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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함산이 바라보이는 유서 깊은 역사의 고장 경주에 다소곳하게 들어선 91.3 ㎡(27.7평) 단층 스틸하우스이다. 낮은 병풍처럼 드리운 야산을 배경으로 마름모형 터에 동향한 주택을 길게 앉혀 청량淸亮함이 배어난다. 좌우측 거실과 안방을 중심으로 평면을 ‘凹’자형으로 구성하고 외벽은 벽돌과 스타코로 지붕은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슁글로 마감해 실제 면적에 비해 넉넉해 보인다. 전면 마당, 좌측 밭과 호응하도록 유효적절하게 배치한 덱은 입면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실내 디자인은 거주 인원과 생활방식, 유지 관리 등을 고려해 불필요한 공간을 최소화한 형태이다.
 
·사진  윤홍로 기자

산의 연장인양 좌우측 거실과 안방 지붕 선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건축정보
위치  경북 경주시 구정동
건축형태  단층 스틸하우스
대지면적  590.0㎡(178.8평)
지역지구  보전녹지지역
건축면적  91.3㎡(27.7평) / 건폐율 15.47%
외벽재  벽돌, 스타코
지붕재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슁글
내벽재  향목 루버, 실크벽지
바닥재  강화마루
난방형태  도시가스
설계 및 시공  대구스틸하우스  053-525-5340  
www.ks-housing.co.kr 

자연 속에서 건강한 생활,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생활, 마을 공동체적인 생활, 안전한 먹을거리의 자급자족 등 전원생활을 바라는 이유는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그 후 가족 간 협의는 매우 중요한데 대개 남편이 주도해 도시생활이 몸에 밴 부인을 달래 전원으로 이주한다. 그런 점에서 천년고도千年古都경주에 스틸하우스를 짓고 밭을 일구며 전원에서 생활하는 박철수·김혜경 부부의 경우 부인이 전원행을 더 바란 보기 드문 사례이다. 아빠 몰래 전원행을 결심했다는 김혜경 씨.
 
"울산에서 마트를 10여 년 운영하면서 생면부지生面不知인 사람들을 상대하는 게 무척이나 힘들었어요. 이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자, 고향이 시골이라 그런지 전원이 그리워지더라고요. 어릴 적 추억을 하나하나 떠올리고 전원생활을 꿈꾸면서 아빠 몰래 전원행을 준비했어요. 아빠도 그런 제 마음을 헤아리고 전원행에 동참해 주셨죠."

좌우를 잇는 전이 공간에 창을 내 햇살을 받아들이고, 그 앞에 덱을 넓게 깔아 사색의 장소로 꾸몄다

경주는 김혜경 씨의 고향으로 새로 마련한 보금자리 부근에 친정이 있고 가까이 언니네 가족도 산다. 입지를 경주에 정한 것은 김혜경 씨가 고향을 그리워도 했지만, 무엇보다 남편의 고향인 울산과 1시간 거리고 늘 푸른 토함산이 한눈에 바라보이며 역사유적지구라 개발 여파가 덜해 공기가 맑기 때문이다.
 
부지는 중개업자 소개로 대垈, 전田 두 필지를 마련했다. 김혜경 씨는 그간 사람에 치여 한적한 곳을 찾았는데 딱 맞춤한 터라고.
 
"외진 터임에도 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고 먼발치의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펜션이 들어서 적막하지 않아요. 원래 농가가 있던 터이기에 지목 변경 등 개발 행위 과정도 수월했고요. 거실 창밖으로 저 멀리 보이는 게 바로 토함산 주봉이고, 그 중간쯤에 희미한 게 석굴암 팔각정이에요. 이만하면 경관도 빼어난 편이지요."

박공 천장으로 거실에 위계를 부여하고, 넓은 창으로 전면의 토함산과 측면의 전원 풍광을 집 안으로 끌어들였다.
천장의 고를 달리해 거실과 주방/식당 공간을 나누고, 건강한 주거를 고려해 숯을 넣었다.
향목 루버로 마감한 거실 천장.

좋은 집, 시공 업체 선정에서부터
부부가 선택한 주택 구조는 스틸하우스. 보존 녹지지역에 맞는 건폐율을 고려할 때 스틸하우스는 1㎜ 내외의 'ㄷ'자형 아연 도금 강판으로 촘촘히 벽체를 구성하기에 실평수가 많이 나오고, 100년 주택으로 견고하며, 수명을 다한 후 재활용하기에 후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 마음이 끌렸단다. 부부는 스틸하우스 전문 설계 및 시공업체를 여러 방면으로 살핀 끝에 대구시 서구 이현동에 자리한 시공사(대표 장낙윤)에 맡긴다.
 
"스틸하우스클럽에 가입한 업체 위주로 살폈는데 수도권 업체는 거리가 멀어서인지 설계 시공비가 만만치 않았어요. 혹, 살면서 문제가 발생하면 사후 서비스도 힘들 거 같다는 우려도 했고요. 가까운 지역에서 찾아낸 시공 실적이 많고 믿을 만한 업체가 시공사이에요. 친정 쪽 마을에 시공사에서 지은 주택이 있는데, 그곳에 물어보니 적극 추천하더라고요."

건축주와 시공업체 간엔 집을 아무리 잘 지어도 사이가 안 좋다는데, 시공 과정에서 마찰은 없었을까.
 
"우리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보완하거나 수정할 게 없는지 꼼꼼하게 따져가며 도면을 작성하고, 거기에 맞춰 소소한 건자재까지 품목·모델명·수량 등을 명기해 견적을 뽑고, 계획한 그대로 집을 지었어요. 그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니 마찰이 생길 수 없지요. 물론, 우리도 욕심을 내지 않고 그대로 따랐어요. 시공 중 애초 계획에 없던 것을 무리하게 추가하다 보면 공기工期가 길어지고 결국 공사비도 더 나오니까요."
 
이 주택은 90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완공을 보았으며, 대구스틸하우스 시공팀이 출퇴근하며 지었기에 건축비를 상당히 줄일 수 있었다. 

작은 부분에도 세심한 손길로 밝고 화사하게 꾸몄다.
좌측과 우측을 연결하는 전이 공간에 창을 내 심적으로 확장감을 주었다.
복도에 접한 작은방. / 현관, 거실 등과 거리를 두고 우측 전면에 앉힌 안방.

안팎으로 호응하는 집
이 주택은 낮은 병풍처럼 드리운 서쪽의 산을 고려해 동향으로 물려 앉힘으로써 전면엔 마당이 좌측엔 밭이 제법 넓게 자리한다. 좌우측 거실과 안방을 중심으로 평면을 '凹'자형으로 구성하고 외벽은 벽돌과 스타코로, 지붕은 이중그림자 아스팔트슁글로 마감해 실제 면적에 비해 넉넉해 보인다. 전면 마당, 좌측 밭과 호응하도록 유효적절하게 배치한 덱은 입면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현재 외지에 나가 공부하는 두 아들이 향후 출가해 가정을 꾸릴 것을 염두에 두고 부부 위주로 주거 공간을 최소화했다. 김혜경 씨는 한 번이라도 손이 덜 가도록 공간을 배치했다고.
 
"사용 빈도가 낮은 공간이 많으면 손이 많이 가기 마련이에요. 화장실은 안방과 공용 두 개가 필요하지만, 방은 애초 잘 사용하지 않는 작은방은 빼고 안방 하나만 드리려고 했어요. 주된 생활공간인 거실을 제일 좋은 곳 전면에 두고, 그 뒤로 주방/식당을 앉혔어요. 거실 전면과 남측에 덱을 넓게 냈는데 마당과 밭으로 드나들기에도 채소를 다듬기에도 좋지만, 무엇보다 친지들이 많이 모일 때 여자들은 거실에서 남자들은 덱에서 머물기에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아요."
 
결혼 후 25년간 줄곧 아파트에서만 살다가 전원생활을 하면서 시간이 잘 간다는 박철수 씨.
 
"아파트에 살 땐 딱히 나갈 데가 없었어요. 위층에서 아이들이 시도 때도 없이 뛰놀 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한 게 아닌데 이웃이라 뭐라 할 수도 없고 난처했어요. 전원에서 흙을 밟고 만지며 살다 보니 그렇게 좋을 수 없어요. 농사가 서툴지만 유기농법으로 욕심내지 않고 먹을 만큼만 지어요. 막걸리와 물을 1 대 2로 섞어 발효시키면 제초제와 거름 역할을 하는데, 올해 처음 그걸로 지은 고추, 고구마, 감자, 무, 배추 농사가 잘 됐어요. 비닐하우스에 겨우내 먹을 상추도 심어 오가는 친지와 나눠 먹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안방을 제외한 전면과 좌측면에 넓게 시공한 덱.
전면 가운데에 관입 부분을 만들어 중정中庭처럼 디자인했다.
창을 중심으로 하단은 벽돌로, 상단은 스타코로 마감해 입면에 변화를 꾀했다.
덱은 거실, 주방/식당, 밭, 마당을 하나로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이다.
겨우내 먹을 시래기와 각종 나물이 전원의 운치를 더한다.

박철수·김혜경 부부의 전원생활은 전원행을 계획한 이들에겐 좋은 본보기가 아닌가 한다. 전원생활은 오랜 기간 꿈꾸고 이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여건을 고려해 무리하지 않게 실천에 옮기고… 무엇보다 살림집인지, 모델하우스인지 그리고 주(전원주택)와 객(전원생활)을 명확히 구분한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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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적인 28평 경주 단층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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