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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짓는다는 건 공간 계획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처럼 직·간접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이 원하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아늑한 다실茶室을 갖춘 이 주택은 건축주가 일본에서 생활한 경험, 그리고 주택의 기능과 건축구조에 관한 방대한 자료를 모으며 충분한 사전 준비를 거친 뒤 비로소 완성한 결과물이다.

백홍기 기자 | 사진 이상현 기자
취재협조 우림건축사사무소

HOUSE NOTE
●DATA
위치 세종시 고운동
지역/지구 제1종 전용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339.70㎡(102.75평)
건축면적 126.14㎡(38.15평)
건폐율 37.13%
연면적 217.18㎡(65.69평) 
           1층 118.34㎡(35.79평)
           2층 98.84㎡(29.89평)
           다락 14.85㎡(4.49평)
용적률 63.93%
설계기간 2017년 7월~9월
공사기간 2017년 9월~2018년 3월
건축비용 3억 5천만 원(3.3㎡당 530만 원)

설계 우림건축사사무소 042-823-3825
시공 건축주 직영

세종시 택지개발지구의 잘 정리된 단독주택지에 앉힌 주택.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용마루 기준 최고 높이 8.67m(9m 이하)에 맞춘 뒤 일조권 사선제한에 맞춰 처마 끝 높이를 6.5m로 계획한 박공지붕을 얹었다. 폭 8m 단지 내 도로를 따라 북동으로 30°틀어진 대지는 북동과 서남으로 긴 직사각형이며, 이러한 대지 조건에 맞춰 평면 구조를 직사각형으로 구성한 주택을 동남향으로 앉혔다. 단지 내 도로가 대지 우측으로 지나기에 외부에서 진입하기 편한 전면 우측에 주차장과 연계해 현관을 배치했다.

주택은 사각형 벽체에 삼각형 지붕을 올린 단순한 형태지만, 비둘기색의 전벽돌과 징크로 마감해 세련된 중후함이 느껴진다. 또한, 층과 층 사이를 경쾌하게 가로지르는 계절별 일사각을 고려한 처마, 그리고 현관 앞 포치와 베란다는 기능성뿐만 아니라 단조로운 입면에서 변화를 엿보게 한다. 도로에서 바라본 측면은 부분적으로 볼륨감을 준 외벽과 농담을 달리한 전벽돌 컬러, 그리고 작은 창이 어우러져 조형미를 발산해 시선을 머물게 한다. ‘심플하면서 모던한 도시적인 감성이 담긴 주택’을 바라던 건축주 요구에 단순한 박스 형태에서 출발한 설계는 구조, 기능, 미를 더하고 도시 색을 입혀 견고한 듯 부드러운 인상의 주택을 완성했다.

현관

가벽을 활용한 공간 변화
이 주택은 현관부터 여느 주택과 다르다. 다름은 공간 변화에 있다. 현관 우측에 있는 문을 열면 또 다른 공간이 나타난다. 족히 자전거 3대를 보관할 수 있는 넓이다. 이곳엔 벽장도 설치해 제법 수납을 해결할 수 있다. 여기서도 현관 중문과 동선을 연결해 실내로 진입할 수 있다. 가벽을 활용함으로써 하나의 현관에 기능적인 두 개의 공간을 확보한 것이다.

자전거 수납을 위해 현관을 넓힌 뒤, 가벽을 설치해 깔끔하게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눴다. 가벽에는 현관문 옆에 문을 설치해 이동을 편리하게 했다.
현관 앞 계단실 오른쪽에 1층 화장실을 배치했다. 외출 후 집에 들어왔을 때 바로 손을 씻을 수 있도록 세면기를 밖에 뒀다. 잠시 머무는 공간이지만, 목제수납장과 따뜻한 느낌의 조명을 사용해 아늑하게 연출했다.

3연동 중문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서면 정면으로 계단이 눈에 들어온다. 1층을 둘러보기 위해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긴 복도와 마주한다. 1층의 각 실은 복도를 중심으로 양쪽에 나란히 배치해 현관 전실에선 실내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두세 걸음 지나면 좌측으로 천장을 2층까지 높여 공간감이 시원스러운 거실이 반긴다. 거실과 마주보는 우측 가벽 뒤엔 팬트리 공간이 있다. 이 공간은 복도와 주방, 거실과 동선이 이어져 어디서나 자유롭게 드나드는 구조다.

거실 뒤에 설치한 팬트리는 주방의 수납을 해결하면서 복도를 형성해 공간에 색다른 변화를 준다. 위에 보이는 격자유리는 2층 복도다.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T0.5 징크패널
  벽 - 현대 전벽돌
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벽 - 실크벽지(LG하우시스)
  바닥 - 강마루
단열재
  지붕 - T180 압출법 보온판 1호
  외단열 - T100 압출법 보온판 1호
창호 로이 3중유리 창호(이건창호)
현관 알루미늄 단열 도어
계단 애쉬 집성목
주방가구 한샘
위생기구 대림바스
난방기구 가스보일러(귀뚜라미)

주방은 수납을 팬트리 공간과 나누면서 한결 여유롭고 단순해졌다. 가전 및 가구를 11자형으로 배치한 주방은 마당을 향한 아일랜드 식탁에 개수대와 조리대, 가열대를 설치해 아이들과 눈을 맞추면서 편리하고 즐겁게 조리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주방은 아일랜드 식탁에 개수대와 조리대, 가열기기를 설치해 조리할 때 눈을 맞추면서 소통할 수 있다.
주방은 짧지만, 팬트리와 연결돼 좁다는 느낌이 없고 보기에도 한결 깔끔하다.

주택 규모에 비해 거실이 좁아 보이는데, 그 이유는 옆쪽의 다실茶室과 공간을 나눴기 때문이다. 다실은 1층 바닥보다 한 뼘 정도 바닥을 높이고 한지 창호지를 바른 듯한 네 짝 미세기 목문을 설치했다. 문을 닫으면 다실만의 고유한 정적인 공간이 된다. 또한, 다실은 주방과도 마주하기 때문에 편리하게 다과茶菓를 즐길 수 있다.

건축주는 “설계부터 수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벽을 이용해 공간을 세분화하고 동선을 단순화해 작은 공간들이 연속해서 이어지도록 계획했다”고 한다.

주방 정면에서 본 다실이다.
한지 창호지를 바른 듯한 미세기 목문을 설치해 더욱 아늑한 느낌을 준다.
안방은 짙은 회색으로 벽을 마감해 편안한 수면을 유도하도록 꾸몄다.

편의를 위한 층간 분리
2층은 독립 공간이지만, 주거에 필요한 요소를 갖췄다. 침실을 비롯해 가족실과 세탁실, 미니 주방, 욕실을 배치해 1층을 거치지 않고도 생활할 수 있다. 아늑해야 하는 침실은 가족실과 거리를 둬 시선과 소음에 의한 간섭을 줄였다. 안방은 차분한 분위기로 편안함을 주고, 아이 방은 내벽에 박공 모양으로 개구부를 내 공부방과 침실 두 공간으로 나눠 재미있게 연출했다. 공부방 바로 옆엔 다락으로 통하는 계단이 있다. 놀이를 위해 다락을 오르내리는 아이는 아파트엔 없는 색다른 즐거움에 빠졌다고 한다.

2층 가족실에서 바라본 모습으로 왼쪽은 계단실, 오른쪽은 세탁실이다. 오른쪽 끝에 침실과 거리를 두고 배치한 가족실은 오락과 쉼, 가사를 위한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한다.
2층 가족실

2층에서 눈에 띄는 건 복도 하부에 설치한 불투명 유리블럭이다. 1층 거실을 채우고 남은 빛은 유리블럭을 통해 2층 복도를 은은하게 밝힌다. 이 때문에 다소 어두울 수 있는 복도가 한결 넓고 환해졌다.

2층 복도 하부에 무릎 높이 크기의 유리블록으로 벽을 설치했다. 거실을 채운 빛이 유리를 통해 복도를 은은하게 밝힌다.

전체 인테리어는 흰색 톤을 주조로 넓고 안정적이며, 여기에 부분적으로 따듯한 질감의 목재를 가미해 따듯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아이의 방은 파스텔 톤의 재미난 공간 구성, 아기자기한 형상이 점점이 박힌 벽지로 마감해 아이의 감성을 담아냈다.

아이 방은 내벽에 박공 모양으로 개구부를 내 공부방과 침실 두 공간으로 나눠 재미있게 연출했다.
아이 방 옆에서 계단을 통해 바로 연결되는 다락은 경사지붕면에 천창을 설치했다. 자신의 방과 다락을 오르내리며 즐거워하는 아이의 모습이 그려진다.

건축주는 즐겁게 설계를 시작했다. 하지만, 시공 과정에서 난항에 부딪혀 우여곡절 끝에 주택을 완공한 것을 아쉬워했다. 건축주의 헛헛한 마음이 전해졌지만, 이내 아이와 함께 또 다른 행복을 기대하는 마음을 미소로 넌지시 알렸다.

견고하고 꽉 찬 느낌의 직사각형 주택은 창 배열과 층과 층을 분리한 처마, 박공지붕, 일부분에 약간 볼륨감을 가미해 지루하지 않도록 입면에 변화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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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함 속 움직임 돋보이는 세종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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