 관목과 다년생 위주로 꽃을 심었다. 식물은 색과 개화기, 질감, 형태 등을 고려해 사계절 내내 다채로운 변화를 즐기도록 배치했다. 대문 입구 옆에는 작은 텃밭을 배치하고 주택 왼쪽에는 바비큐 공간을 마련한 뒤 주목으로 생울타리를 둘러 아늑한 공간으로 정리해 숨겨진 공간을 활용했다. 거실 앞 데크는 가족들이 편안하게 티타임을 즐기며, 마당 전체를 한눈에 조망하며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다. 조용한 힐링 공간 옥상정원 좁고 긴 공간과 정사각형으로 구성된 옥상은 꽤 넓은 공간임에도 거주자의 취향을 반영하지 않아 사용 빈도가 낮아 잡초와 짐으로 가득했다. 이러한 옥상을 편하게 쉬면서 작은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야외 리빙룸과 식탁이 있는 정원으로 꾸몄다. 좁고 긴 공간에는 데크를 깔고 파티용 긴 테이블을 배치한 뒤 모던한 파고라를 덮어 날씨에 상관없이 정원을 감상하며 식사와 파티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옥상에 자연의 풍성함을 더하기 위해 화단을 깊게 한 뒤 단풍나무와 감나무, 꽃사과 등을 심었다. 잡초가 무성했던 화단에는 여름수국과 산수국, 목수국, 삼색조팝, 황금조팝, 장미 등 다양한 다년초로를 조화롭게 배치해 사시사철 꽃이 피고 지는 것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옥상 돌출 구조물 한쪽 벽면에는 작은 화단과 텃밭을 만들고, 영화를 볼 수 있도록 벽면을 스크린으로 만든 뒤 야외 소파와 해먹을 배치했다. 만약, 공간이 넉넉하지 않은 옥상에 화단을 만들려고 하면, 얕고 긴 화단보다 깊고 짧은 화단이 더욱 풍성한 느낌을 준다. 시원한 그늘숲을 마당에 한여름 더위를 피해 쉴 수 있는 나무 그늘을 바란다면, 교목 중심의 그늘정원을 추천한다. 그렇다고 정원에 큰 교목만 심으면 지루한 공간이 된다. 그늘에서 잘 자라는 식물을 조화롭게 배치해야 시원하면서 아름다운 그늘정원을 만들 수 있다. 그늘에서 자라는 식물은 꽃이 없는 종이 많은 반면, 잎의 크기와 질감, 형태가 다양하다. 그늘정원을 계획할 때 이러한 식물들의 잎을 조합하는 게 좋다. 또한, 그늘진 곳도 습한 곳과 건조한 곳이 있으니 생장 조건도 살펴야 한다. 그늘화단을 화려하게 연출하려면 잎이 황금색인 풍지초와 호스타가 좋다. 습한 곳에서 잘 자라는 비비추와 옥잠화는 잎의 색과 모양, 크기가 다양해 그늘 화단에 빠질 수 없는 식물이다. 관중은 강렬한 질감이 돋보여 그늘 화단에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노루오줌과 흰색 추명국은 잎이 크고 질감이 대담해 그늘 화단을 자연스러운 스타일로 만들기 좋다. 홍단풍이나 공작단풍과 같이 색이 아름다운 교목은 그늘 화단을 더욱 화사하게 만든다. 정원을 계획할 때 계단이나 산책로에 일부에 목재를 사용하면 따뜻한 느낌을 주면서 색다른 풍경을 연출할 수 있다. 넓은 정원 바닥에 목재를 시공할 땐 빗물 침투성이 좋지 않으므로 목재 간격을 띄우고 지피식물을 심으면, 물 빠짐이 좋고 시각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정원에 사용하는 디딤석은 현무암, 화강암, 점토벽돌 등 다양하다. 고풍스러운 멋을 내기 위해 맷돌도 자주 이용한다. 석재는 자연스러운 멋을 내기에 좋지만, 볕이 들지 않는 습한 장소에는 이끼가 생겨 미끄러질 수 있다. 이런 공간에 벽돌을 띄엄띄엄 배치하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빗물 침투성도 좋아 땅을 숨 쉬게 한다. 정원을 더욱 시원하고 색다르게 연출하는 수水공간 연못, 분수, 폭포와 같이 물을 이용한 수水공간은 한여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한 기분이 들고 색다른 정원 풍경을 연출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공간을 이용한 생태정원은 어른에게는 즐거움을 주고 아이들 정서발달에 유익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수공간은 정원보다 관리가 어렵고 설치비용이 적잖게 들어 정원 계획에서 후순위로 밀려나는 일이 많다. 그럼에도 시원하고 색다른 정원을 꾸미고 싶다면 과감하게 도전해볼 만한 게 수공간이다. 수련 연못낙수를 이용한 연못 연꽃·수련연못, 바위연못, 정지연못, 생태연못 등 아름다운 풍경을 제공하는 연못은 정원의 백미라고 하며 수공간을 대표한다. 특히, 연꽃·수련연못은 여름이면 맑고 은은한 향기가 연못을 가득 메우고 향기만큼이나 아름다운 꽃이 눈길을 사로잡아 연못 가운데서도 으뜸으로 꼽는다. 간혹 연꽃과 수련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장 쉽게 구별하는 방법은 수면 가까이 꽃피는 게 수련, 수면 위 긴 가지 끝에 꽃피는 게 연꽃이다. 수련 잎은 한쪽 끝이 갈라져 있고, 연꽃은 입이 크고 넓으며 부드러운 털로 덥혀 있다. 바위연못은 바위를 이용해 자연 상태와 가깝게 꾸미는 것이다. 연못에 사용하는 바위는 주변에서 채취한 바위를 사용해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바위연못에 사용하는 수생식물은 물 위에 떠다니는 것보다는 바위틈에서 자라는 식물을 이용하는 게 보기 좋다. 코이연못은 비단잉어(koi)를 키우는 연못이다. 비단잉어는 수면 위에서 볼 때 빛깔, 무늬, 광택, 체형이 아름다운 것을 가치 기준으로 삼는다. 연못에 많은 잉어를 키우려면 바닥에 분비물을 처리할 수 있도록 경사와 배수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습지연못은 물과 모래의 경계가 있는 개빙開氷구역을 형상화한 것이다. 다양한 종의 식물을 조합해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모습을 연출하는 게 핵심이다. 늪지연못은 개빙구역 없이 얕은 물에 수생식물을 꾸미는 것이다. 생태연못은 식물과 수생동물이 서식할 수 있는 자연환경을 재현해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며 교육용으로 좋다. 계류형 연못은 하천이나 계곡, 폭포처럼 물이 흐르는 연못이다. 자연석과 야생화를 조합하면 자연풍경의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작은 분수를 적용한 정원 분수는 정원 테마를 결정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분수 자체만으로 하나의 작품을 연출할 수 있고 연못과 계류 공간에 설치하면 정원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그리고 정적인 연못에 활력을 주기 때문에 기분이 상쾌해지며, 물의 흐름을 좋게 해 수질을 정화하는 데도 좋다. 물레방아와 같은 시설물을 함께 사용하면 쏟아지는 물소리에 의해 더욱 맑고 시원한 느낌을 선사한다. 단독(전원)주택의 소확행‘텃밭’ 텃밭은 집터에 딸리거나 집 가까이에 있는 밭을 일컫는다. 일반농법이 단위 면적당 많은 농작물을 저비용으로 생산해 높은 가격으로 판매 소득을 올리는 게 목적이라면, 주말농장이나 텃밭은 가족과 함께 키우고 가꾸면서 수확하는 즐거움을 주고 안전하고 맛있는 웰빙 밥상을 제공하며 나아가 이웃과 나눔의 행복을 실행하는 것이다. 텃밭을 조성하려면, 먼저 충분한 일조량을 확보해야 한다. 물과 흙, 비료는 얼마든지 자유롭게 공급할 수 있지만, 향이나 구조물에 의해 가려진 햇빛은 끌어올 방법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단독주택을 계획할 때 텃밭을 가꿀 생각이 있다면, 텃밭의 위치와 면적을 고려해 건물 배치를 조정해야 한다. 옥상 텃밭 상자를 이용한 미니 텃밭 텃밭은 보통 마당을 활용하지만, 햇빛만 충분하게 든다면 옥상이나 발코니에 조성해도 작물을 기르는데 문제없다. 다만, 옥상이나 발코니는 건물 내에 조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배수 계획을 잘 세워야 향후 누수에 의한 문제가 없다. 작물은 텃밭이 5㎡(1.5평) 크기의 소규모라면 상추, 쑥갓, 아욱, 근대 등 크기가 작고 재배 기간이 짧은 게 좋고, 20㎡(6평) 내외로 조금 넓은 텃밭이라면, 옥수수, 완두콩, 고추, 호박, 토란, 감자, 고구마와 같이 크고 재배 기간이 긴 작물이 좋다. 좁은 면적에 큰 작물을 키우는 것보다 작은 작물을 여러 종 키우는 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물 선택은 수확량을 따지는 것보다 가족들이 좋아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게 좋다. 텃밭을 가꾸기 위한 적당한 공간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작은 상자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상자를 이용한 텃밭의 장점은 날씨 영향을 받는 작물을 필요에 따라 장소를 이동해 늘 최적의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예쁜 텃밭 상자를 화단이나 포치, 현관 등에 배치해 익스테리어 요소로도 활용할 수 있다. 텃밭의 즐거움 1. 텃밭의 녹색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한다. 2. 자연의 소중함, 농부의 고마움, 나누는 기쁨을 알 수 있다. 3. 무공해 농산물로 가족 건강을 지키고 운동 효과까지 볼 수 있다. 4. 자녀들에게 살아 있는 자연학습을 시킬 수 있다. 5. 자녀의 학습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6. 가족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이 된다. 7. 집 안에 식물을 두면 쾌적한 온도·습도 관리에 도움이 된다. 기능성 텃밭으로 몸과 마음 건강 유지 텃밭이 건강도 책임진다? 금천구(구청장 차성수)는 지난 5월 만 6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치매 예방을 위한 ‘텃밭 및 원예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금천구치매지원센터 관계자는 “원예치료 프로그램은 무언가를 재배하고 가꾸면서 치매에 대한 걱정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며 “치매 어르신들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을 위해 텃밭을 이용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금천구만의 일이 아니다. 서울시 각 구청과 여러 지자체도 텃밭을 원예치료에 이용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건국대학교 박신애 교수 연구팀이 단기간 텃밭 활동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노인들의 인지기능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65세 이상 노인 41명에게 텃밭 활동 프로그램을 1회 20분간 제공한 후 혈액 내 인지 관련 지표들의 변화를 측정한 결과 뇌유래신경영양인자 BDN와 혈소판유래성장인자 PDGF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나 텃밭 활동이 노인의 인지 및 기억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팜&마켓매거진 4월호). ※BDN과 PDGF는 기억 및 인지 기능과 관련 있는 해마의 기능을 알아보는 지표로 이용 이처럼 텃밭은 신선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무료한 삶을 위로하기에 더없이 좋은 야외 활동이다. 텃밭은 식생활에 맞춰 작물을 기르지만, 특정한 작물 조합으로 다양한 효과도 볼 수도 있다. 예컨대, 바비큐 파티를 자주 즐긴다거나 성인병 예방 등을 위한 채소 위주의 식단 준비, 아이들 자연관찰학습을 위한 체험형 텃밭 등 목적에 따라 다양한 텃밭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농촌진흥청은 '맛있는 텃밭', '건강기능성 텃밭', '보고 즐기는 텃밭'을 준비했다. 10㎡ 넓이의 텃밭은 목적에 따라 10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맛있는 텃밭은 바비큐 파티와 샐러드 요리를 위한 텃밭, 건강기능성 텃밭은 고혈압과 성인병, 암 등 질병 치료와 예방, 다이어트를 위한 텃밭, 보고 즐기는 텃밭은 향과 색을 즐기는 허브류로 구성한 것이고 멘델의 텃밭은 초·중·고생의 학습을 위해 계획한 텃밭이다. 맛있는 텃밭 ● 바비큐 파티를 위한 텃밭 ● 샐러드 텃밭 건강기능성 텃밭 ● 고혈압 예방을 위한 텃밭 ● 암 예방을 위한 텃밭 ● 당뇨 예방을 위한 텃밭 ●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한 텃밭 ● 다이어트를 위한 텃밭 보고 즐기는 텃밭 ● 향이 있는 텃밭 ● 알록달록 텃밭 ● 멘델의 텃밭(학습용) 출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작물 이름 아래에 있는 색깔 원형기호는 배치도 안의 재식 위치와 간격을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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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짓기 정보
- 특집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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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7월호 특집 2] 일상에 윤기와 깊이를 더하는 공간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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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 가이드】 까다롭고 다양한 입맛을 사로잡는 수입산 점토벽돌
- 최근 수입 점토벽돌이 늘고 있다. 이런 배경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친환경 순수 점토벽돌에 대한 열망이 건축 설계자들 사이에서 커졌고,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개성 있고 고급스러운 제품을 찾는 건축주가 많아졌다. 특히, 소비자들이 다양한 정보를 접하며 똑똑해져 품질에 대한 요구가 훨씬 까다롭고 다양해지고 있다. 이를 충족하려는 소비자는 국내에서 해외로 관심을 넓혀가고 있다.정리 강창대 기자자료제공 가우디티엠㈜ 031-555-8771 www.gauditm.co.kr10여 년 전부터 앤티크Antique에 관심이 늘면서 고풍스러운 멋을 내는 중국산 고벽돌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도 90년대 초부터 근대에 지어진 건물이 철거되는 과정에서 고벽돌이 수거되기도 했다. 그러나 고벽돌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기도 전에 대부분 사라졌고, 고벽돌의 수요를 감당할 절대적인 물량이 부족하게 됐다. 이에 우리보다 뒤늦게 개발 붐이 시작된 중국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현재 중국 고벽돌은 국내에서 연간 수천만 장이 소비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리고 3년 전부터 파키스탄으로부터 수공예 벽돌이 수입되고 있고, 가장 최근엔 스페인 벽돌이 들어오고 있다. 스페인 벽돌은 섬세하면서도 모던한 인상을 주며 품질이 뛰어나 국내 시장에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적고벽돌 시공 주택 중국산 고벽돌국내에 가장 많이 유통되는 중국산 고벽돌은 240㎜ 사이즈다. 적고벽돌은 지역에 따라 품질의 차이가 큰데, 동북 3성 특히 랴오닝성에서 나오는 적고벽돌의 품질이 뛰어나고 붉은 빛이 강하다. 산동성에서 수입되는 적고벽돌은 톤이 밝고 질감이 거친 편이다. 반대로 청고벽돌은 대체로 산동성 제품이 더 단단하며 색상도 적당하다. 최근엔 석회성분이 많은 백고벽돌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특별한 건물에만 주로 사용돼 수거량이 많지 않다.한편, 중국산 고벽돌의 높은 인기로 인해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한다. 기존엔 벽돌 전문가들이 수입해 품질 관리가 가능했다. 그러나 석재 등 다른 물품을 취급하는 수입상들이 고벽돌이 아닌 중국산 벽돌(석탄이 들어간 근래 생산된 벽돌)을 제대로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들여오는 일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이로 인해 고벽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될 우려가 있으나, 현명한 소비자들의 선별을 통해 좋은 제품만 생존할 것이라 기대한다. 스페인 클링커 벽돌 모라롱시리즈와 모라시리즈 스페인 클링커 벽돌국내에 수입되는 스페인 벽돌은 일반 점토벽돌과 클링커Clinker라는 제품이 있다. 주로 클링커 벽돌이 수입되고 있다. 클링커 벽돌은 스페인표준협회(AENOR)에서 요구하는 까다로운 품질 요구사항(흡수율은 6% 이하, 강도는 40N/㎟ 이상 등)을 충족해야 그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최고의 분쇄기술로 구현한 밀도는 조직이 너무 치밀해 수분 흡수가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또한, 스페인 점토벽돌은 원재료만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독특한 색상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화이트, 블랙, 그레이 등 무채색 계열의 벽돌을 특별한 첨가물 없이 순수한 재료로만 생산한다. 품질 이외에도 스페인 점토벽돌이 사랑받는 이유는 또 있다. 역사와 경험, 장인정신 그리고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책임의식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스페인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국제기준에 맞춰 친환경 천연가스를 사용하고, 생산된 열에너지는 적극적으로 재사용하고 있다. 생태계를 손상할 만한 원자재는 전혀 사용하지 않을뿐더러 포장에도 광분해성 제품을 사용하는 등 친환경적인 생산 노력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물론, 스페인산이라고 해서 모두 좋은 품질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적고벽돌 시공 주택 옛날 방식 그대로의 파키스탄 수공예벽돌인더스문명의 고대도시인 모헨조다로Mohenjo-Daro는 지금의 파키스탄에 위치해 있다. 3천여 년 전에 번성했던 이곳 유적은 지금도 구운 벽돌로 만들어진 구조물들이 장관을 이룬다. 파키스탄 벽돌은 인더스문명이 그랬던 것처럼 수만 년 동안 침적된 인더스강 유역의 고운 점토를 원료로 사용해 별도의 첨가물이나 기교 없이 옛 방식 그대로 만들어진다. 현대의 벽돌과 비교하자면 약하고 투박한 모양을 하고 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질박함 때문에 고급벽돌로 사랑받고 있다.*수입벽돌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국내 벽돌시장의 7% 내외의 점유율에 그치는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따라 더 많은 나라들로부터 다양한 제품의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벽돌 시장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국내 건축물의 개성과 완성도를 높이게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국산 벽돌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청고벽돌 시공 주택 벽돌 오해와 진실중국 고벽돌 안심하고 사용해도 될까?중국산 고벽돌을 건축 폐기물로 치부하며 품질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있다. 고벽돌의 품질이 한국표준규격에 미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게는 수십 년, 많게는 백 년을 넘긴 것으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안정성에 큰 문제는 없다. 물론, 중국산 고벽돌이 인기 가도를 달리며 부작용이 없지 않다. 중국 고벽돌은 특성상 판매자에 의해 정의되기 때문에 잘못된 용어 사용 등으로 왜곡된 인식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본 고벽돌이나 러시아 고벽돌, 독일 고벽돌로 일컫는 제품이 유통되기도 하는데, 이는 제국주의 침탈이 있던 개화기에 중국 각지를 점령했던 나라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말하자면, 독일 고벽돌은 독일산이 아니라 독일의 점령지였던 곳에서 수거된 고벽돌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일부 판매상들은 이런 명칭을 써가며 소비자를 현혹하기도 한다. 고벽돌은 대개가 중국 고벽돌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고벽돌에 대한 오해는 앤티크에 대한 몰이해에서 기인하기도 한다. 오래된 물건을 단지 ‘골똥품’ 취급하는 사람에겐 폐기물에 불과하겠지만, 그것에 고풍스러운 멋이라는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가치 있는 물건이 되는 것이다. 즉, 고벽돌을 어떻게 보느냐는 개인의 취향에 달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중국 고벽돌이 인기를 끌면서 건축자재로서 벽돌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편승해 유사 고벽돌을 제작하는 업체도 있을 정도로 국내 벽돌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소비자의 현명한 분별력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잡지구독 신청 www.countryhome.co.kr:454/shop/subscription.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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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 가이드】 까다롭고 다양한 입맛을 사로잡는 수입산 점토벽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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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정보] 까다롭고 다양한 입맛을 사로잡는 수입산 점토벽돌
- 까다롭고 다양한 입맛을 사로잡는 수입산 점토벽돌 최근 수입 점토벽돌이 늘고 있다. 이런 배경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친환경 순수 점토벽돌에 대한 열망이 건축 설계자들 사이에서 커졌고,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개성 있고 고급스러운 제품을 찾는 건축주가 많아졌다. 특히, 소비자들이 다양한 정보를 접하며 똑똑해져 품질에 대한 요구가 훨씬 까다롭고 다양해지고 있다. 이를 충족하려는 소비자는 국내에서 해외로 관심을 넓혀가고 있다. 정리 강창대 기자 자료제공 가우디티엠㈜ 031-555-8771 www.gauditm.co.kr 10여 년 전부터 앤티크Antique에 관심이 늘면서 고풍스러운 멋을 내는 중국산 고벽돌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도 90년대 초부터 근대에 지어진 건물이 철거되는 과정에서 고벽돌이 수거되기도 했다. 그러나 고벽돌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기도 전에 대부분 사라졌고, 고벽돌의 수요를 감당할 절대적인 물량이 부족하게 됐다. 이에 우리보다 뒤늦게 개발 붐이 시작된 중국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현재 중국 고벽돌은 국내에서 연간 수천만 장이 소비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리고 3년 전부터 파키스탄으로부터 수공예 벽돌이 수입되고 있고, 가장 최근엔 스페인 벽돌이 들어오고 있다. 스페인 벽돌은 섬세하면서도 모던한 인상을 주며 품질이 뛰어나 국내 시장에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적고벽돌 시공 주택 중국산 고벽돌 국내에 가장 많이 유통되는 중국산 고벽돌은 240㎜ 사이즈다. 적고벽돌은 지역에 따라 품질의 차이가 큰데, 동북 3성 특히 랴오닝성에서 나오는 적고벽돌의 품질이 뛰어나고 붉은 빛이 강하다. 산동성에서 수입되는 적고벽돌은 톤이 밝고 질감이 거친 편이다. 반대로 청고벽돌은 대체로 산동성 제품이 더 단단하며 색상도 적당하다. 최근엔 석회성분이 많은 백고벽돌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특별한 건물에만 주로 사용돼 수거량이 많지 않다. 적고벽돌 시공 주택 한편, 중국산 고벽돌의 높은 인기로 인해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한다. 기존엔 벽돌 전문가들이 수입해 품질 관리가 가능했다. 그러나 석재 등 다른 물품을 취급하는 수입상들이 고벽돌이 아닌 중국산 벽돌(석탄이 들어간 근래 생산된 벽돌)을 제대로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들여오는 일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이로 인해 고벽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될 우려가 있으나, 현명한 소비자들의 선별을 통해 좋은 제품만 생존할 것이라 기대한다. 청고벽돌 시공 주택 스페인 클링커 벽돌 국내에 수입되는 스페인 벽돌은 일반 점토벽돌과 클링커Clinker라는 제품이 있다. 주로 클링커 벽돌이 수입되고 있다. 클링커 벽돌은 스페인표준협회(AENOR)에서 요구하는 까다로운 품질 요구사항(흡수율은 6% 이하, 강도는 40N/㎟ 이상 등)을 충족해야 그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최고의 분쇄기술로 구현한 밀도는 조직이 너무 치밀해 수분 흡수가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또한, 스페인 점토벽돌은 원재료만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독특한 색상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화이트, 블랙, 그레이 등 무채색 계열의 벽돌을 특별한 첨가물 없이 순수한 재료로만 생산한다. 품질 이외에도 스페인 점토벽돌이 사랑받는 이유는 또 있다. 역사와 경험, 장인정신 그리고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책임의식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스페인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국제기준에 맞춰 친환경 천연가스를 사용하고, 생산된 열에너지는 적극적으로 재사용하고 있다. 생태계를 손상할 만한 원자재는 전혀 사용하지 않을뿐더러 포장에도 광분해성 제품을 사용하는 등 친환경적인 생산 노력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물론, 스페인산이라고 해서 모두 좋은 품질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옛날 방식 그대로의 파키스탄 수공예벽돌 인더스문명의 고대도시인 모헨조다로Mohenjo-Daro는 지금의 파키스탄에 위치해 있다. 3천여 년 전에 번성했던 이곳 유적은 지금도 구운 벽돌로 만들어진 구조물들이 장관을 이룬다. 파키스탄 벽돌은 인더스문명이 그랬던 것처럼 수만 년 동안 침적된 인더스강 유역의 고운 점토를 원료로 사용해 별도의 첨가물이나 기교 없이 옛 방식 그대로 만들어진다. 현대의 벽돌과 비교하자면 약하고 투박한 모양을 하고 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질박함 때문에 고급벽돌로 사랑받고 있다. * 수입벽돌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국내 벽돌시장의 7% 내외의 점유율에 그치는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따라 더 많은 나라들로부터 다양한 제품의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벽돌 시장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국내 건축물의 개성과 완성도를 높이게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국산 벽돌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벽돌 오해와 진실 중국 고벽돌 안심하고 사용해도 될까? 중국산 고벽돌을 건축 폐기물로 치부하며 품질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있다. 고벽돌의 품질이 한국표준규격에 미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게는 수십 년, 많게는 백 년을 넘긴 것으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안정성에 큰 문제는 없다. 물론, 중국산 고벽돌이 인기 가도를 달리며 부작용이 없지 않다. 중국 고벽돌은 특성상 판매자에 의해 정의되기 때문에 잘못된 용어 사용 등으로 왜곡된 인식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본 고벽돌이나 러시아 고벽돌, 독일 고벽돌로 일컫는 제품이 유통되기도 하는데, 이는 제국주의 침탈이 있던 개화기에 중국 각지를 점령했던 나라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말하자면, 독일 고벽돌은 독일산이 아니라 독일의 점령지였던 곳에서 수거된 고벽돌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일부 판매상들은 이런 명칭을 써가며 소비자를 현혹하기도 한다. 고벽돌은 대개가 중국 고벽돌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고벽돌에 대한 오해는 앤티크에 대한 몰이해에서 기인하기도 한다. 오래된 물건을 단지 ‘골똥품’ 취급하는 사람에겐 폐기물에 불과하겠지만, 그것에 고풍스러운 멋이라는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가치 있는 물건이 되는 것이다. 즉, 고벽돌을 어떻게 보느냐는 개인의 취향에 달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중국 고벽돌이 인기를 끌면서 건축자재로서 벽돌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편승해 유사 고벽돌을 제작하는 업체도 있을 정도로 국내 벽돌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소비자의 현명한 분별력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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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정보] 까다롭고 다양한 입맛을 사로잡는 수입산 점토벽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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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호 특집] 04. 한옥의 정취와 멋이 담긴 한옥마을
- 한옥의 정취와 멋이 담긴 한옥마을 좁고 허름한 골목길이 언제부턴가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인다. 최근 외국인도 가세해 가히 다국적 마을처럼 됐다. 이들을 끌어들이는 게 한옥이다. 한옥의 무엇에 사람들이 반한 것일까? 그래서 현장을 직접 찾아가 봤다. 서까래가 즐비한 골목을 누비고, 커피향이 스민 대청에 앉아 차를 마시며, 한복의 아름다움에 반해보기도 했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마을 ‘익선동’과 조선의 역사가 고스란히 밴 ‘고성 왕곡마을’, 새로 조성한 ‘오창 한옥마을’에서 한옥의 멋을 찾아본다. 고성 왕곡마을 왕곡마을 겨울 풍경( 왕곡마을 야경 왕곡마을은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오봉리에 자리한다. 고려말 양근 함씨 함부열이 이성계의 조선건국을 반대하며 이 마을에 숨어 지냈다. 그의 손자 함영근이 강원도 간성군에 터를 잡아 600여 년 간 후손들이 대대로 살았다. 마을 중간을 가로지르는 길을 경계로 산 쪽은 함씨의 집성촌이었고, 아랫마을은 강릉 최씨가 집성하는 마을이었다. 고려 때 강원도 간성군이 고성군으로 바뀌었고 1850년경 함정균 가옥을 시작으로 북방식 가옥을 건축해 군락을 이뤄 지금까지 잘 보존되고 있다. 이 마을 가옥들은 집과 집 사이에 밭이 있는데 이를 경계로 삼았다. 집 구조는 대부분 부엌에 가축우리가 붙은 ㄱ 자형의 평면형식이며, 안방, 사랑방, 마루, 부엌, 도장방이 한 건물 내에 배치돼 있다. 독특한 건 대문과 담장이 없다.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 햇볕을 충분히 받아 눈이 쌓여도 고립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구조다. 이 마을엔 총 127채의 한옥이 보존돼 있으며 기와집은 20채, 초가집은 30채, 부속채는 77채다. 현재 37가구 65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으며 평균 연령은 70세다. 현재 이 마을 거주자는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부엌을 입식으로 개조해 생활하며, 일부는 옛 방식 그대로 살고 있다. 거주 비용은 각기 삶의 모습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연료비와 공과금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왕곡마을에서는 전통한옥 숙박체험과 제기만들기, 팽이만들기, 전통의상 체험 등 전통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다. 대부분 무료 체험이지만, 떡메와 한과체험, 짚풀공예 등은 1인당 5000원 정도 비용이 발생한다. 익선동 한옥마을 익선동 한옥마을 ‘이어라’ 익선동은 우리나라 최초 계획 주거 단지로 100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4년 재개발사업이 추진돼 없어질 위기를 겪었지만, 주민들 반대가 심해 2010년 한옥 보전 방안이 재검토됐다. 이후 2014년에 주민 52%가 익선동 한옥마을을 보존하는 데 동의해 재개발추진위원회가 해산됐다. 이 마을은 부유층이 살던 북촌, 서촌과는 달리 서민들이 살았다. 주로 수도와 전기를 집 안으로 들이는 양옥집으로 20세기 생활양식에 어울리는 퓨전 한옥이다. 대부분 ㄱ자, ㄷ자, ㅁ자 배치에 마당이 가운데에 있는 구조다. 크기는 10~50평으로 다양하지만, 대부분 15평 안팎으로 좁은 골목 사이사이에 작게 지어져 있다. 지금은 젊은 층이 이 공간을 활용해 한옥의 멋과 향을 보존하면서 각자의 스타일로 카페, 음식점, 슈퍼 등을 마련해 마을을 지켜가고 있다. 현재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했으며, 특히 젊은 층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좁은 골목을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보니 한복집 ‘이어라’가 보였다. 개화기 한복으로 소녀다운 스타일의 한복이 쇼윈도에 전시돼 있어 눈길이 갔다. 이어라는 한복 대여뿐만 아니라 전통 한옥을 개조해 만든 공간도 대여한다. 44평 양옥집을 한복 진열해 놓은 방, 피팅룸, 세탁실, 대여공간, 게스트하우스로 계획했다. 개조하기 전과 후의 모습을 비교해 봤다. 입구에 있던 사랑채를 한복 대여 공간으로 개조하고, 마당 옆에 있던 창고와 화장실은 피팅룸과 세탁실로 바꿨다. 안채와 마루 공간은 합쳐 대여 공간으로 구성했다. 대여 공간이 이 집의 메인 공간이다. 20명 정도 모여 세미나나 파티를 열 수 있는 크기다. 낮엔 커피를 마시고 저녁엔 대여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이어라 사장은 한옥의 예스러움을 젊은 층도 느끼게 해주고자 고가구와 옛 소품을 배치했다. 한복 방엔 개다리소반이나 복주머니 같은 것들의 소품을, 라커룸은 개화기 때 쓰던 앉은뱅이 화장대 3개를, 메인 공간엔 예전 라디오나 다리미, 재봉틀을 곳곳에 놓았다.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공간으로 콘셉트를 잡은 ‘이어라’는 이름이 품고 있는 ‘사랑이어라, 나비이어라, 꽃이어라’의 의미처럼 꿈을 이루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오창 미래지 한옥마을 오창 미래지 한옥마을 개요 위치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오창 미래지 테마공원 내 시행 우성사업개발(주) / 충청북도 청주시 지원 면적 18,603㎡(5637.27평) 필지 499.00㎡(151.21평) ~ 1,226㎡(371.51평) 시설 한옥주택 18호, 근린생활시설 등 분양 완료 주차장 도로변 대지 안, 마당, 체험관에 분산 배치 기반시설 단지 내 6m 도로, 가로등, 마을 공동 상수도, 마을 오수처리시설 문의 043-285-2301 Interview 우성산업개방(주) 최은희 대표는 민간사업으로 한옥단지 개발을 기획부터 분양, 시공까지 맡아 성공적인 한옥마을 조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어렵고 힘든 과정에서도 멈추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최 대표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우성산업개발(주) 최은희 대표 Q. 미래지 한옥마을의 특징은 A. 미래지 한옥은 옛 궁이나 사찰에 사용한 겹처마와 원형 기둥, 우물천장 양식으로 웅장하다. 그리고 한옥의 아름다운 선을 살리기 위해 건축물의 크기와 부지를 넉넉하게 계획했다. 기반시설은 모두 지중화해서 깔끔하다. 1차와 2차로 나뉘는 마을은 주거 공간과 예술인을 위한 주거 겸 작업 공간으로 구성했다. 분양은 모두 마쳤고 현재 근린생활시설과 마을 정비만 남았다. Q. 한옥마을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A. 한옥마을 현장을 전체 지휘하는 안백순 대목장이 남편이다. 30년 넘게 사찰을 짓던 사람이다. 10년 전 남편이 전통 한옥으로 우리 집을 지었다. 벽도 외엮기에 심벽치기로 했다. 건축할 때부터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였다. 그때 한옥의 주거공간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사람들과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옥마을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남편의 실력도 보여주고 싶었다. Q. 민자사업으로 진행하기 어려웠을 텐데 A. 앞뒤 안 가리고 충청북도 이시종 도지사를 직접 찾아가 기획서를 제시했다. 주변에선 무리한 사업이라며 반대가 심했지만, 도지사가 좋은 기획이라며 찬성했다. 이후 한옥마을 조례를 만들어 여기까지 왔다. 그래도 현재 성공적으로 마무리 단계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대목장인 남편이 있어서다. 나는 사업가라 이익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다. 비용 때문에 강원도 소나무와 수입 목재를 절반씩 사용하려고 했다. 그런데 작품 완성도를 먼저 생각한 남편이 강원도 소나무만 고집했다. 결국 일부 손해를 보더라도 남편을 믿고 따랐다. 그것이 오히려 건축주들에게 좋은 반응과 믿음을 줬다. 대목장을 만난 게 운명이라 생각한다. Q. 여기까지 오는 게 쉽지 않았을 거 같다 A. 현재 마무리 단계까지 7년 걸렸다. 고비도 많았다. 하지만, 우리가 만든 한옥마을이 유명한 전통 한옥마을처럼 다음 세대까지 남겨질 거라 생각하며 이겨냈다. 또 하나, 건축주의 행복한 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끼고 다시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Q. 앞으로의 계획 A. 한옥마을을 문화관광단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1/3 남은 빈터는 회사 소유로 숙박과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설 자리다. 보고, 먹고, 즐기는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어떻게 활용해서 한옥마을을 빛낼 것인지 고민해서 최고의 명소로 만들 것이다. 한옥마을 특징 ● 휴식 및 건강 증진을 위해 쉼터 및 산책로 계획 ● 한옥 경관을 고려해 전기 및 통신선로 지중화 ● 실외 조명은 한옥과 조화롭게 전통 이미지의 시설물 설치 한옥마을 주변 시설 ● 청주 그랜드 컨트리클럽 2.9㎞ ● 오창 종합 스포츠센터 6.5㎞ ● 노인복지관 5.6㎞ ● 오창 목령 도서관 5.6㎞ 한옥 소개 겹처마의 웅장한 멋에 반하다 언젠간 한옥에 살리라는 소망을 품던 건축주 김병희 씨가 꿈을 이뤘다. 집터에 자리 잡은 주춧돌 위로 기둥과 지붕이 모양을 갖추자 건축주는 웅장하고 아름다운 한옥에 더욱 깊이 빠졌다. 글 사진 백홍기 HOUSE NOTE DATA 위치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용도지구 계획관리지구 건축구조 전통 한옥 대지면적 628.70㎡(190.51평) 건축면적 145.62㎡(44.12평) 연면적 145.62㎡(44.12평) 건폐율 23.16% 용적률 23.16% 설계 (주)팀텐 시공 우성산업개발(주) 043-285-2301 김병희 꽃차연구가 http://cafe.daum.net/bh233 은은한 꽃향과 잔잔한 피아노 선율처럼 차분하고 조용한 김병희 씨. 한옥의 정서에 반해 오래전 한옥에 관한 강의도 수없이 들었다고 한다. 한옥 투어를 할 정도로 한옥은 늘 가깝고 친근했다. “근처 한옥마을은 거의 다 찾아다녔어요. 그러다 이곳을 알게 됐어요. 마을과 주변 환경을 둘러보고 이곳에 터를 잡겠다고 결심했죠.” 현관 옆에서 바라본 주방/식당이다. 건축주가 직접 천연 염료로 물들인 장식천이 나무와 잘 어울린다. 정면에 보이는 뒷문을 열면 근사한 풍경이 나타난다. 왼쪽의 미닫이문은 다용도실이다. 거실처럼 사용하는 대청이다. 우물천장으로 멋을 내 다도와 어울리는 아늑한 공간을 연출했다. 왼쪽의 살짝 들어난 입구를 닫으면, 두 개의 공간으로 분리되고 거실은 방문객이 사용한다. 화장실과 출입구를 따로 둬 주인이 머무는 공간을 거치지 않아 편하다. 서재 겸 여분의 방으로 사용하는 공간이다. 솔향 그윽한 한옥에 꽃향기를 채우다 오창 미래지 한옥마을에 터를 잡은 김병희 씨는 한옥에 산다는 건 축복이라고 한다. 향기롭고, 힐링을 제공하는 공간에서 살다 보니 ‘성격도 느긋해지고 여유가 넘친다’고 전한다. 그러니 아파트에 살던 시절은 답답한 나날이었다. “한옥을 지을 때 자주 찾아와 봤어요. 안백순 대목장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작업을 다시 했어요. 하나의 작품을 만들려고 심혈을 기울이는 것에서 진정한 예술가의 모습을 봤어요.” 김병희 씨 역시 하나의 꽃차를 완성하기까지 고단하고 지루한 싸움을 한다. 어쩌면 장인이 집중하는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본 건 아닐까? 고문헌에 전하는 꽃차는 150여 가지다. 그동안 김병희 씨가 만든 꽃차는 200가지가 넘는다. 지금도 비 온 뒤면 들꽃을 찾아 산에 자주 다닌다. ‘들꽃이 모두 작품처럼 보인다’는 김병희 씨가 최근에 재현한 사군자차, 궁중 미인차, 장수차 등은 한 번 향을 맡으면 잊지 못할 진한 여운이 남는다. 국가 행사에도 자주 초청받아 세계인에게 우리나라 꽃차를 선보여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앞으로 꽃차를 브랜드화해서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 더욱 알릴 예정입니다. 그리고 충북의 꽃인 목련을 꽃차로 만들어 충북의 향도 알리려고 합니다.” 안방은 전통 창살의 붙박이장을 설치해 한옥의 느낌을 살렸다. 창과 붙박이장 문이 서로 마주보며 한옥의 멋을 뽐낸다.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다도실은 넓은 공간을 확보해 여러 사람이 모여도 넉넉하다. 전통 꽃차를 연구하는 김병희 씨가 만든 꽃차들이 벽을 멋지게 장식한다. 이곳에선 건축주가 꽃차 강의를 하고 인문학 강사를 초청해 지인들과 함께 강의를 듣기도 한다. 이 집엔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손님을 위한 방을 마련했다. 방 한 가운데 자리 잡은 김병희 씨의 거문고가 한옥의 정서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필요에 따라 공간 분할 꿈을 실현한 공간에서 또다시 새로운 꿈을 꾸는 김병희 씨의 집은 그윽한 솔향을 내뿜는 솟을대문과 담 너머 묵직한 팔각지붕을 얹은 한옥이다. 용마루 선은 시원하게 뻗고 추녀는 날개를 편 학의 우아함을 닮았다. 웅장함과 우아한 멋을 내는 처마가 깊다. 서까래를 보니 부연을 설치한 겹처마다. 부연은 깊은 처마가 처지지 않게 받치는 역할과 멋을 내는 용도로 사용한다. 일반 주택에선 잘 사용하지 않는 고급 건축시공이다. 보통 궁이나 사찰에 주로 사용하는 양식이다. 사찰을 30년 넘게 건축한 안백순 대목장이 한껏 멋을 냈다. 그는 실내 천장도 우물천장으로 만들어 멋과 기품을 담아냈다. 전통 한옥 공법을 적용했지만, 실내는 현대인이 거주하는 데 불편함 없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그 첫째가 현관이다. 전통 한옥은 현관 없이 디딤돌 위에 신발을 벗어둔다. 현대 한옥의 큰 특징은 양옥현관을 한옥 내부로 끌어들여 한겨울에도 신발이 차가워지지 않아 좋다. 현관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주방이 보이고 왼쪽에 안방, 오른쪽에 대청과 사랑방이 있다. 이 집의 또 다른 특징은 필요에 따라 두 개의 공간으로 분리하게 설계한 점이다. 현관과 대청을 연결한 입구에 미닫이문을 설치하고 미닫이문으로 공간을 분리하게 했다. 공간만 분리한 게 아니다. 화장실과 현관도 하나씩 더 마련해 방문객이 주인의 거주공간을 거치지 않고 편하게 드나들게 했다. 사랑방에 해당하는 공간은 건축주의 꽃차 강의실이다. 벽엔 각종 꽃차를 진열한 장식장이 벽을 멋스럽게 꾸민다. 사랑방 옆엔 게스트룸도 갖췄다. 김병희 씨는 “사시사철 꽃향으로 가득한 이곳에 한 번 온 손님은 또 찾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시내에서 진행하던 강의도 수강생들 요청에 의해 이곳으로 옮겼다. 음악 하는 제자들도 초청 연주회를 거치고는 자주 드나들며 즐거워한다. 지극히 한국다운 것. 우리의 문화는 한옥에서 나와 ‘한옥을 찾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김병희 씨는 전한다. 그래서 ‘외국인 손님은 꼭 한옥체험을 해보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여건이 되면 한옥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고 호소한다. 한낮의 밝은 빛이 창살을 통과해 꽃을 비추고 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공간을 밝힌다. 겹처마의 멋은 웅장함과 부드러움이다. 부여가 깊은 처마를 받치고 아름다운 선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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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호 특집] 04. 한옥의 정취와 멋이 담긴 한옥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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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예쁜집] 돈이 아닌 몸으로 이룬 꿈 자연을 담은 '뜰'로 떠나는 여행
- 마음의 소리를 따라 보금자리와 정원까지 손수 가꾼 이가 있다는 소식에 충남 아산으로 향했다. 평택에서 45번 국도를 타고 둔포면을 지나 봉재교에서 둔포저수지 방면으로 가다 보면 14만 2000평에 이르는 저수지를 만나게 된다. 저수지를 따라 5분쯤 달리면 ‘뜰’이라는 작은 표지판이 나온다. 그것을 따라 언덕을 넘어서면 저수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경사지 우측에 자연스럽게 가꾼 정원과 그 뒤로는 조형물인 듯한 황토집이 아담하게 놓여 있다. 정원 앞 주차장을 사이에 두고 2층 황토집으로 지은 한정식 집 ‘뜰’을 운영하며 틈틈이 정원 가꾸기와 농사일에 전념하는 이향순 씨를 만나 보았다. 정원을 좋아하는 이에게서 발견하는 공통점은 ‘욕심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성인군자가 아닌 다음에야 득도에 이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겠지만 편안한 도시 생활을 과감히 벗어 던지고 한적한 시골 행을 택한 이들을 보면 자연의 이치 속에서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살아가려 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엿볼 수 있다. 출판업계에 종사하는 남편과 대학생인 아이들을 설득해 가족끼리 살 집을 짓기란 쉽지 않았을 터. 건축적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흉내만이라도 내보자며 시작한 집 짓기에서 정원 꾸미기까지 어느 것 하나 쉽게 넘어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하며 지금까지 자리 잡게 된 이향순 씨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마음의 소리를 따라 자연으로 떠나다 “자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싶었어요. 하루는 가족끼리 강원도 횡성의 다래골산방으로 놀러갔는데 집이 조형물처럼 느껴지더군요. 황토로 지은 집인데 선풍기도 없이 여름을 지내고 구들을 놓고 사는 모습을 보니 비로소 무엇을 원했는지 깨닫게 됐죠.” 전문가는 아니지만 집을 직접 지어도 되지 않을까 결심한 계기였다. 그 길로 남편과 아이들을 설득해 가족끼리 집을 짓자 결정을 보았다. 갑자기 바빠진 이향순 씨. 우선 수중에 있는 돈으로 땅과 집과 정원을 해결해야 했다. 수원의 아파트에서 살면서 주말이면 아산온천에 다녔는데 그러다 봉재저수지 근처 땅을 발견했다. 첫눈에 이 땅이구나 싶어 계약하고 직접 황토 반죽도 하며 가족끼리 힘을 모아 황토집을 지었다. 그후 정원 가꾸기와 찻집을 운영하며 틈틈이 농사일을 벌였다. 둥근 삼각형 모양의 땅 북쪽엔 남향으로 창을 낸 방 2개와 화장실을 황토로 짓고 남쪽 내리막으로 경사진 땅엔 잔디를 심어 정원을 가꾸기로 결심했다. 800만 원에 황토집 10평을 짓고 정원을 가꾸는 데 100만 원을 들여 땅값을 제외하곤 1000만 원도 안 되는 금액으로 남들이 부러워하는 황토집과 정원이 생긴 셈이다. 친구들한테 이야기를 해도 잘 믿질 않는다며 손사래를 치는 이향순 씨. 속사정을 알고 보니 재활용의 여왕이었다. 인근 공사판을 돌아다니면서 버린 것 중에 쓸 만한 것을 다 주워 모아 집 지붕이며 벽, 정원의자 등으로 활용했다. 전원으로 오며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갖추고 살자’는 의지가 돈으로 무언가를 사기보다는 주위에 있는 것을 잘 관찰하고 쓸모 없다고 버려지는 것들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처음으로 가꾼 정원 - 로즈가든에 대한 환상 처음 멋모르고 시작한 400평 정원에는 그동안 상상의 나래만 펼쳐왔던 아름다움과 향을 자랑하는 화목花木 장미꽃을 심었다. 집 앞쪽에 삼각형 장미꽃밭과 그 주위에 펜스를 두르고 역시 장미덩굴로 모양을 냈다. 집 좌측 부분에는 평잔디를 깔아 보색대비를 유도했다. 그때만 해도 관리가 그렇게 어려우리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잔디는 잘 밟아주면 된다는 말에 수시로 노는 셈치고 뛰어다니니 자리를 빨리 잡아갔지만 장미 손질이라도 할라치면 가시에 찔려 들어가기도 힘드니 관리는커녕 안 다치는 게 우선이었다. 한 종만 심으면 재미없는 것도 있고 가꾸다 보니 요령이 생겨 아예 뒤엎고 다시 정원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발품팔아 만든 정원-높낮이와 색의 조화를 터득하다 평평한 땅은 재미가 없었다. 땅 모양이 딱 맞게 떨어지지도 않고 높낮이가 있는 언덕이면 이리저리 다니면서 보는 재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래서 집의 서쪽 주차장에서 들어오는 입구를 만들었다. 물론 울타리가 없어서 아무 곳에서나 들어올 수 있기는 하지만 정원으로 들어가기 위한 연결 공간이라는 기분으로 만든 것이다. 정원 입구에서 볼 때 거꾸로 된 물방울무늬 모양으로 길을 내고 사이사이 경사진 지형에 맞게 언덕을 만들어 높낮이가 있는 정원으로 탈바꿈했다. 꽃은 개화기가 저마다 다르니 앞쪽에 영산홍을 심는다면 뒤쪽엔 철쭉을, 둘레에 영산홍을 심으면 가운데는 철쭉을 심어 꽃이 한쪽에서 피고 지더라도 다른 쪽에서 또 새로운 것을 감상하게 했다. 영산홍이 먼저 개화한 후 철쭉이 개화하는 데 같은 종이라도 하얀색, 노란색, 주황색 철쭉을 심어 다양한 색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고. 꽃을 심을 때는 개화기와 색상을 고려해서 배치하면 된다고 귀띔한다. 마을로 난 길과 인접한 곳에는 장방형의 못을 파 연꽃을 심었다. 멋모르고 못에 키웠는데 알고 보니 연은 번식력이 너무 뛰어나 담는 그릇을 따로 두어야 한다고. 각각의 연 그릇을 만들어 연못에 놓으면 다양한 연을 감상할 수 있단다. 황토집 입구에서 정원으로 향하는 길에는 나무판재로 길을 만들고 양쪽에 나뭇가지로 난간을 만들었는데 보통 아치형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연출하지만 집에서 정원으로 나가는 곳이라 ‘Y’자 형으로 열리는 기분을 느끼게 장미덩굴을 놓았다. 왼쪽에는 흔하게 볼 수 있는 한 주에 5000원 하는 빨간 겹 덩굴장미를 오른쪽에는 한 주에 15000원 하는 분홍색 덩굴장미로 집과 정원을 잇는 길 양쪽에 심었다. 정원 중간에는 의자를 비롯해 깨진 토관, 버려진 화분 등을 주워와 곳곳에 배치했다. 토관은 흙과 가장 비슷한 색으로 잔디밭과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이기도 하다고. 버려진 사다리도 활용해 일년초인 나팔꽃의 지주대로 세웠다. 꽃이 졌을 때 금방 이동하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집 좌측 언덕에는 원두막 느낌이 나는 정자를 쉼터로 놓고 그 뒤로는 어느 호텔에서 폐기한 비치의자를 얻어 와 가족의 휴식공간으로 만들었다. 시행착오는 많았지만 그동안 하고 싶던 것을 직접 만들고 가꾸면서 새로운 꿈을 꾼다는 이향순 씨. 자연과 함께 내 마음대로 누리고 살 수 있으면서 곤충과 벌레들도 유심히 관찰하며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을 본단다. 이제는 정원 가꾸기를 넘어 자연을 옮겨와 연출하는 분경에도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고.田 글 · 사진 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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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예쁜집] 돈이 아닌 몸으로 이룬 꿈 자연을 담은 '뜰'로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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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1] 야생화 가득한, '영미의 정원'으로의 초대
- 부지불식간不知不識間에 우리 주변에서는 많은 야생화가 무심결에 지나가는 객에게 대답 없는 자태를 뽐내고 있다. 길에서, 들에서, 산에서 아무렇게나 자라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어간다 해서 '야생화'라지만 그들은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그 누군가를 기다리며 화려한 외출을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네들의 화려한 외출을 마감할 터를 닦아주는 일. 어쩌면 이것이 정원을 가꾸는 이들의 몫일 게다.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유동리 윤영미(41세) 씨의 야생화 정원. 화려한 외출을 마감한 채 터를 잡고 앉아 한껏 자태를 뽐내고 있는 각양각색의 꽃과 나무들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한다. 정원 사이로 난 길 옆, 지나치기 쉬운 작은 야생화에 몸이 숙여지는 것을 보면 곳곳에 녹록치 않은 정원사의 손길이 묻어 있음을 직감하게 된다. 그는 추위와 더위를 무릅쓰고 쪼그려 앉아 정원 길가에 난 수많은 작은 야생화 돌보기를 매일같이 되풀이했을 것이 분명하다. 400평 대지에 정원공사에만 여덟 번의 포크레인을 불렀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야생화가 내려앉을 터를 닦았다. 나무와 식물이 자리 잡을 곳을 미리 구상하고 그에 맞는 흙과 토양을 올렸다. 햇빛이 잘 드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고려해 야생화가 놓일 자리를 정하고 수초식물을 비롯해 습기가 필요한 종들은 연못을 만들어 그 주위에 둘렀다. 또 추위에 민감해 방한防寒이 필요한 야생화들은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였다. "어머님이 꽃을 좋아해 어렸을 때부터 곁에 두고 보아 왔던 게 지금에 이르렀다"는 윤영미 씨는 꽃씨를 사와 심고 가꾸면서 피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에게 수많은 행복의 시간을 주었던 녀석들이 바로 정원에, 비닐하우스에 가득 차 있는 것이다.자, 그럼 '영미의 정원'으로 들어가 보자.글 홍정기 기자 / 사진 최선희 기자대문을 열고 현관을 향하는 오른 편에 원추리 100여 종이 얼굴을 내민다.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개화기는 6월에서 8월 사이, 주황색과 노란색의 꽃을 피우는데 꽃을 볼 수 있는 시기는 단 하루뿐. 하루 만에 지는 꽃이 너무나 아름다워 가꾸는 이들은 그 아쉬움을 달래고자 원추리에 '하룻날의 아름다움'이라는 꽃 이름을 붙여줬다. 원추리는 햇빛이 반나절 이상 드는 곳에 식재해야 하며 개화기에는 특히 건조해지지 않도록 물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다음은 노루오줌이다. 노루 서식지에서 자주 발견되며 뿌리에서 오줌냄새가 난다하여 이와 같이 불린다. 줄기가 곧고 사람의 허리 높이만한 크기를 하고 있었는데 분홍 꽃 이삭을 곧추 세우고 있는 모습이 특이하다. 야생화 전문가들은 이 식물의 매력을 '자잘한 꽃들이 분홍빛으로 뭉쳐 피어난 색다른 아름다움'에서 찾을 만큼 정원 식물로 인기가 매우 높다. 노루오줌은 산지의 냇가나 습지에서 잘 자라면서도 어지간한 가뭄에도 끄떡없다. 추위에도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번식력도 뛰어나다.휘어진 길의 막다른 곳에 위치한 비닐하우스에는 1500여 종의 야생화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결각상 톱니 모양의 잎자루가 일품인 솔체꽃, 고산지대에 자라며 관상용이나 약재로 쓰이는 월귤, 윤기 나는 초록빛 표면을 자랑하는 사자머리석위, 목선이 긴 떡갈잎수국 등 각양각색의 야생화들이 화분에 돌에 보기 좋게 올라와 있다. 특히 월귤은 고산지대 암석지 바위틈이나 고위도지방 산성습원에서 주로 발견되는데 제 4 빙하기 때 우리나라 전 지역에 고루 분포하다 현재는 설악산 일부, 강원도 홍천 일부 지역에만 군락지가 남아 있을 정도로 개체 수가 점차 감소되고 있는 희귀멸종식물이다.정원 가운데에는 야트막한 언덕을 올려 정자를 두고 그 굴곡을 따라 관상에 좋고 키 높은 나무를 심었다. 특히 비비추가 뿜어내는 자줏빛은 언덕 한 모퉁이를 화사하게 비추고 있고 언덕 중앙에는 2미터가 훌쩍 넘어 보이는 목수국나무가 주먹만한 꽃 덩어리를 자랑한다. 꽃이 필 때는 연초록색, 절정에 이르러서는 흰색, 질 무렵에는 누런색. 이렇듯 다양한 꽃 색을 자랑하는 목수국은 꽃이 만발하는 4월을 중심으로 관상용이나 정원수로 널리 애용되며 바람이 잘 통하고 배수가 잘 되는 기름진 사양토에 심어야 좋다.목수국 주위를 둘러싸 보호하고 있는 400여 그루의 철쭉을 바라보는 윤영미 씨의 심정은 남다르다. 하나하나 고르고 골라 손수 가져다 심었다고 하니 그 정성과 시간과 노력이 얼마였겠는가. 그는 "직접 심었다"는 말을 꼭 넣어 달라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비닐하우스와 정자를 지나면 오른편으로 연못이 보인다. 어리연이 물 위를 감싸고 있고 주위로는 분홍색 꼬리조팝나무가 1∼2미터의 키로 군집을 이루고 있다. 7∼8월 가지 끝에 분홍색 꽃들이 무리지어 원추화서로 위에서 아래로 피는 꼬리조팝나무는 꽃이 아름다워 연못 옆에 많이 식재되는 인기 수종. 잎이 뾰족하고 날카로운 톱니가 있으며 뒷면에 잔털이 나있는 것이 특징이다.연못을 돌아 현관으로 향하는 길 왼편에 놓여 있는 항아리 위로 수련이 얼굴을 내밀고 그 옆으로는 초록의 앵무새깃이 화분에 넘쳐난다. 꽃이 6∼8월에 수면 위에서 피고 백색이며 지름 5센티미터 정도로 밤에는 접어들기 때문에 수련睡蓮이라고 불리는데, 긴 엽병이 수면까지 자라 그 끝에 잎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앵무새깃은 흙에서도 물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로 겨울에는 실내에서 기르는 것이 좋고 수조나 어항보다는 항아리에 키우면 새로운 멋을 즐길 수 있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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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1] 야생화 가득한, '영미의 정원'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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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싱그러움을 실내곳곳에-공간별 색다른 정원 연출
- 최근 실내조경의 경향은 감상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즐기는 공간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내가 활동하는 생활 가까이에 초록의 식물을 두고 좀더 적극적으로 즐기고자 하는 것이다.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 증진에 대한 대안으로 자연을 주거공간 안으로 끌어들이고자 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원주택 하면 으레 잔디 깔린 넓은 마당을 떠올리지만, 그러한 공간이 부족하다면 실내에서 가꿀 수 있는 초록식물을 살펴보자. 작은 공간에서도 잎들은 충분히 자랄 수 있으니 넓은 공간이 아니어도 된다. 생활 가까이에 있는 거실을 비롯해 서재와 베란다, 야외정원을 꾸민 사례를 보고, 우리집에 응용하면서 싱그러운 봄을 맞이해보자. 실내공기 정화를 위한 정원▶ 건조한 실내공기의 습도를 조절하기 위한 실내정원을 시도해보았다. 실내온도를 조절하는 데 큰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여 가습기가 필요 없을 정도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한다. 특히 TV를 보는 시간이 많은 가족들에게 실내의 녹색 식물은 시각적인 편안함과 함께 눈의 피로도를 감소시키는 효과까지 있다. 가족의 정서적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를 위해 꽃식물보다 녹색의 관엽식물 위주로 식물을 선택했다. 공기정화 기능이 뛰어난 스파티필름과 인도고무나무를 사용했고, 투명한 용기 속의 인공토양은 식물 외에 보는 재미도 안겨 준다. 봄볕 가득한 야외정원 ▶ 전원주택의 넓은 마당을 한껏 살린 정원이다. 정원을 가꾸는 재미를 마음껏 느끼도록 계획했다. 작은 텃밭에는 앵두, 대추, 모과 등을 심어 넉넉한 농부의 손길을 닮게 했으며,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식물들을 사용해 친숙함을 주었다. 샤피니아, 너도부추, 마가렛 등의 화려한 꽃의 색감으로 봄을 만끽하고 있다. 가족의 건강을 위한 정원 ▶ 집 안에서 간단한 도구를 이용해 몸의 피로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응용한 사례다. 제2의 심장이라고 하는 발바닥을 위해 굵은 자갈로 지압로를 만들었다. 서로 다른 크기와 색깔의 돌로 무늬를 내면 보기에도 좋다. 허브는 맑은 향과 함께 아이들의 자연학습장 기능도 겸하고 있다. 엄마, 아빠와 함께 흙을 직접 만지며 식물을 심고, 가꾸는 정원 일을 통해 자연을 더욱 가까이 만나고 있다. 간단한 지압을 마친 후에는 나무로 만든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마치 외부에서 정원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곳은 가족간에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기도 하다. 벤치 하단에는 수납장을 만들어 정원을 가꾸는 데 필요한 각종 도구들을 보관하도록 했다. 허브의 초록잎을 통해 시각적인 안정감은 물론 집 안에서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듣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연못의 작은 분수에서는 음이온이 발생하여 공기를 정화해주고 실내의 가습 효과까지 내고 있다. 사랑을 나누는 정원 ▶ 어린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칠판을 이용해 가족간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장이 되도록 했다. 가족 구성원이 작은 핵가족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적은 것을 착안해 메모를 주고 받는 것을 주제로 삼았다. 얼굴 맞대고 하는 대화도 좋고, 정원에 마련된 칠판에 서로의 사랑을 남겨도 좋다. 부부만을 위한 공간은 기존 벽보다 조금 더 넓게 목재로 마감하고, 수납식 의자를 설치했다. 목재 아치를 설치해 부부간의 로맨틱한 휴식공간임을 강조했다. 좌측엔 아이들을 위한 허브정원을, 메인 정원에는 수도꼭지를 이용해 물소리를 들을 수 있게 했다. 정원의 벽면은 인공적인 느낌을 없애기 위해 목재로 마감했다.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목재만큼 좋은 소재가 없는 듯 하다. 책과 함께 휴식을 위한 정원▶ 서재의 벽면은 책장과 책들로 가득하고, 책상 위의 컴퓨터를 오랜 시간 사용하면 눈의 피로를 쉽게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때에 잠시 고개를 돌려 초록의 싱그러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서재 정원이다. 거실이나 야외정원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가까이서 자연을 감상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나뭇가지 사이에는 작은 모형새를 장식해 더욱 살아있는 공간으로 느껴진다. 편안한 쉼터의 온실 정원 ▶ 온실 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관엽식물을 관람하는 공간으로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공간은 편안한 쉼터를 목적으로 만든 곳이며 우리 정서에 가까운 항아리를 배치해 더욱 정겨운 느낌을 주었다. 둥근 항아리에 담긴 식물들은 물론, 항아리 위로 흐르는 물소리의 잔잔함이 쉼터의 편안함을 더욱 높이고 있다. 田 정리 조영옥 기자 자료협조 푸르네 02-529-2030, www.ipurune.com 실내공기 정화기능이 뛰어난 식물 ● 스파티필름 일정 온도만 유지되면 하얀색 꽃대가 일년 내내 올라오는 스파티필름은 공기 정화 능력이 탁월하고 알코올, 아세톤, 트리클로로틸렌, 벤젠, 포름알데히드 제거에 효과적인 식물이다. 내음성이 강한 스파티필름은 통풍이 잘 안되는 화장실에 반드시 두어야 할 아이템이다. 욕실 변기 위와 화장대 옆에 두는 것도 좋다. 관리하는 방법이 까다롭지 않아 집안에서 키우는데 매우 적당한 식물이다. [ 기르는 방법 ] 스파티필름은 여러해살이 꽃 화초로 개화기는 3~9월이다. 흙은 마르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 좋은데 봄부터 가을까지는 뿌리가 항상 약간의 습기를 유지하게 하고, 겨울에는 물을 조금 덜 준다. 그늘진 곳이나 밝은 곳 어디에 두어도 괜찮다. 습도가 높고, 실내온도는 18~ 20도를 유지하면 된다. 월동온도는 13도. 분무기로 물을 자주 스프레이하고 화분이 뿌리로 가득 차면 봄에 분갈이를 한다. ● ● 인도고무나무 카펫이나 벽지 등에서 나오는 유독물질을 흡수하고 머리를 맑게 한다. 잎이 넓어 공기 정화 작용이 뛰어나고, 광합성도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이 식물은 잎의 광택이 멋진 관엽식물 중 기본적인 스타일이고, 생장 속도가 아주 빨라서 5년 정도 키우면 집 안의 재산이 될 만큼 멋지게 자란다. 집 안에 몇 그루의 고무나무가 있다면, 마치 정글에 온 것 같은 분위기가 들 것이다. 카펫이나 벽지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좋다. [ 기르는 방법 ] 반 그늘에서 잘 자라며 물을 자주 주어야 한다. 다 자라면 2.5m 가량 자라는 덩치가 큰 식물이다. 화분흙이 말랐을 때, 물을 흠뻑 주고 분무기로 잎에 습도를 공급하면 된다. 강한 직사광선은 피하고, 실내의 밝은 곳에 놓아둔다. ● ● ● 거베라 사계절 구입이 가능한 이 식물은 플라스틱 소재의 쓰레기 봉투나 종이 타월, 그 밖의 가정용 제품 등에서 새어 나오는 포름알데히드를 제거하기 때문에 주방에 두는 것이 제일 좋다. [ 기르는 방법 ] 온도만 맞으면 사계절 내내 꽃이 피는 온실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흙은 마르지 않아야 되지만 흠뻑 젖어도 안 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산성흙에서는 잘 자라지 않으므로 중성이나 알칼리성 흙을 유지하도록 석회를 뿌려주면 좋다. 봄에 심었으면 가을까지 한 달에 한번 정도 복합비료를 웃거름으로 주어 양분을 공급하는데, 질소 비료는 너무 많이 주면 잎만 무성해서 꽃이 잘 피지 않는다. 그늘에서는 잎만 무성하고 꽃이 잘 피지 않으므로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둔다. ● ● ● ● 산세베리아 공기 청정 효과가 탁월한 식물로 최근 실내에서 가꾸는 사람이 늘었다. 뱀같이 지그재그 무늬가 있어 ‘Snake Plant’라고도 불리는 다육질 식물로 빛을 아주 좋아한다. 보통 화분보다 30배 이상 음이온을 발생하기 때문에 집 안 곳곳에 두면 실내 공기가 맑아진다. 또한 새로 지은 집의 건축 자재들에서 발생하는 발암 물질, 포름알데히드를 흡수하는 효과도 있다. 흙이 말라도 별 이상이 없어 겨울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물을 주어도 잘 자란다. 화분에 숯을 함께 놓아두면 더욱더 맑은 공기를 느낄 수 있다. 집 안 어느 곳에 두어도 잘 자라기 때문에 관리하는 데 큰 부담이 없다. [ 기르는 방법 ] 잎이 두꺼운 다육 식물들은 물을 조금만 주어도 잘 산다. 물은 1개월에 1~2회 준다. 집안 어느 장소에서든 잘 자라지만, 실내에 둘 때에는 밝은 곳에 놓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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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싱그러움을 실내곳곳에-공간별 색다른 정원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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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아닌 몸으로 이룬 꿈, 자연을 담은 '뜰'로 떠나는 여행
- 마음의 소리를 따라 보금자리와 정원까지 손수 가꾼 이가 있다는 소식에 충남 아산으로 향했다. 평택에서 45번 국도를 타고 둔포면을 지나 봉재교에서 둔포저수지 방면으로 가다 보면 14만 2000평에 이르는 저수지를 만나게 된다. 저수지를 따라 5분쯤 달려 언덕을 넘어서면 저수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경사지 우측에 자연스럽게 가꾼 정원과 그 뒤로는 조형물인 듯한 황토집이 아담하게 놓여 있다. 정원 앞 주차장을 사이에 두고 2층 황토집을 짓고 틈틈이 정원 가꾸기와 농사일에 전념하는 안주인을 만나 보았다. 글 ·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정원을 좋아하는 이에게서 발견하는 공통점은 ‘욕심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성인군자가 아닌 다음에야 득도에 이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겠지만 편안한 도시 생활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한적한 시골행을 택한 이들을 보면 자연의 이치 속에서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살아가려 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엿볼 수 있다. 출판업계에 종사하는 남편과 대학생인 아이들을 설득해 가족끼리 살 집을 짓기란 쉽지 않았을 터. 건축적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흉내만이라도 내보자며 시작한 집 짓기에서 정원 꾸미기까지 어느 것 하나 쉽게 넘어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하며 지금까지 자리 잡게 된 안주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좌측엔 노란 덩굴장미를 우측엔 빨간 덩굴장미를 올리기 위해 남편이 인근 공사장에서 남는 자재를 얻어 만든 입구. 창에는 가리개를 대신해 창가에 진분홍의 나팔꽃을 늘어뜨려 그늘을 만 들었다. 나팔꽃은 씨를 맺으면 빨리 지는데 이때 씨를 솎아주면 꽃을 좀 더 오래 감상할 수 있다. 손수 만든 황토집 창을 통해 바라본 정원. 마음의 소리를 따라 자연으로 떠나다“자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싶었어요. 하루는 가족끼리 강원도 횡성의 다래골산방으로 놀러 갔는데 집이 조형물처럼 느껴지더군요. 황토로 지은 집인데 선풍기도 없이 여름을 지내고 구들을 놓고 사는 모습을 보니 비로소 무엇을 원했는지 깨닫게 됐죠.” 전문가는 아니지만 집을 직접 지어도 되지 않을까 결심한 계기였다. 그 길로 남편과 아이들을 설득해 가족끼리 집을 짓자 결정을 보았다. 갑자기 바빠진 안주인. 우선 수중에 있는 돈으로 땅과 집과 정원을 해결해야 했다. 수원의 아파트에서 살면서 주말이면 아산온천에 다녔는데 그러다 봉재저수지 근처 땅을 발견했다. 첫눈에 이 땅이구나 싶어 계약하고 직접 황토 반죽도 하며 가족끼리 힘을 모아 황토집을 지었다. 그 후 정원 가꾸기와 틈틈이 농사일을 벌였다. 둥근 삼각형 모양의 땅 북쪽엔 남향으로 창을 낸 방 2개와 화장실을 황토로 짓고 남쪽 내리막으로 경사진 땅엔 잔디를 심어 정원을 가꾸기로 결심했다. 황토집 10평을 짓고 정원을 가꾸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황토집과 정원이 생긴 셈이다. 친구들한테 이야기를 해도 잘 믿질 않는다며 손사래를 치는 안주인. 속 사정을 알고 보니 재활용의 여왕이었다. 인근 공사판을 돌아다니면서 버린 것 중에 쓸 만한 것을 다 주워 모아 집 지붕이며 벽, 정원의자 등으로 활용했다. 전원으로 오며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갖추고 살자’는 의지가 돈으로 무언가를 사기보다는 주위에 있는 것을 잘 관찰하고 쓸모없다고 버려지는 것들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정원 안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정자를 만날 수 있다. 정자로 향하는 계단 앞에는 능소화를 즐기기 위해 PVC 관으로 아치형 선으로 입구의 분위기를 냈다. 일년초인 나팔꽃을 감상하기 위해 사다리를 지줏대로 활용했다. 고정되지 않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깨진 항아리에 나팔꽃을 심어 자연스러움을 유도했다. 정자로 향하는 계단에 떨어진 능소화 꽃잎이 쉼터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잔디밭과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을 가진 토관. 도자기 파는 곳에서 깨진 토관을 가져와 점경물로 활용했다. 좌측에 보이는 나무는 반송이다. 처음으로 가꾼 정원 - 로즈가든에 대한 환상처음 멋모르고 시작한 400평 정원에는 그동안 상상의 나래만 펼쳐왔던 아름다움과 향을 자랑하는 화목花木 장미꽃을 심었다. 집 앞쪽에 삼각형 장미꽃밭과 그 주위에 펜스를 두르고 역시 장미 덩굴로 모양을 냈다. 집 좌측 부분에는 평잔디를 깔아 보색대비를 유도했다. 그때만 해도 관리가 그렇게 어려우리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잔디는 잘 밟아주면 된다는 말에 수시로 노는 셈 치고 뛰어다니니 자리를 빨리 잡아갔지만 장미 손질이라도 할라치면 가시에 찔려 들어가기도 힘드니 관리는커녕 안 다치는 게 우선이었다. 한 종만 심으면 재미없는 것도 있고 가꾸다 보니 요령이 생겨 아예 뒤엎고 다시 정원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언덕 위에는 정자와 더불어 원두막을 놓아 쉼터를 두었다. 공사현장에서 남는 벽돌과 대리 석 판을 구해 의자와 테이블을 만들었다. 나무로 의자를 만들 경우에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반면 돌을 활용하면 썩지도 않고 관리하기 쉬워 늘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 정원을 돌아 언덕을 가기 전 만날 수 있는 테이블. 좌측 정원등 사이 꽃창포가 시원하게 뻗어있다. 정원 언덕 위에 넓은 공간에 가족을 위한 쉼터를 만들었다. 호텔에서 버리는 비치의자를 얻어와 멋들어지게 연출했다. 바닥에 깐 벽돌, 목재로 만든 계단, 목재 사다리와 나팔꽃들이 자연스럽게 자리하는 정원. 정원의 한 쪽 연못에는 연과 창포로 시원함을 드렸다. 목재 다리와 나무 의자가 전원의 한갓진 풍경을 느끼게 한다. 발품 팔아 만든 정원 - 높낮이와 색의 조화를 터득하다평평한 땅은 재미가 없었다. 땅 모양이 딱 맞게 떨어지지도 않고 높낮이가 있는 언덕이면 이리저리 다니면서 보는 재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래서 집의 서쪽 주차장에서 들어오는 입구를 만들었다. 물론 울타리가 없어서 아무 곳에서나 들어올 수 있기는 하지만 정원으로 들어가기 위한 연결 공간이라는 기분으로 만든 것이다. 정원 입구에서 볼 때 거꾸로 된 물방울무늬 모양으로 길을 내고 사이사이 경사진 지형에 맞게 언덕을 만들어 높낮이가 있는 정원으로 탈바꿈했다. 꽃은 개화기가 저마다 다르니 앞쪽에 영산홍을 심는다면 뒤쪽엔 철쭉을, 둘레에 영산홍을 심으면 가운데는 철쭉을 심어 꽃이 한쪽에서 피고 지더라도 다른 쪽에서 또 새로운 것을 감상하게 했다. 영산홍이 먼저 개화한 후 철쭉이 개화하는 데 같은 종이라도 하얀색, 노란색, 주황색 철쭉을 심어 다양한 색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고. 꽃을 심을 때는 개화기와 색상을 고려해서 배치하면 된다고 귀띔한다. 마을로 난 길과 인접한 곳에는 장방형의 못을 파 연꽃을 심었다. 멋모르고 못에 키웠는데 알고 보니 연은 번식력이 너무 뛰어나 담는 그릇을 따로 두어야 한다고. 각각의 연 그릇을 만들어 연못에 놓으면 다양한 연을 감상할 수 있단다. 바비큐 파티를 위해 만든 탁자와 원형으로 둘러 의자를 만들었다. 뒤로 토관과 나무들이 높낮이를 달리하며 저마다 색을 뿜어내고 있다. 돌절구와 항아리 뒤로 자귀나무와 철쭉이 아름드리 걸려있다. 누구나 쉴 수 있게 정원 곳곳에 의자를 놓았다. 물확을 걸쳐 바라본 연못과 정자. 비를 맞아 더 매끈해 보이는 돌이 자연스럽게 빛을 발한다. 황토집 입구에서 정원으로 향하는 길에는 나무 판재로 길을 만들고 양쪽에 나뭇가지로 난간을 만들었는데 보통 아치형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연출하지만 집에서 정원으로 나가는 곳이라 ‘Y’자 형으로 열리는 기분을 느끼게 장미 덩굴을 놓았다. 왼쪽에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빨간 겹 덩굴장미를 오른쪽에는 분홍색 덩굴장미로 집과 정원을 잇는 길 양쪽에 심었다. 정원 중간에는 의자를 비롯해 깨진 토관, 버려진 화분 등을 주워와 곳곳에 배치했다. 토관은 흙과 가장 비슷한 색으로 잔디밭과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이기도 하다고. 버려진 사다리도 활용해 일년초인 나팔꽃의 지주대로 세웠다. 꽃이 졌을 때 금방 이동하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집 좌측 언덕에는 원두막 느낌이 나는 정자를 쉼터로 놓고 그 뒤로는 어느 호텔에서 폐기한 비치의자를 얻어 와 가족의 휴식공간으로 만들었다. 시행착오는 많았지만 그동안 하고 싶던 것을 직접 만들고 가꾸면서 새로운 꿈을 꾼다는 안주인. 자연과 함께 내 마음대로 누리고 살 수 있으면서 곤충과 벌레들도 유심히 관찰하며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을 본단다. 이제는 정원 가꾸기를 넘어 자연을 옮겨와 연출하는 분경에도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고. 번식력이 너무 뛰어나 화분에 심은 들국화. 가을에 붉은색으로 물드는 열매가 더 아름다운 홍자단을 항아리에 심어 집 앞에 놓았다. 북서쪽 언덕에서 바라본 모습. 서로 다른 높이로 키재기를 하고 있는 연과 판재로 만든 길이 자연에 수를 놓은 듯하다. 창포 사이로 항아리와 나무, 대리석 판을 이용해 만든 점경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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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아닌 몸으로 이룬 꿈, 자연을 담은 '뜰'로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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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정원을 장식하는 야생화 들국화
- 가을 산과 들에 피는 국화과 식물들을 들국화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그런 이름을 가진 식물은 없다. 들국화란 가을에 피는 국화과 야생화들을 통칭해서 부르는 이름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산과 들에 피어나는 이름 모를 꽃들 중 가을 정원을 장식하는 대표적인 야생화들을 살펴보자. 글 사진 유병열 (삼육대학교 환경원예디자인학부 교수) ▼ 산국가을이면 찬바람이 이는 쓸쓸한 산기슭이나 들에 노랗게 피어 국화 향기를 짙게 내뿜는 꽃이 바로 산국이다. 꽃이 작은데도 꿀벌이 많이 날아드니 많은 꿀을 함유한 식물인가 보다. 산국은 전국 어디에서나 흔히 보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높이 1∼1.5미터 정도 자라며 줄기 끝부분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그 끝에서 꽃이 핀다. 꽃은 9∼11월에 황금색으로 뭉쳐서 핀다. 산국은 감국과 달리 작은 꽃이 아주 많이 피며 그 시기가 늦은 반면 기간이 길다. 산국은 내한성, 내서성, 내건성 등이 강해서 어디서나 쉽게 재배할 수 있다. 추국형 단일성 식물로 노지露地에서도 월동이 가능하다. 가을철 도로변에 심으면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 있으며 향기가 많아 다른 꽃보다 더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또한 화단은 물론 건조에 강하기에 척박한 곳이나 돌 틈 같은 암석원에 심어도 관상 가치가 높다. 초물 분재용으로도 이용하고 압화押花용으로도 인기 있다. 학명 Chrysanthemum boreale Makino.향명 황국, 들국화 ※압화(Pressed Flower) 흔히 들판이나 산에서 발견되는 야생화의 꽃과 잎, 줄기 등을 채집하여 물리적 방법이나 약품 처리를 하는 등의 인공적인 기술로 누르고 건조시킨 후 회화적인 느낌을 강조하여 구성한 것을 말한다. ▼ 감국전국에 자생하는 감국은 산국과 비슷하나 꽃이 더 크다. 식용국화 또는 요리 국화라고도 부른다. 여러해살이풀로 근경은 옆으로 뻗어 끝에서 새싹이 생기며 크기는 1미터 내외로 자라고 10∼11월에 황색 꽃이 핀다. 화단이나 도로변에 심어도 좋으며 4∼5월경에 채취한 어린 싹과 10월에 채취한 꽃은 말려서 차로 이용해도 좋다. 학명 Chrysanthemum indicum L. ▼ 쑥부쟁이쑥부쟁이는 2년 초 또는 숙근성인 여러해살이풀로 높이는 30∼100센티미터 자란다. 꽃은 여름에 피기 시작해 늦가을까지 볼 수 있는데, 이는 여러 종류가 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흔히 볼 수 있으며, 양지라면 건조하거나 습한 곳을 가리지 않고 비교적 잘 자란다. 물 빠짐이 좋은 곳에서 보다 잘 자라므로 언덕 위 배수가 잘 되는 장소에 심으면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 있다. 학명 Aster yomea MAKINO.향명 들국화, 자채, 홍관약, 권연초, 마란 ▼ 구절초구절초는 전국 어디에서나 보는 가을을 대표하는 꽃으로 향기가 일품이다. 예로부터 음력 9월 9일, 꽃과 줄기를 잘라 부인병 치료와 예방을 위한 약재로 썼다고 하여 구절초九折草라고 부른다. 구절초는 다년생 초본으로 초장이 작고 번식력이 왕성해 무리를 지어 생육하는 특성이 있다. 산지의 양지바른 곳을 좋아하며 습하고 그늘진 곳을 제외하면 어디에서나 잘 자란다. 높은 산지 능선 부분은 물론 해발 고도가 낮은 들녘에서도 잘 자란다. 보통 50센티미터 내외까지 자란다. 옆으로 뻗는 땅속줄기〔地下莖〕는 뿌리에 의한 번식에 이용된다. 보통 4월 중순 새싹이 돋기 시작하며, 꽃은 8∼10월에 흰색 또는 분홍색을 군락을 이루어 피고, 꽃 피는 기간이 길다. 줄기나 가지 끝에 한 송이씩, 한 포기에는 다섯 송이 정도 핀다. 우리나라 넓은 지역에 분포하며, 대부분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도 안정적으로 생육한다. 절개지 사면 끝자락이나 해발 1000미터 이상의 높은 산지 평원에서 작은 군락을 이룬다. 성장 기간 내내 햇빛의 요구도가 높기에 적어도 하루 중 네댓 시간 이상 햇볕을 받아야 정상적으로 자란다. 토양은 특별히 가리지 않는 편이어서 잘 적응한다. 학명 Chrysanthemum zawadskii var. latilobum KITAMURA.향명 들국화, 선모초 ▼ 해국반목본성 다년초인 해국은 잎과 꽃을 관상하는 식물로 속명의 Aster는 '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제주도와 남부, 중부지역 해안의 바위에 자생한다. 줄기는 반목본성으로 비스듬히 자라고 기부에서 여러 갈래로 갈라진다. 화단 및 군식용으로 기를 때는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음지나 습한 곳만 아니면 아주 잘 자란다. 비옥한 토지에서는 비료를 주지 않아도 잘 자라고 척박한 곳에서는 1년에 한두 번 복합비료를 준다. 대량 군식용으로는 봄철에 복토를 해야 최상의 생육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배수가 잘 되는 곳에서 잘 자라고 햇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곳에 심어준다. 화분이나 화단에 심어 관상할 만한 식물로 어린잎은 식용하며, 민간에서 해소, 이뇨, 보익, 방광염 등에 약으로 쓰이고 있는 방향성 식물이다. 학명 Aster spathulifous Max. ▼ 눈개쑥부쟁이한라산 표고 약 1200미터부터 정상 부근까지 분포하고, 그 외 흑산도, 소흑산도, 대룡산 등지에 자생하고 있다. 크기는 15∼20센티미터로 밑에서부터 가지가 갈라진다. 개화기는 8∼10월이고 꽃은 연보라색으로 핀다. 햇볕이 잘 드는 양지의 메마르고 척박한 토양, 경사면 또는 바위틈에서 잘 자란다. 심을 곳의 조건에 따라 1년 초로 재배하거나 다년초로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한 식물이다. 키가 작고 꽃이 아름다우며 가을철에 한 달 이상 계속 피기에 가을철 화단용으로 적합하다. 특히 메마른 토양의 경사지나 절사면 녹화용으로 아주 좋다. 학명 Aster hayatae H. Lev. et Vniot. ▼ 용담용담은 전국 산야에 분포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크기는 30∼60센티미터로 직립하는 편이다. 꽃은 잎과 줄기 사이에서 1∼5개가 위를 향해 피는데 마디마다 꽃이 붙기에 대단히 아름답다. 또한 꽃은 낮에는 벌어지고 밤에는 오므라드는 성질이 있다. 해발고도가 800∼1500미터인 곳에서 잘 자라는 고산성 식물로 저지대에서 겨울철 한랭한 장소에 특히 잘 적응한다. 산야의 초원지대와 볕이 잘 드는 습지에서 새와 같은 볏과 식물들과 더불어 자란다. 용담은 군락을 형성하지는 않지만 주변 식물들과 조화를 잘 이루며 자란다. 재배 토양은 배수가 좋고 부식질이 많은 토양이 적절하다. 학명 Gentiana scabra var. buergeri MAX. ▼ 벌개미취우리나라 특산 식물로 햇볕이 잘 들고 습기가 충분한 곳에서 잘 자란다. 여러해살이풀로 별개미취라고도 하며 종명의 koraiensis는 '한국산'이라는 뜻이다. 생장력이 강하여 평지부터 고산지까지 서식하는 자생식물이다. 크기는 50∼60센티미터이며 6∼10월에 연한 자색 또는 보라색 꽃이 줄기와 가지 끝에 핀다. 추위와 더위에 강해 어디서나 쉽게 기를 수 있고, 광선을 좋아하며 환경 적응성이 뛰어나다. 주로 화단용 및 가로변의 조경용으로 많이 이용되며, 특히 강원도 태백시에서 도로변에 심어 좋은 반응을 보였다. 번식력이 왕성해 제초작업 없이도 잡초를 이겨내고 뿌리가 왕성히 번져 절개지나 화단 등의 토사 유출을 방지하므로 경사지나 도로 주변의 화단 식재용 소재로 좋다. 학명 Aster Koraiensis NAK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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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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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정원을 장식하는 야생화 들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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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정원 만들기 - 전원에서 야생화 100배 즐기기
- 경기도 어느 산골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서, 그 시절 누구나 그랬듯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어느 철학자가 이야기했듯이 가난한 농부의 아들들은 손에 호미를 쥘 수 있을 때부터 들로 나서서 한몫을 해야 한다. 내 몸의 스무 배나 되는 소를 몰고 들로 산으로 풀을 뜯으러 가면, 우선 널찍한 초원을 찾아 바를 길게 매어 놓고 나무 그늘 밑에 쉴 만한 곳을 찾아 팔베개를 베고 눕는다. 조금만 지나면 심심하고 주변의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에 놀 거리를 찾게 된다. 파란 하늘에는 흰 구름이 수를 놓고 가끔 지나가는 쌕쌕이 비행기의 똥구멍에서는 길게 흰 줄이 퍼져 뭉실뭉실 구름으로 모여지고, 산새들이 지저귀고 썩은 고목 밑과 쇠똥 근처에는 버섯이 집을 짓고, 들풀 사이로 들꽃이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그냥 흔히 알던 할미꽃, 싸리꽃, 붓꽃, 제비꽃 등 수없이 많은 꽃을 보았지만 그 이름은 몇 개밖에 기억이 나질 않는다. 논과 밭에 나가서 일을 할 때면 냉이, 망초, 고들빼기, 엉겅퀴, 뱀딸기, 바랭이, 마름, 물옥잠, 개구리밥, 물달개비, 자라풀… 이런 모든 것들이 보리, 밀, 콩, 벼,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의 곡식을 빼면 모두 잡초라 호미 끝에 긁혀 손에 잡혀 뽑혀서는 논두렁 밭두둑에 쌓여서 다시 퇴비로 곡식에 거름이 되기 위해 기다리는 신세였다. 소위 그런 잡초가 여름에는 돌아서면 또 나고 뽑으면 또 나고 정말 발로 짓이기고 싶었다. 겨울이 되기 전에 풋나무를 치러 가면 가을꽃인 마타리, 구절초, 도라지, 쑥부쟁이가 주변의 잡목과 함께 아궁이의 재물이 되기 위해 낫 끝에 꺾이고 했다. 잃어버린 시절을 찾게 한 야생화어린 시절의 시골은 마냥 낭만적이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놀 거리가 딱히 없는 처지에서 함께 숨 쉬고 살아가는 산, 강, 들이 우리의 놀이터이자 장난감이고 함께 하는 동아리였다. 유년기, 아동기, 청소년기를 이런 시골에서 보내고 나니 청년이 되면서 도시를 동경해, 학교도 도시로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어떻게든 광나는 도시의 현대인으로 성공해야겠다며 무척 열심히 살았다. 30대 말에 그 사이 결혼하여 아이들도 셋씩이나 생기고 적당히 살만한 아파트도 마련하고 모 그룹에 경영기획과장까지 해보면서 딴엔 꽤나 성공한 것 같았다. 그러던 마흔쯤 되던 어느 날, 여의도에서 약속이 있어 차를 몰고 갔는데 약속 시간보다 한 시간 먼저 도착했다. 무료하던 차에 눈앞에 '야생화 전시회'라는 플래카드가 들어왔다. 남는 시간을 때우려고 들어간 전시회에서 나는 문득 잃어버린 청소년 시절까지의 세상을 다시 보았다. 소먹이가 된 호미 끝에 버려진 잡초, 손으로 훑어진 수초가 버젓이 전시되어 작품으로 보였다. 이름 모르던 그 많은 꽃들의 이름이 각자 다 있고 하나하나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 보고 또 보고 정신없이 빠져 약속시간을 삼십 분이나 지나 일찍 도착한 내가 오히려 삼십 분 늦게 도착해 얼마나 송구스러웠는지……. 그때의 느낌으로 야생화에 관심을 가졌고, 등산을 하면서도 예사로이 보지 않고 식물도감을 갖고 하나하나 이름을 알아 나갔다. 결국 모든 것을 정리하고 지금 살고 있는 강가의 집 한 채와 텃밭을 사 이사하면서 나는 전원생활은 시작했다. 무조건 야생화가 있는 전원이라는 목표로 땅과 집을 마련했다.지금은 320여 종의 야생화와 철철이 옷을 갈아입는 작은 야생화 동산과 동산의 중간중간에 조화롭게 자리 잡은 손수 깎은 솟대와 장승이 수호신으로 서 있다. 한 해에 두 번 야생화 분화 및 분경 전시회도 갖고, 초등학교에 야생화 생태학습장도 만들어 지도하고, 우리 꽃으로 산수분경을 연출하여 아동 원예치료실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한 입장에서 그동안의 실패와 어떤 때는 허망한 짓을, 무식함에 소치를 겪으면서 체득한 전원에서의 야생화 백 배 즐기는 법을 어쭙잖은 이론이 아닌 현장학습으로 많은 사람과 더불어 우리 꽃과 문화와 함께 풍요로운 자연의 삶을 같이 하고 싶다. 철철이 옷을 갈아입는 320여 종의 야생화와 중간중간 자리한 손수 깎은 솟대와 장승이 조화롭게 서 있다. 초등학교 야생화 생태학습장을 조성한 모습. 야생화는 곡식을 재배하듯 수평적으로 복수초 밭, 앵초 밭, 나리 밭, 구절초 밭이 아닌 나무와 돌과 풀과 하늘이 어우러지고 높낮이가 있어야 한다. 분화와 분경을 이용해 전시에 참가하기도 한다. 전원생활 백 배 즐기기, 야생화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참살이(Well-Being)의 전원생활은 산과 강과 들과 조화를 이루는 전형적인 전원에서의 생활환경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꿈을 이루는 곳이다. 즐겁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전원생활이란, 자연과의 조화와 자연의 순리를 어긋나지 않는 자연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며, 환경의 지배를 받는 인간으로서는 마음의 평화와 정서적 안정이 행복의 중요한 잣대가 된다. 자연과의 조화라는 면에서 꽃이라고 하는 부분을 활용하면 전원생활을 백 배 즐길 수 있다. 야생화는 자연에서의 생태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계절마다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야생화 동산을 화려한 색을 뽐낸다. 첫째, 야생화 동산을 집 안에 조성하는 것이다.나의 경우 야생화 동산을 만들고 싶어서 전국의 산지와 화원을 다니면서 약 200평 정원에 80여 종 4000본을 심었다. 어렸을 때 국어책에 나오는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처럼 수평적으로 군락 군락을 지어서 종류별로 심었다. 2월 말에 심어 놨더니 4월부터 꽃이 피었는데, 복수초를 시작으로 앵초, 할미꽃, 금낭화 들의 여름 꽃이 기가 막힐 만큼 예뻤다. 여름에는 나리 종류부터 모시대, 백합, 노루오줌 등의 화려한 여름 꽃이 가을에는 구절초, 마타리, 층꽃 등의 군락이 얼마나 아름답게 피는지 우리 집에 오는 사람들이 모두 다 너무 아름답다고 극찬했다. 나는 초보자로서 얼마나 대견했는지 모른다. 야생화란 한번 심으면 가만 놔둬도 자생력이 뛰어나 겨울에는 잠을 자다가 봄에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번식하고를 계속하므로 평생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듬해 봄이 되어 새싹이 나기를 학수고대하고 기다렸는데, 처음 심은 만큼 새싹이 나지 않았다. 봄꽃이 많이 피지도 않았고 여름에도 마찬가지, 가을에도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전국에 있는 자생식물원을 다녔다. 오대산 자생식물원, 한택식물원 등 유명하다는 곳을 10여 곳 다니면서 결론을 내렸다. 야생화는 자연에서의 생태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곡식을 재배하듯 수평적으로 복수초 밭, 앵초 밭, 나리 밭, 구절초 밭이 아닌 나무와 돌과 풀과 하늘이 어우러지고 높낮이가 있고, 양지와 음지가 있고, 건조한 곳과 습한 곳이 있고, 겨울에는 보온을 해야 하고… 여하튼 자연의 큰 교목 밑에 관목이 우리가 잡초라고 생각하는 큰 풀 사이 작은 꽃들이 보호를 받으면서 피고 지고 풀 사이 길게 꽃대를 내밀고 피는 나리꽃처럼 조화롭게 피어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처음 심었던 200평을 모두 파헤치고 먼저 바닥 면에 유공 관을 테니스장의 물 빠짐 공사하듯 매설하고, 여름에 비가 1일 100밀리미터 이상 오더라도 전부 흡수하여 우수관로로 빠져나가도록 기초 공사를 하고, 작은 둔덕의 동산을 조성하고, 동선을 두어 만들었다. 그리고 교목과 관목을 식재하고 중간중간에 자연석 바위를 배치하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개화기에 따른 식물 구성과 크기, 번식 방법, 음지 및 양지식물 등을 고려하여 합식(合植), 혼식(混植) 등의 방법으로 식재했다. 그리고 식재된 동산의 표면에 제재소에서 부산물이 나무껍질(화원에서 '바크'라고 판매함)을 5톤을 사서 5센티미터 두께로 덮어 주었다. 이 바크가 하는 역할은 너무 크다.자연에서는 낙엽이 쌓이고 부엽층이 생기면서 비옥한 토양이 이루어지고, 여름에 비가 오면 스펀지처럼 수분을 흡수하며 흙의 수분 증발을 억제하고, 겨울에는 보온 역할을 하는 것이 부엽층이다. 난 개발 시 절개지를 보면 여름에 토사가 밀려나고 산사태가 나는 경우를 많이 봤을 것이다. 이렇게 바크라도 대신 처리하지 않으면 자연에서 부엽층이 없어서 비가 오면 땅이 딱딱해지고, 뜨거운 여름에는 수분의 증발로 척박해지며, 겨울에는 식물이 동사한다. 그렇게 조성한 200평의 야생화 동산에는 지금 320여 종의 야생화가 수목과 어울려 해마다 다른 모습을 연출하며 피고 지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이처럼 전원주택의 일부를 수평적 정원이 아닌 자연과 어울리는 조화로운 야생화 동산을 조성하여 아름다운 꽃과 풍요롭게 사는 것이 어떻겠는가. 유럽의 경우 컨스 가든(자동화 유리온실)이라고 하여 많은 소규모 실내 정원이 보편화되어 있다. 둘째는 분화(盆花), 분경(盆景) 등의 방식으로 야생화를 기르는 법이다. 작은 화분에 예쁜 꽃을 심어 창가에, 테라스에, 덱에, 정원 디딤돌 옆에 놓아두면 아기자기한 꽃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분화란 화분에 꽃이나 화목을 옮겨 심는 것으로 분재목이나 난초류, 다년생 초화류, 작은 철쭉류, 고사리 등을 심어 공간과 조화를 이루면 사진에서나 보는 유럽의 아름다운 전원주택이 우리 집인 것이다. 작은 화분에 예쁜 꽃을 심어 창가에 테라스에, 덱에, 정원 디딤돌 옆에 놓아두면 아기자기한 꽃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셋째는 실내에 빛이 좋고 통풍이 좋은 공간을 만들어 실내정원을 연출하는 것이다.흔히 자연 속에서 사는데 굳이 실내에 정원은 왜 꾸미냐고 반문한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다. 그것은 식물이 휴면기에 빠져드는 것이고, 길게는 5~6개월 즉, 반 년 동안 식물에게는 휴면기다. 10월 말부터 시작하여 이듬해 4월까지는 식물의 휴면기며, 사람이 사는 실내 공간에 365일 식물과 함께 한다면 안팎으로 얼마나 조화롭겠는가. 전원생활을 못하는 도시인은 그 일부라도 즐기려고 아파트 발코니 정원을 꾸미지 않는가. 잎이 많은 관엽종과 우리 꽃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 실내 정화 효과도 나고, 그 실내정원 옆에 차실(茶室)을 두거나 휴식 공간을 만들어 즐기면 아름다운 공간미를 창출할 것이다. 식물과 꽃 그리고 점경물을 이용한 분경 연출. 넷째는 전원주택의 3분의 1 정도 공간에 유리온실이나 비닐온실을 짓는 것이다.이 온실의 용도는 사계절 유기농 채소를 자급자족할 수 있고, 허브나 약용식물을 재배하여 차로 마시거나 건강식단에 활용할 수도 있다. 좀 더 전문적으로 활용하면 실내식물원을 만들어 정원의 일부를 온실화하는 것이다. 이미 유럽의 경우 컨스 가든(자동화 유리온실)이라고 하여 많은 소규모 실내 정원이 보편화되어 있다. 자연에서는 낙엽이 쌓이고 부엽층이 생기면서 비옥한 토양이 이루어지고, 여름에 비가 오면 스펀지처럼 수분을 흡수하며 흙의 수분 증발을 억제한다. 야생화 농원 설계 식재도. 야생화 농원 설계 설비도.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앞에서 나열한 방법만이라도 활용한다면 전원생활에서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미학이 되리라고 본다. 글쓴이 조준호 남양주에서 야생화 동호회를 운영하며 일 년에 2회 작품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 생태학습장 조성 및 지도를 통해 들꽃과 어우러지는 문화공간을 아이들에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손바닥 정원 원예 강사, 솟대조각가, 야생화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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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정원 만들기 - 전원에서 야생화 100배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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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품종의 야생화 정원 - 야생화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 2-2
- 야생화는 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취미나 기호 단계에 머물렀다. 그 후 우리 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비가 크게 늘어나 하나의 화훼 및 조경 식물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야생화는 전체 생산량의 80퍼센트 정도를 조경용으로 쓰인다. 그만큼 화종이나 화색, 생육 시기 등이 다양하여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이 영년생(永年生)이라 한번 조성하면 반영구적으로 별도의 관리 없이 관상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야생화는 도입 종(種)에 비해 우리의 기후와 풍토에 적합해 잘 적응하며 성장이 양호하고 안정적 식생 구조를 재생할 수 있다. 환경 생태계 교란이 없고 조성 후 관리도 용이하다. 또한 지역에 따라 종류와 품종이 다양하므로 특색 있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자생지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식물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해 장소와 시기를 결정해야 하고, 식재지의 환경을 분석한 후 생육 가능한 야생화를 선정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야생화를 정원에 도입할 때에는, 우선 야생화의 식재 방법과 생육 환경을 구분해 각각에 알맞은 환경을 조성한 후 식재해야 한다.글 사진 유병열<삼육대학교 환경그린디자인학과 교수> 다양한 품종의 야생화 정원야생화를 이용한 정원을 멋지게 연출하고 싶다면 꽃과 어울리는 나무와 돌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연못은 청각적 효과뿐 아니라 자칫 건조해 보이기 쉬운 정원에 촉촉한 기운을 더해 준다. 강가나 개천 등에 위치한 집이 아니라면 작은 야생화 연못을 만들어 정원에 운치를 담아 보자. 야생화는 눈을 연못은 귀를 즐겁게 해 자연의 어울림을 유도할 것이다.지난번에 소개한 단일 품목의 야생화 식재 방법에 이어 이번에는 다양한 품목의 야생화 식재 방법을 살펴보자. 즉 개화기가 다르거나 화색이 다른 여러 종류의 야생화를 혼식하는 방법이다. 다양한 품목의 야생화를 이용해 정원을 꾸미면, 연중 다양한 볼거리를 정원에서 연출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개화기가 다른 종을 혼합해 식재함으로써 한 종류의 야생화만으로 정원을 꾸밀 때보다 관상 기간이 길어진다는 장점도 갖는다. 그러나 야생화는 종에 따라 생육 환경 및 특색이 다르므로 관리 면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 종간 경쟁 관계에서 우점종에 밀려나는 종들이 생기기도 하고, 정원 조성 초기에는 관상 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다. 특히 개화기가 다른 야생화를 식재할 경우, 한편에서는 개화가 이뤄지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그렇지 않기에 시각적인 효과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이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야생화를 이용해 정원을 꾸미면 특유의 자연스러운 멋과 함께 야생화 본연의 생명력과 신비감을 가까이에서 엿볼 수 있어 전원생활에 걸맞은 멋진 정원 연출이 가능하다. 야생화를 이용한 연못 만들기정원에 연못을 만들 때 야생화를 이용하면 특별함을 더할 수 있다.연못 속이나 주변에 심는 식물은 뭍에 심는 일반 식물들과는 다르다. 그 대부분은 물속에서 자라도록 줄기나 잎의 통기조직이 잘 발달돼 있다. 뿌리는 수중 바닥으로 뻗으며, 잎은 수면 위에서 자라거나 물 위를 떠돌아다니기도 한다. 이런 종류의 식물들을 ‘수생식물’이라고 한다. 수생식물은 육상식물에 비하여 생장 속도가 빠르다. 하나의 개체가 수면 밑의 지하, 수중, 지상(대기) 모두에 걸쳐 있으며, 다양한 생물에게 서식 공간을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한다. 수생식물이 자라는 환경은 육상식물에 비하여 온도나 수분의 변동은 작지만 물과 지반의 물리화학적 특성과 함께 용해 염류, 영양분, 색깔, 투명도의 변화 등 수중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수생식물의 생장과 번식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수심이다. 침수식물이 생육하는 수심은 2미터까지고 갈대, 줄, 부들 류의 분포 한계는 수심 60~90센티미터다. 따라서 연못을 조성할 때는 수생식물의 서식 환경을 고려해 깊이를 조절한다. 일반적으로 60센티미터 이내로 조성하는 것이 보통이다. 연못 단면도. 수생식물의 분류 및 특징수생식물은 생육 환경에 따라 크게 추수식물, 부엽식물, 침수식물, 부유식물로 구분한다. 추수식물(抽水植物) 추수식물은 토양에 근경이 자라고 줄기와 잎자루가 수면보다 위에서 생장한다. 대기 중에 잎이 생장하는 종류로는 갈대, 줄, 부들 류, 큰고랭이, 송이고랭이, 올방개, 세모고랭이, 올챙이고랭이, 물옥잠, 물냉이, 물수세미 등이 있다. 부엽식물(浮곸植物) 부엽식물은 수면 중에 근경을 내리고 줄기와 잎자루까지 신장시켜 잎을 수면 위에 뜨게 하는 식물로, 어류의 산란 및 치어의 생육 장소를 형성해 준다. 종류로는 마름 류(마름, 애기마름, 큰잎마름), 노랑어리연꽃, 어리연꽃, 수련, 순채 등이 있다. 수생식물을 응용해 만든 다양한 종류의 수재 화단. 놓는 곳에 따라 분위기 있는 연출이 가능하다. 침수식물(沈水植物) 침수식물은 수중 토양에 근경을 내리고 줄기, 잎 모두 수중에서 생활하는 종류로, 꽃은 수면 위로 나와서 개화하는 것이 많다. 종류로는 말즙, 넓은잎말, 대가래, 말솔잎가래, 이삭물수세미, 검정말, 나사말 등이 있다. 부유식물(浮遊植物) 부유식물의 잎은 물 위에 뜨고 뿌리는 물속에서 영양을 섭취하는 식물로, 바람에 따라 움직이면서 여러 형태의 그늘을 만들어 낸다. 종류로는 개구리밥, 물옥잠, 자라풀, 생이가래 등이 있다. 야생화 정원이 아름다운 집경기 남양주시에 자리한 천마산 입구에는 산등성이를 담아낸 듯 시원시원한 통나무 집과 야생화 가득한 정원 뒤로 천마산의 진풍경이 펼쳐진다. 야생화의 보고(寶庫)라 불리는 천마산 밑자락에 자연과 어우러진 통나무 집.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쉼과 볼거리를 제공한다. 건축주는 “뭐든지 내 손으로 직접 해야 맛이 나지요.”라며 집도 나무도 야생화도 직접 가꾸고 있다. 야생화의 보고 천마산(812m) 밑에 자리한 때문일까. 산 타기를 좋아하는 건축주에게 산과 더불어 야생화도 볼 수 있는 곳에서 전원생활을 하고 있으니 무릉도원(武겓桃源)이 따로 없다고. 배낭 하나 짊어지고 천연 군락을 이룬 곳을 찾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그는 천마산을 하루 3회 오른 적도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야생화를 구입해 가는데 집에 갔더니 꽃이 안 핀다고 와서 항의하는 손님이 종종 있어요. 꽃을 피울 수 있는 좋은 환경과 사람이 느끼는 편안한 환경에는 차이가 있는데, 그걸 잘 모르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기곤 하지요.”자신보다 타인의 입장에서 배려할 줄 아는 건축주는 봄이 오는 것이 아름다운 이유는 흰 꽃에 푸른 잎이 있고, 바람소리와 물소리 등이 서로 어우러지기 때문이라며 혼자면 외로우니 어울려 살아가는 삶을 강조한다. 수풀을 헤치고 보물을 찾는 모양으로 자연의 변화무쌍함을 느낄 수 있는 길 건축주가 제안하는 야생화 즐기기역지사지(易地思之)라 했던가. 야생화에 관심이 있다면 야생화의 생활 패턴을 이해하라고 강조하는 건축주는 야생화 정원을 만들었다면 야생화 즐기는 방법에도 단계가 있다고. 우선 야생화에 관심을 가진다면 자연에서 피는 꽃을 그냥 놔둔다. 방해하지 말고 바라보기가 그 첫 번째. 그다음에는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지듯 정원 속 야생화와 어울려 감상하게 된다. 야생화에 푹 빠져 지내는 경지에 이르면 꽃보다 새싹에 관심을 두게 되는 것이 마지막이라고. 봄이 되면 땅이 꾸물꾸물 대며‘뿅’하고 올라오는 새싹이 그렇게 기다려질 수가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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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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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품종의 야생화 정원 - 야생화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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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품종의 야생화 정원 - 야생화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 2-1
- 야생화는 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취미나 기호 단계에 머물렀다. 그 후 우리 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비가 크게 늘어나 하나의 화훼 및 조경 식물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야생화는 전체 생산량의 80퍼센트 정도를 조경용으로 쓰인다. 그만큼 화종이나 화색, 생육 시기 등이 다양하여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이 영년생(永年生)이라 한번 조성하면 반영구적으로 별도의 관리 없이 관상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야생화는 도입 종(種)에 비해 우리의 기후와 풍토에 적합해 잘 적응하며 성장이 양호하고 안정적 식생 구조를 재생할 수 있다. 환경 생태계 교란이 없고 조성 후 관리도 용이하다. 또한 지역에 따라 종류와 품종이 다양하므로 특색 있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자생지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식물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해 장소와 시기를 결정해야 하고, 식재지의 환경을 분석한 후 생육 가능한 야생화를 선정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야생화를 정원에 도입할 때에는, 우선 야생화의 식재 방법과 생육 환경을 구분해 각각에 알맞은 환경을 조성한 후 식재해야 한다.글 사진 유병열<삼육대학교 환경그린디자인학과 교수> 서양에서는 '무지개'라는 뜻으로 아이리스라 불리고 우리나라에서는 금붓꽃이라 한다. 비 온 뒤볼 수 있는 무지개처럼 반가움을 뜻하는 '기쁜 소식'이라는 꽃말로 봄에 만날 수 있다. 단일 품목의 야생화 식재 방법한 가지 품목을 식재할 때에는, 그 효과를 예측하여 종을 선정한다. 그렇게 하면 개화기에 다수의 꽃을 보고, 종에 대한 강한 인상과 시각적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또한 다른 종의 침입으로부터 보호받는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관상 기간이 짧고 일정 면적에 단일 종이 식재 됨으로써 병해충 발생을 우려해야 한다. 관상 기간이 짧은 문제는 같은 품목 내에 다양한 종류를 선택해 실재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식재 가능한 품목으로는 비비추류, 붓꽃류, 초롱꽃류, 철쭉류, 국화류, 꿩의비름류, 매발톱류, 억새류 등이 있다. 시베리아 붓꽃(Iris sibirica Harpswell Happiness) ◆ 비비추류비비추류는 세계적으로 40여 종이 있는데, 변종과 품종을 합치면 100여 종류에 이르며, 원예적으로 개량된 품종만 1000종이 넘는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비비추와 주걱비비추, 참비비추, 좀비비추, 일월비비추가 잘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큰비비추, 이삭비비추, 해인비비추, 돌산비비추, 금산비비추, 봉화비비추, 한라비비추, 흰좀비비추, 방울비비추, 흑산도비비추, 산옥잠화 등 13종 2변종 1품종이 자생하고 있다. 전국에서 널리 재배되는 옥잠화의 원산지는 중국이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와 재배된 지 수백 년이 넘은 오랜 귀화 식물이다. 비비추류는 전국 어디에나 분포하지만 자생지는 지역에 따라서 한정된 경우도 있다. 백합과에 속하는 흑산도 비비추는 비비추류 중 가장 작은 꽃을 피우며 홍도와 흑산도에서 자생한다. 단일 품목으로 식재할 수 있는 맥문동은 5~6월경 연한 자줏빛으로 피는 백합과의 상록 여러해살이풀이다. -비비추(Hosta longipes)잎 모양은 난형이고 끝부분이 갑자기 뾰족해지는 형태로 잎 가장 자리에 약간의 파상 굴곡이 있다. 잎의 너비는 12∼13센티미터, 폭 8∼9센티미터, 7∼8쌍의 엽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엽병 전체에 자줏빛의 점이 있으며 꽃은 7∼8월에 연한 자주색으로 핀다. -옥잠화(H. plantaginea)잎은 난타원형으로 길이는 18∼20센티미터, 폭 14∼16센티미터이다. 엽맥은 10쌍이며 엽색은 황록색으로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8∼9월에 흰색으로 피고 꽃대 길이는 70∼100센티미터에 이르며 향기가 있다. 꽃송이 길이 10∼11센티미터의 통꽃으로 폭은 5.0∼5.5센티미터이다. -좀비비추(H. minor)잎은 길이 13∼14센티미터, 폭 5∼6센티미터의 난상원형으로 가장자리에 약간의 파상 굴곡이 있다. 꽃은 6∼7월에 흰색을 띤 연한 자주색으로 피며, 화경당 5∼8송이가 달린다. 초장은 15∼18센티미터이고, 꽃대 길이는 40∼50센티미터이다. -일월비비추(H. capitata)잎은 난형으로 잎 끝이 갑자기 뾰족해지고, 길이는 10∼13센티미터, 폭은 16∼18센티미터이며, 가장자리에 파상 굴곡이 있다. 엽맥의 수는 6∼10쌍으로 뚜렷하게 나타난다. 꽃은 6월 중순경 자주색으로 피기 시작하고, 꽃봉오리 때는 분홍색을 띤 자줏빛이고 꽃송이는 화경의 끝부분에 집중되어 달린다. 꽃대의 길이는 50∼60센티미터이다. 뿌리줄기가 없으므로 옆으로 뻗지 않고 포기가 분열되어 커지는 것이 비비추와 다른 점이다. -흑산도비비추(H. yingeri)잎은 난형으로 길이 15∼18센티미터, 폭 7∼10센티미터이며 잎 가장자리에 약간의 파상 굴곡이 있다. 포기당 엽수가 5∼10매이며 잎 표면이 매끈하고 엽맥이 뚜렷하지 않고 초장은 25∼29센티미터이다. 꽃은 8월에 피고 소화경의 길이는 약 3.0센티미터, 너비 2.9센티미터 크기의 자주색 꽃이 많이 핀다. 1개의 꽃대당 70∼90 송이가 피고 꽃대의 길이는 60센티미터 정도이다. 비비추류 중에서 가장 작은 꽃을 피우는데 우리나라의 홍도와 흑산도에서 자생한다. 백합과에 속하는 흑산도비비추는 비비추류 중 가장 작은 꽃을 피우며 홍도와 흑산도에서 자생한다. 석회암 지대에서 자생하는 일월비비추(H. capitata)는 관상용과 식용으로 쓰이며 우리나라 중남부 지방 산지의 습지에서 자란다. 비비추는 장병옥잠 또는 장병백합이라고도 하며 연한 자줏빛으로 7~8월에 꽃을 피운다. ◆ 붓꽃류붓꽃류는 붓꽃, 꽃창포, 노랑붓꽃 등 13종이 북반구 온대지역에 자생한다. 서구에서는 독일붓꽃(져먼 아이리스), 동양에서는 꽃창포가 많이 육성 보급되어 있다. 붓꽃 식물은 근경이나 구근을 가진 다년초로 잎은 검형(칼 모양) 혹은 선 모양이다. 곧게 서 있으며 길이는 30∼100센티미터, 폭은 3∼40밀리미터로 납작하게 자란다. 꽃눈의 형성은 잎이 왕성하게 생장해 7∼8매에 이르면 다음 해 꽃대가 신장해 꽃대 끝에 1∼수개씩 핀다. 개화기는 4∼7월이며 보라색, 흰색, 황색 등 다양하다. 외화피는 넓은 타원형으로 밑으로 쳐져 있고, 내 화피는 좁은 긴 타원형으로 꽃의 중앙에 직립하여 서있는 것이 많다. 독일붓꽃(I. germanica)은 영국의 큐 식물원에서 개량 재배된 것으로 1960년대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붓꽃 (Iris sanguinea Donn)한국, 일본, 중국 동북부, 시베리아가 원산지이고, 꽃대 길이는 30∼50센티미터, 잎은 칼 모양, 넓이는 1∼2센티미터, 잎 길이는 30∼50센티미터이고, 반 직립 내지 직립이며 중륵(中겈)이 없다. 포는 적색이며, 자색의 내화피는 가늘고 긴 타원형으로 직립이다. 자색의 외화피는 기부에 청자색의 그물 무늬가 있으며 아래로 처져 있다. -부채붓꽃(Iris setosa pall. ex. Link)한국의 중부 이북, 일본 북해도, 중국 동북부, 사할린, 캐나다. 알래스카, 아메리카 북동부 해안의 습원에 분포한다. 잎은 검형이며 중륵은 없고 폭 1∼2센티미터, 길이 30∼60센티미터이며, 줄기는 40∼70센티미터로 1∼3회 분지한다. 꽃은 자색으로 크기는 8센티미터 정도이며 3∼7개의 꽃을 피운다. 내화피는 퇴화된 작은 피침형으로 길이 1.5센티미터로 직립하고, 외화피는 장타원형으로 기부는 담색에 자색의 맥이 있다. 개화기는 5월이며 물속에서도 잘 자라는 수생식물이다. -금붓꽃(Iris minutoaurea Makino)한국, 중국 원산, 잎은 검형, 폭은 약 1센티미터, 길이는 20센티미터 정도이며 소형으로 화경 3센티미터에서 10센티미터 크기의 황색 꽃을 1개 피운다. 외화피는 도란형으로 수평을 유지하며, 내화피는 피침형이다. 개화기는 4∼5월이며 건조하지 않으면서 배수가 잘 되는 상태에서 재배가 용이하다. -노랑붓꽃(Iris koreana Nakai)한국에만 자생하는 특산 보호 식물이며, 잎은 선형으로 길이 15∼30센티미터이고 화경 끝에 2개의 황색 꽃이 핀다. 외화피는 도란형으로 7센티미터 정도이며 수평을 이루고, 내화피는 주걱형이며 개화기는 4∼5월이다. 평야지에서 재배가 용이하며 분재배가 쉽다. -노랑무늬붓꽃(Iris odaesanen sis Y.Lee)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특산 식물로 보호종이다. 잎은 선형으로 증륵이 없고 직립이며 길이는 10∼30센티미터이다. 10센티미터 크기의 화경 끝에 2개의 꽃이 피며 개화는 수일간 지속된다. 외화피는 도란형으로 백색이며 꽃잎의 중앙에 황색의 무늬가 있다. 내화피는 피침형으로 백색이다. 서늘한 조건에서 재배가 쉽고 종자번식이 용이하다. -타래붓꽃(Iris lactea pall= Iris pallasii Fisch)한국, 중국, 중앙아시아가 원산지로 화경은 20∼30센티미터이고 1∼3개의 꽃을 피운다. 화색은 담자색으로 외화피 전체에 백색의 줄무늬가 있다. 외화피는 좁은 도란형이고 내화피는 좁은 피침형으로 연한 보라색이다. 잎은 50∼60센티미터이며 좁은 검상으로 2∼3회 비틀려 꼬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개화기는 4∼5월이며 양지바르고 물 빠짐이 좋은 밭에서 생육이 잘 된다. -노랑꽃창포(Iris pseudacorus L.)유럽, 북아프리카, 중동 및 우리나라 전역의 물가에서 자란다. 잎은 검상선형으로 중륵이 돌출되고 깊이 50∼150센티미터, 폭 2∼4센티미터, 화경은 3분지하고 8화 이상을 차례로 꽃피운다. 꽃은 황색으로 직경 8센티미터 정도이며 하루 정도 개화를 유지한다. 외화피는 난형이고 하수형이며 중앙에는 갈색의 망상무늬가 있다. 내화피편은 아주 적으며 길이 2센티미터 폭 0.5센티미터 정도의 피침형으로 직립한다. 개화기는 5월이며 변이종도 재배되고 있다. 늪이나개울가 재배가 잘 되며 건조에도 강한 특성이 있다. 꽃창포(I. ensata)는 산야의 습지에서 자라는 다년초 식물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여름 자생화로 전국에서 볼 수 있다. 시베리아 붓꽃(Iris sibirica Shirley Pope) 흰붓꽃 꽃창포(I. ensata Innocence) 야생화정원이 아름다운 집 야생화 정원에는 320여 가지의 꽃이 저마다 색을 뿜어낸다. 한옥으로 지은 집과 야생화 정원이 보는 이에게 즐겨움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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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품종의 야생화 정원 - 야생화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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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가득한, '영미의 정원'으로의 초대
- 부지불식간不知不識間에 우리 주변에서는 많은 야생화가 무심결에 지나가는 객에게 대답 없는 자태를 뽐내고 있다. 길에서, 들에서, 산에서 아무렇게나 자라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어간다 해서 '야생화'라지만 그들은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그 누군가를 기다리며 화려한 외출을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네들의 화려한 외출을 마감할 터를 닦아주는 일. 어쩌면 이것이 정원을 가꾸는 이들의 몫일 게다.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경기 포천시 일동면 유동리 안주인 윤 씨의 야생화 정원. 화려한 외출을 마감한 채 터를 잡고 앉아 한껏 자태를 뽐내고 있는 각양각색의 꽃과 나무들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한다. 정원 사이로 난 길 옆, 지나치기 쉬운 작은 야생화에 몸이 숙여지는 것을 보면 곳곳에 녹록지 않은 정원사의 손길이 묻어 있음을 직감하게 된다. 그는 추위와 더위를 무릅쓰고 쪼그려 앉아 정원 길가에 난 수많은 작은 야생화 돌보기를 매일같이 되풀이했을 것이 분명하다. 400평 대지에 정원 공사에만 여덟 번의 포클레인을 불렀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야생화가 내려앉을 터를 닦았다. 나무와 식물이 자리 잡을 곳을 미리 구상하고 그에 맞는 흙과 토양을 올렸다. 햇빛이 잘 드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고려해 야생화가 놓일 자리를 정하고 수초 식물을 비롯해 습기가 필요한 종들은 연못을 만들어 그 주위에 둘렀다. 또 추위에 민감해 방한이 필요한 야생화들은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였다. "어머님이 꽃을 좋아해 어렸을 때부터 곁에 두고 보아 왔던 게 지금에 이르렀다"는 윤 씨는 꽃씨를 사와 심고 가꾸면서 피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에게 수많은 행복의 시간을 주었던 녀석들이 바로 정원에, 비닐하우스에 가득 차 있는 것이다.자, 그럼 '영미의 정원'으로 들어가 보자. 대문을 열고 현관을 향하는 오른 편에 원추리 100여 종이 얼굴을 내민다.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개화기는 6월에서 8월 사이, 주황색과 노란색의 꽃을 피우는데 꽃을 볼 수 있는 시기는 단 하루뿐. 하루 만에 지는 꽃이 너무나 아름다워 가꾸는 이들은 그 아쉬움을 달래고자 원추리에 '하룻날의 아름다움'이라는 꽃 이름을 붙여줬다. 원추리는 햇빛이 반나절 이상 드는 곳에 식재해야 하며 개화기에는 특히 건조해지지 않도록 물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다음은 노루오줌이다. 노루 서식지에서 자주 발견되며 뿌리에서 오줌 냄새가 난다 하여 이와 같이 불린다. 줄기가 곧고 사람의 허리 높이만한 크기를 하고 있었는데 분홍 꽃이삭을 곧추세우고 있는 모습이 특이하다. 야생화 전문가들은 이 식물의 매력을 '자잘한 꽃들이 분홍빛으로 뭉쳐 피어난 색다른 아름다움'에서 찾을 만큼 정원 식물로 인기가 매우 높다. 노루오줌은 산지의 냇가나 습지에서 잘 자라면서도 어지간한 가뭄에도 끄떡없다. 추위에도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번식력도 뛰어나다. 정원 가운데에는 야트막한 언덕을 올려 정자를 두고 그 굴곡을 따라 관상에 좋고 키 높은 나무를 심었다. 특히 비비추가 뿜어내는 자줏빛은 언덕 한 모퉁이를 화사하게 비추고 있고 언덕 중앙에는 2미터가 훌쩍 넘어 보이는 목수국나무가 주먹만한 꽃 덩어리를 자랑한다. 꽃이 필 때는 연초록색, 절정에 이르러서는 흰색, 질 무렵에는 누런색. 이렇듯 다양한 꽃 색을 자랑하는 목수국은 꽃이 만발하는 4월을 중심으로 관상용이나 정원수로 널리 애용되며 바람이 잘 통하고 배수가 잘 되는 기름진 사양토에 심어야 좋다. 휘어진 길의 막다른 곳에 위치한 비닐하우스에는 1500여 종의 야생화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결각상 톱니 모양의 잎자루가 일품인 솔체꽃, 고산지대에 자라며 관상용이나 약재로 쓰이는 월귤, 윤기나는 초록빛 표면을 자랑하는 사자머리석위, 목선이 긴 떡갈잎수국 등 각양각색의 야생화들이 화분에 돌에 보기 좋게 올라와 있다. 특히 월귤은 고산지대 암석지 바위틈이나 고위도지방 산성습원에서 주로 발견되는데 제4 빙하기 때 우리나라 전 지역에 고루 분포하다 현재는 설악산 일부, 강원도 홍천 일부 지역에만 군락지가 남아 있을 정도로 개체 수가 점차 감소되고 있는 희귀 멸종식물이다. 솔체꽃 원귤 떡갈잎수국 사자머리석위 목수국 주위를 둘러싸 보호하고 있는 400여 그루의 철쭉을 바라보는 윤 씨의 심정은 남다르다. 하나하나 고르고 골라 손수 가져다 심었다고 하니 그 정성과 시간과 노력이 얼마였겠는가. 그는 "직접 심었다"는 말을 꼭 넣어 달라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비닐하우스와 정자를 지나면 오른 편으로 연못이 보인다. 어리연이 물 위를 감싸고 있고 주위로는 분홍색 꼬리조팝나무가 1∼2미터의 키로 군집을 이루고 있다. 7∼8월 가지 끝에 분홍색 꽃들이 무리 지어 원추화서로 위에서 아래로 피는 꼬리조팝나무는 꽃이 아름다워 연못 옆에 많이 식재되는 인기 수종. 잎이 뾰족하고 날카로운 톱니가 있으며 뒷면에 잔털이 나있는 것이 특징이다. 연못을 돌아 현관으로 향하는 길 왼편에 놓여 있는 항아리 위로 수련이 얼굴을 내밀고 그 옆으로는 초록의 앵무새깃이 화분에 넘쳐난다. 꽃이 6∼8월에 수면 위에서 피고 백색이며 지름 5센티미터 정도로 밤에는 접어들기 때문에 수련睡蓮이라고 불리는데, 긴 엽병이 수면까지 자라 그 끝에 잎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앵무새깃은 흙에서도 물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로 겨울에는 실내에서 기르는 것이 좋고 수조나 어항보다는 항아리에 키우면 새로운 멋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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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생활
- 정원.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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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가득한, '영미의 정원'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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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싱그러움을 실내 곳곳에 - 공간별 색다른 정원 연출
- 최근 실내조경의 경향은 감상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즐기는 공간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내가 활동하는 생활 가까이에 초록의 식물을 두고 좀 더 적극적으로 즐기고자 하는 것이다.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 증진에 대한 대안으로 자연을 주거공간 안으로 끌어들이고자 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원주택 하면 으레 잔디 깔린 넓은 마당을 떠올리지만, 그러한 공간이 부족하다면 실내에서 가꿀 수 있는 초록 식물을 살펴보자. 작은 공간에서도 잎들은 충분히 자랄 수 있으니 넓은 공간이 아니어도 된다. 생활 가까이에 있는 거실을 비롯해 서재와 베란다, 야외정원을 꾸민 사례를 보고, 우리 집에 응용하면서 싱그러운 봄을 맞이해보자. 자료 협조 푸르네 02-529-2030, www.ipurune.com ▶실내공기 정화를 위한 정원 건조한 실내공기의 습도를 조절하기 위한 실내정원을 시도해보았다. 실내 온도를 조절하는 데 큰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여 가습기가 필요 없을 정도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한다. 특히 TV를 보는 시간이 많은 가족들에게 실내의 녹색 식물은 시각적인 편안함과 함께 눈의 피로도를 감소시키는 효과까지 있다. 가족의 정서적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를 위해 꽃 식물보다 녹색의 관엽식물 위주로 식물을 선택했다. 공기 정화 기능이 뛰어난 스파티필름과 인도고무나무를 사용했고, 투명한 용기 속의 인공토양은 식물 외에 보는 재미도 안겨 준다.▶봄볕 가득한 야외정원 전원주택의 넓은 마당을 한껏 살린 정원이다. 정원을 가꾸는 재미를 마음껏 느끼도록 계획했다. 작은 텃밭에는 앵두, 대추, 모과 등을 심어 넉넉한 농부의 손길을 닮게 했으며,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식물들을 사용해 친숙함을 주었다. 샤피니아, 너도부추, 마가렛 등의 화려한 꽃의 색감으로 봄을 만끽하고 있다. ▶가족의 건강을 위한 정원 집 안에서 간단한 도구를 이용해 몸의 피로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응용한 사례다. 제2의 심장이라고 하는 발바닥을 위해 굵은 자갈로 지압로를 만들었다. 서로 다른 크기와 색깔의 돌로 무늬를 내면 보기에도 좋다. 허브는 맑은 향과 함께 아이들의 자연학습장 기능도 겸하고 있다. 엄마, 아빠와 함께 흙을 직접 만지며 식물을 심고, 가꾸는 정원 일을 통해 자연을 더욱 가까이 만나고 있다. 간단한 지압을 마친 후에는 나무로 만든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마치 외부에서 정원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곳은 가족 간에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기도 하다. 벤치 하단에는 수납장을 만들어 정원을 가꾸는 데 필요한 각종 도구들을 보관하도록 했다. 허브의 초록 잎을 통해 시각적인 안정감은 물론 집 안에서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듣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연못의 작은 분수에서는 음이온이 발생하여 공기를 정화해 주고 실내의 가습 효과까지 내고 있다.▶사랑을 나누는 정원 어린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칠판을 이용해 가족 간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장이 되도록 했다. 가족 구성원이 작은 핵가족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적은 것을 착안해 메모를 주고받는 것을 주제로 삼았다. 얼굴 맞대고 하는 대화도 좋고, 정원에 마련된 칠판에 서로의 사랑을 남겨도 좋다. 부부만을 위한 공간은 기존 벽보다 조금 더 넓게 목재로 마감하고, 수납식 의자를 설치했다. 목재 아치를 설치해 부부간의 로맨틱한 휴식공간임을 강조했다. 좌측엔 아이들을 위한 허브정원을, 메인 정원에는 수도꼭지를 이용해 물소리를 들을 수 있게 했다. 정원의 벽면은 인공적인 느낌을 없애기 위해 목재로 마감했다.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목재만큼 좋은 소재가 없는 듯하다.▶책과 함께 휴식을 위한 정원 서재의 벽면은 책장과 책들로 가득하고, 책상 위의 컴퓨터를 오랜 시간 사용하면 눈의 피로를 쉽게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때에 잠시 고개를 돌려 초록의 싱그러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서재 정원이다. 거실이나 야외 정원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가까이서 자연을 감상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나뭇가지 사이에는 작은 모양새를 장식해 더욱 살아있는 공간으로 느껴진다. ▶편안한 쉼터의 온실 정원 온실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관엽식물을 관람하는 공간으로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공간은 편안한 쉼터를 목적으로 만든 곳이며 우리 정서에 가까운 항아리를 배치해 더욱 정겨운 느낌을 주었다. 둥근 항아리에 담긴 식물들은 물론, 항아리 위로 흐르는 물소리의 잔잔함이 쉼터의 편안함을 더욱 높이고 있다. 실내공기 정화 기능이 뛰어난 식물 ● 스파티필름일정 온도만 유지되면 하얀색 꽃대가 일 년 내내 올라오는 스파티필름은 공기 정화 능력이 탁월하고 알코올, 아세톤, 트리클로로틸렌, 벤젠, 포름알데히드 제거에 효과적인 식물이다. 내음성이 강한 스파티필름은 통풍이 잘 안되는 화장실에 반드시 두어야 할 아이템이다. 욕실 변기 위와 화장대 옆에 두는 것도 좋다. 관리하는 방법이 까다롭지 않아 집안에서 키우는데 매우 적당한 식물이다. [기르는 방법] 스파티필름은 여러해살이 꽃 화초로 개화기는 3~9월이다. 흙은 마르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 좋은데 봄부터 가을까지는 뿌리가 항상 약간의 습기를 유지하게 하고, 겨울에는 물을 조금 덜 준다. 그늘진 곳이나 밝은 곳 어디에 두어도 괜찮다. 습도가 높고, 실내 온도는 18~ 20도를 유지하면 된다. 월동 온도는 13도. 분무기로 물을 자주 스프레이하고 화분이 뿌리로 가득 차면 봄에 분갈이를 한다. ● 인도고무나무카펫이나 벽지 등에서 나오는 유독 물질을 흡수하고 머리를 맑게 한다. 잎이 넓어 공기 정화 작용이 뛰어나고, 광합성도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이 식물은 잎의 광택이 멋진 관엽식물 중 기본적인 스타일이고, 생장 속도가 아주 빨라서 5년 정도 키우면 집 안의 재산이 될 만큼 멋지게 자란다. 집 안에 몇 그루의 고무나무가 있다면, 마치 정글에 온 것 같은 분위기가 들 것이다. 카펫이나 벽지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좋다. [기르는 방법] 반 그늘에서 잘 자라며 물을 자주 주어야 한다. 다 자라면 2.5m 가량 자라는 덩치가 큰 식물이다. 화분 흙이 말랐을 때, 물을 흠뻑 주고 분무기로 잎에 습도를 공급하면 된다. 강한 직사광선은 피하고, 실내의 밝은 곳에 놓아둔다. ● 거베라사계절 구입이 가능한 이 식물은 플라스틱 소재의 쓰레기봉투나 종이 타월, 그 밖의 가정용 제품 등에서 새어 나오는 포름알데히드를 제거하기 때문에 주방에 두는 것이 제일 좋다. [기르는 방법] 온도만 맞으면 사계절 내내 꽃이 피는 온실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흙은 마르지 않아야 되지만 흠뻑 젖어도 안 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산성흙에서는 잘 자라지 않으므로 중성이나 알칼리성 흙을 유지하도록 석회를 뿌려주면 좋다. 봄에 심었으면 가을까지 한 달에 한 번 정도 복합비료를 웃거름으로 주어 양분을 공급하는데, 질소 비료는 너무 많이 주면 잎만 무성해서 꽃이 잘 피지 않는다. 그늘에서는 잎만 무성하고 꽃이 잘 피지 않으므로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둔다. ● 산세베리아공기 청정 효과가 탁월한 식물로 최근 실내에서 가꾸는 사람이 늘었다. 뱀같이 지그재그 무늬가 있어 ‘Snake Plant’라고도 불리는 다육질 식물로 빛을 아주 좋아한다. 보통 화분보다 30배 이상 음이온을 발생하기 때문에 집 안 곳곳에 두면 실내 공기가 맑아진다. 또한 새로 지은 집의 건축 자재들에서 발생하는 발암 물질, 포름알데히드를 흡수하는 효과도 있다. 흙이 말라도 별 이상이 없어 겨울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물을 주어도 잘 자란다. 화분에 숯을 함께 놓아두면 더욱더 맑은 공기를 느낄 수 있다. 집 안 어느 곳에 두어도 잘 자라기 때문에 관리하는 데 큰 부담이 없다. [기르는 방법] 잎이 두꺼운 다육 식물들은 물을 조금만 주어도 잘 산다. 물은 1개월에 1~2회 준다.집안 어느 장소에서든 잘 자라지만, 실내에 둘 때에는 밝은 곳에 놓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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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싱그러움을 실내 곳곳에 - 공간별 색다른 정원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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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정원 가꾸기 - 식물도 코디네이터가 필요하다!
- 실내에 식물을 배치할 때도 코디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식물 하나를 놓았을 뿐인데 주방은 음식 냄새 없이 쾌적하고 아이는 책이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이처럼 적재적소에 식물을 배치하면 플러스알파 효과를 발휘한다. 각 공간과 찰떡궁합을 이루는 식물들과 배치 TIP에 대해 소개한다. 글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자료협조 ㈜플로시스 식물을 실내에 배치할 때는 공간과의 조화뿐 아니라 각 실이 가지고 있는 특징에 주의한다. 면적이 넓은 거실에는 공기 정화 기능이 탁월한 관엽 식물을, 냄새가 많은 주방에는 허브류를, 욕실에는 습기에 강하고 암모니아를 흡수하는 식물을 배치한다. 또한 잎이 무성한 식물만 놓는 것보다는 군데군데 화려한 꽃을 함께 두는 것이 미관상뿐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 및 정신 생리 향상에 효과적이다. 사계절에 맞게 꽃 피는 식물을 놓고 이왕이면 기능적으로 뛰어난 리베라나 국화를 놓자. 몸도 마음도 즐거워진다. Tip냄새 먹는 식물, 어떤 종류가 있을까?식물을 실내 면적의 약 2~3%만 두어도 실내 먼지가 20% 정도 감소한다. 실내 먼지를 없애는 식물에는 인도고무나무, 헤레라, 벤자민, 고무나무 등이 있다. 이 식물들을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두어 광합성과 증산 작용이 원활하게 일어나도록 하자. 치자나무나 라벤더는 우울증, 신경질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가끔 식물의 잎을 닦아주면 더 풍성하게 자라난다. 넓은 거실 거실은 가족 공용공간이자 이용 빈도가 높은 곳이다. 특히 전원주택의 경우 실내 공간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규모 있는 정원 연출이 가능하다. 이동성이 있는 플랜터는 생동감 있는 거실을 만들기에 적합한 소재로 햇빛이 잘 드는 곳과 코너 공간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거실에는 공기 정화 기능이 탁월한 잎 넓은 관엽 식물을 심는 것이 좋다. 잎이 풍성한 벤자민과 고무나무, 건조해도 잘 자라는 스킨답서스, 이국적인 파키라 등을 심거나 담배 냄새를 잘 흡수하는 네프로네피스 또는 독특한 향과 살균 작용이 있는 소나무 분재도 적당하다. 수중 식물도 실내 가습에 큰 도움이 된다. 부레옥잠, 물개구리밥, 물옥잠 등은 물 위에서 생활하는 식물로 물만 있으면 흙 없이 키울 수 있다. 냄새 많은 주방 여러 가지 음식 냄새가 깊숙이 배어 있는 주방에는 방향성이 있는 허브류가 좋다. 통풍이 잘 되는 도기류에 심어 배치하면 쾌적할 뿐 아니라 요리 시 허브 잎을 사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또한 야생화나 작은 꽃들을 바구니에 심어 놓으면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고 풍요롭다. 단, 지나치게 향이 강한 식물은 피하는 것이 좋다. Tip향이 좋은 식물들꽃치자 사철 윤기가 나는 진녹색 잎을 가진 식물. 여름에 향이 매우 진한 흰 꽃을 피운다. 한 그루만 심어도 온 집안 가득 치자향이 퍼진다. 계절에 상관없이 15℃만 유지하면 일 년 내내 꽃을 피운다. 반그늘에서 잘 자라며 겨울에는 5℃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실내로 분을 들이는 것이 좋다. 히아신스 1겹 또는 8겹의 방울 모양을 한 예쁜 꽃이 사방으로 둘러 핀 다육질의 꽃으로 끝이 6쪽으로 갈라진 항아리 모양이다. 향이 그윽하며 색상 또한 아름답다. 꽃을 준비하는 기간에 비해 개화기가 짧은 편이므로 실내 화단보다 화분에 심어 소품으로 활용하면 좋다. 습도가 높은 곳을 피해 저온에서 심는다. 물은 항상 젖어있을 정도로 주되 물 빠짐이 좋아야 한다. 습기 많은 욕실 욕실은 암모니아를 흡수하는 관음죽이나 이뇨작용을 돕는 치자나무, 변비에 좋은 나팔꽃을 두면 효과적이다. 단, 비누나 물이 직접 튀지 않도록 선반이나 한쪽 벽면에 배치하는 것이 노하우. 허브를 활용해 눅눅한 냄새를 없애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습기를 좋아하는 보트, 컴프리, 레몬그라스, 레몬밤, 크레송 등 향이 좋은 허브류도 센스 있는 선택이다. 침실 침실 인테리어는 하루의 피로를 풀고 편안함을 가져오느냐가 성공 포인트다. 따라서 숙면을 도울 수 있는 은은한 향이 있는 식물이 좋다. 화려하지 않는 소박한 질감의 꽃, 살균 소독이 있는 숯부작, 작은 테라리움 같은 것을 배치하면 좋다. 네프로네피스나 스킨답서스, 아이비, 접란 등으로 바구니 정원을 만들거나 단정한 벤자민고무나무 등을 배치하면 방이 더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공부방과 현관 공부방은 음이온이 방출되는 산세베리아, 드라세나류를 놓는다.수분 방출량이 높은 아레카야자 등을 배치하면 좋다. 아이 방의 경우 날카로운 잎이나 가시가 있는 식물은 피한다. 집 안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현관이 공간이 협소하고 음지일 경우 내음성이 강한 양치식물인 산데리아, 프리뮬러, 싱고니움, 시클라멘 등의 식물을 배치하면 좋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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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정원 가꾸기 - 식물도 코디네이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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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윤기와 깊이를 더하는 공간 마당 & 정원
- 외부에서 보면 막혀 있지만 내부에서 보면 열려 있는 공간. 집 앞의 평평하고 너른 땅을 뜰 또는 마당이라 부른다. 과거 농업이 주가 되던 시대에 기능 위주의 공간으로 사용했던 마당은 현대인들이 텃밭을 가꾸거나 가벼운 노동과 산책을 즐기며 일상의 규칙성이 주는 고단함을 풀고 휴식을 주는 정서적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외부의 간섭은 받지 않지만 해와 바람과 비의 간섭은 고스란히 받으며 교감하는 공간. 이 공간을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가족들은 자신들만의 이야기에 윤기와 깊이를 더해간다. 글 백홍기 기자 자료 출처 전원주택라이프 D/B 쉼터이자 힐링을 제공하는 정원집 안에서 분주한 일상이 이어진다면 정원에서는 보다 느긋한 휴식이 펼쳐진다. 사시사철 작은 감동을 이어주고 행복감을 선사하는 게 정원의 존재이고, 단독(전원) 주택의 화룡점정畵龍點睛으로 불리는 이유다.정원으로 가꾸기 위해 마당이 꼭 넓을 필요는 없다.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을 맑고 편안하게 해줄 수 있다면, 작은 미니 정원만으로도 충분하다. 베란다, 옥상, 현관 입구 등 조금만 관심을 두고 살펴본다면, 우리 생활 곳곳에 아름다운 자연을 끌어들일 공간은 충분하다. 그렇다면 아름다운 정원을 어떻게 꾸며야 할까. 먼저 자신이 어떤 공간을 원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꽃 중심의 아름다운 정원을 바라는지, 한여름 숲의 시원함을 담을 것인지, 가벼운 산책로가 필요한지, 아이들과 어울릴 놀이 공간이 필요한지, 바비큐 파티를 위한 효율적인 공간이 필요한지 등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맞춘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주변 지형에 맞게 정원의 위치와 형태를 결정하고 기후에 맞는 수목을 선택해야 하며, 향후 필요에 따라 설치할 잔디, 펜스, 퍼걸러, 온실, 창고, 개집, 장작 저장고 등의 위치와 면적도 고려해야 한다. 미니정원 코티지 정원 깔끔한 영국 스타일 코티지 정원삼각형 부지를 부드럽게 표현하면서 야외 활동을 위한 마당을 넓게 확보하기 위해 원형으로 넓은 잔디 마당을 확보하고 주변에 정원을 배치했다. 잔디마당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다른 시설이나 공간을 구성하지 않았다. 유럽 스타일의 깔끔한 코티지 정원은 계절마다 풍성함을 채울 수 있는 나무를 곳곳에 배치하고 기온이 낮은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월동할 수 있는 관목과 다년생 위주로 꽃을 심었다. 식물은 색과 개화기, 질감, 형태 등을 고려해 사계절 내내 다채로운 변화를 즐기도록 배치했다. 대문 입구 옆에는 작은 텃밭을 배치하고 주택 왼쪽에는 바비큐 공간을 마련한 뒤 주목으로 생울타리를 둘러 아늑한 공간으로 정리해 숨겨진 공간을 활용했다. 거실 앞 데크는 가족들이 편안하게 티타임을 즐기며, 마당 전체를 한눈에 조망하며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다. 옥상정원 그늘숲 / 연못 정원 조용한 힐링 공간 옥상정원좁고 긴 공간과 정사각형으로 구성된 옥상은 꽤 넓은 공간임에도 거주자의 취향을 반영하지 않아 사용 빈도가 낮아 잡초와 짐으로 가득했다. 이러한 옥상을 편하게 쉬면서 작은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야외 리빙룸과 식탁이 있는 정원으로 꾸몄다. 좁고 긴 공간에는 데크를 깔고 파티용 긴 테이블을 배치한 뒤 모던한 파고라를 덮어 날씨에 상관없이 정원을 감상하며 식사와 파티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옥상에 자연의 풍성함을 더하기 위해 화단을 깊게 한 뒤 단풍나무와 감나무, 꽃사과 등을 심었다. 잡초가 무성했던 화단에는 여름 수국과 산수국, 목수국, 삼색조팝, 황금조팝, 장미 등 다양한 다년 초로를 조화롭게 배치해 사시사철 꽃이 피고 지는 것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옥상 돌출 구조물 한쪽 벽면에는 작은 화단과 텃밭을 만들고, 영화를 볼 수 있도록 벽면을 스크린으로 만든 뒤 야외 소파와 해먹을 배치했다. 만약, 공간이 넉넉하지 않은 옥상에 화단을 만들려고 하면, 얕고 긴 화단보다 깊고 짧은 화단이 더욱 풍성한 느낌을 준다. 시원한 그늘숲을 마당에한여름 더위를 피해 쉴 수 있는 나무 그늘을 바란다면, 교목 중심의 그늘 정원을 추천한다. 그렇다고 정원에 큰 교목만 심으면 지루한 공간이 된다. 그늘에서 잘 자라는 식물을 조화롭게 배치해야 시원하면서 아름다운 그늘 정원을 만들 수 있다. 그늘에서 자라는 식물은 꽃이 없는 종이 많은 반면, 잎의 크기와 질감, 형태가 다양하다. 그늘 정원을 계획할 때 이러한 식물들의 잎을 조합하는 게 좋다. 또한, 그늘진 곳도 습한 곳과 건조한 곳이 있으니 생장 조건도 살펴야 한다. 그늘 화단을 화려하게 연출하려면 잎이 황금색인 풍지초와 호스타가 좋다. 습한 곳에서 잘 자라는 비비추와 옥잠화는 잎의 색과 모양, 크기가 다양해 그늘 화단에 빠질 수 없는 식물이다. 관중은 강렬한 질감이 돋보여 그늘 화단에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노루오줌과 흰색 추명국은 잎이 크고 질감이 대담해 그늘 화단을 자연스러운 스타일로 만들기 좋다. 홍단풍이나 공작단풍과 같이 색이 아름다운 교목은 그늘 화단을 더욱 화사하게 만든다. 정원을 계획할 때 계단이나 산책로에 일부에 목재를 사용하면 따뜻한 느낌을 주면서 색다른 풍경을 연출할 수 있다. 넓은 정원 바닥에 목재를 시공할 땐 빗물 침투성이 좋지 않으므로 목재 간격을 띄우고 지피식물을 심으면, 물 빠짐이 좋고 시각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정원에 사용하는 디딤석은 현무암, 화강암, 점토벽돌 등 다양하다. 고풍스러운 멋을 내기 위해 맷돌도 자주 이용한다. 석재는 자연스러운 멋을 내기에 좋지만, 볕이 들지 않는 습한 장소에는 이끼가 생겨 미끄러질 수 있다. 이런 공간에 벽돌을 띄엄띄엄 배치하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빗물 침투성도 좋아 땅을 숨 쉬게 한다.정원을 더욱 시원하고 색다르게 연출하는 수水공간연못, 분수, 폭포와 같이 물을 이용한 수水공간은 한여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한 기분이 들고 색다른 정원 풍경을 연출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수水공간을 이용한 생태정원은 어른에게는 즐거움을 주고 아이들 정서발달에 유익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수공간은 정원보다 관리가 어렵고 설치비용이 적잖게 들어 정원 계획에서 후 순위로 밀려나는 일이 많다. 그럼에도 시원하고 색다른 정원을 꾸미고 싶다면 과감하게 도전해볼 만한 게 수공간이다. 수련 연못 낙수를 이용한 연못 연꽃·수련 연못, 바위 연못, 정 지연 못, 생태연못 등 아름다운 풍경을 제공하는 연못은 정원의 백미라고 하며 수水공간을 대표한다. 특히, 연꽃·수련 연못은 여름이면 맑고 은은한 향기가 연못을 가득 메우고 향기만큼이나 아름다운 꽃이 눈길을 사로잡아 연못 가운데서도 으뜸으로 꼽는다. 간혹 연꽃과 수련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장 쉽게 구별하는 방법은 수면 가까이 꽃 피는 게 수련, 수면 위 긴 가지 끝에 꽃 피는 게 연꽃이다. 수련 잎은 한쪽 끝이 갈라져 있고, 연꽃은 입이 크고 넓으며 부드러운 털로 덥혀 있다. 바위 연못은 바위를 이용해 자연 상태와 가깝게 꾸미는 것이다. 연못에 사용하는 바위는 주변에서 채취한 바위를 사용해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바위 연못에 사용하는 수생식물은 물 위에 떠다니는 것보다는 바위틈에서 자라는 식물을 이용하는 게 보기 좋다. 코이 연못은 비단잉어(koi)를 키우는 연못이다. 비단잉어는 수면 위에서 볼 때 빛깔, 무늬, 광택, 체형이 아름다운 것을 가치 기준으로 삼는다. 연못에 많은 잉어를 키우려면 바닥에 분비물을 처리할 수 있도록 경사와 배수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습지 연못은 물과 모래의 경계가 있는 개빙開氷구역을 형상화한 것이다. 다양한 종의 식물을 조합해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모습을 연출하는 게 핵심이다. 늪지 연못은 개빙구역 없이 얕은 물에 수생식물을 꾸미는 것이다. 생태연못은 식물과 수생동물이 서식할 수 있는 자연환경을 재현해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며 교육용으로 좋다. 계류형 연못은 하천이나 계곡, 폭포처럼 물이 흐르는 연못이다. 자연석과 야생화를 조합하면 자연 풍경의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작은 분수를 적용한 정원 분수는 정원 테마를 결정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분수 자체만으로 하나의 작품을 연출할 수 있고 연못과 계류 공간에 설치하면 정원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그리고 정적인 연못에 활력을 주기 때문에 기분이 상쾌해지며, 물의 흐름을 좋게 해 수질을 정화하는 데도 좋다. 물레방아와 같은 시설물을 함께 사용하면 쏟아지는 물소리에 의해 더욱 맑고 시원한 느낌을 선사한다.단독(전원) 주택의 소확행 ‘텃밭’텃밭은 집터에 딸리거나 집 가까이에 있는 밭을 일컫는다. 일반농법이 단위 면적당 많은 농작물을 저비용으로 생산해 높은 가격으로 판매 소득을 올리는 게 목적이라면, 주말농장이나 텃밭은 가족과 함께 키우고 가꾸면서 수확하는 즐거움을 주고 안전하고 맛있는 웰빙 밥상을 제공하며 나아가 이웃과 나눔의 행복을 실행하는 것이다. 옥상 텃밭 텃밭을 조성하려면, 먼저 충분한 일조량을 확보해야 한다. 물과 흙, 비료는 얼마든지 자유롭게 공급할 수 있지만, 향이나 구조물에 의해 가려진 햇빛은 끌어올 방법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단독주택을 계획할 때 텃밭을 가꿀 생각이 있다면, 텃밭의 위치와 면적을 고려해 건물 배치를 조정해야 한다. 텃밭은 보통 마당을 활용하지만, 햇빛만 충분하게 든다면 옥상이나 발코니에 조성해도 작물을 기르는데 문제없다. 다만, 옥상이나 발코니는 건물 내에 조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배수 계획을 잘 세워야 향후 누수에 의한 문제가 없다. 작물은 텃밭이 5㎡(1.5평) 크기의 소규모라면 상추, 쑥갓, 아욱, 근대 등 크기가 작고 재배 기간이 짧은 게 좋고, 20㎡(6평) 내외로 조금 넓은 텃밭이라면, 옥수수, 완두콩, 고추, 호박, 토란, 감자, 고구마와 같이 크고 재배 기간이 긴 작물이 좋다. 좁은 면적에 큰 작물을 키우는 것보다 작은 작물을 여러 종 키우는 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물 선택은 수확량을 따지는 것보다 가족들이 좋아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게 좋다. 텃밭을 가꾸기 위한 적당한 공간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작은 상자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상자를 이용한 텃밭의 장점은 날씨 영향을 받는 작물을 필요에 따라 장소를 이동해 늘 최적의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예쁜 텃밭 상자를 화단이나 포치, 현관 등에 배치해 익스테리어 요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상자를 이용한 미니 텃밭 텃밭의 즐거움1. 텃밭의 녹색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한다.2. 자연의 소중함, 농부의 고마움, 나누는 기쁨을 알 수 있다.3. 무공해 농산물로 가족 건강을 지키고 운동 효과까지 볼 수 있다.4. 자녀들에게 살아 있는 자연학습을 시킬 수 있다.5. 자녀의 학습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6. 가족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이 된다.7. 집 안에 식물을 두면 쾌적한 온도·습도 관리에 도움이 된다. 기능성 텃밭으로 몸과 마음 건강 유지텃밭이 건강도 책임진다?금천구(구청장 차성수)는 지난 5월 만 6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치매 예방을 위한 ‘텃밭 및 원예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금천구 치매지원센터 관계자는 “원예치료 프로그램은 무언가를 재배하고 가꾸면서 치매에 대한 걱정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며 “치매 어르신들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을 위해 텃밭을 이용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금천구만의 일이 아니다. 서울시 각 구청과 여러 지자체도 텃밭을 원예치료에 이용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건국대학교 박신애 교수 연구팀이 단기간 텃밭 활동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노인들의 인지 기능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65세 이상 노인 41명에게 텃밭 활동 프로그램을 1회 20분간 제공한 후 혈액 내 인지 관련 지표들의 변화를 측정한 결과 뇌유래신경영양인자 BDN와 혈소판 유래 성장인자 PDGF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나 텃밭 활동이 노인의 인지 및 기억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팜&마켓매거진 4월호). ※ BDN과 PDGF는 기억 및 인지 기능과 관련 있는 해마의 기능을 알아보는 지표로 이용 이처럼 텃밭은 신선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무료한 삶을 위로하기에 더없이 좋은 야외 활동이다. 텃밭은 식생활에 맞춰 작물을 기르지만, 특정한 작물 조합으로 다양한 효과도 볼 수도 있다. 예컨대, 바비큐 파티를 자주 즐긴다거나 성인병 예방 등을 위한 채소 위주의 식단 준비, 아이들 자연관찰학습을 위한 체험형 텃밭 등 목적에 따라 다양한 텃밭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농촌진흥청은 '맛있는 텃밭', '건강 기능성 텃밭', '보고 즐기는 텃밭'을 준비했다. 10㎡ 넓이의 텃밭은 목적에 따라 10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맛있는 텃밭은 바비큐 파티와 샐러드 요리를 위한 텃밭, 건강 기능성 텃밭은 고혈압과 성인병, 암 등 질병 치료와 예방, 다이어트를 위한 텃밭, 보고 즐기는 텃밭은 향과 색을 즐기는 허브류로 구성한 것이고 멘델의 텃밭은 초·중·고생의 학습을 위해 계획한 텃밭이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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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윤기와 깊이를 더하는 공간 마당 &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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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정원가꾸기 - 식물도 코디네이터가 필요하다!
- 실내에 식물을 배치할 때도 코디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식물 하나를 놓았을 뿐인데 주방은 음식냄새 없이 쾌적하고 아이는 책이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이처럼 적재적소에 식물을 배치하면 플러스알파 효과를 발휘한다. 각 공간과 찰떡궁합을 이루는 식물들과 배치 TIP에 대해 소개한다. 글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자료협조 ㈜플로시스 02-445-8890 식물을 실내에 배치할 때는 공간과의 조화뿐 아니라 각 실이 가지고 있는 특징에 주의한다. 면적이 넓은 거실에는 공기 정화 기능이 탁월한 관엽 식물을, 냄새가 많은 주방에는 허브류를, 욕실에는 습기에 강하고 암모니아를 흡수하는 식물을 배치한다. 또한 잎이 무성한 식물만 놓는 것보다는 군데군데 화려한 꽃을 함께 두는 것이 미관상뿐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 및 정신 생리 향상에 효과적이다. 사계절에 맞게 꽃 피는 식물을 놓고 이왕이면 기능적으로 뛰어난 리베라나 국화를 놓자. 몸도 마음도 즐거워진다. Tip 냄새 먹는 식물, 어떤 종류가 있을까? 식물을 실내 면적의 약 2~3%만 두어도 실내 먼지가 20% 정도 감소한다. 실내 먼지를 없애는 식물에는 인도고무나무, 헤레라, 벤자민, 고무나무 등이 있다. 이 식물들을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두어 광합성과 증산 작용이 원활하게 일어나도록 하자. 치자나무나 라벤더는 우울증, 신경질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가끔 식물의 잎을 닦아주면 더 풍성하게 자라난다. 넓은 거실 거실은 가족 공용공간이자 이용 빈도가 높은 곳이다. 특히 전원주택의 경우 실내 공간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규모 있는 정원 연출이 가능하다. 이동성이 있는 플랜터는 생동감 있는 거실을 만들기에 적합한 소재로 햇빛이 잘 드는 곳과 코너 공간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거실에는 공기 정화 기능이 탁월한 잎 넓은 관엽 식물을 심는 것이 좋다. 잎이 풍성한 벤자민과 고무나무, 건조해도 잘 자라는 스킨답서스, 이국적인 파키라 등을 심거나 담배 냄새를 잘 흡수하는 네프로네피스 또는 독특한 향과 살균 작용이 있는 소나무 분재도 적당하다. 수중 식물도 실내 가습에 큰 도움이 된다. 부레옥잠, 물개구리밥, 물옥잠 등은 물 위에서 생활하는 식물로 물만 있으면 흙 없이 키울 수 있다. 냄새 많은 주방여러 가지 음식 냄새가 깊숙이 배어 있는 주방에는 방향성이 있는 허브류가 좋다. 통풍이 잘 되는 도기류에 심어 배치하면 쾌적할 뿐 아니라 요리 시 허브잎을 사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또한 야생화나 작은 꽃들을 바구니에 심어 놓으면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고 풍요롭다. 단, 지나치게 향이 강한 식물은 피하는 것이 좋다. 위: 꽃치자 / 아래:히아신스 Tip향이 좋은 식물들꽃치자 : 사철 윤기가 나는 진녹색 잎을 가진 식물. 여름에 향이 매우 진한 흰 꽃을 피운다. 한 그루만 심어도 온 집안 가득 치자향이 퍼진다.계절에 상관없이 15℃만 유지하면 일 년 내내 꽃을 피운다. 반그늘에서 잘 자라며 겨울에는 5℃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실내로 분을 들이는 것이 좋다. 히아신스 : 1겹 또는 8겹의 방울 모양을 한 예쁜 꽃이 사방으로 둘러핀 다육질의 꽃으로 끝이 6쪽으로 갈라진 항아리 모양이다. 향이 그윽하며 색상 또한 아름답다. 꽃을 준비하는 기간에 비해 개화기가 짧은 편이므로 실내 화단보다 화분에 심어 소품으로 활용하면 좋다. 습도가 높은 곳을 피해 저온에서 심는다. 물은 항상 젖어있을 정도로 주되 물 빠짐이 좋아야 한다. 습기 많은 욕실욕실은 암모니아를 흡수하는 관음죽이나 이뇨작용을 돕는 치자나무, 변비에 좋은 나팔꽃을 두면 효과적이다. 단, 비누나 물이 직접 튀지 않도록 선반이나 한쪽 벽면에 배치하는 것이 노하우. 허브를 활용해 눅눅한 냄새를 없애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습기를 좋아하는 보트, 컴프리, 레몬그라스, 레몬밤, 크레송 등 향이 좋은 허브류도 센스 있는 선택이다. 침실침실 인테리어는 하루의 피로를 풀고 편안함을 가져오느냐가 성공 포인트다. 따라서 숙면을 도울 수 있는 은은한 향이 있는 식물이 좋다. 화려하지 않는 소박한 질감의 꽃, 살균 소독이 있는 숯부작, 작은 테라리움 같은 것을 배치하면 좋다.네프로네피스나 스킨답서스, 아이비, 접란 등으로 바구니 정원을 만들거나 단정한 벤자민고무나무 등을 배치하면 방이 더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공부방과 현관공부방은 음이온이 방출되는 산세베리아, 드라세나류를 놓는다.수분 방출량이 높은 아레카야자 등을 배치하면 좋다. 아이 방의 경우 날카로운 잎이나 가시가 있는 식물은 피한다. 집 안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현관이 공간이 협소하고 음지일 경우 내음성이 강한 양치식물인 산데리아, 프리뮬러, 싱고니움, 시클라멘 등의 식물을 배치하면 좋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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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지 풀무지에서 자연에 흠뻑 취하다, 김광수ㆍ김혜옥부부의 토종 식물 사랑
- 대보리 언덕은 움을 틔우느라 신음을 지르고 있다. 숭숭숭 구멍을 내며 솟아오른 연초록의 생명들은 따사로운 축복에 반짝 웃어 준다. 살랑살랑 봄바람 위에 그 미소를 띄운다. 야생화 동산에 오른 아이들 손에 민들레의 미소가 날아 들어온다. 어른 숨소리보다도 가벼운 민들레 홀씨는 울던 아이도 뚝 그치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토종 야생화 수목원 '꽃무지 풀무지'에서 일어난 황홀한 봄 풍경이다.글 박지혜 기자 사진 백희정 기자 취재협조 꽃무지 풀무지 031-585-4874 www.mujimuji.co.kr 경기 가평군 하면 대보리 대금산자락 다소곳이 자리 잡은 '꽃무지 풀무지'는 토종 야생화 1300종 가까이 무리 지어 있는 수목원이다. 초본 1000여종, 목본 250여종을 보유하고 있다. 외래종에 밀려우리 토종식물이 차츰 자취를 감추는 것을 알고 난 후 김광수(58세) 씨가 현재 수목원 원장을 맡고 있는 그의 아내와 함께 조성했다. 그는 서울에서 하던 건설업을 과감히 접고 1997년부터 수목원을 조성, 2003년 개원했다. 지금은 세월의 흔적이 배어 자연스러운 자태로 사람들을 맞이 한다. 우리 식물 자원을 지키는 일김혜옥(56세) 원장은 "식물도 자원이 중요한 때가 올 것"이라고 말한다."패랭이꽃을 만들기 위해 F1 종자가 필요한데 다른 특정 나라에서만 그걸 구입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떨지 생각합니다. 희소가치가 올라가면 그 나라는 종자 가격을 높이는 등 주권을 행사할 수 있겠지요. 그렇게 되면 종자전쟁도 현실화되겠지요."한 야생화 종자 연구 · 개발자가 말한 '우량종자 필유부국優良種子 必有富國(우량종자를 가진 나라가 부강하게 된다)'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식물이 단순히 정원을 차지하는 관상용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재료로 쓰인다는 점을 생각하면 한 귀로 흘릴 수만은 없는 얘기다. 이미 세계 각국은 다양한 식물 유전자원 확보와 주권화, 독점화에 더욱 열을 올리는 추세다. 이를 통해 부를 축적하기도 한다.재미난 이름을 가진 미스김라일락의 경우를 보면 김 원장이 무엇을 우려하는지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다. 1947년 미 군정청 소속 식물 채집가였던 한 미국인은 북한산 백운대 바위틈에서 자란 나무를 발견하고 그 종자를 미국으로 가져가 싹을 틔웠다. 그것은 국내 자생 털개회나무 종자로, 그를 돕던 한국인 타이피스트의 성을 따서 '미스 김Miss Kim'라일락이라 명명했다. 현재 미스김라일락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 원예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높은 가격에도 수요가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미국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수입하는 입장이란다. 현재 미국이 확보하고 있는 52만여 점의 식물 유전자원 가운데 6000여점이 국내에서 채집해 간 것들이라는데 전남 완도의 산딸나무, 부안의 호랑가시나무, 지리산 원추리 등이 그 예다. 김 원장은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며 국내 양대 종묘회사가 국외 자본가에게 매수됐으며, 현재 국내 보급되는 종묘는 거의 일본 것이라는 점도 안타깝게 여긴다.노후에는 삶의 질이 더 중요하단 막연한 생각에 남편을 따라 수목원조성에 힘을 보탠 김원장은 뜻하지 않게 이렇듯 토종식물 전도사가 됐다. 1300종의 친근하고 희귀한 식물의 보고꽃무지 풀무지에선 들으면 피식 웃음이 나오는 재미난 이름도 많이 만난다. 끈끈이주걱 도둑놈의지팡이 노인장대 도깨비부채 박쥐나무 톱풀 미치광이풀 깽깽이풀 처녀치마 낙지다리 광대수염 쥐오줌풀 노루오줌 누린내풀 미스김라일락 파드득 장구채 부처손…. 몇 가지 이름의 내력을 보면, 박쥐처럼 꽃이 거꾸로 매달리는 박쥐나무, 잎이 톱니처럼 생기고 톱이나 대패 등으로 생긴 상처 치료에 효력이 있어 목수의 풀로 불리는 톱풀, 독이 있어 잘못 먹으면 미치광이가 된다는 미치광이풀, 치마폭처럼 보라 빛깔 꽃잎이 아래로 펼쳐진 처녀치마.고구마처럼 길쭉하게 생긴 부지에 조성한 수목원의 완만한 경사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주변에서 쉽게 보는 진달래 철쭉 민들레 제비꽃 붓꽃 수련 같은 식물도 있고 야산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복주머니난초나 해오라비난초 같은 희귀식물도 본다. 토목공사부터 시작해 수목원 조성 공사 전반에 직접 팔을 걷어붙인 김광수 씨는 부지 특성과 지세에 자연스럽도록 설계하고 조성했다. 자연 발생한 계곡물을 이용해 연못과 습지를 만들어 수변식물원으로 꾸미고 아이들이 물속에 첨벙첨벙 들어가기 일쑤라는(이날도 올챙이를 자세히 보느라 세 아이가 물에 빠졌다) 올챙이 연못도 이색적이다. 연못에 디딤석을 여러 개 놓아 올챙이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올챙이 연못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아 봄마다 올챙이 축제도 열고 있다. 산수국 수련 꽃창포가 울긋불긋 꽃 피는 여름이면 수변식물원은 장관을 이룬다.이곳에서 난 바위들을 한곳에 모아 꾸민 암석원은 야생성과 남성성의 매력이 돋보인다. 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키 작은 초화류가 수줍은 듯 피었고 덩굴이 암석을 감싸고 있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낙엽송이 빽빽하던 이벤트장은 아쉽게도 지난해 태풍 곤파스 영향으로 무려 100대 정도의 나무들이 넘어져 하늘이 뻥 뚫려 있다.이밖에 국화원, 약초원, 남부식물원, 산채원, 버섯원, 향기원, 나리원, 덩굴식물원, 삼림욕장 그리고 도자공방과 분경 같은 체험장 등 주제별로 구성돼 있다. 본연의 숲 속에 들어온 듯 이곳에 가꿔진 자연물들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형태로 존재한다. 수목원은 생애 한두 번 가는 곳?김광수 씨가 처음 야생화를 접한 것은 한 야생화 동호회에서 서울 여의도에 마련한 야생화 전시였다. 그 자리에서 야생화에 푹 빠져버린 그는 전시회에서 바로 야생화 동호회에 가입하고 2년간 열심히 활동을 했다. 주말이면 산과 들로, 야생화 마니아의 뜰로 분주하게 다닌 끝에 수목원을 구상한 것이다."야생화는 다년생이라 한 번 심으면 되고 토종이기에 종족 보존이라는 명분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조사 자료를 검토해 보니 조경 종목에서 야생화가 차차 늘어가는 추세라고 하기에 경제성도 있겠다고 생각한 거지요. 그런데 착각한 거였어요."그렇게 토종 야생화 지킴이를 자처한 가운데 6년간의 수목원 조성과 10년 가까운 수목원 경영이 그를 힘들게 할 때면 으레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는 소리가 있다. 사람들은 수목원을 생애 한두 번 방문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김혜옥 원장은 말한다. 여름이면 바닷가에 놀러 가듯이, 휴일엔 종종 아이들 손잡고 놀이공원 가듯이 그리고 데이트하러 영화관이나 공연장에 가듯이, 수목원도 종종 혹은 가끔씩 들르는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 날 여의도에 가지 않았어야 해."귀농 치고는 꽤 많은 비용도 들어갔다. 그럼에도 수익사업으로 치자면 수목원은 적자다. 한두 곳 빼고 국내 사설 수목원은 다 그렇단다. 적자를 면하기 위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고 김광수 씨는 조경업도 병행한다. 사회 환원이나 취미생활 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닌 다음에야 사설수목원은 부업을 병행하지 않고는 유지가 쉽지 않단다."사람들은 수목원을 생애 한두 번 방문하는 것으로 생각해요. 여름이면 바닷가에 놀러 가듯이, 휴일엔 종종 아이들 손잡고 놀이공원 가듯이 그리고 데이트하러 영화관이나 공연장에 가듯이 수목원도 종종 혹은 가끔씩 들르는 곳이었으면 해요." * 김혜옥 원장은 손님들에게 "꽃이 별로 없네"하는 소릴 들을 때가 있다. '수목원=알록달록 화려한 꽃'을 연상해 이곳을 찾았다가 실망하는 손님도 있다는 것. 그럴 땐 어깨가 축 가라앉는다. 야생화는 개화기가 저마다 달라 꽃무지 풀무지에서 그야말로 꽃이 만발할 때는 드물다. 그나마 5~6월에 많은 종이 개화기를 맞는다. 때로는 꽃이 다 핀 것 같지도 않은 수수한 종류도 있다. 김 원장은 희끗희끗한 홀아비꽃대 곁을 지나며 "이게 다 핀 거예요"한다. 게다가 심었는데 사라지거나 번식을 잘 하지 않는 종도 있다. 멸종 위기 식물인 복주머니난초와 해오라비난초 같은 것들이다. 하늘과 땅이 도와주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김 원장은 식물이 움 트고 잎이 나고 꽃 피고 열매 맺는 그 과정이 다 볼거리라고 말한다. 순간 기자는 숙연해졌다. 울긋불긋한 봄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던 기자의 꽃무지 풀무지에 대한 첫인상은 아직 봄이 요원해 보였기 때문이다. ' 자연 자체가 볼거리'라면 이곳은 매일 찾아와도 못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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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지 풀무지에서 자연에 흠뻑 취하다, 김광수ㆍ김혜옥부부의 토종 식물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