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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집으로 착하게 살고 싶어졌어요. 그리고 이 집에선 검소한 생활을 하게 돼요. 화려한 장식이 절대로 어울리지 않은 집이거든요."화성 동탄지구에 목조주택을 짓고 전원생활을 시작한 김정희 씨의 말에 기자는 의아스러웠다. 흔히 등장인물이 착하게 변화되는, 현실성 부족한 동화 속 이야기처럼 들렸다. 집이 사람을 착하게,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건축정보
위치  경기 화성시 반송동
건축형태  3층 경량 목조주택
대지면적  222.3㎡(67.4평)
건축면적  280.5㎡(85.0평)
건폐율  53%  
 용적률  124%
외벽재  스터코
지붕재  점토기와
내벽재  페인팅, 목재, 타일
바닥재  온돌마루
창호재   시스템창호, 목창호(복층유리)
난방형태  도시가스 보일러
식수공급  상수도
설계 및 시공  베른하우스

건축가들이 종종 인용하는 말 중 하나가 영국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 사람은 집을 만들지만, 집은 사람을 만든다. 건축가가 만들어 놓은 물리적 환경이 그 속에서 생활하는 인간에게 정서적 영향까지 미친다는 사실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보편타당한 이치. 종교시설에 들어가면 엄숙해지고 침실에 들어가면 편안해지는 것이다.
 
김정희 씨는 집의 형태가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이번에 자신의 집을 만들면서 그 사실을 새삼 느꼈다. 대학에서 건축학을 공부한 김 씨는 두 아이를 둔 가정주부이면서 건축물 투시도와 시뮬레이션 제작 등 CG 프리랜서 활동을 해 왔다. 전원주택 그래픽 디자인의뢰도 들어와 자연스레 전원주택에 관심을 갖게 됐다.
 
"공간에 대한 개념 없이 아무렇게나 집이 설계되는 것을 본 적이 있었는데 건축을 공부한 사람으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었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잡지에서 시공사가 지은 전원주택을 보고 다른 집에선 느낄 수 없는 매력을 느꼈어요."

서쪽으로 약간 틀어진 남향으로 앉힌 덕분에 거실에 햇살이 가득해 포근하다. 실내는 목창호와 몰딩 등 목재 장식으로 편안한 분위기를 냈다. 단열을 위해 주요 부위에 시스템 창호를 설치하고 장식 효과를 위해 8군데 목창호를 두 겹 설치했다.
주방/식당 옆 다용도실 문과 벽면에 목재를 적용해 아늑하게 꾸민 모습.
마찬가지로 목재 위주로 꾸민 주방/식당. 나무 싱크대는 시공사에서 제작했다.
안방. 부드러운 외형과 사용에 편의를 위해 욕실에 직각의 모서리를 만들지 않았다.

김 씨가 대학에서 건축을 배울 땐 'Simplicity is the best'즉, 단순함, 모던함이 미덕으로 추앙되다시피 했고 CG 작업 시 선을 최대한 제거해 꼭 필요한 선만 남겨두는 것, 마이너스(빼기) 설계가 기본이었다. 학교에서 배운 극모던주의는 사용자에 대한 배려보다 공간과 건축물 자체를 돋보이도록 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와 대조적으로 시공사의 집 짓기 방식은 사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김 씨는 공간에 대한 새로운 시선이 생겼다고 한다.
  
"이런 집에 살면 착하게, 검소하게 살겠구나 하는 것이었어요. 한번 둘러보세요. 이 집에 화려한 데코가 어울리겠어요? 집이 삶을 변화시킬 수 있구나 싶었어요."

2층 화사하게 꾸민 딸 방과 아이들 공간.
남매 방을 나란히 배치하고 각각 인테리어에 변화를 주었다.

집이 사람을 꿈꾸게 한다
집 안은 삶의 운치가 풍겨난다. 이유인즉, 인테리어 재료로 목재가 많이 사용됐고 목가구와 퀼트 D.I.Y.를 취미로 해온 김 씨의 작품들이 집과 잘 어울리게 배치된 덕분이다.  또한 목재로 장식해 편안한 이미지를 준다. 목재는 장식 역할뿐 아니라 그 자체가 열전도율이 낮아 단열에 유익하다. 독일 주택에서 자주 보이는 외부 목재 덧창도 단열을 높여준다. 마치 성냥갑을 세운 것처럼 외벽에 요철을 최소화해 틈 발생과 에너지 등 낭비요소를 줄인 것도 특징이다

수원 아파트 살 때부터 장식하던 가구를 이곳에 옮겨 놓은 것뿐이라는데 마치 이 집에 맞춤 제작한 가구들처럼 건축물과 조화롭다. 시공사에서 제작해 준 나무싱크대도 이에 한 몫한다. "기성가구는 마음과 정성이 빠져 있는 듯해서 손이 안 가더라고요"라는 김 씨는 손수 만들었든 선물 받았든 모두 목가구만 들였다.

 두 아이의 건강을 위해 환기를 철저히 하던 김 씨는 이 집에 와서는 자주 잊어버린다고 한다. 새집증후군은 커녕 강제로 환기 시키지 않아도 실내 공기가 불쾌하지 않다는 것. 이 역시 목재가 많이 쓰였기에 그렇다고 김 씨는 생각한다. 김 씨는 자식 교육에서 있어서도 'Ready-made'가 아닌 'Hand-made'다. 그 흔한 학원에도 안 보낸다. 정형화되지 않고 꿈꾸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밀어주고 싶다는 엄마의 마음이다. 대신 그들이 꿈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공간에 각별히 정성을 들인다. 
  
남들도 이 집을 예쁘다고 생각할까 의심스러웠다는데 집 구경을 한 친구도 곧 이웃이 될 예정이란다. 김 씨는 펭귄 이야기를 꺼냈다.

요철이 거의 없이 박스형에 가까운 주택의 정면.
외부 목재 덧창은 바람에 덜컹거리는 소리가 싫다는 건축주 요청으로 장식 효과만 살렸다.

"나는 첫 번째 펭귄이에요. 배가 고파도 물 속 천적이 두려워 빙산 끝에서 뛰어들기를 머뭇거리는 펭귄들은 그 중 한 마리가 먼저 몸을 던지면 나머지도 따라서 우르르 바닷속으로 뛰어든다잖아요. 사람을 착하게, 검소하게 만드는 집이 많이 지어져 이 마을이 꿈이 널려 있는 '꿈꾸는 마을'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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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드 라이프, 화성 3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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