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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을 짓고자 하는 이들이 황토집을 꺼리는 이유는 경제적인 것과 함께 외풍이 심해 단열 성능이 떨어지고 흙벽 갈라짐 등으로 인한 보수의 번거로움 때문이었다. 황토 벽돌의 등장으로 단열성과 거주 편리성이 어느 정도 개선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황토집은 춥고 불편한 집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다. 양양 198.0㎡(60.0평) 복층 황토집은 경량 목구조의 벽체시공 방법을 적용한 보기 드문 사례다. 황토집 전문 시공 업체 백두대간흙건축 손이연 대표의 살림집으로 황토 벽돌을 쌓거나 황토를 맞벽을 쳐 벽체를 형성한 게 아닌 합판과 인슐레이션으로 벽체를 구성했다.

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건축정보
위치  강원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건축형태  복층 목구조 황토집
대지면적  660.0㎡(200.0평)
연면적  198.0㎡(60.0평)
외벽 마감  루버, 황토 모르타르
내벽 마감  황토 모르타르
지붕재  한식기와
창호재  시스템창호
난방형태  기름보일러
설계 및 시공  백두대간흙건축 031-775-8330

웅장한 외관, 여러 팔작지붕이 고추 세운 처마와 어우러져 드러내는 빼어난 조형미, 누마루를 연상시키는 휴식 공간. 양양 황토집에는 여러 재밌는 테마가 있는 곳이다. 멀리서부터 시선을 단박에 빼앗는 화려하고 웅장한 외관은 마치 조선 시대 양반집을 보는 듯하고, 지붕마다 딸린 팔작지붕과 처마를 가까이서 올려다보면 뛰어난 목수 솜씨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중에서도 이 집을 통해 배우고자 하는 것은 춥고 관리가 불편한 황토집 단점을 경량 목구조 벽체 시공법으로 해결했다는 점이다.

전면 큰 창은 천장고가 낮아 답답한 거실에 개방감을 준다.
안방에서 본 현관. 막힘없이 뚫려 있다.
주방/식당은 거실과 바로 연결된다. 2층 면적이 제법이라 주방/식당 천장고도 낮다.
제범 넓은 안방. 전면에 배치해 채광을 살렸다.

기둥에 홈을 파 합판 들어갈 자리 만들어
햇수를 거듭할수록 황토집이 진화하고 있다. 반죽한 흙으로 맞벽을 친 후 흙이 마르면 황토로 마감하던 전통 벽체 시공법이 흙벽이 갈라지고 떨어져 자주 손을 봐야 하는 불편함을 초래하자 대안으로 황토 벽돌이 등장했다. 황토 벽돌을 쌓아 벽체를 완성한 후 내구성을 강화한 황토 모르타르로 벽을 바르면서 보수의 불편함을 덜게 된 것이다.
 
이제는 여기서 한발 더 나가 아예 경량 목구조의 벽체 시공법을 도입한 사례가 생겼다. 바로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에 위치한 198.0㎡(60.0평) 복층 황토집이다. 황토집 전문 시공 업체 백두대간흙건축 손이연 대표의 살림집인 이 주택은 건축 모든 과정은 전통 황토집 공법에 따랐지만 벽체 시공법만은 경량 목구조에서 가져왔다.
 
이유에 대해 손이연 대표는 "황토집이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공법을 내놔야 해요. 전통을 지키면서 현대인들에게 편리한 주거환경을 가져다줄 방법이 있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지 않겠어요? 경량 목구조 벽체를 그대로 황토집에 적용한 것은 처음이라 건축주가 시공을 의뢰한 주택에는 할 수 없어 우리 집을 지으면서 시도해 본 겁니다"라고 말했다.
 
먼저 기둥마다 안쪽과 바깥쪽으로 OSB 합판이 들어갈 자리를 잡아 홈을 판다. 기둥을 세운 다음 기둥과 기둥 사이에 2"×4"경량 각재를 설치하고 외부 합판을 끼운 후 단열재를 충진한다. 그리고 안쪽으로 OSB 합판을 끼운다. 즉 경량 목구조 벽체 시공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둥을 제작할 때 OSB가 들어갈 만큼의 홈을 파는 것이 포인트다.
 
"제법 손이 많이 가죠. 그런데 제 생각에는 처음이니까 그렇지 노하우가 생기면 어렵지 않을 것 같기도 해요. 경량 목구조 방식의 벽체를 세우니 무엇보다 단열 성능이 매우 개선됐습니다"라고 손 대표는 설명했다.

본채 우측에 놓인 원룸으로 욕실과 간단한 취사가 가능한 주방이 있다.
본채 2층 거실. 가족이 머물 수 있을 정도로 넓다. 친척이나 지인이 쉬었다 갈 공간으로 계획했다.
현관 옆에 위치한 자녀의 방

프라이버시를 버리고 이웃과 소통하다
주택은 마을 도로변에 위치해 프라이버시 확보에 불리하다. 그럼에도 울타리를 두지 않았는데 이는 이웃과 소통하려는 의도에서다. 갑갑한 도시를 벗어난 전원에서는 누구에게도 담을 쌓지 않겠다는 것.
 
집을 복층으로 계획한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부부와 딸, 식구가 셋뿐인데 복층에다 2층은 거실, 주방/식당, 욕실, 방 등을 갖춰 한 가족이 와 살아도 될 정도로 넓게 계획했다. 또 본채 우측으로 붙여 욕실이 딸린 작은 원룸을 놓았고 누마루를 연상케 하는 휴식 공간 위로도 원룸을 드렸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나중에는 어찌 될지 모르지만 지금은 멀리 있는 친척이나 친구 등이 푹 쉬었다 갈 장소로 쓰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건축주가 주로 생활하는 본채 1층은 거실, 주방/식당, 안방, 욕실, 딸 방이 놓였다. 현관 바로 우측으로 딸 방이 위치하고 현관 정면으로는 제법 규모가 되는 거실이 자리한다. 막힘없이 트고 전면으로는 큰 창을 내 천장고가 낮아 답답한 거실에 개방감을 불어넣었다. 거실 너머 현관 정면으로는 안방을, 거실과 맞닿은 뒤편으로는 주방/식당을 배치했다.

여러 지붕선이 훌륭한 조형미를 뽐내고 있다. 현관에 이르는 계단이 보인다.
주택 전면으로 황토집과 어울리게 바닥에는 돌을 깔았다.
본채 2층 현관 앞으로 간단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본채 2층을 오르는 계단.
팔작지붕과 처마선이 어우러져 훌륭한 멋을 낸다.
손 대표가 자신이 시공하는 모든 황토집을 이렇게 목구조 벽체 방식을 적용해 짓지는 않는다. 진행 중인 다른 현장은 전통 공법 그대로 맞벽을 쳐 벽체를 구성하고 있으며 당분간은 이전 방법을 고수할 생각이다. 같은 집처럼 보이지만 이렇듯 건축 현장에서는 날로 진화한 기술들이 선보이고 있다. 장인匠人들의 연구와 땀의 결실이 전원주택 시장을 살찌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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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량 목조 벽체 도입해 한옥 단점 극복한 양양 목구조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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