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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살아 숨쉬는 전통 마을 순천 낙안읍성樂安邑城
- 흙먼지를 일으키며 초가들이 줄지어 늘어선 고샅을 훑고 지나는 바람이 겨울답지 않게 제법 부드럽다. 담 안팎 감나무 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까치밥이 바르르 떨 뿐이다. 금전산과 오봉산, 백이산에 둘러싸인 읍성邑城안에 숨죽인 듯 납작 엎드린 초가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만 하는 도시의 아파트와는 판이하다. 서문 곁 고샅 안쪽에 자리한 초가의 사립문을 여니 주름살 깊게 패인 노옹老翁이 툇마루에 걸터앉아 약초 망태기를 짜며 어느새 봄날을 준비한다. 부엌과 큰방, 작은방 말 그대로 초라한 초가삼간草家三間이다. 순천 낙안읍성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에 온 듯한 착각마저 일으키게 한다. 전국에 읍성이 몇 군데 있지만 이곳 처럼 조선시대의 읍성과 관청 그리고 서민 문화를 잘 표현한 집과 생활 문화를 비교적 잘 간직한 곳은 드물다. 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 남내리 동내리 서내리를 아우르는 낙안읍성(사적 제302호)은 우리나라의 자연 촌락을 고스란히 보존한 곳으로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읍성은 지방 행정 관서를 둔 고을에 성을 쌓고, 그 안에 관아와 민가를 함께 수용한 성이다. 즉 행정과 주거 기능을 복합적으로 갖춘 성이다. 우리나라 읍성은 고려시대부터 쌓았다고 하나 확실하지 않으며 조선시대에 축조가 활발했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조선 초기 179개 읍성에 관한 기록이 나오는데, 당시 부府 · 목牧 · 도호부都護府 · 군郡 · 현縣등 행정구역이 330여 개였으니 반수가 넘게 읍성을 쌓은 것이다. 읍성은 주로 해안선과 국경선에 쌓았는데 갈대밭으로 유명한 순천만에서 약 8㎞ 떨어진 낙안읍성도 고려말 왜구의 침입을 막고자 흙으로 쌓았고, 조선 초기 돌로 다시 쌓았다. 성안에 깊은 우물을 파지 마라낙안읍성 민속마을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평지에 자리잡았음인지 성곽에 올라가 내려다보면 마음이 편안하다.진산鎭山인 금전산을 배경으로 동쪽은 좌청룡左靑龍인 오봉산, 서쪽은 우백호右白虎인 백이산 그리고 남쪽은 안산案山인 옥산이 먼발치에서 읍성을 에워싸고 있다. 동쪽과 서쪽은 금천산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개울물이 경계를 이루고, 남쪽은 농토가 넓게 펼쳐진 벌판이다.풍수상 행주형行舟形으로 향교 뒷산은 배의 닻, 동내리와 남내리의 은행나무 두 그루는 돛, 성곽을 따라 늘어선 노거수老巨樹들은 키와 노에 해당한다. 예부터 '성안에 우물을 깊이 파면 고을이 쇠한다'하여 이를 금했는데, 배가 밑이 뚫려 물이 차 가라앉는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양기陽氣에 속하는 행주형은 지세地勢가 배에 인물과 재화를 가득 싣고 막 출발하려는 형국으로, 고을에 인재와 재물이 넘쳐나 흥한다고 한다.기록에는 1397년(태조 6년) 왜구가 침입하자 이 고장 출신 양혜공 김빈길 장군이 의병을 일으켜 토성을 쌓아 방어했고, 1424년(세종 6년) 10월 성터를 오늘과 같은 규모로 넓혔고, 1626년(인조 4년) 임경업 장군이 낙안군수로 부임하여 오늘날과 같은 석성으로 다시 쌓았다고 한다. 고을에는 임경업 장군이 도술을 부려 하룻밤 사이에 성을 쌓았다는 전설이 전한다. 성은 1∼2m 크기 장방형 자연석으로 쌓았는데 너비는 하부가 4.2∼5.9m에 상부가 3.4∼5.1m, 높이는 3∼5m, 길이는 1410m이다. 허허벌판에 쌓은 석성왜구 침입을 막고자 군사적으로 쌓은 성이라면 산이 적합할 듯한데 왜, 허허벌판에 쌓은 것일까.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평야지대에 성을 쌓은 목적이 나온다."須當此時수당차시, 堅築城子견축성자, 有事則固門防禦유사칙고문방어, 無事則盡趨田野무사칙진추전야, 爲治之要務也위치지요무야."— 세종 13년(1431) 11월 8일 모름지기 마땅히 이 때를 당하여 성을 견고하게 쌓아 사변이 있으면 문을 굳게 닫고 방어하며, 사변이 없으면 모두 전야田野에 나가게 하는 것이 정치하는 요긴한 일입니다."但城基雖廣而險단성기수광이험, 內無泉水내무천수, 且乏糧儲차핍량저, 必不能固守필불능고수."— 세종 16년(1434) 3월 17일성의 기지가 비록 넓고 험하고 높더라도, 그 안에 샘이 없고 저축한 군량이 결핍해지면 굳게 지키지 못할 것이니, 대저 성보城堡의 군사 기지로 높은 산은 부적당합니다.이 모두 최윤덕이 판부사와 우의정일 때 세종대왕에게 올린 글〔上言〕이다. 백성이 성안에 장기간 머무르려면 물이 풍부하고 농토가 기름지며 집과 관사를 지을 만한 넓은 지형이 필요하고, 성이 험한 산중에 있으면 마땅히 지켜내기는 쉬우나 물과 군량미 부족으로 오랜기간 버티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읍성을 군사적 목적으로 평지에 쌓았음인데, 임진왜란 때 유성룡은 그 부적합함을 이렇게 지적했다."我國人知倭語者聞之아국인지왜어자문지, 則倭奴以爲칙왜노이위 : ' 爾國之人愚矣이국지인우의. 築城於卑處축성어비처, 敵人登高俯射적인등고부사, 莫能當之막능당지. 我輩之久留於爾國아배지구류어이국, 以此故也이차고야. 若於高處築之약어고처축지, 則誰敢犯之칙수감범지.'云矣운의."— 선조 27년(1594) 4월 17일우리나라 사람으로 왜어倭語를 아는 자가 들으니, '왜구가 그대 나라 사람은 어리석다. 성을 낮은 곳에 쌓으면 적이 높은 곳에 올라가서 내려다보고 쏘는 것을 당해내겠는가. 우리들이 그대 나라에 오랫동안 머물렀던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라고 하였답니다. 괘씸죄에 걸려 군에서 면으로 강등낙안은 예전에 군郡이었는데 현재 행정구역명은 낙안면이다. 낙안읍성 지킴이 송갑득 씨는 그 까닭을 2001년 '문화 환경 가꾸기'전문가 워크숍에서 이렇게 밝혔다."낙안은 조선시대 11개 면을 관할하던 곳으로 당시 전라도 지방에서는 큰 군에 속했다. 전라도 관찰사가 행하기 어려운 송사訟事는 낙안군수에게 도맡겨 처리할 정도로 막강한 군이었다. 그런데 구한말 조정이 일본의 간접 지배를 받으면서 낙안읍 유림들이 이에 반기를 들고일어나 사사건건 반대하자, 소위 요즘말로 괘씸죄에 걸려 낙안군을 셋으로 분할하여 인접한 보성군과 고흥군에 나누어주는 바람에 낙안면으로 강등되어 버렸다. 일제 식민지 통치 하에서 갖은 수탈을 일삼는 일본 지주들을 상대로 일어났던 농민들에 의한 소작쟁의 운동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개발은커녕 가장 낙후된 고장으로 남게 되었다."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고… 하던 1970년대 전국을 휩쓴 새마을운동도 이 고을을 빗겨갔으니 이를 다행스럽게 생각해야 할까. 중요 민속 가옥 9동과 객사 그리고 서민촌락으로 고유의 토속적 민속과 자연 경관을 잘 보존했으니 말이다.낙안읍성에는 북쪽을 제외한 동쪽과 서쪽과 남쪽에 성문을 두고, 관아와 객사 등 공공 건물을 북쪽에 배치했다. 성안 큰 길은 공공 건물 앞을 지나 낙풍루인 동문과 낙추문인 서문을 잇는다. 현재 성안에는 66가구가 거주하는데 주로 서문보다 동문을 이용하고 쌍청루인 남문은 농사지으러 갈 때 이용한다. 예전에는 순천과 흥양 · 보성 방면은 동문으로, 화순과 동복 · 광주 · 나주 방면은 서문으로 그리고 북쪽 오금재를 넘어 구례와 남원 · 전주 · 한양으로 갔다고 한다.성안에는 관아와 객사 등 공공 건물을 제외하면 서민 가옥인 초가가 대부분이다. 초가들은 좁은 돌담 골목길(고샅)을 구획 삼아 남서 방향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다. 집집마다 처마에 대롱대롱 매달린 시래기 묶음이 정감을 느끼게 한다. 흙과 돌, 나무, 짚으로 지은 一자형 3칸 집으로 전통 건축술과 남부지방의 특색을 여실히 보여 준다. 부엌과 큰방, 작은방 그리고 큰방과 작은방 앞 툇마루로 이어지는 3칸 전툇집이 주류를 이룬다. 초가들은 대부분 자연석 한 벌 기단에 윗면이 편편한 호박돌로 주추를 놓고, 그 위에 네모기둥을 얹었다. 돌담과 어우러진 3칸 초가들은 초라하기보다 옛 정취를 자아낸다. 가는 길과 주변 여행지호남고속도로 주암 나들목에서 27번 국도를 타고 송광사를 지나 3.6㎞ 가면 곡천 삼거리에 닿는다. 여기서 왼쪽 외서 · 벌교 방향으로 12.8㎞ 가면 나오는 장산 삼거리에서 좌회전(58번 도로)하여 6.1㎞ 가서 고개를 넘으면 낙안읍성이 정면으로 보인다. 낙안읍성 주위에는 고인돌 공원, 송광사, 선암사, 순천만이 있다. - 글 · 사진 윤홍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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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살아 숨쉬는 전통 마을 순천 낙안읍성樂安邑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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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란 무엇인가? 해외에선 일반화된 ALC, 국내에선 왜?
- 여러 건축구조 가운데 벽돌을 구조재로 사용하는 것을 조적조라고 한다. ALC 주택은 일반적인 벽돌 대신 ALC라는 특수한 벽돌을 사용해 골조와 벽체를 세운 집을 가리킨다. ALC란 ‘Autoclaved Lightweight Concrete’의 약어로 직역하면 ‘경량 기포콘크리트’다. 규산질 원료, 시멘트, 생석회, 석고 등을 섞어 만들며 발포제로 알루미늄, 알루미늄페이스트 및 혼화재가 사용된다. 이후 밀도가 350~1100kg/㎥인 고온·고압 증기로 양생해 제품을 완성한다. PART 01에서는 국내에서 ALC가 건설 자재로 얼마나 자주 사용되는지 현황을 살펴보고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특장점에 대해 알아본다. 더불어 ALC 제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봄으로써 예비 건축주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정리 노철중 기자사진 및 자료 전원주택라이프DB 건축 구조재 및 자재로서 ALC는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널리 사용되지 않는다. 반면 해외에서는 목재나 콘크리트처럼 보편적인 건축 구조재로서 자주 사용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시공 현장에 적재돼 있는 바닥, 지붕 패널 해외에선 일반적인 ALCALC는 1889년 독일의 E. 호프만 Hofman, 스웨덴의 I.A. 에릭슨 Erickson 등에 의해 연구 개발됐으며 건축자재 제품으로는 1929년 스웨덴의 이통 Ytong 사에 의해 처음 생산·판매됐다. 일본은 동경 대지진 후 1962년 스웨덴의 스포렉스 Sporex 사로부터 기술을 도입하고 개발 해온 결과, 1995년 고베 대지진과 한신·이와지 대지진 때 ALC 건축물의 탁월한 내진 성능을 확인했다. 지진 영향으로 인해 블록 Block 대신 패널 Panel만 생산하고 있으며 연간 200만㎥ 이상을 생산·시공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의 경우는 블록과 패널을 포함 연간 약 60만㎥를 생산·시공에 그치고 있다. ALC 태생 지역인 유럽에서는 전체 1억㎥ 이상의 ALC 제품이 시공되고 있고 서유럽의 대표적인 ALC 생산국인 독일은 30여 개 이상의 ALC 업체가 존재하며 그만큼 ALC 블록을 보편적으로 사용한다. 독일은 저렴한 양질의 주택이 대량 보급돼 있어 신축하는 건축물의 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ALC 수요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패널의 경우 상업용 건물이나 공장, 창고 등에 주로 적용되고 있으며 외벽과 내벽에는 블록을 조합해 사용하고 단독주택은 내력벽 조적에 블록을 적용해 ALC 블록 사용량이 점차 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ALC를 직접 생산하는 업체는 성은ALC, 쌍용ALC, 킹콩ALC 등 세 곳뿐이다. 신생 회사인 킹콩을 빼면 성은과 쌍용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해외와 차이가 크게 나는 이유는 ‘ALC에 대한 인식의 차이’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대중적으로 생소한 이름이기도 하며 ‘습기에 약하다’, ‘지진에 약하다’ 등 잘못 알려진 오해들이 널리 퍼져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국내에서는 주로 구조재를 구성하는 방식이 기둥보 구조보다는 무량판 구조나 벽식 구조이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전문가는 “90㎡ 기준으로 보면 기둥보 구조는 벽식·무량판 구조에 비해 약 2개 층 가량 층수가 낮다. 1개 동 1층의 가구 수가 6가구라고 봤을 때 10개 동이면 120가구의 차이가 생기는 만큼 분양 수익도 줄어둘 수밖에 없다”면서 “이 때문에 공사 단가가 낮아졌어도 분양수익에서 불리하다는 점 때문에 아직 무량판 구조와 ALC를 도입하는 건설사가 적다.”고 분석했다. ▲ 지붕 패널 시공 모습 ALC의 특장점ALC의 대표적인 장점으로는 공기 단축 이루는 시공 편리성(시공성·경량성), 친환경성, 단열성, 내화성, 내진성 등이 있다. 친환경성 규석, 생석회 등의 천연재료로 구성돼 있어 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며 자체적으로 원적외선을 방출해 건강에 도움을 준다. ALC 블록은 친환경 건축자재 인증서(HB 마크_친환경 자재 최우수 등급)와 웰빙 성능시험성적서(원적외선 방출 시험, 포름알데히드 탈취 시험, 항균 시험)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특유의 기포 구조로 인한 습도 조절 능력을 갖고 있어 ALC로 지은 실내는 늘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아토피 예방효과, 항균효과, 탈취 효과 등이 사람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ALC 주택에서 살아 본 건축주들은 가장 큰 장점으로 ‘새집증후군’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꼽는 경우가 많다. 시공성 및 경량성 일반 목재용 공구로도 쉽게 절단되는 시공성을 자랑하므로 공기단축 및 공사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ALC의 가벼운 무게와 밀도는 자재를 목재처럼 필요한 크기로 자르기 좋다. 구멍을 뚫고 못을 박는 등 정밀 시공이 가능하고 무게가 가볍기에 자재를 옮기는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별도의 트러스 없이 경제적으로 삼각형의 모임지붕을 구현할 수 있다. 트러스가 없기 때문에 이물 접합 부위를 없앰으로써 접합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하자 요인을 제거할 수 있다. 표준비중이 0.5로 기존의 일반 콘크리트보다 4~5배 정도 가벼워 비용 절감과 건물 전체의 경량화, 인건비 절감, 시공효율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가벼운 만큼 ALC 블록의 크기를 크게 생산할 수 있어 시공의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다. 석고벽돌의 경우 쌓고 양생 후 미장을 해야 하지만 ALC 블록은 쌓고 나서 바로 미장 마감이 가능하다. ALC 블록은 쌓고 나면 높이와 폭의 오차가 1㎜ 내외로 별도 미장 마감이 필요 없고 바로 도배가 가능하다. 이렇게 미장 마감을 간소화할 수 있어 경제적 이익이 보장된다. ▲ ALC 단열성능 테스트 결과를 나타내는 그래프 단열성 ALC 내부에 70%의 미세 독립기포가 열전도를 강력하게 차단하므로 열전도율을 확인해 보면 ALC가 일반 콘크리트에 비해 10배 이상의 단열효과를 창출한다. 또한 별도의 단열재가 필요 없어 열 손실 방지에도 탁월하고 고온·고압의 오토클레이브로 구워내기에 고려청자처럼 구워지는 과정에서 광물질이 형성되어 100~200년 지나도 그 성질이나 형태가 변하지 않는다. 이는 건축물의 기능과 형태를 장시간 유지하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음을 뜻한다. 내화성 완전 불연재인 무기질 소재로 돼 있어 화재 시에 타지 않고 유독가스가 발생되지 않아서 우수한 내화 성능의 자재로 평가받고 있으며 화재 예방 및 인명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다. 건축법에는 화재 발생 위험이 높은 용도의 특수 건축물은 주요 구조부를 내화구조로 건축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ALC는 이런 기준을 만족한다. ALC는 건축법, 소방법 등에서 내화의 불연재로 지정돼 있다. 열전도율도 낮기 때문에 한 공간에서 화재 발생 시에도 반대 공간에선 미묘한 영향만 받는다. 별도 시험성적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허가를 받을 수 있다. 내진성 ALC 주택은 조적조이고 가볍기 때문에 지진에 약할 것 같다는 오해가 많다. 하지만 잘 따져보면 다른 구조의 주택보다 내진성능이 뛰어나다. 가령 가볍기 때문에 오히려 지진에 강하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자세한 설명은 PARR 03 ALC ‘오해와 진실’ 참고) 전문가들은 적합한 내진공법에 의해 지어진다면 다른 건축구조 못지않게 내진에 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2017년 12월부터 모든 신축 주택의 내진설계가 의무화됐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2018년 7월에는 경량 목구조, 2019년 11월에는 조적식 구조인 ALC 구조의 소규모 구조 기준을 고시한 바 있다. 이 같은 소규모 건축구조기준에 따라 설계 시 별도의 내진구조 설계 없이 내진 안전성 및 내구성을 확보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 국토교통부에서 고시한 ‘소규모 건축구조기준(안)’ 표지. 이 안에는 ALC 자재의 결함 방식에 대한 기준이 상세히 기술돼 있다. ALC 제품의 종류와 그 용도ALC 제품은 크게 ALC 블록, ALC 패널 제품으로 구분된다. ALC 블록은 내외부 모든 벽체용(내력, 비내력)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벽체별 요구 성능에 따라 제품 두께를 달리해 적용하고 있다. 주로 주거 시설인 공동주택(APT), 오피스텔, 호텔, 단독주택부터 지식산업센터, 병원, 대형마트, 공장, 상가 등에 이르기까지 쓰이지 않는 건축물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ALC 패널은 패널재로서 블록으로 시공이 어려운 장스팬 용으로 주로 내화 성능이 요구되는 발전소, 물류센터, 대형마트, 공장에 사용돼 왔으나 최근에는 블록처럼 모든 건축물 내외부에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ALC 블록은 비내력벽으로 사용 시에는 층수 제한이 없으며 구조체로 사용 시에는 주택에 한 해 2층까지 내력벽으로 사용할 수 있다. ▲ ALC 블록의 종류 ALC 블록의 종류ALC 블록은 저비중 고단열 블록(ALC-i), 일반 블록, 발수 블록, 고강도 블록 4가지로 구분된다. 제품의 규격은 표준으로 기준을 정해놓지만 용도에 따라 크기를 제작하거나 가공해 사용할 수 있다. 저비중 고단열 블록(ALC-i) 압축강도 30kg/cm2 이상, 열전도율 0.087(W/mk)로 단열 성능을 높이고 제품 무게는 다운시킨 제품. 일반 블록 별도의 가공 없이 표준화된 KS 기준 0.5품으로 만들어진 블록.발수 블록 화장실 또는 주방과 같이 방수성을 요하는 공간에 사용되는 것으로 발수제를 첨가해 물에 대한 흡수율을 낮춘 블록. 고강도 블록 일반 블록보다 밀도를 높여 강도나 차음성을 요하는 벽체를 위한 KS 기준 0.6품 이상인 블록. ▲ ALC 패널의 종류 ALC 패널 종류ALC 패널은 건축물의 허용하중과 적재하중, 마감하중, 풍압력에 따라 다르게 제작된다. ALC 패널의 종류에는 용도에 따라 내·외벽 패널과 슬래브 패널로 나눈다. 내·외벽용 패널은 표면이 평평하게 구성된 일반 패널과 표면에 일정한 길이로 무늬를 가공한 디자인 패널(패션 패널), 모서리 마감에 사용하는 코너 패널 등이 있고, 슬래브 패널은 바닥슬래브 패널, 지붕슬래브 패널이 있다. 규격은 최대 길이 6m, 최대 폭은 60cm로 생산되고 있다. 일반 패널 내벽, 외벽, 칸막이벽 등에 사용하며 패널 길이는 구조 계산에 의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패널의 최대 길이는 패널 두께의 40배까지 가능하다. 디자인 패널 표면을 다양한 문양으로 가공한 패널로 패션 패널이라고도 부른다.커튼월 패널 커튼월공법 전용 패널로 긴결철물을 패널에 매립시켜 생산한다. 코너 패널 건축물의 외벽 모서리 부분에 사용되며 최대 길이는 6m다. ▲ 쌍용ALC에서 제안한 ALC 주택 표준 설계안 1. ▲ 쌍용ALC에서 제안한 ALC 주택 표준 설계안 2. ▲ 쌍용ALC에서 제안한 ALC 주택 표준 설계안 3. ▲ 쌍용ALC에서 제안한 ALC 주택 표준 설계안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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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란 무엇인가? 해외에선 일반화된 ALC, 국내에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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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 건축 시장에 순풍 불어온다! (3-1)
- 단독주택 시공에서는 철근콘크리트조, 목조, 조적조 등이 많이 쓰인다. 하지만 ALC 주택이 빠른 공기와 합리적인 건축비, 시공성, 친환경성 등을 인정받으며 작년 대비 금년 상반기에만 2배 이상 ALC 주택 물량이 늘고 있다(SYC 쌍용 ALC 기준). ALC 건축이란 무엇이고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기존 공법들과 비교해 어떤 특징이 있는지, 설계나 시공 시에 어떤 점을 체크해 봐야 하는지 살펴보자. 글 이수민 기자사진 전원주택라이프 DB, 쌍용 ALC감수 및 도움말이현수 (주)SYC 쌍용 ALC 대표이사/ 기술사, 010-5326-4264)쌍용 ALC 기술연구소 1899-1728자료 출처쌍용 ALC 공식 홈페이지 www.sycalc.co.kr,아이러브 ALC 블로그 https://blog.naver.com/sesimjunALC 블록의 물성을 활용한 단독주택 계획 연구(2016, 김남수, 홍익대학교 대학원 건축학과 건축계획)ALC 블록벽체의 효율적 적용 방안에 관한 연구(2002, 서정호, 건국대학교 산업대학교 건축공학과) ALC 란?ALC란 Autoclaved Lightweight Concrete의 약어로 규산질 원료에 시멘트, 생석회 등 석회질 원료와 기포제를 넣은 혼합물을 고온 고압에서 증기 양생시킨 경량기포콘크리트다. 1950년대 말 유럽의 기술이 일본으로 도입되며 만들어진 전문 용어로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만 ALC라고 부르며 ALC가 일반화된 독일에서는 미세한 숨구멍이 있는 콘크리트라는 뜻으로 포렌베톤Porenbeton(또는 Gasbeton)이라고 한다. 그 외 다른 나라에서는 AAC(Autoclaved Aerated Concrete)라고 부른다. ALC의 원료는 규석 또는 규사와 같은 규산질 재료가 50~60%, 시멘트 20~30%, 생석회 10~20%, 석고 2~5%와 발포제로 알루미늄, 알루미늄페이스트 및 혼화재가 0.05~1%가 들어간다. 이 재료들을 물과 혼합해 슬러리를 만든 다음 고온·고압의 오토클레이브에서 증기양생 과정을 거쳐 구조적으로 안정된 판상구조(층층이 쌓인 퇴적물이 판을 이루는 형태)로 만들어진다. ALC의 국내·외 현황ALC는 1889년도 독일의 E. 호프만 Hofman과 스웨덴의 I.A. 에릭슨 Erickson 등에 의해 연구 개발돼 건축자재 상품으로 1929년도 스웨덴의 이통 Ytong 사에 의해 처음 생산·판매됐다.일본은 동경 대지진 후 1962년 스웨덴의 스포렉스 Sporex 사로부터 기술을 도입하고 개발 해온 결과, 1995년도 고베 대지진과 한신·이와지 대지진 때 ALC 건축물의 탁월한 내진 성능을 확인했다. 지진 영향으로 인해 블록 Block 대신 패널 Panel만 생산하고 있으며, 연간 200만㎥ 이상을 생산, 시공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의 경우는 블록과 패널을 포함 연간 약 60만㎥를 생산 및 시공하고 있다. 더불어 유럽에서는 전체 1억㎥ 이상의 ALC 제품이 시공되고 있으며, 서유럽의 대표적인 ALC 생산국인 독일에서는 30여 개 이상의 공장에서 ALC를 생산하고 ALC 블록 사용도 보편화되어 있다. 독일은 저렴한 양질의 주택이 대량 보급돼 있어 신축하는 건축물의 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ALC 수요는 계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패널의 경우 상업용 건물이나 공장, 창고 등에 주로 적용되고 있으며 외벽과 내벽에는 블록을 조합하여 사용하고 있고 단독주택은 내력벽 조적에 블록을 적용해 ALC 블록 사용량이 점차 늘고 있는 것이다. 2014년 7월 17일 e-대한 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쌍용 ALC의 이현수 대표는 “최근 들어 ALC가 국내에서 각광받는 이유는, 경제성장 덕분에 국민 생활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삶의 질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자연스럽게 친환경 건축자재를 갈망하면서 ALC 제품이 가진 친환경성, 단열성, 내화성 등의 주요 성능이 주목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실제 ALC 주택 거주자들의 호평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원주택을 계획하는 건축주들의 선택지에 ALC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LH 공사, SH공사를 시작으로 공기업들도 장수명 공동주택(APT)을 위해 다양한 평면에 향후 리모델링 등을 고려, 기존의 벽식 구조를 탈피한 라멘 구조 및 무량판 구조로 설계하여 실내 벽체를 비 내력 경량벽체로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에 힘입어 향후 경량벽체 시장이 앞으로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7년 전 이현수 대표의 전망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 ALC 자재를 생산하고 있는 브랜드가 있는 업체는 3곳이다. 쌍용 ALC를 생산하는 ㈜ SYC와 성은 ALC, 그리고 신규 대형업체가 준비를 마쳤다. 굴지의 업체가 뛰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ALC 시장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쌍용 ALC의 경우 3~4년 전 10만㎥를 생산하던 것에서 최근 들어 20만㎥로 생산량이 급증했다. 이중 절반은 단독주택 공급물량이고, 절반은 현대건설, GS건설, 대림건설 등 아파트 현장에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볼 때 ALC 시장은 앞으로 장밋빛 전망으로 볼 수 있다. 반면 프라임경제 2020년 4월 16일 자에 따르면, 신기술에 대한 거부감과 기존 현장에서의 보수적 타성, 친환경 내력벽 사용에 대한 대중의 낮은 인식 등에 의해 ALC라는 신자재의 확산은 더딜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이현수 대표는 보수적인 업계의 성향으로 한계가 있긴 하지만, 기존 습식 시멘트벽돌 대신 가격이나 성능이 우수하고 시공성이 뛰어난 ALC 수요는 꾸준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ALC 제조 공정제조과정은 규석, 시멘트, 생석회, 석고, 물에 발포제를 혼합한 뒤 틀 속에 타설 하는 과정을 거친다. 타설 된 몰드는 사전에 양생 공간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 원료들 간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수소가스가 생성되고 이로 인해 발생된 미세한 기포와 혼합물로 부풀게 된다. 응결 이후에 블록은 굳지 않은 그린 케이크 상태가 되는데 이때에 피아노선으로 규격화된 블록 크기로 절단한다. 이후에 오토클레이브에서 고온·고압 증기양생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 180℃, 10기압에서 10~12시간 양생을 하며, 모든 과정은 총 20시간 정도 소요된다. ALC의 특장점ALC는 경량성, 단열성, 가공성, 치수안정성, 내화성, 친환경성 등이 뛰어난 반면 압축강도가 콘크리트나 시멘트벽돌보다 낮은 단점도 있다. 친환경성규석, 생석회 등의 천연재료로 구성돼 있어 인체에 해로운 물질도 배출하지 않으며 자체적으로 원적외선을 방출해 건강에 도움을 준다. ALC 블록은 친환경 건축자재 인증서(HB 마크_친환경 자재 최우수 등급)와 웰빙 성능시험성적서(원적외선 방출 시험, 포름알데히드 탈취 시험, 항균 시험)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특유의 기포 구조로 인한 습도 조절 능력을 갖고 있어 ALC로 지은 실내는 늘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아토피 예방효과, 항균효과, 탈취 효과 등의 효과가 있다. 내지진성지진하중은 건물 중량에 비례하는데 ALC 주택은 타 구조 대비 가볍다. 시공성일반 목재용 공구로도 쉽게 절단되는 시공성을 자랑하므로 공기단축 및 공사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ALC의 가벼운 무게와 밀도는 자재를 목재처럼 필요한 크기로 자르기 좋다. 구멍을 뚫고 못을 박는 등 정밀 시공이 가능하고 무게가 가볍기에 자재를 옮기는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별도의 트러스 없이 경제적으로 삼각형의 모임지붕을 구현할 수 있다. 트러스가 없기 때문에 이물 접합 부위를 없앰으로써 접합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하자 요인을 제거할 수 있다. 경량성표준비중이 0.5로 기존의 일반 콘크리트보다 4~5배 정도 가벼워 비용 절감과 건물 전체의 경량화, 인건비 절감, 시공효율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가벼운 만큼 ALC 블록의 크기를 크게 생산할 수 있어 시공의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다. 석고벽돌의 경우 쌓고 양생 후 미장을 해야 하지만 ALC 블록은 쌓고 나서 바로 미장 마감이 가능하다. ALC 블록은 쌓고 나면 높이와 폭의 오차가 1㎜ 내외로 별도 미장 마감이 필요 없고, 바로 도배가 가능하다. 이렇게 미장 마감을 간소화할 수 있어 경제적 이익이 보장된다. 단열성ALC 내부에 70%의 미세 독립기포가 열전도를 강력하게 차단하므로 열전도율을 확인해 보면 ALC가 일반 콘크리트에 비해 10배 이상의 단열효과를 창출한다. 또한 별도의 단열재가 필요 없어 열 손실 방지에도 탁월하고, 고온·고압의 오토클레이브로 구워내기에 고려청자처럼 구워지는 과정에서 광물질이 형성되어 100~200년 지나도 그 성질이나 형태가 변하지 않는다. 이는 건축물의 기능과 형태를 장시간 유지해 주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음을 뜻한다. 내화성완전 불연재인 무기질 소재로 되어 있어 화재 시에 타지 않으며 유독가스가 발생되지 않아서 우수한 내화 성능의 자재로 평가받고 있으며 화재 예방 및 인명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다. 건축법에는 화재 발생 위험이 높은 용도의 특수 건축물은 주요 구조부를 내화구조로 건축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ALC는 이러한 성능을 만족한다. ALC는 건축법, 소방법 등에서 내화의 불연재로 지정돼 있다. 열전도율도 낮기 때문에 한 공간에서 화재 발생 시에도 반대 공간에선 미묘한 영향만 받는다. 건축법(시행 2021. 8. 7)제2조 7. “내화구조(耐火構造)”란 화재에 견딜 수 있는 성능을 가진 구조로서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적합한 구조를 말한다. 제56조(건축물의 내화구조) ① 법 제50조제1항 본문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건축물(제5호에 해당하는 건축물로서 2층 이하인 건축물은 지하층 부분만 해당한다)의 주요 구조부와 지붕은 내화구조로 해야 한다. 다만, 연면적이 50제곱 미터 이하인 단층의 부속건축물로서 외벽 및 처마 밑면을 방화구조로 한 것과 무대의 바닥은 그렇지 않다. 평활성ALC만의 특수 공법으로 생산, 사인펜으로 글씨를 쓸 수 있을 정도로 표면이 평활하다. 이러한 특성은 건물의 내구성에 큰 영향을 끼치는 방수제나 마감재의 부착성을 높인다. 또한 건물 내부를 간단하게 시공할 경우 분가루의 떨어짐이 적어 내장 마감재의 선택과 도색 작업 등에 따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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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 건축 시장에 순풍 불어온다!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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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10월 특집 1] ALC 건축 시장에 순풍 불어온다! 3-1
- ALC 건축 시장에 순풍 불어온다! 3-1 단독주택 시공에서는 철근콘크리트조, 목조, 조적조 등이 많이 쓰인다. 하지만 ALC 주택이 빠른 공기와 합리적인 건축비, 시공성, 친환경성 등을 인정받으며 작년 대비 금년 상반기에만 2배 이상 ALC 주택 물량이 늘고 있다(SYC 쌍용 ALC 기준). ALC 건축이란 무엇이고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기존 공법들과 비교해 어떤 특징이 있는지, 설계나 시공 시에 어떤 점을 체크해 봐야 하는지 살펴보자. 글 이수민 기자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DB, 쌍용 ALC 감수 및 도움말 이현수 (주)SYC 쌍용 ALC 대표이사/ 기술사, 010-5326-4264) 쌍용 ALC 기술연구소 1899-1728 자료 출처 쌍용 ALC 공식 홈페이지 www.sycalc.co.kr 아이러브 ALC 블로그 https://blog.naver.com/sesimjun ALC 블록의 물성을 활용한 단독주택 계획 연구(2016, 김남수, 홍익대학교 대학원 건축학과 건축계획) ALC 블록벽체의 효율적 적용 방안에 관한 연구(2002, 서정호, 건국대학교 산업대학교 건축공학과) ALC 란? ALC란 Autoclaved Lightweight Concrete의 약어로 규산질 원료에 시멘트, 생석회 등 석회질 원료와 기포제를 넣은 혼합물을 고온 고압에서 증기 양생시킨 경량기포콘크리트다. 1950년대 말 유럽의 기술이 일본으로 도입되며 만들어진 전문 용어로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만 ALC라고 부르며 ALC가 일반화된 독일에서는 미세한 숨구멍이 있는 콘크리트라는 뜻으로 포렌베톤Porenbeton(또는 Gasbeton)이라고 한다. 그 외 다른 나라에서는 AAC(Autoclaved Aerated Concrete)라고 부른다. ALC의 원료는 규석 또는 규사와 같은 규산질 재료가 50~60%, 시멘트 20~30%, 생석회 10~20%, 석고 2~5%와 발포제로 알루미늄, 알루미늄페이스트 및 혼화재가 0.05~1%가 들어간다. 이 재료들을 물과 혼합해 슬러리를 만든 다음 고온·고압의 오토클레이브에서 증기양생 과정을 거쳐 구조적으로 안정된 판상구조(층층이 쌓인 퇴적물이 판을 이루는 형태)로 만들어진다. ALC의 국내·외 현황 ALC는 1889년도 독일의 E. 호프만 Hofman과 스웨덴의 I.A. 에릭슨 Erickson 등에 의해 연구 개발돼 건축자재 상품으로 1929년도 스웨덴의 이통 Ytong 사에 의해 처음 생산·판매됐다. 일본은 동경 대지진 후 1962년 스웨덴의 스포렉스 Sporex 사로부터 기술을 도입하고 개발 해온 결과, 1995년도 고베 대지진과 한신·이와지 대지진 때 ALC 건축물의 탁월한 내진 성능을 확인했다. 지진 영향으로 인해 블록 Block 대신 패널 Panel만 생산하고 있으며, 연간 200만㎥ 이상을 생산, 시공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의 경우는 블록과 패널을 포함 연간 약 60만㎥를 생산 및 시공하고 있다. 더불어 유럽에서는 전체 1억㎥ 이상의 ALC 제품이 시공되고 있으며, 서유럽의 대표적인 ALC 생산국인 독일에서는 30여 개 이상의 공장에서 ALC를 생산하고 ALC 블록 사용도 보편화되어 있다. 독일은 저렴한 양질의 주택이 대량 보급돼 있어 신축하는 건축물의 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ALC 수요는 계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패널의 경우 상업용 건물이나 공장, 창고 등에 주로 적용되고 있으며 외벽과 내벽에는 블록을 조합하여 사용하고 있고 단독주택은 내력벽 조적에 블록을 적용해 ALC 블록 사용량이 점차 늘고 있는 것이다. 2014년 7월 17일 e-대한 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쌍용 ALC의 이현수 대표는 “최근 들어 ALC가 국내에서 각광받는 이유는, 경제성장 덕분에 국민 생활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삶의 질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자연스럽게 친환경 건축자재를 갈망하면서 ALC 제품이 가진 친환경성, 단열성, 내화성 등의 주요 성능이 주목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실제 ALC 주택 거주자들의 호평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원주택을 계획하는 건축주들의 선택지에 ALC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LH 공사, SH공사를 시작으로 공기업들도 장수명 공동주택(APT)을 위해 다양한 평면에 향후 리모델링 등을 고려, 기존의 벽식 구조를 탈피한 라멘 구조 및 무량판 구조로 설계하여 실내 벽체를 비 내력 경량벽체로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에 힘입어 향후 경량벽체 시장이 앞으로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7년 전 이현수 대표의 전망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 ALC 자재를 생산하고 있는 브랜드가 있는 업체는 3곳이다. 쌍용 ALC를 생산하는 ㈜ SYC와 성은 ALC, 그리고 신규 대형업체가 준비를 마쳤다. 굴지의 업체가 뛰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ALC 시장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쌍용 ALC의 경우 3~4년 전 10만㎥를 생산하던 것에서 최근 들어 20만㎥로 생산량이 급증했다. 이중 절반은 단독주택 공급물량이고, 절반은 현대건설, GS건설, 대림건설 등 아파트 현장에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볼 때 ALC 시장은 앞으로 장밋빛 전망으로 볼 수 있다. 반면 프라임경제 2020년 4월 16일 자에 따르면, 신기술에 대한 거부감과 기존 현장에서의 보수적 타성, 친환경 내력벽 사용에 대한 대중의 낮은 인식 등에 의해 ALC라는 신자재의 확산은 더딜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이현수 대표는 보수적인 업계의 성향으로 한계가 있긴 하지만, 기존 습식 시멘트벽돌 대신 가격이나 성능이 우수하고 시공성이 뛰어난 ALC 수요는 꾸준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ALC 제조 공정 제조과정은 규석, 시멘트, 생석회, 석고, 물에 발포제를 혼합한 뒤 틀 속에 타설 하는 과정을 거친다. 타설 된 몰드는 사전에 양생 공간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 원료들 간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수소가스가 생성되고 이로 인해 발생된 미세한 기포와 혼합물로 부풀게 된다. 응결 이후에 블록은 굳지 않은 그린 케이크 상태가 되는데 이때에 피아노선으로 규격화된 블록 크기로 절단한다. 이후에 오토클레이브에서 고온·고압 증기양생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 180℃, 10기압에서 10~12시간 양생을 하며, 모든 과정은 총 20시간 정도 소요된다. ALC의 특장점 ALC는 경량성, 단열성, 가공성, 치수안정성, 내화성, 친환경성 등이 뛰어난 반면 압축강도가 콘크리트나 시멘트벽돌보다 낮은 단점도 있다. 친환경성 규석, 생석회 등의 천연재료로 구성돼 있어 인체에 해로운 물질도 배출하지 않으며 자체적으로 원적외선을 방출해 건강에 도움을 준다. ALC 블록은 친환경 건축자재 인증서(HB 마크_친환경 자재 최우수 등급)와 웰빙 성능시험성적서(원적외선 방출 시험, 포름알데히드 탈취 시험, 항균 시험)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특유의 기포 구조로 인한 습도 조절 능력을 갖고 있어 ALC로 지은 실내는 늘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아토피 예방효과, 항균효과, 탈취 효과 등의 효과가 있다. 내지진성 지진하중은 건물 중량에 비례하는데 ALC 주택은 타 구조 대비 가볍다. 시공성 일반 목재용 공구로도 쉽게 절단되는 시공성을 자랑하므로 공기단축 및 공사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ALC의 가벼운 무게와 밀도는 자재를 목재처럼 필요한 크기로 자르기 좋다. 구멍을 뚫고 못을 박는 등 정밀 시공이 가능하고 무게가 가볍기에 자재를 옮기는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별도의 트러스 없이 경제적으로 삼각형의 모임지붕을 구현할 수 있다. 트러스가 없기 때문에 이물 접합 부위를 없앰으로써 접합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하자 요인을 제거할 수 있다. 경량성 표준비중이 0.5로 기존의 일반 콘크리트보다 4~5배 정도 가벼워 비용 절감과 건물 전체의 경량화, 인건비 절감, 시공효율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가벼운 만큼 ALC 블록의 크기를 크게 생산할 수 있어 시공의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다. 석고벽돌의 경우 쌓고 양생 후 미장을 해야 하지만 ALC 블록은 쌓고 나서 바로 미장 마감이 가능하다. ALC 블록은 쌓고 나면 높이와 폭의 오차가 1㎜ 내외로 별도 미장 마감이 필요 없고, 바로 도배가 가능하다. 이렇게 미장 마감을 간소화할 수 있어 경제적 이익이 보장된다. 단열성 ALC 내부에 70%의 미세 독립기포가 열전도를 강력하게 차단하므로 열전도율을 확인해 보면 ALC가 일반 콘크리트에 비해 10배 이상의 단열효과를 창출한다. 또한 별도의 단열재가 필요 없어 열 손실 방지에도 탁월하고, 고온·고압의 오토클레이브로 구워내기에 고려청자처럼 구워지는 과정에서 광물질이 형성되어 100~200년 지나도 그 성질이나 형태가 변하지 않는다. 이는 건축물의 기능과 형태를 장시간 유지해 주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음을 뜻한다. 내화성 완전 불연재인 무기질 소재로 되어 있어 화재 시에 타지 않으며 유독가스가 발생되지 않아서 우수한 내화 성능의 자재로 평가받고 있으며 화재 예방 및 인명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다. 건축법에는 화재 발생 위험이 높은 용도의 특수 건축물은 주요 구조부를 내화구조로 건축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ALC는 이러한 성능을 만족한다. ALC는 건축법, 소방법 등에서 내화의 불연재로 지정돼 있다. 열전도율도 낮기 때문에 한 공간에서 화재 발생 시에도 반대 공간에선 미묘한 영향만 받는다. 건축법(시행 2021. 8. 7) 제2조 7. “내화구조(耐火構造)”란 화재에 견딜 수 있는 성능을 가진 구조로서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적합한 구조를 말한다. 제56조(건축물의 내화구조) ① 법 제50조제1항 본문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건축물(제5호에 해당하는 건축물로서 2층 이하인 건축물은 지하층 부분만 해당한다)의 주요 구조부와 지붕은 내화구조로 해야 한다. 다만, 연면적이 50제곱 미터 이하인 단층의 부속건축물로서 외벽 및 처마 밑면을 방화구조로 한 것과 무대의 바닥은 그렇지 않다. 평활성 ALC만의 특수 공법으로 생산, 사인펜으로 글씨를 쓸 수 있을 정도로 표면이 평활하다. 이러한 특성은 건물의 내구성에 큰 영향을 끼치는 방수제나 마감재의 부착성을 높인다. 또한 건물 내부를 간단하게 시공할 경우 분가루의 떨어짐이 적어 내장 마감재의 선택과 도색 작업 등에 따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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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10월 특집 1] ALC 건축 시장에 순풍 불어온다!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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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주택 이야기] 통나무 주택의 인테리어-자연 소재 인터리어 제품이면 소화해 내
- 인테리어의 기본 개념(Concept)은 실용성과 장식성, 필요와 구성 요소들의 조화다. 통나무집은 노출된 들보, 서까래, 장선 들로 특유의 멋이 있다. 통나무집은 자연 소재라면 대부분의 형상으로 인테리어를 해도 소화해 내는 힘을 갖고 있다. 자연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통나무집은 현대사회에서 인간 상실의 허(虛)를 보상받으려는 욕구에 부합하는 인테리어 연출에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 트로이 목마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로 그리고 수없이 영화로 만들어졌기에 우리에게는 낯설지가 않다.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펠레우스와 테티스의 결혼식에 초대를 받지 못한 앙갚음으로 준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고 쓰여진 황금사과의 주인을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정한다.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 이 세 라이벌의 자존심을 자극한 에리스의 승부수는 효력을 발휘한다. 파리스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를 황금사과의 주인으로 선택하고, 아프로디테는 그 보답으로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의 왕비 헬레네를 파리스의 왕비로 준다. 이에 격분한 메넬라오스는 그리스 연합군을 만들어 트로이를 공격하지만, 난공불락의 트로이 성은 10년을 끄떡도 않는다. 이에 젊은 장수 오디세우스가 목마를 만들어 그 속에 병사들을 숨긴 채 퇴각하는 것처럼 하여 성안에 진입, 결국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 전장에 남겨진 목마가 트로이를 멸망으로 몰아가는 비밀 병기였다. 요즘 흔히 말하는 꼼수(목마)를 쓰지 않았다면 난공불락의 성을 가진 트로이가 전쟁에서 승리했을 거라는 상상을 해본다. 성은 효과적으로 적을 막고 주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험한 지형을 이용해서 쌓는다. 철옹성이 그러하듯 튼튼하게 지은 집은 내 가정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켜주는 보금자리가 된다.성이 백성의 삶을 보호하는 울타리이듯 내 집은 가족의 삶과 사랑을 담는 그릇이다. 안락함과 휴식의 즐거움을 누릴 수 없다면, 내 가족의 생명인 사랑이 머물지 못하고 가정이 무너질 수도 있다. 마치 트로이 성이 무너지듯이……. 사랑으로 채우는 몸과 마음의 쉼터 내 가족의 쉼터는 튼튼한 집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마음이 머물 수 있는 쉼터로 꾸미는 것도 가정을 굳건히 하는 중요한 일이다. 복잡하고 불안한 현대사회의 정신적 긴장과 혼란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고자 하는 안정과 휴식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이러한 이유들로 인테리어는 때로는 건축보다 중요하게 인식되고, 웰빙 인테리어(Well - Being Interior)로 초점이 모아지기도 한다. 통나무집은 맹수와 도적들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며 살아야 했던 먼 옛날부터 튼튼하고 안전하게 지어졌다. 오늘날 통나무집은 웰빙(Well - Being)이라는 또 다른 가치의 발견으로 한층 더 인정을 받고 있다. 내 집은 내 작은 성으로 굳건하고 튼튼하게 짓는 것 못지 않게 아늑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그곳은 마음이 머물 수 있고, 사랑으로 채울 수 있는 가족의 몸과 마음의 쉼터여야 한다.요즘은 건축의 설계와 소재 그리고 공법의 발달로 100층 이상, 400미터 이상의 초 고층건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건축 구조체의 강성(强性)이 문제되는 경우는 드물다. 반면 주거공간으로써 편의성과 안락함의 중요성이 더해지면서 웰빙을 테마로 한 건강 인테리어가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삶의 키워드는 '생존(Alive)'이었다면, 오늘날 삶의 키워드는 '생활(Living)'이라고 할 수 있다. 삶의 가치가 생활 쪽으로 비중이 높아지면서 삶의 방식과 가치의 기준 그리고 개인적인 기호와 선택 또한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거기에는 음악이나 미술 같은 전통 예술에서부터 컴퓨터 같은 첨단 미디어, 혹은 차(茶)나 명상 같은 추상적 의미에 비중이 높은 영역까지를 아우르고 있다. 요즘 첨단 과학과 기술 세계의 흘러가는 상황은 인류의 가능성과 범위를 가늠하기 위한 실험적 장을 펼치는 듯하다. 통나무집 특유의 멋스러움을 살려 첨단 문명사회에서 통나무집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가장 원시적이고 가장 오래된 건축 구조물로서 통나무집이 그 가치를 재평가 받는 이유는 친환경, 즉 인간이 가장 가까이 하고픈 소재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개발한 건축 소재 중에는 친환경이라고 내놓을 만한 것은 드물다. 나무를 제외하면, 우리가 함께 호흡하고 내 아이의 피부에 직접 닿아도 좋은 건축 소재는 무엇이 있을까. 얼마전 TV에서 콘크리트의 화학적 위험성을 방영한 적이 있다. 콘크리트에서 나오는 유독 가스의 종류와 그 위험성이 나와 가족을 병들게 하고, 어떤 위험 속에 버려지고 있는가를 일깨웠다. 이러한 사실들이 구체적으로 알려지기 전부터 어떤 이유 때문이든 대부분의 주택이나 상업적인 건물에서도 인테리어를 위한 최고의 선택은 역시 나무였다. 인간과의 본능적 친화성을 대체할 만한 소재는 없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를 구별해서 보면 기본적인 기능성 구조물, 벽면과 바닥, 천장 같은 마감 부분 그리고 정서적 기호 장식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인테리어의 기본 개념(Concept)은 실용성과 장식성, 필요와 구성 요소들의 조화다.통나무집에는 노출된 들보, 서까래, 장선 들로 특유의 멋스러움이 있다. 대부분 단독주택, 특히 전원주택으로 가장 많이 짓기에 필요한 내부 기능성 구조물, 즉 계단과 부엌, 화장실 등이 필요하다. 사람끼리도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고, 색조의 아름다움은 보색 관계로 설명되듯이 이러한 구성 요소의 조화 역시 통나무집의 분위기와 어울려야 한다. 통나무집도 수공식의 투박하고 야성적인 집도 있고, 세련되고 잘 다듬어진 신사 같은 유럽식도 있다. 수공식(Hand Craft) 통나무집의 경우, 본체의 모서리 부분에 틈이 생기고 그곳으로 겨울철 찬바람이 들어오면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린다. 대개 에너지 씰(Energy Seal) 등의 소재로 그 틈새를 메운다. 이 부분에 같은 톤의 천연 소재인 삼으로 만든 로프를 굴곡 선을 따라 붙여주면 보완적 기능에다 장식적 적극성을 더할 수 있다. 즉 굵은 통나무 벽체의 단순함에 변화를 주는 자연스러운 장식적 감각으로 바꾸는 것이다. 욕실 역시 통나무집의 기능적 우수성을 살려서 물이 많이 튀지 않는 벽체 부분의 통나무를 노출시키는 것이 좋다. 천장 역시 나무로 마감하면 욕실을 이용할 때 물방울이 맺혀 떨어지는 불쾌감이 없다. 오히려 습기를 먹어 진한 나무의 향을 맡을 수 있는 기분 좋은 공간이 된다. 이처럼 과거 기능적인 공간을 휴식공간으로 바꾸는 현대적 인테리어 컨셉을 적극 수용할 수 있다.통나무집은 모든 벽면과 천장이 모두 나무다. 여기에 변화를 주고자 한다면, 한 벽면에 석고보드를 붙여서 백색으로 마감해도 좋다. 방 안이 한결 밝고, 흰 벽면을 큰 화폭으로 삼아 좋은 그림을 걸 수도, 또 여러 가지 벽걸이 소품들을 사용하여 시선을 끌 수도 있다. 다만 인테리어를 구상할 때, 통나무집의 벽면 약 50퍼센트 이상은 시선에서 가려진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통나무 벽체를 너무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 어떤 장식물이나 커튼, 혹은 그림이나 책장 그리고 벽난로나 가구 같은 물건들 때문이다.방이나 거실 바닥 그리고 2층 바닥재의 선택과 구성도 인테리어의 중요한 부분이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강화마루나 온돌마루 같은 나무 소재 혹은 나무 질감을 내는 실용적 소재를 사용하기를 권한다. 타일 시공을 하면 열효율이 높고 관리가 쉬우나, 신발을 벗고 생활하는 우리의 풍습과는 약간의 이질감이 있을 수 있다. 2층인 경우 바닥 난방을 하지 않는다면 카펫을 까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층간 소음을 차단하는 데 효과적이다. 자연 속의 자연 통나무집 요즘 실내 바닥의 완성은 평면 개념의 과거와 달리, 정원을 연장하듯 건축 설계에서부터 식물을 자라게 하려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 통나무집의 경우, 집 안에 흙 둔덕을 만들어 나무나 계절에 어울리는 꽃을 심는 실내정원을 적극 수용할 수 있다. 기왕이면 자그마한 물자리라도 만들어 수초도 심고 물도 흘려 보자. 통나무집 자체가 작은 자연동산이라도 된 듯이 집 안에 자연이 성큼 들어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인테리어는 아파트나 다른 건축에서 많이 행해지고 있다. 하지만 통나무집에서의 느낌은 그 어떤 집에서도 연출하기 어려운 인테리어로 크게 돋보인다. 물론 집 안에 습기를 공급하고 공기를 정화하는 효과를 더한다. 천장이 높은 거실이라면 과감하게 키 큰 나무를 심어 숲 속의 자연을 연출할 수 있다. 통나무집은 자연 소재라면 대부분의 형상으로 인테리어를 해도 소화해 내는 힘을 갖고 있다. 자연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통나무집은 현대사회에서 인간 상실의 허(虛)를 보상받으려는 욕구에 부합하는 인테리어 연출에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통나무집은 집 안의 계단 같은 설치물들도 나무 소재로 인테리어를 해야 잘 어울린다. 나무 일색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고풍스러운(Antique) 소재나 디자인도 괜찮다. 반면 녹이 슬지 않는 스테인리스나 알루미늄의 색상과 광택은 잘 어울리지 않는다. 굳이 금속 소재를 사용한다면 검정색 주철이나 금장(金裝)을 권한다. 계단 같은 고정 설치물이나 구조물뿐 아니라, 샹들리에나 조명 소품 그리고 침대, 탁자, 의자 등 기능성 장식물에도 해당된다. 장식성 소품 역시 나무, 혹은 나무 소재가 혼용된 소품들을 채택한다면 무리없이 통나무집의 인테리어를 소화해 낼 수 있다. 가능하다면 동서양의 골동품처럼 연륜이 느껴지는 소품이 좋다. 감각적인 유리 공예품보다는 도자기가 어울리고, 현대미술보다는 낡은 듯한 페르시안 카펫이 더 잘 어울리는 것이 통나무 집이다. 田 글 정인화 <발미스코리아 대표> 글쓴이 정인화 님은 발스미스사의 한국 대표로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 수년간 쌓아온 통나무집 건축이론 교육과 풍부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현재 대규모 통나무주택 단지를 성공적으로 개발하는 등 개인 주문 주택뿐 아니라 제주도 등지에서 기업형 통나무 펜션단지의 개발지원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발미스코리아 054-975-1240www.valmi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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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주택 이야기] 통나무 주택의 인테리어-자연 소재 인터리어 제품이면 소화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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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이야기] 사회 환경과 집
- 집은 사람이 자연환경에 적응한 결과의 산물이다. 집이 자연환경에 어느 정도 적응하고 나면 이번에는 사회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집은 그렇게 발전하면서 기능에 따라 분화한다. 남은 곡식을 저장하려고 창고를 짓고, 생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측간을 만든다. 또한 수확이 많은 집과 수확이 적은 집은 다른 규모의 창고가 필요하다. 가족이 많은 집에서는 방이 늘어난다. 사회적으로 부와 권력이 있는 사람의 집은 그렇지 못한 사람의 집보다 커진다. 사회적인 측면에서 집을 찾아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 글 싣는 순서 1. 집, 문화로서 과거 이해하기 -과연 전통은 존재하는가 2. 집은 문화 유기체다 3. 자연환경과 집 4. 기술 발전과 집 5. 사회환경과 집 6. 생활과 집 7. 사고변화와 집 8. 사람과 집 -사람이 집을 만들고 집은 사람을 만든다 사회 환경 때문에 만들어지는 집은 우리가 먹고 자는 주거 이외의 모든 집이라고 할 수 있다. 종교 시설, 궁궐, 관공서, 시장, 공연장, 전시장, 운동 경기장 등 가족이 생활하는 집을 제외한 모든 건물은 사회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지어진 집이다. 앞으로도 새로운 영역이 개발되면 거기에 맞는 집을 짓게 된다. 사회 환경의 변화를 관찰하면 이제까지 하고 다른 건물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개발업자(Developer)는 이러한 변화에 주목하면서 새로운 건축의 가능성을 찾는 직업이다. 우리들이 사는 집도 사회 환경에 따라 변한다. 어떠한 경제 기반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상업기반 사회와 농업기반 사회는 집 구조만으로도 알아볼 수 있다. 집의 구조가 다른 것은 그들이 종사하는 직업에 따라 생활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농업 사회는 소나 말 같은 가축과 쟁기, 호미 등 농사에 필요한 도구가 있어야 한다. 가축과 도구를 관리하려면 마구간과 가축 사료를 저장하는 창고 그리고 농기구를 보관하고 벼리기 위한 시설이 필요하다. 자연히 농사를 짓는 집은 규모가 크고 대지 면적도 넓다. 상업 사회에서는 농업 사회처럼 가축이나 농기구가 필요하지 않다. 상업 사회에서는 책상과 서류를 보관할 서류함 그리고 물건을 팔기 위한 진열대와 쌓아 둘 창고가 필요하다. 생활하는 집에 붙어 있다면 가게와 사무실이 필요할 뿐이다. 이처럼 살아가는 직업의 차이는 집의 구조를 바꾼다. 또한 주변 환경의 안정성도 집의 구조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치안이 안정된 곳의 집과 그렇지 않은 곳의 집은 다른 모습이다. 육칠십 년대 도시에 지은 집을 보면, 담에는 유리병 조각을 꽂아 놓거나 철조망을 설치했다. 그러나 시골에는 담이 없다. 이것은 바로 불안감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사회적 현상에 따라 변하는 집의 모습을 살펴보겠다. 사회가 불안하면 닫힌 집을 지어 일반적으로 기와집은 부잣집, 초가집은 가난한 사람의 집으로 생각한다. 원칙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것도 사회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부안의 김상만 가옥을 보면 기와집이 곧 부잣집이라는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수 있다. 집 구조에 나타난 방어 현상 김상만 가옥(중요민속자료 제150호)은 19세기 말에 지어진 당대에 손꼽히는 거상의 집이지만 전통적인 초가집이다. 이렇게 지은 것은 시대상하고 관련이 있는 것 같다. 김상만의 선친은 고창군 부안면 봉암 인근에서 살다가 도적을 피해 줄포리로 이사했다. 고창 집은 줄포 집과는 달리 기와집이었다. 당시는 도적이 날뛰던 매우 혼란한 시기였다. 김상만의 선친은 줄포리로 이사 와서 집을 지을 때 부자라는 티를 내지 않으려고 초가로 지었다. 이처럼 사회가 불안하면 어떠한 형태로든 집에 방어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집의 구조 중에서 불안한 사회상을 잘 반영하는 것은 담과 폐쇄성이다. 담은 집의 안전을 보장해 주는 가장 중요한 구조다. 사회불안이 가중될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이 높아지는 담이고, 그 다음은 집 구조가 폐쇄적으로 변한다. 담장과 집 형태를 보면 그 지역의 치안 상태를 알 수 있다. 태백산과 경상도 산간 지역의 집이 폐쇄적 구조인 ‘ㅁ’ 자 구조를 한 것은 이 지역이 자연적이든 사회적이든 간에 불안한 사회구조에 놓였음을 반영한 것이다. 미암 유희춘의 〈미암일기〉에 따르면 조선조 중기(1571년)까지만 해도 서울 근교에서 호랑이에게 물려 죽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미암의 고향인 해남에서도 노비가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다고 한다. 해남에서조차 호랑이가 출몰할 정도면 경상도 지역의 산간은 산짐승의 피해가 심했을 거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혹자는 경상도 지역의 폐쇄적인 집 구조와 충청도나 전라도 지역의 개방적인 집 구조를 성리학의 학문적 계열에 관련지어 해석하기도 한다. 너무도 자의적인 해석이다. 이 황의 제자 계열의 집 구조가 폐쇄적이긴 하지만 그들이 그곳에 많이 살았기에 나타난 현상이고, 근본적으로는 자연적인 요소에 따라 형성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폐쇄적 구조의 사합원, 객가, 탑상주택 사회의 불안 때문에 집의 구조가 폐쇄된 예를 외국에서 찾아보자. 먼저 중국의 집을 살펴보면 매우 폐쇄적인 구조로 돼 있다. 필자도 중국을 여행하는 동안 도시 농촌 할 것 없이 모든 집에 외부로 난 창문이 없고 담만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중국의 집 구조는 상류층일수록 더욱 심하다. 사합원(四合院)이라는 중국의 상류주택을 보면 높은 외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구조가 이렇게 된 것은 오래 전부터다. 한 나라 때 만들어진 토기를 보면, 이때 사합원의 원형이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사합원의 조성 배경을 리원허는 《중국 고전 건축의 원리》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중국의 역사는 오랫동안 불안하고 동요된 상황에 처해 있었으므로 건물을 설계할 때 방위성을 한층 강조했다. 문과 창문 역시 주변의 담에 달아서 임의로 열 수 없었다” 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것은 중국이라는 사회가 역사적으로 얼마나 불안한 사회였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사합원이 가족 단위로 위험에 대처하려고 한 경우라면, 집단으로 위협에 대처한 사례는 중국 남부 푸젠성[福建省]에 있는 객가(客家)에서 볼 수 있다. 이들의 집단 주거지는 커다란 원형 성채인데, 그 안에 수백 가구가 모여 살고 있다. 이러한 마을이 형성되는 것은 그 집단이 매우 특이한 조직이어서 자폐적 구조를 가졌거나 외부의 위험에 집단적으로 방어하기 위함이다. 비슷한 예를 유럽에서 찾아보자. 11∼12세기 이탈리아의 도시를 보면 탑상주택이 매우 많다. 탑상주택은 도시에 상류층을 형성하고 있는 봉건귀족과 신흥 상공귀족 간의 극심한 투쟁의 결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공격과 방어를 위해 지었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가 바로 이러한 가문의 알력 사이에서 일어난 사랑을 다루었을 만큼 당시는 가문 사이의 충돌이 극심한 상황이었다. 다른 가문의 집을 감시하려고 남보다 더 높은 탑을 쌓다 보니 점점 규모가 커져 수십 미터 높이에 이르는 건물이 생겨난 것이다. 같은 책에 따르면 이러한 탑상주택은 이곳 외에도 펠로폰네소스(Peloponnesos) 반도와 코카서스(Kavkaz) 지방에서도 발견된다고 하는데, 이것은 마을이 이민족의 이동 통로에 위치하고 있어 생존의 목적으로 만든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일제가 조작한 식민사관에 따르면 우리의 역사는 수많은 침략으로 얼룩졌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이나 이탈리아와 우리나라의 집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의 집은 전쟁이나 외부의 침입에 대해 완전히 무방비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집의 구조로 미루어 볼 때 우리나라가 얼마나 안정된 사회였는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천여 차례의 침략에 허덕였다는 이야기는 전혀 허구란 것을 알 수 있다. 안정된 사회는 담이 낮아 이제 우리나라로 돌아와서 살펴보자. 담은 영역을 구분하고 신변의 안전을 보장하는 장치다. 단순히 사전적 의미로 이해하기보다는 담을 통해 사회현상을 상상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담 높이를 보면 도시하고 지방이 다르다. 같은 지역에서도 높이가 다르다. 이와 같은 현상은 담의 역할이 사회 환경에 따라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에서 나고 자랐던 필자로서는 시골의 담이 왜 낮은지 이상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다. 아직 집에서 담이 차지하는 의미를 알지 못했던 시절이라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랬던 의문은 양동마을의 관가정(觀稼亭)을 답사하고 완전히 해소됐다. 관가정의 담은 매우 낮다. 특히 앞쪽에 있는 담은 1980년대 보수하면서 관리를 위해 만든 것이다. 이렇게 담이 없거나 낮은 이유는 그야말로 당호(집에 붙인 이름)인 관가처럼, 농사를 짓는 것을 내다보기 위함이다. 언덕 위에 위치한 관가정에서 보는 주변 경관은 이곳 경상북도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시원한 맛이 있다. 이러한 경관을 즐기기 위해 담을 낮게 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회가 안정되지 않으면, 신변에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서 편하게 앉아서 경관을 즐길 사람이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불안한 사회였다면 관가정은 높은 담 위에 올려져 있는 전망대 같은 모습으로 지었을 것이다. 또한 망루의 높이는 화살이나 총의 사거리를 반영해 꽤 높게 설치했을 것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번(蕃) 사이에 알력이 심했던 일본의 성은 높직하고 외부에서 알아보기 어렵게 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관가정뿐만 아니라 전국을 둘러보아도 그러한 모습을 전혀 찾을 수 없다. 이처럼 방어적인 모습을 찾을 수 없는 것은 치안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매우 안정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구한말 우리나라에서 생활했던 외국인의 여행기에도 나타난다. 퍼시벌 로웰(Percival Lowell, 미국, 1855∼1916)이 쓴 여행기에는 “조선에서는 큰 도둑질이 드물다” 라고 하면서 “조선에 있는 동안 주머니칼 이외에는 물건을 도난당한 적이 없다……자신의 물건이 호기심의 대상이었으나 하찮은 것도 도난을 당한 적이 없다” 라고 했다. 또한 “극동에서는 살인이 매우 드물다……서양인에 비하여 극동인은 그다지 거칠지 않은 편이다” 라고 했다. 조선 땅에서 오래 살아보지 않은 외국인의 눈에조차 치안이 안전하다고 느낄 만큼 조선조는 매우 안정된 사회를 구성하고 있었다. 이처럼 조선 사회가 안정된 구조를 유지했기 때문에 담을 높일 필요가 없었다. 담의 높이는 같은 지역이라도 차이를 보인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안전이고, 두 번째는 권위의 표현이다. 안동의 하회마을에는 충효당, 양진당, 북촌댁이 있는데 그 중 북촌댁의 담과 솟을대문이 가장 높게 느껴진다. 이것은 상대적으로 북촌댁이 자신의 권위를 내보이려고 담을 높게 쌓은 것이다. 어쩌면 같은 문중에서 상대적으로 위세가 덜한 것에 대한 열등감의 표현일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경우 지방보다 도시의 담이 높다. 이것은 도시의 치안 상태가 지방보다 불안하다는 것을 뜻한다. 지금도 도시 지역의 담이 지방보다 높고 견고한 것을 보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도시가 시끄럽고 불안한 것은 매한가지였나 보다. 지방의 담이 낮은 다른 이유는 ‘집단 감시체제’를 갖췄기 때문이다. 지금도 시골에 가면 이웃집의 숟가락 개수까지 알고 지낸다. 예전에는 더 그랬을 것이다.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시골에서는 애들이 놀다가 식사 시간이 되면 자기 아이, 남의 아이라고 가릴 것 없이 같이 먹였다. 동네 강아지조차 같은 마을 사람들에게는 짖지 않고 외지인이 들어올 때만 짖을 정도로 마을은 가족 공동체만큼이나 유대가 돈독했다. 다른 사람이 마을에 나타나는 경우 서로가 감시할 수 있어 마음 놓고 편하게 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마을의 정신적 향도(嚮導:길잡이) 역할을 한 명문가가 마을 사람의 인심을 얻을 경우, 마을 사람들이 명문가를 지켜 주기도 한다. 예를 들면 함양의 정여창 고택 종부의 증언에 따르면, “조상이 주변에 많은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난리판(한국전쟁)에도 마을 사람의 도움을 받아 집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마을에서 권위를 유지하려는 양반의 노력은 구례의 운조루에서도 볼 수 있다. 운조루의 중문(中門)에는 큰 뒤주를 두어 가난한 사람이 언제든지 필요한 만큼의 식량을 가져가도록 했다. 이렇듯 배려했기에 명문가들은 마을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면 담이 높을 필요가 없다. 오히려 담을 낮추는 것이 여러 가지로 편하다. 담이 높으면 마을 주변에 있는 자신의 전답을 관리하는 데 불편할 뿐이다. 조선 효종 때의 학자 이유태가 지은 《초려집》에 담의 높이에 대해 적은 대목이 있다. “담장의 높이는 방이나 툇마루에 앉아 말 등이 보이고 목노의 행동거지를 살필 수 있을 만하면 된다” 라고 기술해 놓았다. 담의 높이는 주변을 살필 만한 정도가 적당함을 지적한 것이다. 담이 높으면 사랑채에 앉아서 밖을 내다 볼 수 없다. 따라서 담 너머를 내다보도록 사랑채를 높여 지은 경우도 있다. 영천 만취당의 새 사랑채는 담을 낮게 하지 않고 사랑채를 높여 밖을 내다보도록 했다. 田 ■ 글·최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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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이야기] 사회 환경과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